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 여전히 경제활동을 활발히 이어가는 시니어들이 늘면서 은행권도 시니어 고객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시니어를 위한 라운지를 늘리고 있다. 시니어 전용 지점과 라운지를 별도로 마련해 노년층이 편안한 환경에서 금융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니어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민·퇴직·개인연금부터 유산 상속·증여, 노후 자산관리까지 인생 후반부에 맞닥뜨리는 복잡한 고민을 기존 일반 지점보다 훨씬 세분화하고 깊이 있게 응대하고 있다. 브라보마이라이프는 주요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시니어라운지를 찾아가 봤다.

"자산을 불리는 곳은 아니지만 이 출장소는 꼭 있어야 해요"
서울 화곡동 시니어 플러스 출장소를 지키고 있는 김경미 소장의 말에는 이유가 있다. 하루 평균 150명. 이곳을 찾는 고객의 90%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이곳은 초고령사회가 만들어낸 가장 현실적인 은행 풍경을 보여준다. 시니어 플러스 출장소는 우리은행이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신설한 시니어 특화점포다. 화곡동 점포는 1호 동소문점, 2호 영등포점에 이은 3호점이다. 우리은행 시니어 플러스 출장소는 일반적인 시니어 라운지와는 결이 다른 금융 현장이다. 고령층의 노후 설계보다는 '오늘의 생활'을 돕는 공간이다. 퇴직연금이나 투자 상담 대신, 통장 재발급과 거래내역서 발급이 주 업무다.
은행이 사라졌던 동네, 다시 문을 연 이유
화곡동과 화곡역, 까치산역 사이 반경 1~2km에는 한때 은행 점포가 여러 곳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이 지역은 전세 사기 이슈로 주목받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이 나지 않는 동네'였다. 하지만 그 자리에 다시 문을 연 곳이 있다. 우리은행 시니어 플러스 출장소는 화곡동 금융센터가 통폐합되며 사라졌던 은행 기능을 사회공헌 형태로 되살린 공간이다.

하루 평균 방문 고객 150명...90% 이상이 65세 이상
출장소를 찾는 고객의 90%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150명 안팎이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에도 120명 이상이 찾는다. 일반 영업점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한다. 업무 내용은 일반 지점과 다르다. 대출이나 펀드 상품은 사실상 설명 자체가 어렵다. 입출금, 통장·카드 재발급, 비밀번호 변경, 거래내역서 발급이 대부분이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와 노령연금 수급자가 제출해야 하는 1년 치 거래내역서 발급이 핵심 업무다.
김경미 소장은 "글을 읽지 못하시거나 잘 들리지 않는 어르신들이 많아 힘든 순간도 많다"면서도 "이곳에 우리(출장소)가 없으면 이분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진다. 다른 시니어 라운지와는 분위기가 다르지만, 어르신들에게는 꼭 있어야 하는 은행"이라고 말했다.
'동네 사랑방'이 된 은행 창구
화곡동 시니어 플러스 출장소는 은행이자 동네 사랑방이다. 1인 가구인 고령자가 많아 휴대전화로 수상한 문자를 받으면 대부분 은행으로 향한다. 보이스피싱이 걱정돼서다. 안심 차단 서비스, 통장이나 카드 비밀번호 변경 요청이 잦다. 문제는 어르신 고객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은행원은 규정상 고객의 휴대전화를 직접 만질 수 없기 때문에 말로 하나하나 설명해야 한다. 다른 곳에서는 몇 분이면 끝날 업무도 이곳에서는 수십 분이 걸린다. 특히 민생 소비쿠폰 지급 시기에는 하루 300명 이상이 몰리기도 했다. 창구 한 편에 있는 '우리 사랑채' 휴게 공간은 어르신은 물론 동네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모임을 갖는 등 아지트의 역할도 하고 있다.

화곡동 출장소가 전한 은행의 역할
화곡동 시니어 플러스 출장소는 초고령사회에서 갖춰야 할 은행의 역할을 보여준다. 자산을 불리는 금융이 아니라, 삶을 이어가게 하는 생존의 금융이다. 디지털 전환 속에서 밀려난 고령층에게 은행은 여전히 '모든 걸 물어볼 수 있는 곳'이다. 초고령사회인 한국에서 이런 공간은 더 필요해질 것이다.
시니어 금융은 하나의 모델로 설명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노후를 설계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오늘의 생활을 지켜야만 한다. 화곡동 시니어 플러스 출장소의 창구는 그 차이를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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