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가 남성 노인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COPD는 폐기능이 저하돼 호흡곤란과 만성 기침 등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유해분진이나 가스에 대한 폐의 비정상적 염증반응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폐기능이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호흡곤란, 만성기침, 가래 증가가 주된 증상이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COPD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07년 22만2000명에서 2012년 24만5000명으로 연평균 1.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진료비도 연평균 8.24% 늘어났다.
2012년 전체 진료인원은 남성이 64%로 여성보다 1.8배 많았고, 남성은 50대 이상이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을 보면 20대 40명, 40대 130명, 60대 1455명, 80대 4484명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80대 이상 환자는 남성이 여성의 3.1배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김정주 호흡기내과 교수는 "COPD의 원인은 약 80∼90%가 흡연으로 지목되는데 특히 누적 흡연량과 관련이 있다. 오랜 기간 직업적·환경적 물질들에 노출될 때 발병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물질에 대한 노출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체내에 원인물질의 축적이 많을 수밖에 없는 고령자일수록 발생이 증가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한 가구당 월평균 9만원 정도의 건강보험료를 내고 16만원 가량의 진료비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보험료의 5배 정도를 급여로 받았다.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13년 보험료 부담 대비 급여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1569만5000 가구(3743만6000명)의 평균 월 건강보험료는 9만2506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각 가구가 한 달에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건강보험으로부터 받은 급여는 평균 15만9345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보험료로 낸 돈의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는 직장 가입자의 경우 사용자 부담분(50%)을 뺀 보험료가 반영됐고 같은 집에 거주하더라도 복수의 개별 직장 건강보험 가입자가 있다면 각각 독립된 가구로 계산돼 적용됐다.
보험료는 소득이 많을수록 높아지는데 보험료 상위 20%의 '보험료 부담 대비 급여비' 배율은 1.1배로 자기가 낸 돈과 받은 의료비 혜택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반면 보험료 하위 20% 저소득층의 경우는 세대당 월평균 2만2797원의 보험료를 부담하고 5.배에 달하는 11만7020원의 의료혜택을 받았다. 특히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를 구분할 경우 지역가입자중 하위 20%는 낸 보험료(1만562원)의 10.19배인 10만7620원을, 직장가입자는 4.02배 수준의 의료혜택을 받았다.
연령별로는 지역·직장 가입자에서 모두 60세이상 계층의 보험료 대비 혜택이 가장 컸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60세 이상 2.47배, 30세 미만(2.11배), 50대(1.34배) 순이었다. 직장가입자 역시 60세 이상인 경우 2.55배로 가장 높았고, 30대(1.94배), 40대(1.77배), 50대(1.69배) 순이었다.
직장가입자 중 보험료를 많이 부담하는 상위 20%계층은 1인당 연간 진료비로 118만원을 지출했다. 보험료 하위 20%계층은 91만원을 지출해 상위계층이 1.3배 정도 급여비를 더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1년간 자격변동이 없는 1569만5000세대 중 보험료부담 보다 급여비가 적은 세대는 853만 3000세대로 54.4%를 차지했고 지난해동안 요양기관을 한번도 이용하지 않은 국민은 284만명으로 전체의 7.6%나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 주의 알림 시스템을 구축하고 16일부터 ‘국민건강 주의 알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알람서비스는 질병별로 지역과 연령을 구분해 관심-주의-경계-위험 4단계로 위험도를 표시하고, 각 단계별로 생활 속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알려준다.
건보공단은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기반으로 SNS 데이터와 융합해 질병 발생과 확산 추이를 보다 빠르게 예측할 수 있어 해당 질병에 대한 인식도를 높여 예방효과를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7월부터 상대적으로 증상이 적은 경증 치매환자도 장기요양서비스 혜택을 받게 된다. 또 요양보호사 등 직접 서비스 제공 인력의 처우도 개선된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열린 장기요양위원회에서 등급체계 개편에 따른 2014년도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가인상 및 2015년도 장기요양보험율을 확정했다.
복지부는 인지기능 장애와 문제행동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65세미만 치매환자 포함)을 대상으로 장기요양 '치매특별등급'을 7월부터 신설한다.
치매특별등급은 현행 장기요양 신청시 거치게 되는 장기요양 인정조사(국민건강보험공단) 외에 별도로 치매를 진단받아야 대상자로 선정받는다. 치매특별등급 수급자에게는 인지기능 악화 방지 및 잔존능력 유지를 위해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을 주3회 또는 월 12회 이상 제공된다. 치매특별등급 수급자가 되면, 월 76만6600원의 한도액 내에서 상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담 월이용금액의 15%(법정 본인부담율)을 본인이 부담한다.
복지부는 치매특별등급 제도 시행으로 경증 치매환자 5만7000명 정도가 새로 장기요양서비스 수혜 대상에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치매특별등급 신설에 따라 현행 3등급 체계인 장기요양 등급체계가 5등급 개편된다. 이에 현행 장기요양 3등급을 기능상태에 따라 2개 등급(개편 후 3, 4등급)으로 세분화된다.
이에 현행 3등급 중 상대적으로 중증인 수급자(개편 후 3등급)의 월 한도액(이용량)은 2013년 대비 9.8% 늘어나며, 개편 후 4등급으로 조정되는 수급자도 월 한도액이 2.8% 인상된다.
아울러 재가급여(주야간보호, 방문간호 등)의 적정 이용을 위한 수가도 가산 또는 조절된다. 등급별 기능상태(거동 어려움 등)를 고려해 1·2등급 수급자는 찾아가는 서비스인 방문요양(최대 4시간)을 중심으로, 상대적 경증인 3·4등급은 기능회복훈련 프로그램 등과 사회성 증진을 고려해 주야간보호 이용(주4회)을 중점서비스로 설계하고, 5등급 수급자의 주야간보호의 원활한 이용을 위해 외출 전·후 옷입기, 세면 등 (기본형) 방문요양을 추가 제공한다.
또 보호자의 선호도가 높은 목욕서비스(주1회)를 주야간보호 기관에 머무는 동안 이용할 수 있도록 기관에 가산금이 지급된다. 주말에도 주야간보호기관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토요일 서비스 제공에 대해 급여비용을 20% 가산 지급한다. 인정조사 시 욕창 등 간호영역 문제가 확인된 경우, 월 한도액에 제한없이 월 1회 방문간호를 이용할 수 있도록 건강관리서비스를 신설해 추가 제공한다.
장기요양서비스 수가는 적정 임금수준을 반영해 전체 평균 4.3%를 인상된다. 시설급여는 평균 5.9%(요양시설 6.53%, 공동생활가정 2.2%), 재가급여는 평균 2.3%(방문요양 2.5%, 주야간 2.5%, 단기보호 1.9%) 인상한다.
2015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은 현행대로 건강보험료액의 6.55%로 동결(건전재정 지속유지)하기로 했다. 이번에 심의된 장기요양 서비스 수가는 '장기요양급여비용 등에 관한 고시' 개정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적용되며, 주야간보호기관 목욕서비스 제공 및 토요가산 신설 등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전산프로그램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해 10월 1일부터 적용된다.
김문식 복지부 요양보험제도과장은 "등급체계 개편과 수가인상 조정에 따라 내년도 장기요양보험 재정은 다소 적자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누적 수지가 지속 흑자를 유지한 점을 감안해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건강보험료의 카드 납부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건강보험료의 카드 납부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국민들의 편의를 돕고자 카드사 등 대행기관을 통해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 경우 대행기관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아울러 사무장병원(일반인이 의사 명의를 빌려 개설한 불법병원) 및 면허대여약국 등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중단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환경오염 위험성이 높은 시설물의 경우 환경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보상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의환경오염피해 구제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에는 환경오염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과실여부와 관계없이 사업자가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과, 피해자들이 환경오염 피해 입증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정보청구권을 보장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의 과반수가 폐경 이후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2년 ‘척추관 협착증’으로 인한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50대 이상 여성이 전체 진료환자(114만명)의 60%(68만명)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2008년 64만명에서 2012년 114만명으로 연평균 15.6%씩 증가했으며, 여성은 매년 남성보다 1.8~1.9배 정도 더 많았다.
2012년 연령대 별로는, 인구 10만명 당 남성은 80세 이상이 1만2106명으로 가장 많고, 70대 1만601명, 60대 5812명 순이며, 여성은 70대가 1만6015명으로 가장 많고, 80세 이상 1만1079명, 60대 1만168명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외과 장호열 교수는 척추관 협착증의 연령대별 특성에 대해 “척추관 협착증은 주로 퇴행성으로 진행한다. 디스크 팽륜탈출증과 후관절 비후가 보통 40대에 시작해 50~60대에서 점차 심해지고,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50대 여성의 경우 대부분 폐경 이후로 척추자체의 퇴행성 협착증(후관절의 비후) 뿐만 아니라, 노화 현상과 함께 호르몬 변화로 인대가 필연적으로 늘어나 척추 전방전위증이 잘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척수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뼈나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져 경막낭(dural sac)이나 신경근을 압박해, 그로 인한 간헐적 파행을 비롯한 여러 가지 증상을 유발하는 질병을 말한다.
척추관 협착증을 예방하려면 허리를 비틀거나 구부리는 동작은 삼가고, 수영·자전거타기·갸벼운 걷기 등 허리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조깅·골프 등은 척추관절에 하중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흡연자의 경우 담배가 혈관 수축을 유발 해 협착증 증상을 더 악화 할 수 있어 금연하는 것이 좋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MRI를 통해 검사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방치 시 통증의 악화로 인한 보행 장애는 물론 신경병증으로 인한 감각마비나 대소변 장애, 하지 근력 저하를 초래 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치료·주사치료(통증 차단술)·물리치료 등이 있고, 필요한 경우 단순 감압술(감압 후궁절제술)·후방요추 감압술 및 유합술 등의 수술을 진행한다.
지난해 M.net ‘슈퍼스타K 시즌 5’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가 있었다. 김대성 스테파노(60)다. 당시 20년 전 아내와 사별한 그의 삶과 그가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의 노랫말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아내와 사별하고 어느덧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다. ‘슈퍼스타K 시즌5’ 출연 당시 털어놓지 못했던 그와 아내의 만남과 결혼 그리고 사별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당초 무거운 분위기의 인터뷰가 될 것 같다는 예상과는 달리 매우 담담한 어투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Q. 첫만남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A. 군대 전역 후였어요. 당시 친구들과 조선 호텔 건너편에 있는 술집에서 술을 마셨어요. 아마 술집이름이 4시즌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가 81년이었죠. 친구들과 거나하게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찰나에 빨간 원피스를 입은 아가씨가 유난히 눈에 띄는 거예요. 첫눈에 반한거죠. 무작정 같은 버스에 올라타서 대뜸 말했죠. “만납시다”라고요. 그러더니 아내가 저를 “당신 미쳤어요?”라며 미친놈 취급을 하더라고요.
Q. 그러면 거기에서 만남이 끝난 거예요?
A. 아니요. 끈질기게 집 앞까지 쫒아갔어요. 당시에는 핸드폰이 없으니 저희 집 전화번호를 주었죠. 왠지 전화가 오지 않을 것 같아서 3월 1일 1시에 명동에 있는 서울 다방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어요. 나와 달라고 부탁했었어요.
Q. 결국 다방에서 만남이 성사 됐나요?
A. 아니요. 공교롭게도 2월 27일에 급성 맹장수술로 다방에 나가지 못하게 됐어요. 맹장 수술을 하고 나서도 계속 다방 생각만 나더라고요.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친구를 보냈어요. 아내가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확인하라고 말이죠. 조마조마 하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2시쯤 전화가 오더라고요. 떨리는 가슴 부여잡고 전화를 받았죠. 안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친구에게 왔다 갔다는 쪽지나 남겨놓고 돌아오라고 부탁했어요.
Q. 어떻게 보면 첫눈에 반해 강렬하게 대시했는데, 실패로 돌아간 거네요?
A. 그렇죠. 그런데 이상하게 잠깐 스쳤을 뿐인데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첫 만남 당시 ‘망원동에 사는 조씨’라는 정보를 알게 됐는데, 그 정보만 가지고 무작정 망원동으로 갔어요. 당시 망원동에서 모든 버스가 지나다니던 정류장이 ‘홀트아동복지회’였는데 그녀가 그곳에 올 것 같아서 열흘간 무작정 기다렸어요. 근데 보이지 않더라고요.
Q. 대단한 열정이네요. 그렇게 기다렸는데도 보이지 않았다면, 그냥 한번 보고 지나친 인연 아니었을까요?
A. 그렇죠. 그렇게 잊혀져갔죠. 오랜 기간 본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금방 잊혀져갔어요. 그런데 그해 가을 선배가 운영하던 명동 구둣가게에 갔는데 우연히 ‘망원동 조씨’와 비슷한 여자를 마주쳤어요. 구둣방에 아르바이트 학생이었던 거에요. 긴가민가해서 선배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죠. 혹시 “‘조씨’냐”고 하니까 맞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망원동’ 사느냐”고 물어보니까 맞다고 하길래 확신이 들었죠. ‘아! 이게 인연인가보다’라고요. 그 이후 아내에게 많은 것을 물어봤었죠.
Q. 그러면 첫 만남 당시 왜 다방에 안 나왔다고 하던가요?
A. 당시에 불량해 보여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맹장 수술이후 망원동에서 기다렸던 열흘 있잖아요? 그 때 망원동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갔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아무도 없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죠. 하하
Q. 그 이후 연인 단계로 발전한 건가요?
A. 그렇게 만난 이후에 제가 엄청나게 대시했어요. 그런데 아내가 저를 믿지 못하더라고요. 저를 집안의 재력만 믿고 ‘놀고먹는 놈’처럼 생각돼서 미래가 불투명해 보였던 거죠. 당시에는 정말 그랬어요. 음악에 미쳤었죠. 음악도 지금과는 달리 메탈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불량해 보였을 거예요. 아내는 포크음악을 좋아했거든요. 아내가 나중에 그러더라고요. 놀기만 좋아하는 ‘베짱이 같은 사람’인 줄 알았다고. 그런데 이후 만남이 지속되면서 연인단계로 발전하는데 성공했어요.
Q. 연애를 하면서 데이트는 주로 어디서 했나요?
A. 사실 데이트는 별 것 없었어요. 당시 제가 하던 출판사에 아내가 많이 놀러 와서 출판사에서 데이트를 많이 했어요. 아내의 고향이 경기도 여주인데 여주 남한강에서 데이트를 즐겼던 것도 많이 기억에 남네요.
Q. 그렇군요. 그렇다면 결혼까지 순조롭게 진행된 건가요?
A. 사귀면서까지 아내는 절 많이 믿지 못했어요. 음악이라는 것이 사실 소득이 불안정적이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불안감에서부터 제 모습까지 믿기지가 않았나봐요.
Q. 그런데 결혼은 성공했잖아요. 결혼을 설득하는데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었나요?
A. 아내의 친구들을 포섭했어요. 아내의 친구들에게 최대한 괜찮은 남자로 보이려고 노력했죠. 그렇게 하니 아내의 친구들이 도와주더라고요. 아내를 설득도 해주고 말이죠. 괜찮은 남자인 것 같으니 결혼하라고 말이에요. 그렇게 아내의 친구들이 도와준 결과 그 이듬해 결혼에 골인하게 됐어요.
Q. 결혼 생활은 어땠나요?
A. 결혼 후에 지적인 수준 차이를 많이 느꼈어요. 문학소녀였던 아내와 나 사이에 많은 갭(차이)가 존재했죠. 아내는 결혼을 할 때도 혼수대신 제가 생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책 1000권을 가지고 들어왔어요. 문학적으로 많은 공부를 했던 집사람이었기 때문에 제가 작곡이나 작사하는 데에도 많은 영감을 줬어요.
Q. 음악적으로 어떤 영감을 받았나요?
A. 사실 젊은 시절에는 딥퍼플(Deep Purple)과 레드제플린(Led Zeppelin)이 하는 하드락 장르를 좋아했어요. 록커의 길을 걸으려 했던 제 삶을 180도로 바꿔준거죠. 아내가 알려준 레오나르도 코헨(Leonard Cohen)의 ‘버드 온 더 와이어(Bird On The Wire)’를 듣고 충격에 빠졌어요. 정말 새로운 음악에 눈을 뜬 계기였습니다. 이후 포크음악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Q. 그런데 젊은 시절 음악의 길을 포기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입사했습니다. 아내가 음악하기를 반대한 것인가요?
A. 아니에요. 아내는 제가 음악 하는 것을 말리지 않았어요. 오히려 응원을 해줬지요. 그런데 아내가 항상 이야기한 것이 음악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으로서 집안은 먹여살려야한다고 말이죠. 당시 수입이 변변치 않았거든요. 그래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입사하게 된 겁니다.
Q. 무난한 결혼생활을 하시다가 아내가 암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 때 심정을 말해주실 수 있나요?
A. 아내가 30대 초반이던 그 당시 위암 선고를 받았었죠. 굉장히 두렵고 무서웠어요. 저도 함께 죽고 싶은 심정이었으니까요. 정말 힘들어하고 있을 때 아내가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그 말을 듣고 더 담담히 죽음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나는 이곳에서 멋있게 죽을 준비를 하고, 당신은 이곳에서 아이들과 잘 살 준비를 합시다.”
Q. 아내를 떠나보내고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외로움이 엄습할 때 새출발을 생각해 본 적도 있나요?
A. 사실 다른 여자를 만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년에 서너번 저를 찾아와요. 꿈속에서 말이죠. 잊혀질만하면 찾아옵니다. 꿈에 한번 나타나면 그 모습이 너무나 생생해서 그 여파가 남아있어요. 서너달에 한번씩 그러니 못 잊는거죠 뭐. 어느 날은 미니쿠퍼를 끌고 와서는 “드라이브 가자”고 하더라고요. 정말 생생했어요. 제 모습은 이제 60대 아저씨가 됐지만, 꿈속에 아내의 모습은 아직도 20년전 그대로에요. 그런데 그렇게 한번 나타나면 힘이 되더라고요. 꼭 어렵거나 힘든 시기에 나타나서 힘을 불어 넣어주고 가요.
Q. 하늘에 있는 아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떨까요?
A. 한마디로요? 한마디로는 안되죠. 할 수 있는 모든 미사여구를 다 붙여주고 싶어요. 글도 많이 쓰고 문학적 조예도 깊어 제 삶을 바꿔놓았으니 말이죠. 또 이제는 저에게 빼놓을 수 없는 신앙생활이라는 새로움을 알려주었습니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여자입니다. 한마디로는 힘들어요.
Q.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할 말이 있다면?
A. 결혼기간동안 잘 못해준 것이 너무 후회돼요. 아내의 정신 세계를 못 따라 갔던 것 같아요. 사실 30대, 40대 때보다 요즘이 더 보고싶어요. 살아 생전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못했던 것 같아요. 이제야 말해주고 싶어요. “사랑해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