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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취미로 만나 가족처럼… “나이 들수록 또래가 좋아요”
- “취미가 무엇인가요?” 일반적이지만 어쩐지 고민하게 되는 질문일 수 있다. 은퇴 후 나만의 시간이 갑자기 늘어났을 땐 더더욱 말이다. 그래도 자신을 소개해야 하는 상황에선 늘 뭔가를 실토(?)하게 될 터. 아직 여가 시간에 즐길 거리를 탐색 중이라면,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취미 활동은 어떨까. 사회에서 오랜 시간 바삐 살아오다 어느 날 은퇴하면 텅 비어버린 듯한 기분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은 길다. 가슴에 품고 있던 낭만을 펼치고 음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다. 몇몇 선배들의 사례를 참고해 영감을 얻어보자. 그 시절 분위기 물씬, 푸른솔아코디언 아코디언은 들고 다니면서 멜로디와 화음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악기다. 건반이나 버튼을 통해 더욱 다채로운 음색을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베이스 연주법, 바람통과 몸의 호흡, 생소한 건반·버튼 위치 때문에 친해지려면 시간을 제법 투자해야 한다. 가운데 주름진 바람통을 이용해 공기 압력을 조절하고, 금속제 리드를 진동시켜 연주하는 방식이다. 따로 몸체에 마우스피스를 설치해 입으로 바람을 넣을 수도 있다. 아코디언은 1910년 이후 1980년대까지 학교나 교회에서 반주용 악기로 사용되던 풍금과 소리 내는 원리나 음색이 비슷하다. 소리 자체가 구슬픈 느낌이 나기 때문에 트로트와 잘 어울린다는 평이 있다. 트로트 곡을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면 특유의 구성진 분위기를 살릴 수 있어서란다. 푸른솔아코디언 팀은 60~80대 어르신 5명이 모여 합주를 한다. 낙원악기상가 인근 음악학원을 다니던 수강생 중 마음 맞는 이들끼리 팀을 꾸렸다. ‘소나무처럼 늘 푸르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정성스레 이름을 붙였다. 팀원 모두 10년 가까이 아코디언에 푹 빠져 지냈다. 어느 해 여름에는 공간이 마땅치 않아 12kg에 달하는 악기를 둘러메고 노래방을 찾을 정도였다. 까다로운 환경이었지만 매주 모여 연습하고 대화를 나누니 가족만큼 서로 가까워졌다고 한다.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김태경 어르신은 아코디언이 ‘1인 오케스트라’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의 악기로 선율과 반주를 함께 연주할 수 있으며, 다채로운 음색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다루기 쉽지 않은 터라, 합주는 더욱 협동 과정이 중요하다. 실제로 팀원들은 발을 까딱이거나 노래를 부르며 박자를 맞춘다. 그는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함께 호흡을 맞추고 공연하다 보면 보람이 있다”며 “처음부터 싫증 날 만큼 너무 과하게 열심히 하기보다, 하루에 10분이라도 꾸준히 연주하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우리 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코디언 소리를 듣고 있자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한편 푸른솔아코디언 팀은 함께 합주를 즐길 동료를 모집 중이라고 한다. 좀 더 자세한 생활 문화 정보와 모집 요강이 궁금하다면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으로 문의하면 된다. 하늘하늘 우아한 곡선, 연제춤사랑 부산 연제춤사랑 무용단은 1997년 연제 어머님 무용단으로 출발했다. 현재 조덕화 회장을 비롯해 50~60대로 이루어진 17명의 단원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여러 지역 축제나 경연 대회에 참가하고, 수상의 기쁨을 누리기도 한단다. 특히 2022 실버문화페스티벌에서 아름답고 우아한 춤 선을 선보이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부채춤은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예술적 행위다. 1954년 김백봉 선생에 의해 창작됐다. 부채를 양손에 쥔 채 대칭과 비대칭의 조화를 이루며 펴고 접고, 감고 펴 올리는 다양한 형태의 춤사위를 구사해야 한다. 게다가 대형이 시시각각 바뀌고 발은 바삐 움직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고고하면서 반듯한 자세가 중요한 기법이자 원리라고 한다. 동시에 직선이 아닌 곡선을 바탕으로 태극선, 꽃봉오리 모양을 치밀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야 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구성원이 전문가와 견줄 만큼의 실력이었던 건 아니다. 단원들은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젊어서 해보지 못한 것을 늦게나마 이뤄볼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고 한다. 연제춤사랑의 부채춤 교육을 맡고 있는 이정희 강사에 따르면, 춤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부채를 다루는 방법부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대형 맞추기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매주 2회 수·금요일 두 시간씩 기본무(한국무용의 기본이 되는 동작)를 비롯해 여러 작품을 꾸준히 연습하면서 실수가 거의 없어졌다. 그래서인지 단원들 사이는 굉장히 끈끈하다고. 코로나19가 기승일 때는 서로 얼굴을 자주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만큼 애틋했단다. 모두 전통의상을 갖춰 입고 각자의 자리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움직임을 맞추다 보면 더욱 유대가 생기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한 단원은 “힘들 때도 있지만 머리와 몸을 동시에 사용하다 보니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면서 “단원 친구들과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거나 함께 식사하고 수다 떨면서 재밌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제춤사랑의 목표는 ‘지금처럼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다. 단원들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포함해 여러 축제 및 대회에서 다양한 춤을 선보이고, 연제춤사랑 무용단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다. 이정희 강사는 “단원들이 공연 때마다 많은 시민의 호응을 받으며 에너지를 얻는다”며 “이제는 ‘연제춤사랑’이라고 하면 부채춤 추는 무용단으로 소문나 있고, 전통문화를 전승한다는 보람과 지역 구성원으로서 자긍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 2024-10-1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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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무슨 상관?” 세대 장벽 허물 시니어 여가 트렌드
- 여가란 일·가사 등 의무적인 활동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사용하는 시간을 말한다. 과거에는 은퇴하면 집에서 잠을 자거나 TV 보면서 여가를 보낼 거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현재 액티브 시니어의 여가 보내는 방법은 확연히 다르다. 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그들이 주목하는 여가 활동 트렌드를 알아봤다. 액티브 시니어의 개념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0년 이후 조명받았다. 액티브 시니어는 탄탄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나 중심의 선택적 소비를 하는 시니어라고 할 수 있다. 통일된 연령 기준은 없다. 은퇴를 경험한 50대부터 건강한 신체를 가진 70·80대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지난해 말 LG경영연구원은 ‘향후 30년간 확대될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 파워’라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내놨다. 통계청의 가계 동향 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했다. 보고서에서는 55~69세 시니어가 여가 활동에 집중한다면서 “자녀 양육을 마치고, 여행·운동·문화생활을 위해 시간적·경제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경우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여가도 디지털 바람 시니어의 여가 활동에도 디지털이 접목되고 있다. AI가 발전하면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큐레이션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시니어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단연 로쉬코리아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오뉴’는 큐레이션 알고리즘을 적용한 5060세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그림 그리기 및 만들기, 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시니어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클래스를 찾아 여가를 보낼 수 있다. ‘시놀’은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큐레이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5070세대는 시놀 회원이 되면 데이팅, 모임, 여행 등을 즐길 수 있다. 본래 시놀은 데이팅 앱으로 출발했는데, 지난 7월 개편을 통해 모임 커뮤니티 앱인 ‘시놀’(시니어놀이터)과 만남 주선 앱인 ‘시럽’(시니어러브)으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놀은 인터파크 투어와 손잡고 시니어 여행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5070세대가 액티비티를 함께 즐기며 친구도 사귈 수 있는 상품이다. 김수형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노인학과 초빙교수는 “여가 관련 큐레이션 플랫폼의 발전은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의 빈자리를 채워준다고 본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 시니어들은 젊은 시절 바빠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고 싶어 한다”면서 “특히 시니어가 여행을 선호하는 이유는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데, 추억을 함께 나누며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공 영역을 살펴보면,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60대 이상 시니어의 여가 활동을 돕는 ‘스마트 복지관’이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 복지관은 60대 이상 시니어가 노인종합복지관에서 태블릿·키오스크 같은 디지털 기기로 다양한 내용을 학습하거나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돌봄 로봇 활용도 해당된다. 김수형 교수는 “스마트 복지관은 효율적이고 기술 발전에 발맞춘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려되는 지점은 어르신들이 디지털 기기 다루는 것을 어려워하고 흥미를 못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어르신들이 노인종합복지관에 가는 이유는 여러 사람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인데, 사람 간의 대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든다”면서 “어르신들이 스스로 디지털 기기 사용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디지털 역량도 늘고 배움의 즐거움도 깨달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세대 간 교류가 필요해 여가를 활용하는 좋은 방법은 나만의 취미를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새로운 취미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는 경향이 있다. 시니어의 취미 생활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젊은 세대와의 간극이 줄어들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운동을 꼽을 수 있다. LG경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50대 이상 시니어의 운동을 위한 지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55~69세 전체의 운동·오락 서비스 이용 금액은 25~39세 전체 지출액의 30% 수준에 불과했는데, 현재는 90% 수준으로 비슷해졌다. 2030세대에서 러닝 붐이 불고 있는데, 시니어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10월까지 ‘7979 서울 러닝크루’를 진행한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공식 인스타그램 속 사진을 통해 중장년 참여자가 많아져 여러 세대가 단합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발레 등을 포함한 무용은 예술 영역이라고 생각해 중년 이상 나이가 되면 접근이 어려웠는데, 도전의식이 강한 액티브 시니어들이 등장하면서 세대 간 장벽이 많이 허물허진 추세다. 한편 디지털 시대에 책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높아지면서 독서를 취미로 삼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독서를 인증하는 젊은 세대의 게시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그들은 독서 모임을 통해 책 이야기를 나누며 인간관계도 맺는다. 이러한 독서 문화가 시니어에게도 퍼지고 있다. 2021년 KBS1 ‘다큐 On’에서는 ‘노년, 책을 들다’ 편을 방송했다. 책 읽는 다양한 노년의 모습을 담았으며,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얘기했다. 최병일 교수는 자녀와 손녀까지 3세대가 함께 가족 독서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파주의 작은 책방에서는 ‘누름돌’이라는 시니어 독서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책방지기와 책방 손님으로 만난 시니어들은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됐다고 한다. 김수형 교수는 시니어의 여가와 관련해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2022년 K-시니어즈(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소속 회원 60명이 자신의 여가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QR코드로 배우는 도시학교’ 책을 펴냈다. 이후 김 교수는 지난해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강의에서 20대 대학생 45명에게 저자 중 한 명을 만나 여가 활동을 중점으로 인터뷰하는 과제를 제시했다. 강남대학교 학생들의 과제 후기를 보면 대체로 의견이 비슷했다. 은퇴 후에도 멋진 삶을 사는 시니어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며, 자신도 여가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취미를 찾아야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더불어 시니어들이 여가를 잘 즐길 수 있도록 배움 또는 커뮤니티 장소가 확충되거나,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수형 교수는 “은퇴 후 시니어의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것이 사회적 고립인데, 여가 활동은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시니어들끼리만 소통하는 것보다는 젊은 세대도 함께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한 세대 교류의 장이 점진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독서 토론 모임, 지적 호기심 대화의 장” “나이를 먹었어도 호기심을 갖고 있으면 늙은 게 아니죠.” 시니어 독서 토론을 권장하는 70대의 최병일 교수. 사실 그도 늦은 나이에 책의 매력에 눈떴다. 책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심도 있게 파고드는 정도는 아니었는데, 50대에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독서와 독서 토론의 매력을 깨달았다. 그게 이어져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 그는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 도서관 등에서 독서 토론, 글쓰기 교육 등을 하고 있다. 2022년에는 4년 넘게 이어온 가족 독서 토론 이야기를 담은 책 ‘한 지붕 북클럽’(며느리 김예원 씨 공저)을 내기도 했다. 최 교수는 “시니어는 한 얘기 또 하고, 자신의 철학과 신념만 맞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인간의 뇌에는 입력 장치와 출력 장치가 있다. 책은 입력 장치 역할을 한다. 즉 독서를 해야 말도 글도 좋게 나올 수 있다”면서 시니어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또한 그는 “중년 이상은 독서를 공부라고 생각하고, 왜 읽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른다. 그런데 책은 인생의 내비게이션이다. 나를 발견하고,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독서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중년들에게 그림책 읽기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책의 매력을 깨닫고, 점점 분량과 깊이를 늘려가면서 읽으면 된다는 조언이다. 다만 문학과 비문학 어느 하나를 편독하지 말고 균형 있게 읽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40~60대, 발레로 노화 방지 가능”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뉴욕발레아트학원은 ‘발레는 젊고 마른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대중의 편견을 깨고자 하는 체형 교정 발레 학원이다. 더 나아가 박경희 원장은 40~60대에게 발레가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 수강생들의 연령은 보통의 학원보다 높은 편이다. 박 원장은 “40대가 가장 많고, 연장자로 67세 학생도 있었다. 젊은 시절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학원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경희 원장이 중년에게 발레를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나이 먹으면 근육이 빠지고 에너지가 떨어져서 중년이 되면 자세가 안 좋은 경우가 많다”면서 “발레를 하면 코어와 하체에 힘이 생기고, 몸의 균형 감각이 살아난다. 스스로 몸을 통제하게 되면 자신감 또한 상승한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부터 발레 외길을 걸어온 박 원장은 “어느덧 50대가 됐다. 점점 발레의 장점을 깨닫고,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고 말하며 웃었다. 우아하고 고고한 자태를 지닌 그는 발레의 효과를 입증한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 2024-10-1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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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 앙투아네트’ 10주년 공연” 2월 문화소식
- ●Exhibition ◇만년사물 일정 3월 10일까지 장소 서울공예박물관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역대 수상 작가 18인의 대표 작품과 신작을 소개하는 전시다. 전시명은 만년필과 같이 오래도록 쓸 수 있는 사물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다. 18인의 작품과 함께 그들의 일상과 작품 제작 과정을 4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첫 번째 구역인 ‘물질을 탐구하다’에서는 새롭고 친환경적인 재료를 선택한 공예가들의 탐구 과정을 보여준다. ‘되살리고 덜 버리다’ 구역에서는 산업폐기물과 사물들을 재활용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작업을 소개한다. ‘일상에 기여하다’는 일상에 윤기를 더하는 공예가들의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구역이다. 마지막으로 주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들의 작업환경을 조명한 ‘제작환경을 생각하다’ 구역이 준비돼 있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인류가 누려온 풍요와 지구의 안전을 양립하게 하는 생산과 소비 방식에 대한 이 시대 공예가들의 고민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전시다. 지속가능성이라는 전 지구적 의제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본창의 항해 일정 3월 10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한국 현대사진의 개척자’ 구본창 작가의 국내 첫 공립 미술관 개인전이자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에서는 구본창 작가가 제작한 50여 개 작품 시리즈 중 43개, 작품 500여 점을 소개한다. 동시에 600여 점의 관련 자료 및 작가 수집품을 더해 총 1100여 점이 전시된다. 작가의 연대기를 발단, 전개, 결말로 흐르는 5개 섹션으로 나눴다. 특히 빛과 어둠이 비치는 양상에 따라 보름달이 되는 과정을 구현한 ‘Moon Rising III’ 시리즈와 광화문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담은 ‘콘크리트 광화문’ 시리즈가 최초로 공개돼 관심이 집중됐다. 전시를 통해 구본창 작가의 작품 세계는 물론 한국 현대사진의 전개 과정 또한 살펴볼 수 있다. ●Stage ◇마리 앙투아네트 일정 2월 27일 ~ 5월 26일 장소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연출 로버트 조핸슨 출연 김소향, 이지혜, 옥주현, 윤공주, 이아름솔, 이해준, 윤소호, 백호, 민영기 등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10주년 기념 공연을 펼친다. 프랑스 왕비였으나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삶과, 사회 부조리에 관심을 갖고 혁명을 선도하는 가상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의 삶을 대조적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10주년을 맞아 옥주현은 10년 만에 ‘마리 앙투아네트’ 출연을 결정했다. 2014년 초연 때 마리 앙투아네트 역을 맡았던 그는 이번에는 대척점에 있는 마그리드 아르노 역을 연기하며 변신을 예고했다. 초연부터 프랑스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욕 있는 인물 오를레앙 공작 역을 연기한 민영기는 이번에도 출연하며 작품을 빛낼 예정이다. ◇아트 일정 2월 13일 ~ 5월 12일 장소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연출 성종완 출연 엄기준, 성훈, 이필모, 박은석, 박호산 등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는 연극 ‘아트’는 세 남자의 우정이 고가의 그림 한 점으로 인해 와해되고 재봉합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지난 시즌 ‘시니어 페어’(이순재, 노주현, 백일섭)로 사랑받은 ‘아트’는 올해 다수 경력직, 뉴 페이스 배우들과 함께한다. 예술에 관심 많은 피부과 의사 세르주 역은 엄기준, 최재웅, 진태화, 그리고 연극에 첫 도전하는 성훈이 맡는다. 고전과 명언을 좋아하는 항공 엔지니어 마크는 이필모, 김재범, 박은석, 손유동이 연기한다. 우유부단한 문구 영업 사원 이반 역에는 박호산, 박정복, 이경욱, 김지철이 캐스팅됐다. ◇비클래스 일정 2월 20일 ~ 5월 6일 장소 드림아트센터 2관 연출 오인하 출연 성연, 이동수, 홍성원, 이진혁, 박준형, 권태하, 한선천, 조현우, 김병준, 정애연 등 연극 ‘비클래스’는 능력과 조건만으로 평가받는 봉선예술학원의 B클래스에 속하는 네 명의 학생이 실력을 증명하기 위한 졸업 공연을 준비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한선천은 지난 시즌에 이어 순수하지만 외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현대무용 전공 치아키 역을 연기하며, 정애연은 B클래스의 담임 선생님 서정인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제작사 측은 “원치 않는 경쟁 속에 놓인 학생 때와 지금 우리의 모습이 많이 닮았다. ‘그대로 괜찮다’라고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 2024-02-0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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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문화페스티벌, 2만 시니어와 함께 웃었다
- 적당히 햇볕 좋았던 지난 10월 마지막 주 금요일과 토요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은 유난히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경연 아닌 축제로 펼쳐진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에는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여기는 어떤 부스예요?” “스탬프 찍어주나요?”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 비즈로드 한켠에 자리 잡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찾은 이들의 질문이다. 매거진을 살펴보고 살가운 눈인사를 건넨 이들은 리플릿(전단)을 들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렇게 지역 명소를 그린 작품을 구경하고, 지역 특산물로 공예품을 만들고, 파크골프와 실버마불(야외 보드게임)을 체험하고, 공연 무대에 오르고, 또 공연을 객석에서 응원했다. 체험·전시, 공연, 포럼까지 전국 어르신 문화예술을 제대로 즐긴 시니어 2만 2126명(부스 참여 인원 포함)은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의 진정한 주인공이었다. 경쟁 빼고 재미 더하고 어르신의 대표 축제 ‘실버문화페스티벌’이 10월 27일부터 이틀간 치러졌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주관으로 2015년부터 시작된 ‘실버문화페스티벌’은 8년 동안 총 2203팀, 14만 2387명이 참여해 주체적인 실버 세대의 문화예술 활동을 알렸다.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은 ‘실버 두잇: 꿈을 잇다! 문화를 잇다! 세대를 잇다!’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4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실버문화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축제였다. 기존 경연 대회 형식에서 벗어나 지역별로 다양한 어르신 문화예술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서로를 응원했다. 경쟁을 뺀 현장은 공기부터 달랐다. 한국문화원연합회 관계자는 27일부터 이틀간 참여자 5000여 명 모두가 축제를 즐겼다고 했다. “그동안 경연에 지나치게 경도된 경향이 있었어요. 성적에 매몰되고 상을 못 받으면 실망하고요. 그런데 이번엔 정말 축제였어요. 다들 편안한 마음으로 즐겼습니다.”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 참가팀은 성적순이 아니었다. 그동안 ‘잘하는 팀’을 선발했다면 올해는 ‘해당 지역 문화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팀’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렇게 ‘샤이니스타한마당’이라 불린 무대에서 양일간 전국 16개 시·도 대표 어르신 단체가 무용, 패션쇼, 연극, 음악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2022 실버문화페스티벌’ 준우승 팀 ‘소리울’과 ‘다움’의 세대공감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각 지역 어르신 단체의 공연이 이어졌고, 트로트 가수 김수찬의 축하 공연, ‘2022 실버문화페스티벌’ 우승 팀 ‘연제춤사랑’의 부채춤 공연까지 풍성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관계자는 대표성을 가진 각 지역 활동을 볼 수 있는 장이었다고 돌아봤다. “강원도 팀은 평창아라리로 무대를 꾸몄고, 전남 팀은 호남좌도농악을 선보였습니다. 경북 팀은 삼국유사 향가와 민요를 불렀어요. 제주도 팀은 감물 염색한 옷을 입고 패션쇼를 했고요. 이전까진 각자 무대 준비에 바빴는데 이번엔 다른 지역 무대도 즐길 수 있었어요. 경쟁하지 않으니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진정한 축제의 주인공으로 무대 밖은 한층 더 자유로웠다. ‘문화교류한마당’에서는 전국 각지 어르신이 직접 참여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전시·체험·이벤트 부스 60여 개가 이틀간 쉴 새 없이 손님을 맞았다. 산책 나온 인근 주민부터 여의도 2030 직장인, 주변 어린이집 교사와 원생까지 폭넓은 세대가 부스에 관심을 보였다. 단연 주인공은 시니어였다. 그들은 부스 운영과 참여 주체로 축제를 만끽했다. 한 70대 어르신의 말이다. “축제의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이 된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앞으로도 실버 세대를 위한 더 많은 축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문화원연합회 관계자는 참여자가 주체가 된 축제였다고 평했다. “기존에는 만들어진 축제에 어르신들이 참여했다면, 이번에는 축제를 직접 만든 것 같다”고 말이다. 경기도 파주에서 온 이도 참여자로 왔다가 주인공이 되어 돌아간다며 활짝 웃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네요. 내 또래들이 다양하게 문화를 즐기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요. 실버 세대의 문화예술 활동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져주는 것도 정말 보람되고, 이런 활동을 하는 스스로에게도 괜히 뿌듯해지네요. 기분이 좋습니다!”
- 2023-11-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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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강 따라 흐른 선연한 역사, 진주성과 촉석루, 진주검무
- 경남 진주시는 예로부터 인재 배출이 잦았던 고장이다. ‘영남 인물의 절반이 진주에서 나왔다’는 얘기까지 있을 정도다. 특히 충신이 많았다. 고려조부터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구국의 화신이라 일컬을 만한 이들의 비범한 행장이 이 고장에 잇따랐다. 그래 ‘충절의 고장’이다. 오늘날 충의(忠義)의 얼로 빛나는 진주의 각별한 역사성을 웅변하는 명소를 꼽자면? 단연 진주성이 아이콘이다. 임진왜란 때의 전사(戰史)와 의용의 서사를 고이 간직한 진주성을 둘러보지 않고 진주를 얘기한다는 건 어불성설일 수 있다. 진주성은 진주시내 강변에 있다. 성의 남벽 아래로 남강이 굽이쳐 수려한 풍광을 빚어낸다. 강물과 벼랑이 지닌 전략적 가치에 착안해 성을 구축했다. 본래 내성과 외성으로 짜인 이중구조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 내성보다 규모가 컸던 외성은 스러지고 내성만 남았다. 성곽의 길이는 1790m, 높이는 5~8m에 달한다. 삼국시대 때 토성(土城)으로 축조됐던 진주성이 석성(石城)으로 거듭난 건 고려 말 우왕 때였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도 몇 차례 고쳐 지었다. 따라서 축성의 변천사와 기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 유적으로 평가된다. 공북문을 통해 성 안으로 들어선다. 널찍하고 훤칠한 성내 공간 곳곳마다 잘 단장돼 생경한 기분을 자아낸다. 천년 고성이되 마치 신축한 것처럼 매우 미끈한 게 아닌가. 근래의 복원작업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걸 알 만하다. 한때는 고즈넉한 폐허와 잔해 사이에 간신히 존재했겠지만 고칠 것 고치고, 다듬을 것 다듬고, 보탤 것 보태어 회생했다. 복원사업 이전의 성내엔 민가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고 한다. 그걸 다 철거해야 했다. 그러니 대대적인 복원사업이 필연이었겠다. 작업자들은 진주성의 본연과 본질에 부합하는 복원을 완수하기 위해 실력을 쏟아부었을 것이다. 성내의 지형은 리듬이 있다. 평지와 경사지, 야트막한 언덕과 구릉지, 그리고 구불구불 이어지며 거대한 타원을 그리는 성곽이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었다. 너른 잔디밭과 다양한 수목들이 초록을 뿜어 소풍과 산책을 즐길 만한 공원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진주성은 어디까지나 역사의 곳집이다. 일쑤 전쟁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친 곳이다. 수성(守城)과 승전을 꾀하기 위한 갖가지 구조물이 즐비한 곳이다. 전투 지휘소로 쓰인 서장대와 북장대, 포를 쏘았던 포루, 전공을 새긴 사적비와 순절의 넋을 기리는 사당 등이 있다.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까지 성내에 있어 답사객들의 호감을 산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3대 대첩의 하나인 진주성대첩이 벌어진 곳으로 역사에 불멸의 이름을 새겼다. 당시 장수는 진주목사였던 김시민 장군. 1592년 10월 김시민은 전라도와 이어지는 전략 요충이었던 진주를 삼키기 위해 쳐들어온 2만여 명의 왜군을 물리쳤다. 김시민이 거느린 병력은 관군과 의병을 합쳐 3800여 명에 불과했다지. 중과부적 상황이었지만 통쾌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건 김시민의 명민한 지략이 작동해서였다. 이를테면 그는 성 밖에 주둔한 의병들에게 왜군을 교란할 수 있는 교묘한 작전을 전개하게 했다. 성내의 부녀자들에게 남자 옷을 입혀 군사가 많아 보이게 했다. 야간엔 악공들의 피리 소리로 왜군의 심리를 교란시켰다. 지략뿐인가, 김시민은 개혁적 성향의 무장이라서 휘하를 다루는 방법에서도 관행을 타파했으니 매사 솔선수범으로 군대의 사기를 북돋웠다. 신식 병기 동원에도 신경을 썼다. 이래저래 승전은 애당초 떼어놓은 당상 같은 것이었을지도. 하지만 김시민은 전투 막판에 왜군의 총탄을 맞고 순절했다. 그때 나이 38세였다. 그가 숨을 거두자 하늘은 핏빛으로 물들었고, 성내 백성들의 곡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던가. 비단 김시민을 애도하는 호곡뿐이었으랴. 대첩이 끝난 자리에선 죽은 자들을 끌어안은 산 자들의 오열이 터져 나왔으리라. ‘조선왕조실록’은 당시의 참혹한 정경을 적치여산(積置如山), 즉 ‘시체가 쌓인 모습이 산과 같다’고 기록했다. 서애 류성룡은 ‘징비록’을 통해 ‘사방 30리 안에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해 가까이 가기 어려웠다’고 했다. 진주성은 일종의 성지(聖地)다. 죽음으로써 나라를 지킨 선인들의 역사가 선연한 게 아닌가. 전쟁에 따르게 마련인 지옥의 묵시록을 술회하는 성이라는 점에서는 반전(反戰) 메타포가 응축된 곳으로 읽을 수도 있겠다. 여하튼 전쟁이란 야만의 얼굴을 하고 있다. 수시로 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의 슬픈 숙명이지만. 다산 정약용이 극찬한 ‘진주검무’ 진주성 남쪽 기슭, 성곽에 인접한 곳엔 촉석루(矗石樓)가 있다. 크고 당당하고 수려한 누각이다. 한때 국보로 지정됐으나 한국전쟁 때 불에 타 지정을 해제했다. 지금의 모습은 1960년의 보수작업을 통해 얻었다. 진주성 아래로 굽이치는 남강과, 저 멀리 산야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진주성 최고의 전망대다. 조선 선비들이 풍류와 사색을 즐겼던 영남 제일의 정자다. 전투 지휘소이기도 했다. 따라서 촉석루 역시 전쟁이라는 부조리극이 낳은 상처의 전시장이기도 하다. 촉석루 아래 강변에선 진주성대첩 즈음 한 여인이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 자결, 영원히 남을 충절의 화신이 됐다. 바로 논개다. 진주 관기(官妓)였던 그의 재능은 미색으로 향기를 뿜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음인가. 시대를 읽는 냉철한 눈까지 겸비했나? 그는 기꺼이 한 몸 바쳐 한 시대의 참화에 빛을 흩뿌렸다. 촉석루 아래 강변엔 논개가 왜장과 함께 투신한 바위 ‘의암’(義庵)이 있다. 다산 정약용은 어느 날 촉석루에 유람을 왔다가 ‘일개 작은 여인이 왜적의 우두머리를 섬멸하다니 이 얼마나 통쾌한가?’로 시작되는 ‘진주의기사기’(晋州義妓祠記)를 썼다. 논개의 거룩한 행장을 기리는 글이다. 다산이 진주에 와서 탄복한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진주에 전승돼 오늘날까지 맥이 이어지고 있는 ‘진주검무’를 보고 찬탄했던 것. 검무는 여성 무용수들이 무사 복장을 하고 칼을 휘저으며 추는 춤이다. 촉석루에 앉아 이 춤을 감상한 다산은 참을 수 없는 흥에 겨웠나? 그는 ‘무검편증미인’(舞劍篇贈美人, 검무를 추는 미인에게 드림)이라는 제목의 시를 지었다. 검무를 추는 여인의 매력적인 자태와 춤사위의 삼엄한 격정을 생생하게 묘사한 명편이다. 무불통지(無不通知)의 석학이었던 다산은 음악과 춤에도 조예가 깊었다. 음악과 악기를 연구해 ‘악서고존’(樂書孤存)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이런 다산이 진주검무를 시로 써서 극찬했다. 진주검무는 1967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초대 예능보유자는 ‘진주권번 출신의 마지막 예인’ 고(故) 김수악이다. 김수악이 소리를 하고 춤을 추면 목석도 들썩였단다. 춤으로 도가 튼 달인이었다. 진주검무의 맥은 오늘날 예능보유자 유영희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 그는 70대에 접어들었지만 예인다운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춤사위는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고. 김길수 진주문화원장 “일제강점기 때 기생 단체도 독립운동에 나섰다” 진주의 자연지리 가운데 빼어나기론 단연 남강이다. 시내를 가로지르며 굽이치는 남강의 폭은 넓고 물살은 유유해 아름답다. 예로부터 진주 사람들이 기대어 살아온 생명의 젖줄이다. 진주의 보배에 해당하는 진주성이 남강가에 있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진주의 역사와 문화는 남강과 함께 흘러왔다. 그렇다면 진주의 문화답사 1번지는? 김길수 문화원장은 진주성과 진주성 안에 있는 촉석루를 꼽는다. “진주성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실로 많다. 그러나 진주성을 찬찬하게 답사하는 이는 드물어 아쉽다. 대체로 촉석루와 논개 유적인 의암만 훑어보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진주성을 한 바퀴 도는 온전한 답사 방식을 채택하면 좋겠다. 성 안에 있는 국립진주박물관 관람과 남강변에 조성된 성 밖 산책로를 통해서도 역사의 숨결을 음미할 수 있다.” ‘의기 논개’ 역시 진주의 대표 캐릭터다. 논개의 행장이 지역 정서에 미친 영향엔 어떤 게 있을까? “일개 기녀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건 세계 역사상으로도 논개가 유일무이하다. 나라를 위하는 일엔 신분의 귀천이 따로 없다는 걸 실천한 인물이 논개이자 논개 정신이다. 따라서 지역 정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를테면 3.1만세 운동 때 진주에선 기생 독립운동 단체가 조직돼 국권 회복에 앞장섰다.” ‘진주검무’는 물론 가무악(歌舞樂)의 대가였던 고 김수악 선생의 예술은 현재 어떤 식으로 전수되고 있는지? “김수악 선생이 양성한 제자들이 뒤를 잇고 있다. 진주에서 교방예술의 맥이 면면히 이어지는 셈이다. 우리 문화원은 선생의 제자들을 문화학교 강사로 영입해 강의를 맡기고 있다. 향후 ‘김수악 기념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전통 민속이 흔히 현대의 풍속에 밀려 퇴색하고 있다. 반면 진주에선 ‘진주 소싸움’의 명맥이 이어져 흥미롭다. “농업이 번성했던 과거부터 진주 사람들은 농한기에 소싸움을 즐겼다. 일설엔 진주가 신라와 백제의 경계지역이라 신라와 백제 편으로 나눠 소싸움을 벌였다는 얘기도 있다. 한편 소싸움 무대로 적격인 남강 백사장이 있어 명맥 유지가 가능했던 측면도 있다.” 주요 문화원 사업을 소개해달라. “외람된 얘기지만 진주문화원은 전국 문화원 중 으뜸이라 자부한다. 지역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식견과 애착을 토대로 인화단결을 꾀해온 결과라고 본다. 중점 사업은 진주의 ‘의로운 정신’을 선양하기 위한 콘텐츠 개발이다. 지속적으로 순절 의병들을 발굴, 연구해왔다.” 타지의 문화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사업을 추진한다지? 이는 매우 인상적이다. “순절 의병들을 찾아내고 조명하기 위해 의병 활동이 많았던 전라도의 여러 문화원들과 손잡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어떻게든 의병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문화원은 전국 각지의 문화원과 자매결연을 맺어 문화예술 교류사업을 하고 있다. 이건 앞으로 더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 2023-10-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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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트롯1’ 정다경 “중장년 팬에게 사랑받는 비결은…”
-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100번째 발행을 맞이해 귀중한 손님을 초대했다. 특별한 기념일 파티에 초대받은 스타는 트로트 가수 정다경(30). 이번 촬영으로 그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통해 소개된 수많은 스타 중 ‘최연소’ 타이틀을 가져가게 됐다. 국내 트로트 열풍의 기폭제가 된 2019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1’)의 막내에서, 이제는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어엿한 스타가 된 그의 매력을 만끽해보자. 정다경은 ‘미스트롯1’에서 최종 4위를 차지하며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미스트롯1’ TOP5 중 나이가 제일 어린 그는 당시 유일한 20대였다. 가창력을 겸비한 것은 물론 막내다운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해 중장년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다경은 “팬들께서 딸, 손녀딸처럼 대해주신다. 저도 살갑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팬들이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재 정다경은 지난해 발매한 디지털 싱글 ‘좋습니다’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긴 머리를 단발로 싹둑 자르고 밝은 색으로 염색해 스타일 변신을 꾀했다. 통통했던 젖살도 빠져 미모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정다경은 “머리가 길었을 때는 차분하고 참한 느낌이 강했는데, 머리를 자르고 나니 발랄해 보여서 이전보다 친숙하게 느끼시는 것 같다. 많이 귀여워졌다고 칭찬해주신다”라고 말하면서 미소 지었다. “제 팬들은 연령층이 다양해요. 30대가 제일 많고요.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80대 팬도 몇 분 계세요. 현장에서 어르신 팬이 ‘지난번에는 몸이 좀 안 좋아서 못 왔다’고 하시면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요. 저뿐 아니라 트로트 가수들은 팬들의 연령층이 높다 보니 ‘건강이 최고다’라는 얘기를 많이 해요. 팬들은 제가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무시하는 법이 없어요. 반말도 절대 안 하시고요. 저한테 ‘다경 아씨’라고 존칭을 써주신답니다. 팬들께서 저를 많이 예뻐해주시고 존중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항상 감사해요.” ‘미스트롯1’과 트로트 가수 정다경은 “20대 초반만 해도 트로트 가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트로트 가수뿐 아니라 연예계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자신과는 관계없는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다경은 한국무용 전공자로 한길을 파왔다. 계원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양대학교에서 무용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대학원 공연예술학과에 재학 중이다. “무용만 하고 살다가 생을 마감할 줄 알았다”고 말하는 정다경. 예상하지 못했던 트로트 가수의 길은 우연히 열렸다. 대학교 4학년 때 댄스 스포츠 선생이 아는 기획사 대표에게 그를 연습생으로 추천했다. 정다경은 워낙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 넘치는 끼를 선생이 알아본 것. 그렇게 들어간 기획사는 가수 남진과 전국 투어 콘서트를 10년 동안 한 공연 기획팀이었다. 정다경은 남진과 함께 공연하러 다니면서 무대에서 무용도 하고, 스태프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로트의 매력을 깨달았다. “원래는 트로트에 관심이 많지 않았어요. 노래방에서 몇 곡 부르는 정도였죠. 기획사에 들어가서 트로트를 부를 일이 생기면서 노래 연습을 하게 된 거죠. 어떻게 부르는지도 몰라서 선배님들의 창법을 무작정 따라 했어요. 그러면서 트로트에서 필요한 보컬 테크닉을 습득하게 됐고, 스스로 성장해가는 게 느껴지니까 뿌듯했죠. 무엇보다 제가 느낀 트로트의 매력은,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장르여서 효도하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에요. 제 무대를 통해 그분들에게 잠시나마 위로가 되고 기쁨을 드릴 수 있어서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정다경은 트로트 가수로서 운이 좋았다고 자평한다. 그는 2017년 10월 디지털 싱글 앨범 ‘좋아요’를 발매하고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다. 1년여의 세월이 흘렀을 때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1’이 열렸고, 경연에 참가했다. ‘미스트롯1’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대한민국의 트로트 열풍은 ‘미스트롯1’ 전과 후로 나뉘고, ‘트로트 가수 정다경’도 ‘미스트롯1’ 전과 후로 나뉜다. 그에게 ‘미스트롯1’의 의미를 묻자 “정다경을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라는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한 답이 돌아왔다. “데뷔를 하고 1년 뒤 ‘미스트롯1’에 나갔는데 사실은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했죠. 2019년 당시에는 젊은 트로트 가수가 많지 않았고, 트로트 오디션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하게 느껴지던 시절이었어요. 이렇게 프로그램이 잘 될지 몰랐고, TOP5 안에 들 것이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못했어요. ‘미스트롯1’ 덕분에 무명 시절도 1년으로 짧았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동료가 생긴 점이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데뷔 6년 차인 트로트 가수 정다경. 트로트 가수로 전국 무대를 누비며 필요하다고 느낀 자질은 무엇일까. “가수이기 때문에 노래를 잘 불러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중장년 팬분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신선한 답을 들려줬다. “트로트 가수는 너무 소심해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부모님 세대를 많이 상대하기 때문에 살갑게 대하거나 대화를 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님, 아버님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는 느낌, 여유로움이 필요한 거죠. 저도 평소에는 조용한 편인데 일할 때는 텐션을 올리려고 많이 노력한답니다.” ‘외유내강’ MZ세대 벌써 4년이 흘렀지만 정다경의 ‘미스트롯1’ 결승전 무대는 아직도 회자된다. 당시 인생곡 미션에서 그는 송대관, 전영란의 ‘약손’을 불렀다. 정다경의 청아한 목소리는 노래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여기에는 정다경의 개인적인 스토리도 한몫했다. 그는 홀어머니 밑에서 남동생과 함께 자랐다. 정다경은 자신의 끼를 어머니한테서 물려받았다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젊은 시절 에어로빅 강사로 일했고, 그림도 잘 그리는 등 손재주가 뛰어나다고. 정다경은 “어머니께서 한국무용 입시 뒷바라지를 해주셨는데 많이 힘드셨을 것”이라면서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면서 저를 키워주셔서 늘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희생하신 만큼, 이제는 제가 어머니의 노후를 책임져드리고 싶어요. 손재주가 많은 어머니는 지금도 매일매일 저보다 바쁘게 지내고 계세요. 최근에 바리스타 1급 자격증도 따셨고, 취미 생활로 제과·제빵도 하시고, 캘리그래피도 하시거든요. 나중에 카페를 하고 싶다고 하시면 제가 차려드릴 겁니다. 저는 제 스스로 가장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어머니도 홀로 계시고, 남동생은 저보다 여덟 살이나 어리거든요. 가장으로서 어머니와 동생을 더 챙길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해야죠!” 정다경과 얘기할수록 그가 ‘외유내강’ 캐릭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힘든 일이 있어도 꾹 참고 내색을 하지 않았다는 정다경. 장녀라는 책임감이 클 뿐 아니라 무용 입시를 치르면서 경쟁사회에서 살다 보니 성격이 단단해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철이 일찍 들어버렸다. 그는 “이제는 스트레스나 힘듦을 잘 못 느끼는 무던한 성격이 됐다”고 말했다. 정다경은 트로트 가수로서 힘든 점은 없지만, 연예인이라는 신분으로 겪는 불편함은 있다고 털어놓았다. 크고 작은 소문이 늘 따르는 연예계이기 때문에 사람 만나기가 조심스러워진다고. 그는 “점점 사람을 믿기도 어려워졌다. 조금이라도 가식적으로 느껴지면 불편해진다”면서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닌데 집에만 있게 된다. 연예인들이 왜 집에만 있으려고 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접근해오는 사람들과 달리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고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어 행복하다고도 덧붙였다. 정다경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MZ세대’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 MZ세대답게 똑소리 나고,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중장년 팬이 많은 만큼 그들과 소통도 잘되고 사랑받는 법도 안다. 젊은 트로트 가수답게 ‘세대 통합’이라는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정다경의 목표는 자신이 사랑하는 한국무용과 트로트를 접목한 공연 예술가로 성장하는 것이다. “계단을 올라가듯이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어요. 올라가는 중에 뭔가가 잘 안 되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저는 전공 분야나 일을 못하는 사람이 좋아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트로트 가수로서, 한국무용가로서 누가 봐도 ‘잘한다’라는 소리가 나올 수 있는 경지에 오르고 싶어요.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죠.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죠?”
- 2023-04-1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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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MZ 트로트 가수의 특급 비결
- '브라보마이라이프'가 100번째 발행을 맞아 귀중한 손님을 초대했다. 그 주인공은 '미스트롯1' TOP5의 막내, 트로트 가수 정다경. 지난해 발매한 디지털 싱글 '좋습니다'로 활발히 활동 중인 정다경. 그는 인터뷰 내내 팬들에 대한 감사를 아끼지 않았다. "제 팬분들은 항상 '다경 아씨'라고 존칭을 써주세요. 나이가 어린데도 저를 존중해주고 많이 예뻐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항상 감사하죠." '요즘 애들'답게 똑부러지는 성격, 뛰어난 실력으로 무장한 정다경의 목표는 무엇일까? "제가 사랑하는 한국무용과 트로트를 접목해보고 싶어요. 공연 예술가로서 차근차근 성장하고 싶습니다." TO. 브라보 독자들 "100호를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앞으로 저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 2023-04-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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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나이 듦은 축복, 새해 추천 도서
-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정희원·더퀘스트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노화에 대해 ‘피할 수 없지만 늦출 수는 있다’고 말하며, 4M 건강법을 소개한다. 이동성, 마음 건강, 건강과 질병, 나에게 중요한 것, 네 가지 요소를 축으로 한다. 생에 감사해 김혜자·수오서재 배우 김혜자가 60년의 연기 인생을 회고한 에세이다. 연기는 직업이 아니라 삶이었다고 말한다. ‘국민 배우’ 그 이면에는 허무와 슬픔이 있었다고. 그런 김혜자를 지탱한 건 바로 감사의 힘이었다. 50대 남자를 위한 심리학 가토 다이조·디 이니셔티브 사회심리학자인 저자가 50대 남자들에게 행복한 중년을 위한 인생의 지혜를 전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내적인 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젤리크 기욤 뮈소·밝은세상 한국에서 19번째로 출간하는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이다. 스릴러물로 작가의 반전과 서스펜스가 돋보인다. 에투알 무용수의 죽음 뒤의 비밀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욕망의 실체가 드러난다.
- 2023-01-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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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원종 “내 삶의 기둥은 연극”
- 배우 이원종(56)과의 인터뷰는 2시간 넘게 이어졌는데,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본 기분이었다. 그와 나눈 이야기에는 희로애락이 녹아 있었으며, 그의 다양한 모습도 깃들어 있었다. 이원종은 연기에 관해 얘기할 때는 한없이 진지했고, 재밌거나 행복한 이야기를 할 때는 세상 깊은 보조개 미소를 지었다. 특히 그 미소에서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보았다. 사실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이원종은 연극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무대에 설 때 가장 행복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연어처럼 편안하다. 지난 8월 연극 ‘더 테이블’로 2017년 이후 5년 만에 무대에 오른 이원종. 한껏 고무된 그는 10월에 ‘가면산장 살인사건’으로 다시 무대에 선다. “저는 연극무대에 계속 서고 싶지만,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집에서는 달가워하지 않죠. 하지만 10년간 쌓은 연극 경력이 자양분이 되어 지금까지 이렇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대에서 연극을 하는 것이 배우로서 누린 혜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연극은 제게 보약이고, 링거예요. 드라마나 영화로 열심히 달렸으니 연극으로 열심히 잘 쉬기도 해야죠.” 타고난 배우의 우연한 탄생 지금은 천명과도 같은 배우의 길. 역사의 서막은 우연히 시작됐다. 경기대학교 재학 당시 이원종은 예쁜 여학생을 보고 따라서 연극반에 들어갔다.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도 배우에 큰 뜻은 없었다고. 그러다 강원도 최전방으로 입대한 후 신의 계시 비슷한 것을 느꼈다. “군대에 있다 보니 1, 2학년 때 연극했던 것들이 생각나는 거예요. 그래서 휴가 나오면 도서관에 가서 연극에 관한 책을 무작위로 골라 읽었어요. 연극의 ‘연’ 자도 몰랐는데 책을 읽다 보니 너무 재밌는 거예요. 복학한 후 본격적으로 연극을 해보자고 마음먹고 공부도 열심히 했죠.” 배우를 업으로 삼기로 결심한 이원종은 무작정 대학로로 향했다. 여러 극단을 전전하던 끝에 마침내 그는 극단 ‘미추’에 들어갈 수 있었다. 미추는 과거 MBC와 마당놀이를 공동 주최하던 유명한 극단이다. “실전 무대 연기에 대해 극단에서 많이 가르쳐줬어요. 연극배우는 많은 탤런트를 가지고 있어야 하거든요. 탈춤이나 한국무용, 발레 같은 현대무용도 해야 하고, 노래도 잘 부르는 것이 좋죠. 그런 것들을 배우고 자신을 채우면서 배우들은 ‘연극뽕 맞았다’는 표현을 썼어요. 저는 연극뽕을 아주 제대로 맞았죠. 하하.” 이원종은 미추에 들어가고 이듬해인 1992년 ‘오장군의 발톱’ 주연을 맡았다. 그 작품으로 러시아에 공연도 하러 가고, 연극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연극배우의 가난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1990년대는 이원종에게 가난의 시대로 기억된다. 이원종은 1994년, 6세 연상의 아내와 결혼했다. 아내는 연기 선생님으로 두 사람은 가진 것 없이 사랑으로 가정을 이뤘다. 그는 “마당놀이 한 번 하면 50만 원 번다. 공연을 3개월 동안 하는데, 연습은 또 석 달 한다. 그러면 1년이 거의 다 지난다”라며 1년 연봉이 50만 원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부부가 살기에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기 때문에 그는 젓갈 장사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명세 감독이 이원종에게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출연 제의를 해왔다. 그러나 이원종은 ‘연극은 순수예술, 영화는 대중예술로서 결이 다르다’고 생각해 거절했다. 이명세 감독도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러브콜을 보냈고, 마침내 이원종은 마음을 바꿨다. 결과적으로 끝내 출연을 거절했으면 그는 평생 후회할 뻔했다. “감독님이 저의 거절에도 대본을 주시고, 배역도 저한테 고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형사 역할과 짧게 등장하지만 강렬한 짱구 역할이 있었는데, 결국 형사 역할을 했어요. 장장 7개월 동안 촬영했죠. 그때는 필름으로 촬영해서 한 신 한 신이 무척 소중했고, 연기 연습을 더 철저히 했어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때 거의 다 배웠죠.” 이후 이원종은 2001년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현각 스님, ‘신라의 달밤’에서 조폭 마천수로 등장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리고 이듬해 SBS 인기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종로 두목 구마적을 연기해 유명세를 얻었다. 특히 극 중 구마적과 김두한(안재모 역)의 대결 장면은 분당 최고 시청률 64%까지 오를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원종은 “ 20년이 지났는데 저는 아직도 구마적”이라면서 “구마적은 내게 행운이자 숙제”라고 표현했다. “가수도 평생 히트곡 하나 남기기 어렵다고 하는데, 배우로서 닉네임 하나를 가졌다는 것은 행운이죠. 반면 역할이 제한된다는 단점도 있어요.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몸부림을 쳤어요. 시트콤에도 출연하고, 코믹한 연기도 많이 했죠.” OTT의 유행, 또 다른 전성기로 올해 이원종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먼저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에 모스크바 역으로 출연했다. ‘종이의 집’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동명의 스페인 드라마가 원작이다. 이원종은 원작의 모스크바와 싱크로율이 높아 제작진이 캐스팅 1순위로 점찍을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벌어진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다. 원작의 성공으로 기대감이 매우 높았으나,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후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원작을 따라 하려는 것이 느껴져 이질감이 강하게 들었다는 반응이다. 이원종은 이에 대해 안타까운 탄식을 했다. “우리가 조폐국을 털었잖아요. 우리나라 돈은 유럽 전역에서 쓰이는 유로화와 달리 남북한에서만 쓰이는 돈이에요. 그리고 원작에서는 조폐국에서 10억 유로, 한화로 1조 3700억 원 정도를 털었지만, 우리는 4조 원을 털었어요. 그것을 어떻게 운반할지도 재미가 될 수 있죠. 겨울에 후반부인 7~12부가 공개될 예정인데, 한국적인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본격적으로 재밌어질 예정입니다.” 또한 ‘종이의 집’을 통해 젊은 배우들과 호흡한 이원종은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종서의 연기에 대해 “날것의 매력이 있다”면서 칭찬한 바 있다. 이원종은 전종서를 비롯한 젊은 세대의 연기를 칭찬한 것이라고 짚었다. “전종서는 제가 지금까지 봐온 것과 다른 연기를 하는 거예요. 틀렸다는 것이 아니고 사물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른 거죠. 참 신선했고 같이 연기하는 내내 즐거웠어요. 저는 현재 50세가 넘었고, 그 친구는 20대잖아요. 지금 20대는 이렇게 행동하는구나 느꼈고, 30대, 40대가 되면 어떤 연기를 할까 궁금해지더라고요.” 또 이원종은 쿠팡플레이 드라마 ‘범죄의 연대기’에 출연한다. 범죄물에 유독 많이 출연하면서 형사와 범죄자를 오간 이원종. 이번에는 피해자 대표 역을 맡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원종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예로 그는 OCN ‘손 the guest’에서 박수무당 역을 연기했는데, 무당을 직접 여러 명 만나보고 탐구했다. 덕분에 실감 나는 연기가 가능했다. “‘범죄의 연대기’에서 맡은 역할은 대학교 강사인데 사기를 당한 사람이에요. 아는 변호사한테 부탁해서 기록물도 확인해봤는데, 실제로 교수들이 사기를 많이 당하더라고요. 그리고 작가님이 어떤 과 교수인지는 제가 결정할 수 있도록 열어두셨어요. 제가 관심이 많은 철학과 교수로 설정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대로 이원종은 ‘가면산장 살인사건’으로 무대에 오른다. 10월 4일부터 11월 27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공연이 열린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원작으로, 외딴 산장에 모인 남녀 8명과 한밤중에 침입한 은행 강도범의 인질극을 그린다. 이원종은 극 중 도모미의 아버지 노부히코 역을 연기한다. “2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배우 13명이 무대에 올라 연기를 펼쳐요. 요즘 이런 연극을 마주하기가 쉽지 않죠. 무엇보다 살인사건이라고 하면 어두운 이야기일 것 같잖아요. 그런데 범인을 추리해가는 과정이 엉뚱하고 독특해요. 거기서 나오는 재미를 자신합니다.” 실제 이원종은 어떤 아빠일지 궁금했다. 슬하에 두 딸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동안 언론에 노출된 적이 없다. 이원종은 “아버지가 굉장히 가부장적인 분이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점점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 같다. 그래도 최대한 자상하고 친근한 아빠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애들이 제가 자상하다고 느낄지 아닐지는 또 모르는 일이죠. 큰딸은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고, 둘째 딸은 외국 대학교에 다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줌으로 수업을 듣고 있어요. 저는 큰딸한테 한 달에 월세 개념으로 30만 원씩 받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립심을 길러주고 싶어서죠.” ‘기회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원종은 어떤 작품이든 어떤 역할이든 노력을 쏟는다. 그래서 매 작품 다른 모습이 나오고, 새로운 연기가 보인다. 외국 작품처럼 우리나라 작품의 주인공도 나이가 많아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이원종이 주인공 그 자체인 작품도 조만간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어떤 배역을 맡아 연기하든지 ‘이원종이라는 배우, 참 재미있더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저는 물리적인 나이에 맞는 배역을 맡아 잘 소화해내는 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1965년생인데 내년에는 제게 맞는 작품이 뭐가 될지 아직 모르죠. 그런데 50세든 60세든 마음은 똑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나이는 먹었지만 저도 청춘이에요. 늘 사랑하는 것을 느끼죠. 그러니까 60대도 60대에 맞는 사랑과 이별이 있는데, 그게 제게 연기로 주어진다면 잘 소화해내고 싶다는 거예요.”
- 2022-10-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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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채롭게 느끼자" 3월 문화 소식
- ●Exhibition ◇살바도르 달리 : Imagination and Reality 일정 4월 3일까지 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 전시관 20세기 가장 위대한 화가이자 스페인 초현실주의 대가인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이 이달 20일까지 열린다. 달리의 유화 및 삽화, 대형 설치작품, 영화와 애니메이션, 사진 등의 걸작 140여 점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레플리카(복제품)가 아닌 ‘진짜 원화 작품’ 전시다. 전시는 아홉 개 섹션으로 나눴으며, 달리의 유년 시절부터 전 세계의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시기별 작품 특성을 조명했다. 또한 달리와 영향을 주고받았던 인물과 개인적인 순간들도 함께 소개한다. ‘예술이 인생을 지배해야 한다’는 달리의 신념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달리의 부모는 그를 ‘죽은 형의 환생’으로 여겼다. 온전히 자신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달리는 정신분열 증상을 겪었고 괴짜가 됐다. 진짜 그를 봐준 사람은 아내 갈라뿐이었다. 달리는 평생 그녀만을 사랑했다. “나의 어머니, 아버지, 피카소, 심지어 돈보다도 갈라를 더 사랑한다”고 말할 정도. 달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갈라와 관련된 작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는 달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기억의 지속’은 없다. 그 아쉬움은 ‘다가오는 밤의 그림자’(1931), ‘시간의 속도’(1931), ‘무제 : 맑은 날씨의 지속’(1932) 등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 4.4 일정 3월 27일까지 장소 부산시립미술관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최근 관람해 화제를 모은 전시다. 프랑스 현대미술 거장 크리스티앙 볼탕스키(1944~2021)는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중 파리에서 태어난 유대인이다. 그는 홀로코스트 또는 쇼아(Shoah)의 작가, 죽음의 작가라 불린다. 볼탕스키는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를 직접 경험하진 않았지만, 사진과 설치미술, 사운드, 조명 등으로 집단의 역사와 기억, 애도와 추모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평생 ‘죽음’을 주제로 다뤄온 작가는 전시 제목 ‘4.4’도 직접 지었다. 그가 태어난 해인 ‘1944년’을 뜻하는 동시에 인생을 4단계로 나눌 때 ‘생의 마지막 단계’를 뜻하기도 한다. 그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공들인 이 전시가 그의 예술 여정의 마침표가 됐다. ●Book ◇뇌과학자의 엄마, 치매에 걸리다(온조 아야코·지호) 일본의 뇌과학자 온조 아야코의 어머니는 예순다섯의 이른 나이에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을 받는다. 10년 넘는 시간 동안 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온 딸에게는 더욱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고 죄책감마저 든다. 이에 저자는 치매로 고통받는 이들과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점점 모든 것을 잃어가는 엄마를 2년 반에 걸쳐 관찰했다. 매일의 사건, 기분, 감정 전부를 기록했다. 특히 ‘기억을 잃으면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닌 걸까’, ‘치매에 걸리면 사람다움을 잃는가’와 같은 의문에 두려움을 느끼며 치열하게 파고들었다. 저자는 치매란 어떤 뇌질환이고, 망상·배회·공격성 등 정신행동 증상은 왜 나타나는지 뇌과학과 심리학 등 다양한 연구 논문을 근거로 풀어냈다. 그리고 문제 예방법으로 ‘기억 메워주기’, ‘산책하기’와 같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을 택했다. 저자는 엄마가 요리할 때 기억을 상기시켜 성공적으로 마치도록 도왔고, 아버지는 아내와 산책을 했다. 이는 엄마의 병을 낫게 하진 못했지만 얼굴에 미소를 되찾게 했다. 더불어 엄마는 소파에 앉아 있던 상태에서 벗어나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기억은 잃어가지만 감정이 남아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치매에 걸렸어도 결국 감정이 건재한 이상 사람다움을 유지할 수 있고 여전히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태리 아파트먼트(마시모 그라멜리니·시월이일) 현재로부터 60년 후인 2080년 12월이 배경인 소설이다.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코로나 팬데믹에 대해 들려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가는 미래에서 보면 현 상황도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위로를 독자에게 건넨다.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박영서·들녘) 저자는 ‘조선은 복지 국가’였다고 주장하며 조선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백성을 구휼하려는 통치자의 의지는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는 목표로 축약된다. 저자는 조선 복지 정책의 핵심을 사람에 대한 존중과 사랑, 즉 인(仁)이라고 분석한다.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알렉상드르 스테른·윌북) 1978년생 파리지앵인 작가 알렉상드르 스테른은 미식가로서 세계를 돌며 희귀한 맛을 찾아 대중에게 알려왔다. 이 책은 세계 5대륙 155개국에서 골라 모은 700가지 맛을 정리한 것이다. 한국 음식은 김치·홍어·소주·번데기·호떡·팥빙수 등을 추천했다. ●Stage ◇또! 오해영 일정 3월 9일 ~ 5월 29일 장소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 연출한은결 출연 손호영, 장동우, 재윤, 레이나, 양서윤, 길하은, 허순미 등 2020년 초연된 뮤지컬 ‘또! 오해영’이 돌아온다. 이 뮤지컬은 2016년 방영된 에릭·서현진 주연 동명의 tvN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도경의 오해에서 시작된 로맨스를 그린다. 특히 뮤지컬 ‘또! 오해영’은 두 오해영이 가진 결핍을 채워주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성장 스토리로 재구성, 응원이 필요했던 이들에게 큰 힘이 되는 힐링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또한 벤의 ‘꿈처럼’, 정승환의 ‘너였다면’ 등 기존 원작의 OST는 물론 신곡을 추가해 드라마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박도경’ 역에 초연에 이어 손호영이 참여하며, 새롭게 장동우, 재윤(SF9)이 합류한다. 박도경은 외모도 능력도 완벽하지만 까칠한 성격에 예민함까지 가진 남자다. 마음이 가는 일은 절대 멈추지 않는 씩씩한 보통 여자 ‘오해영’ 역에는 레이나, 양서윤, 길하은이 함께한다. ◇잃어버린 얼굴 1895 일정 3월 5일 ~ 3월 20일 장소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연출 이지나 출연 차지연, 하은서, 김용한, 최인형, 이동규, 윤태호, 이혜수 등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단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않은 명성황후의 미스터리한 삶에 픽션을 더해 재탄생한 작품이다. 기존 작품과 달리 명성황후가 여성으로서 느낀 아픔과 슬픔, 인간으로서 가진 고민과 욕망에 집중해 그의 삶을 그려낸다. 더불어 연극, 음악, 무용이 혼합된 서울예술단만의 독창적 장르인 창작가무극의 정수를 맛볼 수 있으며, 2013년 초연 이후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명성황후 역에 배우 차지연이 다시 돌아오며, 새로운 황후로 서울예술단 단원 하은서가 합류해 기대감을 높였다. ◇리지 일정 3월 24일 ~ 6월 12일 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출 김태형 출연 전성민, 유리아, 이소정, 김려원, 여은, 제이민, 김수연, 연정 등 여성 4인조 록 뮤지컬 ‘리지’가 초연 2년 만에 돌아온다. 미국의 미제 사건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1892년 성공한 장의사 앤드류 보든과 그의 부인 에비가 집 안에서 잔인하게 도끼로 살해되면서 둘째 딸 리지가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재판을 통해 숨겨진 비밀과 진실이 드러난다. 초연 당시 지루할 틈 없는 전개와 6인조 라이브 밴드의 파워풀한 록 기반 넘버, 여성 캐릭터들 간의 연대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에는 우주소녀 연정이 리지의 친구 앨리스 역을 맡아 뮤지컬에 첫 도전해 기대를 모은다.
- 2022-03-11 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