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우 한국코치협회 회장, 사회적 코칭의 깃발을 들다
시니어들에게 주어질 수 있는 직업으로서의 기회 중 가장 용이한 것이 바로 ‘교육’이다. 시니어가 수십 년 간 쌓은 지식과 경험은 그대로 사라져야 할 것이 아니라 후대로 이어져서 간직되고 발전되어야 할 것들이며 그러한 능력이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게 바로 교육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코칭은 다양한 경험으로 문제에 대한 답을 알고 있는 은퇴시니어들이 방황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제공할 수 있는 선물과도 같다. 김재우 한국코치협회 회장은 이를 위해 코칭의 의미와 사회적 코칭의 현재에 대한 역할로써 코칭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재우 한국코치협회 회장은 삼성물산 시절, 중동에서 1억 불 수주에 성공한 '101신화'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그 이후 37세 최연소 임원, 45세에 삼성항공 부사장을 역임했고 IMF 외환위기 때는 벽산그룹을 1년만에 회생시키는 경영혁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주그룹 부회장,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 김재우기업혁신연구소 소장과 함께 2010년부터는 사단법인 한국코치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코치협회는 기업 인사.교육 담당인 ‘코치’들의 연합체로, 코칭문화를 올바르게 정착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각종 코칭 교육과 전문 코치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코치는 질문을 통해 삶을 일깨운다
“코치는 마부다.”
김 회장은 코치를 간단하게 ‘마부’라고 정의했다. 마부는 손님과 얘기를 해서 손님이 원하는 곳으로 모시는 게 일이다. 김 회장은 코치가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숨어있는 굉장한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것은 바로 질문을 통해 이뤄진다.
“김영순 기자의 삶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김 회장은 마치 치고 나오는 것처럼 질문했다. 대답하기 어려웠다. 그 모습을 보며 김 회장은 지금 상황이야말로 자신이 코칭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삶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대답을 못합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요기 베라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어요. 어찌 보면 초등학생 애들도 알 수 있는 말입니다. ‘당신이 어디로 갈 줄 모르면 아무데도 갈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기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OECD 32개국 가운데 한국이 행복지수가 꼴찌에 가깝다는 기사가 나오는 거야.”
김 회장은 해외를 나갈 때마다 한국에 대한 얘기를 예전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런데 왜 정작 한국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을까.
“물이 대야에 담겨 있는데 여긴 50도, 여긴 100도인 거죠. 50도와 100도가 섞이면 75도가 되어야 하는데, 밑에는 냉물인 거야.”
김 회장은 불균형 속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질문이라고 했다.
“‘당신을 가슴 뛰게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바로 이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사람들은 다 갖고 있어요. 거기서부터 모든 변화가 시작됩니다.”
줄리어스 시저가 ‘우리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했다.
“사람들은 늘 눈앞에 시선을 빼앗기기 쉬운데 골목길로 가기 쉬운 우리인생을 큰 길로 가게 해주는 좋은 도구가 코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코치를 ‘꿈 이룸 도우미’라고 표현합니다.”
코칭은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질문 하나로도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코칭 사업을 통해 생산적 일자리 만들 것
코치는 파트너십을 통해 코칭받는 사람이 자신에 대해 더 명확하게 알게 되고 필요한 행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데 도움을 준다. 코칭 과정을 통해서 코칭받는 사람은 현재 자신의 위치를 알고, 앞으로 미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각하고 이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0시간 교육을 받고 소정의 실습을 하면 초기 단계의 코치가 될 수 있다. 그 단계는 KAC(Korea Associate Coach)라 하여 코치의 입문 단계다. 그 다음 단계는 KPC(Korea Professional Coach)라 하여 전문적인 코치 단계다. 김 회장은 코치 세계로의 입문이라 할 수 있는 KAC 단계에 속한 학생들을 보면 우선 젊은 직장인과 50대 중반의 은퇴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30대 코치 희망자들은 셀프코칭을 주로 해요. 자신에게 질문을 하는 거지. 그 나이가 되면 한창 가다가 길을 잃게 되요. 길을 잃어버리면 질문을 해야 하는 법이니까.”
김 회장은 벽산을 이끌었던 IMF 시절 54세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젊은이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베이비붐 세대라는 건 젊은이들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었다.
“65세 이상이라 해도 사회학자들이 ‘현재의 나이에 0.7을 곱한 게 실제 활동 나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실제 활동 나이는 50세 안쪽이에요.”
실제 활동 나이가 50대인 시니어들에게 한 달에 백만 원, 이백만 원이라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국가의 복지 예산도 줄이고 시니어 개인적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었다. 물론 그런 일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한국코치협회는 이미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터였다.
“사회적 코칭이라고 해서 우리 협회가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부처에 노크를 했어요. 복지 예산이 금년에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9.8% 정도 되는데 2014년부터는 40%가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코칭은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복지’라는 측면에서 설득을 했죠. 이 사회적 코칭의 자격은 KPC 단계로 설정할 계획입니다.”
김 회장은 가장 절박한 것은 베이비붐 세대에게 갈 길을 찾아주는 것이며 두 번째는 복지 예산을 통해 생산적인 시니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목표란 반드시 하는 게 목표”
코칭이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코칭을 좀 더 확장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사회에서 코칭이 필요한 곳은 어디일지가 궁금했다. 그에 관한 한 가지 예로 김 회장은 학교를 들었다.
“기업의 코칭은 코치 회사들에서 제공되고 있어요. 그래서 기업 외의 사회를 봤을 때, 우선 학교가 있죠. 그래서 그에 맞춘 교원 코칭 연구회가 있어요. 요즘은 교육이 바뀌어서 주입식 교육을 원치 않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사들은 정년이 있잖아요? 정년을 채우지 못한 교사는 계속해서 현장에 남아 아이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전형적인 주입식인 아웃사이드-인 방식의 교육을 구사해요. 이 사람들에게 아이들로부터 자발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인사이드-아웃 방식의 교육을 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 바로 교원 코칭 연구회의 목적입니다.”
김 회장은 코칭이 곧 힐링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김 회장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피터 드러커인 것은 그런 의지의 근거를 마련해주고 있었다.
“피터 드러커는 죽을 때까지 현역으로 살다 죽었어요. 저도 숨 거두는 그날까지 코치로서 살고 싶습니다.”
그는 “가치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진정으로 원해서 하는 것(want)과 필요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need)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말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 숙고할 일이다.
‘목표란 반드시 하는 게 목표’라는 김 회장의 신념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그 미래를 주목해 본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창업분야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사회적기업의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날마다좋은날 사회적기업지원센터에 사회적기업 창업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했다.
사회적기업 창업예비자를 대상으로 대상별·업종별로 특화된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창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날마다좋은날은 지난 6월부터 총 66시간으로 구성된 22개 강좌를 시작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등은 시니어 창업의 아이템 발굴 및 사업모델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현장 중심의 사회적기업가들의 생생한 강의를 통해 창업 현실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날마다좋은날 박주원 센터장은 “퇴직하고 이곳을 찾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대부분 커리어도 좋고 보통 사회 경험도 풍부하다. 새로운 것을 찾으면서도 자신감이 결여된 부분이 많다”며 “초반의 강좌는 주로 이분들의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특히 개강식 워크숍에서 명상을 가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교육을 살펴보면 사회적기업 이해와 관련한 공통교육과 업종별로 나누어진 창업교육으로 구성됐다. 업종별 창업교육은 교육대상별로 창업이 용이한 업종을 선별하거나 수강생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구성했다. 우선 사회적기업의 이해를 위한 교육을 실시한 후 업종별 분반을 구성해 창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이라는 특성에 따라 교육을 받고 창업에 그치기보다는 참여 구성원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정보교류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들 기관은 수강생들이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포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의 절반 이상이 참여자들의 마음을 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교육생들은 사회적기업가의 길과 정신을 비롯해 설립 절차와 인증제도 등의 기초적인 내용이 담긴 필수교육과정을 거쳐 경영과 마케팅 전략, 자금조달과 운영방법 등의 강의로 짜여진 기초 및 공통교육 과정에 들어간다. 이후 특화교육과정에서 콘텐츠 분석 등 보다 세밀하고 구체적인 강의로 이어진다.
대상별 특화과정은 교육생의 80% 이상이 해당 분야자로 한정돼 있다. 일반창업의 경우에는 모집 대상에 제한이 없다. 시니어창업의 경우 만 55세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며 여성창업은 경력단절여성, 다문화가정여성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강의는 김정열 한국사회적기업협의회 대표와 송남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팀장 등 사회적기업 관련 기관의 관계자 및 먼저 창업에 성공해 현장에서 뛰는 이들이 맡아 진행한다.
박 센터장은 “능력있고 이해타산이 빠르면서도 진중하게 접근하기 때문에 젊은이들보다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이분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다. 그래서 강의는 사회적기업에 실제적으로 참여한 기업가를 중심으로 배치해 성공 이면의 보이지 않는 고통을 비추면서 창업이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는 “현장에서 뛰는 분들의 진심이 느껴지는 강의가 중요하다. 강의 이후에는 아이템을 직접 선정하도록 하는 등 실전경험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강생들은 오는 30일 자신만의 창업 사업계획서를 발표하고 수료식을 가지게 된다. 수료생들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시행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지원할 경우 가산점이 부여된다.
# 박노철(52)씨는 상반기 한국폴리텍대학교 서울 강서캠퍼스에 입학했다. 영어영문학과 박사 학위를 가지고 외국계 항공사에서 근무한 그는 IMF 이후 대학교에서 영어강사로 일했다. 교수를 꿈꾸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인생 2막을 위해 과감하게 ‘기술’을 선택했다. 요리사의 길로 새롭게 도전하는 박씨는 “힘들게 쌓은 영어 실력도 활용할 수 있도록 외국인을 상대로 한국 전통식당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며 “박사학위까지 가지고 있지만 이제야 새롭게 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제2의 인생을 향한 발걸음이 아주 가볍다”고 밝혔다.
은퇴에 따른 베이비부머들의 새 인생 찾기는 결코 녹록지 않다. 오랜 시간 익숙했던 직장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일을 손에 잡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들은 직장생활과 가족부양의 역할만 하다 자신들의 노후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로 은퇴를 맞이한다. 결국 준비 부족으로 재취업이나 창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곤 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를 비롯한 각종 유관기관에서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재취업과 창업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실전에 필요한 기술 및 지식을 중점적으로 교육시켜 제2의 인생을 원활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한국 폴리텍대학은 지난 2008년부터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실시해 왔다. 최근까지 발전을 거듭하며 다양한 강의와 기업들과 연계를 통해 충실한 취업 장려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고령화 사회의 빠른 진입에 따라 다양한 사회적 요구 및 베이비부머 썰물 은퇴에 대응해 베이비부머 대상 직업훈련을 15개 캠퍼스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전면 확대 실시했다.
박종구 폴리텍대학 이사장은 “베이비부머들은 은퇴 이후 재취업에 실패할 경우 바로 취약계층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한다”며 “베이비부머가 직업훈련을 통해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나아가 실업난과 일손부족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베이비부머 훈련과정은 만 45세 이상 60세 이하의 중장년층인 실업자, 전직예정자, 영세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지난해까지는 보일러, 특수용접, 전기공사, 도배 등 블루칼라 직종의 교육훈련을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 융합·복합·첨단 등의 창조적 직업 역량이 요구됨에 따라 올해부터는 물류처리, 쇼핑몰 관리운영, 스마트전기통신설비 등의 다양한 직종으로 확대해 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과정이 대부분 기술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당초 고용노동부와 사업을 논의할 때 중장년층의 적응문제를 고려해 부득이하게 나이를 60세로 제한했다.
교육훈련 기간이 3개월 이상인 훈련생에게는 최대 25만원에 달하는 교육훈련 수당도 지급된다. 교육훈련 문의는 해당 캠퍼스 교학처(팀)로 하면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베이비부머 대상 훈련은 2008년 당시 성남캠퍼스에서 유일하게 시작했다. 지난 2011년 3개 캠퍼스에서 11개 직종으로 확장한 데 이어 작년에는 6개 캠퍼스에서 14개 직종으로, 올해 15개 캠퍼스에서 21개 직종으로 점차 확대시켜 왔다. 또 2008년 195명에서 작년 333명으로 늘렸고 올해는 큰 폭으로 확대해 1000명을 목표로 훈련을 실시한다.
충실한 내용 덕분에 경쟁률이 높다. 상반기 경쟁률은 3대1이었으며 하반기에도 대전은 3대1, 광주는 5대1이었다. 원주와 같이 수요가 많은 곳을 위주로 하반기에 또다시 개설했다.
특히 항공캠퍼스의 경우 항공기체 제작 직종의 시니어 항공인력 양성사업을 실시했다. 모집 경쟁률은 4대1을 기록했고, 모집인원 20명 전원이 수료, 85%가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 취업 목표는 50~60%로 잡고 있다. 산업설비나 보일러 시공, 아파트나 전기실 내선공사 등 나이가 들었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로서 자영업으로 창업이 가능한 쪽으로 연계가 된다.
하지만 힘들게 교육을 이수하고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예컨대 고액 연봉을 받다가 한참 못미치는 연봉으로 재취업을 했을 때 오는 괴리감에 그만두는 이들도 종종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무엇보다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하게 기술을 배우겠다는 생각보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취업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현철 폴리텍대학교 교수는 “전문 기술훈련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데 화이트칼라에서 블루칼라로 넘어오는 분들이 대부분이다”며 “그래서 마음가짐이나 기타 인식, 기초 소양교육이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급여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분들도 일부 있다”며 “본인의 의지가 있으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교수님들은 아는 업체를 총동원해서 취업을 연계시키는 등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텍대학 측은 이 같은 문제들의 관리를 위해 기술 외적인 교육 과정을 개선하고 나섰다. 올해 고용센터 등에서 전문강사를 초빙해 기초 소양교육과 건강교육, 생애교육 등 일부 과정을 취업 교육 커리큘럼에 편성했으며, 내년에는 관련 강좌를 늘리고자 한다.
김 교수는 “배우는 분들의 의지는 매우 높으며 단합도 잘 되고 있다”며 “최대한 이분들의 만족을 위해 도서관과 실습장, 심지어 기숙사까지 전부 개방하는 등 복지 증진에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만족도도 전반적으로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고용센터와 중장년일자리센터와 연계한 맞춤훈련 쪽이 미흡했다. 내년부터는 좀더 맞춤형으로 기업들과 협약을 하는 등의 개선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을 배포하며 임금체계 개편 논의에 시동을 걸자 노동계가 기업의 고용부담을 상쇄하기 위한 저임금 전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봉제를 줄이고 직무ㆍ성과급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려는 정부의 개편방안이 노사정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9일 75쪽 분량의 매뉴얼을 통해 대다수의 임금체계인 연공급이 근속기간에 따라 임금이 자동 상승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생산성과 고령화 추세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성과, 능력을 반영하도록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임금체계는 기본급 등 정액 급여 비중이 낮고 초과 급여나 각종 수당 등의 비중이 높아 복잡하고 근속기간이 길수록 임금이 가파르게 늘어난다”며 “이 바람에 기업의 비용 부담이 크고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데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뉴얼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본급 중심의 임금구성 단순화, 기본급 연공성 축소, 상여금 성과 연동 등을 꼽았다. 이중 임금구성 단순화는 고정수당·상여금을 기본급으로 통합하고 기타 수당은 직무가치, 직무수행능력, 성과 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통폐합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기본급 연공성 축소는 연공에 따른 자동상승분을 줄이고, 수당과 상여금을 기본급에 연동하는 방식을 지양하도록 했다. 매뉴얼은 또 과도한 연공급에 기반을 둔 고정급 비중을 줄이고 성과를 반영한 변동급적 상여금 또는 성과금의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내놨다.
노사 합의 또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계약을 통해 정하는 임금체계 개편에 정부가 먼저 나선 것은 통상임금 확대, 고령화가 인건비를 높여 기업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메뉴얼을 통해 연공급 체제에선 60세 정년제을 시행해도 고용 불안이 계속되고 인건비 부담에 다른 청년 신규채용이 줄어드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가 배포한 지침은 법적 구속력은 없다. 임금체계는 기업마다 노사 합의 등을 통해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저임금 체제로 재편하려는 시도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젊은 노동자가 많은 시대의 저임금체계인 연공급을 중고령 노동자가 늘어나자 직무, 성과급의 저임금체계로 바꾸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연공급이 유지된 것은 기업에 가장 유리한 체계였기 때문이며 애초 노동자들은 연공급을 통해 생활보장적 생애임금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또한 성명을 내고 "정부 매뉴얼은 고령자 임금을 깎아 사용자 이윤을 보장하려는 편향적인 내용"이라며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성과급 확대는 노동자 임금 총액을 삭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각에선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해야할 고용부가 기업의 고용부담을 걱정하며 임금깎기에 주력하고 있다며 노동현장에서의 '역할부재론'을 지적했다. 이 바람에 철도노조 파업과 통상임금 난제 속에서 틀어져버린 갈등에 ‘메뉴얼 논란’이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설탐정
정부가 그동안 불법이었던 '사설 탐정'을 합법화하기로 했다.
18일 고용노동부와 관계부처는 국무회의에서 40여 개의 새로운 직업을 육성하는 내용의 '신 직업 육성 계획'을 보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신직업 발굴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이다.
특히 내년에는 민간조사원(사설 탐정) 국가 자격이 신설돼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사설탐정에 대해 "서비스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제도의 미비로 합법적인 직업으로 정착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민간조사업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사설탐정이 양성화되면 4000명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설탐정은 실종아동 찾기, 보험사기 대응, 지적재산권보호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사립탐정(민간조사원) 등 신 직업 40여개를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판 셜록홈즈’가 탄생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안으로 구체적인 업무 범위와 자격, 감독 주체 등을 정하고 내년 중 관련 입법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실현가능성엔 여전히 물음표가 찍힌다. 사립탐정이라는 직업을 법제화하는 일은 이미 15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사생활 침해와 관리 주무기관 등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사립탐정법이 국회에 처음 등장한 건 지난 1999년 15대 국회 때다. 이후 7차례나 법안이 상정됐지만 모두 불발됐다. 우선 탐정활동이 범죄해결이나 상식선의 민원해결보다는 도청과 미행 등 ‘사생활 침해’라는 부정적 방향으로 흘러갈 것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지휘기관과 조사업무 영역도 쟁점이었다. 법무부(검찰)와 경찰청(경찰)이 지휘기관을 맡겠다고 갈등을 빚었고, 조사업무와 관련해서도 실종자 소재파악 수준 등 기초사실 조사로 한정할 지, 개인정보 접근 등에까지 권한을 확대할 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됐다.
현재도 국회에는 사립탐정 육성을 위한 법안 2건이 계류 중이다. 2012년 11월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이 발의한 ‘경비업법 전면개정안’과 2013년 3월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이 발의한 ‘민간조사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두 법안은 민간조사업을 허용해야 한다는 큰 틀은 같지만 윤 의원의 법안이 관리감독 권한을 경찰청에 두고 있는 반면 송 의원의 법안은 법무부가 책임지도록 했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국회가 열릴 때마다 제대로 논의조차 해보지 못한 채 보류됐다. 이처럼 국회가 수차례 법제화에 실패한 사립탐정법을 정부가 나선다고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법의 엄호를 받지는 못한 상태에서 사립탐정이 계속 배출되고 있어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전문교육기관인 한국특수행정학회와 대한민간조사협회, 일부대학 관련학과에서는 탐정 전문교육을 실시 중이다.
민간단체들이 탐정자격증을 부여하는 ‘민간조사관’ 숫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활동하는 민간조사관은 작년 기준으로 2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윤재옥 의원은 “선진국의 경우에는 경비업과 함께 사실조사 서비스업이 민간보안산업으로 활성화돼있어 시민들이 피해회복 및 권리구제를 위한 양질의 민간조사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사실조사 등을 영세 심부름업체에 의뢰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국민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선진국의 민간조사업 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립탐정, 평판관리업체, 매매주택연출가, 노년플래너 등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직업 40여개를 정부가 새로 육성한다.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18일 외국의 사례를 토대로 발굴한 40여개 신직업을 육성, 지원하기로 하고 인프라 구축방안, 투자 계획 등을 담은 ‘신직업 육성추진계획’을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100여개의 신직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지만, 문신시술가 등 일부 직역과 다툼이 있을 수 있는 직업과 ‘이혼플래너’ 등 명칭에 문제가 있는 직업이 논란이 되자 40여개를 다시 선정했다.
이번 신직업 선정에는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법무부, 환경부, 경찰청 등 13개 부처와 산하기관이 참여했다.
정부가 육성, 지원하는 신직업은 법·제도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직업과 기존 직업을 세분화, 전문화한 직업, 연구개발 투자와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한 직업, 공공 서비스 등으로 분류된다.
민간조사원(사립탐정), 전직지원 전문가 등은 법적, 제도적 인프라가 필요한 직업이고, 연구기획 평가사, 연구실 안전전문가, 온실가스관리 컨설턴트 등은 기존 직업을 세분화한 직업이다.
인공지능전문가·도시재생전문가는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도입하고, 임신출산육아 전문가, 과학커뮤니케이터 등은 공공서비스를 위한 직업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주택을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돕는 매매주택연출가,이혼 절차와 고려 사항 등을 상담하는 이혼상담사, 온라인상의 개인·기업 평판을 관리하는 사이버평판관리자 등은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수요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직업으로 선정됐다.
중장기적으로는 동물간호사, 분쟁조정사, 디지털장의사 등이 도입을 추진하는 직업이다.
정부는 신직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훈련 과정을 공모해 비용을 지원하고 청년층의 창업을 유도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그러나 사생활 침해 등으로 논란이 된 사립탐정 등 과거에 도입을 추진하다 백지화한 직업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을 대상으로 상담하는 정신대화사 등 성격이 모호한 직업도 포함돼 있어 실제 도입 과정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더 많은 일자리가 나올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부족한 부분은 계속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종합자격증
국토교통부는 부동산과 관련해 종합자격증을 신설할 전망이다. 부동산 중개부터 세무까지 포괄적인 자격증을 새롭게 도입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기존 공인중개사와의 차이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새 자격증은 매매와 거래 이외에 부동산 투자를 위한 투자상담 자격을 포함할 것으로 전해진다.
국토교통부는 16일 부동산 종합 자격시험 도입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주 전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했다.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국토부는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와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자격증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다수 공인중개사들은 업무가 매매나 임대차거래 중개에 편중돼 있다. 전문적 투자상담을 원하는 부동산 투자자는 PB센터나 세무사 등에게 별도로 자문을 받는다.
새로 도입될 예정인 종합자격증은 이 모든 걸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전문적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새로운 자격증이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은 적잖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종합 자격증이 도입되면 기존 공인중개사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부동산 종합자격증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부동산 종합자격증 신설 때 기존 중개사들에게 혜택이 있다면 좋을 듯"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 중인데 부동산 종합자격증이 새로 나오면 기존 학생들 혼란스러울 듯" "부동산 매매와 거래가 전문화되니 종합자격증 필요성도 커질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달 30일 오후 양재동에 위치한 한 빌딩의 입구. 머리가 희끗한 경비 할아버지 진모씨의 손길이 유난히 분주하다. 그는 어디선가 가지고 나온 박스를 펴서 바닥에 깔고 박스테이프로 고정시켰다. 이만하면 입구 바닥이 물로 더럽혀질 일은 없겠다고 생각하며 잠시 허리를 폈다. 빌딩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오가며 인사를 하는 와중에도 할아버지의 시선은 바닥에 붙여둔 박스가 잘 고정됐는가에 쏠려 있다. 운영하던 가게가 어려워지면서 정리하고 경비 일을 시작했다는 그는 “모든 일에는 의미가 있다. 맡은 일은 열심히 한다는 것이 신조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일에 대한 의욕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해 5월 31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세종호텔에서 ‘제3차 인구·고령화 포럼 - 활기찬 노후(Active Ageing)를 위한 사회참여 및 건강정책 과제’를 개최했다. 이날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소장은 장년층의 근로 의향이 높다고 발표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0대의 절반이 넘는 51.5%가 ‘퇴직 후 어느 시점까지는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39.5%는 ‘퇴직 후에도 체력이 닿는 한 평생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을 합치면 50대의 91%는 지속적으로 일하기를 원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근로 욕구의 이면에는 미약한 대비책으로 인한 불안정한 노후의 두려움이 깔려 있다. 박 소장에 따르면 50대 이상 장년층의 노후 준비는 취약해 퇴직 후에도 계속 일을 해야 하는 현실이다. 지난해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서 은퇴자 2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설문자의 49.5%는 ‘은퇴자금이 부족하다’, 9.1%는 ‘매우 부족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은퇴연구소에서 발표한 ‘수도권 지역 50대 회사원들을 위한 퇴직 후 일자리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중장년층은 퇴직 후 일하고 싶은 원인으로 ‘경제적 이유’(30.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삶의 의미와 보람을 느끼기 위해(21%) △건강에 좋기 때문(18.4%) △나의 능려과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15.6%) △기타(8.2%) △사회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6.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주어진 일자리가 부족하고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퇴연구소 보고서에서 중장년층은 퇴직 후 구직 활동 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 ‘희망하는 직종의 일자리가 적다’(31.8%)를 꼽았다. 이어 ‘나이 때문에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28.8%), ‘희망하는 임금수준과 맞지 않다’(18.4%)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계층별 욕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일자리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의 주요 정책으로 중장년층의 일자리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3차 사회보장위원회’에서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노인 일자리를 매년 5만개씩, 2017년까지 43만개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또 고용노동부는 현재 중장년 인턴 정책 등 고령층을 위한 지원안을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달 23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신직업 발굴·육성 추진방안’에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신직업 선별 기준으로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직업을 골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