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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소상공인 키우자”… 중기부, ‘라이콘 육성’ 피칭대회
-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주관하는 ‘2024년 강한 소상공인 파이널 오디션’ 개막식이 10일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소상공인을 혁신기업으로, 소상공인의 미래 라이콘’을 주제로 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라이콘’ 피칭대회가 진행된다. 라이콘(LICORN)은 유니콘을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및 로컬 분야 혁신 기업을 뜻하는 말이다.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지는 행사에는 피칭 대회뿐 아니라 참여기업 제품 전시, 글로벌 인플루언서의 해외 홍보, 라이브커머스, 투자 IR, 글로벌 벤더 유통 상담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행사 마지막 날인 13일 금요일에는 파이널 오디션을 거쳐 선정된 10개 기업에 대한 ‘강한 소상공인-2024 넥스트 라이콘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지난 6월 강한소상공인 1차 오디션에서 9137개사 소상공인 중 210개 팀을 선정했다. 1차 오디션에서 선정된 팀들은 한 팀당 최대 6000만 원의 사업모델 고도화자금을 지원받았다. 이번 강한소상공인 파이널 피칭대회는 1차 오디션 선정 150개 팀(온라인 셀러 유형 제외) 중 우수한 제품·서비스를 개발한 소상공인을 ‘라이콘’으로 육성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피칭 대회를 통해 선정된 최종 60개 팀에게는 스케일업을 위한 사업화 자금 최대 4000만 원이 추가 지원된다. 심사는 9명의 전문가 평가단과 50명의 대국민 평가단이 진행한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개막식 축사를 통해 “44: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5개월 동안 팀빌딩을 거쳐 이 자리에 오른 강한소상공인 여러분께 격려의 박수를 드린다”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소상공인이 라이콘으로 성장한다면 우리 경제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러한 소상공인 육성에 필요한 지원책을 계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창업부터 도약까지 기업가의 소상공인을 위한 성장 단계별 지원 체계를 완비했으며, 소상공인 특성에 맞는 금융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올해 초 250억 원 규모의 라이콘 펀드를 신설한 바 있으며, 국민은행과 협업해 1000억 원 규모의 특별보증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민간 투자자의 투자를 받은 기업가형 소상공인에게 사업화 자금을 매칭하는 투자 연계 지원도 새롭게 시작한다. 오 장관은 “정부의 노력과 소상공인의 열정이 만나면 지금은 작은 기업이지만 앞으로 소상공인이 갖게 될 미래는 정말 다를 것”이라며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 갈 것을 확신하며 더 나은 정책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한 소상공인 성장지원 사업은 소상공인이 파트너 기업과의 협업으로 소상공인만의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기업가형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라이프스타일, 로컬브랜드, 백년가게·소공인 유형을 지원하는 트랙1, 온라인 셀러 유형을 지원하는 트랙2, 글로벌 유형을 지원하는 트랙3으로 나뉘어 있다.
- 2024-09-1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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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65세 이상 할인 혜택 6가지
- 1. 통신요금 할인 65세 이상 고령자는 휴대폰 통신비를 50%(금액으로는 최대 1만2,100원) 할인받을 수 있다. 절차도 간단하다. 가입 통신사(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고령자 할인 혜택을 달라고 말하면 된다. 다만 이 혜택은 기초연금 대상자(전체 고령자의 약 70%)로 제한된다. 2. 지하철 무료 이용 노인복지 제도 중 하나로 65세 이상 고령자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주민은 인근 주민복지센터 또는 신한은행을 찾아가 “지하철 무료 이용 교통카드를 신청하러 왔다”고 말하면 즉시 발급해준다. 경기도 주민은 NH농협 지점에서 발급 가능하다. 3. 철도·항공·여객 요금 할인 KTX, SRT, 새마을호, 무궁화호 기차 요금도 30% 할인받을 수 있다. 단 이용자가 많은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은 할인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국내선 비행기는 10% 요금 할인 혜택이 있고, 국내여객선은 2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4. 의료비용 경감 혜택 65세 이상 고령자는 틀니 비용을 70% 지원받을 수 있다. 임플란트는 2개까지 비용의 70% 지원 혜택이 있다. 이외에도 코로나 예방접종, 폐렴 예방주사(23가), 독감백신 접종,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이 있다. 5. 공공시설·고궁·국립공원 무료 이용 주변을 둘러보면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공연장과 문화·자연 공간이 많다. 경복궁 덕수궁 등 고궁, 전국의 국립·공립공원, 국립박물관과 국립미술관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또 국립·공립 국악원의 공연은 50% 할인 혜택이 있고,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연장 입장료도 5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6. ATM 수수료·이자소득세 면제 NH농협, 하나, 우리, 신한, KB국민, IBK기업 등 6개 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건당 500~1000원씩 받는 자동화기기(ATM) 이용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타행 ATM으로 거래할 때도 면제 혜택을 준다. 또 65세 이상 고령자는 비과세종합통장 가입이 가능하다. 비과세종합통장 예금에는 세금이 전혀 없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적은 비용 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생활 인프라(제도), 문화공연, 공공시설, 자연자원이 많다.” 에디터 조형애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송양민 가천대학교 교수) 디자인 유영현
- 2024-09-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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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 케어 시장에 뛰어든 상조업계… ‘폭풍의 눈’ 되나?
- 고령자 증가에 따라 실버 케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그 가운데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조업계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장례 서비스 경험을 활용해 주요 고객인 중장년층을 케어하며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목표가 읽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규모는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 168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요양과 주거 등 실버 케어와 관련한 관심도가 높다. 2022년 기준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82.7세로 건강하고 오래 편안한 곳에서 나이 드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버 케어를 받는 고령층이 새로운 특성을 보유한 베이비부머(1955~1974년생)세대라는 점이 산업의 변화를 이끌었다. 지난해 발간된 하나은행연구소의 ‘시니어 케어 시장의 확대와 금융회사의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는 기존의 고령층과 비교해 교육 수준과 경제력이 높으며, 노후 주거지역으로 의료시설 및 생활 편의시설 인프라, 교통 등의 접근성이 좋은 대도시 혹은 도심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개개인의 성향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연구소는 “국내 시니어 케어 시장이 영세한 개인사업자 위주로 형성되면서 질적인 측면에서의 성장은 더딘 편”이라며 “시장 전 영역에 민간 기업 진출이 확대되면서 경쟁 구도가 점차 변화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시니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다양한 기업이 나선 가운데, 주요 상조업계가 동참해 눈길을 끈다. 토털 라이프 케어 브랜드로 탈바꿈 고령화 시대에 웰다잉 문화 확산으로 장례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상조업계는 크게 성장했다. 사망 인구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35만 3000명이었으며, 연령별로는 80대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정부는 사망자 수가 2030년 41만 명, 2070년에는 7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으로 인해 장례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요 고객은 그들의 자녀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됐다. 현재 경제의 중심에 있는 인구이며, 이들의 기대수명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조업계에서는 주요 고객을 잡겠다는 심정으로 실버 케어 상품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상조업계 변화의 가장 큰 이유로 자본이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버산업은 수익적인 부분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고, 미래 먹거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상조업계 가운데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보람그룹이다. 올해 창립 34주년을 맞은 보람그룹은 상조를 비롯해 제조・웨딩・건설・IT・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토털 라이프 케어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는데, 특히 4069 중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먼저 보람그룹의 상조 계열사 보람상조리더스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레이포지티브’와 업무협약을 맺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휴레이포지티브는 앱을 기반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건강과 관련된 플랫폼을 만들어 실버 케어에 집중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홀로 거주하는 노부모의 돌봄 시스템까지 갖춘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보람그룹은 인천 서구 경서3구역에서 5성급 호텔 및 시니어 레지던스(실버타운・노인 복지주택) 사업을 추진한다. 총면적 약 11만 1346평 규모로 기존에 보람인천장례식장이 위치한 보유 부지 일대다. 주거・의료・취미시설 등 맞춤형 서비스를 총망라한다. 장례식장이 변화에 맞춰 탈바꿈하는 셈이다. 보람그룹 관계자는 실버 시장 진출에 대해 “주요 고객층인 시니어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보람그룹의 고객만족 경영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을 흔히 쓰는데, 우리는 역발상으로 ‘무덤에서 요람까지’라고 표현한다. 고인에게 예우를 다하는 한편 고객을 중장년층으로 확대했고, 더 나아가 웨딩・여행사업 등을 통해 젊은 층까지 잡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과 휴먼 터치의 만남 또 다른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에임메드와 손잡고 시니어 전용 상조 상품 ‘늘 든든’을 출시했다. 에임메드는 전문화된 간병인 및 요양시설 매칭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실버 케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늘 든든 상품은 가입 후 10년간 14개 진료과목 전문 의료진 건강 상담, 전국 종합병원 진료 간편 예약, 요양병원 비교견적 및 장기요양 등급 컨설팅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학습지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그룹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2010년 상조 서비스 교원라이프를 시작했고, 10년 만에 업계 3위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2위까지 올라서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최근 ‘시니어 한 달 살기’ 전환 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액티브 시니어의 니즈를 읽은 상품으로, 쿠알라룸푸르에서 3주간 여행하면서 외국어를 배우고 이색 문화 체험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상조업계뿐 아니라 KB라이프・신한라이프 등 생명보험업계도 실버 케어 시장에 합류했다. 생명보험업계는 시니어 레지던스를 준비하고 있는 보람그룹처럼 요양시설에 주목하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김수형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노인학과 초빙교수는 이 같은 경제 변화를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실버 케어 시장의 수요는 늘어났는데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알아본 상조・보험 등 다양한 업계에서 실버 케어 시장에 진출했다고 본다”면서 “경제력을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가 에이징 인 플레이스를 원하다 보니 그에 맞는 케어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수형 교수는 실버 케어 시장에 진출한 상조업계의 특징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과 협업을 맺은 점을 꼽았다. 상조업계는 중장년층이라는 인맥 풀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은 시니어에게 도움 되는 기술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상조업계의 케어 서비스와 실버산업의 만남은 시너지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수형 교수는 “우리나라가 디지털・IT 강국이다 보니 실버 케어 시장에서는 그것에 기반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단순히 기술의 발전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AI가 할 수 없는 휴먼 터치도 중요하다. 인간과 기술이 상생해서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가져가야 앞으로도 시장이 발전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생명보험업계도 실버케어 KB라이프 KB라이프의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에서는 요양시설 서초・위례 빌리지와 노인 복지주택 평창카운티를 운영하는 등 생명보험업계 중에서도 요양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내년에는 강동과 은평, 광교 등 3곳에 요양시설을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 올해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가 출범했다. 2025년 경기도 하남시에 60~70명 수용 가능한 도심형 요양시설을 개소할 예정이다. 또한 2027년 개소를 목표로 서울시 은평구에 실버타운 건립도 추진 중이다. 삼성생명 보험업계 최초로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단계별 보장이 가능한 ‘삼성 치매보험’을 선보였다. 해당 특약에 가입하고 약관상 보장 개시일 이후에 경도인지장애 또는 최경증이상 치매 진단 시 최초 1회에 한해 돌봄 로봇을 제공한다. 또한 시니어 케어 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는데, 삼성그룹에서 운영하는 요양시설 ‘노블카운티’를 통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 시니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부 업체 대명스테이션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신탁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장례 이용을 원하면 고객이 맡긴 재산으로 대명아임레디에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NH생명 디지털 요양 플랫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일본 젠코카이 산하 젠코종합연구소와 MOU를 맺었다. 젠코카이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스마트 요양사다.
- 2024-08-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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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기부, “지역 경제 새로운 등대” 글로컬 상권 출범식 개최
- 중소벤처기업부는 24일 전북 전주 남부시장 내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 출범식을 개최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지난 4월 지역 상권을 국내외에서 찾는 글로컬 상권으로 변경하는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이를 실행할 글로컬 상권 창출팀 3곳과 로컬브랜드 상권 창출팀 5곳을 선정했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지역의 미래 글로컬, 소상공인의 미래 라이콘’이라는 주제로 글로컬·로컬브랜드 상권팀들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글로컬·로컬브랜드 선정지 소재 8개 지자체, BC카드는 글로컬·로컬브랜드 상권 육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지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토크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토크콘서트에서는 오영주 중기부 장관이 직접 패널로 나서 글로컬 창출 사업을 기획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출범식을 시작으로 오는 27일까지 나흘간 로컬콘텐츠 대학 콘퍼런스, 로컬브랜드 토크, 플리마켓, 문화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공공·민간 함께 글로컬 만들어갈 것 중기부는 지난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을 돌아보고, 민간의 성공사례를 교훈 삼아 세 가지 정책 원칙으로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먼저 민간 중심, 로컬크리에이터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구조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특색 있는 콘텐츠 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사람을 찾아오도록 만드는 창의적 소상공인을 기업가형으로, 나아가 글로컬 브랜드로 키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글로컬 상권을 지원하는 공공·민관 원팀을 구성해 지원한다. 중기부는 올해 초 250억 원 규모의 라이콘 펀드를 신설하고, 국민은행과 협업해 1000억 원 규모 특별 보증 프로그램을 만든 바 있다. 앞으로 글로컬 상권에 공공뿐 아니라 민간 자금도 유입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취임 후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방문하며 다양한 소상공인을 만났고, 창의성으로 상권 활력을 불어넣으며 지역에서 끈끈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로컬크리에이터들에게 큰 인상을 받았다”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에 가까운 105개 시군구가 인구 소멸 위험 지역인 현 상황에서 로컬크리에이터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장관은 “소상공인이 단순히 정부의 지원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자립하는 소상공인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로컬크리에이터가 핵심적 역할을 해나가고 있어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창의적 소상공인을 지역의 중심점으로 만들고 이들이 기존 상인, 주민을 연결하는 선이 되어 글로컬 상권이라는 면으로 성장한다면 각자 영역도 확장되지만 지역 경제에 새로운 등대 같은 존재가 될 거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우범기 전주시장 역시 “그동안 많은 지역 상권을 위한 정책을 해왔지만, 성공하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이제는 성공할 기회가 생기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함께 잘 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로컬 상권의 핵심 브랜드 중기부는 글로컬 상권 창출팀 3곳과 로컬브랜드 상권 창출팀 5곳을 선정했다. 글로컬 상권 창출팀으로는 전주 상권에서 활동하는 ‘크립톤’, 수원 상권에서 활동하는 ‘공존공간’, 통영 상권에서 활동하는 ‘로컬스티치’가 선정됐다. 로컬브랜드 상권 창출팀으로는 제주 ‘카카오패밀리’, 양양 ‘라온 서피리조트’, 충주 ‘보탬플러스’, 강릉 ‘더루트컴퍼니’, 함창 ‘아워시선’이 선정됐다.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 심사위원을 맡은 오승훈 공익마케팅스쿨 대표는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를 정의하자면 지역을 살리려는 청년과 서울로 떠나려는 청년의 진검승부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선정된 8팀이 ‘그게 되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을 텐데, ‘세상의 기준으로 가늠할 수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없던 것들을 만든다는 말’을 기억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사소해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고 잘 들어 토네이도와 같은 혁신을 불러일으키면 좋겠다”면서 “사고 싶은 지역을 넘어 살고 싶은 지역으로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글로컬 상권 창출팀으로 선정된 ‘전주 글로컬 소셜 클럽’을 운영하는 양경준 크립톤 대표는 “1단계 글로컬 관광 상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성·개방성·연결성에 창조적 자본을 증가시키는 글로벌 관계 인구 상권, 더 나아가 스타트업과 지역을 동시에 엑셀러레이팅하는 글로컬 창조 상권까지 3단계로 발전하고자 하는 성장 전략을 세웠다”면서 “경제 협력 창조와 혁신 커뮤니티로 성장하는 도시로 전주 브랜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글로컬 상권 창출팀으로 선정된 ‘수원 행궁동 신도시 프로젝트’를 이끈 박승현 공존공간 대표는 “올해 안에 50개 팀 네트워킹을 통해 1000억 원 규모의 로컬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창의적 공동체가 성장하는 행궁동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로컬브랜드 상권 창출팀으로 선정된 ‘강릉 미드타운 프로젝트’를 운영한 김지우 더루트컴퍼니 대표는 “강릉로컬발전소 거버넌스 중심으로 추후 자율상권기구를 결성해 자생적인 지속 가능 상권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로컬브랜드 상권 창출팀으로 선정된 제주에서 ‘모모마을 세하리’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김정아 카카오패밀리 대표는 “이제는 하나의 창업을 위해 하나의 마을이 함께 움직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임팩트, 열정, 헌신, 비즈니스 아이템은 모두 우리의 마을로부터 나온다는 슬로건으로 리임팩트 창업 캠프를 로컬브랜드 창출 사업에서 진행해보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 2024-07-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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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여행으로 딱 좋은 당진의 깊은 맛
- 여름이 시작되었다. 누군가는 바다를 찾고, 누군가는 숲으로 갈 것이다. 바쁘게 사는 세상, 멀리 훌쩍 떠나기엔 살짝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거야? 가만히 앉아 여름 타령만 하기엔 아까운 시간이 금방 가버린다고’ 하며 투명한 햇살이 부추긴다. 초록 물이 듬뿍 올랐다. 퍼석한 시간 속에서 기꺼이 자신을 끄집어내 주기로 한다. 당진은 서울과 수도권 기준 자동차나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 남짓 거리다. 무심히 그냥 떠나면 된다. 무심코 떠난 곳에서 맞는 두근거림과 설렘으로 하루가 행복하다. 사람들은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에 굳이 의미를 담는다. 알고 보면 그럴 일은 아니다. 마을 골목을 어슬렁거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 지역 들판이나 노포에 주저앉아 바라보는 느린 풍경에 세상 스트레스 날리면 되는 것 아닌가. 당진은 그러기에 적당하다. 당진에서 여름을 맞는 법, 왜목마을 바다와 갯벌 제법 덥다. 아무래도 바다를 먼저 봐야겠다. 충남 당진은 서해와 아산만을 경계로 절반 이상이 바다와 접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자동차로 달리다 보면 비릿한 포구와 너른 들길이 번갈아 나온다. 당진의 왜목마을 해수욕장에선 바다와 갯벌, 일출과 일몰뿐 아니라 해안가 절벽 쪽의 해식동굴을 비롯해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해상교통이 발달한 왜목마을 앞바다는 예부터 많은 배의 왕래가 있었다. 해안가에 해상 조형물 ‘새빛왜목’이 우뚝하다. 왜목의 지형이 왜가리 목처럼 생겼다는 유래에서 착안하여 꿈을 향해 비상하는 왜가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모래사장이 워낙 넓고 갯바위가 공존하는 왜목마을 해변은 바다의 즐거움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모래밭에 그늘막과 파라솔이 즐비하다. 해변에 서면 바닷바람에 금방 땀이 마른다. 바닷가는 일반 지역보다 기온이 내려간다. 바닷물에 발 담그고 잠깐만 서 있어도 서늘하다. 물이 빠지면 갯벌 위에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주저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즐겁다. 다시 물이 차오르면 푸른 바다와 시원한 파도 소리가 일품인 왜목마을 바다 풍경이 청량하다. 당진 바다의 대표적인 왜목마을과 난지섬은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어촌 마을이기도 하다. K팝 스타 BTS의 슈가가 앨범 작업으로 며칠 머무르며 조용히 머리 식히기 좋았던 당진 바다를 추천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해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맞을 수 있는 왜목마을을 지나면서 이근배 시인의 ‘왜목마을에 해가 뜬다’는 시비를 만난다. 여기 왜목마을에 와서/ 백두대간의 해는 뜨고 진다/ 저 백제, 신라의 찬란한 문화/ 뱃길 열어 꽃 피우던 당진…. 푸근한 시간여행, 레트로 감성의 면천읍성 마을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당진이다. 성안마을로 불리는 면천읍성(沔川邑城)일대는 뉴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따사로운 마을이다. 면천읍성은 조선시대 서해안권 내포 지역의 대표적인 요충지였다. 그 옛날 중국으로 통하는 바닷길이 있었고 국방상 거점이었다. 평탄한 지형에 축조되어 면천군을 방어하는 성곽으로 기능이 유지되다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은 부분이 소실되었다. 그 후 동학운동과 항일의병 활동지였고, 성 안쪽에 면천 3·10학생독립만세운동 기념비가 세워진 걸 볼 수 있다. 읍성 안으로 들어가면 조선왕조의 정통성이 깃든 공간 면천 객사 앞에 천년 세월을 넘긴 은행나무 두 그루가 노구를 지지대에 받친 모습으로 울울창창하다. 바로 옆 계단 밑에 자리한 군자정 역시 고려 공민왕 시절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부근에 조선 정조 때 연암 박지원이 면천군수 재직 시 세웠다는 골정지가 있다. 봄과 여름이면 벚꽃과 연꽃으로 절경을 이루고, 당진의 걷기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성 안으로 들어왔으면 지나치지 않고 돌아볼 곳이 곳곳에 숨어 있다. 당진이라면 폐교를 이용한 아미미술관이 많이 알려졌지만, 우체국이 미술관으로 예쁘게 변신한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의 앞마당과 정원의 쉼도 좋다. 언덕길의 낡은 자전거포는 동네 책방 ‘오래된 미래’로 바뀌어 동네 사람들의 문화 마실터이기도 하다. 책방 옆집의 감성 소품 진달래상회, 공출판사, 그야말로 옛날식 ‘별다방’, 시장제분소 떡방앗간 골목을 느린 걸음으로 둘러보기에 딱 좋다. 걷다가 허기질 때쯤 되면 초록색 쑥면의 초원콩국수집 앞에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마음 챙김의 시간, 성지 순례길 당진을 신앙의 못자리이자 한국의 베들레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돌아보다 보면 내심 수긍이 된다. 천주교가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한 분들이 순교한 유적지 신리성지,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담고 있는 충청 최초의 본당인 합덕성당,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이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던 솔뫼성지 등이 있다. 세 군데 각각 자동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어 성지 방문만을 목적으로 하루를 계획해도 좋을 듯하다. 또 다른 길이 있는데 바로 버그내 순례길이다. 버그내는 합덕의 오래된 장터 이름이다. 순교자들의 길을 따라 고요하고 평온하게 자연 속을 걷는다. 솔뫼성지를 시작으로 합덕성당과 신리성지까지 13.3km 코스로 비순환형 길이다. 대략 4~5시간 걸으며 차분히 나를 다스리는 시간이다. 당진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 챙김의 시간도 갖는다. 하얀 연꽃잎이 스며든 맛, 신평양조장 당진의 술도가 신평양조장 역사는 90년이 넘었다. 그 세월 동안 발효된 술맛은 더 깊어졌다. 하얀 연꽃잎을 발효 과정 중에 곁들여 빚어내는 백련막걸리로 지금껏 맛을 지켜왔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그리고 아들이 3대째 이어온 가업은 장인정신으로 양조 문화를 계승해나가는 중이다. 오래된 한옥 고택 옆으로 신평양조장 뮤지엄이 먼저 보인다. 해풍을 맞고 자란 당진의 품질 좋은 쌀로 오랜 세월 동안 백련막걸리와 백련맑은술을 어떻게 빚어왔는지 보여주는 곳이다. 백련막걸리는 한때 청와대 만찬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여전히 전통주 명가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양조갤러리에서는 술의 제조 공정, 역사의 흐름에 따른 술의 변화, 세상의 술 이야기를 꼼꼼하게 보여준다. 술 한 모금 시음도 하고, 막걸리 만들기 체험과 소믈리에 교실 등의 참여 시간도 준비되어 있다. ‘시간이 익어가는 양조장’이라는 테마로 돌아보는 옹골찬 예술 감성 공간이다. 술과 인문학에 관한 공부, 하얀 쌀과 그에 대한 가치 또한 비로소 새롭다. 하얀 꽃 백련잎과 연잎주의 전통이 이어지면서 신평양조장의 꿈도 쉼 없이 발효되고 익어간다. 불꽃 같은 삶, 작가 심훈의 필경사 신평양조장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필경사(筆耕舍), ‘붓으로 밭을 일군다’는 뜻이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농촌 소설 ‘상록수’가 탄생했다. 작가 심훈이 낙향해 터를 잡고 직접 설계해 지은 집이다. 필경사 마당에는 당시 농촌 계몽 활동을 하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는 조형물들과 시비가 전시되어 있다. 마당 옆에 자리한 심훈기념관에는 작가 심훈의 활동이 전시물과 영상, 디오라마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되어 전시되었다. 작가이면서 영화감독이기도 했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를 거쳐 당시 경성방송국 조선어 아나운서까지 맡았던 다재다능한 인재였다. 일제강점기 당시 아나운서로 뉴스를 읽던 중 ‘황태자 폐하’라는 부분을 도저히 읽지 못하고 어물거리며 불편한 기분을 참지 못해 3개월 만에 해고된 사실도 알게 되었다. 산 아래 소박한 작가가 직접 설계했다는 ‘심훈의 집’. 전통적인 외관과 내부는 오밀조밀 짜임새 있고 정갈하다. 집 앞으로 들판이 펼쳐지고 저편으로 서해가 보이도록 자리 잡아, 문학적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초가집 뒤편으로 그가 심었다는 대나무 숲이 가끔 바람에 일렁인다.
- 2024-07-1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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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체로 개성 발산”… ‘폰트자키’의 시대 꿈꾸는 최치영 대표
- 1990년대 뮤직비디오가 등장하면서 ‘비디오자키’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 2020년대, 이번에는 ‘폰트자키’를 탄생시키려는 사람이 있다. 서체(폰트)를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가지고 노는 새로운 대중문화를 이끌 사람, 엉뚱상상 스튜디오의 최치영 대표 이야기다. “제 DNA에는 ‘변화’가 깊이 새겨진 것 같아요.”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돌연 윤디자인에 합류한 이유를 묻자 최치영 대표가 답했다. 이미 궤도에 올라온 것을 유지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이전에 안 해본 일을 하고 싶었던 그다. 윤디자인은 시중 은행을 비롯해 알 만한 기업들의 서체를 만들었으며, ‘윤고딕’이라는 정체성이 확고한 회사다. “사람들은 파스타는 파스타 가게에서, 김밥은 김밥 가게에서 먹으려고 해요. 윤디자인에 서체 디자인을 원하는 이유죠. 어떤 회사든 20년이 넘어가면 다음을 준비해야 하거든요. 막상 변화가 필요하다지만 의지를 갖고 실행하는 회사는 많지 않아요. 저는 역사가 있는 회사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2017년 윤디자인에 합류하게 된 계기입니다.” 일상을 디자인하다 2007년 윤디자인은 ‘서울서체’를 만들었다. 서울남산체와 서울한강체인데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 및 산하기관, 서울시 교육청, 서울교통공사, 서울시 메트로 9호선을 비롯해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시민들까지, 많은 사람이 이 서체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우리는 ‘서울서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당시 서울시 기획 의도 자체가 ‘도시를 어떻게 브랜딩할 수 있을까’였다고 해요. 서체는 결과물일 뿐이었고, 도시가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계기가 되었죠. 폰트라는 건 공기 같은 존재예요. 이제는 공간의 사이니지(상업 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 역할까지 하게 됐죠.” 윤디자인의 이런 정체성은 이후 엉뚱상상으로 이어진다. 30주년을 맞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었던 편석훈 윤디자인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윤디자인은 2019년 ‘서체로 세상을 다르게 보고 즐기게 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윤디자인 30주년 기념 ‘꼴깝쇼’를 열었다. 글꼴을 다르게 보여주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로 ‘서체는 가독성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관념을 깨고 그래픽 요소를 넣어 다양한 시도를 했다. 같은 해 설립된 윤디자인 자회사 엉뚱상상 스튜디오(이하 엉뚱상상) 수장이 된 최지영 대표는 ‘서체는 디자인의 도구’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타이포 브랜딩’ 개념을 제시했다. 서체의 기능은 ‘소통’ “대부분은 서체의 기능적인 부분에 집중해요. 웹사이트, 폰트 디자인, 영상 등 어떤 매체를 만들 수 있냐고 묻죠. 하지만 저는 우리의 모든 시작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핵심이 있다고 보고, 이를 보여주기 위해 서체를 활용한다고 말합니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야기를 붙이고, 가장 소통이 잘 될 수 있는 매체로 보여주는 거죠.” 그가 추구하는 타이포 브랜딩이 잘 녹아든 예시가 있다. 곰표다. 밀가루를 만드는 회사였던 곰표는 2020년 수제 맥주를 출시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리브랜딩에 성공했다. 70년 역사를 가진 곰표가 엉뚱상상을 찾았을 때 최 대표는 다른 관점을 제안했다. ‘칠순 곰표, 늦은 나이에 입을 떼고 곰표체로 고객과 대화를 시작하다’라는 슬로건이었다. “단순히 새로운 폰트를 만드는 게 아니라, 대표 캐릭터인 표곰이가 칠순을 맞아 고객과 어떤 대화를 할 건지부터 시작하는 거죠. 고속도로를 달리는 대한제분 트럭에 ‘안전운전 캠페인’을 싣기도 했고, 70주년 칠순 잔치도 열었죠. 도구는 서체지만, 브랜드가 수다쟁이가 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소통의 도구로 서체를 활용하고 브랜드 이야기를 보여준 사례는 또 있다. 노브랜드다. 노브랜드 역시 새로운 변화를 고민하던 참이었다. 최 대표는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부터 마트 인테리어까지 전 과정을 기획했다. 이때 만든 슬로건은 ‘쓸데없는 소비는 없다, 새로운 작품이 가득한 뉴지엄’이다. 마트를 박물관에 비유해 제품은 곧 작품이고 가격이 붙어 있는 도록이라고 상상했다. 폰트를 비롯해 문구, 영상, 전단지, 영수증까지 ‘새로운 박물관’(new+seum)이라는 콘셉트를 적용해 리브랜딩했다. 합리적인 소비를 강조했던 노브랜드이기에, 최근 가치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에게 ‘멋있게 소비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마트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사례다. “대부분 사진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가장 쉬운 언어는 텍스트예요. 프로젝트를 맡으면 기획부터 메시지와 결과물 제작까지 하는데요. 100여 개의 아이디어를 모아 ‘슬로건’을 먼저 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다양하게 표현하죠. 마치 브랜드 퍼포먼스 에이전시처럼 일하고 있는데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건 어떻게 보면 콘텐츠를 만드는 거예요.” 서체, 읽지 말고 놀자 최치영 대표가 추구하는 건 ‘폰트의 대중문화’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조합하며 가지고 놀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로서 서체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라 말한다. ‘누구나 폰트를 만들 수 있고, 폰트는 도구가 아닌 문화로 발전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진행한 프로젝트로 ‘티키타카체’가 탄생했다. 2021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청년 장애예술가들과 글자에 관한 생각을 주고받으며 만들었다. 이 서체로 티셔츠, 모자, 가방, 신발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2023년에는 고양어린이박물관과 ‘와글와글 서체’를 만들었다. 고양시 어린이와 가족들이 모여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해 그린 글자를 활용했다. 토끼, 무당벌레, 수박 등 아이들의 개성이 담긴 ‘지구상에서 가장 시끌벅적한 폰트, 와글와글체’는 컬러와 질감을 살린 서체가 됐다. 글자로 노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최 대표의 가치관은 과거 ‘비디오자키’의 탄생을 모티브로 한다. “뮤직비디오를 탄생시킨 MTV 채널이 1980년대에 ‘음악을 완전히 다르게 즐기게 해주겠다’며 새로운 시도를 했어요. 당시에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었죠. 뮤직비디오를 통해 음악을 눈으로 즐긴다는 개념이 생겼고, 비디오자키 같은 새로운 직업이 탄생했죠. 현재의 음악 소비문화를 만든 시초라고 볼 수 있어요. 저는 엉뚱상상을 통해 ‘폰트자키’를 만들고 싶어요.” 그가 ‘폰트를 브랜딩한다’는 개념을 제안했을 때 많은 사람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 대표는 ‘기묘한 창조자’로서 폰트를 브랜딩하고 ‘콘트’라는 상품을 만들었다. 만들면 무료로 배포하기에 급급했던 서체에 이야기를 붙이는 과정이었다. 이미 만들어진 이미지로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는 게 이모티콘이라면, 콘트는 문자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고 수정할 수 있다. 흰 종이에 적힌 검은 선으로 글자를 보는 게 아니라 위트 있는 그림이자 움직이는 영상으로 리브랜딩했다. ‘콘투나잇’을 슬로건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하는 파티와 축제를 연상하며 만들었다. 이모티콘이 아니라 ‘글자티콘’인 셈이다. 콘트는 윤디자인에서 운영하는 폰트 온라인 스토어 폰코(FONCO)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폰트자키’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음악 산업을 보면 레이블이라는 회사에 아티스트가 소속된 것처럼, 우리는 엉뚱상상이라는 회사에 레터빌런이라는 서체 디자이너들이 있죠. 음악 회사에서 MP3라는 디지털 파일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는 폰트라는 OTF 확장자를 만드는 거예요. 음악 파일을 가지고 앨범도 만들고, 안무와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공연·티켓·굿즈를 디자인해 하나의 문화를 만드는 것처럼 우리도 폰트를 중심으로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죠.” 최 대표는 서체를 활용해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2023년 일렉트로닉 뮤지션 키라라의 ‘숫자’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2023년 꼴값쇼에서 특별 공연도 열었다. ‘뮤직&폰트 비디오’라 규정하고 ‘MTV에 대한 오마주’였다 표현한다. 이 곡은 2024년 대중음악상 최우수 일렉트로닉 부문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최 대표는 “글자의 역할은 읽히는 것을 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엉뚱상상을 시작으로 윤디자인의 다음 세대를 준비해온 지 6년째다. 도전 DNA가 깊이 박힌 그이기에 슬슬 다른 일을 하고 싶지 않을까 싶어 물었다. 역시나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디자인 크리에이터 육성 엔터테인먼트를 고민하고 있어요. 서울대학교 등 여러 학교와 제휴를 맺어 학생 멘토링을 하고 있는데요. 그저 아마추어로 그치는 게 아니라 예비 크리에이터로서 제작물을 만들고, 저희는 그들의 상상력이 현실이 되도록 이끌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TS파트너즈’ 활동인데요. 이제는 멘토링을 넘어서 크리에이티브 학교를 목표로 새로운 활동을 해보려고 합니다.” 정체성이 확고한 회사에서 익숙한 일을 해오던 직원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이전에 없던 ‘서체 브랜딩’이라는 개념을 실체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최 대표는 “많이 해보고 그중 하나가 얻어걸리면 됩니다!”라고 표현했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은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일단 실행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그의 말처럼 ‘얻어걸리려면’ 그만큼 많은 양의 작업물을 내놔야 한다. 그가 음악가라면 다작을 하는 셈이다. 지난 6년간 해온 그의 작업은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일단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자’는 그의 말은 얼핏 순리를 거스르는 말 같지만, 관념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방식을 적용하려는 최 대표의 철학에는 꼭 맞는 과정이다. “서체를 가지고 노는 행위가 누군가의 소꿉놀이로 끝나지 않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울림을 주는 문화가 되길 바랍니다.”
- 2024-07-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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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까지 상속” 유언대용신탁, 초고령사회 이정표 되나
- ‘평생 일군 자산, 어떻게 누구에게 남길까’ 고민이 깊은 고령자들이 유언장을 쓰는 대신 은행을 찾고 있다. 유언장의 효력을 발휘하는 유언대용신탁에 가입하기 위해서다. 고령화사회에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상속 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유언대용신탁이 떠오르고 있다. 신탁이란 내가 가진 재산을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을 말한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위탁자)이 금융기관(수탁사)과 생전 신탁 계약을 맺고 배우자·자녀 등(사후 수익자)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금융 상품을 말한다. 생전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관리·운용하며, 금융기관은 고객이 사망하면 설정한 대로 자산을 분배·관리한다. 유언장에 비해 유연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상속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3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나 증가했다. 2010년 국내에 유언대용신탁을 처음 내놓은 배정식 가온 패밀리오피스센터 본부장은 “하나은행 재직 당시인 2008년 VIP 고객들을 보면서 고령화를 체감했다. 그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상속이었고, 그 문제를 해결해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배경 설명을 했다. 그는 “현재 고객 중에 제일 자산이 많은 연령층은 50대다. 돈을 모은 배경은 다양하지만,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보면 상속이 부의 축적의 가장 큰 이유다. 부가 2세대, 3세대로 이어지는 것이다”라면서 10년이 지난 현재 유언대용신탁이 주목받는 이유를 짚었다. 그러면서 “유언대용신탁은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현재를 살아가는 중장년층의 노후 준비에 필수적인 상품이다”라고 덧붙였다. 유언장과 뭐가 다를까 유언장과 유언대용신탁은 유산 상속을 가능하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많은 차이를 보인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유언대용신탁이 유언장의 한계를 보완한다고 말한다. 유언장은 민법에 따른 엄격한 방식과 요건에 맞춰야 효력을 발휘한다. 유언장을 남기는 방식은 자필증서, 공증증서, 구수증서, 비밀증서, 녹음 등 5가지가 있으며 보증인 2명이 필요하다. 반면 유언대용신탁은 별도의 유언장 없이 위탁자가 생전에 설계한 대로 재산이 분배될 수 있다. 무엇보다 유언대용신탁의 가장 큰 장점은 ‘연속 상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언대용신탁은 제2, 제3의 상속인 설정이 가능하며 상속인이 미성년자라면 일정 연령에 도달할 때 상속받는 설정도 가능하다. 박현정 가온 패밀리오피스센터 센터장은 “고령화사회에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유언대용신탁은 매우 유용해졌다. 최근 노부모가 고령자인 자녀에게 상속하는 노노(老老) 상속이 많아졌다. 예를 들어 상속자인 아들이 건강이 안 좋으면 자신보다 먼저 죽을 수도 있어 걱정된다. 그럴 경우 ‘아들이 나보다 먼저 죽으면 손주한테 상속해줘’라고 지정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장점은 상속 후에도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내가 죽으면 남편에게 20억 원의 돈을 한 번에 주지 말고 한 달에 1000만 원씩만 지급하라’, ‘친지에게 일정한 돈을 나눠주고, 나머지는 기부하라’ 등의 유언 실현이 가능하다. 세 번째는 유언 집행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위탁자가 설정한 대로 금융기관에서 집행하기 때문에 수탁자가 가족인 경우에 비해 훨씬 공정하게 집행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유언장과 달리 유언대용신탁은 ‘수수료’가 붙는다는 점이다. 왜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유언대용신탁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처음 계약 당시, 위탁자가 사망하고 집행할 때, 그리고 매년 관리비 개념으로 붙는다. 배정식 본부장은 “사람이 관리해서 서비스하는 일이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1%의 금액을 내고 99%의 재산을 받아가는 것이다” 라면서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퀄리티가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초고령사회 필요성 증가 그렇다면 유언대용신탁 가입은 언제 하면 좋을까. 박현정 센터장은 “목적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상속이 목적이라면 늦어도 인지 능력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시기에 해야 한다. 단순히 상속이 목적이 아니라 자산을 관리·운용하고 싶어서라면 은퇴 세대인 50대부터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라면서 “무엇보다 신탁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마음먹었을 때 바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언대용신탁 가입을 원한다면 은행·증권사·보험사 등의 금융기관 또는 법무법인을 찾아가 상담받으면 된다. 다양한 상품 소개와 함께 법적인 도움을 한번에 받고 싶다면 금융기관보다는 법무법인을 고려할 만 하다. 확산 단계인 유언대용신탁은 넘어야 할 숙제가 있다. 유류분 침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유류분은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에 따라 유족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말한다. 하지만 신탁으로 관리하는 자산의 유류분에 대한 판례가 없어, 신탁 내용에 따라 상속인의 문제 제기 여지가 있다. 배정식 본부장은 “신탁 관련 유류분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일은 유류분 제도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이 장애인과 미성년자로 국한돼 있고, 기간도 10년으로 제한한다. 우리도 그러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초고령사회 진입 등의 이유로 유언대용신탁의 필요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배정식 본부장은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제 혜택’ 도입을 제언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신탁 세제 혜택을 제공해 대중적인 인식이 높다. 배 본부장은 “과거에는 60대만 되어도 고령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90~100세 인구도 많이 늘어났는데, 그들은 3세대 손주까지 재산이 이전되기를 바란다. 고령자의 노후를 오랫동안 보장하고 지키는 방법으로 유언대용신탁이 더욱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회적 현상에 맞게 제도가 바뀌어야 할 때라고 전했다.
- 2024-07-0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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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베이비부머 은퇴 시작… 한은 “경제 성장률 0.38%p 하락”
- 올해부터 954만 명에 이르는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 출생)가 법정 은퇴 연령에 진입했다. 한국은행은 이로 인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이 0.38%p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하며, 계속고용 정책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일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 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를 발간했다. 분석 결과, 현 60대 고용률이 유지되는 시나리오에서는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2024~34년 기간 중 연간 경제성장률이 0.38%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고용률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경제성장률 하락 폭을 0.14%p로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2차 베이비부머는 은퇴 후 계속근로 의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2023.5월)에 따르면 55~79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계속근로를 희망하는 응답자의 비중이 2012년 59.2%에서 2023년 68.5%로 상승했으며, 평균 근로 희망 연령 역시 71.7세에서 73.0세로 높아졌다. 60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 또한 2010년 이후 상승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본격화된 시기에 성장한 2차 베이비부머는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근로 의지가 강할 뿐만 아니라, 교육 수준 또한 높은 편이다. 아울러 AI가 산업 전반에 침투하는 상황에서 IT활용도가 높고, 소득·자산 여건이 양호하며, 사회·문화 활동에 대한 수요도 크다. 이에 따라 2차 베이비부머의 계속고용이 이뤄진다면, 경제성장률 하락 폭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일본은 정부의 고령층 고용 촉진 노력으로 60대 고용률이 크게 상승한 바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재호 조사총괄팀 과장은 “향후 급격한 고령화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낮은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2차 베이비부머 인력 활용을 통한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서는 정책적 뒷받침이 긴요하다. 특히 생애에 걸쳐 축적한 인적 자본을 장기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먼저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 후 계속근로와 고용의 질적 제고를 동시에 이루기 위한 법·제도 마련에 사회적 합의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고령층의 재고용 의무화, 법정 정년 연장, 탄력적인 직무‧임금 체계 도입 등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는 고령층 고용 연장 제도와 관련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고령층 소비 여건 개선을 통한 내수 기반 확충이 필요하다고 봤다. 2차 베이비부머는 보유 자산 등에 기반한 소비 여력과 사회·문화 활동에 대한 수요가 기존 세대에 비해 크기 때문에 자산 유동화, 연금제도 개선 등을 통해 이들의 소비를 활성화해 급격한 인구 감소에 따른 내수 기반 약화에 대비할 수 있다.
- 2024-07-0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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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시형’ 팀장은 옛말… 일하고 싶게 만드는 리더의 비밀
-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세기말인 1999년, 10년 뒤인 2009년에 이루어질 기술적 진보 열두 가지를 예측했다. 하지만 2012년 미국 잡지 ‘포브스’의 분석에 따르면 그의 발표 중 실제로 실현된 건 단 한 가지였다. 이렇게 예측하기 힘든 세상 속에서 조직 또한 직급 체계를 없애거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며 부지런히 변화해왔다. 그럼에도 계속 살아남은 직책이 하나 있다. 바로 팀장이다. 회사의 특성이나 업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팀장은 거의 모든 조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민영 작가는 20년 넘도록 HRD(인적자원개발) 분야를 연구하면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SKT, 국민은행, 금융감독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등 많은 기업의 팀장을 만났다. 그러나 모두가 좋은 팀장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동안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본인의 패턴을 고수하는 A, 성과에 대한 조급함 탓에 팀원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는 B, 저성과자 관리에 골머리를 앓는 C 등 다양했다. 공통적으로는 시대가 변하면서 과거의 팀장에게 보고 배웠던 리더십으로는 팀을 이끌 수 없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단다. 이들의 멘토가 되어 해준 조언을 모아 정리한 책이 ‘요즘 팀장의 리더 수업’이다. 더 나은 팀을 만들기 위해 리더십을 발휘하고픈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좋은 팀장이란 “좋은 팀장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역할의 구체적인 정의를 내리고,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의장도 창립 초기 직원들에게 좋은 회사란 무엇인지 물어봤다고 해요. 좋은 회사를 원했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호했던 거죠. 단순히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팀장은 ‘관리자’이고, 팀장의 역할은 ‘관리’예요. 팀 관리, 팀원 관리, 자기 관리가 본질적인 역할입니다.” 단순히 지시하고 감독하던 ‘과거 팀장’과 달리 ‘요즘 팀장’은 팀 대표, 조정자, 멘토 및 코치로 범위가 확대됐다. 팀의 정체성을 확립한 뒤 공통의 성과에 대해 고민하고, 구성원이 업무를 잘 해낼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의 입장을 공감하고 마음을 얻어야 한다. 히딩크의 리더십 이 작가는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 성적인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을 좋은 팀장의 예로 꼽았다. 히딩크 감독은 팀 선수들의 성격과 심리 상태를 꿰뚫고, 확실한 동기부여를 통해 자신감과 성취욕을 끌어내려 노력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활약했던 박지성 전 축구선수는 “감독과 선수 관계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 간의 소통을 했다”며 “감독님을 위해 뛰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팀원에게 동기부여를 하려면 말로만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목표를 설정해주고 성취감을 경험하게 해줘야 해요. 업무 시간을 활용한 원온원(일대일 면담)을 권합니다. 점심시간 등 휴게 시간에 한다거나 개인적인 사정을 묻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조직에서 어떤 모습을 기대하는지,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지 등을 듣고 업무와 이어주는 게 핵심입니다. 업무 목표를 달성했을 때는 인정과 함께 명확하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해야겠죠. 그렇게 신뢰를 쌓는 겁니다.” 무게를 견뎌라 ‘내가 슈퍼맨도 아니고, 어떻게 다 잘하라는 거지?’라는 억울한 마음이 들 수 있다. 자신만 뺀 몇몇 팀원이 모여 있는 장면을 목격하면 ‘내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생길 테다. 하지만 팀장은 외로운 자리라는 사실을 견뎌야 한다. 관리자 권한을 갖게 되는 순간, 그 의사결정은 팀원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준다. 팀원들은 당연히 좋은 일보다 나쁜 일에 더 민감하다. 이 작가에 따르면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팀장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해요?’, ‘조금 더 살펴보고 결정할까요?’, ‘모르는 일인데요. 제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잖아요’ 등의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혼자만의 의견이 될까 봐, 많은 사람이 동의했으면 하는 생각에,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갖지 못해서다. “당연히 팀장이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 건 무자비한 일입니다. 구성원 역시 그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해요. 구글에서 ‘탁월한 팀은 무엇이 다를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프로젝트를 5년 동안 진행한 결과, 탁월한 팀에는 ‘팀 내 규칙’과 ‘심리적 안전감’(팀에 속한 개인이 비판이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안전하게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심리적 상태)이 존재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해요. 구성원 모두가 합의해 선호하는 업무 방식, 원하는 피드백의 정도 등을 정해보세요. ‘우리 팀 회의 규칙 다섯 가지’, ‘편안함을 주는 원온원 규칙 세 가지’ 등으로 말이에요. ‘우리’에게 맞는 규칙을 꾸려가다 보면 어떠한 도전도 함께할 수 있을 겁니다.”
- 2024-06-2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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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운 인생 만드는 미니멀 라이프, ‘비움’ 아닌 ‘소유’가 핵심
- 언제부터인가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을 줄여 단순한 생활 방식을 택하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함으로써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건데, 막상 집 안을 둘러보면 뭐 하나 쉽게 버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가장 좋은 것 딱 두 개만 남기고 다 버리세요!”라는 정리수납 전문가의 말에 물건 정리를 하겠노라 다짐한 김말녀(65세, 가명) 씨. 우선 오래돼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을 버리고 가장 좋은 걸 꺼내려고 수납장을 열었다가 ‘어머!’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온갖 종류의 프라이팬이 14개나 나왔다. 사은품으로 받아서, 누가 줘서, 홈쇼핑에서 세일해서 등 온갖 이유로 들여온 것들이 어느새 이렇게 쌓여 있었던 것.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또 뭘 샀느냐’는 남편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신발장에 넣어두고 잊어버린 프라이팬 하나가 더 있었다. 우스갯소리 아닌가 싶겠지만 실화다. 게다가 이건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니라고? 지금 당장 부엌으로 가 찬장을 열어보자. ‘○○은행’ 로고가 크게 자리 잡은 컵과 ‘○○카페’ 로고가 적힌 텀블러가 몇 개나 나오는지 말이다. “모든 물건에는 이유가 있다!” 김민주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 이사, 이지영 새삶 대표에게 ‘왜 우리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느냐’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내가 사는 집에 있는 물건이지만 남을 생각한 이유가 붙어 있다는 뜻이다. 대개는 이런 이유다. ‘아들이 사준 비싼 가방’, ‘돌아가신 아버지가 선물한 만년필’, ‘결혼 기념으로 산 와인 잔’, ‘딸 결혼하면 줄 그릇’ 같은. 선물한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서, 자녀에게 주려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추억하려고 등 ‘나’가 아닌 다른 이를 기준으로 가치를 두는 물건들이다. 그렇다고 쓰임이 있는 건 아니기에 어딘가에 놓여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을 뿐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아 조언한다. 나이 들수록 사람, 시간, 물건, 공간 등 정리할 게 많아진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건 물건이다. 물건이 비워지면 공간도 정리된다. 공간은 나의 생활 습관이 남긴 흔적들로 채워져 있다. 따라서 공간을 비우면 삶도 정리된다. 기준은 ‘나’다.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공간의 쓰임을 생각하게 된다. 그 공간에서 나의 생활이 어떤지도 돌아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사람, 시간 등 내 인생도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이다. 비움에 앞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소유하지 않는 것이다. 새 물건을 들이지 말라는 의미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가를 알아가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비우는 과정을 통해 소유에 관한 자신만의 기준을 다시 세우게 된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여전히 미니멀 라이프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실천 방법을 알아봤다. 1. 습관 점검하기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동선을 살펴보자. 하루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는 방도 있을 테고, 한 번도 열어보지 않는 서랍장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비싼 옷을 사도 손이 자주 가지 않으면 옷장 한켠에 자리만 차지하는 것처럼 자주 사용하는 컵, 자주 앉는 소파 자리, 자주 입는 옷 등을 보며 꼭 필요한 것의 기준을 세운다. 그러려면 집 안에 뭐가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내가 자주 쓰는 것들이 무엇인지, 저 물건은 저 자리에 얼마나 놓여 있었는지 관찰해보자. 생활 습관을 바꿈으로써 자연스럽게 정리를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식탁 위를 보자. 각티슈, 건강보조제, 볼펜, 안경, 식물 등 무언가가 반드시 놓여 있을 것이다. 모두 다 치워보자. 항상 깨끗하게 비워져 있는 식탁을 보다 보면 물 마신 컵을 그곳에 놓지도, 먹다 남은 피자를 그대로 두지도 않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김민주 이사는 “짐 속에 파묻혀 생활하면 집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게 아니라 빼앗기게 된다”면서 “나이 들면 아플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집의 쾌적함을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 주어진 공간에 만족하기 신발장을 열어보면 신발이 위아래로 서로 엉켜 있는 집이 많다. 그러고도 넘쳐서 현관에 줄지어 있다. 버림의 첫 시작은 나에게 주어진 공간을 인정하는 것이다. 신발장이 열 칸이라면 신발도 열 켤레만 있어야 한다. 비좁은 공간을 어떻게든 활용해 수납의 묘수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공간을 얼마나 쾌적하게 누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여기까지만 생각해도 버려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버리는 게 너무 어렵다면 다음 두 가지를 우선 실행해보자. 이지영 대표는 딱 세 가지를 먼저 버려보라고 조언했다. 오래된 수건, 일회용품 용기, 화장품 샘플이다. 수납장 어딘가에 지금 쓰는 수건 개수만큼의 새 수건이 분명 있을 것이다. 재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쟁여둔 일회용품 용기도 과감하게 버리자. 찬장 속 주방 용기로 충분하다. 발뒤꿈치에라도 바르려고 놔두었던 유통기한 지난 샘플 역시 버리자. 소중한 나를 위해 좋은 것을 바르겠다는 마음으로. 김민주 이사는 하루에 딱 한 가지씩 30일 동안 매일 버려볼 것을 권유했다. 30년 넘게 모아둔 물건을 하루아침에 버릴 수는 없다. 휴대폰에 ‘버림의 행복’이라는 사진첩을 따로 만들어 버린 물건은 사진으로 찍어놓는다. 시간이 지나 사진첩을 보면 ‘우리 집에 이런 물건이 있었나?’ 싶을 것이다. 꼭 지켜야 할 점은 하루에 딱 한 개만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30일은 볼펜류, 티셔츠류, 그릇류 등 하루에 한 종류를 모아 버린다. 이렇게 100일을 반복하면 어느새 집이 쾌적해졌음을 느낄 것이다. 3. 현재의 ‘나’ 생각하기 물건의 필요를 고민할 때는 ‘나’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나의 과거가 담긴 물건, 내 미래를 위해 비축해둔 물건을 너무 많이 쌓아둔다. 물건의 용도는 ‘쓰임’이라는 걸 잊지 말자.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은 오늘이다. 제일 좋은 것은 지금 써야 한다. 주의할 점은 다른 구성원의 기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주 이사는 ‘내 기준을 절대 강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가족의 물건은 해당 물건의 주인이 버릴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 서로 다른 취미가 있다면 공간을 나누어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지영 대표는 “한 사람의 취향이 모든 공간을 지배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피규어를 모으는 취미가 있다면 자리를 정해 그 공간에만 둘 수 있도록 한다. 자녀가 독립해 두 부부만 지낸다면 각 방을 자신의 공간으로 쓰는 것도 방법이다. 방의 쓰임을 꼭 침실, 옷방, 서재라는 식으로 나누지 않아도 좋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집에서 가장 가치 있는 건 비싼 물건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집이라는 공간만큼은 온전히 나를 위한 것들로 채우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김민주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 이사, ‘신박한 정리’ 이지영 새삶 대표 “물건을 정리하니 일상의 소중함이 보여요” ‘모델하우스 같다!’ 김미희(61세) 씨의 집에 들어서며 받은 첫인상이다. 현관에 줄지어 있는 게 익숙한 신발도, 주방 아일랜드에 나와 있는 물건도, 거실 바닥에 늘어놓은 물건도 없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사례자를 찾아온 것이지만, 이렇게 심플할 줄이야. 본래 취향이 심플한 사람을 찾아온 건 아닐까, 번지수를 잘못 찾았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40년을 쉬지 않고 사업을 했어요. 집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정말 많았죠. 그때는 남을 많이 의식했던 것 같아요. 그릇도 진열해두었고, 술이 가득한 진열장도 있었죠. 또 집에 찾아온 사람을 빈손으로 보낼 수 없어 들려 보낼 선물들도 한가득 쌓아뒀어요.” 그 역시 물건으로 가득한 집에 살았더란 이야기다. 김미희 씨는 10년 전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사했다. 당시 이사할 때만 해도 물건을 버리려니 마음속 갈등이 컸다고 한다. ‘비싼 물건이라서, 정이 들어서, 갖고 싶었으니까’ 등 갖은 이유가 맴돌았다고. 그러다 2년 전 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결심하고 물건을 비워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상의 소중함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단다. “어느 순간 물건들이 장소만 차지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쓰지도 않는 물건인데 먼지가 쌓이니까 청소할 것도 많고요. 꼭 필요한 물건만 남기고 다 버렸어요. 집이 작아졌으니 거기에 맞게 가구도 정리하고요. 처음에는 버리는 게 너무 아까웠는데, 집이 정리되니까 홀가분하더라고요. 이후에는 마음도 가벼워지고 인생이 심플해졌어요.” 무엇보다 자신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 김 씨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돈 버는 기계처럼 희생만 하는 삶이었던 것 같다고 표현했다. 지금은 스스로 토닥여주면서 ‘그동안 열심히 잘 살았다’고 칭찬할 수 있게 됐다. 지나가는 꽃도 눈에 들어오고,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어르신을 돕는 오지랖(?)도 생겼다. 물건을 정리한 자리에 여유가 들어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청소를 잘 못한다고 느낀 김 씨는 지난해 청소 학원을 다녔다. 청소를 배우고 나선 정리수납과 방역·소독까지 배워 자격증을 취득했다. 40년간 쉬지 않고 달렸으니 쉴 법도 한데, 이번에는 블루클린이라는 청소·방역 회사를 차리며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김미희 씨의 미니멀 라이프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렇게 많이 비웠는데도 아직 버리지 못하는 게 있다. 바로 옷이다. “만 원짜리 티셔츠에 구멍이 나도 버리지 못하고 잠옷으로 입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어떤 계기가 생기면 정리를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한번 비워보니 더 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인생 정리를 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가면서요. 이제 철드나 봅니다.(웃음)”
- 2024-05-23 0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