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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야사에선 정원을 경전으로 읽고 돌아가라 그 전과 후가 다를지니…
- 정원의 입구 한 모퉁이가 유독 환하다. 감나무에 다글다글 매달린 주황 감들로 연등을 밝힌 양 화사하다. 작은 절 마야사가 통째 부처의 법음을 두런거리는 대형 연등에 해당하겠지만, 가을이 절정에 달한 날엔 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신은 말하고 싶은 진리를 어디에 숨겨놓은 게 아니라 모조리 인간의 눈앞에 두었다던가. 매사 감 잡을 줄 아는 달인이라면,
- 2025-12-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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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쉬어가는 사유원에서 108그루의 모과나무를 만나다
- 모과나무를 지키려던 한 사람의 마음이 세계적인 건축과 예술을 품은 자연 미술관으로 자라났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사유원(思惟園)은 대구시 군위군 팔공산 자락 70만㎡에 펼쳐진 거대한 자연 미술관이다. 겉모습은 수목원이나 정원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완전히 달라진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알
- 2025-1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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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움과 채움의 11월
- 숫자 가운데 ‘1’은 특별하다. 다른 숫자들이 굽거나 돌며 유연한 선을 그릴 때, ‘1’은 오로지 위에서 아래로 곧게 선다. 구부러짐도, 장식도 없다. 그 단정한 직선은 시작을 상징한다. ‘11’은 그런 ‘1’이 나란히 선 모습이다. 두 개의 시작이 당당하게 마주한 형상, 그래서 흔히 11월을 ‘다시 시작하는 달’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거
- 2025-11-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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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뚝이 찐빵의 꿈
- 눈꽃이 소복이 내려앉은 작년 12월이었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한신대학교 정문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차가운 공기가 뺨을 스칠 때마다 마음마저 하얗게 물들었다. 교정으로 들어서니 눈밭에는 청춘의 발자국들이 여기저기 꿈을 좇았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캠퍼스는 내일을 향한 설렘으로 가득했다. 회계동아리 학생들과 종강 후 학교 앞 카페에서 이야기를
- 2025-10-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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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앞세우지 마라”
- 결혼한 그해 12월 31일에 태어난 아들이 말이 늦었다. 3~4개월 지나며 목에서 엄마·아빠가 내는 소리를 따라 하려고 노력하는 시기인 옹알이도 적기에 했다. 돌 지날 무렵엔 엄마와 아빠를 말하는 단계를 잘 거쳤는데 두 돌이 지나도 언어 발달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늦은 편이었다. ‘엄마 물’처럼 단어를 이어야 할 단계일 텐데 여전히 단어 하나에 머물
- 2025-09-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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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에게 추천하는, 삶을 어루만지는 시집 추천 5선
- 인생을 재정립하는 시기에 만나면 좋을 다섯 권의 시집을 소개한다. 상황과 사정이 달라 다소 난해하다고, 반대로 오래도록 곱씹고 싶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약한 마음으로 골라낸 문장들을 통해 내면의 공명을 느끼고 세계를 확장해보는 건 어떨까? 슬픔이 택배로 왔다-정호승 시인이 보기에 인생은 “사랑하기에는 너무 짧고/ 증오하기에는 너무
- 2025-06-0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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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브라보 PICK 시니어 비움 습관 세 가지
- 1. 만성 피로 덜어내기 수면은 단순한 회복을 넘어 인간의 중심을 바로잡는 중요한 행위다.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는 데 쓴다. 낮에 있던 일을 떠올리고, 기억하고, 또 다음 날을 잘 지낼 수 있게 보듬는 시간이다. 수면 건강에 힘쓰면 인지기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발표도 있다. 2. 주변 정리 정돈하기 언젠가 사용
- 2025-01-1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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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새해, 노후의 초석 마련할 ‘비움’ 습관 세 가지
- 왠지 새해엔 거창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려면 나를 해치는 묵은 버릇부터 버려야 한다. 희망이 부풀어 오를 준비를 하는 셈이다. 기대보다 뻔하고 사소할 수 있다. ‘뭐야, 별거 아니네’ 싶다면,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01 만성 피로 덜어내기 신년 계획에는 의외로 기본적인 목표를
- 2025-01-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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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지붕으로, 적막을 전각 삼은 원주 법천사ㆍ거돈사 터
- 절만 절이랴. 터로만 남은 폐사지도 절이다. 전각이며 석물 따위는 이미 스러져 휑하지만 오히려 절의 본질이 느껴진다. 삼라만상은 변하고 변해 마침내 무(無)로 돌아간다. 제행무상이다. 절은 그걸 깨닫게 하기 위해 지은 수행 도량이다. 그렇다면 무위로 잠잠한 폐사지 역시 통째 경전이며 선방이다. 가장 적나라한 절집의 한 형태다. 흔히 폐허 이미지에서
- 2024-07-0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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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운 인생 만드는 미니멀 라이프, ‘비움’ 아닌 ‘소유’가 핵심
- 언제부터인가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을 줄여 단순한 생활 방식을 택하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함으로써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건데, 막상 집 안을 둘러보면 뭐 하나 쉽게 버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가장 좋은 것 딱 두 개만 남기고 다 버리세요!”라는 정리수납 전문가의 말에 물건
- 2024-05-23 08:42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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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가 인정한 제주4·3기록관...제주도가 담는다
- 제주4·3 관련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하기 위한 전용기록관 건립이 본격화된다. 제주도는 '제주4·3아카이브기록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해 8월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제주 7대 공약 15번 과제'로 반영됐다. 총 사업비는 300억원 규모다. 이번 용역에서는 기록관의 기본
- 2026-05-0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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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추상회화 거장 오수환, 신세계갤러리 청담서 개인전
- 8일부터 6월 10일까지 '적막'·'대화' 등 주요 연작 조명'행위 이후 남는 것'에 대한 탐구…회화의 본질을 묻는 전시 한국 현대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추상회화의 거장 오수환 작가의 예술세계를 집대성한 개인전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열린다. 5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신세계갤러리 청담은 8일부터 6월 10일까지 오수환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 2026-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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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멈춰선 세운의 심장, ‘녹지생태도심’으로 다시 뛸까 [서울 복합개발 리포트 ⑮]
- 43만9356.4㎡ 대상·2035년 완공 목표종묘서 남산까지 1.1km 녹지축 연결 종로3가역 12번 출구를 나와 낡은 상가 건물을 따라 2분 남짓 걷다 보면 서울의 화려한 마천루와는 단절된 듯한 기묘한 풍경이 펼쳐진다. 음악사와 귀금속점, 조명 상점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거리 오른편으로는 낡은 건물 위를 거미줄처럼 뒤엉킨 전깃줄이 뒤덮어 위태로운 분위
- 2026-04-29 0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