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린 노부인 곁을 지키며 대화를 나눈다. 부인을 걱정하는 표정을 짓기도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이 부인을 위해 설계하고 만든 로봇 ‘스필리킨’ 덕분에 노부인은 옛 추억을 되새기고, 의지하다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로봇은 부인의 배려심 깊은 간병인이자 대화가 잘 통하는 동반자가 된다.
이는 2015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을 올린 연극 ‘스필리킨’의 줄거리다. 실제 로봇과 사람 배우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으로 화제가 되었던 이 연극의 설정이 영 낯설게만 느껴지는가.
“2030년 100세 시대를 맞아 전통사회의 효(孝) 개념이 흔들리고, 함께 노인이 되는 자식을 대신해 기계가 노령화되는 인간 사회를 떠받친다.” 배일한 KAIST 녹색교통대학원 연구교수는 지난해 12월 ‘로봇 미래 예측 2030 석학 간담회’에서 ‘2030 미래 로봇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초고령화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인공지능(AI) 로봇 기술로 인구 구조의 취약점을 증강 보완하자는 주장이 담겨 있다. 간병인 혹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돌봄로봇 도입은 더는 별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생활 패턴 분석해 “약 드실 시간입니다”
KT는 ‘AI 케어로봇 시니어’ TV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광고는 79세 김정문 씨와 케어로봇 다솜이의 일상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다솜이는 김 씨에게 기분이 어떤지, 뉴스를 틀어드릴지 묻는다. 저녁 식사 시간을 알려주거나, 날이 좋을 때는 가벼운 운동을 권하기도 한다. “어르신, 약 드실 시간입니다.” 미리 설정해둔 약 복용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고, 김 씨와 끝말잇기 놀이를 하며 단어를 주고받는다. 영락없는 간병인의 모습이다.
케어로봇 ‘다솜이’는 영상통화, 데이터 통합 관리, 돌보미 연결, 식사·복약·운동 지도, 응급 알림, 말벗 기능, 활동 감지 및 음악 감상, 커뮤니티 기능까지 제공한다. 유익함을 인정받아 수원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250가구, 경북 영덕군 홀몸 어르신 200가구에 보급되는 등 지자체 어르신 복지에 활용되고 있다.
용인시에서는 비대면 AI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인 ‘용인 실버 케어 순이’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순이는 DNX가 2020년 출시한 AI 돌봄로봇이다. 순이와 함께하려면 손목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밴드를 손목에 차야 한다. 약통, 전자레인지, 변기, 리모컨 등 집 안 곳곳에 터치패드 형태의 센서를 부착하는 준비도 필요하다. 기상 및 식사, 복약, TV 시청, 운동 등의 활동이 언제 이뤄지는지 생활 패턴을 감지하고 분석하는 ‘터치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약통에 부착된 센서에 이용자인 어르신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자체 애플리케이션인 ‘마실대학 터치케어’에서 데이터를 파악해 AI 스피커 순이가 알림 음성을 재생하는 식이다.
용인시는 2020년 홀몸 어르신 1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범사업을 통해 어르신의 생활 패턴을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6주간 생활 패턴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걸음 수가 약 900보 늘어났으며, 새벽 시간대에 TV 시청 시간이 평균 71% 감소하고 밤 10시 이후 야식을 먹는 횟수도 35% 줄어든 것. 강부금 용인시 복지여성국 노인복지과 주무관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DNX 측과 논의해 서비스를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AI가 전화 걸고, 냉장고로 안부 확인해
AI가 어르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대화하는 등 자유롭게 소통하기도 한다. 네이버가 올해 5월 정식 오픈한 ‘클로바 케어콜’(CLOVA Carecall)이 이에 해당한다. 클로바 케어콜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1인 가구에 AI가 주 1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건강 등의 주제로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 서울, 인천, 대구 등의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해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지자체 담당자는 통화 관리 도구를 통해 완료된 통화와 미응답 통화 등 전체 통화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건강, 수면, 식사, 운동, 외출 등 각 카테고리별로 불편 사항이 담긴 답변도 빠르게 확인 가능하다. 특히 2주 연속으로 미응답하거나, 답변 내용 중 특이사항 혹은 긴급 상황이 의심되는 경우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게 별도로 표시하고 있다.
단순히 건강 체크를 하는 수준을 넘어 정서적으로도 케어할 수 있는 것이 클로바 케어콜의 특징이다. 실제로 클로바 케어콜을 통한 AI와의 상호작용은 홀몸 어르신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효과를 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부산 해운대구 거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열 명 중 아홉 명이 서비스 이용 후 ‘위로를 느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약 95%는 계속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하는 등 이용자의 만족도도 높았다.
최근엔 국내 자유대화형 AI 서비스 중 최초로 ‘기억하기’ 기능이 추가됐다. 지난 대화 내용 중 주요 내용을 요약 및 기록했다가 “코로나 걸린건 좀 어떠세요?”, “혈압약은 잘 챙겨드시고 계신가요?”라고 질문하며 대화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 네이버는 통화 종료 후에는 답변 내용을 기반으로 상태를 업데이트해 지자체의 돌봄 업무를 돕겠다고 설명했다.
가전제품이 돌봄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냉장고나 로봇청소기를 통해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마트싱스 홈 케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기능을 추가했다. 이제 미리 설정해놓은 시간 동안 냉장고 문이 계속 닫혀 있으면 등록된 가족의 스마트폰으로 알림 메시지가 전송돼, 이용자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다. 가족과 멀리 떨어져 거주하는 어르신이 평소보다 오래 냉장고 문을 열지 않을 경우 몸이 아프거나 거동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이 기능은 2018년 이후 출시된 스마트싱스 연동 가능한 냉장고에서 이용할 수 있다.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를 통한 패밀리 케어 기능은 지난해부터 제공되고 있다. 스마트싱스 홈 케어 서비스 중 ‘패밀리 케어’ 항목에 청소기를 연결해두면, 이용자가 “하이 빅스비, 도와줘”라고 외쳤을 때 청소기가 이를 인식해 미리 설정해둔 가족의 스마트폰으로 푸시 알람을 보내는 식이다. 알람을 받으면 ‘우리 집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원격으로 로봇청소기를 이동시키며 집 안 상황을 영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기술, 떠나고픈 욕구까지 채운다
기술은 돌봄과 의료의 영역을 넘어 이동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도 맡는다. 직접 걸을 수 있도록 돕거나, 운전 시 사고를 예방하는 방식으로 어르신의 곁을 지킨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전기를 통해 근육과 관절을 제어함으로써 일상생활과 근육 발달을 도와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하는 근육 위치에 패치를 착용하고 움직이면 시스템이 사용자의 동작 의도를 파악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임을 제어해 근력을 보조한다.
이 장치는 특정 동작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신체 활동에 적용 가능해 어르신의 근감소증이나 재활인의 활동, 보행 장애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TRI가 삼육대학교와 위탁연구를 통해 고령자를 대상으로 2년간 탐색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신체기능평가 점수가 향상되고, 근육 사용률이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들었음이 나타났다. 또한 보행 속도가 빨라지고 근육량이 증가하는 등 보행이 더욱 정상화되는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이완희 삼육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는 “상용화되면 근쇠약 고령인의 맞춤형 재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다다른 일본에서는 고령 운전자의 운전 부주의를 예방하기 위한 운전 보조 제품이 인기다. 2018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일본에서 운전 실수를 방지해주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페달 조작 실수로 인한 급발진을 방지하는 제품부터 운전자의 얼굴을 모니터링해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행동을 하는 경우 경고음을 내는 장비가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KOTRA는 당시 기술 발전에 따라 AI, 사물인터넷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운전 보조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이는 곧 현실이 될 예정이다. 2050년까지 자사가 판매하는 차와 관련된 사망 사고를 없애겠다고 선언한 혼다는 운전자의 신체를 분석하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5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이번 기술 개발로 고령 운전자에게 사고 위험을 알려주는 동시에 몸 상태의 변화를 인지하는 계기가 된다”라고 적었다. 교통신호에 대한 운전자의 반응이 늦어지는 경우는 녹내장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이러한 신체 상태의 변화를 AI가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알리면 녹내장이나 치매를 조기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사고 방지 기술이나 심박 측정, 동공 추적 등을 통해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감지하는 헬스 케어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현대차가 2018년에 출시한 넥쏘 자율주행차에는 탑승객의 건강 정보를 전문의에게 전송해 실시간으로 건강 진단을 받는 기술이 탑재됐다. ETRI는 “향후 운전을 못 하는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가 달리는 검진센터 역할을 하거나, 스스로 병원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 개발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실현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우리나라 퇴직급여제도는 퇴직금과 퇴직연금제도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퇴직급여를 퇴직금으로 수령하는 자는 일반계좌로 수령할 수 있지만 김 씨처럼 퇴직연금 가입자는 퇴직 시 퇴직급여를 IRP(개인형퇴직연금계좌)로 수령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2022년 4월 14일부터 모든 퇴직급여는 IRP를 통해 수령해야 한다. 단, 퇴직급여 수령자가 만 55세 이상인 경우에는 퇴직연금 가입 여부에 관계없이 일반계좌로 수령할 수 있다. 만약 만 55세 이전에 일시금으로 퇴직급여를 수령하고 싶다면 IRP로 퇴직급여가 이체된 후 IRP를 해지해야 한다.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를 일시에 부담해야 하지만,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 절세 혜택이 있다. 퇴직급여를 10년 동안 연금으로 수령하면 납부해야 할 퇴직소득세의 30%, 연금 수령 기간이 10년을 초과하면 퇴직소득세의 40%를 절세할 수 있다.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수령했다 하더라도 60일 이내에 연금계좌(IRP 혹은 연금저축계좌)로 입금하면 퇴직소득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유의할 점은 퇴직소득세 환급까지는 연금계좌를 통한 상품 매수는 할 수 없다.
IRP와 연금저축계좌는 연금계좌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차이점도 많다. 우선 퇴직자가 55세 이하인 경우에는 퇴직급여를 IRP로만 수령할 수 있고, 55세가 넘어야 연금저축계좌로 이체할 수 있다. 그 외 IRP와 연금저축계좌는 수수료, 중도인출, 위험자산 투자한도, 투자 상품 다양성 등에 차이가 있다. IRP와 연금저축계좌의 차이를 요약하면 위의 표와 같다.
IRP의 경우에는 연금저축계좌와 달리 별도의 계좌관리(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가 있는데 금융회사별로 차이가 있다. IRP 수수료를 비교하고 싶다면,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www.100lifeplan.fs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통합연금포털 접속 후 연금상품비교공시에 들어가서 퇴직연금을 클릭한 후 맞춤형 수수료 비교를 통해 퇴직연금제도 유형별 수수료를 비교할 수 있다. IRP에는 퇴직 시 지급받는 ‘퇴직급여’와, 연말정산을 위해 근로자가 스스로 납입하는 ‘자기부담금’이 있다.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납입금의 성격, 가입 경로에 따라 수수료율을 다르게 적용하므로 퇴직급여(사용자부담분)와 자기부담금(가입자부담분)의 수수료율을 꼼꼼히 확인해봐야 한다.
퇴직연금 사업자 중 증권사들이 대체로 IRP 가입자부담분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IRP 사용자부담분 수수료도 온라인을 통해 개설한 계좌의 경우 수수료를 면제하는 금융회사도 있다. 2021년 11월 기준으로 IRP 온라인 계좌 수수료 면제 금융회사는 13개 증권사(삼성, 유안타, 미래에셋, 신한금투, 한국투자, KB, 한화투자, 대신, NH투자, 하이투자, 포스, 현대차, 하나금융투자), 3개 은행(우리, 부산, 대구)이다. 금융회사별 수수료 차이가 있으므로, IRP 가입 전에 먼저 확인을 해야 한다.
IRP와 연금저축계좌는 은행, 보험사, 증권사 모두에서 가입이 가능하다. 1금융회사 1통장이기 때문에 금융회사를 달리하면 복수 가입도 가능하다. 연금저축계좌는 각 금융회사의 고유 업무 성격에 따라 보험사의 경우 금리형 상품 위주로 되어 있고, 증권사의 경우 실적배당형 상품 위주로 되어 있다. 하지만 IRP는 은행, 보험사, 증권사별로 금리형에서 실적배당형까지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있다. IRP를 통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ETF(Exchanged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IRP를 통한 ETF 거래 시 증권사와 은행, 보험사 간 매매 방식에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확인한 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증권사의 경우 가입자가 ETF 실시간 거래 및 매수·매도 호가 지정이 가능하지만 은행, 보험사의 경우에는 가입자가 ETF 실시간 거래 및 매수·매도 호가 지정이 불가능하다.
IRP에 예금 등 원리금 보장상품을 편입하려는 경우,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금리 비교 및 제공기관 조회가 가능하다. 통합연금포털에 접속 후 연금상품비교공시에 들어가서 원리금 보장 연금상품을 클릭한 후 퇴직연금상품 권역별(은행, 증권, 보험), 제도별(DB, DC, IRP), 만기별, 상품 제공 기관별 등으로 조건을 부여하여 검색할 수 있다.
IRP나 연금저축계좌의 수수료나 투자 대상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연금계좌이체제도를 이용해 계좌를 다른 금융회사로 이전할 수 있다. 연금계좌 이전은 신규 가입회사에 계좌를 개설한 후 계좌이체 신청을 하면 되고, 기존 가입회사는 별도로 방문할 필요가 없다.
86세대, 최초에는 ‘386세대’라 불렸던 이들은 잘 알려진 것처럼 30대의 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생이었던 시대에 등장했다. 1990년대 새로운 담론이 요구되던 시기에. 6월 항쟁을 이끌었던 386세대의 등장은 사회 각계에서 ‘수혈’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반가운 일로 받아들여졌다. 기성세대와 차별화된 386세대의 활약은 산업화를 거치며 우리 사회를 성장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밟고 서 있던 무대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있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서 있나.
최근 86세대의 위기가 표면화된 장소는 바로 그들이 우리 사회에 본격적으로 데뷔했던 정치권이었다. 지난해 30대인 이준석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면서, 여권의 주류 세력이었던 ‘86그룹’이 다시 조명됐다. 젊은 야당의 당대표와 대비되는 기득권 그룹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는 86그룹의 용퇴론으로 이어지며 기정사실화되는 듯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금 여권에서는 86그룹이 당의 주류가 된 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만큼 세대교체를 위해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과, 당의 헤게모니를 놓지 않으면서 젊은 세대의 성장을 막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니다”라며 “동일 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 조항의 제도화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86세대 용퇴론에 대한 화답으로 평가받는다. 사실상 86세대의 정치 일선에서 활약은 다음 총선에서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재계에서 ‘빠른 퇴장’ 요구받아
86세대는 6월 항쟁에서의 활약과 함께 투사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으로도 인정받는다. 한국 경제가 IMF 외환위기의 어려움을 극복한 동력의 핵심에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재계에서 이들의 그림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경영진을 젊은 임원들로 대폭 물갈이했다. 비교적 보수적인 인사 성향으로 평가받던 현대차까지 임원들의 평균 연령을 크게 낮췄다. X세대로 불리는 1970년대생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86세대가 설 곳은 많이 남지 않았다.
4대 그룹의 한 인사는 “이미 일부에서는 1970년대 초반생들도 인사 때 눈치를 보는 시기가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86세대의 퇴장은 이미 자연스러운 수순이 됐다”고 평가한다.
사회의 주류에서, 주요 무대에서 내려오기를 강요받고 있는 86세대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고도성장 속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부작용에 대한 모든 책임론을 끌어안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한국 사회 만악의 근원
언론을 통해 평가되는 86세대는 선악의 이분법적 사고, 선민의식, 과잉 정치화, 낙관적 진보주의 등의 특성을 가진 집단으로 묘사된다. 독재정권을 끝냈다는 승리감에 도취돼 자기 최면에 걸렸고, 이는 선민의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언론의 평가뿐만 아니라 86세대를 겨냥한 서적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386 세대유감’이나 ‘불평등의 세대’ 같은 책이 대표적이다. 저자들의 86세대에 대한 평가 역시 냉정하다. 이들이 주류로 성장한 이면에는 ‘자신만의 끈끈한 네트워크’가 바탕이 됐고, 오히려 불공정함의 상징이 돼 ‘실패를 모르는 혜택을 입은 세대’가 되었다고 표현하고 있다. 또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시민사회 운동은 86세대에 의해 일궈졌지만, 이 세대에 의해 문이 닫혔다는 평가도 찾아볼 수 있다.
86은 쉬웠지만 우리는 어렵다
젊은 세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사용자 참여형 온라인 백과사전에서의 86세대에 대한 기록은 더욱 처참하다. 우리 사회의 능력주의와 이로 인한 저출산 문제에서 연금 문제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의 원흉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은 “86세대가 노력하면 당연히 얻을 수 있었던 요소들, 연애·결혼·집·가족·노후 안정이 어느 순간 사치재가 되어버렸다”고 강변한다.
자신들에 대한 박한 평가를 86세대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86세대와 함께 활약했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유튜브 프로그램 ‘알릴레오’를 통해 “386 책임론은 다분히 보수 언론이 지어낸 프레임”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그의 주장에 동조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86세대가 물러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86그룹이 주류인 여당과 현 정부의 후퇴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적극적으로 ‘386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유시민 전 이사장은 그의 방송 말미에 386세대가 이런 책임론에 상처받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위로를 전했다.
그는 “후세대가 알아주기를 기대하지 말자. 민주화의 역사 사회적인 운동, 산업화 과정에서 겪었던 많은 일들에 대해, 그런 인생을 산 것이 괜찮았던 것 같다라는 감정을 느끼면서 세월을 정리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도 부모 세대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우리끼리 공감하면서 마무리해도 괜찮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주식시장에서 뛰어드는 여성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투자자는 388만 명으로, 2019년과 비교해 61%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 투자자 증가율인 41%를 크게 웃돈다.
조선일보가 취재한 대형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박모 씨는 “요즘처럼 미래 성장주가 득세인 시기에는 주식을 머리가 아니라 심장으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분위기에서는 40~50대 여성 투자자들이 주식을 제일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 시니어들은 주식 매매를 결정할 때 주변에서 소개받은 종목을 선호한다. 이때 재무적인 요인보다는 사업 모델이나 미래 성장성에 동의해서 투자하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선호하는데, 이게 오히려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는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사는 40~50대 여성 투자자들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최근 3개월 동안 40~50대 강남권 여성들이 매수한 종목을 분석한 결과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카카오였다. 3~10위까지는 HMM, 네이버, SK이노베이션, 현대차, 두산중공업, 진원생명과학, 삼성바이오로직스, 신풍제약 순이었다. 대부분이 동종업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종목들이다.
그런데 주식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40~50대 여성 시니어들이 강남 여성들의 투자 종목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따라 해도 되는 걸까? 최근 코스피가 한창 상승하다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테이퍼링 신호를 보내 증시가 떨어지고 있어 섣부른 주식 투자가 화를 불러올까 걱정도 된다.
결론은 ‘우량주에 투자하면 괜찮을 수 있다’다. 우량 회사는 부침이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는 편이다. 따라서 우량주는 주식을 적립식으로 조금씩 사서 모으는 방법이 합리적이다.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배당을 받으면서 기다리면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예로 들면 10년 전인 2011년 8월 삼성전자 1주 가격은 1만4880원이었다. 23일 기준 삼성전자 1주 가격이 7만3600임을 고려하면 10년 만에 네 배 이상 오른 셈이다.
증권사 PB로 일하다가 현재 구독자 47만을 가진 유튜버가 된 박곰희(본명 박동호)는 최근 한 유튜브 영상에서 “기업은 똑똑한 사람들이 있는 지능의 인격체이니 안정적인 기업이라면 기업을 믿고 투자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위기로 증시가 좋지 않을 때의 투자 방법에 대해서 “반드시 위기는 오기 마련”이라며 시장의 움직임에 크게 구애받지 말고 장기투자를 권했다. 또 “적립식으로 주식을 나눠서 사다 보면 평균 단가는 기업의 주가가 되고, 해당 기업의 주식 가격이 올랐을 때는 꽤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식에 도전하고 싶어도 자녀 양육과 집안일로 주식공부에 시간을 내기 힘든 4050 여성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는 장기투자를 전제로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처럼 시장에서 신뢰가 높은 믿을 만한 주식에 투자하기를 추천한다.
투자의 기본 원칙은 간단하게 위험과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다.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긴 호흡으로 어떤 종목을 꾸준히 사들이는 것은 변동성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주변에서 대박을 쳤다는 드문 소식에 현혹돼 무리하게 투자하지 말고 원칙에 따라 투자를 이어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의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개인이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4가지가 있다. 일시불, 할부, 리스, 렌트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최근 구독 열풍이 자동차 시장까지 영역을 뻗치면서 새로운 구매 방식이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넷플릭스를 보듯 자동차도 월 단위로 여러 사람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스펙트럼’과 기아자동차의 ‘기아플렉스’, 르노삼성의 ‘모빌라이즈’ 등 차량 구독 서비스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지만, 본 기사에서는 시니어의 ‘최애차’인 아반떼와 그랜저를 보유한 ‘현대셀렉션’을 살펴보기로 한다.
차량 구독 서비스 ‘현대셀렉션’
지난해 4월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현대셀렉션은 매달 구독료를 내고 현대차 7종 중 원하는 차를 골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요금제는 베이직(59만 원), 스탠다드(75만 원), 프리미엄(99만 원) 세 가지로, 요금제에 따라 선택 가능한 차종 수가 다르다. 차종은 그랜저, 팰리세이드, 싼타페, 캘리그래피, 쏘나타, 투싼, 아반떼, 베뉴 등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현대셀렉션’ 앱을 다운받고, 회원 가입을 한 다음 요금제와 차종, 컬러, 옵션 등을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 완료 시 거주지 근처로 차량이 배송된다.
현대셀렉션의 구독료에는 차량 관리 비용과 보험료, 자동차세 등 부대비용이 포함돼 있어 운전자가 차량 관련 비용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렌터카와 같이 번호판의 기호가 하·허·호로 분류돼 해당 차량이 자차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차량 대여가 대중화되고 번호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줄어들면서 문제시되지 않고 있다.
가격 면에서는 리스, 렌트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차종에 따라 더 비싼 경우도 있다. 예컨대 2021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을 보증금·선납금 없이 36개월간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렌트는 월 58만~70만 원, 리스는 52만~65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보증금과 선납금을 낼 경우 월 납입금은 더욱 저렴해진다. 반면 구독은 월 99만 원을 내야 그랜저를 탈 수 있다. 운영 방식이 렌트와 유사하면서 가격대는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현대셀렉션은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구독자 수 1만 명을 돌파, 재구독률 97%를 유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장점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차종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셀렉션의 경우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회, 프리미엄 요금제는 2회 차량 교체가 가능하다. 이를테면 근거리 외출을 할 때는 간편한 아반떼를 타고 다니다 자녀 결혼식엔 기품 있는 그랜저를, 차박 여행을 떠날 때는 거친 황무지에도 끄떡없는 팰리세이드를 몰 수 있다. 현역 시절 함께한 ‘애마’를 떠나보내고 인생 2막을 같이 달릴 신차를 찾고 있다면, 구매 전 차종별로 장기 시승을 해보며 장단점을 분석할 수도 있다.
요금제에 따라 사용자를 추가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스탠다드 요금제는 2명, 프리미엄 요금제는 3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간 차량을 공유할 경우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김주원 현대셀렉션 책임매니저는 “그랜저를 타고 다니던 시니어 고객의 자녀가 아반떼 신형 모델에 관심을 보이자 차량을 교체해 시승시켜준 사례가 있다”라며 “본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니즈를 함께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 차량 구독의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신청 방법도 간편하다. 별도의 서류 없이 앉은 자리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앱 화면도 직관적으로 구성돼 있어 모바일 기기가 낯선 시니어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김 매니저는 “차량을 이용하는 일련의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지지 않도록 절차를 간편화했다”라며 “월 단위 렌트와 비교했을 때도 서비스나 차량의 품질, 청결 등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헷갈리는 리스·렌트·구독 한눈에 이해하기
리스▶매달 일정 요금을 내는 대가로 리스사가 구매한 자동차를 빌리는 금융 상품이다. 기간 만료 시 인수·반납·재이용 등을 선택하는 ‘운용 리스’와 매입을 전제로 한 ‘금융 리스’로 나뉜다. 보험료를 개인이 납부하는 방식으로, 보험 경력이 유지된다. 일반 차량의 번호판을 사용한다.
렌트▶렌트사가 보유한 차량을 빌리는 임대 상품이다. 관리·보수 등 서비스까지 맡아서 처리해 유류 비용을 제외한 기타 제반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다만 월 이용 금액에 보험료가 포함돼 있어 보험 경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허·호 번호판을 사용한다.
구독▶렌트와 유사하지만 월 단위로 계약이 갱신돼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위약금이나 중도상환 없이 해지가 가능하다. 서비스에 따라 차종을 변경하거나 사용자를 추가할 수 있으며, 주행 거리에 제한이 없다.
흔히 2030세대의 ‘생애 첫차’로 알려진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최근에는 50대 액티브시니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랜저 같은 대형 세단을 많이 몰고 다니던 시니어들이 유지비 적고 실속 있는 아반떼에 눈을 돌린 셈이다.
20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2020년 4월~2021년 5월 기준 아반떼를 가장 많이 산 세대가 50대로 나타났다. 아반떼 전체 구매 고객 중 26.9%가 50대로, 24.7%를 차지한 20대보다 많았다. 또 40대가 18.6%로 근소한 차이지만 30대 16.3%보다 더 높았다.
출시 전 사전 계약을 할 때만 해도 2030 세대의 비율이 조금 더 높았지만 실제 판매 시작 후에는 4050세대가 더 많이 아반떼를 구매하는 반전이 일어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이들과 장거리 여행이나 레저를 즐기는 3040세대와 달리 5060세대는 상대적으로 짧은 이동 거리를 선호하며, 짐을 많이 싣거나 사람을 많이 태울 일도 적어 실속 있는 준중형차를 선택한다고 분석했다. 시니어들이 유지비가 많이 들고 덩치가 커서 운전하기 부담스러운 큰 차보다 기본 이상의 넉넉한 공간을 갖췄으면서도 운전하기에 편한 준중형차를 사며 실속을 챙긴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다른 사람들 시선 때문에라도 대형 세단을 주로 찾던 중장년층이 젊은 감각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며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즐기려는 액티브시니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아반떼 7세대는 월평균 8000대 가까이 팔리며 지난달까지 총 11만1643대가 팔렸다. 올해 누적으로는 3만4249대가 팔려 국내 승용차 중 그랜저(4만3347대)와 카니발(3만9605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한편 아반떼 7세대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충돌 방지 등 고급 대형차 못지않은 첨단 편의 품목을 장착했다. 판매가는 1531만 원부터 시작해 쏘나타, 그랜저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아주 예쁘다. 출시된다면 꼭 사고 싶다”, “이 디자인으로 상용화되면 진짜 사고 싶다”,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청년층까지 엄청 팔릴 것 같다. 제발 생산해다오.”
지난달에 선보인 ‘포니 전기 콘셉트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베이비붐 세대들일수록 더 열광적이다. 1975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고유 자동차 모델로 출시된 포니는 1990년까지 26년 동안 생산되며, 국내 자동차 산업과 함께 성장한 추억의 모델이다. 베이비부머가 포니 자동차를 보고 생활하며 한살한살 함께 성장했기 때문에 더 애착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현대차)는 지난달 8일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을 열면서 첫 전시물로 ‘헤리티지 포니 시리즈’를 공개했다. 헤리티지 포니 시리즈는 포니의 고유 디자인 요소를 재해석한 전기 콘셉트카다.
포니 전기 콘셉트카는 외형은 1975년에 출시한 1세대 포니를 그대로 구현했다. 하지만 속은 전기차 파워트레인과 픽셀 헤드램프, 카메라 기반의 펜더 사이드미러 등을 비롯해 현대 아오오닉 전기차의 핵심 기술과 디자인을 반영했다.
앞면에서 옛날에 쓰던 HD 엠블럼을 중앙 그릴에 적용하고, 양쪽 측면에 헤드램프 2개와 측면 아래에 방향지시등을 배치했다. 아이오닉5에 적용된 파라메트릭 픽셀을 그릴 패턴과 램프에 활용하면서도 외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결합해 세대를 융합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요즘 차와 달리 포니 전기 콘셉트카는 보닛 옆에 사이드미러가 붙어 있다. 옛날 차 방식이다. 하지만 사이드 미러에는 거울 대신 카메라를 장착해 기능을 보완했다. 또 미리 외부에 작은 방향지시등도 추가했다.
옛 포니의 3도어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각진 모습과 테일램프까지 지붕 라인이 내려오는 패스트 백 디자인, 창문 디자인, 일자로 쭉 뻗은 캐릭터 라인을 그대로 구현했다. 주유구는 전기차 충전구로 대체해 위로 열린다. 안은 아이오닉5처럼 배터리 잔량을 픽셀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차 뒷면도 옛날 포니 디자인을 그대로 반영했다. 패스트백으로 트렁크가 후면 유리와 같이 열린다. 테일램프는 전면과 같이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을 적용했다.
복고가 새로움을 만나 인기를 얻는 현상을 신조어로 ‘뉴트로’라고 한다. 국내에서 뉴트로는 베이비부머와 그 이후 세대들이 주도하는 분위기다.
세계적으로 많은 산업군에서 뉴트로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뉴트로 전기차에 대해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른 분야와 차이가 있다면 뉴트로 전기차는 기존 자동차 외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속은 전기 시스템으로 크게 바꿔, 모양은 같지만 성능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해외에서 단종됐거나 오래된 과거 모델이 전기차로 출시되고 있다. BMW 미니는 지난해 ‘클래식 미니 전기차’를 출시했다. 오래된 작은 미니쿠퍼 옛 모습을 그대로 한 전기차다. BMW그룹은 올해 미니를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며 전기차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GMC는 거대 트럭차량인 허머를 전기트럭으로 바꾼 ‘허머 전기차’ 예약 판매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대당 1억3000만원임에도 예약대기자가 수천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이 허머 전기차는 올해말에 인도될 예정이다.
폭스바겐도 80년이 넘은 비틀을 2017년에 전기 콘셉트카로 부활시킨 뒤 곧 ‘비틀 전기차’로 출시한다. 또 2022년에는 54년된 마이크로버스를 전기차로 만들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이 같은 해외의 움직임이 국내에서도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현대자동차에 포니 전기 콘셉트카 상용화를 요구하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의 바람처럼 46년 전 포니가 전기차로 변신해 소비자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는 이미 포니를 재해석해 전기차로 출시한 아이오닉5가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어서 포니 전기차가 양산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시대의 여가 활동으로 ‘캠핑’(Camping)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은 5인 이상 집결 금지 같은 사회적 조항으로 사람들은 친구, 연인, 가족 등 소수정예로 팀을 꾸리거나, 홀로 자연으로 들어가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면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캠핑 자체를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등산, 트레킹, 사이클, 카약, 낚시, 서핑 등의 아웃도어 활동을 결합하는 식으로 다채롭게 진행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어디’를 가고 ‘무엇’을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같은 캠핑도 전혀 다른 캠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코너에서는 때와 상황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캠핑 ‘4대 주자’ 자전거캠핑, 오토캠핑, 차박캠핑, 백패킹의 특징에 대해 알아봤다.
자전거캠핑 | 걸어서 가기에는 먼 곳을 무동력으로 가고 싶을 때
자전거의 몸체에 짐받이 가방과 패니어백, 혹은 자전거 몸체에 연결한 트레일러에 아영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싣고 산악 임도, 해안, 자전거길 등을 이동하다가 어딘가에 텐트를 치고 즐기는 캠핑을 말한다. 바이크캠핑, 투어링캠핑이라고도 부른다. 오지와 같이 한적하면서도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곳, 자동차로 가기에는 가깝고 도보로 가기에는 애매한 주변 여행지를 찾아가는 데 자전거는 효과적인 이동 수단이다.
자전거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두말할 필요 없이 ‘자전거’다. 즐겁고 쾌적한 자전거캠핑을 위해서는 자전거캠핑에 적합한 자전거를 준비해야 한다. 생활형 자전거, 산악자전거(MTB), 로드자전거, 하이브리드, 미니벨로, 전기자전거 중에서 캠핑 장소와 주로 형태, 이동 거리에 따라 크게 산악자전거, 로드자전거, 투어링 전용 자전거, 산악과 로드 중간 형태인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수 있다.
자전거 다음으로 중요한 장비가 ‘복장’이다. 1박 이상 장거리 자전거캠핑을 할 때는 장시간 자전거 주행을 해야 하므로 기능과 안전을 고려한 라이딩용 복장을 추천한다. ‘쫄쫄이바지’로 통하는 ‘자전거 패드바지’는 폴리에스테르 재질이라 구김이 없고 건조가 잘되며, 자전거 안장과 밀착되는 부위에 두꺼운 패드가 붙어 있어 엉덩이 통증을 상당히 줄여준다. ‘저지’로 불리는 자전거 상의는 등 뒤에 주머니가 있어 휴대폰 등의 수납이 가능하다.
자전거캠핑은 온전히 사람의 힘을 동력으로 이동하는 만큼 수납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지만, 반드시 챙겨야 하는 장비라면 자전거용 멀티툴, 휴대용 펌프, 예비용 튜브, 체인 커넥터 같은 갑작스러운 고장에 대비한 미캐닉 장비다. 이외에 헬멧, 선글라스, 바람막이, 장갑, 버프, 모자, 두건, 팔토시, 랜턴, 비상식량, 스마트폰 충전기, 구급약품, 비상식량, 텐트, 침낭, 매트리스, 캠핑용 조리도구, 휴대용 식기와 수저, 다용도 나이프 등이 있다.
오토캠핑 | 자연 속에서 집이 주는 안락함을 누리고 싶을 때
차량에 각종 야영 장비를 싣고 떠나 캠핑장과 유원지 등 지정된 사이트에서 취사와 숙박을 하는 캠핑이다. 차량을 이용해 움직이므로 장비 수용에 제한이 없고, 차량 바로 옆에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으므로 캠핑 장비를 힘들게 옮기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캠핑 초보자라면 오토캠핑을 통해 캠핑에 재미를 붙이는 편이 좋다. 만약 캠핑에 필요한 장비가 없다면 캠핑 업체에서 텐트, 침낭, 취사도구 일체를 제공하는 ‘글램핑’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오토캠핑에 필요한 주요 장비는 가볍고 견고한 텐트, 계절에 맞는 침낭,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와 습기를 차단해줄 매트리스, 햇빛을 가리고 비와 바람을 막아줄 타프, 캠핑용 조리도구 스토브와 연료, 휴대용 식기와 수저, 다용도 나이프, 랜턴과 이동식 랜턴(보조배터리),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체온을 지켜줄 기능성 의류, 만약의 비상사태에 대비한 구급약품이 있으며,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 그릴, 키친테이블, 아이스박스도 있으면 유용하다.
최근 들어 캠핑카, 캠핑 트레일러를 이용한 오토캠핑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매번 따로 수고롭게 텐트를 치고 접지 않아도 차량 안에서 편리하게 취사와 숙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4000만~1억 원을 호가하는 만만치 않은 캠핑카 가격이 단점이겠다.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비용은 1000만~2000만 원 정도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카라반 전문 커뮤니티 ‘더 카라반’(thecaravan.co.kr)에서 확인하자.
캠핑카를 대여할 경우 보름 전 사전 예약을 통해 대여 업체 차고지를 방문하거나 홈 렌털 서비스를 이용한다. 렌털료는 1박 2일 기준 국산차 35만~50만 원, 수입차 45만~80만 원이다. 대여 조건은 만 26세 이상, 운전 경력이 최소 1년 이상 운전자. 대인, 대물, 자손 종합보험은 기본으로 가입돼 있으나 자차보험은 빠져 있다. 안전운행수칙 교육 업체에서 1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캠핑장 정보는 한국관광공사의 ‘고캠핑’(gocamping.or.kr)을 추천한다.
차박캠핑 | 드라이브하다가 원하는 곳에서 멈추고 싶을 때
오로지 자가용 한 대에서 즐기는 캠핑을 말한다. 부담스러운 가격의 캠핑카,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 확보가 어려운 캠핑장 등이 차박캠핑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번거롭게 텐트를 치고 접을 일도 없다. 또 캠핑카처럼 부피가 크지 않아 기동성도 좋다. 산, 들, 바닷가 등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머물면서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오토캠핑처럼 취사도구를 이용해 제대로 조리해 먹기보다는 가볍게 때우거나 현지 맛집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차박캠핑이 반드시 SUV 차량으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차량 뒷자리인 2열 시트 등받이를 접었을 때 트렁크와 이어지는 면이 수평으로 평평한 상태라면 경차, 소형승용차로도 차박캠핑을 즐길 수 있다. 평평한 바닥에 누웠을 때 본인 키보다 살짝 넉넉한 공간이면 된다. 필요에 따라 자동차 후미에 카트리퍼 혹은 도킹 텐트를 연결해 공간을 확장하기도 하는데 비용은 20만~50만 원 전후다. 차량 지붕 위에 설치하는 루프톱 텐트는 수백만 원 상당이다.
차박캠핑에 필요한 주요 장비는 쿠션감 있는 자충매트리스, 침낭 혹은 집에 있는 가벼운 이불, 외부에서 들어오는 한기를 막아줄 은박매트, USB로 연결 가능한 차량용 전기매트, 랜턴과 이동식 랜턴(보조배터리), 구급약품, 계절에 따라 모기장과 핫팩, 그리고 취사할 경우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 캠핑용 조리도구 스토브와 연료, 휴대용 식기와 수저, 다용도 나이프, 아이스박스 등이 있다. 필요하다면 카트리퍼 혹은 도킹 텐트, 루프톱 텐트, 타프도 구비한다.
차박캠핑의 장점으로 기동성을 꼽을 수 있지만 아무 데서나 차를 세우고 야영할 수는 없다. 법에 따라 전국의 도립, 시립, 군립, 국립공원, 국유림 임도, 사유지, 해안 방파제에서는 야영할 수 없다. 휴게소나 주차장에서 차박캠핑을 하더라도 불을 사용해 취사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차박캠핑 성지로는 당진 왜목마을, 충주 목계솔밭, 강릉 순긋해변과 안반데기, 홍천 모곡밤벌유원지, 여주 달맞이광장, 부산 오랑대공원, 태안 몽산포해수욕장, 부안 모항해수욕장이 있다.
백패킹 | 두 발로 정처 없이 걷다가 하룻밤 쉬고 싶을 때
야영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넣은 배낭을 등에 짊어지고 산, 숲, 트레일, 해안 등을 이동하다가 어딘가에 텐트를 치고 즐기는 캠핑을 말한다. 백패킹의 가장 큰 매력은 인적 드문 고요하고 신비로운 자연에서 잠들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장비를 짊어지고 이동해야 하기에 배낭을 최대한 가볍게 만드는 이른바 BPL(BackPacking Light)이 관건. 이동에 제약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장비와 식량을 꾸려야 한다. 장거리 트레킹의 경우 배낭 무게는 여행의 질을 좌우한다.
배낭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짐만 추리니 자연스럽게 백패킹 이후 나오는 쓰레기 또한 줄어든다. 내가 머문 자연의 자리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 바로 LNT(Leave No Trace)다. 백패킹 문화가 발달한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의 백패킹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편이지만,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그 속에서 잠시 쉬어간다는 생각은 백패커라면 가져야 할 공동의 마음일 것이다.
백패킹에 필요한 주요 장비는 트레킹 위주의 백패킹을 할지, 야영 위주의 백패킹을 할지에 따라 다소 달라지지만 크게 운행 장비, 주거 장비, 취사 장비로 나눌 수 있다. 트레킹 중심의 백패킹이라면 무게가 중요하다. 오래 걸으며 산행하기 위해서는 편한 트레킹화와 배낭을 기본으로 스틱, 헤드램프, 랜턴, 텐트, 침낭, 매트리스, 모자, 취사도구, 식량 등이 필요하다. 야영 위주 백패킹의 경우 이동 거리가 짧기에 소화 가능한 캠핑 장비를 추가할 수 있다.
백패킹에서 가장 중요한 트레킹화와 배낭에 대해 좀 더 설명하면, 우선 트레킹화는 평소 신는 신발보다 한두 치수 크게 신을 것을 권한다. 등산용 양말이 두껍기도 하고 피로로 인해 발이 붓기 때문에 너무 딱 맞으면 산행을 지속할 수 없다. 배낭은 여름철이라면 50~60L급, 겨울철에는 80~90L급 배낭에 수납한다. 역시 법에 따라 전국의 도립, 시립, 군립, 국립공원, 국유림 임도에서는 야영할 수 없으며, 자연휴양림 혹은 야영장에서 야영할 수 있다.
현대차 ‘포레스트’, 자동차를 넘어 움직이는 집으로서의 가치
현대자동차 소형 트럭 포터Ⅱ를 기반으로 한 캠핑카 ‘포레스트’가 최근 핫한 캠핑카로 떠오르고 있다. ‘포레스트’는 어디에서도 캠핑할 수 있는 편안하고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춰 ‘움직이는 집’이라는 콘셉트로 4인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캠핑카다. 국내 캠핑카 등록 대수는 2014년부터 5년간 약 5배 증가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여가 활동 수요와 캠핑카 개조 규제 완화로 캠핑카가 늘고 있다. 정부는 연간 6000대 차량이 캠핑카로 개조되면서 1300억 원 규모 시장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포레스트는 스마트룸, 스마트베드를 적용해 실내 공간을 전동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룸을 사용하면 차량 뒷부분이 800㎜ 연장되고, 확장된 부분은 침실로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베드 기능으로 침실을 두 층으로 나눌 수도 있다. 포레스트는 2열 승객석에 상황별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가변 캠핑 시트를 탑재해 내부 공간 활용도를 끌어올렸다. 가변 시트는 주행 중에는 시트, 캠핑 시에는 소파, 잘 때는 침대 용도로 쓸 수 있다. 또한 캠핑지에서 샤워실, 화장실 등의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 겪는 사생활 침해 등 불편을 고려해 독립형 샤워부스, 실내 좌변기를 선택사양으로 적용할 수 있다. 차량 내 각 창문에 커튼이 설치됐다.
또한 태양광을 전기로 바꿔주는 태양전지 패널도 사양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대용량 배터리 및 효율적인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캠핑 중 배터리 방전에 대한 걱정을 줄였다. 이밖에 현대차는 포레스트 내에 냉난방기, 냉장고, 싱크대, 전자레인지 같은 각종 편의사양을 제공해 고객들이 집과 같은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캠핑카 기능은 포레스트의 직관적인 터치식 통합 컨트롤러로 제어 가능하며,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스마트폰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
최근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사고 건수가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가 일으킨 가해 교통사고가 2015년 2만3063건에서 2019년 3만3239건으로 44%가 증가했다.
이 같은 고령 운전자 사고 증가세에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자의 운전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만 75세 이상 고령운전자 면허증 갱신과 적성검사 주기를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줄이고, 2시간 교통안전교육 이수 의무화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적으면 65세부터 많으면 75세 이상의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교통비 지원 같은 혜택을 제공하며 면허증을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 5년간 65세 이상 고령자 교통사고 현황
그런데 시니어들은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도심보다 도시 외곽이나 도시를 벗어나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도시에서 벗어날수록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해지고, 자동차의 필요성이 더 커진다.
또 나이가 들면 치료약이나 등산스틱 등 이동할 때 필요한 도구가 많아진다. 자동차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이동하기에는 많은 불편이 발생하는 셈이다. 면허증 반납을 유도하는 고령자 연령에 대한 기준도 지자체에서 임의로 진행하고 있을 뿐 명확한 기준을 갖추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 대상자인 시니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면허증을 반납한 한 김철수(가명)씨는 “나이가 들어 운전이 불편해졌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있어서 면허증을 반납했다”며 “하지만 종종 면허증을 돌려받고 싶을 때가 생긴다”고 말했다.
75세가 넘어 면허증을 반납한 고령자도 자동차를 직접 운전할 경우가 종종 생길 정도로, 고령자의 면허증 반납을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런 고령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최근 판매되는 승용차에 주행보조 또는 자율주행 또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선택적으로 탑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기능은 운전을 잘하고 싶지만 순간 반응이나 대응력이 떨어져 사고를 낼 가능성이 있는 고령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현재까지 자율주행 기능은 부분 자율주행, 즉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2 수준이다. 레벨2는 자동차에 2개 이상의 특정 자동화 시스템을 장착해서, 시스템이 운전자의 속도와 조절방향, 주차 보조, 장애물 회피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단계다.
SAE는 자율주행을 레벨1부터 레벨5까지 5단계로 구분한다. 레벨3는 사람 개입 없이 조절방향과 가속, 감속, 추월을 할 수 있고, 사고나 교통 혼잡을 피해 움직일 수 있다. 레벨4는 운전자가 차량 제어에 개입하라는 요청에 적절하게 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어야 한다. 레벨5는 원하는 목적지를 차량에 말하고 난 뒤에는 사람이 일절 개입하지 않아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완전한 자율주행을 의미한다.
자율주행차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자동차 회사가 테슬라다. 테슬라는 오래전부터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자율주행 기능을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가 실제 판매하는 자동차에 탑재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능은 벤츠와 아우디, 혼다 등 다수의 자동차 회사와 마찬가지로 모두 레벨2 수준이다.
테슬라 자동차에 선택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오토파일럿’은 앞차와의 간격과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크루즈컨트롤’, 코너에서도 핸들을 저절로 꺾으며 차선을 유지하며 자동운행하는 ‘오토스티어’, 차 혼자서 차선을 변경하는 ‘자동 차선 변경’, 스스로 주차하는 ‘자동 주차’ 등을 제공해 운전자에게 안전 운전 기능을 제공한다.
테슬라 자동차를 이용하는 이모(51세) 중소기업 대표는 “회사가 지방에 있어 서울과 지방을 자주 오간다”며 “이때마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나 그랜저 등에 설치되는 ‘스마트센스’ 또는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라는 이름으로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하는 기능을 제공해, 더 편리하고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
구체적으로는 전방 카메라로 차선을 인식해 일정한 차로로 달릴 수 있게 돕는 ‘차로 이탈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일정 속도로 달리며 앞차와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고, 앞차가 멈추면 멈췄다가 출발해주는 ‘어드밴스드 크루즈컨트롤’, 앞에 있는 차와 보행자, 자전거 등 거리를 미리 파악해 충돌을 막아주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같은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의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이용해 본 60대 후반 시니어 운전자는 “아직 완전한 자율주행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운전을 편안하게 해 준다”며 “정체구간에서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도심을 빠져나갈 때 편리하다. 특히 전방 충돌방지 보조는 나이가 들어 앞에 뭐가 있는지 깜박할 때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판매되는 자동차 회사별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 회사가 가장 뛰어날까? 지난해 10월 미국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자료를 참고하면 캐딜락의 슈퍼크루즈가 1위,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2위, 링컨포드의 코파일럿360를 차지했다.
이어 아우디의 프리센스가 4위, 현대의 스마트센스(기아 드라이브 와이즈)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드라이버 어시스턴스, 스바루의 아이사이트가 공동 5위를, BMW의 액티브드라이빙 어시스턴스프로가 8위, 포르세의 엑티브세이프와 볼보의 파일럿어시스트가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17개 자동차 업체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36가지 테스트하며 비교하고 평가한 결과다. 이 조사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운전자가 반자율주행기능을 실행한 뒤, 얼마나 운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 시스템이 모니터링을 잘하는가였다.
이 같은 평가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가 운전자가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자율주행 기능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위험하다고 경고했던 점을 참고해, 운전자가 반자율주행 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어떻게 지원하는가를 주요하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포니가 환생한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에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할 계획이다. 공개된 이미지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포니를 닮았다. 콘셉트카 45의 양산형 모델로, 45는 지난 2019년 포니 탄생 45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포니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개발됐다.
현대차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론칭했다. 그 첫 모델이 아이오닉5다.
아이오닉5는 준중형 SUV 투싼과 비슷한 크기로 예상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가 최초로 적용된다. E-GMP는 전기차만을 위해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된 신규 플랫폼이다. 차종에 따라 1회 충전으로 최대 500㎞ 이상 주행 가능하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추어 초고속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18분 이내에 80% 충전할 수 있다.
포니는 현대차 최초의 고유 모델로, 46년 전인 1975년 처음 출시됐다. 포니를 통해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2번째, 세계에서는 16번째로 고유 모델 자동차를 개발한 국가가 됐다.
포니는 1982년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포니2가 나오기까지 국내에서 20만8000여 대 판매되고 해외로 9만2000여 대 수출됐다. 단일 차종으로는 국내 최초로 30만 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당시만 해도 개도국이었던 한국의 자동차 회사가 해외로 수출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포니는 한국 경제 발전을 선도하는 산업역군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현대차는 포니를 초석으로 발전을 거듭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났다.
포니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uigiaro)의 작품이다. 자동차 디자이너 구상은 포니의 디자인이 “당시 국제적인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에서도 한 획을 그을 만큼 조형성이 뛰어났다”며, “전체적으로 기하학적 조형 요소가 간결하고 높은 통일성을 가지면서도, 장식적 요소가 배제된 추상성이 높은 디자인이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콘셉트가 45 출시 당시 그 의미를 “현대차 전기차 디자인의 이정표가 될 전동화 플랫폼 기반의 콘셉트카다. 현대차의 시작을 알린 포니 쿠페 콘셉트가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공개된 후 45년 동안 현대차가 쌓아 온 헤리티지에 대한 존경을 담았다”고 설명하며, “현대차 디자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연결고리로, 현대차의 새로운 시작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오닉5는 이 정신을 이어받아 현대차의 새 시대를 성공적으로 열어갈 핵심 전략 모델로 활약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에 이어 중형 세단 아이오닉6, 대형 SUV 아이오닉7을 차례로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라인업 확대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