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떠나는 섬 여행이다. 여름 무렵 사람이 몰려드는 섬과 달리 겨울 섬에서는 세상의 소음에서 해방되어 더 많은 자유와 더 넓은 시야를 얻는다. 신안은 섬들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무수한 섬과 바다로 둘러싸였다. 도심에서 뚝 떨어진 신안 섬마을은 고즈넉하다. 시간이 정지된 듯하지만 막상 들어서면 자연과 함께 잘 가꾸어진 섬의 다채로운 색채가 생동감으로 다가온다.
무려 1004개의 섬이 존재하는 신안이다. 밀물과 썰물과는 상관없이 흙과 식물이 물 위로 존재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는데, 신안군은 1004라는 이름으로 섬을 알렸다. 실제로는 72개의 유인도와 953개의 무인도가 있다고 전한다. 신안섬 가는 길은 늘씬하게 긴 천사(1004)대교가 아득할 뻔한 시간을 단축시켰다. 이미 도시화된 큰 섬과 달리 넓지 않은 각각의 작은 섬이 가까이 연결되어 있어 유연하게 코스를 이어갈 수 있는 자유로움 또한 좋다.
목포에서 신안 압해도를 잇는 압해대교를 건너면 신안갯벌 세계유산 등재라는 묵직한 석재 안내판이 맞아준다. 길 양옆의 바다는 드넓은 갯벌을 이룬다. 습지보호지역으로 보호받고 있는, 끝없이 펼쳐진 갯벌을 내려다보는 겨울 하늘이 푸르다.
압해읍의 노을해변 쪽으로 가다 보면 애기동백으로 뒤덮인 1004섬 분재정원과 저녁노을미술관이 나타난다. 이곳을 둘러보고 해변으로 잠깐 내려가 보자. 신안갯벌 습지보호지역으로서 신안의 해상 영웅 수달장군상 저편으로 펼쳐진 드넓은 갯벌을 볼 수 있다. 이곳은 갯벌낙지 맨손어업 전통 기술과 문화 계승을 위한 국가 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압해도에서 천사대교가 연결해준 섬은 암태도와 팔금도, 안좌도와 자은도, 그리고 수많은 섬이 바다 위로 봉긋봉긋 평화롭게 떠 있다. 다리를 건너면 가장 먼저 암태도가 나타난다. 곧바로 일제강점기에 일어난 소작인 항쟁 기념탑이 있으니 잠깐 들러보자.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비호를 받던 땅 주인들에게 소작인들이 맞서 승리한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무엇보다 기동삼거리 동백꽃 파마의 노부부 벽화는 지나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얼핏 볼 때는 파마머리를 한 노부부인데, 다가가 보면 담벼락 안에서 자라는 동백나무가 절묘하게 머리 위에 얹혀 있는 모양이다. 재미있고 정겨운 벽화 덕에 천사대교 개통과 함께 암태도 최고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평생을 사이좋게 잘 살아온 노부부의 얼굴이다. 인자하고 편안한 모습이 서로 닮아 사람들의 마음을 더 끌었을 것 같다.
자은도, 무한의 다리와 1004뮤지엄파크의 해변
암태도에서 은암대교를 거치면 자은도다. 해수욕장이 많은 자은도에는 백길해변과 분계해변의 노송 군락과 백사장이 눈부시고, 일몰로 이름난 둔장해변도 있다. 섬 북쪽에 위치한 둔장해변의 볼거리는 목교인 ‘무한의 다리’다. 신안섬을 상징하는 의미로 다리 길이도 1004m다. 다리 입구 안내석에 ‘Ponte dell Infinito’라 새겨져 있듯이 섬의 무한한 가치와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는 이름이다. 스위스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와 박은선 작가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다리 위를 걷는 이를 양옆에서 둥글게 감싸주는 듯한 곡선의 난간이 독특하다. 구리도와 할미도까지 천천히 걸어도 20분 남짓이어서 바다 위를 걷는 산책 코스로 적당하다.
물이 제법 빠져나간 다리를 걸으면 암석으로 이루어진 구리도가 눈앞에 있고, 금실 좋은 노부부의 전설이 담긴 할미도로 이어진다. 고기잡이 나간 할아버지가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자 섬에 나가 애타게 기다리던 할머니의 그리움은 돌로 변했다는, 어디선가 들어봄 직한 이야기처럼 바다를 향한 할미바위의 뒷모습이 아릿하다.
이번엔 자은도 서쪽 해변에 볼거리 푸짐한 ‘1004뮤지엄파크’가 기다린다. 천사대교에서 시작한다면 자동차로 30분 정도 거리다. 하나의 섬에 하나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건립하는 ‘1도(島) 1뮤지엄’이라는 신안군의 야심 찬 프로젝트를 여기서 제대로 볼 수 있다. 청정 자연인 이곳에 7000여 점의 조개껍데기와 표본을 전시한 세계조개박물관, 신비롭고 아기자기한 수석미술관과 수석정원, 사계절 각기 다른 꽃을 피우는 새우란전시관, 연구센터 등이 어우러져 있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바다를 앞에 둔 거대한 신안섬의 예술과 자연을 한 군데서 여유롭게 즐겨볼 만하다.
섬을 느끼고 섬의 질감을 누리는 일은 역시 바다가 아닌가. 해변으로 나가는 길에 높은 모래 언덕이 눈앞을 막는다. 고운 모래에 밀리며 느려지는 발걸음이 오히려 마음을 느긋하게 해준다. 모래섬 언덕 위에 얹은 피아노가 푸른 바다의 파도와 하늘과 어우러져 멋스럽다. 낮은 무음과도 같은 바람과 섬에 흐르는 피아노 선율을 마음속으로 그리며 헝클어진 머릿속을 헹궈내는 일, 해변의 고둥 조형물이 자연스러운 여기가 최적이다.
푸른 바다를 보며 꿈꾼 화가 김환기 고택
암태도에서 팔금도를 지나 안좌도로 들어서면서 보이는 길목의 보라색 다리가 퍼플섬을 예감하게 한다. 하지만 그전에 시원한 푸른색 지붕이 마을 가득하다. 푸른빛의 화가 김환기의 읍동마을 옛집이 이렇게 맞아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의 화가다. 안좌면 마을 안쪽에 위치한 옛집의 안채와 화실을 돌아보면서 방학이면 내려와 그림을 그렸다는 화가의 옛 모습을 떠올려본다. 화면 가득 푸른빛으로 채운 작가의 감수성은 고향의 푸른 바다와 하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을까. 예술가의 정갈한 목조 기와집이 조용히 자리한 작은 섬. 김환기 화백의 옛 시절과 그림을 향한 열정을 인문학적으로 느껴볼 기회다. 화가의 작품 세계와 그의 곁을 지켰던 김향안 여사와의 사랑과 예술혼의 바탕이 여기에 있었다. 현재 김환기 고택은 해체 보수공사 중으로, 1월 중순 마무리 예정이라는 공사 안내가 있었다.
보랏빛 세상, 퍼플섬
안좌도를 가장 핫한 섬으로 이끈 것은 ‘퍼플’이다. 안좌면의 작은 섬 박지도에 도착하니 눈앞이 온통 보랏빛이다. 할머니들이 쉬고 있는 정자의 지붕도, 표지판이나 안내 광고판도, 공중전화 부스도, 동네 길의 바닥도, 물 위에 떠 있는 작은 배와 섬 쓰레기를 버리는 차량까지 모두 보라색이다. 정말 동화 속 같은 퍼플섬이다.
일단 길게 이어지는 목교인 퍼플교를 건너봐야 한다. 안좌도 두리마을에서 박지도까지, 그리고 반월도까지 총 1460m로 이어진 다리다. 다리를 건너면 바가지를 닮았다는 섬 박지도가 있다. 해안 산책로와 퍼플 숲길을 따라 봄과 여름이면 보랏빛 라벤더 정원이 눈부시고, 가을과 겨울 초반에는 키 작은 아스타꽃이 여행자들을 사로잡는다. 퍼플교 끄트머리에서 만나는 바람의 언덕과 다시 이어지는 반월도까지 한 바퀴 빙 돌다 보면 그저 보랏빛 세상이다. 퍼플섬 입장료는 5000원이며, 보라색 옷을 착용했다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요트 이야기, 숙소와 맛집
암태도 오도선착장에서 1004섬 세일링 요트 투어가 있으니 이용해볼 만하다. 요트 투어는 오도항을 출발해 천사대교를 지나는 1시간 정도의 코스로, 하얀 요트와 푸른 바다의 환상적인 조화가 멋지다. 기본 투어, 낙조 투어, 야경 투어 중에 선택하면 된다. 살다가 가끔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자신에게 이런 시간을 선물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신안 맛집은 각 섬마을마다 수산물 메뉴가 지천이다. 신안섬을 달리다 암태도 도로변에서 만난 ‘신안맛집’은 가성비 좋은 회덮밥이 푸짐하다. 목포 하당로의 ‘어문당’은 큼직한 화덕에서 구워내는 신선한 생선구이가 일품이며 호불호가 없는 식당이다. 숙소는 섬에서 묵어도 좋고, 목포에 숙소를 두고 목포 도심과 신안섬 여행을 병행해도 좋다. 목포의 ‘누스테이 목포’는 집이나 회사가 아닌 휴가지에서 근무하는 형태의 워케이션이 가능한 숙소다. 평소의 일상을 그대로 누릴 수 있도록 잘 갖추어진 단독 2층의 감성 숙소로, 목포항과 유달산, 목포 도심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보리마당로에 위치한다.
소금에 절인 간고등어는 발효되면서 감칠맛이 더 살아난다. 겨울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꼬막은 쫀득한 식감이 매력이다.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입을 녹여줄 담백한 간고등어찜과 고소한 꼬막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간고등어찜(4인 기준)
재료 간고등어 1마리, 소주 적당량, 양파·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육수 1컵, 고춧가루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대파 1쪽
1. 고등어를 씻고 소주에 5분 담가둔다. 고등어를 반으로 자르고 등에 칼집을 낸다.
2. 양파를 가로로 3등분해서 뚝배기 바닥에 깔고 고등어를 얹는다.
3. 육수를 붓고 고춧가루, 다진 마늘, 대파, 홍고추, 청양고추를 넣는다.
4. 뚜껑을 닫아 센 불에 5분 정도 끓인 뒤 약불로 찜을 찌듯 10분 정도 끓여주면 완성.
◇꼬막전(4인 기준)
재료 꼬막 500g, 미나리·부추 30g씩, 채 썬 당근 약간, 홍고추·청양고추·달걀노른자 1개씩, 부침가루 1컵, 육수 1큰술, 식용유 적당량
1. 냄비에 찬물을 붓고 깨끗이 씻은 꼬막을 넣는다.
2. 불을 켜고 천천히 저어주다가 꼬막 1~2개가 입을 열면 불을 끈다.
3. 꼬막을 건져낸 후 식힌 다음 껍데기를 까서 흐르는 물에 씻는다.
4. 미나리·부추는 3cm 길이로 자르고, 당근·홍고추·청양고추는 채 썰어 부침가루·댤걀노른자·육수와 함께 비빈다. 부침가루는 재료를 붙여주는 풀의 역할을 할 정도면 충분하다.
5.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전을 부치면 완성.
◇간고등어찜과 꼬막전에 어울리는 반찬 봄동무침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준구 오너셰프
미국 LA 유학 시절 요리를 시작했고, 알래스카에서 일본인 스승을 만나 스시에 눈을 떴다. 귀국 후 한식에 빠져 '연남동 이파리'와 '규자카야 모토'를 성공가도에 올려놓은 뒤 '마곡동 이파리'를 운영 중이다.
영양가 높고 바다의 풍미가 가득한 굴은 겨울을 대표하는 식재료다. 바다를 입에 머금은 듯한 향이 일품인 매생이는 굴과 궁합이 좋다. 추운 날씨에 속을 따뜻하게 해줄 굴국밥과 부드러운 식감의 매생이굴전을 함께 즐겨보자.
◇굴국밥(4인 기준)
재료 다시육수 1L, 무 1/4토막, 콩나물 한 줌, 불린 미역 종이컵 1컵, 홍고추·청양고추·달걀 1개씩, 대파 1/2개, 굴 500g, 부추·소금 약간씩, 국간장·새우젓·멸치액젓·다진 마늘·참기름·통깨 1큰술씩
1. 다시육수에 채 썬 무와 국간장을 넣고 끓인다.
2. 육수가 끓어오르면 콩나물을 넣고 3분 후 불린 미역, 새우젓, 다진 마늘, 홍고추, 청양고추, 대파를 넣어 조금 더 끓인다.
3. 약불로 줄여 달걀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잘 저어준다. 참기름과 통깨로 마무리.
◇매생이굴전(4인 기준)
재료 매생이 한 덩어리(1재기), 굴 12개, 다시육수·부침가루 5큰술씩, 식용유 약간
1. 매생이와 굴을 흐르는 물에 씻는다. 매생이는 체에 넣어서 헹궈준다.
2. 매생이, 다시육수, 부침가루를 넣고 반죽처럼 섞는다.
3. 매생이 반죽을 손바닥 위에 펴고 가운데 굴을 넣어 매생이로 가장자리를 감싼다.
4.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굴을 넣은 매생이 반죽을 올려 앞뒤로 구워준다. 쑥색이 나오면 완성.
◇굴국밥과 매생이굴전에 어울리는 반찬 메추리알장조림과 호박볶음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준구 오너셰프
미국 LA 유학 시절 요리를 시작했고, 알래스카에서 일본인 스승을 만나 스시에 눈을 떴다. 귀국 후 한식에 빠져 '연남동 이파리'와 '규자카야 모토'를 성공가도에 올려놓은 뒤 '마곡동 이파리'를 운영 중이다.
영양가 높고 바다의 풍미가 가득한 굴은 겨울을 대표하는 식재료다. 바다를 입에 머금은 듯한 향이 일품인 매생이는 굴과 궁합이 좋다. 추운 날씨에 속을 따뜻하게 해줄 굴국밥과 부드러운 식감의 매생이굴전을 함께 즐겨보자.
굴국밥(4인 기준)
재료 다시육수 1L, 무 1/4토막, 콩나물 한 줌, 불린 미역 종이컵 1컵, 홍고추·청양고추·달걀 1개씩, 대파 1/2개, 굴 500g, 부추·소금 약간씩, 국간장·새우젓·멸치액젓·다진 마늘·참기름·통깨 1큰술씩
1 다시육수에 채 썬 무와 국간장을 넣고 끓인다.
2 육수가 끓어오르면 콩나물을 넣고 3분 후 불린 미역, 새우젓, 다진 마늘, 홍고추, 청양고추, 대파를 넣어 조금 더 끓인다.
3 약불로 줄여 달걀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잘 저어준다. 참기름과 통깨로 마무리.
매생이굴전(4인 기준)
재료 매생이 한 덩어리(1재기), 굴 12개, 다시육수·부침가루 5큰술씩, 식용유 약간
1 체에 매생이를 넣어 흐르는 물에 헹군다. 굴도 흐르는 물에 씻는다.
2 매생이, 다시육수, 부침가루를 넣고 반죽처럼 섞는다.
3 매생이 반죽을 손바닥 위에 펴고 가운데 굴을 넣어 매생이로 가장자리를 감싼다.
4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굴을 넣은 매생이 반죽을 올려 앞뒤로 구워준다. 쑥색이 나오면 완성.
굴국밥과 매생이굴전에 어울리는 반찬
메추리알장조림과 호박볶음
가을이면 바다와 산에서도 고기가 나온다. 고기의 쫄깃탱글한 식감을 연상케 하는 대하와 표고버섯이다. 칼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곳곳에서 축제가 열릴 정도로 대하는 가을 대표 별미다. 표고버섯은 사시사철 나지만, 건조한 가을에 낮은 기온에서 재배된 것이 가장 맛있다. 두 재료로 가을을 즐겨보자.
◇가을 대하찜(4인 기준)
재료 대하 800g, 오이 1/2개, 당근 1/3개, 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달걀 2개, 소금·후추 약간씩
1. 대하의 머리와 꼬리를 제외하고 껍데기를 제거한 뒤 등 쪽에 칼집을 내어 내장을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씻어 소금·후추로 밑간한다.
2. 오이·당근· 고추는 얇게 채 썰어 볶는다. 달걀노른자로 지단을 부쳐 채 썬다. 이때 소금으로 간을 한다.
3. 대하를 찜기에 넣고 센 불로 3분, 약불로 3분을 찐다. 불을 끄고 1분 뒤 그릇에 담고 볶은 채소를 대하 위에 얹는다.
◇표고버섯전(4인 기준)
재료 표고버섯 4개, 부추·쪽파 6줄씩, 양파 1/3개, 두부 1/3모, 달걀 2개, 부침가루 6큰술, 간 돼지고기 600g, 후추·소금 1작은술씩, 참깨 1큰술, 참기름 2큰술, 식용유 적당량
1. 표고버섯 밑동을 제거하고 표면에 칼집을 낸다.
2. 잘게 다진 쪽파·부추· 양파, 물기를 빼고 으깬 두부, 달걀노른자, 부침가루 3큰술, 간 돼지고기를 함께 넣어 버무린 뒤 후추·소금·참깨·참기름을 넣어 섞는다.
3. 표고버섯 뒷면에 앞서 만든 소를 적당량 넣는다. 남은 소는 동그랑땡으로 만든다.
4. 팬에 기름을 두르고 부침가루와 달걀물을 입혀 약불에 타지 않게 굽는다. 표고버섯 소를 더 익히고 싶으면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돌려준다.
◇대하찜과 표고버섯전에 어울리는 반찬 머위장아찌와 오이초무침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준구 오너셰프
미국 LA 유학 시절 요리를 시작했고, 알래스카에서 일본인 스승을 만나 스시에 눈을 떴다. 귀국 후 한식에 빠져 '연남동 이파리'와 '규자카야 모토'를 성공가도에 올려놓은 뒤 '마곡동 이파리'를 운영 중이다.
가을이면 바다와 산에서도 고기가 나온다. 고기의 쫄깃탱글한 식감을 연상케 하는 대하와 표고버섯이다. 칼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곳곳에서 축제가 열릴 정도로 대하는 가을 대표 별미다. 표고버섯은 사시사철 나지만, 건조한 가을에 낮은 기온에서 재배된 것이 가장 맛있다. 두 재료로 가을을 즐겨보자.
가을 대하찜(4인 기준)
재료 대하 800g, 오이 1/2개, 당근 1/3개, 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달걀 2개, 소금·후추 약간씩
1 대하의 머리와 꼬리를 제외하고 껍데기를 제거한 뒤 등 쪽에 칼집을 내어 내장을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씻어 소금·후추로 밑간한다.
2 오이·당근· 고추는 얇게 채 썰어 볶는다. 달걀노른자로 지단을 부쳐 채 썬다. 이때 소금으로 간을 한다.
3 대하를 찜기에 넣고 센 불로 3분, 약불로 3분을 찐다. 불을 끄고 1분 뒤 그릇에 담고 볶은 채소를 대하 위에 얹는다.
표고버섯전(4인 기준)
재료 표고버섯 4개, 부추·쪽파 6줄씩, 양파 1/3개, 두부 1/3모, 달걀 2개, 부침가루 6큰술, 간 돼지고기 600g, 후추·소금 1작은술씩, 참깨 1큰술, 참기름 2큰술, 식용유 적당량
1 표고버섯 밑동을 제거하고 표면에 칼집을 낸다.
2 잘게 다진 쪽파·부추· 양파, 물기를 빼고 으깬 두부, 달걀노른자, 부침가루 3큰술, 간 돼지고기를 함께 넣어 버무린 뒤 후추·소금·참깨·참기름을 넣어 섞는다.
3 표고버섯 뒷면에 앞서 만든 소를 적당량 넣는다. 남은 소는 동그랑땡으로 만든다.
4 팬에 기름을 두르고 부침가루와 달걀물을 입혀 약불에 타지 않게 굽는다. 표고버섯 소를 더 익히고 싶으면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돌려준다.
대하찜과 표고버섯전에 어울리는 반찬
머위장아찌와 오이초무침
가을에는 단풍만 물드는 게 아니다. 해산물도 물든다. 가을이 제철인 수꽃게로 밥도둑 꽃게무침을 만들어보자. 여기에 담백한 홍합과 시원한 무가 어우러진 솥밥이라면 한 그릇 뚝딱이다. 제철 재료를 이용한 메뉴와 해물무밥에 어울리는 만능 양념장까지 함께 소개한다.
◇꽃게무침(4인 기준)
재료 수꽃게 4마리, 청주 적당량, 쪽파 3쪽, 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고춧가루 2큰술, 다진 마늘·간장·참깨·생강·참기름 1큰술씩, 설탕 1꼬집
1. 꽃게는 흐르는 물에 솔로 문질러 씻고, 게딱지와 몸통을 분리한 뒤 아가미·모래주머니·입 등을 가위로 잘라낸다.
2. 몸통을 4등분해 밀대로 밀어 살만 발라낸 뒤 청주를 살짝 둘러 5분 정도 재운다. 꽃게를 살짝 얼리면 살이 잘 발라진다.
3. 쪽파와 고추를 자르고 준비한 양념을 모두 넣어 섞은 뒤 꽃게 살과 버무린다. 참기름으로 마무리.
◇해물무밥(4인 기준)
재료 쌀 400g, 무 150g, 표고버섯 1개, 홍합 200g, 다시육수 450g, 들기름 1큰술
양념장 쪽파 2쪽, 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다시육수 2큰술, 다진 마늘·고춧가루·간장·참깨·참기름 1큰술씩
1. 쌀을 씻어 15분 정도 불리고, 무와 표고버섯을 채 썬다.
2. 솥에 불린 쌀을 넣고 무, 홍합, 버섯을 올린 뒤 다시육수를 홍합이 살짝 잠길 만큼만 넣는다.
3. 뚜껑을 연 채 센 불로 끓이다가, 거품이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이고 뚜껑을 닫는다. 5분 지나면 약불로 줄여 5분 더 가열한 뒤 불을 끄고 5분 정도 뜸을 들인다. 들기름을 살짝 둘러 마무리.
4. 만능 양념장을 입맛에 맞게 넣어 비벼 먹는다.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준구 오너셰프
미국 LA 유학 시절 요리를 시작했고, 알래스카에서 일본인 스승을 만나 스시에 눈을 떴다. 귀국 후 한식에 빠져 '연남동 이파리'와 '규자카야 모토'를 성공가도에 올려놓은 뒤 '마곡동 이파리'를 운영 중이다.
글자를 쓰는 게 아닌 그린다고 말하는 사람. 한글 디자이너 이용제(51)의 이야기다. 활자를 연구하고 그려온 지도 어언 30년. 절반인 15년은 계원예술대학교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런 그에게 활자는 생활이자 인생이며, 존재의 이유다. 50이 되던 해 탄생시킨 글꼴 ‘천명’처럼 한글을 그리고, 이를 알리는 일을 하늘의 뜻으로 여기며 자연인 이용제의 삶도 그려나가고 있다.
이용제 교수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재학 시절부터 글꼴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한글 디자인 분야는 불모지와 같았다. 사람들은 별다른 인식 없이 문서 프로그램에 깔린 서체들을 사용했고, 폰트 파일을 자유롭게 주고받았다. 한글 디자인에 관한 교과서 같은 서적도 거의 없었고, 전문 정보도 찾기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동기생 중 한글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은 이 교수뿐이었다니, 개척자의 길을 택한 셈이다. 수십 년간 한눈팔지 않고 정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묻자 “둔해서인 것 같다. 좋아하는 걸 하면 주변을 잘 안 보는 편”이라고 답했다. 한편 주변은 꽤 달라졌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무료 폰트·나눔 글꼴의 등장으로 유료 폰트, 즉 돈을 내고 글꼴을 사용한다는 인식이 높아진 점이다. 그밖에 이 교수가 체감하는 변화는 무엇일까?
“참 안 변한 것 같기도 한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꽤 많이 변했더라고요. 일단 글꼴 제작 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개인도 폰트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거죠. 덕분에 완성도에 신경 쓴 개성 넘치는 폰트들이 다양하게 탄생한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는 저작권, 정확하게는 글꼴 사용료에 대한 인식이 생겨났다는 겁니다. 예전엔 ‘폰트를 왜 돈 주고 쓰냐’라고들 했다면, 요즘엔 ‘폰트를 막 썼다간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겠구나’ 여기는 것 같아요. 유통 측면에서 보면 전에는 패키지 형태 구매로 가격 부담이 있었지만, 요즘은 필요한 글꼴만 월 구독 형태로도 판매하죠. 그런 변화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공공재와 같은 활자, 그 본질은 ‘쓰임’
이렇듯 기분 좋은 변화에 이 교수도 일조했을 테다. 한글 디자인에 대해서라면 대학 강단 이외에도 전국 팔도를 누비며 알리고자 했고, 관련 내용을 담은 단행본과 잡지 출판, 온라인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한 콘텐츠 공유까지,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모습에는 열정이라는 단어가 맞춤해 보이지만,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저에게 열정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듯해요. 어떤 강한 에너지를 발휘한다기보다는 그냥 좋아서 계속하고 있거든요. 물론 초반에는 재미있어서 좋아했는데, 이제는 이 일이 소중하고 중요해서 좋은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힘들고 괴로운 시기도 있었죠. 선배들이 ‘밥은 먹고사냐’고 인사치레할 정도로 열악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이유로, 내가 힘들다고 방치할 수는 없었어요. 좋아서 이어왔지만 계속 이 길을 걷다 보니 책임감이라는 게 생기더군요. 후배들이, 학생들이 ‘저 한글 디자이너 될래요’ 했을 때 그들이 먹고살 토대는 내가 마련해줘야죠.”
아직 그가 활동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바람’체를 만들 당시 텀블벅 펀딩을 통해 글꼴 제작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개 펀딩은 후원금을 목표로 하지만, 그보다는 한글 디자이너들의 노고와 처한 환경을 알리기 위함이 더 컸다. 실제 글꼴 하나가 탄생하기까지 적게는 6개월에서 1년이 걸리고, 이를 정교하게 다듬어가는 작업까지 포함하면 평생에 걸친 작업이 될 때도 있다. 게다가 영어의 경우 대소문자만 고려해 52자만 디자인하면 되지만, 자음과 모음이 어우러지는 한글은 최소 2350자에서 많게는 1만 자 이상 그려야 한다. 때론 폰트 제작비로 큰 금액을 제시받기도 하지만, 완성도를 갖출 시간 확보가 어렵다면 고사할 수밖에 없다. 오랜 기간 공들이는 작업에서 그가 가장 염두에 두는 건 바로 활자의 쓰임이다. 그게 곧 활자의 본질과 같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글자와 활자는 좀 다르죠. 활자는 인쇄를 위한 거니까요. 그런 활자 디자인에서 쓰임을 빼면 만들 이유가 없어요. 활자를 통해 어떤 글을 인쇄한다는 건 그게 지식이든 정보든 다수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함이잖아요. 단순히 보관이나 기록의 용도라면 필사본이나 복사본을 제작하면 되죠. 활자의 본질은 필사의 한계를 넘어서 대량으로 인쇄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공공재라고 봐요. 그렇게 생각하면 그 쓰임을 절대 배제할 수 없어요.”
좋은 글꼴, 가독성만 보지 말아야
쓰임을 고민하며 탄생시킨 글꼴들.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점을 고려해 선택해야 할까? 앞서 이 교수가 언급했듯 읽을거리를 염두에 둔 활자이기에 흔히 가독성을 따질 때가 많다. 가끔 가독성이 높아야 좋은 글꼴이라 평하기도 하는데, 이 교수는 다소 협소한 견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가독성처럼 활자의 기능적인 부분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보다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좋겠어요. 가령 어떤 매체나 대상에 적합한 가독성을 갖춘 글꼴만 논한다면, 대한민국에 폰트 50개 정도만 있으면 돼요. 그럼에도 우리는 왜 자꾸 새로운 폰트를 만드는 걸까요? 그건 한글 디자인도 문화이기 때문이죠. 오랜 역사 속에서 비슷한 서사의 소설이 계속 나오고 같은 장르의 노래가 계속 나오는 것처럼, 활자도 마찬가지예요. 가령 과거의 정서와 문화를 담은 옛 글자체가 있듯, 현재를 반영하는 새 글꼴도 필요한 거죠. 한글 디자인도 결국 창작인데, 문화의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면 창작은 존재할 수 없어요.”
또 한 가지 사용자들이 살펴볼 부분은 ‘활자의 인상’이라 말했다. 즉 특정 글꼴을 썼을 때 나타나는 분위기나 느낌이다. 같은 글자라도 어떤 글꼴을 쓰느냐에 따라 장르와 메시지가 다르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다시 창작자의 입장으로 돌아오면, 이러한 활자의 인상을 감안해 글꼴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때론 창작자의 생각과 의식이 간접적으로 담기기도 한다. 이 교수가 만든 ‘생명’체도 그중 하나다.
“창작자마다 다르긴 하지만, 저는 이름을 먼저 생각하고 글자를 그리는 편이에요. 그렇게 큰 틀과 방향을 마련해두고 인상을 신경 쓰며 작업합니다. ‘생명’ 같은 경우 사실 처음 떠올린 건 ‘맑은 물’이었어요. ‘그냥 계곡에서 흐르는 맑은 물 같은 글자체였으면 좋겠다. 물은 바닷물도 있고 강물도 있고 냇물도 있지만, 이건 계곡 상류에서 어떤 돌 위에 똑똑 떨어지는, 부드럽지만 단단한 느낌이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만들었죠. 그러던 중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고, 이후 ‘생명’이라 바꾸게 됐어요. 우리는 ‘생명’이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너무 쉽게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죠.”
이용제를 한글 디자이너로 대중에 알린 건 ‘바람’체다. 가수 아이유의 ‘꽃갈피’ 앨범에 쓰이기도 했는데,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세로쓰기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자신의 작업이 세로쓰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일상에서는 주로 가로쓰기를 하고, 의뢰받는 작업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의심이 들더군요. 가로쓰기에 좋은 서체가 세로쓰기에도 좋을까? 가로쓰기 글꼴의 장점과 특징이 세로쓰기에도 적용될까? 그렇다면 내가 지금까지 탐구하고 알게 된 것들을 통해 확인해보기로 한 거죠. 이후로는 모든 작업을 가로쓰기와 세로쓰기로 구분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세분화에 세분화를 거쳐 진행했어요. 그러다 보니 공이 더 들 수밖에 없었죠. 누군가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런데 제 눈에 달리 보이기 시작한 걸 외면하고 이전과 똑같이 작업할 순 없었어요. 창작자에게 그런 계기를 마련해준 ‘꽃길’체가 제 인생의 전환점과도 같습니다. 그게 세로쓰기 글꼴의 첫걸음이었으니까요.”
‘존재’의 탄생, 올해부터 다시 시작
‘꽃길’체는 그 이름처럼 이 교수의 삶에 새로운 꽃길을 내어준 듯 보였다. 이름 붙이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는 그는 중년 이후 고민이나 깨달음 등을 글꼴명에 반영하게 됐단다. 그 시작은 ‘존재’였다.
“예전엔 정말 작업 벌레였어요. 하루는 아내가 ‘당신 머릿속에 가족은 있냐’고 하는데, 그 말이 되게 마음 아프더라고요. 당시 어머니께서도 건강이 좋지 않으실 때였거든요. 그동안 교육자로, 창작자로 이용제는 그럭저럭 열심히 살았는데, 한 가정의 자연인 이용제는 빵점이었던 거죠. 그렇게 나를 되돌아보고 고민하며 ‘존재’를 작업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50세가 되던 해에 ‘천명’을 그렸어요. 흔히 쉰을 지천명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착안한 것이죠. 그 뒤에는 ‘해’(楷)를 작업했는데, 모범이라는 뜻의 한자예요. 쭉 엮어보면 ‘내 존재의 이유는 모범이 되는 활자체를 제시하는 것, 그것이 나의 천명’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더군요. 한글 디자이너로서의 목표를 묻는다면 그것이라 할 수 있겠어요.”
앞으로의 여생도 창작자의 길을 계속 걸어가겠다는 이 교수다. 그는 특별히 올해를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아 ‘초(初)해’로 삼았다. 중년 이후 찾아온 고민들이 정리되고, 존재의 이유를 깨닫고 나니 뭔가 다시 출발점에 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지금껏 해온 활동을 60세 정도까지는 이어가려고 해요. 그 이후로는 직업인이나 사회인으로서의 이용제는 조금 내려놓을 생각입니다. 물론 작업인, 창작자로서의 이용제는 계속될 거예요. 그건 죽을 때까지 남을 제 모습이라고 봐야죠. 계속 활자를 작업해보니 삶과 비슷한 부분이 많더군요. 활자가 존재하는 이유, 내가 존재하는 이유, 맥이 닿은 부분도 있고요. 완성된 활자를 고쳐가며 더 완벽해지게끔 노력하고, 그 쓰임과 시대에 따라 새로운 버전을 만들어내듯 저 또한 그렇게 다듬어지고 변화해가며 성장하지 않을까 합니다.”
다가오는 한글날. 한글 디자이너에게 명절과도 같은 날일 테다. 이미 빼곡한 스케줄로 쉴 틈 없는 10월이 예약된 이 교수다. 그는 한글날을 맞아 한 가지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그동안 한글날을 대하는 대중의 시각을 보면, 한글을 한국어와 혼동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글을 문자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음성 언어를 표기하는 하나의 도구처럼 여기는 거죠. 한글 디자이너로서 그 부분이 참 아쉽습니다. 한글은 굉장히 뛰어난 창작의 결과인데, 애초에 창작자인 세종대왕이 누가 언제 어떻게 쓸 것이냐, 즉 쓰임을 염두에 뒀기에 가능했다고 보거든요. 저 또한 그런 세종대왕의 마음과 정신을 새기려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창작자만 재미있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은 의미가 없죠. 제가 만든 글꼴이 사용하는 사람, 우리 사회와 문화, 나아가 자연에도 도움이 됐으면 해요. 그게 바로 ‘좋은 글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