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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어링, 추석 맞아 지역 사회복지시설에 물품 기부
- 시니어 케어 전문기업 케어링이 추석을 맞아 전남 여수와 경기도 성남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에 케어링 단백질 두유 1500여 개를 기부했다. 케어링은 2020년부터 어르신과 소외이웃에 물품과 후원금 기부를 지속해 왔다. 이번에 케어링이 기부한 단백질 두유는 시니어 건강과 영양을 고려해 개발한 첫 PB 상품으로 여수와 성남 지역 노인종합복지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간보호시설 등 12개소에 전달됐다. 또한 지난 2일 케어링 주간보호센터가 입주해 있는 여수시 오림동 소재의 여수가온병원에서 ‘추석맞이 두유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케어링 김지수 호남본부장을 비롯해 김왕현 여수지점장, 이경록 여수가온병원 대표원장, 여수시청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지난 3일에는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에 위치한 수정중앙노인종합복지관에서, 4일에는 분당구 구미동 하얀마을복지회관에서 두유 나눔 행사를 가졌다. 이들 복지회관은 노인 건강 증진, 치매 인지, 노인주야간보호 등 다양한 노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케어링은 물품 기부뿐 아니라 봉사활동을 하거나 후원금을 전달하며 지역사회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앞서 케어링 임직원들은 소외계층 노인을 위해 연탄 나눔과 무료 급식 봉사활동을 진행했으며, 몽골 호스피스 요양원 초원의집과 광주 서구청이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연계형 사업인 천원국시 등에 후원금을 전달한 바 있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어르신들의 돌봄 공백을 막고 서비스 질을 향상하기 위해 전국 요양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사회복지시설과 협력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건강한 나눔 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2024-09-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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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에 재능 없는 중년도… 좋은 글 쓸 수 있는 '고치기' 방법
- “처음부터 잘 쓴 글은 없다. 잘 고쳐 쓴 글만 있을 뿐이다.” 이 말은 글 쓰는 사람에게 희망을 준다. 잘 고치기만 하면 잘 쓸 수 있다니. 잘 쓰기는 어렵지만, 고치는 것은 시간과 정성만 기울이면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없는 걸 만드는 게 어렵지 있는 걸 고치는 것이야 쉬운 일 아닌가 말이다. 맞다. 고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이 글에서 제안하는 작업만 충실히 하면 누구나 잘 고칠 수 있고, 결국 잘 쓸 수 있다. 글을 고치는 핵심은 세 가지다. 빼야 할 것은 빼야 하고, 빠진 것은 채워 넣어야 하며, 바꿀 것을 바꿔야 한다. 바꾸는 대상은 제목이나 어휘, 문장일 수도 있고, 문장이나 문단의 순서일 수도 있다. 이를 통해 글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만들면 된다. 우선 자신이 쓴 어휘와 문장을 고쳐보자. 글의 가장 기본 단위는 어휘, 즉 낱말이다. 한 편의 글이 건축물이라면, 기초 자재인 낱말의 품질이 좋아야 튼튼하고 근사한 집을 지을 수 있다. 낱말은 무수히 많다. 그 가운데 그 자리에 딱 맞는 낱말이 있다. 문맥에 부합하는, 다시 말해 질이 좋은 그 낱말을 찾아 써야 한다. 어떻게 찾아 쓸 것인가. 포털사이트 국어사전을 활용하면 된다. 네이버 국어사전도 좋고, 다음 국어사전도 좋다.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단어를 곧장 쓰지 말고, 포털사이트 국어사전에 쳐보자. 그러면 유의어들을 보여준다. 초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비슷한 말들 말이다. 예를 들어 ‘공부’를 치면 연구, 연마, 수업, 수학, 학문, 학습, 학업 등이 나온다. 그 가운데 문맥에 더 맞는 낱말을 골라, 그것을 쓰면 된다. 물론 모든 경우에 더 나은 낱말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니 대부분의 경우 애초 내가 떠올렸던 낱말이 문맥에 가장 잘 어울린다. 그래도 헛고생은 아니다. 내가 떠올린 낱말이 맞았다는, 더 나은 선택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자신 있게 그 낱말을 쓸 수 있다. 아울러 유의어들을 보면서 글을 쓰는 데 필요한 다른 생각이 떠오르는 횡재를 경험하기도 한다. 나는 두 가지 방식으로 포털사이트를 활용한다. 한 가지는 앞서 소개했듯이 글을 쓰면서 낱말 하나하나를 쳐보는 식이다. 통상 A4 용지 한 장 분량 글을 쓰면 10~20개 단어를 쳐본다. 그거 쳐보는 재미로 글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시로 국어사전을 들락거린다. 딱 맞는 단어를 발견했을 때, ‘맞아, 이런 단어가 있었지. 안 쳐봤으면 어쩔 뻔했어. 역시 쳐보길 잘했어’ 하면서 스스로 힘을 내도록 북돋운다. 이 순간 내 어휘력이 일취월장하는 건 물론이다. 또 다른 방식은 생각나는 대로 다 쓴 후, 내가 쓴 어휘를 하나씩 국어사전에 쳐보는 방법이다. 처음엔 주로 이 방식을 사용했지만, 이제는 남의 글을 고쳐줄 때만 쓰고 있다. 내 글을 쓸 때는 더 나은 낱말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안달을 부려 첫 번째 방식으로 그때그때 찾아보면서 한땀 한땀 바느질하듯 쓰고 있다. 다음은 문장을 고칠 차례다. 써놓은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표현하고 싶은 내용이 머릿속에 뭉글뭉글 맴돌 뿐 문장으로 만들어지지 않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문장을 잘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세 가지가 아닐까 싶다. 첫째는 문장의 형식, 즉 문형에 대한 학습이 미진한 탓이다. 중학교에 들어가 처음 영어를 배울 때 문장의 5형식부터 익혔다. 국어 시간에도 제1유형:주어 + 서술어, 제2유형:주어 + 보어 + 서술어, 제3유형:주어 + 부사어 + 서술어, 제4유형:주어 + 목적어 + 서술어, 제5유형:주어 + 목적어 + 부사어 + 서술어에 관해 배웠다. 그런데 보어와 부사어의 차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영어의 문장 5형식은 지금도 줄줄 외우면서 말이다. 문형은 또한 주어 + 서술어의 개수에 따라 단문과 복문으로 나뉘고, 복문에는 중문(이어진 문장)과 포유문(안은 문장)이 있다. 나는 가급적 단문 쓰기를 권한다. 주어 + 서술어가 두 개 이상인 복문은 쓰기도 어렵고, 잘못 쓸 가능성도 높으며, 읽기도 편치 않기 때문이다. 문장을 잘 만들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는 문법 공부의 부족이다. 문법을 잘 알지 못하면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 즉 비문(非文)을 남발하게 된다. 문장의 구성 요소인 주어, 목적어(보어), 서술어가 서로 호응하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문장을 잘 만들지 못하는 세 번째는 이유는 수사법 활용에 익숙하지 못해서다. 국어에는 무려 쉰 개가 넘는 수사법이 있고, 이를 잘 활용하면 문장이 쉽고 유려해진다. 문형, 문법, 수사법의 학습 부진에서 오는 세 가지 애로를 단박에 해결하는 길 또한 포털사이트 국어사전에 있다.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의 키워드를 포털사이트 국어사전에 쳐보면 ‘예문’이 뜬다. 그 낱말을 넣어 쓸 수 있는 문장을 다양한 예시로 보여준다. 어떤 낱말을 쳐도 예외 없이 예문이 뜨고, 다양한 문형과 수사법이 적용된 문법에 맞는 예시들을 볼 수 있으니 문장을 못 만들 이유가 없다. 써놓은 문장도, 문장에 쓰인 핵심 낱말을 쳐보면 얼마든지 더 낫게 고칠 수 있다. 그 낱말을 어떤 단어로 수식했는지, 주어와 서술어는 무얼 썼는지, 문장의 구성 성분 순서를 달리할 수는 없는지, 평서문으로 쓰인 문장을 의문문이나 감탄문, 명령문, 청유문 등으로 바꿀 순 없는지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어휘력과 문장력이 부족해서 잘못 쓴 글을 고치는 방법에 관해 알아봤다. 이제는 어휘와 문장을 포함해 총체적으로 고쳐볼 차례다. 나는 글을 쓰고 나면 대략 25가지를 체크해본다. 다음은 그 체크리스트다. 1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히 드러나는가. 2 재밌는가. 3 빼도 되는 내용은 없는가. 4 글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은 알맞은가. 5 오탈자는 없는가. 6 육하원칙에 충실한가. 7 문단 구분은 적절한가. 8 비슷한 내용의 중복은 없는가. 9 표절의 위험은 없는가. 10 근거를 대지 않고 주장한 부분은 없는가. 11 좀 더 구체적으로 써야 할 대목은 없는가. 12 빠트린 내용은 없는가. 13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은 없는가. 14 불필요한 부사나 형용사를 사용하진 않았는가. 15 전개 순서를 바꿀 필요는 없는가. 16 더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는 대목은 없는가. 17 상호 모순되는 부분은 없는가. 18 한 번만 읽고도 이해가 되는가. 19 비문은 없는가. 20 제목은 적합한가. 21 글이 독자에게 무엇을 주고 있는가. 22 독자에게 지적을 당한다면 어떤 내용 때문일까. 23 통계 수치 등 사실의 오류는 없는가. 24 다른 단어로 대체해야 하는 부분은 없는가. 25 지금까지 체크한 것 말고 놓친 부분은 없는가. 글을 고치는 방법은 다양하다. 자기 글을 자신이 고칠 수도 있고, 남에게 고쳐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고, 여럿이 모여 서로서로 고쳐줄 수도 있다. 자기 글을 자신이 고칠 때 중요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쓰고 난 뒤 잠시라도 묵혀뒀다가 고쳐야 한다. 쓰자마자 고치면 고칠 게 잘 보이지 않는다. 글을 쓴 필자에서 글을 읽는 독자로 변신할 시간이 필요하다. 독자의 눈으로 봐야 고칠 게 보인다. 나는 적어도 하루 정도 묵힌다. 시간이 허락하면 더 놔뒀다 고친다. ‘유혹하는 글쓰기’를 쓴 스티븐 킹은 6주 정도 묵혀놨다가 고친다고 한다. 둘째, 고칠 때는 오래 보는 것보다 여러 번 보는 게 중요하다. 잠깐씩 여러 번 봐야 한다. 여러 번 볼 때도 시간과 장소를 달리하며 보면 더 좋다. 화장실에서도 보고, 카페에서도 보고, 사무실에서도 보자. 점심시간이나 출퇴근 시간에 볼 수도 있고, 새벽이나 늦은 밤에 볼 수도 있다. 컴퓨터 화면이나 휴대전화에서도 보고, 출력해서 종이로도 읽어보자. 눈으로만 보기도 하고, 소리 내 읽어도 보자. 술술 읽히면 잘 쓴 글이다. 셋째, 한 번에 하나씩 목적의식을 갖고 보자. 바꿔야 할 단어가 있는지 어휘에 주목하여 보고, 손 볼 문장은 없는지 문장을 눈여겨보고, 문단 단위로 떼어서 하나의 문단이 하나의 완결된 글인지 점검해보자. 나무가 아닌 숲의 모양을 보듯 전체 문맥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 위의 체크리스트에 있는 내용을 하나씩 점검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남의 힘을 빌려 글을 고칠 수 있다. 나는 글을 쓰고 나면 아내에게 소리 내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내 글을 읽는 아내의 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 부분이 어색한지,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할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무엇보다 내 글을 읽어줄 사람이 곁에 대기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글 쓰는 두려움이 덜하다. 직장 생활 하는 사람은 상사가 이 역할을 대신해준다. 어떤 이는 총평으로 피드백을 해주기도 하고, 어떤 이는 일일이 수정해주기도 하며, 또 어떤 이는 아예 모범 답안을 써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고쳐주기도 한다. 글 쓰는 사람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이렇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글동무가 있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글동무의 지적을 고깝게 여기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힘든 글쓰기 여정을 견뎌낼 수 있고, 글의 수준을 높여갈 수 있다. 끝으로, 함께 모여 글을 고칠 수 있다. 문예창작과나 국문과에서 신춘문예를 준비하거나 습작 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합평하는 시간을 갖는다. 서로의 작품을 호되게, 가차 없이 비판한다. 어쉴러 K. 르 귄은 ‘글쓰기의 항해술’이란 책에서 망망대해를 떠도는 작가들에게 함께 쓰기를 권한다. 합평하면 상호적 격려, 우호적 경쟁, 고무적 토론, 비평을 통한 훈련, 시련을 이겨낼 버팀목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나도 대통령 연설비서관 시절 ‘독회’라는 제도를 운영했다. 모여서 읽는다는 뜻의 독회 제도는 각자 글을 쓴 후, 글 하나가 나오면 구성원이 모여 앉는다. 글 쓴 사람이 한 문단씩 읽으면 다른 사람이 고쳐준다. 그렇게 한 문단씩 고쳐서 글을 완성한다. 독회를 통해 우리가 쓸 수 있는 최상의 글을 써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많이 배웠다. 일정 기간 이 작업을 하니 모두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글쓰기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을 고쳐보는 것이다. 이제는 인공지능의 도움까지 받아 고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잘 쓰고 싶은 마음과 고치는 열정만 있으면 얼마든지 잘 쓸 수 있다. 일필휘지할 필요 없다. 꿰맨 흔적이 없는 글을 쓸 필요도 없다. 누덕누덕 기운 누더기면 어떤가. 나답게 쓰면 된다. 일단 쓰고 꼼꼼하게 고치면 된다. 그렇다면 글을 어느 수준까지 고쳐야 하는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랬다. “나는 아무리 퇴고를 많이 해도 목적지에 이르지 못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글을 썼는데 여전히 그렇다.” 내가 모신 분들도 적당히 이 정도면 됐다는 것은 없었다. 구역질이 나고 신물이 넘어올 때까지 고쳤다. 그렇게 고치면 누구나 잘 쓸 수 있다.
- 2024-08-2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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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니어연구소 “복잡한 돌봄 제도 스마트하게”
- 우리나라 요양기관의 약 88%는 개인사업자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전국에 촘촘하게 분포된 기관 운영자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 곧 요양 수급자와 보호자가 받는 서비스 질을 높이는 길이라 믿는다. ‘기술로 요양산업을 더 스마트하게’라는 비전을 외치는 이유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주간보호센터 3개와 방문요양센터 4개를 직접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파악한 요양기관 운영자의 업무 고충을 바탕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행정 업무의 완결성을 높여주는 ‘하이케어’, 이용자와 기관을 연결하는 ‘스마일시니어’, 기관・요양보호사・보호자를 잇는 ‘요보사랑’이 주요 서비스다. 하이케어 이용 기관은 전국에 약 1100개, 하이케어를 통해 관리되고 있는 어르신은 약 4만 명, 요양보호사는 약 14만 명, 요양 수가는 하루 약 260억 원에 이른다. 업무 효율 높이는 ‘하이케어’ 한국시니어연구소는 통합 시스템이 없어 복잡한 기록을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기관의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으로 ‘하이케어’를 만들었다. 현재로서는 건강보험공단에 요양 수가를 청구하는 시스템과 연결된 유일한 소프트웨어다. 공단의 수가 청구 시스템은 모바일로는 작업할 수 없어 컴퓨터와 공증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하이케어를 이용하면 이동하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작업할 수 있다. 또한 매일 해야 하는 기록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카카오톡으로 ‘몇 건의 기록지를 수정해야 한다’는 알림을 보내준다. 또한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센터장들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AI를 도입해 문서 자동 생성 기능도 제공한다. 정보 격차 줄여주는 ‘스마일시니어’ 스마일시니어는 요양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 격차를 줄여준다. 소비자가 본격적으로 요양기관을 찾는 시점은 대체로 요양 등급을 받은 다음이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요양기관이 가장 필요한 때는 오히려 등급을 받기 전이다. 요양 등급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받는다면 어떻게 하는 것인지, 요양 등급을 받지 않으면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 등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양기관은 돌봄만 제공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지만, 요양 등급을 받기 전부터 이후까지 모든 과정을 돕는 것이 요양기관의 역할이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스마일시니어를 통해 하이케어를 사용하는 전국의 요양기관을 소비자와 연결해준다. 핵심은 ‘고민하지 말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요양기관에 들러 상담하세요’다. 소비자가 상담 내용을 남기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기관의 센터장에게 콜이 배정되는 것처럼 카카오톡 알림이 뜬다. 이후 해당 센터는 소비자에게 연락해 어려운 부분을 도와준다. 또는 기관 정보를 보고 소비자가 직접 센터에 문의할 수도 있다. 요양 등급을 받고 싶지만 정보 격차가 있는 소비자와 기꺼이 상담해줄 센터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인 셈. 추가 요금을 내고 ‘파트너’가 된 기관을 우선 매칭하고, 만약 파트너가 없는 지역에 소비자가 있다면 하이케어를 이용하는 기관으로 이어준다. 또한 등급 신청 시 필요한 서류를 수기로 작성 후 팩스로 보내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작성해 신청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구인・구직 자동화 ‘요보사랑’ 요양기관이 어려움을 겪는 또 하나의 문제는 ‘인력 찾기’다. 여전히 많은 센터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연락처로 전화를 돌려 수급자 요구에 맞는 사람을 찾는다. 맞는 사람이 없으면 지역 일자리센터에 팩스를 보내 요양보호사 리스트를 받아 다시 전화를 돌린다. 구인・구직에 걸리는 오랜 시간을 줄이고 자동화한 것이 ‘요보사랑’이다. 요보사랑에는 약 3만 명의 요양보호사가 등록돼 있다. ‘가사 업무 제외’,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 우선’, ‘시간당 페이가 가장 높은 곳 우선’, ‘여성 수급자 선호’, ‘하루 3시간 가능’ 등 원하는 조건을 작성해둔다. 이후 센터에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이 원하는 조건을 요보사랑에 등록하면 적합한 요양보호사에게 카카오톡으로 알림을 보낸다. 기관이 추가 비용을 낸다면 요보사랑에 등록된 요양보호사뿐 아니라 전국 일자리센터, 워크넷, 구인・구직 카페 등의 구인처에 자동으로 공고가 올라가도록 연동해준다. 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는 “요양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며, 휴먼 터치가 굉장히 중요한 분야”라면서 “센터장의 업무 부담을 낮춰 보호자와 수급자에게 더 마음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요양기관 종사자 약 13만 명이 가입돼 있는 ‘실무 카페’를 운영하며 법령 읽는 법부터 행정 업무에 대한 교육까지 업무를 구조화해 설명하고 있다. 스마일시니어 파트너인 센터에는 필요한 행정 업무와 보호자 상담 방법까지 전 과정에 걸친 별도의 교육을 제공한다. 이진열 대표는 “기관을 혁신해야 산업이 바뀐다”면서 “궁극적으로 보호자와 수급자의 돌봄 환경이 개선되도록, 기술로 요양기관을 더욱 스마트하게 바꿔가겠다”고 강조했다.
- 2024-08-2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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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체로 개성 발산”… ‘폰트자키’의 시대 꿈꾸는 최치영 대표
- 1990년대 뮤직비디오가 등장하면서 ‘비디오자키’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 2020년대, 이번에는 ‘폰트자키’를 탄생시키려는 사람이 있다. 서체(폰트)를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가지고 노는 새로운 대중문화를 이끌 사람, 엉뚱상상 스튜디오의 최치영 대표 이야기다. “제 DNA에는 ‘변화’가 깊이 새겨진 것 같아요.”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돌연 윤디자인에 합류한 이유를 묻자 최치영 대표가 답했다. 이미 궤도에 올라온 것을 유지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이전에 안 해본 일을 하고 싶었던 그다. 윤디자인은 시중 은행을 비롯해 알 만한 기업들의 서체를 만들었으며, ‘윤고딕’이라는 정체성이 확고한 회사다. “사람들은 파스타는 파스타 가게에서, 김밥은 김밥 가게에서 먹으려고 해요. 윤디자인에 서체 디자인을 원하는 이유죠. 어떤 회사든 20년이 넘어가면 다음을 준비해야 하거든요. 막상 변화가 필요하다지만 의지를 갖고 실행하는 회사는 많지 않아요. 저는 역사가 있는 회사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2017년 윤디자인에 합류하게 된 계기입니다.” 일상을 디자인하다 2007년 윤디자인은 ‘서울서체’를 만들었다. 서울남산체와 서울한강체인데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 및 산하기관, 서울시 교육청, 서울교통공사, 서울시 메트로 9호선을 비롯해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시민들까지, 많은 사람이 이 서체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우리는 ‘서울서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당시 서울시 기획 의도 자체가 ‘도시를 어떻게 브랜딩할 수 있을까’였다고 해요. 서체는 결과물일 뿐이었고, 도시가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계기가 되었죠. 폰트라는 건 공기 같은 존재예요. 이제는 공간의 사이니지(상업 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 역할까지 하게 됐죠.” 윤디자인의 이런 정체성은 이후 엉뚱상상으로 이어진다. 30주년을 맞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었던 편석훈 윤디자인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윤디자인은 2019년 ‘서체로 세상을 다르게 보고 즐기게 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윤디자인 30주년 기념 ‘꼴깝쇼’를 열었다. 글꼴을 다르게 보여주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로 ‘서체는 가독성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관념을 깨고 그래픽 요소를 넣어 다양한 시도를 했다. 같은 해 설립된 윤디자인 자회사 엉뚱상상 스튜디오(이하 엉뚱상상) 수장이 된 최지영 대표는 ‘서체는 디자인의 도구’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타이포 브랜딩’ 개념을 제시했다. 서체의 기능은 ‘소통’ “대부분은 서체의 기능적인 부분에 집중해요. 웹사이트, 폰트 디자인, 영상 등 어떤 매체를 만들 수 있냐고 묻죠. 하지만 저는 우리의 모든 시작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핵심이 있다고 보고, 이를 보여주기 위해 서체를 활용한다고 말합니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야기를 붙이고, 가장 소통이 잘 될 수 있는 매체로 보여주는 거죠.” 그가 추구하는 타이포 브랜딩이 잘 녹아든 예시가 있다. 곰표다. 밀가루를 만드는 회사였던 곰표는 2020년 수제 맥주를 출시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리브랜딩에 성공했다. 70년 역사를 가진 곰표가 엉뚱상상을 찾았을 때 최 대표는 다른 관점을 제안했다. ‘칠순 곰표, 늦은 나이에 입을 떼고 곰표체로 고객과 대화를 시작하다’라는 슬로건이었다. “단순히 새로운 폰트를 만드는 게 아니라, 대표 캐릭터인 표곰이가 칠순을 맞아 고객과 어떤 대화를 할 건지부터 시작하는 거죠. 고속도로를 달리는 대한제분 트럭에 ‘안전운전 캠페인’을 싣기도 했고, 70주년 칠순 잔치도 열었죠. 도구는 서체지만, 브랜드가 수다쟁이가 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소통의 도구로 서체를 활용하고 브랜드 이야기를 보여준 사례는 또 있다. 노브랜드다. 노브랜드 역시 새로운 변화를 고민하던 참이었다. 최 대표는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부터 마트 인테리어까지 전 과정을 기획했다. 이때 만든 슬로건은 ‘쓸데없는 소비는 없다, 새로운 작품이 가득한 뉴지엄’이다. 마트를 박물관에 비유해 제품은 곧 작품이고 가격이 붙어 있는 도록이라고 상상했다. 폰트를 비롯해 문구, 영상, 전단지, 영수증까지 ‘새로운 박물관’(new+seum)이라는 콘셉트를 적용해 리브랜딩했다. 합리적인 소비를 강조했던 노브랜드이기에, 최근 가치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에게 ‘멋있게 소비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마트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사례다. “대부분 사진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가장 쉬운 언어는 텍스트예요. 프로젝트를 맡으면 기획부터 메시지와 결과물 제작까지 하는데요. 100여 개의 아이디어를 모아 ‘슬로건’을 먼저 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다양하게 표현하죠. 마치 브랜드 퍼포먼스 에이전시처럼 일하고 있는데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건 어떻게 보면 콘텐츠를 만드는 거예요.” 서체, 읽지 말고 놀자 최치영 대표가 추구하는 건 ‘폰트의 대중문화’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조합하며 가지고 놀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로서 서체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라 말한다. ‘누구나 폰트를 만들 수 있고, 폰트는 도구가 아닌 문화로 발전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진행한 프로젝트로 ‘티키타카체’가 탄생했다. 2021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청년 장애예술가들과 글자에 관한 생각을 주고받으며 만들었다. 이 서체로 티셔츠, 모자, 가방, 신발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2023년에는 고양어린이박물관과 ‘와글와글 서체’를 만들었다. 고양시 어린이와 가족들이 모여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해 그린 글자를 활용했다. 토끼, 무당벌레, 수박 등 아이들의 개성이 담긴 ‘지구상에서 가장 시끌벅적한 폰트, 와글와글체’는 컬러와 질감을 살린 서체가 됐다. 글자로 노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최 대표의 가치관은 과거 ‘비디오자키’의 탄생을 모티브로 한다. “뮤직비디오를 탄생시킨 MTV 채널이 1980년대에 ‘음악을 완전히 다르게 즐기게 해주겠다’며 새로운 시도를 했어요. 당시에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었죠. 뮤직비디오를 통해 음악을 눈으로 즐긴다는 개념이 생겼고, 비디오자키 같은 새로운 직업이 탄생했죠. 현재의 음악 소비문화를 만든 시초라고 볼 수 있어요. 저는 엉뚱상상을 통해 ‘폰트자키’를 만들고 싶어요.” 그가 ‘폰트를 브랜딩한다’는 개념을 제안했을 때 많은 사람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 대표는 ‘기묘한 창조자’로서 폰트를 브랜딩하고 ‘콘트’라는 상품을 만들었다. 만들면 무료로 배포하기에 급급했던 서체에 이야기를 붙이는 과정이었다. 이미 만들어진 이미지로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는 게 이모티콘이라면, 콘트는 문자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고 수정할 수 있다. 흰 종이에 적힌 검은 선으로 글자를 보는 게 아니라 위트 있는 그림이자 움직이는 영상으로 리브랜딩했다. ‘콘투나잇’을 슬로건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하는 파티와 축제를 연상하며 만들었다. 이모티콘이 아니라 ‘글자티콘’인 셈이다. 콘트는 윤디자인에서 운영하는 폰트 온라인 스토어 폰코(FONCO)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폰트자키’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음악 산업을 보면 레이블이라는 회사에 아티스트가 소속된 것처럼, 우리는 엉뚱상상이라는 회사에 레터빌런이라는 서체 디자이너들이 있죠. 음악 회사에서 MP3라는 디지털 파일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는 폰트라는 OTF 확장자를 만드는 거예요. 음악 파일을 가지고 앨범도 만들고, 안무와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공연·티켓·굿즈를 디자인해 하나의 문화를 만드는 것처럼 우리도 폰트를 중심으로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죠.” 최 대표는 서체를 활용해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2023년 일렉트로닉 뮤지션 키라라의 ‘숫자’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2023년 꼴값쇼에서 특별 공연도 열었다. ‘뮤직&폰트 비디오’라 규정하고 ‘MTV에 대한 오마주’였다 표현한다. 이 곡은 2024년 대중음악상 최우수 일렉트로닉 부문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최 대표는 “글자의 역할은 읽히는 것을 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엉뚱상상을 시작으로 윤디자인의 다음 세대를 준비해온 지 6년째다. 도전 DNA가 깊이 박힌 그이기에 슬슬 다른 일을 하고 싶지 않을까 싶어 물었다. 역시나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디자인 크리에이터 육성 엔터테인먼트를 고민하고 있어요. 서울대학교 등 여러 학교와 제휴를 맺어 학생 멘토링을 하고 있는데요. 그저 아마추어로 그치는 게 아니라 예비 크리에이터로서 제작물을 만들고, 저희는 그들의 상상력이 현실이 되도록 이끌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TS파트너즈’ 활동인데요. 이제는 멘토링을 넘어서 크리에이티브 학교를 목표로 새로운 활동을 해보려고 합니다.” 정체성이 확고한 회사에서 익숙한 일을 해오던 직원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이전에 없던 ‘서체 브랜딩’이라는 개념을 실체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최 대표는 “많이 해보고 그중 하나가 얻어걸리면 됩니다!”라고 표현했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은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일단 실행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그의 말처럼 ‘얻어걸리려면’ 그만큼 많은 양의 작업물을 내놔야 한다. 그가 음악가라면 다작을 하는 셈이다. 지난 6년간 해온 그의 작업은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일단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자’는 그의 말은 얼핏 순리를 거스르는 말 같지만, 관념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방식을 적용하려는 최 대표의 철학에는 꼭 맞는 과정이다. “서체를 가지고 노는 행위가 누군가의 소꿉놀이로 끝나지 않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울림을 주는 문화가 되길 바랍니다.”
- 2024-07-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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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을 위한 조언, “글쓰기에 중요한 단 한 가지”
- 나는 ‘글쓰기’에 관해 말하고 글을 쓴다. 이 일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싶다.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는지 알려주기는 어렵다. 나도 잘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자신감을 키움으로써 글을 써왔다. 나처럼 타고난 기질이나 환경이 아닌 순수한 노력으로 자신감을 키운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감을 키워 글을 쓰는 방법에 관해서는 말할 수 있다. 글쓰기는 자전거 타기와 같다. 자전거 타는 법을 말과 글로 가르칠 수 없지 않은가.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 같은 사람도 이렇게 해서 썼다’, ‘이렇게 하면 써지는데 왜 못 쓴다고 하는가’ 일깨우는 데 있다. 그리하여 ‘나도 쓸 수 있겠네’라는 반응을 얻어내기 위함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쓴 빅터 프랭클은 “두려움은 두려워하는 것을 현실로 만든다”고 했다. 글을 쓰는 일은 뇌의 입장에서 두려운 일이다. 그런 일에 자신감조차 없으면 안 쓰게 되고 안 쓰면 못 쓰게 된다. 그리고 못 쓰면 더 두렵다. 글을 쓰려면 자신감이 필요하다. 글 위에서 호령해야 한다. ‘네 이놈’ 하면서 글을 한 손에 쥐고, ‘남들 다 쓰는데 나라고 못 쓸라고’ 하는 마음으로 주도해야 한다. 글쓰기에 자신 없는 이유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이유는 두 가지다. 그 하나는 자신보다 나은 글을 쓰려 하기 때문이다. 본시 글이란 쓴 사람 자신보다 낫다. 그래서 자신보다 나은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에 시달린다. 자신만큼 써도 된다면 두려워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자신보다 나은 글을 쓰지 못해 본색이 탄로 날까 두려운 것이다. 자신감을 갖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남이 쓴 글 때문이다. 남이 쓴 글은 잘 쓴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글은 숱한 퇴고 과정을 거쳐 나온 글이다. 우리는 이런 글을 보고 자신의 수준과 비교하면서 자신 없어 한다. 그 글도 초고는 엉망이었을 텐데 말이다. 더욱이 우리는 학창 시절 내내 국어 교과서에서 범접하기 어려운 글만 봐오지 않았던가. 나는 글쓰기에 자신 없어 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주문한다. △그냥 쓰지 말고 말해보고 쓰세요. 말은 얼마든지 할 수 있잖아요. △한 번에 다 쓰려고 하지 말고 나눠서 여러 번에 걸쳐 쓰세요. 일필휘지는 나도 못 해요. △정답을 쓰려고 하지 말고 오답을 쓰지 마세요.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잘못 쓰는 걸 줄이세요. 정답은 누구도 몰라요. 하지만 어떻게 쓰면 안 되는지는 알잖아요. △모르는 것 말고 잘 아는 걸 쓰세요. 굳이 남의 구장에 가서 어웨이 게임 하지 말고 홈그라운드에서 경기하세요. △써야 하는 것 말고 쓰고 싶은 걸 쓰세요. 평소에 쓰고 싶은 걸 써놨다가 써먹으면 되잖아요. △정리해서 쓰지 말고 쓰면서 정리하세요. 쓰기 시작하면 생각도 나고 쓰다 보면 정리가 되잖아요. 다 쓰고 나서 정리해도 되고요. △특별한 것 말고 평범한 걸 쓰세요. 특출 난 것 말고 나만의 특별한 것, 정상(頂上)이 아닌 정상(正常)을 추구하세요. △길게 쓰기 어려우면 짧게 여러 개를 써서 연결하세요. 문단의 개수를 늘리면 긴 글도 써지잖아요. △창조하지 말고 모방하세요. 맨땅에 헤딩하면 머리만 아파요. 다른 사람이 써놓은 글을 많이 읽고 참조하세요. 다른 사람의 글 속에 내가 쓸 수 있는 길이 반드시 있어요. △장문 말고 단문으로 쓰세요. 문장을 길게 쓰긴 어렵잖아요. △화려하게 말고 담백하게 쓰세요. 수식어를 넣고 수사법을 구사하면서 쓰려면 힘들잖아요. 담담하게 쓰세요. △첫 문장부터 쓰려고 하지 말고 생각나는 것으로 아무 데서나 시작하세요. 첫 문장을 못 쓰면 글을 한 줄도 못 쓰게 되잖아요. 쓸 수 있는 것부터 써서 다 쓰고 난 후 그 안에서 첫 문장을 찾으세요. △분량을 딱 맞춰 쓰려 하지 말고 많이 써서 줄이세요. 인터넷의 도움을 받으면 분량 늘리는 건 어렵지 않잖아요. 요약하는 것도 많이 해보셨고요. △잘 쓰려 하지말고 대충 쓴 후 잘 고치세요. 방송도 생방송은 어려워요. 녹화방송하듯 일단 써놓고 편집하세요. △혼자 쓰지 말고 함께 쓰세요. 쓰기 전에 주변 사람에게 물어 아이디어도 얻고 의견도 받아 수정하세요. 사실 글쓰기를 자신 없어 할 이유가 없다. 외국어로 써야 하는가, 아니면 한글을 모르는가. 또는 논술 시험 보듯 아무 자료도 찾아볼 수 없거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태인가. 혹은 컴퓨터로 고칠 수 없이 원고지에 일필휘지해야 하는 상황인가. 잘못 쓰면 신변이 위태로워지거나, 천하의 명문을 써야 하는가. 이런 상황만 아니면 글 앞에 쫄 필요가 없다. 직장 생활하며 글을 써야 할 때 나는 늘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글쓰기에 최대한의 시간을 확보하고, 찾아볼 수 있는 자료는 다 찾아보며, 더 이상 고칠 게 없을 때까지 고친다는 생각으로 썼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자신감은 떨어졌다. 자신감이 떨어지면 잘하는 일만 하려고 하고, 새로운 일은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며, 남의 도움도 기피한다. 남에게 내 실력을 들킬까 봐 걱정되고, 남이 도와줘서 해냈다는 말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공부하고 노력해서 내 수준과 실력을 높이거나, ‘이게 내 수준인데 어쩔 거야’ 하면서 나답게 써야 하는데, 나는 둘 다 못하고 어정쩡하게 직장 생활을 했다. 쓸 힘을 얻을 방법 직장을 나와서는 그런 상태로 글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감을 북돋기 위해 이런 노력을 한다. 첫째, 일단 쓰고, 자주 쓴다. 글은 막상 쓰기 시작하면 그 전보다 몇 배는 자신 있어진다. 뿐만 아니라 쓸거리도 생기고 쓰고 싶은 마음도 든다. 자주 쓰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키울 길은 없다. 자주 쓰면 익숙해지고, 익숙하면 자신감이 붙는다. 반복이 자신감을 키운다. 반복하다 보면 미세한 차이만큼 점차 나아지고, 거기서 자신감이 샘솟는다. 둘째, 남들의 평가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춘다. 평가에 연연하지 않을 순 없다. 연연하되 기대치를 낮추자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나이 먹어가며 몸도 쇠약하고 집중력과 기억력도 떨어지는데, 여전히 젊었을 때 기대치로 평가받고자 하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끌어내는 건 내 뜻대로 되지 않지만, 스스로 기대 수준을 낮추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기대 수준을 낮추면 좀 더 쉽게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고, 그만큼 자신감도 생긴다. 가능하다면 남들의 평가에 둔감해질 필요가 있다. 사실 남들은 내게 그다지 관심 없다. 어떤 평가는 깊은 생각 없이 무심코 던지는 경우도 있고, 평가를 했다가도 곧 잊어버린다. 그러므로 남들의 평가가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갖는 게 좋다. 근본적으로 남들의 평가에 의존해 나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면 남들의 평가에 우쭐하거나 의기소침하지 않을 수 있다. 셋째, 모든 걸 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나는 지금까지 과분한 대접을 받았다. 내가 가진 실력, 내가 들인 노력 이상으로 평가받으며 살아왔다. 그것에 만족하고 감사한다. 이제는 힘을 빼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자. 이렇게 마음먹으니 두려울 일도, 자신 없어 할 일도 없다. 넷째, 단점을 보완하지 않고 장점을 살리고자 한다. 학교 다닐 적부터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모르는 걸 알아야 성장한다고 배웠다. 이제부턴 잘하는 걸 더 잘하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내 장점을 키우자고 생각하면 자신 없을 이유가 없다. 다섯째, 하나에 집중한다. 재능 있는 사람은 여러 개를 섭렵해도 두루 잘할 수 있지만,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 대신 하나에만 힘을 모은다. 글의 주제와 장르도 자신 있는 것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나다운 스타일을 구축한다. 여섯째, 완벽주의에서 벗어난다. 가진 역량에 비해 완벽주의를 추구하면 필요 이상으로 노력하게 되고, 일의 진척도 느리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할 뿐 아니라, 완벽하게 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한다. 방법은 완벽 대신 완료를 추구하는 것이다. 조금 허술하더라도 끝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일곱째,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남과 비교하면 자기비하나 시기, 질투에 빠지거나 허황된 꿈을 꾸면서 자신감이 훼손된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과거와 비교해본다. 나의 과거와 비교해보면 현재는 과거보다 훨씬 낫다. 그러면 됐다. 여덟째, 성공을 경험하고 칭찬을 듣는다. 글쓰기의 성공 경험은 끝까지 쓰는 것이다. 잘 쓰든 못 쓰든 끝까지 쓰고 나면 뿌듯함과 함께 자신감이 차오른다. 끝까지 가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직접 성공 경험을 못 하더라도 칭찬을 자주 들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칭찬을 자주 들으려면 칭찬해주는 사람을 곁에 둬야 한다. 나는 아내가 그 역할을 해준다. 아홉째,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체험을 축적해야 한다. 글을 쓰다 보면 반드시 벽에 부닥친다. 이때 굴복하면 자신감을 잃을 수밖에 없다. 길을 잃었을 때는 멈춰서 원인과 이유를 찾아보거나, 오던 길을 되돌아 초심을 되살려야 한다. 리셋해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위기를 당했을 때 그것이 주는 의미는 무엇이고,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순 없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위기가 끝났을 때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위기가 더 큰 위험을 초래하지 않도록 깊이 생각한다. 위기 국면이 끝난 후에는 위기에서 교훈을 얻어 같은 위기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다. 열째, 말로 자기암시를 한다. 스스로 자신감을 북돋우기 위해 되뇌는 말들이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어딘가에 답이 있다. 아직 못 찾았을 뿐이다. △한 번에 풀리는 일은 없다. 여러 번 해서 안 되는 일은 없다. △시작이 어렵지 뒤로 갈수록 쉬워진다. △언제 끝날까 싶은 일도 반드시 끝이 온다. △모두에게 잘 보일 필요 없다. △최선이 아닌 차선도 괜찮다. △언제든 그만두면 된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힘든 일은 지나간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누가 알겠는가. 나이 먹어 최고의 작품을 쓸 수 있을지. △누구나 죽는다. 죽음을 생각하면 두려울 게 없다. △나는 나를 믿는다. 자신을 믿는 사람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자신 안에 쓸거리가 있고, 그것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자신 안에서 쓸거리를 잘 길어 올린다. 그렇게 길어 올린 내용을 이 눈치 저 눈치 안 보고 쓴다. 나아가 세상에 그렇게 잘난 사람도 별로 없다고 믿는다. 자기 얘기는 자기가 가장 잘 쓸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여유가 있다. 가진 것을 다 보여주려고 조바심 내지 않는다. 가진 것의 일부만 보여줘도 된다고 생각한다. 힘줄 때 주고 뺄 때 빼면서 강약 조절도 잘한다. 끝으로 잘 버틴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한줄 한줄 써나가다 보면 써지는 순간이 올 거라고 믿는다. 기본적으로 괴로움을 견디는 역치가 높다. 그래서 칭얼대거나 죽는 소리 하지 않는다.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하나를 꼽으라면 자신감이다. 하지만 자신감이 있어야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글을 쓰면 생기는 게 자신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신감은 일상을 사는 힘이 된다. 나는 글을 쓰면 힘이 난다.
- 2024-06-1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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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침범한 AI 시대... 삶의 이유 질문하는 소설가 된 변호사
- 인공지능(AI)이 음악도 만들고, 그림도 그린다. 인간 고유의 재능으로 여겨졌던 ‘창작’이라는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AI가 더욱 고도화될 거라는 건 정해진 미래다. 사람들이 ‘어떻게 AI를 활용할 것인가’ 고민할 때 ‘왜 사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변호사가 있다. 아니, 그는 소설가다. 장편소설 ‘밤의, 소설가’는 “AI와 공동 집필에 몰두했던 소설가의 미스터리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한 작가는 이 책을 읽고 ‘저자의 상징적 죽음’이라는 평을 내놨다. AI의 발달로 인간 고유의 영역을 빼앗기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위태로운 저자의 지위’와 ‘왜 창작하는가’ 같은 뿌리에 가까운 질문이 담겨 있다. 저자 조광희 변호사는 왜 이런 이야기를 쓰게 됐을까? 영화에서 소설까지 ‘올라운더’ 법무법인 원에서 근무하는 조광희 변호사는 ‘올라운더’라 불린다. 올라운더는 스포츠 등에서 모든 역할을 골고루 하는 선수를 가리키는 말로 다재다능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의 이력을 보면 이 별명이 이해가 된다.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후 영화사 봄의 대표이사를 지내며 ‘밤과 낮’, ‘해변의 여인’, ‘멋진 하루’ 등을 제작했다. 그리고 선거캠프에서 세 차례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씨네21’, ‘한겨레’, ‘경향신문’의 칼럼니스트로 글을 썼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2003년에는 영화인들의 필독서로 유명한 ‘영화인들을 위한 법률가이드’를 펴냈다. 이후 ‘그래봐야 인생, 그래도 인생’ 산문집 한 권과 ‘리셋’, ‘인간의 법정’, ‘밤의, 소설가’까지 세 권의 소설을 냈다. 이뿐인가. 소설 ‘인간의 법정’은 뮤지컬로도 제작됐는데, 조 변호사는 이 뮤지컬의 각본까지 맡아 각본가로도 데뷔했다. “변호사 일은 30년째 하고 있어요.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무를 주로 합니다. ‘평판 관리’라고 하는 대중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분야도 담당하고요.” 이 정도 이력이면 작가로 전업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조 변호사는 변호사로 오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전업 작가로 생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이유죠.(웃음) 두 번째로 변호사는 마음만 먹으면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이 일이 결국 소설의 토양이 됩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간접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거든요.” 버스에서 설계하는 소설 조광희 변호사는 뮤지컬 각본 작업도 소설 집필도 변호사 일을 하며 병행했다. 무척 바쁜 일상이었을 텐데 어떻게 일의 균형을 잡았을까? 작품들이 그의 일상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것은 소설을 쓰는 그의 방식과도 관련 있었다. 조 변호사는 ‘필 꽂히는’ 대로 써 내려가면서 수정을 거듭하기보다, 처음부터 구조를 짜임새 있게 구성한 뒤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글을 쓴다. 소설을 설계하는 셈이다. “처음에는 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 아이디어와 콘셉트 차원에서 생각합니다. ‘밤의, 소설가’는 ‘10여 년 전 알았던 여성이 소설가가 돼 법률사무소에 나타나 일을 맡긴다’는 내용으로 시작했어요. 아이디어는 버스 타고 출퇴근할 때, 산책할 때, 카페에 앉아 커피 마실 때 등 일상에서 떠올리는 편입니다.” 다음으로 시놉시스를 쓰고 트리트먼트를 만든다.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조 변호사는 영화에서 쓰는 개념을 가져와 설명했다. 시놉시스와 트리트먼트 역시 산책하다가 휴대폰에 메모하거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며 작성하는 방식으로 채워나간다. “시놉시스는 한 페이지 정도의 줄거리를 쓰는 일이에요. 인물과 사건을 그럴듯한 구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한 페이지지만 의외로 쉽지 않습니다. 시놉시스가 완성되면 이를 바탕으로 20~30장짜리 트리트먼트를 씁니다. 좀 더 자세한 줄거리죠. 인물이나 사건 설명이 더 상세하게 나와야 합니다. 저는 트리트먼트 작업을 할 때 챕터를 나누어서 써요. 트리트먼트가 일종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셈이에요. 여기까지 완성되면 이제 조금은 기계적인 작업이 됩니다. 살을 붙이는 과정이죠. 이때는 책상에 딱 붙어 앉아 쓰는데요. 주로 집에서 하지만 자주 가는 카페도 있고, 어떤 때는 2~3일 정도 여행을 떠나 작업하기도 합니다.” 소설을 처음부터 설계한다는 건 꽤나 논리적인 작업이다. 변호사라는 그의 직업적 특성이 소설 쓰기에도 반영된 듯한 방식이다. 하지만 ‘밤의, 소설가’는 기존과는 좀 다르게 완성됐다. 처음에는 한 문예지에서 작품 요청을 받아 쓰게 됐는데, AI는 비서 역할로만 등장시킬 생각이었다. 그런데 작품을 완성한 후 문우들과 대화하다가 생각이 확장됐다. “발상의 전환이 되면서 ‘소설 쓰기에 관한 소설’이라는 주제까지 다루게 됐어요. 소설 속에 소설 집필 과정 자체를 노출시키는 일종의 메타 소설이 된 셈인데요. AI에게 창작의 영토를 빼앗기는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지, 소설을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러면 소설이라는 장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생각이 꼬리를 물더라고요.” ‘왜 사는가’에 대한 고찰 AI ‘레비’와 함께 소설을 써 내려가던 소설가 건우의 고민을 따라가다 보면 조광희 변호사가 작품을 통해 던지고 싶었던 질문을 만나게 된다. ‘저자의 위태로움’이다.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지만, 동시에 ‘대중과 시장이 요구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는 모순에 빠진다. “요즘 사람들은 고전문학을 잘 안 읽잖아요. 그렇다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 쓰면 달콤한 글만 쓰게 되죠. 저자라는 지위 자체가 위태롭다고 보는 지점이에요. 그걸 AI가 가속화하는 거죠. 심지어 AI와 소설 쓰기를 경쟁합니다. 나보다 더 글을 잘 쓰는 AI라니, 그렇다면 저자로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고민에 빠지게 되겠죠. 차라리 AI에 기대는 노예가 될까 고민도 하게 되고요.” 벌써 AI는 단순노동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고 있다. 변호사 업무에도 쓰이니 말이다. 조광희 변호사가 처음 변호사가 됐을 때만 해도 판례가 전산화되지 않아 법원도서관에서 종이 파일을 뒤져야 했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모든 판례를 검색할 수 있고 AI에게 말하면 대신 검색해줄 수 있는 지경에 가까워지고 있다. 실제로 AI가 영문 계약서를 번역해주는 일은 제법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소설 속 소설가는 AI와 소설 쓰기에 관해 경쟁하지만 현실에서는 변호사가 AI와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소송 기록을 주면 논점이 뭔지 분석해내는 것까지 AI가 해낼 거예요. 그렇다면 변호사의 주요 업무는 재판에서 어떻게 전략적인 접근을 할 것인가, 법정에서 증인의 말을 신뢰할 것인가 아닌가 등의 인간적이고 섬세한 일에 집중하는 형태로 바뀔 거라 봅니다. ‘일’이라는 영역에 AI가 계속 침식해 들어오니까요. 결국 인간은 어떤 일을 도대체 ‘왜’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연결됩니다.” 예술, 문학, 바둑, 체스 등 많은 분야에서 AI는 인간의 창조성과 지적 능력을 대체하고 있다. 조광희 변호사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어떤 일을 할 때 ‘무엇을 이루고 싶다’는 목표에 도달하리라는 희망을 AI라는 존재가 단 몇 초 만에 허물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 활동을 왜 하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고민에 빠지게 돼요. 그걸 고민하다 보면 ‘산다는 게 도대체 무엇인가’까지 이어지겠죠. 글쓰기도 그렇습니다. 소설을 쓴다는 행위가 단순히 책을 팔고자 하는 일은 아닙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설로 토로해내는 일종의 쾌감과도 연관된 일이거든요. 자신의 미학적인 정열 때문에 글을 쓰는 건데, AI가 소설을 더 잘 써내는 시대가 온다면 미학적인 쾌감을 빼앗기는 거죠. 글쓰기에 대한 욕망이 위협받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작품으로 녹아드는 삶 조광희 변호사의 이런 고찰과 경험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첫 소설 ‘리셋’은 주인공인 변호사 강동호가 현직 서울시장의 의뢰를 받아 미스터리한 정치적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다. 돈과 권력, 그것을 쫓는 정치 세력 간의 블랙 커넥션을 파헤치는 내용인데, 아무래도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을 테다. 두 번째 소설 ‘인간의 법정’은 주인을 살해한 AI ‘아오’가 재판을 받는 이야기다. AI와 인간의 관계, 생명과 소수자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제시한다. 이 책이 뮤지컬로 탄생한 것은 뮤지컬 ‘그날들’을 작업했던 장소영 음악감독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무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영화 각본처럼 썼고, 장 감독의 도움으로 극에 맞춰 수정을 거듭해 완성할 수 있었다. 젊은 시절 시를 습작했던 경험이 아리아 가사를 쓰는 데 도움이 됐고, 영화사 대표로 일하며 수많은 영화 시나리오를 본 것이 체득되어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도 반영됐다. 세 번째 소설 ‘밤의, 소설가’는 두 번째 소설을 쓰면서 AI에 대해 많은 자료를 찾아봤던 것이 도움이 됐다. 어느 정도 AI에 대해 학습되어 있었기에 이야기를 확대해갈 수 있었다.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소설 ‘도시의 은자’는 대중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이야기다.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자신은 정작 숨어 있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계획이다. 소설뿐 아니라 드라마도 준비하고 있다. 영화감독인 동료 변호사와 함께 드라마 기획을 완성하고 대본을 쓰고 있다. ‘올라운더’의 면모가 돋보이는 행보다. 분야가 무엇이든 그가 만드는 작품에는 그의 삶이 녹아 있다. 아니, 작품으로 녹아드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차기작들에도 역시 변호사가 나올 것 같다. 그는 “꼭 변호사를 등장시켜야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지만, 경험과 인생관을 녹인 캐릭터를 고민한다면 “변호사가 자주 등장할 가능성이 높겠다”며 웃었다. 어쩌면 ‘변호사’라는 등장인물이 그의 상징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도 들었다. 소설 쓰는 변호사 조광희가 있고, 그 소설 속에서 변호사이면서 뮤지컬을 만드는 인물이 있고, 소설 속에서 만들어지는 뮤지컬에서 변호사를 연기하는 배우가 있을 것만 같다. 마치 ‘밤의, 소설가’ 작가의 말에 그가 남긴 말처럼. 여기 ‘밤의, 소설가’를 쓰는 조광희가 있다. 소설 ‘밤의, 소설가’에도 소설을 쓰고 있는 남자가 있다. 그 남자가 쓰는 소설 속에서 ‘먼저 상상하고 나중에 움직이다’라는 소설을 쓰고 있는 여자도 있다. 소설 ‘먼저 상상하고 나중에 움직이다’에서도 주인공인 여자가 소설을 쓰고 있을 것이다. -‘밤의, 소설가’ 中
- 2024-06-1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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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푸바오” 한 마리 판다에 울고 웃은 이유는?
- 국내 최초 자연번식으로 탄생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福寶).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의 이름 덕인지 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등 온갖 애칭으로 불리며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미소 짓게 했다.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는 짝짓기를 하는 만 4세가 되기 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협약에 따라 4월 3일 한국을 떠났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2020년 7월 2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세계적 멸종 취약종인 자이언트 판다가 태어났다.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이후 2016년 에버랜드 개장 40주년을 기념해 한국에 들어온 러바오(2012년생, 수컷)와 아이바오(2013년생, 암컷) 부부의 2세다. 아기 판다의 이름은 푸바오. 5만 명 넘게 참여한 투표 이벤트를 통해 최종 선정됐다. 대나무를 뜯어 먹거나 잠을 자고, 사육사와 장난을 치는 등 푸바오의 모든 순간은 유튜브를 통해 꾸준히 공개됐다. 특히 사육사의 다리에 매달려 장난치는 모습, 사육사와 팔짱을 끼고 몸을 비비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각각 누적 조회수 1600만 회, 2500만 회를 돌파했다. 푸바오가 대중에 공개된 1155일 동안 에버랜드의 판다월드를 찾은 방문객 수는 약 550만 명. 단순히 계산했을 때 10명 중 1명은 실제로 푸바오를 만난 셈이다. 관련 도서, 굿즈, 협업 제품들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지난해 11월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연 푸바오 팝업 스토어에는 2주간 2만여 명이 방문해 굿즈 11만 개가 10억 원어치 팔리기도 했다.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푸바오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4월 3일 중국으로 향했다. 이날에는 어린이부터 중장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현장을 찾았다. 귀여운 것이 세상을 구한다 이후에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서울시 시민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는 푸바오를 한국으로 다시 데려오자는 제안과 의견이 쏟아졌고, 중국 쓰촨성 워룽 선수핑기지에서 격리 중인 푸바오와 중국 사육사를 감시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린 ‘사생팬’의 SNS 계정이 화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을 흔든 판다 신드롬의 원인이 ‘베이비 스키마’ 이론과 맞물려 있다고 말한다. 베이비 스키마는 오스트리아의 동물행동학자 콘래드 로렌츠가 1943년 처음 사용한 용어로, 인간의 아기가 가진 신체적 특징이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는 이론이다. 대표적으로 △동그란 얼굴과 큰 눈·귀 △토실토실한 뺨 △짧고 통통한 팔다리 △작고 뭉툭한 코 △뒤뚱거리는 움직임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요소들이 푸바오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인기 캐릭터 둘리, 헬로 키티, 뽀로로, 라이언 등도 해당 특징을 갖고 있다. 사람들이 귀여운 모습에 친근감을 느낀다고 여겨 생김새가 점차 수정된 사례도 있다. 미국의 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가 미키마우스를 50년간 조사했는데, 처음 등장할 당시인 1928년과 비교하면 지금의 미키마우스는 눈이 더 커지고 코는 더 짧아졌다고 한다. 인간과 동물의 끈끈한 유대 판다 할아버지로 알려진 강철원 사육사와의 ‘관계성’도 한몫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태어나서부터 중국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쭉 함께한 주 양육자다. 지난해 5월 TV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푸바오와의 이별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내비쳤다. 푸바오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을 만난 게 행운이었어요. 할부지 걱정 마. 나 가서 잘할 거야’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그는 갑작스러운 모친상을 당했음에도 형제들과 상의 후 푸바오의 중국 길에 동행했다. 직접적인 경험이 줄어들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디지털 사회에서 동물과 인간의 진실한 유대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다. 오공훈 대중문화평론가는 “푸바오와 강 사육사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공개된 3년간의 영상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대중이 서사를 이해하고, 내적 친밀감을 쌓을 기회가 많았을 것”이라며 “종을 뛰어넘는 교감을 바라보며 불안하고 피로한 인간관계에 상처받은 마음을 달랜 사람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는 날 사람들이 함께 배웅하며 눈물짓는 광경이 펼쳐졌는데, 그만큼 양극화되고 파편화된 사회에 지쳐 정을 줄 만한 순수한 대상을 그리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미 있는 관계에 목말라 있던 현대인이 갈증을 일정 부분 해소했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 강 사육사의 지극한 ‘손주 사랑’은 중장년층에게 큰 공감을 얻었다. 오 평론가는 “강 사육사와 아이바오, 푸바오의 관계는 마치 조부모와 자녀, 손주 사이처럼 비쳤기 때문에 조부모가 됐거나 예비 조부모인 중장년층이 푸바오를 마치 내 손자쪾손녀와 같이 인식하고 감정이입한 사례가 나타났을 것”이라며 “강철원 사육사를 황혼육아의 모범 사례처럼 여길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 2024-05-2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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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 토지 위 자녀 건물’ 양도 시 알아야 할 세무 포인트
- 부모가 토지를 소유하고, 그 토지 위에 자식이 건물을 소유하며 건물 임대 관리와 임대 매출을 하고, 자식이 부모에게 토지 사용료를 지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동산 임대업 관리 업무는 챙겨야 할 일이 많다. 아버지가 소유 중인 건물•토지 중 재산적 가치가 적은 건물을 자식에게 증여하고, 자식이 건물 임대차 관리를 모두 맡아 처리하여 부모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며, 임대 매출을 하면서 부모에게 적정 토지 사용료를 지급한다. 자식이 모든 부동산 임대 관리 업무를 처리하니 부모 입장에선 편하다. 이렇게 부모가 토지를 소유하고 자식이 건물을 소유하면서, 이후 토지·건물을 제3자에게 일괄 양도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토지와 건물의 기준시가 비율로 안분한 금액으로 토지와 건물의 양도가액을 산정해야 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많은 이익을 주고자 건물가액을 시가보다 높게 책정하여 자식 소유 건물의 양도가액을 높여주고, 본인 토지 양도가는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하여 부동산 양도 거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건물 양도가액이 시가를 초과하는 금액은 부모가 자식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부과되고, 해당 시가 금액으로 건물・토지 양도소득세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모르고 시가와 차이 나게 거래한 후 국세청으로부터 소명 요청을 받는 경우에는 자식에게 증여세(가산세 포함)가 과세되고, 처음 신고한 양도세에 대해 부모는 수정 신고로 추가 납부하고, 자식은 경정 청구로 환급받게 돼 전체적으로 세부담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딸의 이익을 원했던 실제 사례 아버지 A는 건물과 건물 부수 토지를 오래전부터 소유하고 있었으며, 6년 전 딸 B에게 건물을 증여했다. 6년 전 건물은 기준시가 4억으로 증여 재산 평가하여 딸 B는 증여세를 신고 납부했다. 이후 6년이 지난 현재 아버지와 딸은 각각 소유하고 있는 토지・건물을 일괄하여 300억에 제3자에게 양도하기로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하나의 계약서에 아버지 토지 280억, 딸 건물 20억에 제3자에게 양도하기로 계약했다. 이후 아버지와 딸은 계약서에 근거하여 제3자로부터 280억과 20억을 모두 지급받았다. 당초 아버지는 이번 토지・건물 양도 거래를 통해 딸의 건물 가격을 높게 설정하여 딸이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기를 원했다. 국세청 입장 “사실상 증여” 국세청 담당 조사관은 아버지와 딸이 건물을 각각 개별 소유하고 있더라도 이 거래는 제3자에게 토지・건물을 일괄 양도하는 계약이고,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제3자로부터 잔금을 지급받고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제3자에게 토지・건물 부동산 전체에 대한 소유권이 이전됐으므로, 이 거래는 아버지 토지 거래, 딸 건물 거래를 각각의 거래로 볼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토지와 건물을 제3자에게 함께 양도하는 거래로 봐야 하므로, 전체 거래금액 300억을 토지 기준시가와 건물 기준시가 비율로 안분한 가액이 적정한 거래금액이라고 말한다. 기준시가 비율에 따라 안분된 가액이 건물은 10억이고, 토지는 290억이 되므로 결국 아버지가 딸에게 10억을 증여한 것으로 봐야한다. 따라서 딸이 처음 건물 양도가액 20억으로 양도세 신고한 것과 아버지가 토지 양도가액 280억으로 양도세 신고한 것은 각각 양도가액 10억, 290억으로 수정 신고해야 한다. 결국 토지・건물 양도세를 재계산 이 사례는 건물 가액이 시가 10억과 실제 양도가 20억으로 30/100 이상 차이 나므로 계약서상의 건물 가액이 불분명한 것으로 보고, 전체 300억에 대해 토지와 건물의 기준시가로 안분한 가액을 적정가액으로 확정했다. 따라서 그 차이 나는 부분에 대해 증여세를 부담하고, 안분한 가액을 기준으로 토지・건물 양도세를 재계산해야 하는 대상에 해당된다 결국 딸은 10억에 대해 증여세를 부담해야 하고, 아버지와 딸은 처음 신고한 양도세를 수정 재계산하여 양도세를 추가 납부(환급)할 수밖에 없어서, 예상치 못한 많은 추가 세부담이 발생한다. 부녀간 명확한 거래 사유 아쉬워 아버지 A와 딸 B가 토지・건물을 제3자에게 일괄 양도했더라도, 기준시가로 안분한 가액과 실제 거래가액의 차이가 30% 미만이라면 과세되지 않을 수도 있을까? 만약 아버지 A와 딸 B가 토지・건물을 모두 양도하려고 할 때 부득이한 사유로 아버지 A는 제3자와 토지 부분에 대한 별도 협상 및 거래 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계약금과 잔금을 지급받고 토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하고, 아버지 A와는 별도로 딸 B는 부득이하게 일정 기간 경과 후 제3자와 건물 부분에 대한 별도 협상 및 거래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고 별도의 계약금과 잔금을 지급한 후 건물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한다면, 그리고 아버지 A와 딸 B의 거래가 각각 별개의 거래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명확한 사유가 있었다면, 이 사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토지・건물을 함께 양도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300억을 토지와 건물의 기준시가로 안분하지 않고 각각 개별 거래로 보아 양수자와의 협의로 결정된 건물 20억, 토지 280억을 각각 적정한 가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다.
- 2024-05-2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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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배움터] 손안에서 누리는 라이브 홈쇼핑
- TV홈쇼핑도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시청 가능하다. 앱 서비스로 누리는 다양한 혜택부터 전화주문의 편리함까지, ‘SK 스토아’에서 즐겨보자. SK 스토아 ‘SK 스토아’ 쇼핑몰 앱을 실행하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홈쇼핑 및 라이브 커머스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오늘의 특가 상품, 시즌별 이벤트를 비롯한 실시간 혜택도 놓치지 말자. 설치 및 이용하기 ① 스토어 앱을 실행하고 검색창에서 ‘SK 스토아’를 검색한다. ② 받기/설치를 터치해 ‘SK 스토아’ 앱을 다운로드한다. ③ ‘SK 스토아’ 앱을 실행하고 화면 하단의 ‘마이페이지’를 클릭한다. ④ 화면에 표시된 ‘회원가입’ 터치 후 ‘SK 스토아 회원가입’을 진행한다. ⑤ 본인 인증 등을 거쳐 정상적으로 가입을 마치면 ‘회원가입완료’ 화면이 나온다. ⑥ 신규 가입 및 첫 구매 고객이라면 할인 쿠폰 발급 혜택도 받아볼 수 있다. 상품 검색하기 ① 메인 화면 상단의 검색창에 원하는 상품을 입력 후 아이콘(돋보기 모양)을 누른다. ② 홈쇼핑 상품을 보려면 상단의 ‘TV쇼핑’ 메뉴로 들어간다. 홈쇼핑 일정과 시간을 확인하려면 ‘편성표’ 메뉴를 누르면 된다. ③ 숏폼 영상으로 인기 상품을 소개하는 ‘쇼핑라이브’ 메뉴를 둘러봐도 좋다. ④ 24시간 한정 특가 제품을 모은 ‘오늘특가’, 알뜰한 쇼핑을 돕는 ‘장보기’ 등 메뉴에서는 기획 및 할인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⑤ 시즌별 이벤트나, SK 스토아가 추천하는 인기 상품 ‘스토아 PICK’도 확인해보자. 상품 주문하기 ① 주문할 상품을 골랐다면 결제 전 혜택을 미리 확인한다. ② 상세페이지 이전 화면에서도 적립이나 할인 비율, 무료배송 또는 무이자 혜택 등을 아이콘 형태로 한눈에 확인 가능하다. ③ 상세페이지 하단의 ‘구매하기’ 터치 후 상품 옵션을 선택하면 ‘장바구니’ 또는 ‘바로구매’ 버튼이 나온다. ④ 다른 상품과 함께 결제하려면 ‘장바구니’를, 곧장 결제하려면 ‘바로구매’를 누른다. ⑤ 상품을 받아볼 주소를 입력하고, 할인 내역 등을 확인한 후 결제를 진행한다. ⑥ 계좌이체, 신용카드, 간편결제 등 원하는 결제수단 선택 후 ‘결제하기’를 완료한다. 전화로 주문하기 ① 앱 실행 후 화면을 아래로 이동하여 구매 정보에서 상품번호를 확인한다. ② 자동주문 전화 ‘080-801-1212’로 전화하면 원하는 상품번호로 구매 진행이 가능하다. ③ 주문한 내용을 확인하려면 홈 화면에서 ‘마이 페이지’에 접속한다. ④ 주문한 날짜 및 주문 번호 확인이 가능하며, 배송지 및 옵션 변경, 주문 취소 등도 진행할 수 있다. 방송 알림 서비스 ① TV쇼핑 편성표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방송이 있다면 알림 설정을 해두면 좋다. ② 편성표 화면에서 제품 상세페이지에 들어가면 상단에 ‘방송알림’(종 모양) 아이콘이 보인다. ③ 해당 아이콘을 눌러 알리는 기간, 횟수 등을 설정하면 알림 신청이 가능하다. ④ 알림 내역은 ‘마이페이지’ 내 ‘알림관리’에서 확인 및 수정 가능하다.
- 2024-04-1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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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로 고인 다시 만나” 디지털 기술 활용 장례 문화 확산
- 품위를 지키며 삶을 마무리하는 웰다잉(Well-dying) 문화가 디지털 세상을 만나면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엔딩 노트 및 유언장 작성이 가능해졌으며, 온라인 추모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장례, 상속, 추모 등의 복잡했던 과정이 간편해졌고, 시공간의 제약이 줄어들었다. 스마트폰 하나로 웰다잉 준비 40여 년 동안 샐러리맨으로 열심히 일한 남성은 정년퇴임을 앞두고 위암 5기 판정을 받는다. 그러나 그는 슬퍼하기보다는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하며 자신만의 엔딩 노트를 준비한다.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 ‘엔딩 노트’ 이야기다. 2011년 일본에서 영화가 개봉된 뒤 엔딩 노트 작성 열풍이 불었다. 이후 국내에서도 웰다잉 문화가 확산되면서 엔딩 노트가 주목받았다. 엔딩 노트는 스스로 삶의 이력과 추억, 사후에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기록하는 노트를 말한다. 일종의 자서전이나 유언장 같은 역할을 한다. 이제 엔딩 노트를 스마트폰에서 작성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대형 GA(법인보험대리점)인 iFA(아이에프에이)는 ‘엔딩 노트’ 앱을 개발해 지난해 출시했다. ‘엔딩 노트’는 유족의 의사에 의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주도적으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을 이용하면 장례식부터 장지까지 개성을 담은 맞춤형 장례식을 계획할 수 있다. 또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상속 플랜을 수립, 유족 간의 분쟁을 방지하고 상속·증여세 절세 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유언장과 버킷리스트 작성, 장기 기증, 유품 정리, 디지털 클린, 펫 신탁 등을 계획할 수 있다. 유언장 작성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는 앱도 있다. 웰빙·웰다잉 전문 IT 기업 ‘웰브’가 론칭한 모바일 디지털 유언 서비스 ‘남김’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곳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남김’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유언을 모바일로 남길 수 있는 서비스다. 블록체인 등 4차 산업 기술 및 데이터 암호화 기술 등을 적용해 안전한 보관이 가능하다. 자필 유언이나 증서는 수정이 어려운데, ‘남김’에서는 이 점이 보완된다. 또한 상속, 법률, 장례 등 유언 작성 과정에서 고민이 생기면 전문가의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온라인으로 작성한 유언은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유언 방식은 5가지(자필, 녹음, 구수증서, 비밀증서, 공정증서)다. 이에 따라 온라인에서 하는 유언 작성은 실제를 위한 연습 정도로 생각하고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직접 하기는 어렵지만 사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남겨두기에 적합한 창구로 보인다. 온라인 추모 서비스 활발 새로운 추모 문화로 주목받고 있는 ‘온라인 추모 서비스’란 비대면으로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중심 디지털 생활이 가속화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추모 공간은 생전에 자신이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이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웰다잉과 관련이 깊다. 생전에 미리 공간을 만들어놓으면, 멀리 떨어져 지내 왕래가 어려운 친지의 부담 또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웰다잉을 생각하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온라인 추모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상조회사에서는 온라인 추모 서비스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온라인 추모관을 도입한 곳은 ‘보람상조’다. 보람상조 가입 고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고인의 생전 모습과 장례식 과정을 추모 앨범과 영상에 담아 제작한 ‘추모관’, 고인에게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작성할 수 있는 ‘하늘 편지’, 추억을 온라인 공간에 보관하는 ‘추억 보관함’으로 구성된다. 또 다른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QR 코드를 활용한 ‘디지털 추모관’ 서비스를 출시했다. 디지털 추모관은 고인의 위패와 추모 액자에 새겨진 QR 코드를 스캔하면 입장할 수 있다. 물론 웹사이트 주소를 입력해도 접속 가능하다. 추모관 안에는 고인의 약력, 가족 사항, 묘역 위치 정보 등이 소개돼 있으며, 추모글 게시판을 통해 유족들과 위로의 마음도 나눌 수 있다. 또한 프리드라이프는 AI 추모 서비스 ‘리메모리’도 선보였다. 그동안 온라인 추모는 웹사이트에서만 가능했는데, 플랫폼을 통해서도 할 수 있게 됐다. 교원그룹은 최근 장례 종합 플랫폼 ‘첫장’을 출시했다. 전국 장례식장 및 장지 검색, 가격비교, 부고 문자 발송 등 장례 준비 단계부터 온라인 추모 서비스까지 장례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조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와 이목을 끌고 있다. 정부도 온라인 추모 서비스 지원에 적극적이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한국장례문화진흥원과 함께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내에 비대면으로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온라인 추모 서비스’를 공개했다. 해외동포를 포함해 국민 누구나 어디서든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2020년 첫 도입부터 현재까지 매해 이용 실적은 20만 명을 넘는다. 기존 2차원(2D)에서 올해 3차원(3D) 온라인 추모관이 개발되면서 완성도가 높아졌다. 한 장례업계 관계자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추모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확대,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은 정식 추모가 아니라고 생각해 어색해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그러나 온라인 환경에 익숙해진 고령층이 늘어나면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그에 따라 디지털 세상에서 고인과 소통한 이들도 많아지면서 인식의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2023-12-13 0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