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홀로 생활하는 여성 노인 1인 가구 수가 남성 노인보다 2.4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인 가구 중 여성은 53.2%이나,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여성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지난 3일 ‘2021 성인지 통계: 통계로 보는 서울 여성’을 발간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과 남성의 인구변화, 복지, 여가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함이다.
2021 성인지 통계는 10개 부문, 43개 영역, 432개 통계지표로 구성해 여성과 남성의 생활실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다. 이에 따르면 2021년 2/4분기 서울시 주민등록인구 약 979만 명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대폭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여성은 2005년 8.4%에서 2020년 16.7%로, 남성은 2005년 6.2%에서 2020년 14%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유소년 인구비율은 같은 기간 남녀 각각 5%p 이상 줄어들었다. 서울의 인구고령화 현상이 여실히 드러나는 지표다.
2020년 서울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수는 약 139만 가구다. 연령별로는 여성, 남성 모두 20~34세 청년 비중이 높으나 노인 1인 가구로는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보다 2.46배 많았다.
결혼관 역시 과거에 비해 변화하고 있다. ‘결혼생활에 있어 당사자보다 가족 간의 관계가 우선해야 한다’고 답한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많았다. 또한 10대를 포함한 전 연령대에서 남성이 결혼생활에 있어 가족 간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남녀 모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서울시민 세 명 중 한 명(여성 34.7%, 남성 33.4%)은 가족 간 갈등이 늘어났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30~50대 남성이 여성보다 가족갈등 증가를 많이 경험했으며 10대 여성이 48.1%로 가장 높은 경험률을 보였다.
기초생활보장 및 국민연금 수급자는 남성이 더 많았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020년 기준 남성이 여성보다 2만3000명 더 많았다. 2015년까지 여성 수급률이 남성보다 높았으나, 2019년을 기점으로 남성의 수급률이 여성보다 높아졌다.
국민연금 수급률도 남성이 더 높았다. 2020년 12월 기준 여성 국민연금 수급자는 약 42만 명, 남성은 약 54만6000명이다. 가입자 대비 수급자 비율을 의미하는 수급률은 여성 14.9%, 남성 22.0%였다.
여성과 남성 모두 국민연금의 수급자 수와 수급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나 남성의 증가 추세가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국민연금 수급률이 2010년 11.9%에서 2020년 14.9%로 꾸준히 상승해 10년 동안 3.0%p 증가한 데 반해, 남성 수급률은 2010년 13.1%에서 2020년 22.0%로 같은 기간 8.9%p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국민연금 수급률의 성별 차이는 2010년 1.2%p에 불과했으나 2020년 7.1%p로 뛰어 차이가 더욱 벌어진 모양새다.
정치 참여의 경우 연령별로는 50대까지는 여성의 투표율이 남성보다 높았지만, 60대 이상부터 남성의 투표율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60~70대 남성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80% 이상의 투표율을 보였다.
2020년 기준 여성과 남성 모두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정기 건강검진율 80%를 넘겼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과 10대 남성의 정기 건강검진율이 좀 더 높았다. 또한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서울 시민 3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건강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별로는 여성은 40대, 남성은 30대에서 건강문제 경험률이 가장 높았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이번 성인지 통계 결과는 서울 여성과 남성이 겪는 개인적, 사회적 상황의 차이를 통계로 제시해, 추후에 각 부문별 맞춤 정책을 수립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성별에 따른 불평등을 해소하고 시민들의 정책 체감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년에 독립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20~30년 짊어졌던 책무, 스스로 옭아맨 관성, 혹은 삭막하고 답답한 도시 등 벗어나고자 하는 대상도 다양하다. ‘노년 독립자’들이 독립을 꿈꾸게 된 이유, 그 밖의 것들로부터 독립을 시도하게 된 계기와 이유를 들여다봤다.
노년과 독립, 두 단어의 조합이 낯설다면 MBN ‘나는 자연인이다’(이하 ‘자연인’) 프로그램을 떠올려보자. ‘야생 체험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를 모토로 2012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중장년층 시청자의 ‘최애’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2020년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순위에서 다큐멘터리로는 지상파와 비지상파 통틀어 최초로 1위에 오를 만큼 연령에 관계없이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노년 독립, 시초에 자연인이 있다
자연인들이 살던 세상을 떠나온 이유는 다양하다. ‘자연인’ 프로그램의 공동 MC인 윤택은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연인의 유형을 몸이 아파서, 사업에 실패하거나, 주변 지인들에게 배신당해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자연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눴다.
사연은 제각기 다르지만 자연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일구며 살아간다. 친숙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삶의 이야기와 그들의 행복한 모습은 시청자로 하여금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고민하게 한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신동민 PD는 2019년 이달의 PD상 수상 소감으로 “시청자들의 로망을 간접적으로 실현해주는 부분이 있어 큰 호응을 보내주시는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프로그램 방영이 햇수로 10년이 되어가면서 ‘자연인’ 프로그램을 보고 자연인이 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화면 속 자연인들이 선배로서 자연인 꿈나무들을 양성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710만 명에 육박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앞두고 있는 상황. 다수의 중년이 은퇴 후 귀농·귀촌을 꿈꾸는 걸 고려한다면, 자연인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시니어 1인 가구 “간섭 싫어, 연락 안 해”
실제로 시니어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인다. 통계청의 2021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고령자 1인 가구는 166만 가구로 전체 고령 가구의 35.1%에 달한다. 노인 세 명이 모이면 그중 한 명은 홀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들이 가리키는 방향이 명확하다.
책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에 시니어 1인 가구 증가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실려 있다. 자녀와 살고 싶다고 대답한 노인 비율은 2008년 32.5%에서 2011년 27.6%, 2014년 19.1%, 2017년 15.2%, 2022년 12.8%로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자녀와 동거하는 비율 역시 2017년 23.7%에서 2020년 20.1%로 내려앉았다. 흔히들 중장년층이 자녀와 함께 살기를 바란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그렇지도 않다.
무엇보다 시니어들 스스로 독립적인 삶을 원한다. 혼자 살든 공동체를 이뤄 생활하든 젊은 세대를 포용하며 살든, 가족에게 간섭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노인 단독 가구로 사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62.0%가 ‘건강과 경제적 안정 등 자립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2017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따로 사는 자녀들과의 연락 빈도는 줄어들었으나 친구나 이웃과의 연락 빈도가 더 높아지는 양상도 보였다. 노인들 삶의 모습이 자녀와 같이 살지도 않고 자주 연락하거나 왕래하지도 않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결혼 대신 따로 또 함께
최후의 순간까지 도움받지 않고 자립적으로 사는 것. 이 시대 중장년층의 바람을 실제로 실천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 KBS1에서는 한 집에 살며 서로를 돌보고 생활하는 68세 노인 3명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결혼 유무부터 생활 방식이 전혀 다른 이들이 함께하는 공간의 이름은 ‘노루목 향기’다.
노루목 향기는 요양원, 복지시설이 아닌 마을형 노인 생활공동체를 꿈꾼다.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21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도 선정됐다.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밝힌 사업 목표는 ‘노인들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개척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공 모델을 제시하는 것’. 심재식 노루목 향기 대표는 ‘2021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최종 선정 소감으로 “노인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노루목 향기의 노인 공동생활이 남긴 경험과 사례는 분명 사회적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된 크라우드 펀딩(후원, 기부, 투자 등을 목적으로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인터넷으로 자금을 모으는 일)에서는 후원자들에게 무공해 국내산 행주, 스카프, 차받침, 농촌 민박 1박 등 다양한 후원 보상품을 제공했다. 다큐멘터리 방송을 보고 노루목 향기를 응원하는 이들이 늘어 목표액보다 더 많은 후원금이 모였다. 이는 기대수명이 연장되면서 길어진 노년기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노년이 되기 전에 이미 결혼으로부터 독립하고 나선 이들도 있다. ‘여성생활문화공간비비협동조합’(이하 ‘비비’)의 조합원들이 그렇다. 올해로 20년 된 비비 역시 삶을 함께하는 비혼 여성 1인 가구 생활공동체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전주시 반영구 임대아파트에 모여 살기 시작한 것이 2006년의 일이다.
이제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비혼 여성들만 20~30명 정도다. 같이 살지 않지만 회비를 내는 회원까지 합하면 비비는 50여 명으로 늘어난다. 이 중에서도 50세가 넘었거나 50세를 앞둔 창립 멤버들의 최근 관심사는 여성 노인 공동체 주택이다. 이들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비혼이라는 정체성보다 노인이라는 정체성이 우리의 삶을 가득 채울”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들은 노인이 독립된 주체로서 살 수 있는 공동체 주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뉴 그라운드’, 프랑스 파리 ‘바바야가의 집’ 등 여성 노인들이 꾸린 사회적 주택을 방문해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이야기를 듣는 식이다.
독립이 항상 선택지로 남는 것은 아니다. 선택하고 싶지 않지만 떠밀리듯 독립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런 연고 없이 혼자 거주하는 독거노인, 혹은 실직자의 경우가 그렇다.
경기도 부천시 범안종합사회복지관에서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하는 권오예 어르신은 기초수급자다. 반찬을 제공해주는 복지관 직원들이 너무 바빠 보여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이다. “받은 만큼의 백분의 일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복지관 팀장님한테 그랬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거면 뭐든 도울 테니 봉사 좀 시켜달라고.”
원치 않는 독립, 그럼에도 일어서다
권 어르신은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에 못 이겨 집을 도망쳐 나왔다.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 지인과 함께 살았지만, 그 역시 2017년 세상을 떠난 후부터는 혼자 살 수밖에 없었다. 얼마 안 가 복지관 담당자에게 봉사를 자청하며 나선 그는 그 뒤로 쉬지 않고 봉사에 임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배달 봉사를 하면서도 ‘식사 맛있게 하세요’ 한마디 겨우 건넬 뿐이지만, 더 좋지 못한 처지의 노인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게 행복하기만 하다.
중장년 남성의 원치 않은 독립으로는 실직이 흔하다. 50대에 실직으로 원치 않은 독립을 하게 된 가장들은 특히나 ‘사추기’(思秋期)를 겪기 쉽다. 사추기란 50대 전후 중년들이 겪는 변화를 사춘기에 빗댄 표현이다. 일자리를 잃어버린 중년들은 ‘나는 뭘 위해 살아왔나’ 하는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된다. 또 일자리를 잃으면서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경제적 위기, 사회적 지위의 박탈 등으로 은퇴남편증후군을 겪는 이들도 종종 있다.
책 ‘남자 독립 선언서’를 낸 이치원 씨 역시 50대 초반 실직 후 얼마간 혼란을 겪어야 했다. 교사, 광고회사, 제조회사, 금융회사 등 30년 동안 다양한 직업과 직장을 거쳤지만 50대 초반의 실직은 그간의 실직과 다른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규직으로의 재취업이 어렵고, 실직이 은퇴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고 치명적인 차이점이었다.
게다가 ‘실직 후 대처 매뉴얼’이 전혀 없었다. 사회는 사람 채용하는 데만 관심이 있고, 회사를 나가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실업수당은 어디서 신청하는지, 의료보험 지역가입자는 얼마를 보험료로 내야 하는지조차 몰랐던 것이다. 한참을 헤맨 끝에 의료보험 지역가입 신청을 끝낸 그는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실직은 인생이란 책에서 독립의 페이지로 넘길 수 있는 터닝 포인트임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그는 실직을 독립의 계기로 삼기 위해 일자리를 찾았다. 경제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새로운 직장을 갖는 게 중년 남성의 정체성을 찾는 데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는 노후 자금이 충분한 사람에게도 일을 할 것을 권한다. 그 다음이 건강과 취미다. 원치 않은 독립, 실직 후 조언을 구하기 위해 그를 찾는 이에게 ‘평생 운동’과 ‘평생 취미’를 한 개씩은 구비해두라고 조언한다. 아무리 독립이 좋다고 해도 건강 없는 장수, 즐거움 없는 삶은 형벌이나 다름없기에.
2022년 새해가 코 앞에 다가왔다. 새해가 밝으면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하게 마련. 특히 2025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만큼, 노인 관련 복지 정책에 대한 관심이 절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2022년 새해를 맞아 새롭게 바뀌는 노인 정책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봤다.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서의 정책을 담았다.
먼저, 보건복지부의 '2022년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 발표에 따르면, 내달부터 기초연금 지급 대상 선정 기준액이 오른다. 노인 단독가구는 월 소득 인정액이 180만원, 부부가구는 288만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는다. 노인 단독가구는 올해 169만원에서 11만원이, 부부가구는 270만 4천원에서 17만 6천원이 오르면서 기준이 확대됐다.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 수급자가 70% 수준이 되게 설정한 기준금액으로 노인의 소득·재산수준, 생활실태, 물가 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정한다.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합산한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이면 기초연금 수급자로 선정된다.
기초연금은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내년에 만 65세가 되는 경우에는 생일이 속한 달의 한 달 전부터 기초연금 신청이 가능하다. 주소지 관할 읍·면사무소 및 동 주민센터,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복지로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또한 2022년 장기요양 보험료율이 오른다. 올해 11.52%보다 0.75%포인트 인상된 12.27%로 보험료율이 책정됐다. 이에 따라 가입자 세대 당 월 평균 보험료는 1만 4446원으로 올해 1만 3311원보다 1135원 증가할 전망이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 활동 또는 가사 활동 지원 등을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로, 2008년부터 시행됐다. 지난 2017년 6.55%에서 이번 12.27%까지 보험료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그런가 하면, 여성가족부는 경력 단절 여성 취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 서비스를 확대한다. 각 부처 전문 인력 양성 과정을 이수한 경력 단절 여성과 새 일 센터의 취업 지원을 연계하는 사업을 8개에서 11개로 늘린다. 고용 유지와 경력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고숙련·고부가 가치 직업 훈련 과정을 59개에서 약 70개로 확대하고 취업률과 지역 일자리 연계 가능성이 높은 직종의 장기 훈련 과정을 운영한다.
또한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고독·고립감 해소를 위해 생애주기별(청년, 중장년, 노년 등) 사회관계망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 1인가구는 각 지역의 가족 센터를 통해 자기 개발 및 심리·정서 상담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청년 1인 가구는 '자기 돌봄 관계 기술과 소통·교류 모임'을, 중장년 1인가구는 일상에서의 '서로 돌봄 생활 나눔 교육'을, 노년 1인가구는 '심리상담과 건강한 노년 준비 교육' 등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생활 사회기반시설(SOC)형 가족센터도 확충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연금 가입 연령을 현행 만 65세에서 60세로 낮추고, 저소득 농업인과 30년 이상 장기 영농인에게는 월 지급금을 5~10% 추가하는 우대 상품을 1분기 중 도입한다. 농지연금은 주택연금처럼 농지를 소유한 경우 농지를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 받는 제도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실버 마이크'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실버 세대 문화예술인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해 고령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만 60세 이상 문화예술인을 공모 및 오디션을 통해 선정해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공연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1~5인의 소규모 팀 100팀을 모집하고, 팀 당 5회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1회 평균 팀 당 150만원을 지원 받을 수 있다. 60대 이상 문화예술가 지원을 통해 노년층이 문화 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지난해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31.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령대 별 비중은 20대가 19.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30대(16.8%), 50대(15.6%), 60대(15.6%), 40대(13.6%), 70대(11.0%), 80세 이상(7.1%), 20세 미만(1.1%) 순이었다. '독거 노인'과 2040의 '독거 청년'이 나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고령층은 소폭 증가했다. 2019년 60세 이상 1인 가구의 비중은 33.6%였지만, 2020년에는 33.7%를 기록했다.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1인 가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 가구는 664만 3000가구다. 이는 전체 가구의 31.7%를 차지한다. 1인 가구 비중은 2015년 27.2%, 2017년 28.6%로 증가하다가 2019년 30.2%로 30%를 넘어섰다.
1인 가구의 연소득(2019년 기준)은 2162만원으로 전년보다 2.2% 늘었다. 이는 전체 가구(5924만원)의 36.5% 수준에 해당한다. 10명 중 8명 가량(77.4%)은 연 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었다. 연 소득이 1000~3000만원 미만인 경우가 46.6%로 가장 많았고, 1000만원 미만이 30.8%였다. 3000~5000만원 미만은 14.7%, 1억 원 이상은 0.8%다.
이와 함께 일하는 독거 노인의 비중 또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취업 상태인 65세 이상 1인 가구는 전체 취업 1인 가구 중에서 10.8%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11.6%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2.7%로 상승 폭이 커졌다.
그러나 1인 가구 10명 중 4명은 미취업 상태다.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1인 가구 중 취업 가구 비중(2020년 10월 기준)은 59.6%로 전년(60.8%)보다 떨어졌다. 취업자인 1인 가구 비중은 2016년 60.5%에서 2018년 61.1%까지 늘어난 뒤부터 꾸준히 감소 추세다.
이는 사회 전반적으로 취업이 늦어지고, 1인 가구 중 고령자(60대 이상 33.7%)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2019년 1인 가구 중 60대 이상은 33.6%였다. (60대 15.2%, 70대 11.3%, 80세 이상 7.1%) 고령자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구 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20대는 생활비 원천 중 부모의 도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60세 이상은 자녀의 도움(10.7%)보다는 공적 연금(11.2%), 국가 및 지방자치 단체의 보조(11.1%)를 더욱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젊은 층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본인의 학업·직장 때문(24.4%)이 꼽힌다. 배우자의 사망(23.4%), 혼자 살고 싶어서(16.2%), 본인의 이혼(15.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자녀의 학업·직장(4.9%), 가족과 지내는 것이 불편해서(4.1%), 부모나 자녀의 사망(4.0%), 배우자의 학업·직장(1.8%)도 원인으로 꼽혔다.
연령대에 성별까지 고려하면, 또 다른 결과가 나왔다. 남자 1인 가구는 30대(21.6%)가 가장 많고 20대(19.7%), 50대(18.0%), 40대(17.3%) 순이었다. 30~50대가 56.9%로 대다수였다.
여자 1인 가구의 경우 20대가 18.5%로 가장 많았고, 30대는 12.0%였다. 오히려 60대가 17.6%, 70대가 16.0%, 80대 이상도 11.5%나 돼 60대 이상 고령 층의 비중이 45.1%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에 통계청은 남성 30~50대는 직업 때문에 1인 가구로 사는 경우가 많고, 여성 30~50대는 보통 자녀와 같이 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또한 60대 이후 여성 1인 가구가 많은 이유는 사별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2020 인구 주택 총 조사 결과를 보면 돌봄이 필요한 인구(60세 이상)에서 배우자가 돌보는 비중은 남성(71.4%)이 높고, 자녀 및 자녀의 배우자가 돌보는 비중은 여성(81.2%)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요양보호사(73.4%) 및 주간보호시설(71.7%)을 이용하는 비중 또한 여성이 높으며, 돌봄이 필요하나 돌볼 사람 없음도 여성(71.7%)이 남성(28.3%)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가 하면, 1인 가구의 어려움으로는 균형 잡힌 식사가 42.4%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30.9%는 아프거나 위급 시 대처가 어렵다고 응답했으며, 1인 가구의 25.0%는 가사 어려움을, 19.5%는 경제적 불안을, 18.3%는 고립으로 인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노인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안전사고, 고독사의 위험 또한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자료에 따르면, 10월 기준 전국 1인 가구는 940만 907가구로 전체 세대의 약 40.1%다. 이 중 70대 이상 18.6%, 60대 17.7%로 20·30세대(32.2%)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 및 기업은 급증하는 노인 1인 가구의 안전과 고독사 예방을 위해 여러 방안을 내놓는 모양새다. 구리시는 올 4월부터 지역 내 수도미터를 단독으로 사용하고, 시에서 검침하는 수도미터를 사용하는 홀몸노인 가구를 조사해 151가구에 통신단말기가 부착된 원격검침 디지털 수도미터를 설치했다. 설치된 장비와 자료를 매일 아침 모니터링해 24시간 동안 물 사용이 없는 가구에 전화 연락을 취한다. 연결이 되지 않을 때는 행정복지센터 복지담당 공무원이 현장을 확인해 이상 여부를 파악한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이 홀몸노인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누구(NUGU) 돌봄 케어콜’ 서비스를 출시했다. 누구 돌봄 케어콜은 SK텔레콤 AI ‘누구’가 전화를 걸어 대상자의 안부를 확인하고 불편사항을 청취하는 서비스다. 전화를 받으면 AI가 대상자 본인이 맞는지 확인 후 “어제 식사는 잘하셨어요?”, “오늘 몸 상태는 괜찮으세요?” 등 안부 및 건강 상태를 묻는다. 통화 종료 후 통화 결과, 안부 상태, 기타 불편사항 등을 지자체에 전달해 돌봄이 필요한 경우 지자체가 후속 조치할 수 있도록 돕는다.
SK텔레콤은 “독거 어르신 돌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생활지원사 부족으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누구 돌봄 케어콜이 빈틈없이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경상남도를 시작으로 누구 돌봄 케어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올해 ‘서울 살피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중장년층(50세~64세) 고독사 위험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설치 후 24시간 내 화면 터치, 잠금 해제를 비롯한 통화 송수신 내역 등 핸드폰 사용이 없을시 사전 지정된 보호자와 동주민센터로 문자가 발송된다.
모노라마가 론칭한 ‘주민참여형 복지사각지대 신고 서비스’는 카카오톡 채널을 기반으로 한다. 제보자가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장소를 카카오톡으로 작성해 해당 지자체에 제보하면, 사회복지과 담당자는 신고 사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현장에 방문하는 식이다. 이는 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의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례관리’의 첫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백명희 서울시복지재단 지역공동체팀장은 “코로나로 비대면, 비접촉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사회적 고립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서울시는 기술의 발전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통로가 되고, 고독사 같은 안타까운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되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취업난과 고용 불안, 급등하는 집값, 육아 문제 등 청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중장년층의 근심과 고통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11일 발표된 라이나전성기재단 ‘전성기 웰에이징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거주 만 55세~74세 남녀 1068명 중 현재 자녀를 돌보고 있는 비율이 14.5%에 달해 손주나 노부모를 돌보는 비율보다 많았다. 보고서는 늦어지는 결혼과 취업으로 인해 자립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고 있는 자녀가 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캥거루족’은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됐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 사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용어다. 과거 캥거루족은 학업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대가 거의 다수였지만 최근에는 30대와 40대 캥거루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부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는 캥거루족은 314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창 일할 나이인 30~40대의 비율이 20.7%에 달한다. 캥거루족 5명 중 1명이 3040인 셈이다. 30대 미혼 인구 비중은 10명 중 4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캥거루족의 증가 원인으로 취업난과 늘어나는 주거비를 꼽는다. 김진영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벌주의와 고학력 일자리를 지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함에도 그에 걸맞는 기업의 일자리는 여의치 않아 취업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다”라며 “고용과 소득이 불안정하니 독립할 수 있는 여건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발간한 ‘KOSTAT 통계플러스 2021년 봄호’에 실린 ‘저(低) 혼인 시대, 미혼남녀 해석하기’에 따르면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인구의 주거형태를 보면, 자가가 70.7%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월세(14.8%), 전세(12.1%) 순이었다. 캥거루족은 대체로 부모가 소유한 집에서 살기에 별도로 주거비를 낼 필요가 없는 반면 미혼 청년 1인 가구는 59.3%가 월세이고, 자가는 11.6%에 불과했다. 청년 1인 가구는 대체로 남의 집을 월세로 빌려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야 하기에 수입의 상당액을 주거비로 쓰는 경우가 많다.
청년 1인 가구는 주거비 부담은 크지만, 주거 형태는 더욱 열악했다. 부모와 같이 사는 미혼의 주거 형태는 아파트(56.8%)가 많았지만, 미혼 1인 가구는 51.2%가 단독주택에 살았다. 대체로 캥거루족은 부모의 아파트에서 살고, 나 홀로 가구는 상대적으로 주거 환경이 떨어진 빌라 등에서 셋방살이를 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박시내 통계개발원 서기관은 “청년층 고용 불황이 지속되고 주거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 세대에게서 경제적·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캥거루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캥거루족이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면 그 부모도 경제적 자립능력이 취약해진다. 미혼 자녀를 부양하는 기간이 늘어나면 부모가 은퇴 시기까지 노후준비를 하지 못하고 경제력과 노동력을 쏟아붓는 현실이다. 지난해 60세 이상 고령자 중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한 사람의 비중은 57.7%로 직전 조사인 2015년(49.7%)과 비교해 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김 교수는 “캥거루족은 부모세대의 노후준비를 방해하여 경제적 부담을 주고 돈을 벌어야 할 기간을 늘릴 뿐 아니라, 가사업무 부담까지 증가시킨다”라며 “성인 자녀도 식사 준비나 청소 등 집안일을 당연히 해야 하는데 부모님의 일이라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청년 문제는 한 가구 내에서 윗세대로까지 전이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 하지만 청년 주택, 청년 전세대출 등 청년을 위한 정책은 쏟아지는 반면 그 이면에 존재하는 부모세대의 설움은 알아주는 이가 많지 않다. 가난한 청년세대를 봉양해야 하는 부모세대의 소득감소·빈곤 등 이들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 교수 역시 “기초연금 등 부모세대에 대한 지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청년세대에 대한 지원에 비해 충분하지 않다”라며 “청년세대가 빨리 자립할 수 있는 지원과 함께 저소득층 부모세대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입동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됐다. 입동이 지난 이맘때면 농촌 지역에서는 동네주민 여럿이 모여 김장을 하는 김장철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가 담긴 김장 문화에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가 찾아왔다.
올해는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치솟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10㎏(상급) 도매가는 지난 10일 1만1880원으로, 1년 전 가격(5948원)에 비해 두 배가 됐다. 배추 뿌리와 밑동이 썩는 무름병 피해와 이른 가을 한파 등으로 배추 수확량이 떨어진 게 원인이다. 배추뿐만 아니라 무·쪽파·마늘 등도 20~40%씩 비싸졌다.
매해 기후변화에 따라 배추, 양념류 재료 등의 가격 급등락이 심해진 데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며 오랜 김장 문화가 바뀌고 있다.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김장 포기족)이 늘면서 배추부터 사서 절이는 김장 풍경은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지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년 전인 2000년 당시 184만t 수준이었던 국내 김장 규모는 2018년 110만t으로 줄었고, 작년에는 97만t까지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평균 3.4%씩 김장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김장은 포기해도 국민 반찬 김치는 포기할 수 없는 게 우리 민족이다. 김장 규모의 감소와 함께 김장키트나 포장김치 등 편하게 김치를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 시중에 다수 나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시판 김치 구매 비중은 2015년 약 8%에서 2018년 15%, 작년 23%로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김장키트'는 절인 배추와 무, 양파, 고춧가루 등으로 만든 양념소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이다. 만들어진 양념을 절임배추에 채워 넣고 버무리기만 하면 돼 재료 낭비를 줄이고 간편하게 김치를 담글 수 있다. 대상·풀무원 등이 작년부터 선보였고, 현대백화점도 지난달부터 전국 16개 점포 식품관에서 1~2인 가구용 김장 키트 세트 판매에 나섰다.
아예 만들어진 포장김치 역시 지속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김장김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1% 증가하는 등 수요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마켓컬리의 경우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된 포장 김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고 밝혔다. 김수빈 세븐일레븐 간편식품팀 MD는 “해마다 오르는 김장물가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독 경제 시대에 맞춰 김치도 정기구독할 수 있다. 대상 '종가집'은 2018년부터 김치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김치의 종류와 용량, 배송 요일과 주기를 전부 선택할 수 있어 간편하다. 김장 규모의 지속적 감소로 김치 구독 서비스는 더 발전할 전망이다.
지난 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1인당 월평균 노령연금이 55만 361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올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 54만 8349원보다 2012원 많은 금액이다. 지난 4월 최저생계비를 넘어선 이후 두 달째 이어졌다.
국민연금은 제도 시행 21년 만인 2019년 처음으로 최저생계비를 넘었다. 지난해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생계비의 기준인 기준중위소득이 2.68% 인상되면서 최저생계비 밑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4월 다시 최저생계비를 넘어선 것이다.
국민연금을 100만 원 넘게 받는 사람 또한 늘었다. 5월 기준 국민연금을 100만 원 넘게 받는 사람은 38만 146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0% 늘어났다. 연금을 200만 원 넘게 받는 이들은 837명이다.
이는 국민연금 임의가입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노후보장을 위한 국민연금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의무가입 대상자가 아닌데도 스스로 가입하는 임의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올해 6월 임의가입자는 38만 4144명이다. 60세 넘어 연금에 계속 가입하는 임의계속 가입자는 55만 2009명이다.
국민연금 추후납부 신청자 또한 늘고 있다. 추납 신청으로 241개월 치 보험료인 1억 150만 원을 한꺼번에 납부해 국민연금을 월 35만 원에서 월 118만 원으로 늘린 송파구 50세 여성은 유명한 사례다.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최저생계비를 웃돌고, 고액 연금 수령자들이 늘면서 연금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논의가 있다. 국민연금은 계층 간 소득격차를 줄임으로써 사회통합에 기여하기 위해 고소득계층에서 저소득계층으로 소득을 재분배하는 기능을 포함한다. 그런데 현재 국민연금은 앞선 송파구 여성의 사례처럼 고소득자들의 재테크 수단이 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후보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득재분배 기능은 이미 기초연금을 통해 실현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금제도의 궁극적 목표가 노후 빈곤의 방지에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우해봉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건복지포럼 보고서 ‘국민연금의 노후소득보장 효과 전망과 정책과제’에서 “2007년 기초노령연금제도 도입과 2014년 기초연금으로의 전환은 국민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불충분한 결과가 초래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소득보장의 적정성 부족은 연금제도를 넘어 국민기초생활 보장과 같은 타 부문에서의 국가재정 지출 압력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이 흐름에 맞춰 법무부는 가족관계 제도 정비에 나섰다.
독신주의자인 80세의 A 씨는 지병에 걸렸으나 돌봐줄 자식이 없어, 알고 지내던 청년 B 씨의 간병을 받았다. 극진히 간병해준 B 씨에게 고마움을 느낀 A 씨는 그를 친양자로 삼고 전 재산을 상속하고자 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A 씨는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없을뿐더러, 생전 교류가 없던 친동생인 C 씨에게 유류분이 있어 전 재산을 상속해줄 수도 없었다.
법무부는 지난 9일 미혼 독신자의 친양자 입양을 허용하고, 형제‧자매에 대한 유류분 제도 폐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민법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친동생 C 씨는 친형인 A 씨의 유산에 유류분을 주장할 권리가 없어지고, 독신자인 A 씨는 B 씨를 친양자로 입양해 전 재산을 상속할 수 있게 된다.
입양은 일반 입양과 친양자 입양, 두 가지로 나뉜다. 일반 입양은 입양아와 그를 낳은 부모와의 관계가 유지되는 반면에, 친양자 입양은 양부모의 성과 본을 따르고 법적으로 친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게 된다. 상속도 양부모로부터만 받을 수 있다. 현행 민법은 결혼한 부부만 친양자를 입양할 수 있었다. 미혼 독신자는 친양자를 키울 의사와 능력이 있더라도 일반 입양만 가능했다. 독신자 친인척이 조카를 친양자로 입양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법무부는 앞으로 결혼 상태가 아닌 사람도 친양자 입양이 가능하게끔 법을 바꾸기로 했다. 다만 입양 허가 절차를 강화해 아이를 정말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갖췄는지 따져보고, 또 경제력도 고려해 25세 이상 독신자만 친양자 입양이 가능하도록 단서를 달았다.
상속 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고인의 뜻과 무관하게 유족들에게 일정 몫을 상속해야 하는 ‘유류분’ 제도에 대해 법무부가 손질에 나섰다.
현행 민법상 직계비속(자녀·손자녀)과 배우자는 법정 상속분의 2분의 1을, 직계존속(부모·조부모)과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유류분 권리로 인정받는다. 법무부는 이 가운데 형제자매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상속이 주로 장남에게만 이뤄진 시대엔 여성을 포함한 다른 자녀에게 상속분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었지만, 시대가 변한 지금은 형제자매가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등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1인 가구나 독신자에 대한 차별을 줄이고, 새로운 시대적 환경에 맞춰 가족제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법 개정의 취지를 밝혔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내년 상반기 국회 제출을 목표로 개선안을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기대 수명과 함께 고령자 1인 가구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독거노인의 수는 최근 5년 새 35.8%나 늘어나 166만 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노인 돌봄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고령자 돌봄 인력을 보조할 노인 돌봄용 AI 로봇들이 개발·도입되고 있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돌봄, 의료, 웨어러블, 물류 등 4대 서비스 로봇 유망분야 등 36개 과제를 선정해 66억 9000만 원의 국비를 투입하기로 했다. 돌봄 로봇 개발에 대한 진흥원 자체 예산 지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까지 개발된 돌봄 로봇의 주요 기능들을 살펴보면, 먼저 안전사고에 특화돼 노인과 보호자를 안심시키는 역할을 한다. 심근경색이나 뇌출혈은 물론 낙상 등 일상 속 응급상황 발생 시 보호자나 119 등에 연락이 가는 기능이다. 서울 종로구와 부산, 대전 등에 보급된 돌봄 로봇 ‘효돌이’는 탑재된 센서에 일정 시간 이상 노인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사회복지사에게 알림이 가게 설정되어 있다. KT가 개발한 AI스피커 겸용 로봇 ‘다솜이’ 역시 1시간 단위로 모니터링을 해 어르신의 움직임과 얼굴을 인식하고 4회 이상 감지하지 못할 때 보호자와 생활 관리사에게 연결해준다. 또 ‘도와줘’ ‘살려줘’ ‘구해줘’ 등 직접 도움을 구하면 10초 이후에 응급 호출을 보낸다.
직접 만지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돌봄 로봇은 노인들의 정서적 교감 효과도 준다. 독거노인은 사회적 단절과 고립으로 인해 우울증, 치매 유병률 등이 일반 노인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효돌이는 말동무 기능뿐 아니라 머리 쓰다듬기, 등 토닥이기, 손잡기 등 터치 상호작용을 통해 노인들과 정서적 친근감을 주고받을 수 있다. 다솜이는 평소 대화를 나누면서 어르신이 사용하는 단어들을 모은 다음, 이를 분석해 기분과 정서를 파악하고 취미나 즐겨 먹는 음식 등 세밀한 데이터까지 축적해 노인과의 친밀한 소통이 가능하다.
약 복용 시간을 챙겨주거나 잊어버린 물건을 챙겨주는 등 노인 맞춤형 서비스도 갖췄다. 효돌이는 약 먹을 시간이 되면 알려주고, 약을 먹은 후 손을 잡아주면 복용결과를 기록한다. 최신 트로트를 틀어달라고 요청하면 음악도 재생시켜주고 치매 예방 퀴즈, 회상놀이 등을 통해 인지 강화와 치매예방도 도움을 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제니’는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노인들을 위해 고령자 소지품 인식 기술을 개발해 물건의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렇게 돌봄 로봇은 일정 수준의 소통과 감정공유가 가능할 뿐 아니라 응급상황 대비, 고령자 친화적 서비스 기능까지 갖춰, 부족한 노인 케어 인력을 보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러 지자체는 혼자 사는 노인 돌봄 인력 대체의 일환으로 로봇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솜이는 전국 지자체와 보건소를 통해 어르신 2600여 명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효돌이의 경우 서울 중랑구·성동구·구로구, 충북 제천시, 전남 광양시 등 전국적으로 4000대 이상이 보급됐다.
실제로 지자체가 무상 제공한 돌봄 로봇이 혼자 사는 노인의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다. 지난 6월 충북 영동군 양강면에 사는 79세 A 씨는 늦은 밤 갑자기 고열과 복통에 시달려 구조 요청 전화조차 하기 어려웠다. A 씨는 “살려줘”를 외쳤고 A 씨의 목소리를 감지한 AI 스피커가 119에 긴급 문자를 보내 A 씨는 무사히 구조됐다. 돌봄 로봇이 독거노인 지원에 효과를 발휘한 대표적인 사례다.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겅강의학과 조아랑 교수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물론 가장 좋겠지만, 로봇과의 소통도 노인에게 인지‧정서적 자극을 주며 정신건강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혼자 지내는 노인의 경우 소통 단절로 인해 인지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둔해지기 쉬운데, 로봇이 지속적인 자극을 주면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고 규칙적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