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환경부가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보면, 폭염・기온 증가로 인한 사망 및 질병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에서 많이 나타난다.
질병관리청의 ‘기후보건영향평가 보고서’에서도 지난 10년 새 폭염 일수가 가장 길었던 2018년에는 65세 이상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연평균 두 배 이상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후위기가 왜 노년에 더 위험한지, 노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2021년 8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가장 최신의 과학적 근거를 발표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10ppm으로 높아졌으며, 산업화 이전에 비해 전체 지구의 평균 온도가 1.09℃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전체 지구 평균 온도가 1.5℃ 상승하는 ‘1.5℃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of 1.5℃)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예측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종 재난 상황에 취약한 노인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의 68.5%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가 무엇이길래
기후위기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전 세계적 문제로 떠오르며,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것일까? ‘기후위기’라는 말은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1980년부터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4년 ‘기후위기연합’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했다.
우리나라는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 제2조제2호에 따라 기후위기를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날씨뿐만 아니라 물 부족, 식량 부족,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 문명에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여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수십 년 넘는 기간 동안 지속되는 기후의 평균 상태나 그 변동 속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동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인간 행위로 인한 것이든 자연적인 변동(Variability)이든 시간의 경과에 따른 기후의 변화를 포괄하는 것이다. 또한 유엔기후협약(UNFCCC,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은 ‘전 지구 대기의 조성을 변화시키는 인간의 활동이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원인이 되어 충분한 기간 동안 관측된 자연적인 기후변동성에 추가하여 일어나는 기후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왜 노인이 더 위험할까?
기후위기로 인해 피해를 보는 계층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즉 사회경제적 상태에 따라 환경 피해를 더 많이 입을 수 있다는 것으로 노년층이 대표적이다. 이는 폭염・한파 등 환경 노출 요인으로 인한 온열질환은 물론이고 가뭄・홍수・폭풍 등에 따른 감염병이 노년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기후솔루션과 60+기후행동의 50세 이상 진정인 123명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국가가 미흡한 기후위기 대응으로 노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기후 진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들의 진정은 기각되었지만, 정책 공고를 위해 인권위를 주측으로 실태조사를 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인권위에 직접 진정을 낸 것에 대해 나지현 60+기후행동 대표는 “스위스 여성 노인들이 유럽인권재판소에 ‘기후소송’을 내고 승소한 것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질병관리청이 펴낸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온열질환 사망자의 68.5%가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이는 기후위기로 인해 노인의 생명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온열질환은 노년층에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 질환 및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어 사망자 수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많이 나타난다고 예측했다.
질병관리청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 2023년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 1일 사망자 수가 7명이며, 연도별 사망자 수도 32명으로 2018년 48명에 이은 두 번째라고 밝혔다. 국가 응급진료 정보망 자료(DB) 및 국민 건강정보 자료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29.5%를 차지했고, 인구 10만 명당 온열질환자 수는 80세 이상이 11.5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중 2018년에 전국 평균 폭염 일수가 31일으로 가장 많았으며,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을까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1.5℃로 제한하기 위해 넷 제로(Net Zero) 등 탄소중립 정책을 실천한다고 해도 기후위기를 막는 건 쉽지 않다. 특히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진 못해도 나빠지는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IPCC는 앞으로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없다면, 2030년에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이 1.5℃에 도달하고, 2100년에는 3.2℃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폭염과 홍수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는 빈도와 강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해수면이 상승한다. 2023년 11월 22일에는 지구 평균 기온이 2.7℃ 상승하면 전 세계 인구 20억 명이 인간이 버티기 힘든 폭염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처럼 온열질환으로 인한 위협이 명확한 상황에서 노년층에 적합한 기후대응 정책 마련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7월 국회의원회관에서 ‘기후위기와 노년층의 생명권 보호’를 주제로 노년층의 특성으로 인한 기후 피해에 대해 토론하고, 필요한 제도적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개최된 바 있다. 이 세미나에 참석한 나지현 대표는 “기후위기 취약계층의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와 역학조사가 실시되어야 한다”며 “기후위기로 인한 생명권과 생존권은 현재와 미래에 인권의 가장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기후 피해를 방지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세우기 위해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기후 약자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에 남인순 의원과 이소영 의원은 “기후변화가 인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하고, 정부 각 부처의 정책 내용에 기후위기를 막고 보건의료 정책·교육·주거 환경 개선,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해 옥외노동자 휴식 의무화,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 대응 등 기후 피해에 대응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노년의 생명과 기본권을 위한 정책 필요
현시점에서 지구는 기후변화를 포함한 여러 평가지표가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어 돌이킬 수 없는 환경 변화가 도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이기에, 극심한 기후변화에 따른 노년층 피해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UN 노인 인권 독립 전문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보호 대책은 사회보장 체계를 비롯해 주거 환경, 재난 관련 정보 전달 시스템, 의료 인프라 등의 요소가 통합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적응 대책은 폭염에 따른 쪽방촌 주민 피해 완화, 폭염에 따른 야외노동자 건강 보호 같은 단편적인 조치는 있지만, 통합적인 취약계층 보호 대책이라 할 만한 것이 없는 상황이다.
어쩌면 폭염・가뭄・홍수 등 기상이변은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마지막 위험신호일 수 있다. 현재의 심각한 기후위기 속에서 대한민국 국민, 특히 노년층의 생명과 기본권을 위한 정책 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 월급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걸 보는 거예요. 나를 살아가게 하는 이유죠.”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베어크릭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B 할머니’로 불리는 바바라 버넷(81) 씨가 플로리다 지역방송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녀는 위탁 조부모 프로그램(Foster Grandparents Program)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들로 고령자의 사회참여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주도하는 아메리코프 시니어즈(AmeriCorps Seniors)가 대표적이다. 55세 이상만 지원할 수 있으며 위탁 조부모 프로그램, 시니어 동반자 프로그램, 퇴직 봉사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1965년부터 시작된 위탁 조부모 프로그램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히며 더 많은 고령자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고령 자원봉사자와 아이들을 1:1로 연결해 주로 교육 시설에서 봉사가 이뤄진다. 고령자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운동화 끈 묶기’ 같은 작은 것부터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서적으로 기댈 수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주는 것이 목표다.
프로그램 자원봉사자는 일주일에 최소 15시간에서 최대 40시간까지 봉사할 의무가 있다. 현장 투입 전에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 필요한 훈련을 받는다. 이후 현장에 투입되면 사고재해보험에 자동 가입되며, 식사비·교통비 같은 부대 비용과 시간당 3달러의 활동비를 받는다.
55세 이상이면서 연간 수입이 약 2만 5520달러(약 3506만 원) 미만이어야 지원할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로 받는 소득은 미국의 아르바이트 시간당 시급 13달러에 비하면 아주 낮은 수준이지만, 공식 소득으로 포함하지 않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회보장 정책에 참여하는 데도 지장이 없다.
고령자들은 아이들과 꾸준히 시간을 보내면서 보람을 느낀다. 훈련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것을 익힌다는 성취감도 얻는다. 외로움과 고립감이 해소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이바지한다는 뿌듯함까지 얻어가는 것. 오프라인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기간에는 온라인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정부 지원으로 컴퓨터와 프로그램 활용법을 배워 장거리에서도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봉사활동 지원자는 더욱 늘었으며, 교육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은 지역의 아이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연방정부는 2022년 전국 각지에서 오찬 행사를 열고 3년 넘게 일한 자원봉사자에게 특별 표창을 수여했다. 2024년 6월 뉴욕 브룸 카운티는 최근 2년간 활동한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축하하는 자체 행사를 열었다. 브룸 카운티 위탁 조부모 프로그램 책임자인 프랜시 키프(Francie Keefe) 씨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지만, 브룸 카운티 아이들을 돕는 데 헌신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아이들에게 조부모와 같다”며 “지역사회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들이 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오래도록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또한 지역사회에 도움을 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고령자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고립감·외로움 같은 정서적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고령자 자원봉사 프로그램
코제너레이트(CoGenerate)
글로벌 비영리기관으로, 고령자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세대와 교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앙코르 팔로십’은 사회적 벤처기업, 협동조합 등에 고령자를 연계해 6~12개월 동안 일하게 하고 생활비를 지원한다. ‘제너레이션 서빙 투게더’는 청년, 중장년, 노년층 자원봉사자가 모여 지구 온난화, 사회적 고립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통 이슈에 대한 문제 해결 방법을 함께 개발하는 프로그램이다.
AARP 익스피리언스 코프(Experience Corps)
미국은퇴자협회(AARP)에서 운영하는 지역사회 기반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다. 20개 이상 도시에서 3만 명 이상의 아동과 고령 자원봉사자를 연결하고 있다. 고령 자원봉사자는 아동의 읽기 능력을 키워주는 강사 역할을 한다.
은퇴경영자봉사단(Service Corps of Retired Executives)
스코어(SCORE)라 불리는 이 봉사단은 미국 전역에 걸쳐 활동하는 비영리기관이다. 현직에 있거나 은퇴한 사업주 또는 기관의 고위 임원 근무 경력이 있는 자원봉사자가 중소 자영업자나 예비 창업주에게 무료로 경영 관련 도움을 제공한다. 연령 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대부분 은퇴한 사업주들이 참여하고 있다.
출처 국제사회보장리뷰 2023년 가을 26호 ‘미국의 고령자 자원봉사 프로그램 현황과 시사점’
권영태(52) 씨는 2019년 중국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무려 16년 만의 귀국이었지만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나이는 50대 진입을 앞뒀는데, 보유하고 있는 뚜렷한 기술이 없는 게 문제였다. 이에 권영태 씨는 뭔가를 배워야겠다고 생각, 국비지원이 되는 한국폴리텍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대구에 거주하던 권영태 씨는 2020년 대구 캠퍼스를 찾았다.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기술 자격증을 더 보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의 관심을 끈 분야가 공조냉동. 공조냉동 신중년특화과정 교육은 대전 캠퍼스에서 진행됐다. 그는 대구에서 멀리 대전까지 찾아가며 학구열을 불태웠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수업이 진행됐는데요. 신중년특화과정은 신중년 눈높이에서 교육을 해주고, 지원도 아낌없이 해줍니다. 기숙사도 지원해줘서 학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죠. 한국폴리텍대학이 어떤 개인 학원보다 좋은 것 같아요.”
권영태 씨는 4개월 동안 공조냉동·에너지·가스 세 분야의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실기시험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 관심을 조금만 더 갖고 시간 투자를 하면 자격증을 병행 취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자격증이 많으면 취업할 때 이점이 된다.
“저는 문과, 경영학과를 졸업했어요. 필기시험은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실기시험은 처음 해보는 거라 힘들더라고요. 실기시험은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니까 손에 익도록 연습을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학교에서 실습을 많이 할 수 있게 지원해준 덕에 실기시험도 잘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권영태 씨는 한국폴리텍대학 교육 수료 후 곧바로 취업에 성공해 지난해 7월부터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일하고 있다. 선수촌 용역회사와 계약해서 근무하게 된 것. 그는 기계팀에 소속돼 냉난방기 관리 및 공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권영태 씨는 이제 경력 1년 차로 많이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자기 사업을 하던 사람인데 신입부터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웃으며 “그런 생각이면 자격증 취득도 못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하나라도 더 배우고 내 기술을 발전시킨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영태 씨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의 장점에 대해 “기술직이다 보니 정년이 보장된 점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하면서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경영학과가 유사 관련 학과로 인정받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권영태 씨는 이후 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도 있고, 창업도 생각하고 있다. 어쨌거나 기술을 갖고 있으니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의 선택지가 다양하다고 느낀다.
“요즘은 정년이 되기 전에 퇴직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새로운 방향이나 길을 찾아야 될 텐데 조금만 노력해서 정보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우리 주변에 국비지원 교육도 많거든요. 전 친구들한테 한국폴리텍대학 수업을 많이 추천합니다. 문과를 나왔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자신한테 맞는 기술을 찾으라고 말해요. 국비 교육을 잘 활용해서 기술 자격증을 취득하면 앞으로 10년, 길게는 30년의 생활이 좀 더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런 희망을 갖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세요!”
지구온난화 시대에 공조냉동 분야가 주목받는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공조란 공기조화(Air Conditioning)의 줄임말이다. 공조냉동 업무를 쉽게 설명하면 건물의 냉난방을 관리하며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공조냉동 분야 취업의 첫 단계 자격증이자 누구나 취득할 수 있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를 소개한다.
공조는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박테리아·먼지·유해 가스를 제거해 실내에 있는 사람과 물체에게 가장 쾌적한 환경을 조절하거나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현장에서 공조냉동기계를 설치·운전하며, 냉매를 교환·보충하는 업무를 맡는다. 압축기, 응축기, 증발기, 펌프, 모터, 밸브 등과 같은 부속 설비를 관리, 보수, 점검하는 업무 또한 수행한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지구온난화와 맞물리며 주목받는 직업이 됐다. 기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미세먼지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쾌적한 환경에 대한 갈증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공기조화와 냉동기계설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유지·보수를 하는 엔지니어의 수요가 늘어났다. 앞으로 없어서는 안 될 직업으로 예상되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누구나 자격증 취득 가능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국가기술자격증을 발행한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 제도는 냉동과 공기조화에 관한 공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공조냉동기계와 관련된 생산, 공정, 시설, 기구의 안전관리 등의 직무를 담당할 기능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제정됐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공조냉동기계 분야 첫 단계로,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다. 다만 전문계 고등학교에서 기계과·냉동공조과 등 관련 과를 전공했거나, 직업전문학교나 전문기술학원 등을 통해 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증 취득에 좀 더 유리하다.
기능사 위의 단계인 산업기사, 기사, 기술사는 응시 자격이 있다. 전문대학 이상 관련 학과를 졸업했거나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다른 말로 설명하면 공조냉동기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고 경력이 없다면 무조건 기능사 자격증부터 취득해야 한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은 필기시험, 실기시험에 모두 합격해야 주어진다. 둘 다 1년에 4번 시행되며,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받아야 한다. 자격증 시험 응시자는 인기를 입증하듯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필기시험은 2021년 기준 7913명이 응시했으며, 4047명이 합격했다. 합격률은 51.1%다. 실기시험은 57.7%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그 이전 연도 통계도 비슷했으며, 평균 합격률은 50% 정도라고 보면 된다.
필기시험 과목은 공조냉동, 자동제어 및 안전관리다. 냉동기계, 공기조화, 보일러설비 설치, 유지·보수공사 안전관리, 자재관리, 냉동설비 설치, 공조배관 설치 등에서 문제가 출제된다. 객관식 4지 선택형 60문항이 출제되고 시험 시간은 1시간이다. 기출문제를 위주로 열심히 공부하면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다.
실기시험은 2022년까지 작업형(동관 작업+동영상)으로 시행됐으나, 2023년부터는 작업형의 동영상 시험이 폐지되고 필답형이 도입되어 복합형(동관 작업+필답형)으로 시행된다. 동관 작업은 주어진 재료를 활용해 도면과 같이 작품을 제작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시험 시간은 약 2시간이다. 경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실기시험이 어렵기 때문에 전문 교육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실기시험을 치를 때 유의할 점은 동관 작업 시험을 위해 준비물을 지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제시한 준비물은 유성 사인펜, 직각자, 계산기, 몽키스패너 등 종류도 다양하고 총 18종에 이른다. 그러나 준비물을 지참하지 않았다 해도 감점이 되진 않는다. 작업에 꼭 필요한 물건들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공구 위주로 준비물을 지참할 것을 조언했다.
중장년 취업에 왜 좋을까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정년이 없는 기술직으로 중장년을 위한 취업 교육이 확대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에서는 공조냉동 직종 신중년특화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전액 국비지원 교육과정이다.
신중년특화과정에서는 △공조냉동설비 △배관설비 △용접설비 △CAD △설비 자동제어 등을 교육한다. 교육생들이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에너지관리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해 현장 실무를 이끌어갈 기술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백승문 한국폴리텍대학 녹색산업설비학과장은 공조냉동 분야가 유망 직종인 이유에 대해 “요즘은 모든 건물에 냉난방 시설이 잘돼 있고, 큰 건물에는 기계실이 따로 있을 정도다. 이로 인해 공조냉동 분야의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기계설비법이 바뀌어서 의무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중장년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승문 학과장은 “보통 나이가 들면 취업이 어려운데 공조냉동 분야는 50대 중반에 은퇴한 후에도 취업이 가능하다. 60대까지도 괜찮다”고 말했다. 백 학과장은 “산업설비 계열은 워낙 수요가 많고 70대까지도 일할 수 있어서 제2의 직업으로 좋다”고 덧붙였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다양한 방향으로 취업할 수 있다. 에너지와 가스 자격증을 함께 따면 취업이 더욱 쉬워진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 취득 후 주로 공조냉동설비 관련 업체, 냉난방 및 냉동장치 제조업체, 냉동고압가스업체, 식품냉동업체 등으로 취업한다. 건설업체, 감리전문업체, 엔지니어링업체, 정밀기계제조업체, 제약회사 등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의 기술인력,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의한 냉동기 제조시설의 안전관리책임자,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한 감리전문회사의 감리원 등으로도 고용될 수 있다.
전문가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의 평균 연봉은 3000만 원 정도라고 짚었다. 경력을 쌓아 기사 이상 되고 능력을 인정받으면 4000만 원대 이상도 벌 수 있다고 한다. 나아가 기계설비유지관리 선임이 되거나 창업하면 더욱 많은 수익이 보장된다.
환경과 패션을 결합한 신개념 패션쇼에 시니어 모델들이 나섰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시 중구 신당동 르돔에서 진행된 ‘FASHION for ECO with EMA’가 성료했다.
이번 행사는 ‘친환경, 지구를 살리자’라는 주제로 (주)엘리트모델에이전시(EMA)와 K-패션의 리더 와이쏘씨리얼즈(Whysocerealz), 트리플루트(TRIPLEROOT)가 함께 기획했다. 패션쇼뿐만 아니라 MUD의 댄스 퍼포먼스, 나무 심기, 바자회 등 환경을 생각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시선을 끌었다.
패션쇼의 또 다른 특이점은 무대에 오른 모델들이 모두 시니어모델이라는 점이다. 엘리트모델에이전시는 시니어모델 전문 에이전시이자 아카데미다. 시니어모델들은 패션쇼의 의미가 좋아 적극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패션쇼의 의상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책임졌다. 즉, 환경보호를 주제로 신구가 조화를 이루며 의미를 더했다.
와이쏘씨리얼즈 이성빈 디자이너는 ‘FASHION for ECO with EMA’를 연 배경에 대해 “트리플루트와 EMA와 함께 행사를 추진하고 있었는데 콘셉트에 대한 논의 중 ‘ECO’, ‘친환경’, ‘지구를 살리자’의 콘셉트로 하면 어떨까라고 의견을 제시했고, 모두 동의해 진행됐다”라고 밝혔다.
이성빈 디자이너는 “쇼를 두개의 파트 ‘일상생활 속 환경오염 vs 일상생활 속 지구 지키기’로 나눴고, 반전되는 무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쇼를 준비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서 “그동안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모르고 살았다. 제가 일상에서 하는 행동들이 ‘나쁜’ 행동이라는 것도 몰랐다. 모르는 게 약이 아니라 아는 것이 힘이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쇼에서는 ‘일상생활 속 환경오염’에 대해 일회용 컵으로 커피 마시기, 텀블러·물티슈·치약 과다 사용, 유튜브 과다 시청 등을 언급했다. 반대로 ‘일상생활 속 지구 지키기’에 대해서는 전기 절약, 계단 사용, 헌 옷 기부, 손수건 사용 등 일상에서 쉽게 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이성빈 디자이너는 “이번에 쇼를 준비하면서 배운 게 많다. 당장 평소에 사용하는 일회용 컵부터 친환경 소재로 바꾸게 됐다. 포크·나이프, 포장재, 완충재, 봉투 등도 마음만 먹으면 모두 친환경 소재로 바꿀 수 있겠더라”고 말했다.
트리플루트 이지선 디자이너는 “환경과 패션의 만남을 통해 일상에서부터 작은 행동들을 실천해 변화를 희망했다. 모든 실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하신 100분께 감사드린다.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해 우리의 취지와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알렉스 강 EMA 대표는 “단순히 즐기는 패션쇼가 아닌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의미 있는 패션쇼를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패션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지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로 융합될 때 더 많은 의미와 멋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환경보호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됐다. 앞으로도 시니어모델들과 함께 친환경적,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패션쇼를 기획하려고 한다”면서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2021년 핫했던 전시로 ‘아트 오브 뱅크시’ (The Art Of Banksy : Without Limits)를 꼽을 수 있다.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한 뱅크시(Banksy)는 영국의 미술가 겸 그래피티 작가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1000만 명대로 생존하는 화가 중 가장 인기가 많다. 도대체 뱅크시가 누구길래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뱅크시와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뱅크시는 누구인가?
‘뱅크시’는 가명이고, 얼굴, 나이 모두 베일에 싸여 있다. “뱅크시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지만, 모두가 그가 누군지 안다”라는 말까지 생겼다. 뱅크시의 본명은 로버트 뱅크스이며 1974년 영국 브리스톨 출생으로 추정된다. 로버트 델 나자(영국 유명 밴드 ‘매시브 어택’ 멤버)도 뱅크시로 의심받은 적이 있는데, “우리는 모두 뱅크시다”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이는 뱅크시가 개인이 아닌 창작 집단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추가했다.
뱅크시는 1990년대부터 활동 중이다. 브리스톨의 지하 무대에서 성장해 점점 전 세계 도시의 거리, 벽, 다리 위로 작품 활동을 뻗어나갔다. 뱅크시는 전쟁과 난민, 불평등, 비인간성, 자본주의, 권위주의, 기후 온난화 같은 사회적 주제를 다루며 비판적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특히 2018년 ‘풍선과 소녀’(Girl with the Balloon) 파격 퍼포먼스로 유명해졌다.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00만 유로 이상으로 그림이 낙찰된 순간, 뱅크시는 미리 프레임 밑에 장치해둔 분쇄기를 원격으로 가동해 그림을 즉석에서 분쇄했다. 돈으로 구매하는 자본 미술 시장을 비판한 퍼포먼스였다.
‘아트 오브 뱅크시’, 짝퉁 전시인가?
‘아트 오브 뱅크시’는 개막 당시 ‘짝퉁 전시’ 논란이 일었다. 알고 보니 오리지널(원본) 작품 전시가 아니었고, 더욱이 뱅크시의 허락을 받지 않은 사실이 알려졌다. 뱅크시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내 이름을 내건 전시회 중 나와 합의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 이름을 내건 모든 전시는 가짜(FAKE)”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시 주최사는 “대표 벽화 등 뱅크시의 예술 세계를 재현한 작품 외에도 ‘POW(뱅크시가 2003년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기 위해 설립한 딜러) 인증’을 받은 뱅크시의 원작들이 포함돼 있다”라며 “이런 소란마저 뱅크시스럽다”고 밝혔다. 전시회 작품 중 오리지널은 27점, 나머지 120여 점은 레플리카(복제본)로 알려졌다. 주최사는 뱅크시의 작품 세계를 공감각적으로 이해하고, 그가 던지는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는 전시라고 강조했다.
‘아트 오브 뱅크시’ 직접 가보니
‘아트 오브 뱅크시’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입장료 2만 원이 아깝다”와 “뱅크시가 궁금하다”로 나뉜다. 이에 직접 전시회를 찾아봤다. 여전히 사람은 많았다. 화려한 조명과 함께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지루하지 않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공간 활용률이 높은 전시였다. 뱅크시의 세계관과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꼼꼼히 채워져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많았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뱅크시의 작품 대부분은 스텐실 작업(종이에 글자나 무늬, 그림을 그린 후 그 모양을 오려서 구멍에 스프레이를 뿌려 완성하는 방법)을 거쳤다.
또한 영국에서 5주간 한정 운영했던 ‘디즈멀랜드’를 재현한 퍼포먼스, 멀티미디어로 재창작된 작품들도 눈에 띈다. 전시회 중앙에는 뱅크시의 대표작 ‘풍선과 소녀’의 멀티미디어 작품이 있다. 시리아 내전의 아픔이 전해져온다. 뱅크시의 작품에는 전쟁 혹은 빈곤의 어두운 배경 속에 아이들이 있다. 이를 통해 그는 ‘희망은 있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그런가 하면 사전 지식이 없어도 뱅크시가 영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는 영국인으로서 자부심도 있으면서 비판적인 시선도 갖고 있다. 영국 고위층을 꼬집는 작품이 많다.
뱅크시는 인간을 원숭이로 많이 표현한다. 특히 그는 ‘원숭이 여왕’(Monkey Queen)이라는 작품으로 영국 여왕을 원숭이로 표현해 화제를 모았다. 뱅크시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위임된 의회’(Devolved Parliament)에서는 브렉시트를 논의하는 하원들의 모습이 침팬지로 표현됐다. 뱅크시 작품 속 원숭이는 인류의 본성을 풍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그의 작품에는 원숭이 말고 쥐도 많이 등장한다. 쥐는 노동자의 삶을 사는 일반 소시민을 표현한 듯하다. 또한 반체제적인 성향의 뱅크시는 경찰들을 풍자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왕실근위대가 소변을 보는 발칙한 그림도 있다.
뱅크시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전시회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는 그냥 평범한 영국 사람이었다. 우리는 때로 정부가 답답할 때도 있고, 전쟁으로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환경이 보존되기를 바란다. 뱅크시는 그것을 작품으로 표현한, 용기가 조금 더 있는 사람이었다. 이제야 그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이유를 알겠다. ‘우리 모두는 뱅크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해진다.
여름철 유난히 발병이 잦은 질병이 있다. 중장년 남성에게는 ‘요로결석’이 대표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요로결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2015년 26만6493명, 2017년 28만3754명, 2019년 30만7938명으로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다른 계절에 비해 7~9월 여름철에 요로결석 환자가 많았는데, 특히 8월에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2배 가량 많다. 연령대별로는 젊은 연령층보다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요로결석 환자 증가 추세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은 매년 50만 여명이 요로결석 때문에 응급실을 찾고 있고, 환자 수는 지난 30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요로결석은?
요로결석은 요로계에 결석이 만들어져 소변 흐름에 장애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격심한 통증을 일으키거나 요로 감염, 수신증, 신부전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결석은 소변 속 칼슘과 인산염, 요산, 수산염 등이 결합해 결정체로 변해 나타난다.
요로결석 증상은 갑작스레 옆구리 통증 같은 측복부 통증을 느끼며 나타난다. 의학계에서 출산, 급성 치수염과 함께 ‘3’대 통증‘으로 부를 만큼 극심한 통증이 대표 증상이다. 남성은 하복부와 고환, 음낭으로, 여성은 음부로 통증이 뻗어간다.
결석이 방광 근처까지 내려와 위치하면 빈뇨 등 방광 자극 증상도 발생한다. 통증이 심할 때는 구역과 구토, 복부행만, 혈뇨를 동반하기도 한다. 또 요로 감염, 수신증, 신부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수신증은 콩판에서 요관과 방광으로 내려가는 길이 막혀 소변이 고이고, 이로 인해 막힌 부위 압력이 상승해 콩팥 신우와 신배가 늘어나는 증상이다. 신부전은 신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요로결석 치료법은?
요로결석 대부분은 소변에 포함돼 자연스럽게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깨진 칼날 조각이 엉겨 붙어있는 듯한 결석 모양 때문에 배출될 때까지 극심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따라서 비뇨기과를 빠르게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좋다.
비뇨기과를 방문하면 의사 진단에 따라 약물요법과 체외충격파쇄석술, 요관경하 배석술, 경피적 신쇄석술, 복강경 및 개복수술 같은 방법으로 빠르게 치료할 수 있다.
요로결석 원인은?
요로결석은 식이 습관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은 수분 섭취 감소다. 물을 적게 마시면 요석결정이 소변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요석이 더 크게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요로결석은 유전적인 소인이 있다는 것이 정설이나 후천적인 생활습관도 연관성을 보인다. 요로결석을 유발하는 식습관은 예방법에서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
비만도 요로결석 원인이다. 과체중이 되면 소변의 화학성분이 결석이 생기기 쉬운 상태로 바뀐다.
여름에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온도와 계절은 요로결석 발생에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서 소변량이 줄어든다. 그만큼 소변 농도가 짙어지면서 요로결석이 만들어지기 쉬워진다. 또 햇볕에 많이 노출되면 비타민D가 많이 만들어지는데, 이런 현상이 요로결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더운 여름철에 요로결석 환자가 늘어난다.
요로결석 예방법은?
요로결석은 식습관으로 쉽게 예방할 수 있다.
① 수분 섭취
수분 섭취 감소가 요로결석의 가장 큰 발병 원인이다. 따라서 가장 예방법에서도 가장 중요한 방법이 수분 섭취 증가다.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위해 하루 1.5~2L 가량의 수분 섭취를 권장한다.
② 과다한 염분 섭취는 금물
염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칼슘뇨를 유발하고 구연산 배설을 줄인다. 따라서 염분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염분이 많은 냉동 식품, 생선이나 육류의 캔류 가공식품, 김치, 간장, 피클, 된장,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③ 과도한 수산화나트륨 섭취 제한
소변에 수산화나트륨이 많이 나타나는 고수산뇨증도 요로결석의 위험 인자다. 따라서 과도한 수산화나트륨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수산화나트륨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견과류와 초콜릿, 시금치, 홍차, 양배추, 파, 부추, 딸기, 당근이 있다.
④ 과도한 단백질 편식 제한
날씬하고 단단한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흔히 있다. 그런데 단백질은 잘 알려진 요로결석 위험 인자다. 따라서 결석 예방을 위해서는 과도한 단백질 편식을 제한해야 한다.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 생선 등이 있다.
⑤ 적절한 칼슘 섭취
요로결석 환자에게 칼슘 섭취 제한은 오히려 결석 위험도를 높인다. 따라서 적절하게 먹는 것이 좋다. 칼슘이 많이 함유된 식품에는 저지방 요구르트와 밀크셰이크, 치즈, 우유, 연여, 버섯, 굴, 옥수수빵이 있다. 다만 고용량 칼슘 약제는 결석 위험도를 증가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⑥ 구연산 함유 식품 섭취
구연산은 결석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성분이다. 따라서 구연산 함유 식품을 먹으면 결석 예방에 좋다. 오렌지와 자몽, 귤 같은 시큼한 과일과 오렌지 주스에 구연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요로결석에 대한 잘못된 상식?
요로결석 진단을 받으면 “맥주를 많이 마시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맥주를 마시면 소변량이 늘어서다.
그러나 이 조언은 일부 중장년에게는 오히려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 소변이 지나는 통로에 크기가 6mm 이하의 작은 결석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알코올을 섭취하면 탈수현상 때문에 역효과가 생길 위험이 커진다. 맥주 속 퓨린 성분은 몸속에서 요산이 늘어나게 하는데 요산이 쌓이면 결석이 된다. 따라서 맥주 대신 물을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박형근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로결석 환자의 30~50%가 5년 안에 재발한다”며 “재발을 피하려면 평소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하는 습관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럼에도 재발이 자주 일어난다면 병원을 찾아 요로결석을 일으키는 감염, 소변 양 감소 같은 원인을 제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전까지 환경이 선택사항이었다면, 지금부터는 필수다. 환경보호는 더 이상 소수가 주장하는 가치가 아니다. 이제는 기업을 경영하는 일도, 식품을 고르는 일도, 집을 짓는 일에도 모두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세상이 변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지구의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 지난해 9월 세계기상기구(WM O)가 발표한 ‘2015~2019 전 지구 기후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이 지구 역사상 가장 덥고, 이산화탄소 농도도 가장 높은 기간이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는 이전 5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심각한 기후 위기를 지적하며 ‘탄소 중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슈 중 하나인 탄소 중립은 배출한 온실가스만큼 대기 중 온실가스를 제거해 순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기업이 탄소 중립을 목표로 했다면 기업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나무를 심거나, 탄소를 줄이는 기술과 관련된 투자를 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제시한 ‘그린딜’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10년 동안 1조 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2050 장기 저탄소 발전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연말쯤에 발표할 예정이다. 철강·석유화학·시멘트·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업계 관련자 및 각종 전문가와의 토론회를 활발히 개최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탄소 중립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다. 석탄과 같은 산업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을 통한 발전을 지향해야 한다. 정부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정책 수립을 위해 치열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투자 기준, ESG
탄소 중립은 ESG 투자에도 영향을 주었다. ESG 투자는 기업의 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투자다. 올해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투자 포트폴리오의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기업 경영에서 환경이 이제는 필수로 고려해야 할 투자 기준이 된 것이다.
ESG 투자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ESG 투자 및 정책 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 ESG 투자 규모는 2012년 13조3000억 달러에서 2018년 30조6830억 달러로 3배 정도 증가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향후 20년간 ESG 펀드에 20조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ESG 투자가 활성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수익률’이다. 지난 2월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ESG 투자 사례와 시사점’에 따르면, ESG 펀드는 ‘코로나19’라는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글로벌 투자 리서치 회사 모닝스타(Morning Star)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도 1분기에 유럽 전체 펀드 시장에서 1480억 유로가 이탈했지만, ESG 펀드에는 약 300억 유로가 유입되었다. 같은 기간 미국 ESG ETF에도 115억 달러가 들어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ESG가 중요해질 것이다. 환경오염 발생으로 인한 손해배상이나 임직원의 도덕적 리스크 같은 문제가 터지면 바로 불매운동이 일어난다. ESG 관리 여부가 기업의 성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떠오르는 비거 노믹스
‘ESG’가 투자시장의 먹거리라면, ‘비건’은 식품시장의 먹거리다. 최근에는 ‘비거 노믹스’(Veganomics)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채식주의자(Vegan)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채식주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를 뜻한다. 채식을 비롯해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고 물건을 만드는 전반적인 산업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시장이 바로 대체육 식품시장이다.
대체육은 진짜 고기처럼 만든 인공 고기로서, 향후 떠오르는 유망 식품 분야 중 하나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대체 육류시장 규모는 41억 달러로, 2026년까지 8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체육 시장은 ‘비욘드미트’(Beyondmeat)와 ‘임파서블푸드’(Impossiblefood)가 이끌고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2011년 설립된 푸드테크* 회사다. 두 회사는 코로나19 상황에도 건재함을 보여줬다. 지난 5월 비욘드미트는 1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4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같은 기간 새롭게 입점한 유통 점포만 777개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코로나19에도 끄떡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미국에서 일어난 육류 대란 때문이다. 육가공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대부분 문을 닫거나 부분적으로 운영됐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대체육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것이다. 대체육의 선호가 단순한 현상에 그치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체육 시장은 꾸준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현대의 밀집 사육, 도축 시스템이 전염병 확산에 일조한다는 분석과 함께, 영양뿐만 아니라 맛까지 더해진 대체육은 혁신적인 상품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미래에는 대체육 식품이 하나의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푸드테크(Food-tech):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식품 및 관련 산업에 4차 산업기술 등을 적용해 이전보다 발전한 형태의 산업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해외 사례로 본 제로 에너지
제로 에너지 건축 시대도 성큼 다가왔다. 탄소 배출이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제로 에너지 건축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건물 부문이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 중 36%로 집계됐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9%로 나타났다. 결국 건물이 탄소 배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셈이다.
필요성과 더불어 시장성도 갖춰졌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의 세계 산업시장은 2017년 기준 420조 원, 2024년은 156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필요성과 함께 시장성도 충분하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한국환경건축연구원 박진서 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권 문제가 부각되고,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이 더 강화되면 앞으로 제로 에너지 건축물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제로 에너지 건축은 단열과 공기 유출을 최대한 막아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거나,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 설비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건물을 짓는 것이다. 에너지 제로화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바깥 온도의 변화가 건축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적은 에너지로 실내 환경을 유지하게 하는 패시브,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지만 높은 성능으로 운전할 수 있거나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액티브가 있다. 예를 들면 패시브에는 고성능 창문, 액티브에는 고효율 LED 조명이 있다. 마지막으로 태양광 발전과 같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 기술이 있다. 오른쪽 박스 내용은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한 해외의 제로 에너지 건축물 사례다.
해외의 제로 에너지 건축물
베딩톤 제로 에너지 단지(Beddington Zero Energy Development)
2002년 런던에 위치한 오수처리시설 부지를 친환경 주택 단지로 조성한 것이 베딩톤 제로 에너지 타운이다. 알록달록한 닭 벼슬 모양의 환풍기가 유명하다. 이 환풍기를 통해 실내 환기와 건물 내부의 온도를 조절한다. 모든 주거용 공간은 남향으로 배치하고, 3중 유리를 설치해 태양에너지 이용을 극대화한다. 낭비되는 에너지도 없다. 주택의 지붕 위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빗물과 오수의 정화수는 화장실과 옥상정원 관리에 활용한다. 주민은 자가 차량 운전을 최소화하고 전기차를 이용한다.
불릿센터(Bullitt Center)
2012년에 준공한 미국 시애틀의 불릿센터는 ‘살아 있는 건물’로 불린다. 환경자선단체인 불릿재단이 건축한 건물이다. 시애틀의 다른 고층빌딩보다 에너지 효율이 약 80% 정도 높다. 지붕에 있는 575개의 태양광 패널은 1년 동안 건물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곳은 화장실이 특이하다. 일반 화장실은 배설물이 정화조에 차면 오수관으로 배출된다. 반면 이곳의 화장실 배설물은 시설 내 설치된 장치로 퇴비화 작업을 거친 후 원예용 퇴비로 만들어진다.
펄 리버 타워(Pearl River Tower)
2013년 중국에 준공된 펄 리버 타워는 건물 내부에 풍력 발전기가 있다. 71층 규모이며 높이는 303m다. 중국의 담배회사 CNTC(China National Tobacco Corporation) 본사 건물이다. 건물 전면을 관통하는 개구부가 남쪽과 북쪽에 각각 4개씩 있는데, 건물로 불어오는 남풍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이 전기는 건물의 공조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쓰인다. 창문은 자연 환기를 위해 이중 유리벽으로 만들었고,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전기는 냉난방에 쓰인다.
환경보호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필(必)환경’ 시대, 우리는 지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생활 속에서 느끼지 못했던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통계와 수치를 통해 알아본다.
뜨거워지는 지구, 급습하는 이상 기후
폭염, 산불, 태풍 등 오늘날 지구는 이상 기후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9개월간 이어진 호주 대규모 산불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외에도 2017년 남미 아르헨티나에서는 영하 25℃까지 기온이 내려갔고, 올해 6월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은 38℃를 기록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기후 재앙’이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31.4일간 폭염이 이어졌고, 지난해 7개의 태풍이 지나갔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와 학자는 입을 모아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 배출이 그 원인이라 지적한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
일회용 플라스틱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5년 플라스틱에서 유래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3.8% 수준이지만, 2050년에는 온실가스의 15%가량이 플라스틱 생산 과정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세계 교통수단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비중과 같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이 큰 나라 중 하나다. 현재 국내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품목의 소비량을 살펴보면 그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다.
공장식 축산업
공장식 축산업도 지구 온난화의 큰 원인 중 하나다. UN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71억tCO₂eq(온실가스 배출량 단위)으로, 전체 배출량의 14.5%에 달한다. 육류 중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식재료는 소고기다.
노력하면 희망이 보인다
환경부 온실가스정보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는 정부가 2014년 설정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5억4300만 t)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통계도 보였다. 환경부는 같은 자료에서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3.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온실가스 배출량 그래프가 우하향한 것은 2014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이상 기온에 시달리고 있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생활 속에서 환경을 위한 개개인의 작은 실천도 중요하다. 당장 습관을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좀 더 관심을 갖고 미래 세대를 위해 행동하는 현명한 시니어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
‘푸른 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이 펴낸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라는 책을 얼마 전 읽었다. 저자는 기후 위기 대응 NGO 활동으로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United Nations 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cation)에서 수여하는 ‘생명의 토지상’을 받았다.
2017년 5월에 출간됐으니 이미 한참 구간이 된 책이다. 물론 화제의 베스트셀러는 되지 못했다. 이 책은 몽고에서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유목민들이 대대로 살아왔던 초원이 사막으로 변해 황폐화된 후,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초원이 사막으로 황폐화되면서, 몽고 유목민들이 초원 대신 대도시 쓰레기장 근처의 난민촌으로 몰려들며 어떻게 환경 난민이 됐는지, 또한 어떻게 ‘푸른 아시아’와 함께 극복하고 있는지, 생태 회복에 관한 NGO 활동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발간된 지 3년이 지나서야 이 책을 읽었고, 그 후 생각이 많아졌다. 그동안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며 살았구나 하는 질책도 스스로에게 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 황사를 짜증스러워하고 불평만 해댔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는 적극적으로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세대는 목적지를 향해 돌아가는 사람은 바보취급 당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지름길과 사잇길로 남보다 더 먼저 도착하고 남보다 더 멀리 도달하려고 안달했다. 늘 바쁘고 분주한 삶이었다. 이런 일상 속에서 지구 환경을 염려하고 작은 행동을 실천하는 건 사치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
물 절약을 위한 나만의 생활 철칙, 소소한 방법 두 가지
이제 비로소 눈을 위로 치켜뜨지 않고 내 발밑까지 두루두루 훑어볼 수 있는 나이가 됐다. 이제부터라도 모두가 작은 힘을 보태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내가 보태는 작은 힘을 꼽아보라고 묻는다면 정말 소소하지만 그래도 답할 것이 두 가지 있다.
한 가지는 ‘이틀에 한번 머리 감기(?)’, 또 하나는 ‘양치질하면서 세면대 물 안틀어놓기’다. 이런 생활 습관을 갖게 된 것도 불과 5년 전부터다.
물과 기름을 가진 자, 미래 사회 지배자 되리
2015년에 영화 ‘분노의 도로’(Mad Max: Fury Road)를 보고 난 후, 며칠을 당혹감에 시달렸다. 영화를 보면서 손과 다리가 덜덜 떨릴 만큼 공포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사막으로 변한 미래의 지구에서 물과 기름을 독점한 권력자 임모탄은 그 일가와 자신을 지키는 병사들만 견고하게 구축된 절벽 위 동굴에서 지내게 하고 자신의 왕국을 건설해 세상을 지배한다.
가끔 절벽 아래 사막을 떠도는 이들을 모아놓고 하사하듯 물을 절벽 밑으로 방류하면서 마치 조물주가 된 듯 세상을 주무른다.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기 위해 아래 세상은 지옥이 된다. 임모탄의 지배를 거부하는 이들은 물도 없고 기름도 없는 사막을 떠돌다 말라 타들어 죽거나 광폭한 지배자 휘하의 무장병사들에게 사냥감처럼 잡혀와 온갖 인체 실험 대상이 되어 서서히 죽어간다.
황폐한 미래 사회를 그린 너무나 리얼한 영상들에 손과 다리가 떨리고 공포감이 엄습했다. 미래에 내 딸의 아들 혹은 딸(그러니까 내 손자 손녀)이 저런 황폐화된 지구에서 살게 되는 건 아닌지 극도의 불안감이 몰려왔다. 물론 27세가 된 나의 딸은 결혼 생각도 없고 언제 결혼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버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나는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서부지역, 물 부족 심각
미국 캘리포니아도 가뭄으로 사막화가 진행되는 곳 중 하나다. 사막에 자리 잡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주택 정원을 선인장으로 꾸며놓는 게 일반적인데 요즘엔 거주 구역별로 정해진 시간에 물을 줘야 한다. 집주인 맘대로 정원에 물을 주면 어김없이 벌금 고지서가 날아온다. 인근 주민이 몰래 지켜보다가 신고를 하는 것이다.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캘리포니아는 부족한 물을 콜로라도 주로부터 구매해 끌어 쓰고 있다. 과거에 미국 이민자들의 아메리칸 드림이었던, 초록색 잔디가 깔린 정원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스위트 드림은 이제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가뭄이 심해지자 주 정부는 각 주택이 정원의 잔디를 걷어내고 돌과 선인장, 물이 많이 필요 없는 플랜트로 디자인해 새롭게 정원 공사를 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 밖에 물 절약을 위한 다양한 홍보와 마케팅도 실시하고 있다. 이때 나온 슬로건이 바로 ‘Brown is New Green!’이다. 사막화를 막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 서부지역의 현실이다.
내가 전혀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몽고.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고비사막으로 여행이나 가볼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지냈던 모습이 부끄러워지는 책,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 20년 전부터 나무를 심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유목민들이 늘고 있고 새롭게 마을이 형성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나무 심는 일을 묵묵히 해오고 있는 이 NGO 단체를 한국인들이 운영하고 있다니 자랑스럽기만 하다.
기후 환경 변화에 관심을 갖게 해줄 한 권의 책,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와 한 편의 영화 ‘분노의 도로’. 깊어져 가는 가을날, 미래 세계의 황폐화를 막기 위해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출현도 결국 인간의 난개발과 이로 인한 기후 변화, 생태계 변이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속에서 발생한 게 아닐까? 코로나19로 전 세계 어디도 안전한 곳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모래폭풍 속으로 우리 모두 들어가고 있음을 자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