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에는 회식과 모임이 늘어 술 마실 일이 잦아진다. 이때 과음과 과식은 누구에게나 좋지 않지만, 특히 통풍 환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름진 음식과 과음이 통풍의 악화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통풍(痛風, gout)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침착되는 병이다. 요산은 음식이 간에서 대사되고 생기는 최종 분해 산물로, 쌓이면 결정체로 변해 염증을 유발한다. 통풍은 극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증상은 발가락, 손가락, 무릎 등에 잘 나타나고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손도 못 댈 정도로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요즘같이 찬 바람이 부는 겨울철에는 혈액 속 요산 침착이 활성화돼 염증이 심해져 증상이 더 악화된다.
김문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표현처럼 여성의 출산과 비교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며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만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꾸준한 치료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통풍 환자 계속 늘어…비만 남성 특히 조심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통풍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매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8년 43만 3984명에서 2022년 50만 8397명으로 환자 수가 늘었다.
2022년 기준 남성 환자는 여성 환자보다 12.8배 많았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단백질과 알코올 섭취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은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된다. 특히 비만 남성은 통풍 고위험군으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 자체가 체내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고, 신장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떨어져 요산 배설이 원활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와 잦은 회식으로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적은 젊은 남성에게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김문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첫 증상 후 통증이 있을 때만 치료하고 꾸준히 치료하지 않으면 통풍 결절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하는 때도 있다”며 “관절 손상 외에도 신장 기능 저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과음·과식 피하고 적정 체중 유지해야
통풍은 흔히 맥주를 많이 마시면 걸리는 병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주종과 무관하게 알코올이 들어간 모든 술은 통풍의 위험성을 높인다. 알코올은 콩팥에서 요산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다만 맥주는 효모, 보리 등 퓨린 함량이 높은 성분이 들어가 다른 술보다 더 위험하다. 또한 음주량이 많을수록 통풍의 위험이 올라가 과도한 음주는 삼가는 것이 좋다.
통풍은 꾸준한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통풍 치료에는 통증을 완화하는 항염증제와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의약품을 쓴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내장, 고기, 치킨, 등푸른생선 등)의 섭취를 줄이고,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수나 가공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반면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 곡류, 채소, 과일, 달걀, 해조류 등 지방이 적은 식품은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는 소변으로 요산 배설에 도움을 줘 통풍에 효과가 있다.
김문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조깅, 등산, 수영 등 적당히 땀을 흘릴 수 있는 유산소운동은 통풍 예방에 좋다”며 “무엇보다도 식단관리와 함께 요산 수치를 낮추는 꾸준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포에는 그곳만의 정서가 있다. 간판, 차림표, 의자, 그릇, 음식 그리고 주인과 오랜 단골들까지. 곳곳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하루아침에 꾸며낼 수 없는 세월의 내공을 자랑한다. 이처럼 희로애락을 머금고 삶의 내공을 지닌 한국 노인의 초상(肖像)에 주목한 이가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 화가 아론 코스로우(Aaron Cossrow, 37)다. 그는 어르신들의 얼굴을 그리며 켜켜이 쌓인 개인의 추억을 나누고, 그 속에서 가장 한국다운 문화를 발견해낸다.
15년 전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20대 청년 아론 코스로우는 영어 강사로 일하기 위해 처음 한국을 찾았다. 예술가의 길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방황하던 시기였다. 그렇다고 그림을 놓아본 적은 없었다. 벽화, 아크릴화, 애니메이션, 만화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자신의 진로를 끊임없이 고민해나갔다. 그는 한때 ‘소주킹’(Sojuking)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이태원을 배경으로 한 일러스트를 창작했는데, 독특한 그림체로 누리꾼들 사이에 알려지기도 했다.
머나먼 타국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으니 기분 좋은 성과로 받아들일 만한데도, 아론 코스로우는 여전히 갈증을 느꼈다. 그는 한 단계 높은 도약을 위해 유화를 시작했다. 도통 그림 실력이 늘지 않아 좌절하는 나날도 많았지만, 차분히 자신을 수련해나갔다. 동시에 초상화 모델을 찾기 위해 서울 곳곳을 누비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던 그의 눈에 흥미로운 피사체가 포착됐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자 첫 유화 작품의 주인공인 ‘신당동 대장장이’였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제겐 예술가로서 기회도 없었고, 기술도 부족했어요. 그러나 예술가가 자신의 길을 찾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했죠. 유화를 처음 시작했을 땐 너무 어려웠어요. 몇 년을 해도 늘지 않아 혼자 많이 울었습니다. 그러다 포토샵으로 디지털 페인팅을 하면서 조금씩 갈피를 잡았고, 작품을 해도 좋겠다 싶었죠. 당시 모델이 필요했는데, 신당동 대장장이가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40년 동안 한 가지 일을 해온 장인이셨죠.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 아내분께 대신 부탁드려 허락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첫 작품 이후 열흘에 한 명꼴로 새로운 인물을 그렸고, 현재까지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곳곳에 어린 영감, 한국은 거대한 미술학교
아론 코스로우는 2021년 1년가량 그린 작품을 모아 첫 개인전 ‘얼굴을 보이다: UNMASKED’를 열었다. 같은 해 두 번째 전시 ‘초상화 2021: Portraits’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는 20여 점의 초상화 작품을 망라해 ‘탑골공원의 소년들: The Guys in the Park’로 관람객을 맞았다. 전시는 작품의 주제와도 밀접한 탑골공원 인근, 서울노인복지센터 내 탑골미술관에서 한 달간 진행됐다. 탑골공원에 모여 매일 장기 두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소년의 마음을 담아내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시를 안내한 실버 도슨트 최명락(70) 씨는 “아론이 ‘한국은 나에게 거대한 미술학교와 같았다’는 인상적인 말을 했다. 그만큼 한국에는 작품에 영감을 주는 요소가 많다는 거였다. 관객들도 그런 작가의 작품에 감탄하고 여운을 많이 느낀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 이태원 거리의 구두닦이, 불광동의 목재상, 을지로4가의 점심식사 배달부, 그리고 탑골공원에서 장기 두는 노인들까지. 특유의 색감과 질감 덕분에 인물의 정서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의 정취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또 사실적인 요소들의 묘사가 가득해 단조로움을 느낄 새가 없다. 그림의 대상을 포착하고 그려내는 과정에서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 또한 배경과 디테일이다. 아론 코스로우는 이 모든 것을 통합하고 어우러지게 하는 일이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요소로 가득한 흥미로운 장소에서 흥미로워 보이는 인물일 때 모델로 선택하는 것 같아요. 제 작품에는 대략 100가지 디테일이 담겨 있다고 보는데요. 가령 ‘한남동에서의 치킨 파티’ 같은 그림을 보면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 테이블 위의 소주병, 껍질을 까놓은 귤과 옛날통닭까지 모든 요소 하나하나를 아름답게 어우러지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 세부적인 것들로 그림을 가득 채웠을 때 관객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달되는 것 같아요. 종종 제 작품을 본 분들이 어떤 공통된 경험을 말하거나 추억이 떠올랐다고 하는데, 그런 반응을 들을 때 가장 기쁩니다.”
사라져가는 장인들의 초상을 기록하다
그동안 한국에 살며 그가 흥미를 느낀 배경은 이태원, 인사동, 을지로, 종로 등이다. 특히 을지로에서는 꽤 의미 있는 작업도 진행했다. 바로 ‘을지로3가의 장인들’ 프로젝트다. 아론 코스로우는 최근 재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노동자들의 모습에 주목했다. 언젠가 사라질지 모르는 지역민들의 모습을 기록하고자 했고, 작품 중 가장 큰 사이즈의 대형 유화를 그렸다. 그림에는 총 23명의 을지로 장인들의 모습이 담겼다. 작품이 완성됐을 때 그는 을지로 골목에서 팝업 전시를 열고 주인공들과 함께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국적을 떠나 따뜻한 정을 나누고, 그들의 상황에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기존 노동자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게 너무 슬펐습니다. 저는 그런 개발이 진정한 개발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기존의 고유한 문화를 파괴하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파트를 들여놓는 게 과연 유익할까요? 프로젝트 당시 저는 100년 넘은 인쇄기를 보기도 했고, 수십 년 세월 숙련된 장인들도 만났습니다. 그런 오랜 역사를 지닌 동네는 갑자기 하루아침에 만들어낼 수도 없고, 돈으로 살 수도 없습니다. 사실 역사라고 말하는 걸 좋아하진 않아요. 왜냐하면 그건 그들이 사라졌다는 걸 의미하니까요. 그들은 아직 존재하잖아요. 나중에 진짜 역사로 남게 된다면,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며 이곳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되새겼으면 해요. 아마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 특별함을 깨닫기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이 거리가 흔하디흔한 카페와 뷰티숍 등으로 뒤덮이는 순간, 과거의 활기찼던 문화를 그리워할 테죠.”
아론 코스로우는 하루하루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이 쌓여 세월이 묻어난 것들에 애착을 갖는다. 그런 요소들이야말로 가장 꾸밈없이 진실된 모습으로 짙은 아름다움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통해 한국 고유의 문화와 정서를 강하게 느낀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연세 지긋한 노인들이 자주 등장한다. 모델로 그들을 바라보지만, 성실히 자신의 삶을 꾸려온 그들의 모습에서 그가 살아가야 할 길을 발견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제가 그려온 노인 대부분은 지난날 매우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매일매일 신발을 고치는 구두수선공, 새벽부터 지하철 역사를 깨끗이 치우는 청소원, 손님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식당 주인. 모두가 멋진 삶을 이루고 계셨습니다. 그런 분들을 보며, 저 또한 좋은 삶을 위해 평생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닫곤 해요. 제가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삶이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고 발전해서 더 많은 대중에게 제 작품을 선보일 수 있길 바랍니다.”
초상화를 그리는 그에게 꼭 필요한 마중물이 있다. 바로 그림의 모델이 될 인물이다. 끝으로 그는 작품의 주인공이었던, 그리고 주인공이 될 한국의 어르신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제 경우에는 작품 하나만으로 의미를 전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모두 아울러 종합적인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봐주시면 좋겠고, 그 속에서 공유되는 어떤 메시지가 전해지길 원하죠. 제가 만나온, 만나게 될 분들의 삶을 관통하는 ‘모두의 기억’을 포착해나가고 싶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제가 사진 찍고, 그림 그리고, 이야기를 듣도록 허락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제 작품 의뢰에 응해주시고 관대하게 대해주신 어르신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수많은 작품을 만들고, 지금의 실력을 키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제겐 여러분이 진정한 인생의 챔피언입니다.”
취재 협조 탑골미술관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인 이유로 가족이 해체되면서 중년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있다. 혼자 살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롭고 고립되기 쉽다는 단점이 따른다. 고독사 증가 문제까지 이어진다. 이와 같은 중년의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공동체(共同體, Community) 활동’이 거론된다.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것은 새로운 가족을 만난다는 의미다. 모임 회원이 되어 활동하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며, 사람들과 공동체로 모여 살 수도 있다.
경기도 용인시 둔전역 인근에는 ‘지구별작은도서관’이 있다. 작은도서관이란 일반 공공도서관에 비해 작은 규모의 도서관을 말하는데, 지역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 9월 12일 이곳에서 1인 가구 공동체 모임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방문했다. 아파트 1층의 주거 공간을 도서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책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고 정감이 느껴진다.
모임 시간인 오후 6시 30분이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도착했다. 총 9명이 모였다. 이들의 이름은 ‘지구별 시민’. 전원이 도착하자 금세 음식상이 차려졌다. 어느 누구도 먹을 것을 가져오라고 한 적이 없는데, 모두 자발적으로 음식을 마련해온 덕이다. 치킨, 탕수육, 만두부터 땅콩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이야기보따리를 하나둘 푸니 웃음꽃이 피어났다. 멤버 박정임 씨는 “우리 아들 결혼한다”면서 청첩장을 돌리기도 했다. 배를 채우고 난 뒤에는 이날 모임의 목적인 가방 만들기에 열중했다. 글자 또는 그림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가방을 만드는 것.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방이 탄생하니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해서 더 재미를 느낀 듯했다.
지구별 시민의 탄생과 성장기
“혼자 살면 재미없잖아요. 같이 살아야 재밌지!” 김영욱 관장은 지구별작은도서관을 운영하게 된 이유를 ‘노후 계획’이라고 말한다. 경제적인 측면이 아닌 정서적인 측면을 채우는 노후 계획이다. 남편과 둘이 살고 있는 김 관장은 “노후를 같이 보낼 동네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도서관을 만들었다.
1인 가구 공동체 지구별 시민 모임은 2021년 시작됐다. 당시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는 중장년층(4060) 1인 가구의 혼밥 개선과 건강한 식생활 문화를 위해 ‘1인 가구 공동체 공동부엌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마침 지역에 1인 가구가 많다고 느낀 김영욱 관장이 지원사업을 신청하면서 지구별 시민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현재, 지원은 끊겼지만 구성원들끼리 자발적으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 용인시 처인구는 원래 논밭이 많은 지역이었는데, 아파트가 많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인구가 증가했어요. 그중에서도 1인 가구가 많았죠. 외지이긴 하지만 서울 강남에서 좌석버스를 타면 1시간이 안 걸린다는 특수성 때문 같아요. 새로운 곳에서 1인 가구가 모이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모임을 주최했죠.”
구성원 중에는 50대가 가장 많고, 미혼인 1인 가구는 없다고 한다. 남편 또는 아내와 사별했거나 떨어져 사는 가운데, 자녀가 독립해 혼자 사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모임은 보통 일요일 오후에 가진다.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다. 평일에는 일하느라 바쁘게 시간을 보낸다지만, 주말에는 혼자 있으면 무료해지기 마련. 어딘가 여행을 가고 어떤 활동을 하고 싶어도 혼자 하기에는 쑥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지구별 시민은 활동을 함께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같이 요리하고 밥 먹는 것 위주로 모임을 진행했어요. 그다음에는 다 같이 여행을 갔죠. 어떤 분이 용인을 잘 모르는 데다 혼자 돌아다닐 엄두가 안 난다고 해서 용인 곳곳을 다녀보기로 한 거예요. 민속촌, 한택식물원, 용인대장금파크 등을 갔는데, 다들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러다가 남성분들이 들어오시면서 문화활동을 하고 싶어 하셨어요. 그래서 취미와 교육활동을 병행하게 됐고, 지금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임이 갖춰졌습니다.”
현재 지구별 시민 모임에 남성은 최원혁 모임 대표를 포함해 3명뿐이다. 중년 남성은 실직과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해 외로움을 크게 느낀다. 커뮤니티 활동의 필요성을 알지만 부끄러움에 모임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신입 회원인 60대 변용수 씨는 당구장 사장의 추천으로 모임에 들어왔다. 변용수 씨는 “사람들과 모여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참 좋다”면서, 외로운 중년 남성들이 용기 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직접 느낀 공동체 활동의 장점
1인 가구에게 공동체 활동은 정말 필요하고 도움이 될까. 최원혁 모임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1인 가구의 고독사 문제가 매우 심각한데, 공동체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관계망 형성은 문제를 방지하는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제가 어느 날 시장에 갔다가 집에 와서 갑자기 쓰러진 적이 있어요. 그때 모임 분들이 119도 불러주시고,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기억도 있어요. 사실 혼자 살면 배달음식 아니고서야 밥 챙겨 먹기가 힘들잖아요. 그때 저희 집 문 앞에 음식을 놓아주신 분이 계셨죠. 덕분에 일주일을 견딜 수 있었어요.”
모임에 참석한 지 2년 차가 됐다는 주선자 씨는 식구의 의미를 되새긴다고 했다. 그는 “식구는 같이 밥을 먹는 사이라는 뜻이지 않나. 같이 밥을 먹으면서 정이 쌓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덧붙여 김영욱 관장은 1인 가구 공동체 모임을 ‘가족의 확대’라고 표현했다.
“희로애락도 함께 나누고, 혼자라면 할 수 없는 경험도 같이 해보고. 이게 공동체의 좋은 점이죠. 저는 혈연관계만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같은 마을에서 소통하고, 서로 돌봄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새로운 가족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영욱 관장은 지구별작은도서관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마을 사람들이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된다면 더욱 좋고요. 누구든지, 언제든지 놀러오세요!”
남성에게 발병하는 암 3위를 차지한 전립샘암은 남성의 생식 기관인 전립샘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노화가 큰 영향을 끼치는 질환으로, 60대 이상 환자가 94.8%에 달한다. 중년 남성이 조심해야 하는 질환, 전립샘암에 대한 궁금증을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전립샘은 방광 아랫부분에서 요도를 반지처럼 감싸고 있는 밤톨 모양의 남성 생식 기관이다. 정액의 구성 성분인 전립샘액을 생산해 요도를 통해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전립샘암은 이러한 전립샘에 암세포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전립샘비대증과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전립샘비대증도 중년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전립샘이 점점 커져서 그 정도가 심해지면 요도를 눌러각종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전립샘비대증이 전립샘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두 가지 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는 종종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전립샘암 진료 인원은 2017년 7만 7077명에서 2021년 11만 2088명으로 45.4%(3만 5011명) 증가했다. 그중 60대 이상이 5만 8404명으로 94.8%에 이른다. 1인당 진료비는 382만 3000원으로 2017년 305만 2000원에서 25.3% 증가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흔한 질환인 전립샘암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고령, 가족력, 생활양식 등의 요인이 발병 위험을 높이는 인자로 꼽힌다. 이에 따라 국내 전립샘암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로 노인 연령층의 급격한 증가, 식생활 서구화, 그리고 PSA(전립샘특이항원) 검사를 비롯한 진단 기술의 발달 등이 거론된다.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샘암의 5년 생존율은 95.2%다. 사망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암이 아닌 전립샘암은 ‘순한 암’으로 불린다. 그러나 발병 초기에 증상이 없는 전립샘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운데, 3기 이상 진행되면 생존율이 30% 아래로 떨어진다. 때문에 전립샘암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Q. 초기에는 배뇨 증상 문제도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전립샘암 발병 사실을 알 수 있을까요?
A. 전립샘암과 배뇨 증상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나 전립샘은 요도를 둘러싸듯이 존재하기 때문에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전립샘이 커지면서 배뇨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변을 보기 힘들거나 소변 횟수가 잦아지는 증상, 잔뇨감, 야간뇨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립샘암이 더욱 진행되면, 혈뇨가 나오거나 통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전이암으로 진행되면 뼈 전이에 의한 통증 및 골절, 척수 압박에 의한 마비 등이 발생합니다.
Q. 전립샘암이 3기 이상 진행된 후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을 것 같습니다. 이에 따른 위험성이 궁금합니다.
A. 우리나라 전립샘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약 47.1%의 환자가 3기 이상에서 진단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증상을 동반한 전립샘암은 3기 이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때가 되면 완치가 어렵고 예후가 나빠집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SA라는 좋은 검사를 받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어 조기에 암을 진단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PSA가 국가암검진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이 관심을 갖는 것이 좋겠습니다.
Q. 전립샘암 치료는 수술이 가장 좋은 방법인가요? 로봇 수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는데,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초기 전립샘암의 경우 적극적 감시요법을 시행합니다. 치료가 반드시 필요할 때는 수술 혹은 방사선 치료 등을 합니다. 수술은 전립샘을 완전히 제거하고 잘린 요도와 방광을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요즘은 로봇 수술이 활용되는 추세입니다. 국내 환자 10명 중 9명이 로봇 수술을 받고 있습니다. 시야 확보와 정밀한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기 전립샘암에서도 로봇 수술이 개복 수술만큼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Q. 전립샘암의 또 다른 치료 방법인 방사선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A. 방사선 치료는 고에너지 방사선을 전립샘 조직에 전달해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으로, 초기 전립샘암에서는 수술과 유사할 정도로 효과가 높습니다. 진행성 전립샘암에서는 호르몬을 차단하는 호르몬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초기 환자에게 방사선을 내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시드(Seed)라는 쌀알 정도 크기 안에 담아 종양이 위치한 전립샘 안으로 삽입해 치료하는 브라키테라피(근접 방사선 치료)가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치료 후 2~3일이면 바로 퇴원 가능하며,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등 합병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고기 위주의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 전립샘암이 많이 나타나는 것이 사실인가요? 그렇다면 전립샘암 환자는 채식만 하는 게 좋을까요?
A, 고기 중심의 고지방 식습관은 전립샘암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인자입니다. 육류를 완전히 금할 필요는 없지만 소쪾돼지고기, 치킨, 피자 등에 많이 함유된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올리브유, 들기름 등의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식습관 외에 전립샘암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알려주세요.
A.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립샘암을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꾸준한 운동은 도움이 됩니다. 일부 연구에서 흡연이 전립샘암의 진행과 관계 있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으므로 금연도 좋은 방법입니다.
같은 아이템이라도 어디에서 창업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누구나 알만한 A급 상권 지역의 경우 그만큼 임대비용과 권리금이 매우 비싸다. 주로 역세권, 대학가, 오피스, 아파트 인근이 꼽힌다. 이런 상권은 권리금만 1억 원이 넘기도 한다. 창업자금이 넉넉지 않다면 직접 시장조사도 하고 주변 상권도 분석하려는 노력을 기하는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직접 발품을 팔지 않고도 PC나 모바일을 통해 상권 분석이 가능하다. 온라인 상권 분석을 위한 사이트 3곳을 소개한다.
◇ 소상공인마당 상권정보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사업과 각종 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 ‘소상공인마당’ 홈페이지에서는 다양한 상권 분석 툴을 제공한다. 홈페이지 접속 후 ‘상권정보’ 페이지로 들어가면 창업자가진단부터 상권분석, 시장분석, 상권현황 등을 무료로 확인 가능하다. 시장분석 메뉴에서는 커피, 치킨, 한식, 편의점 등 업종별 기간에 따른 ‘창업 기상도’를 한눈에 보여준다. 상권현황 및 분석 페이지에서는 지역과 업종을 입력하면 업소 현황, 매출지수, 배달지수, 임대료 현황, 창폐업률 현황 등을 알 수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배달업이 성행하는 만큼 관련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배달지수’ 항목을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
서울시에서 점포를 낼 계획이라면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가 유용하다. 일반점포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체까지 포함해 외식업, 서비스업, 소매업으로 나눠 확인 가능하다. 분기별 자료를 제공해 기간별 점포 추이도 가늠할 수 있다. 카테고리는 크게 ‘뜨는 상권’, ‘나는 사장’, ‘나도 곧 사장’으로 나뉜다. ‘뜨는 상권’에서는 행정동, 상권별로 점포수, 매출, 유동인구, 주거인구의 순위를 보여준다. 지도 화면 내에서 뜨는 동네와 점포수를 직관적으로 비교해볼 수 있다. ‘나는 사장’에서는 운영 중인 점포의 위치와 업종을 선택 후 보행권역 또는 반경 영역을 지정하면 주변 점포를 분석해준다. ‘나도 곧 사장’은 예비 창업자를 위한 메뉴로, 업종과 지역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점포당 3년 생존률’ 등의 세부 자료를 볼 수 있다. 그밖에 창업자 스스로 경영 환경 및 경영 센스를 측정하는 자가 진단 툴도 마련됐으니 확인해보면 좋다.
◇ SGIS 통계지리정보서비스
통계청 SGIS 통계지리정보서비스 홈페이지 내 ‘기업생태 분석지도’에서는 기업체의 활동, 비활동, 개업, 폐업 등의 생태지표를 통해 원하는 지역의 업종별 통계분석 정보를 제공한다. 주제별 선택에서 ‘노동과 경제’ 카테고리를 들어가면 ‘사업체수 분포 현황’, ‘도소매업 및 서비스업 현황’, ‘치킨점 1개당 인구수’, ‘커피전문점 변화’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해 기간별, 대상 유형별 통계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업종통계지도’ 메뉴에서 ‘생활업종’을 선택하면 음식, 소매업, 생활서비스 등 실생활과 밀접한 71개 주요 업종에 대한 다양한 통계자료 조회가 가능하다. ‘공공데이터’ 쪽에서는 지하철 역 인근 유동인구와 버스정류장 인근 시설물 정보를 수록해 예상 점포 위치의 교통 접근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 사회에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동업을 금기시하는 문화가 있다. ‘관계를 끝장내고 싶으면 그와 동업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동업은 단순히 사업체를 함께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 투자부터 노무 관계까지 다양한 사정으로 얽히기 때문이다. 서영열, 권순희 부부는 주변의 걱정을 딛고 연 매출 50억 원을 달성하며 ‘장사의 달인’이 됐다. 부부야말로 최고의 동업 파트너라 말하는 그들을 만나 가족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영열, 권순희 부부는 32년간 협업해온 ‘장사의 베테랑’이다. 경기도 수원시 근교의 논밭 터에서 ‘기와집’과 ‘초가집’을 운영했다. 현재 낙지를 판매하는 초가집은 친척에게 넘기고, 기와집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
기와집의 대표 메뉴는 장어구이다. 두툼한 두께에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양념장은 구기자, 계피, 오미자, 감초 등의 한약재를 포함한 23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다. 장어는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탕으로 즐길 수 있으며, 전복구이와 잔치국수도 마련돼 있다. 이 집의 요리는 모두 연잎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기와집장어는 수원에서 이미 소문난 맛집이다. 하루 최고 매출은 6700만 원. 코로나19의 습격에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켰다. 예비 창업자, 다른 지역의 자영업자, 유명 프랜차이즈 CEO 등 다양한 사람이 찾아와 부부에게 비법을 묻곤 한다. 폐쇄적 경영, 다양성 부재, 실패에 대한 부담 증가 등 가족 창업의 여러 위험을 뒤로하고 어떻게 부부 동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을까?
Q. 황제식당, 행운정육점, 육일축산, 초가집과 기와집장어 순으로 업을 이어오셨습니다. 안정적인 성장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경사진 비탈길, 테이블 서너 개 놓고 시작한 설렁탕집부터 2층짜리 장어집까지 철저한 계획과 연구, 그리고 노력이 있었죠.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아무래도 든든한 파트너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거예요.
Q. 가까운 관계일수록, 특히 가족끼리는 동업하지 말라는 말도 있어요.
물론 한 공간에 하루 종일 같이 있다 보면 부딪치는 일이 많고 미운 마음이 들기도 하겠지요. 가족이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서로 예의와 자질을 갖춰야 합니다. 대화도 많이 해야 하죠. 우리는 시시콜콜한 것 하나까지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메뉴판의 글씨 크기는 어느 정도로 할까? 대문에 붙일 문구는 흐르는 느낌의 글씨체로 쓸까?’라면서요. 상대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의미예요. 더 나아가 대화를 통해 서로의 특성과 장단점을 이해하고 사업에 접목시켰어요. 남편은 추진력이 엄청난 사람이라 한번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어떻게든 해내고 말죠. 그럴 때마다 아내인 제가 중간중간 빠진 부분은 없는지, 이 방향이 맞는지 꼼꼼하게 점검해요.
Q.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남이면 그럴 수 있지’ 하며 넘어갈 일도 서로 잘 안다고 생각하는 가까운 관계에서 말을 쉽게 내뱉다 보면 갈등이 심화될 수 있어요.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둘 중 하나가 져주는 것이 좋습니다. 각자의 색깔이 너무 뚜렷하면 융화될 수 없죠. 그리고 일을 할 때 문제가 생기면 일에 대한 이야기만 해야지, 부부 사이에 있었던 일까지 들먹이면 안 돼요. 그런 면에서 우리 부부는 분명한 원칙이 있었죠. 집안일은 집에 가서 생각하자!
Q. 안팎으로 모든 일을 함께하다 보면 가족일지라도 서로에 대한 피로가 쌓이지 않을까요. 부부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가요?
요식업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에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터라 많은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일일이 맞춰줘야 하죠. 하루 종일 감정 노동을 하다 보면 정작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는 소홀하기 쉬워요. 별것 아닌 일에 섭섭해질 때도 있고요. 그래도 고생한 덕에 우리 생활이 안정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려요. 바쁘지만 함께 ‘식당 투어’를 명목으로 데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개업한 식당에 찾아가 보고, 유명한 가게에서 배워올 건 없는지 살펴봐요. 전국 방방곡곡 어디든 시간 날 때마다 다니고 있어요.
Q. 가족끼리 동업을 할 때 꼭 지켜야 할 철칙이 있을까요?
서로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영역을 넘나들지 않아야 합니다. 한식구다 보니 책임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서로의 업무를 미리 숙지하되 담당자를 정해두고,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그의 말을 따르는 편이 좋습니다. 가게도 엄연한 직장이에요. ‘내가 안 하면 아내가 하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각자의 휴무일도 미리 정해두고 움직이는 것이 갈등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Q. 창업 준비는 언제부터 해야 하나요?
저성장시대에는 섣불리 창업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많은 돈을 벌 욕심에 준비되지 않은 채 직장을 그만둔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죠. 여생을 함께할 ‘내 가게’를 여는 것이 목표라면, 우선 다니는 직장에서 일하며 최대한 자본을 벌어두는 것이 유리해요. 혹은 우리 부부처럼 남편은 직장 생활을 하고 아내가 먼저 사업을 시작해본 뒤, 어느 정도 안정됐을 때 함께 일하는 방식도 괜찮아요.
Q. 창업을 앞둔 중장년이 꼭 알아야 할 점이 있다면요?
중장년은 청년에 비해 가진 자본이 꽤 될 거예요. 하지만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아요. 장사를 쉽게 생각하면 안 돼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하다 안 되면 식당이나 하지 뭐”라고 내뱉는 분도 있어요. 인건비, 재료비, 임대료, 각종 세금 등을 감당하면서 이익을 내는 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언젠가 유명 프랜차이즈 CEO가 “규모만 클 뿐 늘 인건비 때문에 허덕이고 있어 실속이 없습니다. 혹시 제가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배우러 왔습니다”라며 도움을 청한 적이 있어요. 규모가 크고 자본이 많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나중에 사업을 확장하더라도, 처음에는 가족끼리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소규모 창업을 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연 매출 50억 부부의 ‘밥장사’ 노하우
1. 올인은 금물, 항상 앞뒤를 재야 한다
“단순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이 뭔가를 시작할 때 성공한다는 전제로 가진 자본을 쏟아부어요.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때를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치킨집을 차렸는데 하루아침에 조류독감이 퍼질지, 고깃집을 차렸는데 구제역이 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부부 중 한 사람의 은퇴가 몇 년 남았다면 돈을 최대한 벌고, 나머지 한 사람이 먼저 시작해보면서 자리를 잡는 편이 좋아요. 섣불리 둘 다 하던 일을 내던지고 모험을 하다 갖고 있던 것도 날려버릴 수 있으니까요.”
2. 음식에도 유행이 있다
“각자 주어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아이템이 좋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음식도 유행이나 계절을 타죠. 경기가 어려울 땐 자극적인 음식으로, 비교적 안정적일 땐 한식이나 발효음식으로 고객들의 선호도가 바뀌어요. ‘요즘 이 아이템이 대세래’라며 성급하게 창업하면 실패할 확률이 큽니다. 10년 이상 한자리에서 성업 중인 식당들의 주 메뉴를 분석해보고, 공통적인 키워드를 뽑아보는 것도 참고가 되겠네요.”
3. 핵심은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다
“자영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면 원하는 아이템을 잘 활용하고 있는 가게에 가서 일을 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우리 부부는 같은 메뉴로 대박 난 식당에 출퇴근하면서 몸으로 배웠어요. 그 가게만의 흐름을 이해하고, 보완할 점을 연구하다 보면 내 가게를 열 때 도움이 되지요. 이론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장사의 민낯을 보려면 현장에서 부딪히며 익히는 게 훨씬 효과적이에요. 돈도 벌고 기술도 터득하고, 일석이조 아닌가요?”
4. 동선만 잘 짜도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
“식당이든 다른 자영업이든 매출 대비 수익을 판가름하는 것은 의외로 손님 수가 아니라 인건비입니다. 장사가 잘돼도 임대료와 식재료비, 인건비를 빼면 남는 게 없다고들 해요. 그럴 땐 가게 내부의 동선을 가장 먼저 분석해야 합니다. 동선만 잘 짜도 한 사람분의 인건비를 아낄 수 있어요. 우선 기와집과 초가집에는 문턱이 없습니다. 문지방 하나, 계단 한 칸이 일의 효율을 꽤나 좌우해요. 또 손님을 더 받기 위해 테이블을 더 두는 경우가 있는데요. 통로가 좁아져 서빙하기 힘들고, 손님들은 불편해합니다. 주방도 마찬가지예요. 조리 시설을 갖추기 전에 동선을 짜고, 움직여보며 연습해봐야 합니다. 주방 일을 맡는 사람이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에 따라서 냉장고나 세척기의 위치도 달라지겠죠.”
5. 손님이 손님을 부른다
“장사의 목적은 다른 고객을 확보해주는 고객을 만드는 것이란 말이 있어요. 음식 장사는 입소문이 절반이죠. 한 번 방문한 손님이 두 번째 방문할 때 다른 일행과 함께 오고, 그 일행이 또 다른 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문어발식 마케팅이 잘 먹히는 업종입니다. 어떤 상황이든 손님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면, 그 손님은 스스로 최고의 영업사원이 돼줘요. 우리는 ‘미소를 짓지 않으려면 장사를 하지 마라’는 중국 속담을 매일 떠올리곤 합니다.”
지난 28일 국회의사당에서 ‘액티브 시니어의 불확실한 재취업 환경과 혁신 방안’이라는 주제로 '2022 시니어산업혁신 국회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김영호, 김주영, 노용호, 한무경 국회의원이 주관하고 세종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시니어산업학과와 (사)시니어벤처협회가 주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국회의원과 국민의힘 한무경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니어를 복지의 대상이아니라 경제활동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고 언급하며 세미나를 계기로 시니어 창업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사단법인 시니어벤처협회 신향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40~65세의 액티브시니어를 위한 지원 정책이 절실한 시점에 국회의 도움을 받을 길이 열린 것에 감사한다며,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중장년들이 삶의 설계와 재취업 교육을 통해 사회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대학교 시니어산업학과 이용기교수는 액티브시니어가 창업이나 재취업의 기회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상대적 빈곤의 처지에 빠질 수 밖에 없으므로 시니어산업의 학문적, 실무적 시사점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패널로 나선 고수플러스의 박영은 대표는 "많은 시니어들이 창업을 망설이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는데, 그것은 바로 실패와 격무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실제 많은 시니어들이 퇴직금을 털어 치킨집,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의 창업에 나서지만 예상보다 노동 강도가 세고 경쟁이 심해 사업 실패 경험뿐 아니라 건강까지 잃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시원 사업자 중 시니어 비중이 50% 이상에 달하고 있으며 대부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면서 자유롭게 여가를 즐기는 생활을 하고 있다"며 시니어가 하기 좋은 실 사례를 소개했다.
서울시 내 치킨, 커피 분야 가맹본부 대다수가 ‘필수품목’의 범위를 과도하게 지정해 가맹점주로부터 납품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필수품목이란, 브랜드 상품의 통일성 유지를 위해 가맹점주가 본부 혹은 본부가 지정한 업체에서만 사야 하는 물품이다.
서울시가 치킨, 커피 분야 가맹본부 30곳을 조사한 결과 29개 본부가 일회용품, 일반 공산품 등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물품을 필수품목에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는 맛과 품질의 일관성 유지와 관련 없는 물티슈와 냅킨, 젓가락, 고무장갑 등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는 89개에 달하는 필수품목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들 29개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가맹점 유통·품질 관리에 필수적인 물품이 아닌 일반 공산품을 필수품목에서 제외하도록 조정했고, 이들 중 21개 업체가 이를 받아들여 총 89개 품목을 필수품목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필수품목에서 제외된 물품들은 가맹점주들이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가맹점주가 시중에서 제외 물품을 구매했다는 이유로 가맹계약을 해지당하는 등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와 별개로 5개 분야 외식업종 가맹점 500곳을 대상으로 필수물품 관련 불공정 관행 등 현장 상황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밝혀진 가맹본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는 등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류대창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과도한 필수품목 지정 등 불공정 관행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소상공인이 대부분인 가맹점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은 1970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삼성물산을 거쳐 홈플러스의 대표이사로만 17년을 지낸 최장수 CEO다. “시선이 머무는 곳으로 삶이 달려간다”고 말하며 77세의 나이에도 부단히 꿈을 꾸는 이 회장. 신간 ‘시선’에는 그가 경영인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여섯 가지 방법이 담겼다.
서울 강남 선릉역 근처 어느 골목길. 북쌔즈(Book Says)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늑한 소파와 갓 구운 빵들이 눈에 띈다. 오른쪽 벽면과 2층 서가를 가득 메운 책은 덤이다. 전형적인 북카페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세련된 그랜드피아노와 웅장한 무대 장치, 천장의 화려한 조명 시설이 마치 ‘여기는 평범한 공간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 찾은 이들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이곳의 주인은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이다.
2014년 대기업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기업인으로서 전무후무한 족적을 남긴 그는 다음 해 넥스트앤파트너스(N&P) 그룹을 새롭게 설립했다. 현재 후배 기업가들을 위해 ‘살아 있는 경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서점, 카페, 공연장, 강연장을 합친 복합문화공간 북쌔즈를 3년 전부터 운영 중이다. 햇살이 가득 들어올 법한 큰 창, 책 매대, 의자 하나까지 이 회장이 직접 구성하고 디자인할 만큼 애정을 듬뿍 담았다.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북쌔즈는 일반 카페나 공연장처럼 뚜렷한 하나의 목적만 가진 기존의 공간과 다릅니다. 한 장소에 다양한 기능을 조화시켜 원 샷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어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실 수는 있지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들을 수 있는 강연이 열릴까요? 저녁에는 자선 공연이나 무료 가족 상담 같은 나눔 활동이 이루어질까요? 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기 힘들죠.”
실제로 북쌔즈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설계됐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 도서가 진열된 1층은 ‘감성의 책장’, 경영학 및 비즈니스 도서로 구성한 2층은 ‘이성의 책장’으로 총 1만여 권이 구비돼 있다. 커피나 차는 1, 2층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다. 금난새 지휘의 실내악 공연이 몇 차례 있었고, 영국의 유명 성악가 폴 포츠가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최진석 서강대 교수의 ‘생각 혁명 경영자 과정’과 김형철 연세대 교수의 ‘지혜의 향연’ 등은 수시로 열린다.
치열했던 지난날을 내려놓고 편안한 삶을 영위하기는커녕, 그는 7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 또다시 신생 기업의 대표가 됐다. 단순히 늙기(Getting Old)보다 성장(Growing Old)하고 싶어서였다. “체어맨(회장)이 대기업에서는 의자에 앉아서 지시하는 사람이라면, 작은 기업의 체어맨은 ‘의자를 들어 나르는 사람’이에요. 실제로 북쌔즈에서 공연이나 강연을 할 때 일손이 부족하면 나도 의자를 옮기듯 말입니다. 시선을 어떻게,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상상하고 탐구해야죠. 칠십 줄에 스타트업이라니, 좀 무모해 보이나요? 그래도 내 마음의 상태는 항상 청춘입니다.”
골목길이 중심이 되는 세상
2014년 이후 3~4년 사이에 선릉역 주변 뒷골목의 가게들은 거의 망하거나 주인이 바뀌었다. 망하지 않은 곳은 부동산 중개업소 네 곳뿐. 이 회장은 골목 상권이 죽게 된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하나는 과도한 정책과 규제다. 길 양편에 펜스를 치거나 도로 중앙에 말뚝 블록을 설치한 탓에 사람들의 왕래가 끊겼다. 또 하나는 골목길의 문화적 특징이나 정체성의 부재다. 현재 선릉역 주변뿐 아니라 한국의 골목은 삼겹살, 국밥, 치킨 등 대부분 먹거리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그는 ‘사색의 길’, ‘친환경의 길’과 같이 테마가 있는 골목을 만들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 사회로 올수록 우리의 삶은 개인이나 가족, 동네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골목길은 우리 생활의 중심이자, 국부를 형성하는 기본이 됐죠. 걷고, 머물고, 즐기고 싶은 골목이 있으면 살기 좋은 동네가 될 것이고, 동네가 살면 도시와 국가가 차례로 살아날 테니까요.”
이 회장은 25년 동안 일하며 인연을 맺은 이 동네에 의미 있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특히 주변 직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공간 제공에 집중할 계획이다. “퇴근 후 술에 취해 정신없이 귀가하기보다, 배움의 기회를 누리고 그것에 관해 토론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향, 관점, 시선을 바꾸는 데 힘을 쏟는 거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져야 해요. 제 목표는 북쌔즈가 사람들을 자극하고 새로운 골목 문화에 영감을 주어 사회적 자산으로 영구히 남는 것입니다.”
어린왕자 (생텍쥐페리 저)
내 그림은 모자를 그린 게 아니라 코끼리를 소화시키고 있는 보아뱀을 그린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어른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보아뱀의 속을 그렸다. 어른들에겐 항상 설명을 해줘야만 한다.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저)
능력주의가 공공선인 사회에서 노력과 능력은 개개인의 부와 성공에 대한 알리바이가 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세속적 성공을 이룬 삶은 겸양을 기를 필요가 없고 가난한 이들은 비난의 화살을 스스로에게 돌린다.
세종처럼 (박현모 저)
‘소통하지 않는 정치는 이미 정치가 아니다’라고 보았던 세종은 설정된 목표에 왜 도달해야 하는지,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조만간 어떤 파국을 맞게 되는지를 상세하고 명확하게 일깨워가면서 함께 나아갔다.
앞으로 100년 (이언 골딘, 로버트 머가 저)
20세기 초 광고계의 중진이었던 프레드 바너드(Fred Barnard)는 “사진 한 장이 천 마디 말보다 낫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옳은 말이다. 지도를 탐색할 때는 글자로 기록된 것을 봤을 때 놓쳤던 연결 관계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코로나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세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재택치료가 일상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재택치료 환자는 199만3986명으로 200만 명에 육박한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증상은 3~5일 이후 해소되는데, 재택치료 기간인 7일 간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만큼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증상을 잘 이겨내는 것뿐만 아니라 일주일 격리로 인한 변화들이 2차적인 질환을 야기하지 않도록 재택치료 기간 동안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고 지압법, 스트레칭 등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며 격리생활 단계별 건강법을 소개했다.
인후통과코막힘 등 증상이 심한 감염 초기엔 닭죽⋅삼계탕⋅도라지차
오미크론 감염 초기에는 목이 간지럽거나 콧물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폐를 공격했던 델타와 달리 오미크론은 코나 목구멍을 공격하기 때문에 가래와 마른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을 겪은 영국의 보건안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오미크론확진자의 53%가 인후통을 겪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감염 초기에는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체중 감소와 같은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는 것도 치료의 일환이므로 건강한 식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감염 초기에는 체중 및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되고 체내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육류 중에서도 추천하는 것은 닭고기다. 한의학적으로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 닭고기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피로회복을 돕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목감기로 인한 가래를 없애는데 효과적이다. 닭고기는 닭죽이나 삼계탕 등 여러 가지 음식으로 섭취가 가능하다.단, 치킨과 같은 튀김류는 자극적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한방차를 자주 마심으로써 코로나19 증상 완화와 함께 수분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곁들이기 좋은 한방차로는 도라지차와 오미자차가 있다.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은 가래를 제거하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오미자는 동의보감에 ‘폐와 신장을 보하며 기침과 피곤함을 치료한다’고 적혀있어 차로 달여 마시면 좋다. 오미자 껍질에 있는 사과산과 주석산은 신맛을 내기 때문에 침샘 분비를 촉진하고 입맛을 되살려 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줄어든 활동량으로 소화장애 겪고 있다면 합곡혈⋅족삼리혈지압
감염 증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입맛은 점차 돌아오지만 줄어든 활동량으로 인해 소화불량이나 설사, 복통 등이 생기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소화제를 복용하거나 가볍게 걸으면 증상이 완화되곤 하지만 재택치료 기간에는 약을 구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다.
소화장애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확진자들에게는 ‘합곡혈’과 족삼리혈’ 지압을 권한다. 합곡혈은 엄지와 검지 사이에 움푹 패인 곳으로 손등을 바라봤을 때 두 번째 손허리뼈 바깥쪽에 위치해 있다. 10초 정도 강하게 눌러주는 것을5회 정도 반복하면 대장질환 개선과 장운동 촉진에 도움이 된다. 족삼리혈은무릎 바깥쪽 8cm정도 아래 움푹 들어간 부분에 위치한다. 5초간 엄지로 3회 정도 지압하면 소화불량과 가스 배출에 효과적이다.
일상회복을 앞둔 시점엔 무릎 관절 안정성 높이는 ‘무릎 기역자 스트레칭’
재택치료기간 중 우리의 몸은 근육량 감소와 유연성 저하로 관절이 약해지기 쉽다. 그중에서도 무릎은 체중을 직접적으로 지탱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재택치료 이후 갑자기 사용량이 늘면 부상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일상회복을 앞둔 시점에는 무릎 스트레칭을 통해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높이고 주변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무릎관절 회복에 효과적인스트레칭으로는‘무릎 기역자 스트레칭’이 있다. 무릎 기역자 스트레칭은 말 그대로 무릎을 90도 굽히는 동작이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상태에서 오른쪽 무릎을 직각으로 굽힌 후 발목을 발등 쪽으로 당긴 채로 바깥쪽으로 돌려 자세를 8초간 유지한다. 숨을 천천히 내쉬며 무릎을 완전히 펼치고 동일하게 8초 유지한다. 오른쪽과 왼쪽 각10회씩 총 3세트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