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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국에서의 이색 골프 체험, 핀란드 퀴타야 클럽
- 핀란드 랭킹 1위 퀴타야 골프클럽(Kytäjä GC)은 36홀 규모로, 세계적인 골프 코스 컨축가 토머스 맥브룸(Thomas McBroom)이 스칸디나비아에서 첫 번째로 디자인한 골프장이다. 북미의 골프 건축을 잘 보여주듯 넓고 대담하며 아름다운 이곳은 핀란드 최고 골프클럽으로 인정받고 있다. 핀란드 퀴타야 골프클럽 & 호텔은 유럽 100대 골프 리조트 중 83위에 랭크되어 있다. 헬싱키 공항에서 북쪽으로 60km 지점, 휘빈캐(Hyvinkää) 근처에 있으며 차로 40분 소요된다. 호텔은 모두 34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을 리모델링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여름엔 백야 체험할 수 있어 퀴타야 골프클럽 연습 시설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다. 따라서 라운드 전후로 드라이빙 레인지와 쇼트 게임 지역을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12헥타르의 드라이빙 레인지와 인근 퍼팅 그린에는 충분한 공간이 있으며, 양질의 골프공으로 언제든지 진짜 잔디에서 연습할 수 있다. 400m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양방향 연습이 가능하며, 동시에 100명씩 200명이 연습할 수 있는 보기 드문 멋진 드라이빙 레인지다. 벙커드 타깃 그린(Bunkered Target Greens) 7개와 퍼팅 그린 2개가 있으며, 3개의 연습 벙커가 있다. 퀴타야 골프클럽은 연 6개월 정도 라운드가 가능하며,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이 하이 시즌이다. 1년에 약 3만 6000라운드가 진행된다고 한다. 6개월의 기간을 보면 결코 적은 수는 아니다. 핀란드는 한여름 백야(Midnight Sun, White Night)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북쪽은 가능하지만 남쪽은 조금 어렵다고 한다.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65km 지점인 이곳 퀴타야 골프클럽은 오후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어두웠다. 6월 22일 하지 때 가장 낮이 길다고 한다. 아름다운 바다 반기는 남동 코스 사우스이스트 코스(South East Course)는 2003년에 오픈했으며 핀란드 1위, 유럽 65위에 랭크되어 있는 최고의 명문 코스다. 넓은 페어웨이, 깊은 벙커, 그리고 경사진 언듈레이션이 심한 엘리베이티드 그린을 보여주며, 핀란드 풍경 중 가장 쾌적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웃 코스 9홀은 환상적인 고도 변화(Elevation Changes)가 있는 넓은 숲 풍경(Forest Landscape)을 굽이굽이 지나간다. 기복이 심한 페어웨이와 높은 티 박스에서 티 샷 하는 장면이 매우 많은 도전적인 마운트 타입이다. 인 코스 9홀은 숨 막히는 파노라마 뷰가 펼쳐지는 퀴타야 호숫가를 따라 여러 개의 홀이 이어져 있으며, 링크스 타입이 가미된 아름다운 파크랜드 코스다. 4번 홀(파5, 539/485m) 페어웨이 오른쪽 넘어 뒤로 펼쳐지는 퀴타야 호수가 바다처럼 멋진 뷰를 보여준다. 왼쪽으로 살짝 도그레그로, 랜딩 에어리어 왼쪽으로는 벙커들이 즐비하게 그린 쪽으로 이어진다. 벙커를 피하기 위해 오른쪽으로 샷을 하면 거리 손실이 적지 않다. 엘리베이티드 그린이어서 그린 공략할 때 정확한 거리가 요구된다. 그린 오른쪽 앞의 2m가 넘는 어마무시한 커는 절대 피해야 한다. 실제 거리는 최단 30m 이상 업해야 할 것이다. 18번 홀(파5, 473/437m) 왼쪽으로 환상적인 퀴타야 호수가 바다처럼 펼쳐지면서 도그레그 모습을 보여주는 시그니처 홀이다. 14번 홀과는 방향만 바뀐 모양새다. 티 샷 시 오른쪽으로 에이밍해야 유리하다. 그린 공략할 때 55m 앞에 펼쳐진 나무가 시야를 방해할 수도 있다 그린 오른쪽 카트길을 따라 하얀색 몸통의 자작나무가 멋진 인상을 남긴다. 파이널 홀의 자격을 충분히 갖춘 홀이다. 도전 부르는 험한 지형, 북서 코스 노스웨스트 코스(North West Course)는 2004년 8월에 오픈했다. 핀란드 4위에 랭크되어 있는 명문 코스다. 첫 다섯 개 홀은 넓고 탁 트인 풍경에 위치하며, 나머지 홀은 고도에 상당한 변화가 있는 다양하고 험준한 지형에서 진행된다. 퀴타야 호수와 클럽하우스 단지가 내려다보이는 17번 홀 챔피언 티에서의 전망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50m의 낙차 큰 뷰를 자랑한다. 왼쪽으로 멋진 호수와 페어웨이 뒤로 길게 이어지는 벙커가 환상적이다. 7번 홀(파5, 504/449m) 서드 샷을 할 때 왼쪽 도그레그이며, 오르막의 멋진 파5 홀이다. 165~229m 지점 랜딩 에어리어 좌우에는 벙커들이 길게 이어진다. 티 샷부터 쉽지 않다. 오르막으로 최단 46~55m는 더 봐야 한다. 세컨드 샷부터 페어웨이가 좁고 가파른 오르막이며, 그린 에지가 긴 런오프라 그린 공략할 때 충분한 거리를 봐야 한다. 디자인과 뷰가 매우 인상적이다. 10번 홀(파4, 324/275m) 재밌는 홀이다. 세컨드 샷을 할 때 높은 슬로프를 계산해야 한다. 최단 20m 높이에 그린이 있다. 그린에서 내려다본 클럽하우스 외에 티 박스, 9번 홀과 1번 홀이 멋지게 한눈에 들어온다. 티 샷 시 볼이 왼쪽으로 가면 그린이 가려져 방향이 중요하다. 정확한 방향과 세컨드 샷 때 거리 계산이 매우 중요하며, 그린이 계속 오르막이어서 때로는 매우 어려운 순간을 맞이한다. 그린 앞은 에지가 런오프여서 짧으면 페어웨이 밖으로 굴러떨어지므로 스마트한 공략이 필요하다. 17번 홀(파5, 516/426m) 가장 높은 티다. 무려 50m 높이로 장엄한 모습이 펼쳐진다. 왼쪽으로는 큰 폰드가, 오른쪽으로는 벙커들이 길게 수놓아져 있다. 스펙터클하고 아름다운 장면이다. 필자는 이 멋진 느낌을 위해 챔피언 티에서 티 샷을 했다. 세컨드 샷과 서드 샷 모두 오르막이어서 실제 거리는 549m 정도 된다. 이날은 골프장 총지배인과 함께였다. 운 좋게도 이 홀에서 파다. 체면치레는 했다. 그리고 18홀 내내 볼 한 개 갖고 라운드를 했으며, 운수 좋은 날임에 틀림없었다.
- 2023-10-2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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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쾌적지수 올려주는 욕실 리빙템
- 여름철, 집 안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곳은 아무래도 욕실이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불쾌지수도 높아지기 마련. 꿉꿉했던 공간을 보다 쾌적하고 산뜻하게 만들어줄 욕실 아이템을 소개한다. 사진 각 사 제공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분위기를 살린 단순하면서도 섬세한 스타일의 욕실 가구. 세면대 하부장과 거울수납장, 키큰장 등을 화이트 톤으로 맞추고 블루와 골드 컬러의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더해준다. 이케아, 햄네스·레트비켄 욕실가구 5종 세트 100만 원대. 북유럽 디자인 브랜드 헤이 특유의 모던함이 묻어나는 욕실, 침실 겸용 거울. 상단 실리콘 스트랩 부분은 디자인 포인트인 동시에 벽에 거울을 달 때 고정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100HOME, 스트랩 미러 28만 원. 촘촘하게 짠 패브릭을 방수 코팅한 샤워커튼. 진한 민트 컬러의 잎사귀 문양이 돋보인다. 무더운 여름 청량하고 유니크한 느낌으로 욕실을 꾸미고 싶을 때 활용하면 좋다. 이케아, 갓카모밀 9900원. 하부 수납장이 짜임새 있게 설계된 세면대. 도어 안쪽뿐만 아니라 개방형 선반과 유용한 엔드유닛이 있어 활용도가 높다. 61×41×92(cm)의 콤팩트한 사이즈로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설치 가능하다. 이케아, 릴롱엔 34만9000원. 코튼 소재의 타월로 시원한 초록빛 야자수 잎 무늬가 눈에 띈다. 상단에 고리가 있어 편리하고, 80×165(cm)의 여유 있는 사이즈로 물놀이할 때 비치타월로 쓰기에 제격이다. H&M HOME, 프린트 비치타월, 1만9900원. 이탈리아 조명 브랜드 플로스 제품.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욕실뿐만 아니라 거실, 침실 등 어느 공간에 둬도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 100HOME, IC 2colors 스몰 사이즈 113만 원. 유광 처리된 세라믹 소재의 욕실 소품 세트.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흑백 프린트 디자인이 특징이다. H&M HOME, 칫솔꽂이 1만2900원, 세라믹 케이스 1만9900원, 솝 디스펜서 1만7900원, 솝 디쉬 1만2900원. (가격은 각 사 홈페이지 판매 정가 기준)
- 2020-07-0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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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트로 열풍, 주인은 누구십니까?
- 어딘가 처박아뒀던 먼지 쌓인 앨범 속 장면이 총천연색 화장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만 같다. 통바지에 브랜드 이름이 크게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풋풋한 젊은이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자극하는 먹거리가 편의점 한편에 자리 잡았다. 돌고 돈다는 유행은 조금씩 변화된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그 시대를 대변해왔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어릴 적 유행과 흡사하지만 뭔가 새롭다. ‘복고(復古)’라는 말 대신 ‘레트로(retro·복고)’란 용어로 바꿔 부른 지도 오래다. 친숙한 듯 아닌 듯 우리 시대 레트로 열풍. 뭔가 달라진 옷[衣], 먹거리[食] 그리고 생활공간 [宙]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한다. 패션계는 한마디로 힙트로·뉴트로·영트로 “맨 처음 옷을 이렇게 입을 때 복고 패션이라기보다는 유행하는 와이드 팬츠(통바지)나 데님재킷 정도를 따라서 사서 입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제가 요즘 입는 옷을 아빠가 보시더니 본인이 어릴 때 입었던 옷이랑 똑같다고 예전에 입으셨던 것을 주셨어요. 진짜 요즘 유행하는 거랑 너무 비슷해요. 그런데 1990년대 패션이랑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요! 예전에는 통나무처럼 바지가 컸다면, 지금은 슬림하고 길어 보이게 입는 추세랄까요?” 은평문화재단에서 시민연극 연습이 한창인 한규열(21) 군은 요즘 스타일대로 깔맞춤(?)을 하고 다닌다. 통이 살짝 큰 바지에 넉넉한 사이즈의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 바지는 허리춤까지 올려 단정하게 허리띠를 두르고 티셔츠는 바지 안에 넣어 입는다. 가끔은 티셔츠 앞부분만 바지 안에 넣은 뒤 살짝 옷을 밖으로 잡아당겨 느낌을 살린다. 말해놓고 보니 1990년대에 즐기던 스타일 아닌가. 1990년대를 살았던 이들이 보기에 그저 신기한 젊은이 패션이 아닐 수 없다. 예전과 엇비슷한 모습에 웃음이 나지만 정작 선뜻 선택하지는 않는다. 패션계야말로 작년 초부터 시작된 레트로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분야다. 특히 1990년대 유행했던 패션이 1980년대에서 2000년 초반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 혹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다. 부모 세대가 20대에 향유했던 패션을 지금의 스타일로 새롭게 해석하고 활용하는 움직임이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나다 보니 레트로 패션을 의미하는 다양한 신조어도 탄생했다. 개성 있고 신선함을 표현하는 신조어 ‘힙하다’의 ‘힙(hip)’과 레트로(retro)를 결합한 단어 ‘힙트로’, 젊은이(young)를 붙여 ‘영트로’, 새롭다(new)를 더해 ‘뉴트로’라 부른다. 지루한 ‘복고 패션’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새로운 세대가 추억의 아카이브에서 찾아낸 유레카가 이 시대 레트로 열풍이다. 코듀로이, 체크 그리고 호피 폐기처분한 줄 알았더니 전설의 코듀로이가 레트로 바람을 타고 돌아왔다. 일명 ‘골덴’으로 불리는 코듀로이가 포근한 느낌과 함께 내구성이 뛰어나 최고의 한파가 예고된 올겨울 제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코듀로이는 물론 벨벳과 스웨이드, 트위드(두꺼운 실로 직조해 무게감이 느껴지는 원단), 플란넬(부드럽고 가벼운 모직원단) 등 편안한 캐주얼 분위기에 어울리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원단도 이번 겨울을 대표하는 소재다. LF의 김현진, 김은정 디자인 실장은 남녀 인기 색상과 관련해 “뚜렷한 구분 없이 밤색과 빨강, 노랑 계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강렬하고 도발적인 빨간색 계통을 의외의 인기 색상으로 꼽았다. 남성의 경우 붉은 계열에 벨트가 있는 트렌치코트처럼 레드로 포인트를 준 스타일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여성의 경우 레트로 여파로 ‘웨스턴 스타일’이 뜰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 카우보이 복장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1980년대에도 큰 인기였다. 술 장식 조끼, 부츠컷 청바지 등이 대표 아이템으로 사랑받을 전망이다. 올겨울 남성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체크무늬다. 체크는 유행이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늘 인기가 있지만 이번 시즌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클래식한 느낌의 체크부터 다채로운 컬러가 섞인 개성 있는 체크까지 다양하다. 패션 포인트로 체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옷 전체를 체크로 맞춘 슈트 패션도 곧 거리에서 볼 수 있을 예정. 여성 패션은 더욱더 과감하고 재미있는 무늬가 거리를 수놓을 전망이다. 특히 호피무늬의 인기가 눈에 띈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 분석에 따르면 호피 패션이 올 하반기 패션 트렌드를 대표하는 패턴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 11번가 사이트 내 ‘호피’ 아이템 검색 횟수는 무려 15배 이상 급증했다. 11번가 하원지 MD는 “예전에는 다소 과한 패션으로 여겨졌던 호피무늬 패션이 요즘에는 한층 밝은 색상의 패턴이나 실크, 시폰 소재에 더해지면서 색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호피무늬는 스카프나 가방, 구두 등 한 가지 아이템만으로도 강렬한 포인트를 줄 수 있어 남녀 모두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레트로를 입다 숏패딩과 빅로고 재등판 평창동계올림픽 영향으로 발목에서 머리끝까지 온몸을 감싸는 롱패딩이 지난겨울 유행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허리에서 마무리되는 짧은 점퍼가 대세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의 ‘레트로 두두느 다운 다운재킷’이 옛 인기 상품 소환 패션 중 하나다. 1980년 프랑스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다운재킷 ‘듀벳’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제작한 의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덕다운 점퍼가 바람을 일으키면서 강렬한 색감의 짧은 기장의 점퍼가 사랑을 받았다. 1990년대 후반에는 스톰, 겟유스트, 닉스, 잠뱅이 등 데님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세련된 느낌의 무채색 구스다운 점퍼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였다. 그러다가 1990년대가 끝나갈 무렵 퇴물 취급받고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던 구스다운 점퍼가 20년 만에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숏패딩으로 돌아왔다. 이와 함께 대놓고 “나는 누구요!”라고 말하듯 브랜드 이름이 제품에 크게 박힌 이른바 빅로고 패션도 레트로 바람을 타고 있다. 브랜드 이름을 옷이나 가방, 모자 등에 크게 새기거나 예전에 비해 사이즈가 적당히 작아진 것이 특징이다. 1990년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랑받았던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도 옛 느낌을 살려 빅로고 패션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다. 굳이 빅로고를 새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명품 브랜드도 빅로고 패션 대열에 합류해 레트로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개성 있고 신선함을 표현하는 신조어 ‘힙하다’의 ‘힙(hip)’과 레트로(retro)를 결합한 단어 ‘힙트로’, 젊은이(young)를 붙여 ‘영트로’, 새롭다(new)를 더해 ‘뉴트로’라 부른다. 지루한 ‘복고 패션’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새로운 세대가 추억의 아카이브에서 찾아낸 유레카가 이 시대 레트로 열풍이다. 레트로를 먹다 곁에 있었지만 레트로였다! 패션을 넘어 옛 먹거리에 대한 향수 또한 레트로 열풍으로 번졌다. 인기의 일등공신은 단연 2년 전 방영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tvN)이다. 시청자들은 매회 쏟아진 음료, 초콜릿, 과자 등을 보면서 옛 감성을 느끼고 맛에 대한 기억도 제대로 자극받았다. 드라마 방영 당시 ‘저거 한번 다시 먹어보고 싶다’ 했던 것들이 실제로 상품 출시로 이어져 레트로 호황을 반짝 누린 바 있다. 추억 속 먹거리가 슈퍼와 편의점에 등장한 것도 그 무렵이다. 1974년 첫 출시돼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가 드라마 인기와 함께 ‘1988에디션’으로 등장했다. 추억의 빙그레 로고와 서체가 부착된 것만으로도 너도나도 열광했다. 인기에 구애받지 않던 스테디셀러인 바나나맛우유가 다시 사랑을 받고 회자된 계기였다. 갈배사이다 그리고 따봉! 해태htd의 ‘갈아만든 배(이하 갈배)’의 경우 숙취 해소 효과가 입증되면서 눈에 띄는 레트로 전략 상품이 됐다. ‘갈배’가 숙취에 좋다는 입소문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는데 2015년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실험을 통해 ‘갈배’가 두통 완화에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갈배’는 작년 말 숙취해소제로 등장하는가 하면, 올 3월에는 탄산이 추가된 ‘갈배 사이다’로 재탄생했다. 진일보하는 레트로 상품의 전형이 1996년 등장한 ‘갈아만든 배’라 할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 사상 최고로 인정받는 광고가 있다. 오렌지를 따는 브라질 농장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따봉(Esta bom)’이라 말하면 주위 사람들이 흥에 겨워 춤을 추던 ‘델몬트 오렌지 주스’ 광고다. 델몬트라는 이름보다 따봉이 강렬했던 나머지 1989년 따봉주스가 출시되기도 했다. CU편의점에 등장한 롯데의 ‘따봉 제주감귤’이다. 복고 느낌에 친근감이 더해져 자꾸 손이 가는 음료다. CU 상품기획 관계자는 “복고가 촌스러움에서 벗어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1980~90년대 감성을 즐기는 젊은 세대와 어릴 적 향수에 젖어 있는 40~50대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10월에 종영한 인기 드라마 ‘미스터선샤인’(tvN)에 등장한 ‘불란셔 제빵소’의 빵은 파리바게트 PPL 상품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아울러 ‘#불란셔제빵’과 관련한 ㅍ단순 검색만 SNS상에서 4000건이 훨씬 넘었다. 레트로를 살다 옛날옛적풍 요즘 냉장고 1980년대 안방에 모셨던 190ℓ 냉장고를 1990년대에 500ℓ 냉장고로 바꿨을 때 진짜 크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900ℓ 양문형 냉장고도 부족하다. 전자레인지 또한 오븐기능을 비롯해 눌러야 할 버튼이 너무 많다. 갈수록 대형화되고 복잡해지는 가전제품 시장에도 레트로 바람이 불고 있다. 대우전자가 선보인 레트로 디자인 ‘더 클래식’ 시리즈의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는 가전제품의 초기 모습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와 욜로, 미니멀리즘을 삶의 주제로 받아들이는 세대에게 ‘가치소비’에 대한 의미를 전해주고 있다. 작지만 고급스러움은 유지하고 유행에도 뒤지지 않는 스타일로 틈새시장에서 주목받는 상품으로 떠오른 것이다. 더 클래식 시리즈는 120ℓ, 80ℓ급 소형 인테리어 냉장고다. 크림화이트, 민트그린 두 가지 색상으로 라운드형 도어와 프레임을 통해 ‘레트로’ 느낌을 살렸다. 동급 대비 약 30% 비싼 가격에도 독보적 디자인으로 올해 월평균 판매량 1500대 이상을 유지하며 레트로의 인기를 증명했다. 전자레인지 또한 크림화이트 색상에 은색 손잡이와 조그 다이얼, 라운드형 디스플레이로 소비자의 마음을 녹였다. 레트로를 표방한 ‘더 클래식’ 시리즈 대우전자 관계자는 “경기불황에도 자기만족과 개념 소비를 원하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레트로 디자인 미니 가전들이 인기”라며 “레트로 디자인에 프리미엄 기능을 추가한 제품개발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시대보다 옛 감성 공유 큰 가구에서부터 작은 소품 하나까지 매일 사용하는 리빙 제품들은 질리지 않고 오래 쓸 수 있어야 하고 실용성까지 겸비해야 하기에 꽤 까다로운 선택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앤티크’란 이름으로 레트로 감성은 꾸준히 이어졌지만 매번 대세 상품은 아니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가구점에는 도시적인 느낌의 가죽소파 등이 즐비했다. 최근에는 레트로 인기 덕에 따뜻한 감성의 패브릭과 나뭇결이 적절히 살아 조화된 가구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창고에 쌓여 찾기 힘들었던 레트로 가구가 자주 눈에 띄는 걸 보면 유행은 유행이다.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까사미아’의 쇼핑몰 사이트도 요 몇 년 사이 좀 더 따뜻하고 여유로운 감성의 리빙 상품으로 대체됐다.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의 헤링본 패턴을 이용한 침대 시트와 카펫 등이 눈에 띄는데 이는 오래전부터 북유럽 등지에서 전해져온 스타일이다. 나라마다 복고 스타일이 다르지만 유독 가구나 인테리어에서 북유럽 혹은 스칸디나비아의 오래된 스타일이 레트로 기본이 됐다. 이는 나무가 많은 북유럽 일대에서 유명 가구 디자이너가 등장해 다양한 스타일을 양산했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양질의 원목이 수입되고 있어 적당한 가격에 레트로 감성을 즐길 수 있다. 레트로 가구 하면 ‘북유럽 스타일’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꼭 이 스타일만이 레트로라 할 수는 없다. 만약 한국의 레트로 가구가 인기였다면 고가의 자개장, 저가의 비키니장, 실용적인 철제가구, 198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등나무 가구가 등장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레트로 유행에서 있어 가구만큼은 20년 전의 한국 스타일이 소환되지 않았다. 패션이나 음료, 가전 등에서 이전 세대 제품들이 다시 불려나오는 것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까사미아 개발 팀장은 “골동품 느낌보다는 앤티크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잃지 않는 디자인이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레트로 놀이가 쉬웠어요! 옷만큼이나 패션에 민감한 주방식기도 레트로 열풍이다. 물방울무늬와 나뭇가지 형태의 접시 등 1980년대 후반 우리네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디자인이 다시 등장했다. 까사미아는 스페인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의 웅장함과 섬세한 패턴을 담아낸 ‘알함브라 양식기’ 6종을 내놓았다. 제품별로 화이트, 진한 남색, 연한 하늘색이 고급스러운 무늬와 함께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중고시장도 부쩍 바쁜 눈치다. 각 가정 찬장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법한 디자인의 컵과 식기 등이 중고시장에서 인기다. SNS상에는 ‘할머니 찬장에서 찾은 컵’이라며 사진이 올라오기도 한다. 김용섭 ‘날카로운 상상력 연구소’ 소장은 레트로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대해, 앞에서도 언급했듯 “핵심 축에는 20대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이들은 처음부터 경험치에 대한 소비욕구가 굉장히 커서 흔하고 비싼 물건보다 희소한 물건을 갈망했다. 기업도 업계 불황 혹은 새로운 답을 찾지 못할 때 증명된 과거에서 해답을 찾기 위해 레트로를 활용해왔는데 잠재적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 소비욕구와 맞물려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2018-11-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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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기찬 노후 세대를 위한 새로운 주거 대안‘스칸디나비아 코하우징’
- 시니어 코하우징(senior co-housing)은 지역사회 안에서 나이 들어서도 잘 사는 데(aging-in-place) 초점을 두고 개발된 시니어 주택 대안 중 하나다.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현대 코하우징은 197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돼 스웨덴,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등으로 전파됐다. 시니어 코하우징은 널찍한 커먼하우스(common house, 공동생활시설)와 소규모 개인 주택(private dwelling)으로 구성돼 커뮤니티의 이념을 존중하면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해준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주민들이 만족스러운 생활을 영위하며 동년배에게 시니어 코하우징을 추천할 정도로 전반적인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다. ① 다른 시니어 주택 대안보다 경제적·사회적·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적정 가격의 주택 제공 ② 주민의 프라이버시와 공동생활 이익추구를 혼합한 주거 유형 ③ 은퇴 후 시니어가 가진 유휴 인적자원과 사회 경험 활용 ④ 자신이 살던 곳에서 계속 살면서 가능한 한 노인 부양시설의 입주를 늦출 수 있어 노인 부양에 드는 사회적 비용 지출 감소 ⑤ 동년배끼리 생활하며 정서적 지원과 상호 부양을 통해 노후생활의 질 향상 시니어 코하우징에 입주하려면 신체와 정신이 건강해야 하고, 함께 거주하는 자녀가 없는 부부 또는 독신 노인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들어가서 거주하게 될 주민이 주체가 되어 그룹을 형성한 뒤 지방정부, 건축가, 은행 등과 협조해 설립하는 형태를 띤다. 코하우징 주민은 연금 수입으로 안정된 생활을 누리며 이웃 간 상호 부양과 사회적 교류를 통해 인지기능을 활성화한다. 국내에서 눈여겨볼 만한 스칸디나비아 시니어 코하우징 두 곳을 소개한다. ◇ 크레아티브 시니어보(Det Kreative Seniorbo) 위치 덴마크 오덴세 입주 연도 1992 건물 유형 단층 연립주택 주택 수 12개 주민 수 18명 성공적인 시니어 코하우징 사례로 손꼽히는 덴마크 크레아티브 시니어보는 설립 이후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방문객이 줄지어 발걸음하는 곳이다. 오덴세 중심지에서 멀지 않고 식품점, 학교, 우체국, 주택가, 버스정류장 등이 매우 가까워 접근이 용이하다. 부지 전체 면적은 3000㎡, 건물면적은 980㎡으로 이 중 주택면적이 850㎡, 커먼하우스가 131㎡를 차지한다. 12채의 단층 연립주택이 커먼하우스를 둘러싼 환경이 특징이다. 이 중 5채의 개인 주택은 현관문을 열면 외부로 나가지 않고도 곧장 커먼하우스로 이어진다. 나머지 주택 7채는 중정을 둘러싸고 배치돼 커먼하우스가 아닌 중정을 통해 출입할 수 있다. 주택마다 거실과 연결된 개인 정원과 개인 창고에는 건물이 별도로 지어져 있다. 개인 주택은 부엌과 2~3개의 방이 있는 58~82㎡ 규모로 면적은 크지 않지만, 천장이 높아 거실에 로프트(loft, 다락)를 설치해 공부방, 침실 또는 손주가 방문했을 때 놀이방 등으로 유용하게 쓰인다. 부엌, 식당 겸 회의실, 취미작업실, 세탁실, 손님방 등이 마련된 크레아티브 시니어보의 커먼하우스는 주택에서 접근이 쉬워 주민들이 부담 없이 자주 모인다. 이곳 주민들은 공동 취미활동을 자주 하는데, 여자들은 공동거실 취미실에서 바느질이나 퀼팅을 하고 남자들은 중정 목공실에서 목공예를 하거나 기계를 수리하곤 한다. ◇ 패르드크내팬(Fardknappen) 위치 스웨덴 스톡홀름 입주 연도 1990 건물 유형 7층 아파트 주택 수 43개 주민 수 50명 패르드크내팬은 지방정부 공영임대아파트 형태로, 몇 명의 중년 여성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그들에겐 두 가지 큰 고민이 있었다. 중·노년기 사람들이 편한 환경에서 가까이 살면서 서로 돕고, 사회적 접촉을 많이 하며, 정부의 도움을 적게 받으면서 자립적으로 살 방법은 무엇일까? 자녀들이 독립하고 ‘빈 둥지(empty nest)’가 되었을 때, 넓은 아파트를 아이가 있는 젊은 가족에게 물려준 뒤 이주할 주택을 어떻게 디자인할까? 그들은 1987년 코하우징 조합을 결성하고 2년간 공동체 이념에 대한 오랜 논의를 거쳐 주민의 비전에 맞는 건물을 완성했다. 패르드크내팬은 37~75㎡의 개인 아파트 43개(부엌과 1~3개의 방)와 400㎡의 커먼하우스로 구성돼 있다. 개인 아파트는 일반 주택에 비해 좁지만 커먼하우스가 넓어 손님 접대와 파티를 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주 5일 이뤄지는 공동식사는 ‘코하우징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핵심적인 공동활동이다. 순번대로 돌아가는 취사당번은 의무이지만 식사는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원할 때만 식사시간에 참여하면 된다. 이곳 주민이라면 누구나 6주에 한 번씩 취사와 청소활동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데 커먼하우스 청소, 정원관리 등을 수행한다. 주민들이 청소와 단순 유지관리 등을 하면 주택 회사가 이러한 활동에 대한 비용을 조합에 되돌려주는 형태다. 커먼하우스에는 TV가 있는 독서실, 컴퓨터실, 세탁실, 공동식당, 부엌, 목공실, 식당에서 곧장 나갈 수 있는 정원이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와 커먼하우스의 임대료를 아파트 면적 비율에 따라 산정해 지불한다. 임대료에는 건물유지비,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장고 등의 수선충당금이 포함된다. 평균적인 아파트 임대료로 넓고 다양한 공동시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형 코하우징은 어떻게? 우리나라도 은퇴 후 자녀로부터 독립해 부부 또는 독신으로 지낼 새로운 주택 대안을 강구하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주택 대안으로 시니어 코하우징 운동이 벌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코하우징과 유사한 국내 동호인 주택을 살펴보면 대부분 부동산이 개인 소유이고 대지와 주택난이 극심한 한국의 특성상 개인 주택 공간을 최소화하고 커먼하우스 면적에 투자하는 것을 재산상의 불이익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는 주민 간 의견 차를 심화시켜 공동체 생활의 와해를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개인 소유의 코하우징을 계획한다면 주민 스스로 생활의 질과 물질적 이익 중 어느 것을 우선으로 추구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이미 시행했던 것처럼 비교적 재산권 갈등이 적은 공공임대주택 분야에 주거복지 차원에서 시니어 코하우징을 도입해 시범 운영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국내에서 준비하는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1~2개 동을 우선으로 시니어 코하우징으로 개발해 보급한다면 코하우징이라는 새로운 주거 대안을 홍보하고 지원해주는 방안이 될 것이다. 그 결과가 성공적일 때, 점차 민영주택 단지에서도 임대 또는 분양 방식을 시도해볼 수 있다. 또는 근래 지자체에서 노후한 다세대주택을 구입해 개조 후 저소득층 가구에 임대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 중 몇 개를 시니어 코하우징으로 개조하는 시도도 신축 건물을 설립하는 것보다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서울시 주체로 시작된 공동체주택(코하우징, 셰어하우징) 보급사업을 통해 개인 토지를 가진 협동주택은 물론, 시에서 소유한 토지를 시중보다 싸게 40년간 임대해 주민 스스로 주택을 짓도록 토지임대부 공동체주택을 보급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머지않아 다른 지자체에서도 공동체주택 개발을 수월하게 하는 다양한 지원책이 생겨 시니어 코하우징을 포함한 다양한 코하우징 개발이 시도되길 기대한다. 최정신 >> 가톨릭대학교 소비자 주거학 전공, 명예교수. 스웨덴 샬머스 공과대학교 명예공학박사. 저서 ‘굿모론 예테보리’. ‘스칸디나비아의 시니어 코하우징’, ‘코하우징 공동체’ 외 다수.
- 2018-02-1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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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난로
- 혹한을 이기는 필자만의 비장의 무기가 있다. 휴대용 손난로이다. 여름철에 올해 유행했던 손풍기가 유용했으므로 겨울철에는 손난로가 제격이다. 손풍기는 젊은 여자들이나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 편견이다. 더우면 노인이라도 손풍기를 쓸 일이다. 겨울에 손난로를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핫팩이 아니라 손난로이다. 금속으로 되어 있고 안에 솜이 들어 있다. 솜에 라이터 기름을 넣고 불을 붙여 주면 하루 종일 안에서 타면서 열을 낸다. 너무 뜨거워서 헝겊으로 된 케이스가 있다. 케이스에 넣고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된다. 아침마다 기름을 넣고 불을 붙여주는 작업이 번거롭지만, 한번 쓰고 버리는 핫팩에 비해 친 환경적이다. 손난로는 작년 신설동 풍물시장에서 샀다. 한 개에 1만 원 정도 준 것 같다. 요즘은 이런 게 있는지 몰라서도 못 사고, 봐도 무엇에 쓰는 건지 몰라서 못 사고, 파는 곳도 찾기 어려워 사기 어렵다. 옛날에 할아버지가 애용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땐 그게 뭔지 잘 몰랐다. 어릴 때는 혈액순환이 왕성할 때였으므로 손난로가 필요하지도 않았다. 손난로의 단점은 폐쇄된 공간에 가면 은근히 기름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작년 겨울에 쓰다가 그동안 묵혀 두어서 더 그런지는 모르겠다. 헝겊 케이스에 밴 냄새일지도 모른다. 세탁도 고려해볼 일이다. 순수한 기름 냄새도 아니고 묘한 노인 냄새가 난다. 돌이켜 보니 할아버지에게서 났던 그 냄새였다. 처음엔 주변에 이상한 냄새가 나서 필자도 킁킁 거렸는데 알고 보니 손난로에서 나는 냄새였다. 민망한 일이었다. 그래서 실내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날은 안 가지고 외출한다. 보통 때는 이 손난로가 아주 유용하다. 장갑을 끼어도 손이 시린 날이 있다. 그런 날 손난로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이다.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경험상 목 부위, 발목 부위, 손 목 부위가 추우면 몸이 전체적으로 차가워지는 것 같다. 그리 춥지 않아 사무실에 별 준비 없이 갔다가 손난로를 안 가져온 것을 후회한 적도 있다. 으슬으슬 감기 끼가 있었다.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다 보니 몸이 얼음처럼 차가운 것을 알 수 있었다.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위스키 한잔 하니 제 컨디션이 돌아왔다. 겨울철 추운 날씨로 인한 체온 저하는 상당히 몸에 안 좋은 것 같다. 아주 추운 날은 단단히 입고 가니 추위를 덜 탄다. 그러나 어설프게 추우면 옷도 허술하게 입고 나가서 추울 수 있다. 눈 오는 날은 대부분 따뜻한 편이지만, 습도가 높으면 으슬으슬 더 추울 수도 있다. 스칸디나비아에 갔을 때 기온은 그리 낮지 않은데도 틈만 있으면 파고드는 추위에 고전한 적이 있다. 그런 추위가 더 무섭다. 연탄 배달 봉사를 간 날 하필이면 손난로가 꺼져 있었다. 차디찬 연탄을 들어 나르는데 손이 시렸다. 아침에 분명히 기름을 넣었는데 양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추운 날씨에 산에 간 날도 손난로를 단단히 믿고 갔는데 중간에 꺼져 있어 제 구실을 못했다. 오래되어 성능이 저하된 모양이다. 이런 날은 아예 핫팩과 손난로까지 완전 무장하고 가기로 했다. 요즘은 핫팩이 흔하다. 약국에서도 팔고 편의점에서도 판다. 군대시절 혹한 속에 훈련 받던 때 핫 팩 하나만 있었어도 견딜 만 했을 것이다. 하긴 고궁에 가보면 옛날에는 아무리 아궁이와 화로에 불을 땐다지만, 왕도 겨울에는 춥게 지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요즘 우리는 호강하는 셈이다. 몸이 차서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으면 1000원에 산 핫팩이 충분히 제 구실을 한다. 집에서 찾아보니 작년 것도 있고 몇 년 된 것도 있는데 오래 된 것은 전혀 효과가 없고 성능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그 해에 다 써야 하는데 없어도 그만이니 두고도 잊어버리는 모양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쓸모도 없다. 일단 핫팩 재고부터 아침마다 시험해 보고 작동이 되면 가지고 나가고 그렇지 않으면 손난로를 기름 채워 쓸 작정이다.
- 2017-12-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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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트 3국 여행기(1)
- 올해부터 버킷리스트에 올라 있던 여행을 위하여 일찍부터 점찍어 두었던 나라가 발트 3국이었다. 발트 3국은 미지의 세계였다. 서 유럽은 재직 시 독일 주재원을 인연으로 직무 상 여러 번 갔었지만, 나머지 유럽은 직무상 다녀 올 일이 없었다. 발트 3국은 지도를 보니 유럽에서도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스칸디나비아가 있는 북유럽도 아니고 동유럽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했다. 동북유럽이라 해야 한다. 북쪽에는 핀란드, 스웨덴이 있고, 동쪽에는 러시아가 있고 남쪽으로 폴란드가 둘러싸고 있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 면적도 작아서 생소한 나라들이었다. 비슷한 면적 세 나라 합해서 한 반도의 3분의 2 정도이고 인구도 각국이 각각 리투아니아 300만 명, 라트비아 200만 명, 에스토니아 125만 명으로 세 나라 합계가 625만 명 정도이다. 가이드에게 한 첫 질문이 “발트 3국의 특징은 무엇입니까?”였다. 대답은 “별 다른 특징은 없고 다른 유럽 국가들을 다 보고 나서 마지막으로 들르는 나라가 발트 3국입니다”였다. 그만큼 특별히 볼 것도 없고 빼놓자니 아까운 지역이라는 것이었다. “로마를 먼저 보면, 다른 나라는 시시하다”는 말이 있다. 과연 그랬다. 그래도 유럽은 유럽이다. 오랜 역사가 있고 석조문화 덕분에 고성, 대성당 같은 유물이 많이 남아 있다. 종교의 힘 덕분에 불가사의 같은 대성당 등이 지어졌다. 지정학적으로 강국의 틈새에 있으면 시련을 많이 겪을 수밖에 없다. 잘 알려지지 않았고 소국이라면 우리나라의 운명과 비슷할 거라는 짐작은 했었다. 당연히 이웃나라인 스웨덴, 폴란드, 러시아, 좀 떨어져 있는 독일에게도 침략 당해 속국이 되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구가 적으면 국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번에 절실히 깨달았다. 1차 대전 후 잠시 독립을 했으나 1939년 2차 대전을 앞두고 독일의 히틀러와 소련의 스탈린이 밀약을 하여 발트 3국을 제멋대로 소련 땅으로 하기로 한 것이다. 히틀러가 서유럽을 침공하기 위해서는 동쪽의 소련이 움직이지 않도록 한 것이다. 발트 3국이 독립을 쟁취한 것은 1991년이므로 이제 겨우 26년의 역사를 가진 셈이다. 독립을 위하여 벌인 인간 띠 행사가 1989년 8월23일 독소조약 50주년에 맞춰 600km, 200만 명이 참가했다. 3국의 수도를 인간 띠로 남북으로 잇는 거대한 행사였다. 인구가 적으니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진 숲과 도로에 사람이 이어서기 위해 인구의 1/3이 나서는 대단한 노력을 한 것이다. 이 행사는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소련 강경파가 제압하려 했으나 역시 같은 방법으로 의회와 방송국들을 시민들이 막아서는 방법으로 자유를 쟁취했다. 소련은 내부적으로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를 외친 고르바초프를 연금 시킨 3일천하 쿠데타가 있었고 이후 소련 연방 공화국들은 속속 독립을 선언했다. 발트 3국은 각각 각국의 특징이 있다. 우리가 우리를 식민지화 했던 일본을 미워하듯이 소련으로부터 독립했으니 소련에게 적대감이 남아 있다. 그러나 아직 소련의 유물과 잔재가 존재한다. 에스토니아는 국민의 20%가 러시아계이며 러시아 접경에 몰려 살고 있다. 소련으로부터 독립은 했으나 경제적으로는 자립해야 하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렇다 할 제조업은 없고 50%가 서비스업, 20%가 농업인데 농업조차 기후와 토양이 맞지 않는다. 그나마 일인당 국민소득은 1만5천불 정도 되니 어느 정도 살만한 나라들이다. 기후는 서울보다 약간 서늘하다. 6월인데도 아침 온도는 10도 이하이고 낮 기온도 22도 정도였다. 서울 날씨와 여러 번 유럽에 기본 경험만 믿고 반팔만 갖고 가기 쉬운데 필히 긴팔 옷을 준비해야 한다. 음식은 서유럽과 비슷하다.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지만, 매일 하루 세 끼를 그렇게 먹다 보니 맵고 짠 한식이 생각난다.
- 2017-06-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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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투어] 발트 3국에서 가장 으뜸, 에스토니아 탈린
- 발트 3국으로 불리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지 않은 나라다. 멀게만 느껴지고 접근이 어려울 것 같은 이 세 나라는 실제로 접해보면 매력이 넘친다. 이 중 으뜸은 에스토니아다. ‘발트 해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수도 탈린은 유럽에서도 가장 잘 보존된 중세 도시 중 하나다. 글·사진 이신화(on the camino의 저자, www.sinhwada.com) 덴마크 왕이 만들어낸 성채 도시 ‘탈린’ “탈린은 꼭 가봐. 아름다운 도시야.” 발트 3국을 여행하겠다는 필자에게 여행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순전히 편리한 이동을 위해 정한 버스터미널 근처 숙소의 스태프는 친절하다. 교대로 바뀌는 중년 여성 스태프들은 한결같이 영어를 잘한다. “일찍부터 영어를 배워서.” 순조로운 언어 소통은 여행하는 데 아주 편리하다. 달랑 탈린 교통카드만 사서 여행하기로 한다. 묻지도 않았는데 “충전해서 또 쓰면 돼”라고 매표소 중년 여성은 친절을 보인다. 이 생애에는 다시 오지 못할 에스토니아. 이 나라 사람들은 그렇게 자기네 나라를 각인시켜주고 있다. 발트 3국은 발트해 남동 해안에 위치해 있다. 예로부터 강대국의 지배를 받아오다가 18세기부터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다. 그래서 ‘소련’의 일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앞선다. 20세기 들어 1918년을 기점으로 발트 3국은 각각 독립해 공화국을 수립했다. 그러다 1940년 또 소련에 합병되었다가 1990년 고르바초프의 개혁 정책 영향으로 1991년 8월 소련으로부터 독립하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가난을 면치 못하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 여행할 때는 그런 느낌을 받지 않는다. 발트 해의 핀란드 만 연안에 있는 항만도시인 탈린은 뱃길이 발달되어 이웃하고 있는 ‘잘사는’ 스칸디나비아 국민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래서인지 탈린은 생각보다 많이 세련되어 있다. 탈린은 1219년, 덴마크 왕 발데마르 2세가 에스토니아인들이 만든 성채 자리를 성으로 삼은 데에서 시작되었다. 탈린(Tallinn)이라는 이름도 ‘덴마크인의 도시’라는 뜻을 갖고 있다. 유럽에서도 가장 잘 보존된 중세 도시 중 하나로 ‘발트 해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보존이 잘된 이유엔 ‘안 좋은 기후’가 한몫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은 초토화하기 위해 탈린에 접근했다. 그날 안개가 많이 끼어 도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전투기는 발트 해에 폭탄을 쏟아붓고 돌아갔다. 이런 경우를 놓고 전화위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올드타운의 저지대는 상인과 서민의 옛 중세 분위기 탈린의 여행 시작은 구 시가지(old town)의 진입로인 쌍둥이 비루문(Viru Gate)에서 시작된다. 비루문은 올드타운으로 들어가는 6개 문의 하나로 1355년에 세워졌다. 원래는 성과 연결되어 있었지만 파괴되고 현재 쌍둥이 탑만 남아 있다. 올드타운은 그 거리를 가늠할 수 없이 성곽으로 이어져 있는데 뿔 모양의 붉은 탑만 해도 46개. 일일이 세어볼 필요 없고 애써 구획을 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보고 느끼면 된다. 반질반질한 조약돌이 박힌 좁은 골목길에는 옛 향기가 물씬 배어 있다. 특히 카타리나(Katariina) 골목엔 중세 분위기가 여전하다. 13세기에 지어진 건축물이 많은 골목 자체로도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된다. 골목 벽에는 중세기에 만들어진 듯한 석조물이 부서진 채로 남아 있다. 러시아 점령 시기에 러시아 군들이 세워놓은 안내 팻말에도 눈길이 간다. 입으로 유리를 불고 있는 그림 숍은 유리공예품을 전시해 팔고, 생선이 그려진 식당 앞에서는 메뉴판과 가격을 헤아려보게 된다. 오래되었다는 입간판이 달린 카페 앞에서 ‘커피 한잔 마실까’ 하며 어색하게 실내를 기웃거려본다. 손뜨개 상점 앞에 서 있는, 눈송이 스웨터를 입은 큰 인형을 보면 사고 싶은 욕망에 지갑을 만지작거린다. 똑같이 생긴 세 개의 건물이 눈길을 잡아끈다. ‘세 자매(15세기 건축물)’라는 이름이 붙은 건물은 현재 호텔로 이용되고 있다. 가장 넓은 시청사 광장(Raekoja Plats)은 여러 번 맞닥뜨리게 된다. 올드타운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1406년에 세워진 시청사는 현재 콘서트홀로 쓰이며 고딕 첨탑에 오르면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오래전 시청사 근처를 저지대 거리라고 했다. 주로 상인과 일반인들이 이용했다. 성 올라프 교회(St. Olav’s Church), 각종 길드들의 회관, 카페, 식당들이 밀집되어 있다. 특히 이 광장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마기스트라트(Magistrat) 약국이 있다. 1422년 문을 열어 한 집안이 10대에 걸쳐 운영하고 있다. 약국 간판에는 징그러운 뱀 형상이 있다. 관광객들은 이 오래된 약국에서 약 사는 것보다 그저 구경하기에 여념 없어 보인다. 일찍도 찾아온 한겨울 어둠 사이로 거리 악사는 영화 주제가를 연주한다. 그 음률은 시청사 넓은 광장에 애달프게 퍼진다. 향수병에 젖은 여행객은 악사의 트럼펫 선율을 따라, 가로등 불빛을 따라 함께 부유한다. 영주나 귀족들의 영역, 토옴페아 언덕 저지대를 걷고 나면 으레 고지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토옴페아(Toompea) 언덕이라고 불리는데, 거의 영주나 귀족들이 살았다. 이곳은 두 개의 골목으로 연결되어 있다. 짧은 다리라는 뜻의 ‘뤼히케 얄그(Luhike Jalg)’와 긴 다리라는 의미의 ‘픽 얄그(Pikk Jalg)’ 거리다. 언덕배기에는 19세기에 세워진 알렉산드르 네브스키(Alexandr Nevsky) 성당이 있다. 겉모습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이 성당은 에스토니아인의 자존심을 건드린 건축물이다. 러시아인들은 에스토니아 최고 권력기관인 리이키코쿠(Riigikogu) 의회 앞에 보란 듯이 러시아 성당을 지은 것이다. 에스토니아 의회는 스웨덴 점령기부터 모든 주요 결정이 이뤄진 의사당이었다. 의회 옆으로는 집회 장소인 토옴페아 성이 있고 1233년에 세워진 루터교 성당 토옴키리크(Toomkirik)는 현재 길드 유물 전시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 외 18세기 귀족의 저택에 세워진 에스토니아 미술박물관, 1475년경에 높고 견고하게 세워진 탑, 키에크-인-테-셰크(Kiek-in-de-Kok) 등이 있다. 무엇보다 고지대에 서면 탈린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리저리 장소를 옮겨가면서 조망하면 된다. 길을 따라 탈린 항 쪽으로 내려가면 16세기 탈린을 방어하던 요새 중 하나인 ‘뚱땡이 마가렛(paks margareeta)’ 성벽이 보인다. 1592년에 바다를 지키는 포탑으로 세워졌는데 성 안에는 감옥이 있었고 그 감옥의 교도관이 뚱뚱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는 해양박물관으로 이용된다. 공원을 지나 복잡한 도로를 건너면 탈린 항으로 이어진다. 항구 쪽에서 더 위쪽으로 가면 발트 해변(Lennusadam Seaplane Harbour)을 볼 수 있다. 시간이 있다면 발틱 역(Baltic Station) 맞은편에 서는 러시아식 재래시장을 찾으면 된다. 앤티크 제품부터 채소, 과일, 생필품까지 50여 개 상점이 문을 여는데 탈린 시내와는 전혀 다른 옛 소련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또 로카 알 마레(Rocca al Mare) 야외 박물관은 한적한 여정은 물론 시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발트 해를 가까이 산책하면서 호젓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가는 길목에는 에스토니아에서 가장 큰 쇼핑센터가 있다. 표트르 대제의 흔적 남은 카드리오르그 공원 또 하나 탈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구 시가지에서 동쪽, 약 2㎞에 있는 카드리오르그(Kadriorg) 공원이다. 울창한 숲과 호수가 조성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좋은 곳. 이 공원은 18세기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두 번째 부인인 예카테리나 1세를 위해 조성했다. 이 공원에는 바로크 양식의 카드리오르그 궁전이 있다. 이 궁전은 1718년에서 1736년 사이에 이탈리아인 니콜로 미케티(Niccolo Michetti)의 설계로 건축되었으며 표트르 대제 자신이 직접 벽돌 3장을 쌓기도 했다고 전해온다. 표트르가 이곳에 성을 쌓은 이유는 모스크바에서 새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천도를 하고 당시 해상무역의 중요성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탈린은 유럽 진출의 요충지였다. 지금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궁전 내부에는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러시아의 16~19세기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 표트르가 건축 당시 거처했던 조그만 오두막집은 표트르의 개인 박물관이 됐다. 그의 삶을 들여다보기에 좋은 공간이다. 해설사가 설명도 해준다. 그 외 건물 형태부터 현대적인 쿠무(Kumu) 미술관이 있다. 2006년에 문을 연 에스토니아 최대의 미술관으로, 2008년 ‘올해의 유럽 박물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양한 예술품들을 접하는 공간이다.
- 2016-03-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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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투어]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항해
- 북유럽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핀란드의 겨울은 아주 길다. 겨울이 일찍 찾아들고 오후 3시만 되어도 어둠컴컴해지는 추운 나라. 추워서 핀란드 사우나를 일상으로 즐기는 이 나라는 한겨울이면 산타클로스, 요정, 루돌프, 오로라, 이글루 등으로 여행객을 유혹한다. 그것보다 더 재밌는 것은 헬싱키~스톡홀름을 잇는 실자라인 크루즈 여행이다. 800년간 스웨덴·러시아 지배받아 핀란드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항구도시로 한반도의 약 1.5배 크기다. 유럽 중에서도 사회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이며, 잘살기로 유명한 나라지만 1914년까지는 약 100년이나 러시아의 속국으로 살았다. 아직도 핀란드에 입국하려면 비자를 받아야 한다. 러시아 지배를 받기 전, 12세기부터 1809년까지 약 700년 동안이나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다. 스웨덴의 지배시절 러시아와의 잦은 전쟁으로 핀란드는 황폐했다. 이후 러시아가 핀란드를 장악하자 알렉산드르 1세는 스웨덴이 세운 수도 투르쿠(Turku)를 싫어해 1812년 러시아에 가까운 헬싱키로 수도를 옮겼다. 이때부터 헬싱키는 급속히 성장했다. 1904년, 러시아 총독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보브리코프가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러시아가 러일 전쟁(1904~1905)에서 패배함으로써 강압정책이 다소 완화되었다. 러일 전쟁 패전 이후 러시아 국내 정세가 불안한 상황을 이용해 1906년에 입법기관을 민주적인 단원제 의회로 개혁했다. 그러니까 핀란드가 속국에서 벗어난 것은 110년이 조금 넘어났을 뿐이다. 헬싱키 랜드 마크는 원로원 광장 헬싱키 시내 여행은 어렵지 않다. 걷거나 트램을 타면 된다. 헬싱키의 가장 중심부는 원로원 광장(세네트 광장, Helsinki Senate Square)이다. 스웨덴의 지배가 끝나고 러시아의 속박이 시작된 1818년부터 30여 년에 걸쳐 독일 건축가 카를 루트비히 엥겔(Carl Ludvig Engel)에 의해 이 광장이 조성된다. 넓은 광장에는 약 40만개의 화강암 포석이 깔려 있고 중앙에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Aleksandr II)의 동상이 있다. 핀란드를 하나의 독립국가로 인정해 의회의 구성과 핀란드어 사용을 허용했던 황제다. 이곳에 핀란드를 상징하는 대표 건축물인 루터란 대성당(Tuormiokirkko)이 있다. 왕궁 스타일로 지은 이 건물은 바다에서 바라볼 때 한층 더 아름답다. 그 주변에는 사우멘 판키(Suomen Pankki, 1812년 설립)라는 중앙은행이 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은행이다. 건물 앞에는 핀란드의 민족주의 운동을 이끌었던, 철학자이며 정치인이었던 요한 빌헬름 스넬만(1806~1881)의 동상이 있다. 그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핀란드의 독자적인 화폐 발행(1860)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바로 앞 1891년에 귀족의 집으로 건립된 사아티탈로는 현재 핀란드 정부기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화려한 건축 양식이 눈길을 끈다. 또 카우파토리(Kaupatori) 광장 앞쪽으로는 대통령관저 및 집무실, 헬싱키 시청, 스웨덴 대사관이 있다. 대통령관저 및 집무실은 근위병이 보초를 서지 않으면 눈여겨보지 않을 정도로 소박하다. 바닷가 옆 길을 따라 가면 러시아 정교회인 우스펜스키 성당(Uspenskin Cathedral)이다. 이 성당은 핀란드가 러시아의 지배하에 있던 1868년, 러시아 건축가 알렉세이 고르노스타예프(Aleksei Gornostaev)가 19세기에 비잔틴 슬라브 양식으로 세운 곳이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정교회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그리스도와 12사도의 그림, 돔탑, 파이프오르간 등이 있다. 안온한 느낌이 드는 성당 내부다. 영화 에서 주인공들이 순록고기를 사러 간 하카니에미 마켓(Hakaniemi Market)도 걸어갈만한 거리다. 2층짜리 벽돌건물 안에는 식품코너 말고도 아울렛과 구제숍, 공예품 숍이 있다. 헬싱키 중앙역 주변 볼거리 가득 헬싱키 중앙역 주변에도 볼거리가 산재해 있다. 중앙역사의 건물이 예사롭지 않다. 공모전에서 우승한 핀란드 건축가 엘리엘 사리넨(Eliel Saarinen, 1873~1950)이 설계해 1919년에 완공된 역사다. 아르누보 양식이 가미된 적갈색 화강암 건물로 정문의 멋진 대형 아치와 높이 49미터의 시계탑, 벽면에는 램프를 들고 있는 네 개의 거대한 조각상이 있다. 19개의 승강장을 갖추고 있는 초고속 열차 노선인 펜돌리노(Pendolino)를 비롯해 다양한 등급의 열차가 있다. 역사 지하에는 헬싱키 지하철, 라우타티엔토리 역(1982년 완공)이 있다. 중앙역 주변으로도 멋진 건축물이 즐비하다. 그중 1902년에 개관한 핀란드 국립극장의 건축물이 눈길을 끌어 당긴다. 건축가 온니 타르야네(Onni Tarjanne)가 설계했으며, 당대 북유럽에서 유행하던 국가적 낭만주의 양식으로 지어졌다. 국립극장의 시작은 핀란드 극장(1872년 설립)에서 비롯되었다. 핀란드에 설립된 최초의 핀란드어(Suomi) 연극 전문 극장이었다. 스웨덴과 러시아 제국의 오랜 지배에 저항하는 핀란드 민족주의 문화운동의 일환이었다. 1954년과 1976년에 소극장 시설이 추가되었다. 855석 규모의 대극장과 2개의 소극장, 스튜디오, 회의실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영화거장 카우리스마키 흔적없어 아쉬워 극장 앞에는 핀란드의 대표적인 작가 알렉시스 키비(Aleksis Kivi)의 동상이 있다. 알렉시스 키비는 누르미야르비 출생으로 가난한 시골 양복점 아들로 태어났다. 헬싱키 대학에 입학했으나, 대학도 중퇴하고 일생 동안 심장병과 정신병으로 고통을 겪다가 38세의 젊은 나이로 죽었다. 겨우 10년간의 창작활동밖에 하지 않았지만, 핀란드 문학의 창시자로 인정받고있다. 그의 작품은 핀란드 문학사상 최초의 고전이 되었다. 대표작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소설 가 있다. 핀란드에서는 다음으로 치는 고전적인 작품이다. 무엇보다 필자는 핀란드의 영화 거장, 아키 카우리스마키(Aki Kaurismaki)의 영화 포스터가 눈에 띄길 바랐다. 국내 영화 마니아들은 이 감독을 모르는 이 없을 것이다. 는 칸영화제를 비롯 많은 상을 휩쓸었다. 그 외에도 가 있고 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영화에는 항상 그만의 특유의 스타일이 존재한다. 인물들은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무성영화를 연상시키듯 대화가 없는 장면이 부지기수다. 얼굴이 익숙한 유명 배우들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가 만든 작품속에는 카티 오우티넨(Kati Outinen)이라는 여배우가 등장한다. 결코 예쁘지 않고, 차라리 못생긴 편에 드는 이 여배우는 감독과 늘 함께 한다. 비록 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으나 그가 숨쉬고 있는 이 도시에 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그 외에도 주변에는 아테네움 미술관, 키아스마 현대 미술관이 있다. 멀지 않은 곳에 나무로 만든 캄피(Kamppi)교회도 주목할 만하고 암석교회(Temppeliaukio Kirkko)도 유명하다. 또 국립박물관(Kansallismuseo)과 핀란디아 홀(Finlandia Hall), 올림픽 스타디움도 관광 목록에 빠지지 않는다. 또 유명한 관광지가 시벨리우스 공원(Sibelius Park)이다. 민족음악파인 얀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1865~1957)를 기리기 위해 만든, 600개의 철제 파이프로 제작한 기념비가 있다. 실자리안 나이트 클럽 체험 잊지 못해 여행의 백미는 헬싱키~스톡홀름으로 떠나는 선상 여행이다. 오후 3시 30분 경, 올림피아 터미널에는 사람들이 몰려 든다. 실자라인(siljaline) 여객선은 어마어마한 크기다. 1991년에 건조한 이 배는 약 6만 톤으로 선상에서의 높이만도 6층이다. 자동차 400대와 버스 60대를 탑재 할 수 있으며 탑승인원은 3000명에 육박한다. 2002년에 새롭게 리모델링한 배다. 배 안으로 들어서면 신천지다. 3인조 젊은 클래식 밴드가 연주하면서 환영한다. 일반 식당 여러 개, 뷔페 식당, 면세점, 옷가게, 바와 가라오케, 카지노, 나이트클럽, 사우나 등. 오후 5시에 출발한 배는 그 다음날 오전 9시 30분경에 스웨덴 스톡홀름에 도착한다. 이 선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체험은 나이트 클럽이다. 환히 불이 켜진 무대에서는 올드 팝송이 울려 퍼진다. 목소리가 흐느적거리는 에릭 클랩튼의 ‘원더풀 투나잇', 이럽션(Eruption)의 노래지만 우리나라 가수 방미가 불렀던 ‘원 웨이 티켓’, 일본인들이 많이 타는지 일본 노래도 부른다. 주변을 둘러보면 거의 다 노년층이다. 플로어에서는 나이든 커플이 춤을 춘다. 넓은 무대에 새로운 무희와 가수가 등장하면 조명은 더 화려해진다. 밤이 깊어가도 클럽을 떠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이 발산되는 곳. 분명코 어느 누구라도 이 크루즈 여행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Travel Tip! 항공편 핀에어(www.finnair.com/kr)가 인천~헬싱키 구간에 직항 편을 운항 중이다. 소요시간은 약 9시간 30분으로, 오전 10시 20분에 인천에서 출발하면, 당일 오후 2시에 헬싱키에 도착한다. 현지교통 핀란드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된다. 장거리 여행을 하려면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운행 시각이 정확하며 열차 환승도 편리하다. 예약사이트 www.tallinksilja.com, 한국사이트: www.siljaline.co.kr 통화 유로 전압 220v 언어 핀란드어와 스웨덴어가 공용어, 어디서든 거의 영어로 대화 가능. 시차 한국보다 7시간 늦다. 서머타임 적용 시에는 6시간 느리다. 기온 헬싱키는 12월~3월 평균 기온이 영하 5도를 웃돈다. 때로는 4월 초까지 눈이 내리기도 하며 매서운 바람이 불기도 한다. 물가 헬싱키의 물가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지역의 국가들 중 가장 낮다. 특히 헬싱키 카드와 ‘가족 요금 제도(Family Tickets)’는 핀란드 배낭여행의 부담을 줄여주는 좋은 제도다. 쇼핑 정보 헬싱키의 주요 쇼핑지역은 에스플라나디 공원, 알렉산터린카, 구시가지 등이며 상점은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음식 정보 헬싱키 에스플라나디 광장과 원로원 광장 근처에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다. 헬싱키 마켓광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생선요리를 맛볼 수 있다. 살미아키(salmiakki)라는 투명한 검은색의 단단한 젤리가 나름 유명. 단, 특유의 암모니아 향 때문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숙박 정보 요금과 운영기간이 시즌마다 천차만별이다. 단 헬싱키의 호스텔은 시트비를 따로 받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주변 볼거리 시간이 많다면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라플란드(Lapland) 이발로(ivalo)나 산타 마을 로바니에미(Rovaniemi)를 찾아도 좋을 것이다. 그 외 사우나의 본고장에서 리얼 사우나 체험도 해 봄직하다. 핀란드에는 약 250만여 개의 사우나가 있다고 한다. 사우나 카페, 사우나 바, 사우나 아일랜드, 사우나 버스 그리고 심지어 곤돌라 사우나까지 있다. 글·사진 이신화(의 저자, www.sinhwada.com)
- 2016-02-1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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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산다는 것 PART4] 혼자 사는 데 대한 잘못된 인식 9가지
- 미국인들의 가족 구조가 크게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가족에 대한 애착이 강한 기독교의 나라, 미국에서도 혼자 사는 사람이 급속히 늘고 있다. 전체 성인 중 독신(미혼, 이혼, 사별 포함)은 지난 1950년 22%에서 최근에는 50%를 넘어섰다. 이 여파로 혼자 사는 1인 가구도 전체 가구의 9%(400만 명)에서 28%(3100만 명)로 급증했다. 저명 사회학자인 에릭 클리넨버그(Eric Klinenberg) 교수는 7년에 걸쳐 혼자 사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라는 저서를 발간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글 남진우 뉴욕 통신원 / 출처 미국은퇴자협회(AARP) - 미국에서도 1인 가구가 대세 - 경제력 높을수록 혼자 살려는 경향 높아 - 재혼보단 친구로 지내길 원하는 사람이 많아 - 혼자 사는 연령 그룹 갈수록 낮아져 - 피붙이와 정 나누되 떨어져 살기 희망 - 혼자 사는 이가 더 건강하고 사회성 높아 - 환경 보호에도 혼자 사는 사람이 더 기여 이제 미국에서 1인 가구는 핵가족이나 다세대가족, 룸메이트나 그룹형 가구보다 더 보편적인 형태가 되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런 현실이 사회적으로는 외면을 당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런 현실을 아예 무시하거나 잘못된 사회현상으로만 보고 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20대 솔로들은 룸메이트와 함께 지내는 것보다 혼자 살 때 더 어른스러운 느낌이 든다고 하고, 30대 솔로들은 일터에서 이래저래 부대끼다 보니 집에서는 혼자 있어야 스트레스가 풀리고 평화로운 느낌이 든다고 한다. 젊은 세대만 그런 게 아니다. 나이 90의 할머니도 그간은 가족들을 위해 살았지만 이젠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한다. 혼자 사는 데 대한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인식과 솔로들의 실생활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같이 살고 싶은데 어쩔 수 없으니 혼자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클리넨버그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제적 능력만 되면 혼자 사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 같은 불경기에도 나 홀로 가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대료나 관리비 등 생활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지만, 그럼에도 혼자 사는 것을 택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어쩔 수 없어 같이 산다는 말이 더 적절한지도 모른다. 혼자 사는 사람은 대부분 나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나이를 보면 35세에서 65세 사이가 가장 많다.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솔로족은 18세에서 34세 그룹이다. 1950년대에는 50만 명에 불과했던 이 젊은 솔로 그룹이 이제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로 가면 솔로족의 연령은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자녀나 손자와 함께 살고 싶어 할 것이라는 일반 인식도 현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몇 년 전 는 “노인들도 같이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크게 다루어 큰 관심을 끌었다. 이 기사의 골자는 노인들도 피붙이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살기를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클리넨버그 교수의 인터뷰에서도 80대 할머니가 “딸과 사위는 정말 화나게 하며, 11살의 친손자는 귀엽고 사랑스럽긴 하지만 너무 삐뚤어져 있어 믿음이 가지 않는다”면서 “가급적 떨어져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성이 독신으로 혼자 살면 결혼을 굉장히 하고 싶어 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직장을 다니는 많은 여성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것이 훨씬 낫다고 보고 있다. 특히 남편의 병수발을 하다가 사별한 노년층 여성들은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겨도 결혼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여성들은 남자친구와 집에서 함께하기보다는 외출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외롭고 불행하고 고립됐을 것으로 보는 인식도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57세에서 85세 사이의 미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혼자 사는 사람이 배우자가 있는 사람보다 오히려 친구나 이웃들과 잘 사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보통 가난하고 절망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회보장제도와 개인연금 덕분에 전혀 그렇지 않다. 클리넨버그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인들은 예전에 비해 재정적으로 훨씬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때문인지 1950년대에는 노인 10명 중 1명이 혼자 살았지만 지금은 3명 중 1명이 혼자 살고 있다.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혼자 살기가 쉽지 않다. 흔히들 미국인은 개인주의에다 자립심까지 강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혼자 사는 비율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사실과는 좀 차이가 있다. 세계에서 혼자 사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 4개국이다. 이처럼 스칸디나비아인들이 혼자 사는 비율이 높은 것은 세계 최고의 사회복지제도 덕분이다.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으니 구태여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기대어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혼자 사는 것이 에너지 절감과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하면 좀 의아하겠지만, 사실이다. 클리넨버그 교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은 주로 아파트나 연립 같은 도시의 다세대 주거지에 살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비해 4인 가구의 경우 보통 70평 규모의 단독주택에다 차 2대를 굴리니 에너지 소비가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 많은 사람이 혼자 살다가 몸이 아프면 정말 낭패 아니냐고 많이들 우려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대부분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여 친구나 친지, 이웃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즈음 노인들은 예전에 비해 훨씬 건강하고 활동적이어서 질병에 대한 걱정은 크게 줄어들고 사회적 네트워크는 점차 강해지고 있다. ◇Iowa State University 대니엘 러셀(Daniel Russell) 박사의 고독측정법 10개 항목을 체크하여 얼마나 외로운지 알아보자. 살아가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내가 얼마나 외로운지, 다른 사람들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알고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감기를 방치하다 큰 병을 얻듯이 외로움을 별 것 아니라고 여기다 우울증으로 비화될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을 간단히 측정할 수 있는 기법을 ISU의 대니엘 러셀(Daniel Russell) 박사가 고안했습니다. 먼저 아래 10개의 항목에 대해 자신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체크해 봅시다. 1. 어떤 일을 하면서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해야 하는 것이 불행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2.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3. 혼자인 것이 견디기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4.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5. 특별한 일이 없는데 누군가로부터 편지나 전화가 오기를 기다릴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6. 완전히 외톨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7.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고 대화하는 것이 참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8. 누군가가 정말 그리울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9. 친구 사귀기가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10. 주변 사람들로부터 따돌림 당하고 고립됐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자! 체크가 끝났습니까? 10개 항목별로 체크한 번호(①~④)를 다 더해봅시다. 합한 수치가 25점 이하면 평균, 25점 이상이면 상당히 외로운 상태이며, 30점 이상이면 매우 외로운 상태입니다.
- 2015-07-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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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고] 임두식씨 별세 - 임병화씨 부친상
- ▲임두식씨 별세, 임병화(수원대 교수)ㆍ병천(코스콤 경영혁신노사공동TF팀 과장)씨 부친상, 김민경(김앤장법률사무소 연구원)ㆍ송영진(스칸디나비아코리아 대리)씨 시부상=18일 오전 횡성장례문화센터, 발인 20일 오전, 033-344-4449
- 2014-08-19 0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