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닥 케어홈은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강상태 및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케어 서비스를 강화한 주거형 요양시설 브랜드다. 일상 속 가벼운 도움이 필요한 사람도, 돌봄이 필요한 사람도 폭넓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전문 인력을 강화한 새로운 실버타운
케어닥은 기존의 요양시설과 프리미엄 실버타운 외에 전문적 건강관리 및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주거 복지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주목, ‘케어닥 케어홈’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병원 입원 및 자택 퇴원, 전문 요양시설 입소 등으로 이어지는 돌봄 여정에서 중간 단계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곧 신도시점을 시작으로 송추 포레스트점, 용인 더퍼스트점이 차례로 개소할 예정이다.
◇세심한 거주 환경
운영 인력은 사회복지사, 간호사, 영양 및 조리사, 간병인 등 돌봄 환경에 꼭 필요한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면회실, 상담실, 운동실, 커뮤니티실, 프로그램실, 물리치료실, 재활 공간(워크메이트), 찜질방 등 공용 시설을 포함해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제공한다. 취향에 따라 개인 가구나 필요한 가전제품을 놓을 수 있다. 안전을 위한 높낮이 조절 세면대, 낙상 방지 알림 및 비접촉식 생체정보 수집 시스템 ‘실버가드’, 스마트 기저귀 등은 필요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개인의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1관은 장기요양급여 비수급자, 2관은 장기요양급여 수급자를 중심으로 조성됐다. 문화 및 여가(텃밭 가꾸기, 노래교실 등), 가정간호, 응급케어, 촉탁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각 관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적용된다. 모든 입소 어르신은 케어닥 케어홈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 비용이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1관 입소자가 2관, 2관 입소자가 1관 이용 가능) 은행 업무, 쇼핑 등 외부 활동이 필요할 때는 전문 인력과 동행 가능하다.
코로나19 유행이 주춤해지면서 소비자 맞춤 여행 상품이 곳곳 출시되고 있다. 이 가운데 농촌진흥청은 국내 여행 활성화와 농촌체험 여행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농촌으로 떠나는 작은 여행’ 상품인 ‘농촌체험 여행지 8선’을 지난 6월 소개했다.
이번 여행상품은 소모임 단위 여행객이 농촌교육농장, 농촌체험농장에서 1박 2일 동안 체험·관광·식사·숙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정으로 설계됐다. 각 농촌교육농장, 농촌체험농장은 지난 4월에 실시한 ‘농촌체험·관광 활성화 프로그램’ 공모에서 선정된 곳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농촌문화, 자연경관, 지역 먹거리 등을 소재로 한 농촌체험 여행에 관심이 높은 40~60대 여성 취향에 맞춰진 점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여행지 8곳은 △강원 강릉 ‘해품달’ 농장 △강원 횡성 ‘횡성 예다원’ △전북 고창 ‘책마을 해리’ △전남 화순 ‘화순허브뜨락’ △경북 김천 ‘송알송알 산골이야기’ △경북 안동 ‘토락(土樂)토닥’ △경남 고성 ‘콩이랑 농원’ △제주 서귀포 ‘폴개 협동조합’이다.
△강원 강릉 ‘해품달’ 농장
강원 강릉 ‘해품달’ 농장은 4만 여권의 책으로 꾸며진 실내장식과 야외 조형물이 인상적인 곳이다. 2~4인이 머물 수 있는 쾌적한 숙소와 대형버스를 개조해 만든 이색 숙소도 마련되어 있다.
맷돌로 직접 커피콩을 갈아 마시는 체험과 뗏목 타기, 농장 산책 등을 할 수 있으며 야간에는 모닥불을 피우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잔디밭에서 밤하늘의 별을 관측할 수 있다. 둘째 날 조식으로 초당순두부가 제공된다. 또한 오죽헌, 주문진 수산시장 등 지역 명소와 가까워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강원 횡성 ‘횡성 예다원’
강원 횡성 ‘횡성 예다원’은 해발 300m에 자리 잡고 있으며, 예절교육 지도사이자 차(茶) 연구가인 농장주에게 다도(茶道)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찻잎을 덖어 차를 만드는 제다(製茶)체험, 계절별 전통음식 만들기, 둘레길 걷기 등 체험 거리가 풍성하다. 또한 찜질방 이용, 별 보기 등 심신 힐링을 할 수 있다. 주변 볼거리로는 횡성호수가 있어 산책하기 좋다.
△전북 고창 ‘책마을 해리’
전북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고창 ‘책마을 해리’는 폐교된 초등학교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된 곳이다. 이색적인 도서관들이 많고, ‘읽고 쓰고 펴내는 인생 책 농사’를 주제로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 명소인 선운사, 고창읍성, 상하농원 등과 연계하면 1박 2일 일정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전남 화순 ‘화순허브뜨락’
전남 화순 ‘화순허브뜨락’ 농장은 약 4000평에 달하는 정원에 꽃과 허브가 가득한 곳으로 안온한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이다. 둘레길 걷기나 허브 오일·허브 소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로 만든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숙소는 편백나무방, 황토방으로 나뉘어 있다.
△경북 김천 ‘송알송알 산골이야기’
경북 김천 ‘송알송알 산골이야기’ 농장은 500미터 고지의 호젓한 산골에 있다. 산세가 수려해 야영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천연염색 스카프 만들기, 숲속 걷기 후 새송이버섯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김천을 대표하는 수도산 자작나무숲, 사찰 청암사, 용추폭포 같은 지역 명소와 연계하면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경북 안동 ‘토락(土樂)토닥’
경북 안동 ‘토락(土樂)토닥’ 농장은 ‘카페형 치유농장’을 지향하는 곳으로 도자기 공예를 체험하며 나만의 접시를 만들 수 있다. 농장주가 요리한 ‘안동한우불고기’에 텃밭에서 딴 쌈 채소를 곁들이는 저녁 식사가 별미다. 밤에는 사과나무 장작으로 만든 모닥불 주위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 도보로 낙동강 산책길, 마애솔숲공원을 갈 수 있고, 차로 15분만 이동하면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 지역명소에 갈 수 있다.
△경남 고성 ‘콩이랑 농원’
경남 고성 ‘콩이랑농원’은 1000개가 넘는 항아리가 길게 늘어선 모습이 진풍경인 곳이다. 콩으로 만든 다양한 전통 장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농장 인근에는 영부저수지 산책길, 민간정원인 그레이스 정원 수목원, 상족암 군립공원 등 다양한 걷기 여행길이 있다.
△제주 서귀포 ‘폴개 협동조합’
제주 서귀포 ‘폴개(뻘이 있는 갯벌이라는 제주 방언) 협동조합’은 제주 귀농인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다. 제주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한 이들의 제주살이 이야기를 도움말 삼아 농장에서 머무는 동안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유기농 블루베리 수확, 생화로 꽃다발 또는 꽃모자 만들기, 농장 주변 산책길 걷기, 잔디밭에서 밤하늘 보기 등을 할 수 있다. 아침 식사는 농장에서 준비한 소풍 도시락을 가지고 정원에 나가 먹을 수 있다.
각 여행상품 예약은 여행플랫폼 ‘노는법(nonunbub.com)’ 누리집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할 수 있다. 올해 11월 말까지 상품가격의 약 50퍼센트를 할인하는 특가 행사를 진행한다.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 박정화 과장은 “코로나19 이후 삼삼오오 모여 자연 속에서 휴식과 여유를 누리고 싶은 소비자들의 경향을 반영해 농촌여행 상품을 공모하게 됐다”라며 “상품개발은 지방자치단체, 예약은 새싹기업 여행플랫폼에서 맡아 진행하는 이번 여행상품이 정부-지자체-민간이 협력해 만든 농촌여행 우수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귀농생활이 힘들 것을 미리 충분히 알았으나 단단히 각오할 것까진 없었단다. 도시의 아파트를 벗어나는 해방감이 컸거니와, 시골에서 자라며 쌓인 경험과 정서를 밑천으로 삼은 귀농이라 날아오르듯 가뿐한 행보였다. 그리고 즐거운 귀농의 나날이 이어졌다. 살다 보니 구름인 양 물인 양 걸림 없이 한 세상 흐르기에 좋은 게 시골인 걸 알았나보다. 김영남(56, 옥천 풀잎체험농원) 씨는 이렇게 정든 시골에서 활개를 친다. 그저 매양 웃으며 산다. 웃지 않고 산다면 이 무슨 인생 낭비? 그리 여기는 것 같다.
영남 씨의 귀농은 우연한 계기로 촉발되었다. 남들처럼 뜸 들여 면밀한 계획을 세우거나 전국을 돌아다니며 귀농지를 물색하는 식의 사전 작업을 면제해준 선연(善緣)이 그를 방문했던 것이다. 대전의 한 병원에 입원한 시어머니를 수발하다 옆 병상의 어떤 할머니까지 덩달아 수발한 게 귀농의 연줄이 될 줄은 그도 미처 몰랐다. 발버둥 쳐도 안 되는 일이 있고 가만 있어도 술술 풀리는 일이 있으니 인생이란 기묘한 게임이다. 영남 씨는 할머니와의 인연을 복이라 친다. 그렇다면 이 복은 하늘이 내렸나? 영남 씨의 갸륵한 선행에 대한 보상으로? 세사의 인과(因果)는 대략 오차 없이 행진하는 법이다.
“퇴원을 한 할머니께서 당신의 시골집에 놀러오라 청하시더라. 병원에서 정들어 양어머니로 삼아 섬겼던 터라 막역한 관계 형성이 됐던 거였다. 해서, 남편과 함께 놀러갔더니 마을의 느낌이 무척 좋아 거기에 아예 살고 싶어지는 게 아닌가. 게다가 양어머니가 빈집을 추천해줬다. 뭐를 따지고 잴 게 없었다. 살던 대전의 아파트 등 부동산을 서둘러 팔아 자금을 만들었고, 그 빈집을 사 허물고 황토 집을 나름 멋지게 지었다. 일사천리로 단숨에 귀농했던 거다. 2016년의 일이었다.”
농원 규모가 엄청나다. 이 너른 언덕배기 토지를 어떻게 확보했지?
“시부모님이 남편에게 물려준 유산이다. 전답과 임야로 이루어진 1만8000평짜리 터로 이 가운데
1만 평을 과수원으로 개간해 운영한다. 복숭아도 꽤 많이 심었지만 사과 재배에 주력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농원 일대의 풍광이 아름답다고 팔짝팔짝 뛰더라. 정작 나는 풍경을 즐길 시간 여유조차 없는데.(웃음) 귀농, 이거 정말 장난 아니다.”
우연하고도 충동적으로 이루어진 귀농이었구나.
“그런 셈이다. 계획적이었다면 남편의 직장생활부터 청산했겠지만 그러질 않았다. 시골에 내려와서도 남편은 한동안 대전으로 출퇴근을 했다. 1년 이상 직장 일을 계속하다 그만뒀거든.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옆집 주민과 마찰이 빚어져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는데, 알고 보니 그는 동네에서 아예 내놓은 기인이었다. 결국은 여생을 눌러 살고자 공들여 잘 지은 집에서 2년여를 살다 현재의 이곳으로 이사를 했지.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이곳은 풍광부터 평온하다. 산자락에 안긴 집이라 호젓하고. 이런 터를 찾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용케도 이사를 결심했던 때에 나온 매물이었다. 처음에 살던 집과 지척이지만 모든 여건이 더 좋았다. 기도원으로 쓰던 2층집이었다. 부지 2000평에 전답도 딸려 있어 금상첨화였다. ‘야, 여기가 낙원이구나, 이제 본격적인 귀농생활로 고고싱이다!’ 내가 그렇게 외쳤던 거다.(웃음)”
드디어 농사를 시작했나?
“농사를 해본들 보람이 있겠나? 내가 원래 농사라는 직업엔 회의적이었다. 시골 출신으로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었지. 그러나 남편은 농사에 뛰어들었다. 어쩔 수 없이 나도 복숭아대학을 다니는 등 농업에 관심을 가져봤지만 그건 나의 일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농사는 남편이 짓고, 당신은?
“하고 싶은 일은 너무도 많았다. 뭐든 맘먹고 덤벼들면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넘쳤지. 문제는 최적의 일을 찾아내야 한다는 데에 있었다. 식용곤충농장이 적합해 보여 산업곤충 공부를 좀 해봤지만 비전이 보이지 않아 포기했다. 이런저런 모색을 하다 그냥 적성과 능력에 맞춰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답이 나오더라.”
어떤 답이?
“도시에서 오랫동안 다육식물과 야생화를 즐기는 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다육식물 전문 농원을 만들기로 했다. 된장이나 고추장을 맛있게 담그는 사람으로 알려졌으니 장류 사업을 병행해도 무난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것들은 단기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일이 아니지. 그래 일단은 카페를 차려 생활비를 벌기로 하고 2층 공간을 개조해 찻집을 차렸다. 내겐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었다.”
그의 카페엔 특별한 게 있다
허세와 뻥 없는 겸허함으로 내 실력에 맞춰 사는 일. 그걸 지혜라 일컫지만 지지고 볶는 세파에 흔들리다 보면 과욕과 과속을 일삼다 표류하기 십상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잘해내는 인생은 꽃길이다. 그러나 정작 가시밭길을 헤매다 종 치기 쉬운 게 인생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영남 씨,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자신부터 기쁘게 하는 쪽으로 일을 구상했던 것 같다. 후미진 산기슭에 웬 카페인가 싶지만 개업 1년 남짓이 지난 현재 어지간히 자리가 잡혔다. 잘 돌아간다.
농원 전체의 담백하고 조촐한 풍색과 마찬가지로 카페 역시 소박하게 꾸몄다. 조화나 그림 액자, 소쿠리, 또는 특별할 것 없는 빈티지 장식품들로 공간을 치장해 동네 사랑방처럼 따사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그래서인가, 인근 읍내 주민들이 찾아들어 단골 노릇을 한다. 멀리 대전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 사뭇 독특하거나 매력적인 공간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만 순탄하단다. 이 카페엔 뭔가 특별한 게 있나보다. 뭘까.
“손님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도 하지만 우선은 찻값이 착해 좋다고들 한다. 차와 함께 제공되는 군것질거리로도 호감을 산다. 푸짐하게 내놓거든. 요즘 같은 철엔 군고구마와 군밤, 옥수수 튀밥을 한꺼번에 제공한다. 이렇게 퍼주고 남는 게 있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지만, 이 외진 산골짝을 찾아주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일 뿐이지. 난 스스로 선택한 일이면 무조건 즐기는 태도로 임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정말 즐거워지더라.”
날이면 날마다 손님들을 맞이해 신경 써야 하는 게 찻집 일이다. 은근히 감정 소모가 많을 것 같다.
“난 센치한 멋과 분위기를 추구하는 스타일의 여자가 전혀 아니다. 사교적이랄까, 긍정적이랄까, 내겐 그런 기질이 충만해 있다. 때로 아줌마들과 어울려 앉아 사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카페 일에 만족스럽다.”
코로나로 불황이 자심하다. 찻집에서 나오는 월수입을 말해줄 수 있을까?
“평균 순소득 250만 원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부부 둘의 생활비로는 부족하지 않다. 그래도 남편에겐 좀 미안하다. 그간 농원 조성을 위해 내가 많은 자금을 쏟아 부었거든.”
당신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남편은 자동차 회사 쉐보레에서 판금 기술자로 근무하다 은퇴했다. 농장 운영이나 카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력의 소유자라는 얘기다. 그러니 내가 모든 걸 주도하지 않으면 누가 하나? 남편에게 선언한 약속이 있다. ‘걱정 말라, 반드시 수익이 창출되는 농원으로 키울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어주겠다!’ 하하하!”
아직은 불쏘시개 지피는 단계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도 목소리도 쾌활하다 못해 화통하다. 말방울 쩌렁거리는 것 같다. 그건 오래된 습이다. 잘 이해할 수 없는 게 인간사라지만 낙관과 긍정으로 매사를 접수하면 넘지 못할 벽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밝은 천성도 한몫 거들어 잘 웃게 하는 안면근육을 발육시켰다. 그의 어려서부터의 꿈은 가수였다. 결혼을 하고서도 버리지 않은 꿈이었으나 남편의 반대로 포기했단다.
“남편이 뒷바라지를 해줬다면 지금쯤 유명 가수는 아니라도 밤무대 가수 정도로는 뛰고 있을 게 틀림없다.(웃음) 애석하게도 접을 수밖에 없었지만 노래강사 자격증을 따 대전에서 갖가지 봉사활동을 했다. 웃음치료사로도 맹활약을 했다. 그거 아시나? 웃음치료사가 얼마나 좋은 건지를. 남들을 행복하게 하기 이전에 나 자신부터 행복해져 너무 좋더라. 인생이 바뀌더라. 매사에 긍정적인 인간으로 변하거든.”
우울의 늪에 빠질 뻔한 시절도 있었다. 유방암 3기 판정을 받고 사투를 했던 것인데 긍정심을 약 삼아 완치했다. 이후 삶이 한결 소중하고 감사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삶의 감사함을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좋은 인생을 누릴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걸 실증해보이기 위해 귀농의 나날들을 웃음으로 맞이하고 웃음으로 떠나보낸다.
농장을 둘러볼까. 집 뒤편 경사지에 비닐하우스 석 동이 있다. 하우스 하나에선 다육이 화분들이 도란거린다. 영남 씨는 이 땅딸보 식물들이 향후 농원의 성장 주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을 믿는다. 특용작물을 시험 재배하는 하우스도 있다. 닭과 칠면조와 토끼를 기르는 하우스도 재미있다. 국화를 군락으로 조성한 산책로 맨 위편 평탄지엔 언제 보아도 푸근한 인상으로 무상의 보시를 하는 항아리 200여 개가 놓여 있다. 한판 야무지게 된장 사업에 뛰어들 것을 예고하는 풍경이다. 찜질방과 민박용 객실도 지어놨다. 아직은 불쏘시개를 지피는 단계이지만 영남 씨는 복합농원으로 키워나갈 포부에 부풀어 있다.
“친구들은 나를 두고 이미 성공한 귀농인이라 한다. 나를 보고 귀농을 따라 한 친구들도 있다. 그러나 갈 길이 멀다. 귀농인의 귀감이 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목적 지점에 도달하고 싶다. 마을 이장 선거에도 나갈 참이다. 왜냐고? 이장의 선의와 노력만으로도 마을 공동체의 풍토가 개선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김영남 씨가 주는 귀농 Tip
•반드시 부부가 함께 귀농하자. 농촌에선 원주민들과의 소통 등 아내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다.
•농업정책자금에 관심을 가져라. 크고 작은 각종 지원 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니까.
•귀농하기 전에 각 지역에 있는 귀촌귀농단체의 총무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자. 그게 가장 신빙성 있는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길이다.
여름내 휴가를 못 즐긴 이들이라면 추석 연휴 동안 바캉스를 떠나는 이른바 ‘추캉스’도 고려해볼 만하다. 손주들과 함께라면 더욱 즐거워질 객실 패키지와 더불어 추석을 겨냥해 출시된 다양한 프로모션을 소개한다.
파크 하얏트 서울
시그니처 추석 선물 세트 추석을 맞아 그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시그니처 아이템을 모아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코너스톤 시그니처 육류세트(35만 원)를 비롯해, 월악산 벌집 꿀(14만 원), 다문 디저트 플레이트(23만 원), 소믈리에 주류 셀렉션(30만 원, 45만 원), 컴포트 오일 디퓨저 세트(17만 원) 등으로 구성됐다. 추석 당일인 10월 1일까지 호텔 2층 이탈리안 레스토랑 ‘코너스톤’을 통해 예약 및 문의가 가능하다(유선 또는 온라인).
제주신화월드
3대가 즐기는 패밀리 투게더 패키지 독립된 침실 구성으로 몸이 불편한 어르신은 물론 아이, 어른 모두 편히 쉴 수 있는 ‘패밀리 투게더’ 패키지를 마련했다. 3대가 함께하는 추석 여행을 계획한다면 제격이다. ‘스카이 온 파이브 다이닝’ 디너 뷔페, ‘탐모라 찜질방’ 이용권을 비롯해 손주를 위한 키즈 액티비티 프로그램들을 제공한다(12월 30일까지, 55만6000원부터).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추캉스&추석 객실 패키지 명절 연휴 동안 여름휴가의 아쉬움을 가족과 달랠 수 있는 ‘오아시스 레이트 서머 패키지’를 선보인다. 더불어 추석을 겨냥해 호텔을 벗어나지 않고 프라이빗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추석 객실 패키지도 운영한다.
워커힐 호텔 앤 리조트
추석선물&가을 패키지 한가위를 맞아 합리적인 가격의 추석패키지 2종과 ‘명월관’의 보양식 HMR 제품을 선물 세트로 내놓았다. 그밖에 ‘가을이 폴폴’, ‘폴 겟어웨이’, ‘어텀 이스케이프’ 등 취향 존중 가을 패키지 5종도 선보인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추석 음식 패키지 호텔 셰프가 직접 준비한 추석 음식을 먹으며 여유롭게 연휴를 즐길 수 있는 패키지를 판매한다. 객실에서 무구며 갈비찜, 궁중잡채, 모둠전, 연잎밥 등 추석음식으로 구성된 고메박스를 함께 제공한다.
여름내 휴가를 못 즐긴 이들이라면 추석 연휴를 활용해 바캉스를 떠나는 이른바 ‘추캉스’도 고려해볼 만하다. 손주들과 함께라면 더욱 즐거워질 객실 패키지와 더불어 추석을 겨냥해 출시된 다양한 프로모션을 소개한다. 사진 각 사 제공
3대가 즐기는 패밀리 투게더 패키지
제주신화월드는 독립된 침실 구성으로 몸이 불편한 어르신은 물론 아이, 어른 모두 편히 쉴 수 있는 ‘패밀리 투게더’ 패키지를 마련했다. 3대가 함께하는 추석 여행을 계획한다면 제격이다. ‘스카이 온 파이브 다이닝’ 디너 뷔페, ‘탐모라 찜질방’ 이용권을 비롯해 손주를 위한 키즈 액티비티 프로그램들을 제공한다(12월 30일까지, 55만6000원부터).
시그니처 추석 선물 세트
파크 하얏트 서울은 추석을 맞아 그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시그니처 아이템을 모아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코너스톤 시그니처 육류세트(35만 원)를 비롯해, 월악산 벌집 꿀(14만 원), 다문 디저트 플레이트(23만 원), 소믈리에 주류 셀렉션(30만 원, 45만 원), 컴포트 오일 디퓨저 세트(17만 원) 등으로 구성됐다. 추석 당일인 10월 1일까지 호텔 2층 이탈리안 레스토랑 ‘코너스톤’을 통해 예약 및 문의가 가능하다(유선 또는 온라인).
풍천장어 해피아워
9월부터는 두 달간 프리미엄 뮤직 바 ‘더 팀버 하우스’에서 ‘풍천장어 해피아워’ 프로모션을 진행한다(1인 6만9000원). 가을을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오른 일품 풍천장어를 활용한 장어구이, 덮밥 등을 세트로 맛볼 수 있다. 여름내 지쳐 있던 원기도 보충할 겸 가족과 함께 영양만점 다이닝을 즐겨보면 어떨까.
오아시스 카바나 패키지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여름휴가의 아쉬움을 가족과 함께 달랠 수 있는 ‘오아시스 카바나 패키지’를 10월 11일까지 선보인다. 흰 천으로 둘러싸인 카바나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온수 시설이 설비된 개인 풀과 푹신한 침대형 소파와 다이닝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4인(73만 원부터) 또는 6인(80만 원부터) 가족에게 안성맞춤이다.
취향 존중 가을 패키지 5종
워커힐 호텔 앤 리조트는 가을 패키지 5종을 구성했다. 식사까지 호텔 내에서 해결하고픈 이들을 위한 ‘가을이 폴폴’(그랜드 워커힐, 24만 원부터), ‘폴 겟어웨이’(비스타 워커힐, 31만 원부터), 일상 탈출과 힐링을 위한 ‘어텀 이스케이프’(28만5000원부터), ‘가을 하늘’(33만 원부터) 등 다채로운 패키지를 11월 30일까지 만날 수 있다.
호텔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 객실 패키지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한가위처럼 풍성한 객실 패키지를 운영한다. 디럭스 객실 숙박 시 마카롱 세트와 JW 시그니처 향 룸 스프레이 세트를 선물한다. 호텔 내 카페와 레스토랑 20% 할인을 비롯해, 당첨 확률 100% 경품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추석 연휴의 끝인 10월 4일까지, 200개 객실로 한정 판매한다(22만 원).
소다미술관 장동선 관장
미술작품은 하나의 세계가 아닌 겹겹의 세계를 만나게 해준다. 끊임없이 증식하는 세계를 인식하게 한다. 그렇다면 세계를 보여주는 독창적인 화가가 많으면 많을수록 감상자에겐 행운이다. 미술관도 마찬가지 아닐까?
관습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미술관이 많을수록 미술 애호가에겐 득이 된다. 장동선 관장은 애호가의 입장에 서서 국내 미술관들의 동향을 주시해온 인물로 보인다.
“재미있는 미술관이어야 관람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콘셉트를 갖춰야 한다. 미술작품이 서로 다 다르듯이, 다양성을 갖춘 미술관의 다양한 공존을 통해 미술세계가 다양성의 ‘끝판왕’이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국내 미술관들은 다양성이 떨어진다. 소다미술관은 기존 미술관을 답습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운영상의 안전을 위해 관행을 따르는 미술관이 많다. 소다미술관은 어떤가?
“처음엔 여러모로 힘들었지만 빠른 속도로 자리 잡히고 있다. 내심 뉴욕이나 강남에서 전시할 만한 수준의 전시회를 하기 위해 기획력을 총동원해왔다. 4인으로 구성된 소다의 기획 팀원들은 일단 독서를 많이 한다. 세상을 읽는 눈과 촉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도시재생’을 키워드 삼아 만든 문화예술 공간이 늘고 있다. 여기에 문제점이 있다면?
“‘재생’을 내세우면서도 너무 심하게 뜯어고치는 추세다. 일단 서둘러 건축부터 하고 나서 운영팀이 들어간 뒤 재공사를 하거나, 그냥 불편하게 견디는 사례도 있다. 이와 같은 시행착오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는 작업 전에 1년 이상의 조율기간을 가졌다. 남편이 건축가라서 의견수렴이 쉬웠지만 충돌도 많았다.”
이를테면 어떤 충돌?
“나는 일부 건물의 천장을 뚫어내는 방식을 반대했다. 회화를 전시할 실내 공간을 널찍하게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반면, 건축 전시회를 염두에 두었던 남편은 대형 파빌리온 작업에 방해가 될 천장을 잘라내자고 했다. 결국 내가 의견을 거둬들였다.”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의 목적은?
“요즘 아이들은 아파트 이외의 공간을 체험하지 못하며 자란다. 창의성을 저해하는 환경에 갇혀 있다. 따라서 예술 체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봤다.”
관장일 즐겁겠다. 미술에 취할 테니까.
“순진한 생각으로 덤벼들어 처음엔 고생했다. 남들은 우아하게 사는 걸로 보지만, 사실 관장직이라는 게 전문용어로 ‘노가다’에 가깝다.(웃음) 나의 꿈이 무엇인지 아시나? 매순간 열심히 살고 싶다는 거다.”
미술관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얘기이겠다. 좌충우돌도 없지 않았을 게다. 그러나 이젠 궤도에 올라섰다. 요즘의 고민은 하나. 감상자들을 미술작품 앞에 더 오래 머물도록 하는 방법 찾기란다. 몰입이 없는 감상은 손실이기에.
괴짜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그는 작업실에 갈 때면 정장 차림에 단장까지 들고 안방을 나섰다. 그 작업실이라는 게 몇 발짝이면 도착하는 집 안의 주방이었다. 힘들이지 않고 사람을 웃기는 이색 소극(笑劇)이다. 소다미술관(SoDA, Space of Design and Architecture)은 짓다가 버린 찜질방을 고쳐 만든 미술관이다. 이 역시 주방 화실만큼이나 이색이라 흥미롭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던 폐건물에 생명을 주입했으니 태생부터가 예술적? 스러지는 사물에, 무의미한 존재에 숨을 불어넣는 게 예술이지 않은가.
영국 런던의 내로라하는 미술관인 테이트모던(Tate Modern)은 공해 문제로 가동을 멈춘 화력발전소를 고스란히 살린 뮤지엄이다. 해마다 5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든다. 부산 망미동의 F1963은 45년간 와이어로프를 생산했던 폐공장을 재생시킨 복합문화공간이며, 청주의 골치 아픈 초대형 흉물이었던 구 연초제조창은 ‘청주공예비엔날레’를 펼치는 공예 클러스터이자 시민 예술촌으로 부활했다. 이 특별한 공간들은 모두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의해 되살아났다. 소다미술관의 발생 역시 ‘재생’을 키워드의 하나로 삼은 요즘의 건축적 사조에서 추동되었다.
소다미술관은 사립 미술관이다. 경영학을 공부한 디자인 컨설턴트 장동선 씨가 관장을 맡았으며, 그의 남편 권순엽(건축가, ‘SOAP 디자인스튜디오’ 대표) 씨가 조력자로 움직인다. 이 부부는 어느 날, 찜질방을 짓다가 혼란에 빠진 어느 건축주의 컨설팅 의뢰를 받았더란다. 당시 건축주는 1층 철근 콘크리트 벽체와 천장 구조까지 마무리한 과정에서 건축을 중단, 이후 4년여를 방치한 상황. 입지의 열악한 조건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준공을 해도 사업성이 없을 거라는 판단을 하고서였다.
‘재생’의 취지를 살린 별난 미술관
짓다가 포기한 찜질방 풍경은 슬럼화로 스산했다. 쓰레기와 풀들이 부지를 뒤덮은 채 뼈대만으로 멈춰선 건물의 내부로까지 틈입하고 있었다. 장동선 씨 부부는 숙고 끝에 지역사회에 유용할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생시키자는 제안을 했다. 이를 공감한 건축주는 완공 후의 운영 책임까지 장동선 씨에게 맡겼다. 이렇게 해서 2015년 소다미술관이 개관됐다.
리모델링은 최소한에 그쳤다. 건축주는 적극적인 구조 변경도 무방하다, 싹 부숴도 좋다 했지만 ‘재생’의 취지를 고수, 거의 건드린 곳이 없다시피 은근슬쩍 손질을 했을 뿐이다. 빛과 구름이 풍경을 연출하는 허공의 동향을 조사할 수 있도록 건물 일부의 천장만 도려냈으니까. 애초 부실한 공사라 바닥의 높낮이도 불균형했으나 그대로 놔뒀다. 휑하게 늘어선 콘크리트 벽면엔 약간의 그래픽 아트를 입혀 이곳이 예술 공간임을 나타냈다. 마당과 옥상엔 화물용 컨테이너 박스들을 조형적으로 배치해 실용성과 미감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렇게 해서 통째 건축 폐기물로 버려질 뻔한 쓸쓸한 건조물이 독특한 형태의 미술관으로 순식간에 진화했다. 정밀한 의도, 파격적인 실험, 대담한 근성이 발현된 공간임을 직감할 수 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사설 미술관의 안정적 운행 사례는 가뭄에 콩 나듯이 드물다. 흔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운영을 한다. 그럼에도 어떤 풍랑이 몰아칠지 알 수 없는 미지의 바다에 미술관을 띄우다니. 응분의 항해술과 순항에 관한 확신이 선행했을 테다. 미술관 측의 얘긴 이렇다.
“(소다미술관은) 기존의 고답적인 미술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과 가능성을 모색하는 미술관으로서, 문화 불모지인 인근 지역에 도시재생의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버려진 것들이 디자인 순환(Redesign)을 통해 재발견-재해석-재생산될 수 있다는 것을 철학으로, 창작자들과 대중이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적·체험적 문화 소통의 공간적 매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소다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줄여 해석하면, 값진 항해를 하겠다는 뜻. 개관 이후 5년이 흐른 현재, 소다미술관은 쿵쿵 뛰는 심장으로 생동한다. 초기의 고전(苦戰)은 살풍경이었겠으나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즐비하게 입장하는 요즘의 풍경은 자못 윤택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미술관은 형상부터 편안한 느낌을 줘 다가가기 쉽다. 콘크리트 벽체에 으슴푸레 서린 잿빛. 이는 한때 퇴기처럼 버림받았던 건물이 지닌 상처의 잔영? 오래 낡은 사물이 아니면서도 미묘하게 허름하다. 그래 만만해 보이며, 그 내부에선 뭔가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을 하게한다. 여느 화려한 대형 미술관들이 지닌 딱딱한 위압이 없다. 빈티지 풍색이면서도 세련된 모더니티는 또 어떻고?
와우, 별난 미술관이네! 단박에 호기심과 친근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외양은 어쩌면 이 미술관이 보유한 최상의 자산이 아닐까. 곁을 오가던 지역 주민들은 심심하던 차에 출현한 예술 공간의 의미에 대해 한 번쯤은 곰곰 생각해봤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들어가서 살펴보고 싶었을 것이다. 소다미술관은 이처럼 사람들의 내면에 잠재한 본능적인 문화 욕구를 수면 위로 쓰윽 끌어올렸다.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미술관의 힘과 개성을 돋우었다.
다양한 콘셉트로 보여주는 예술의 맛
소다미술관은 미술작품전은 물론, 건축과 디자인에 관한 기획전도 주기적으로 펼친다. 음악공연, 아트장터, 플리마켓, 크리스마스 파티, 할로윈 파티 같은 이벤트도 잦다. 아이들 대상의 스카이샤워, 액션페인팅, 무빙아트 등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예술과 놀이, 문화와 소비에 관한 엄밀한 분석으로 도출했을 이 다양한 콘셉트는 용케 먹혀들고 있다. 입장객이 늘어나면서 문화적 토양과 시설이 유난히 취약한 지역사회에서 존재감을 부각하게 되었다. 서울을 비롯한 외지에서 찾아오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지.
국내엔 엄마와 함께 찾아와 뜰에서, 전시장에서, 팔랑팔랑 뛰노는 아이들을 작품처럼 유심히 관찰하기 좋은 미술관이 하나 있는데 바로 소다미술관이다. 어린아이란 천진난만한 요정을 하나씩 가지고 사는 존재. 이 미술관은, 알고 보면 저마다 맛이 약간 간 어른들(아닌가? 나만?)과 다른 종(種)인 아이들에게 예술의 맛을 살짝 보여주는 일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것 같다. 그게 미술관의 역할이라 믿어 담장을 팍 낮췄을 게다. 이 미술관의 종사자들은 국가의 평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동들과 동네의 평화쯤은 구현하는 게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믿는지도 모르겠다. 미술관 큐레이터의 얘기를 들어볼까.
“우리의 의도는 문화예술을 친숙하게 소개하는 데 있다. 미술에 관심이 없거나 모르는 사람들도 미술관에서의 시간과 공간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콘셉트를 마련했다. 전시실의 미술작품만 아니라, 건물의 구조와 디자인, 다양한 이벤트 등 이곳의 모든 게 예술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미술만 아니라 삶과 일상 전체가 예술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김모란 큐레이터)
기발하다, 예사롭지 않게 섬세하다
소다미술관의 창의적인 전시 기획력도 돋보인다. 개관하던 해엔 세계 3대 디자인상에 속하는 ‘레드 닷 디자인상(2015 Red Dot Design Award)’의 디자인 분야 본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건축가들의 지어지지 않은 꿈’이라는 타이틀의 건축 전(展)에 주어진 상이었다. 이 미술관은 그간 건축가들이 작가로 참여하는 다양한 공간설치전을 펼쳐왔다. 현재 천장 없는 전시 동(棟)에서 ‘모으고 잇다: gather together’ 전이 진행 중이다.
실내 전시장에선 인간의 우울한 감정을 테마로 한 ‘COMPLEX SOCIETY: 불완전한 아름다움’ 전이 펼쳐진다. 코로나19와 맞붙은 국면이라는 시의성에 착안한 전시회다. 감상자들에게 위안과 관조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기획했다. 앙리 마티스는 말했다. “예술은 진통제이거나 피로를 푸는 안락의자”라고. 그렇다면 예술가는 치료사? 감염병의 발호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감정은 자주 억압돼 감옥살이를 한다. 화가는 그 억압을 유심히 관찰한다. 관찰을 통해 그가 발견한 감정의 본질을 표현해 억압으로 아픈 자신과 남들을 위로한다. 고통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단서를 찾게 한다. 날뛰던 마음이 미술관에서 잠시나마 얌전하게 가라앉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겠는가.
소다미술관은 기발하다. 예사롭지 않게 섬세한 전시 디테일로 감상자의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준다. 전시실 한편에 정갈하게 진열한 마음 관련 책자들. 무료 벤딩머신을 누르면 튀어나오는 위안의 글귀들. ‘잘 지내!’라는 타이틀을 달고 탁자에 올라앉아 은은한 향을 풍기는 디퓨저. 미술관도 이쯤이면 미련퉁이 애인보다 낫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보고서의 업종별 실적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여행사, 영화관, 테마파크의 매출 피해가 가장 심각했으며, 학원, 유흥, 음식점 업종의 매출 감소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터넷쇼핑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수입차, 성형외과, 자전거 판매점의 매출은 늘어 대조를 이뤘다.
또 대형마트 대신 비교적 근거리에 있는 슈퍼마켓, 정육점, 농산물매장에서 식재료를 구매해 집에서 조리해 먹는 ‘홈쿡’ 현상이 확산되는 등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 변화가 다양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여행 관련 업종 피해 가장 심각
하나카드(개인 신용카드 기준) 매출 데이터를 지난해와 비교해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국내 여행사의 1분기 카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으며, 면세점은 -52%, 항공사는 –5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절정에 달했던 3월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면세점 –88%, 여행사 -85%, 항공사가 –74% 감소하는 등 기록적인 실적 악화를 나타냈다.
실내 밀집도가 높아 휴원 권고를 받은 학원 업종과 영업 규제를 받은 유흥업도 전례 없는 실적 감소를 보였는데, 무술도장·학원의 3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85%, 예체능 학원 –67%, 외국어 학원 –62%, 입시·보습학원이 –42% 감소했으며, 노래방은 –50%, 유흥주점 –39%, 안마시술소는 –39% 매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내에서 주로 서비스되는 피부관리(-32%), 미용실(-30%)의 매출 역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밖에 한식(–32%), 중식(-30%), 일식(-38%), 양식(-38%) 등 자영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음식점 업종의 3월 매출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 급증, 오프라인은 대량 구매
코로나19로 인해 1분기 비대면 쇼핑 매출이 예상대로 크게 증가했는데, 인터넷쇼핑 이용액은 무려 41% 늘었고 홈쇼핑 매출도 19%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아울렛 매장(-31%), 가전제품 전문매장(-29%), 백화점(-23%), 대형마트(-17%) 등 대부분의 오프라인 쇼핑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편의점(+6%)과 수퍼마켓(+12%)의 매출은 증가해 생필품을 근거리에서 쇼핑하는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됏다.
다만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전체 매출액 및 매출 건수의 감소에도 3월 건당 평균 구매금액이 전년 동월 대비 모두 증가(백화점 +33%, 대형마트 +6%)해 매장 방문 시 한 번에 많이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드러지는 ‘홈쿡’과 ‘홈술’ 현상
정육점의 3월 매출은 +26%, 농산물매장은 +10% 증가하는 등 식재료를 직접 구입해 집에서 조리해 먹는 이른바 ‘홈쿡’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점 매출이 감소한 반면, 주류전문 판매점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20%)해 술을 사와 집에서 마시는 ‘홈술’ 현상이 늘어난 것도 확인됐다.
레저·문화·취미 관련 업종의 매출은 모두 크게 감소했는데, 영화관의 3월 매출이 –84%나 감소했으며, 테마파크·놀이공원 –83%, 사우나·찜질방 –59%, 헬스클럽은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교적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비디오·음반(-77%), 서적(-49%)의 매출 역시 감소해 재택 기간이 늘어나도 취미 생활에 쓰는 소비는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성형외과·안과, 수입신차, 자전거 매출 증가
의료업종에서는 소아과(-46%), 이비인후과(-42%), 한의원(-27%) 등 대부분의 병의원 3월 매출이 급감했으나, 성형외과(+9%)와 안과(+6%) 매출은 오히려 증가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성형이나 안과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공적 마스크 판매 등 약국 방문이 급증함에 따라 1분기 약국 매출도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분기 국산 신차(-23%)와 중고차(-22%)를 신용카드로 구매한 금액은 감소한 가운데, 수입 신차 매출액은 11% 증가해 코로나19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중교통을 대신할 근거리·친환경 이동 수단으로서 자전거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올 3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9%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매출 피해 지역별·업종별 편차 심해
보고서는 2004년 이후 매년 성장해온 신용카드 이용액의 평균 성장률을 고려할 때, 1분기 신용카드 매출의 순감소 폭은 16~18조원 내외로 추산(체크카드 및 법인카드 제외)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역별 피해 규모에는 다소 편차가 있는데 대구시의 1분기 카드 매출 감소율이 –17.9%로 가장 컸으며, 다음 부산(-16.8%), 인천(-15.7%), 제주(-14.6%), 서울(-13.5%), 경기(-12.5%), 경북(-11.9%) 순으로 나타났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고 긴급재난 지원금도 식재료 등 주로 생필품 구입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고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레저, 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어린 시절의 겨울을 떠올려보면 추운 날씨에도 바깥 활동을 참 많이도 했다. 팽이치기, 자치기, 썰매타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얼음땡 등 겨울 놀이가 풍성했다. 요즘은 세상이 변해서 따뜻한 실내에서도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할 수 있다. 손주 손 잡고 가족과 함께 즐길 만한 핫 플레이스를 찾아봤다.
1. 힐링과 웰빙을 담는 곳 ‘미리내 힐빙클럽’
이 겨울 따뜻한 곳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미리내 힐빙클럽’(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몸과 마음을 함께 보해주는 예방 의학과 ‘마음 챙김’ 철학이 만난 공간으로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50분 거리에 있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상태로 심신을 내려놓고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피곤함을 떨쳐버릴 수 있는 곳이다.
스트레스 체크를 시작으로 유산균이 배합된 팩을 얼굴에 바르고 누워서 하는 ‘바디스캔 명상과 디토피팩’은 미리내 힐빙클럽의 특별 프로그램이다. 깊은 휴식을 통한 이완과 재충전도 하고 피부 노폐물도 제거할 수 있다.
‘실내 체험존’에는 ‘풀이 우거진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 순우리말 이름의 ‘가든푸실’이 있다. 100여 종에 이르는 초록 식물과 반신욕, 족욕 등 물을 테마로 한 공간으로 조용하고 편안하게 안정을 취할 수 있다. 말초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테마별 족욕탕도 곳곳에 있다. 잇꽃 입욕탕, 겨우살이덩굴 입욕탕, 쑥탕 등 생약초 족욕탕, 오감 족욕탕, 게르마늄 족욕탕 등으로 나뉘어 있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바이오 세라믹볼 찜질도 방문객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라고. 인체에 유익한 다섯 가지의 광석 물질이 몸속 깊숙이 열을 전달해주는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옛날 아랫목이 있던 구들방을 연상케 하는 ‘구들잠休’는 평소 숙면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잠깐 자고 일어나도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힐빙체험존에는 간, 비위, 콩팥, 폐, 심장을 중심으로 한 오행 테라피와 향기, 명상, 소리, 색깔을 이용한 오감 테라피 등이 있다.
2. 도시 속 예뻐지는 정원 ‘아모레 성수’
이곳에 가면 예뻐질 수 있다! 건물 안에서 정원도 감상하고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써볼 수 있는 공간, 바로 ‘아모레 성수’다.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특히 여성들에게 관대한 이곳은 지난 10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아모레 성수’는 아모레퍼시픽의 30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뤄진 만들어진 뷰티 라운지다. 1층에서 3층 옥상까지 총면적은 300평 규모. 어린 시절 엄마의 콜드크림을 얼굴에 조금씩 발라보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곳이다. 마치 그때 그 시절 화장대를 넓은 공간에 예술적으로 표현해놓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아모레 성수 건물 안 중앙에는 ‘성수가든’이라고 이름 붙인 정원이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간을 배치해 건물 어디에서나 정원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정원수로 쓰인 꽃들은 비비추, 앵초 같은 우리 강산에서 나고 자란 식물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놓았다.
매장 입구에서 간단한 웹 체크인을 하고 나면 아모레 성수에서 체험할 수 있는 미니어처 교환권과 오설록 할인권 등을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해 쓸 수 있다. 화장품을 사용하기 전 세안을 할 수 있는 클렌징 룸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뷰티 라이브러리’. 아모레퍼시픽 30여 개 브랜드의 2000여 개 제품을 마치 도서관에서 책을 빼서 보듯 꺼내 쓸 수 있다. 뷰티 라이브러리 맞은편에 있는 가든라운지는 아름다움을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다. 비치된 의자에 앉아 성수가든을 바라보며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다. 2층에는 오설록 아모레 성수점이 입점했다. 3층은 옥상으로 연결돼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성수동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3. 기차 안에서 놀자! 크루즈 열차 ‘해랑’
크루즈 여행은 한 장소에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목적지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탑승과 함께 진행되는 유람선 안 프로그램이 낭만적이다. 아주 멀리 배를 타고 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기차 안에서 놀고 즐길 수 있는 해랑을 타고 달려보자. 일명 레일크루즈라 불리는 ‘해랑’은 코레일관광개발에서 운영한 지 11년째 된 관광열차다. 상시 여행 코스는 2박 3일 전국일주(서울-순천-경주-동해-태백), 1박 2일 동부권(서울-단양-경주-서울),
1박 2일 서부권(서울-고창-보성-순천-서울) 3가지가 있다. 오는 12월 30일과 31일에는 해맞이 특별 열차가 운영될 예정이다.
‘해랑’으로 운영되는 열차는 총 2대로, 1대당 8량으로 구성돼 있다. 중심 차량인 4호와 5호는 레스토랑 카페와 이벤트 라운지이고, 나머지 6량은 객실이다. 2인실(스위트·디럭스룸)과 3~4인실(2층 침대) 패밀리 룸과 스탠다드룸 등 4개 타입이 있다. 호텔식을 지향하기 때문에 시설 또한 고급스럽다. 관광 전용 열차에 걸맞게 침대, 소파, 화장실, 헤어드라이기 등 여행과 휴식에 필요한 시설들이 구비되어 있다. 여행이 시작되면 승객과 승무원들은 이벤트 라운지에 모여 여행 시작을 알리는 작은 파티를 연다. 다양한 이벤트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준비하는데 승무원들의 장기자랑도 이때 볼 수 있다. 승객들은 각자 자기소개를 하면서 새로운 여행 친구들과 인사한다. 보다 친근한 여행을 즐길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해랑 승무원들은 맡은 소임은 물론 각 여행지에서 관광객 인솔과 이벤트 공연, 식음료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해랑에 올라타는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 쇼핑을 강요받는다거나, 추가 요금을 내는 일이 없다는 게 큰 장점이다. 시니어들에게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출발하는 전국일주 2박3일 코스가, 어린 자녀가 있는 부부에게는 1박 2일 코스가 인기 있다.
4. 손주들과 함께 가는 실내 동물원 ‘주렁주렁’
주렁주렁은 도심 속에서도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겨울철에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동물원 나들이를 하게 된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실내 동물원 ‘주렁주렁’은 동물들과 함께하는 테마파크로 하남, 일산, 경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들어서 있다. 시간 여행자와 생명의 나무(타임스퀘어), 잃어버린 기억(하남), 여행자의 추억(일산), 숨겨진 비밀(경주) 등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운영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간이라 실내 평균온도와 내부 환경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고. 실내는 23℃에 맞춰져 있어 외부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사시사철 이용이 가능하다. 춥거나 미세먼지가 많아도, 눈비가 와도 즐길 수 있는 동물원이다.
운영 프로그램도 각 동물원마다 색다른 특색이 있다 ‘하남 주렁주렁’에서는 전 연령 대상으로 앵무새 ‘민트’와 함께하는 토크쇼 ‘모퉁이 상담소’, ‘주렁숲 요정의 산책’이라는 환영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7월에 문을 연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은 1000평 규모의 실내 동물테마공원으로 대중교통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 안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시간 여행자와 생명의 나무 콘셉트에 맞춰 게임을 하듯 미션을 하나씩 수행하면서 동물원을 관람할 수 있다. 미션을 마친 뒤에는 영상 불빛 쇼도 볼 수 있다 하니 이번 겨울에 꼭 한 번 가보시길. 아기자기한 프로그램이 많은 ‘일산 주렁주렁’은 파충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생생 도슨트 체험 파충류 대사전’과 ‘걱정인형 만들어주기’, 동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생태체험 주렁쿠키’, 앵무새 비밀 친구(마니토)를 뽑아 특별 간식을 선물하는 ‘생태체험 나의 마니또는?’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주에서는 동물먹이주기 체험이 주를 이룬다. 상어, 사바나캣, 카피바라에게 먹이를 주고 싶으면 현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방문 전 주렁주렁 사이트에서 가고 싶은 곳 정보를 확인하면 보다 알차게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다.
5. 숲속 맑은 공기와 찜질 스파 ‘테르메덴 풀앤스파’
서울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이천. 복합휴양 공간인 ‘테르메덴 풀앤스파’가 있다. 추운 날씨에도 실내외 온천 사우나와 수영장은 물론 카라반 캠핑 시설과 한옥을 갖추고 있어 유럽에 온 듯한 숲속 정취와 우리 전통의 향취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실내에 마련된 풀앤스파는 각종 질병 예방과 요양,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개발된 건강보양온천 시설이다. 이를 바데풀(Bade Pool)이라고 하는데 독일의 바데하우스(Bade Haus)를 모델로 했다. 유수풀, 유아풀, 테마 이벤트탕, 아로마 사우나 닥터 피시 등이 마련돼 있다.
실내 시설 중 하나인 찜질 스파는 전형적인 온천에 찜질을 더한 것. 온천욕을 즐긴 후 편백나무방, 황토방, 소금방, 맥반석방 등에서 찜질을 할 수 있다. 일본의 편백나무와 히말라야의 암염, 전북 고창의 최고급 황도, 경북 예천의 맥반석을 사용해 최고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찜질방과 함께 패밀리룸, 가든 커뮤니티, 안마의자룸, 키즈라이브러리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이밖에 건·습식 사우나, 온천탕, 노천 이벤트탕은 일상의 지친 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춥다고 해서 꼭 실내 시설만 이용할 필요는 없다. 노천 이벤트탕은 생각보다 춥지 않다고. 겨울에는 바닥에 살얼음이 낄 수 있어 걸어 다닐 때 조심해야 한다. 추위가 걱정된다면 긴팔로 된 래시 가드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 테르메덴 풀앤스파에서는 수영복 대여가 안 되므로 꼭 챙겨가야 한다.
사람들은 제각각 피로를 벗어나는 자신만의 방법을 가지고 있다. 내 경우에는 ‘나‘를 벗어나 조금이나마 ’다른 존재‘로 살아보기 위해 아무 연고가 없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곤 한다. 이번 가을에도 그런 이유로 가방 하나 달랑 들고 찾은 곳이 동해시다. 오래전부터 두타산과 청옥산의 무릉계곡이 있는 동해시에 가고 싶었다.
동해시의 무릉계곡은 백두대간의 줄기로 동서 간 분수령을 이루는 깊고 험준한 두타산과 서쪽의 청옥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곳이다. 내가 동해시의 무릉계곡에 갔을 때 두타산과 청옥산의 능선에 내려온 가을은 노랑, 빨강의 색들이 서로 합쳐지며 있었다. 그들은 서로 뒤엉키고 섞이면서 하나의 층을 이루었다. 가을 햇빛은 차가운 공기와 잘 어우러졌다. 언제 이렇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는지. 갈색 나뭇잎들은 가지를 길게 빼고 툭툭 떨어졌다. 숲속 길에, 골짜기 흐르는 물 위에.
아프리카 격언- ‘너무 빨리 걷지 말아라.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주어라.’
그렇게 걸을 수 있는 길이 무릉계곡의 길이다. 가파르지 않은 산길을 ‘남’이 되어 걸으면서 ‘나’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길이다.
입구의 관리사무소를 지나 조금 걸어가면 계곡 바로 옆에 있는 1,500평 정도의 넓은 반석을 만나게 된다. 이 반석 위에는 이곳에 왔던 명필가와 묵객들이 새겨놓은 수 많은 크고 작은 석각들이 있다. 그 글 중 이 계곡을 무릉선원(武陵仙源)으로 표현한 글귀가 있다.
무릉반석 위쪽에는 유서 깊은 사찰인 삼화사가 있다. 신라 시대 선덕여왕 11년(642년)에 창건한 사찰로 고려 태조 때 ‘삼화사’로 개칭되었다. 이곳에는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철조 노사나불 좌상’이 있다. 길을 따라 서 있는 사찰의 담에는 배고픈 담쟁이덩굴이 벽을 타고 기어 올라가고 있었다.
계곡을 따라가는 길에서 만나게 되는 절경들로 학소대, 관음폭포, 선녀탕, 쌍폭포, 용추폭포 등이 있다. 화강암 암반 위에서 떨어지는 이 폭포와 소(沼)들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풍경이 있다. 각각의 이야기와 풍경을 함께 하다 보면 유체 이탈된 나를 만나게 된다.
무릉계곡 입구 맞은편에 맑은 공기와 물소리, 새소리로 신선한 기운을 찾을 수 있는 ‘동해무릉 건강숲’이 있다. 이곳은 심각해지는 환경성 질환을 예방하고 교육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다. 하루 100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숙박동과 테마체험실, 자연식 건강 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친환경 숙박 시설은 황토와 편백나무 등 친환경 자재를 이용해 만든 숙박 시설로 38개의 객실이 있다. 테마체험실에는 건강에 좋은 소금 동굴 등 각종 찜질방과 산소힐링방 등을 갖추고 있다.
‘동해 무릉 건강 숲’에서 힐링의 밤을 보낸 다음 날 ‘한국인이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되었던 ‘추암촛대바위’가 있는 해안으로 갔다. 미묘한 해안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길에서부터 이어진 추암근린공원까지 잘 조성된 하나의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그중에서도 동해의 맑은 바닷물과 크고 작은 바위에 잘게 부서지는 파도, 그리움이 배인 촛대바위는 해안의 주인공이었다. 촛대바위의 하늘을 찌를 듯 솟은 그리움이 가슴 깊이 새겨졌다. 그 그리움은 단지 힘이 세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움의 힘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나에게 물었다. 움츠러든 가을 여행자의 마음을 토닥거려주었다.
동해시는 너무 볼 것이 많아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자연체험 학습장인 ‘천곡천연동굴’도 도심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VR 체험 시설과 함께 석회암 동굴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에서 가장 긴 걷는 길인 ‘해파랑길’에 속하는 바닷가 길도 동해시에 있다. 해파랑길은 총 길이 770km로 부산의 오륙도에서부터 고성군의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을 따라 걷는 ‘태양과 걷는 사색의 길’이다. 이중 ‘해파랑길 33코스’와 ‘34코스’가 동해시에 속하는 길이다. 한섬에서 출발해 천곡항을 향해 걸었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았다. 바다를 낀 소나무 숲길도 좋았고, 잘 닦여진 데크의 계단에 앉아 바라보는 바다도 좋았다.
‘우리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강요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해파랑길을 걸을 때 들었다. 누구라도 무엇엔가 사로잡혀 있지 않은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데... 아직도 현실에 존재하는 나와 내가 꿈꾸는 나가 내 안에서 두 개의 심연으로 존재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래, 언제까지고 가슴 아픈 방황을 계속해보자. 내 마음 깊은 곳의 온갖 울림과 떨림, 미세한 균열과 변화의 틈새를 지켜보자. 조금씩 전과 다른 나를 향해 아주 느리게 변해가는 나를 발견해보자.’
가을의 어느 날에 간 동해시 여행을 통해 1㎜(밀리미터) 변한 내가 보였다.
▪ 무릉계곡: 강원도 동해시 삼화로 538.
▪ 동해 무릉 건강 숲: 관련내용 홈페이지 참조 (http://forest.dh.go.kr)
▪ 천곡천연동굴: 강원도 동해시 동굴로 50.
▪ 추암촛대바위: 강원도 동해시 촛대바위길 6.
▪ 해파랑길: 동해시청 관광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