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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피서
- 올 여름은 유난히 더운 것 같다. 장마는 사라지고 연일 태양이 작열한다. 열대야로 잠을 재대로 잘 수 없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이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뒤척일 수 있어 그런대로 길고 더운 여름밤을 버텨낼 수 있다. 낮에는 숨이 턱턱 막히지만 집에서는 에어컨을 틀지 않는다. 거실 구석에 하나 서 있고 안방 벽에 하나 걸려있지만 몇 년 째 가동한 적이 없다. 전기세가 문제가 아니라 여름엔 땀을 흘려야 된다는 논리로 가동을 못하게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와 아이들의 원성이 자자하지만 워낙 필자의 고집이 강경하므로 다들 선풍기로 버티고 있다. 이제 입추도 지났으니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고 하니 모두 어이없어 한다. 어제 부모님 댁에 들어서는데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혔다. 저층 연립주택에 사시는데 앞뒤 동 간격이 좁고 저층이라 집안에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다. 선풍기가 몇 대 돌아가긴 했지만 엄청 더웠다. 팔순을 훌쩍 넘기신 두 분이 더위로 고생하시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했더니 전혀 문제없다고 하셨다. 어머니는 아침 드시고 나서 근처 중랑천 변 그늘로 가신다고 했다. 그곳에서 동네 할머니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로 오전시간을 보내신 후 오후에는 복지관에 가서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저녁까지 지내시다가 들어오신다고 했다.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특별한 피서를 하고 계셨다. 그것은 ‘무료 전철피서’ 아주 긴 노선을 택해서 하루 종일 시원한 전철 여행을 하고 계셨다. 우선 아버지 혼자 하는 여행은 다음과 같다.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한다. 중랑역에서 전철을 타고 왕십리 역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탄다. 한 시간 이상 걸려서 수원에 도착하면 인천 행으로 갈아타고 소래포구에서 내린다. 소래포구 시장 구경을 하고 인근 다리 밑 그늘에서 쉬고 도시락을 드신다. 다리 밑에는 의자를 많이 설치 해 두어서 편하고 노인들이 많이 모인다고 하셨다. 어머니와 같이 가실 때는 전철 1호선을 타고 온양까지 가신다고 했다. 온양 온천에는 전국에서 모여 든 노인들이 점령했다고 한다. 온천 후 점심 드시고 시장 구경도 하시고 느긋하게 전철타고 서울에 도착하면 저녁. 하루 여행으로는 제격이고 가고 오는 동안 시원한 전철에서 피서할 수 있다고 하신다. 아버지는 가끔 복지관 친구 두 분과 전철여행을 하신다고 했다. 일산에 사시는 분이 계셔서 일단 종로3가에서 모인다. 오전 열시쯤 만나서 서울 역으로 이동한다. 서울 역에서 공항철도로 갈아타고 인천 계양까지 가서 인천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탄다. 원인재 역에서 오이도행 열차를 갈아타고 가다가 소래포구에서 내린다. 시장에서 우럭 두 마리를 구입해서 식당에 가져가면 매운탕을 끓여준다. 막걸리 한 병 놓고 식사하신 후 시장 구경하고 노선을 거꾸로 타고 집으로 돌아오신다. 1인당 회비는 이만 원인데 몇 천원이 남는다고 한다. 전철피서의 하이라이트는 춘천 행 열차를 타는 것. 춘천 역에 내리면 인근에 닭갈비집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신다. 식사 후에는 닭갈비집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승합차를 타고 박사가 많이 배출되었다고 유명한 박사동네, 소양강 처녀동상, 소양호를 두루 구경한다. 구경 후에는 춘천 역까지 친절하게 데려다 준다는데 이 모든 서비스가 공짜란다. 단, 일행이 여섯 명 이상이라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라고 한다. 그래서 춘천에 가실 때는 여러 명이 모여서 간다고 하셨다. 65세 이상에게 제공되는 전철 무료서비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노인들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교통비 부담 없이 시원한 피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노인들의 정신과 육체건강에 상당히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 2016-08-0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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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철무료 지공거사, 오히려 요금폭탄
- 인생 65세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어르신, 노인으로 호칭되는 ‘고령자’의 대열에 편입된다. 국민연금 수급자가 되고 ‘지공거사’가 된다. 하지만 전철무료 지공거사! 요금 면제커녕 폭탄을 맞는 경우가 많다. 한국전쟁 와중에 출생신고가 몇 년 늦어 이제 65세가 되었다. 기초연금신고와 전철 무임승차권에 대한 안내문을 받았다. 고령자가 되었다는 실감이 났다. “전철을 무임승차하면 어떨까?” 어린아이처럼 가슴이 설렜다. 주민의 일상으로 찾아가는 복지행정! 얼마 전 관악구 미성동 복지담당 공무원과 보건소 간호사의 방문을 받았다. 봉지형 복지사는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현장을 찾아가는 복지행정을 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전철무료승차권과 기초연금신청안내, 주택연금 활용방법 등 손에 잡히는 주제를 설명하였다. 김상희 간호사는 “사회은퇴 후 활동이 축소된 어르신의 건강이 문제된다.”고 하였다. 폐렴예방무료접종, 골밀도검사, 암 검진, 임플란트 치과지원도 설명하였다. 폐렴예방접종이 일생에 꼭 한번 해야 하는 것인 줄 처음 알았다. 치매검사, 우울증검사는 이상 없이 통과하였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찾아 친절하게 설명해준 복지사와 간호사에게 감사한다. 환승기능 없는 전철무임승차권 전철 무임승차 시행초기 춘천막국수, 온양온천 등 원거리 무임승차가 화젯거리가 되었다. 퍼주는 복지라고 야단났었다. 한편에서는 집안에 머무를 고령자를 밖으로 이끌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긍정론도 있었다. 즐거움은 여기까지였다. ‘어르신 우대용 교통카드’를 받으면서 ‘지공거사’에 대한 기대는 산산이 조각났다. 문제는 시민이 통상 버스타고 전철을 바꿔 타는 ‘환승’에서 발생한다. 전철무임승차권에는 환승기능이 없다. 대중교통 환승제가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환승기능 없는 교통카드가 아직도 존재하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버스와 전철을 한번 환승하면 가까운 거리는 1250원 남짓이면 된다. 전철요금은 무료이나 버스요금은 내야한다. 전철요금은 면제로 알았으나 실제 면제요금은 50원, 한 달 왕복하더라도 3000원이다. “눈 가리고 아옹이지, 누가 전철요금 면제라고 하겠는가?”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공거사 오히려 요금폭탄! 시민은 보통 버스타고 전철로 환승하여 다시 버스를 타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대체로 요금이 1500원 안팎이었다. 그런데 지공거사가 부담하는 요금은 2400원이 된다. 면제요금 합한 총 요금은 2150원 1.43배 많은 3650원이 된다. 교통요금 면제커녕 오히려 폭탄이다. 이만큼 예산도 낭비하고 있다. 많은 시민이 실질적으로 전철요금 면제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현장이다. 이 대목에서 무료승차권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전철무임승차가 노인에게 오히려 부담을 늘리는 기막힌 현실이다. 무임승차권 환승기능 부여하라 왜, 전철요금 전액 부담자와 면제자의 요금계산이 달라야 하는가? 지공거사의 무임승차카드 환승기능부터 부여하여야 한다. 환승기능도 없는 무임승차 교통카드 발급을 특정은행에 전담시키는 것도 큰 문제다. 계좌이동제, 인터넷 전문은행 출현 등 은행 간 벽이 허물어진지 이미 오래되었다. 모든 은행에 개방하여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 2016-08-0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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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담회] 시니어 3인의 진솔하고 진지한 대화 '이 시대 孝의 진정성'
- 건강한 가정이 모여 크고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이런 공동체가 모여 국가의 초석이 된다. 하지만 가정 해체가 심심찮게 일어나면서 아동학대, 노인 소외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허물어지는 가정 해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대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바로 효(孝)라고 말한다. 이번 호에서는 효를 실천하는 3인이 한자리에 모여 이 시대의 효의 진정성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 무크지 을 창간하는 권혁승 백교문학회장(이하 권혁승 회장) △ 효경영의 리더 상훈유통 이현옥 회장(이하 이현옥 회장) △ 교육을 통해 효 문화를 정착시키는 최종수 한국효문화센터 이사장(이하 최종수 이사장) 장소 이투데이 6층 회의실 Q.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적 가치 ‘효.’ 요즘 효를 얘기하려면 저마다 답답하다고 한탄합니다. 무엇 때문에 시니어들이 분노하는 걸까요? △ 이현옥 회장: ‘효는 백행지본(百行之本)’이에요.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모든 행동의 근본이죠. 부모가 없었다면 자식들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자신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위치에 섰더라도 이는 모두 부모의 은덕이죠. 부모 모시는 일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바쁘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찾아뵙는 것은 소홀히 하고 전화 한 번 하는 정도로 생색내는 자식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죽는 날까지 자식 잘 되기를 바라고 좋은 소식 있기를 고대하며 밤낮으로 자식 걱정을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죠. △ 최종수 이사장: 자식들의 마음가짐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교육이 우선돼야 해요. 옛 서당에서는 과 을 기본으로 어려서부터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예절을 가르쳤어요.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비는 아비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각자 직분에 충실하게 하는 밑바탕에는 효가 자리 잡고 있었지요. 이런 이유로 초·중·고교에서 효와 예절, 질서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요. 학식을 갖추는 것보다 사람이 되는 게 우선이지요. 이러한 일들을 시작하게 된 게 주위에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우리 매일 같은 것만 할 게 아니고, 인성과 효에 대한 공감을 통해 새로운 일을 한번 해보자’고 한 것이 계기가 됐어요. △ 권혁승 회장: 우리나라 효 사상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고, 한국의 가족주의도 전부 없어져 가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을 두고 ‘가정 파괴’라는 말들을 씁니다. 이는 곧 가정의 예절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가정의 예절이란 자식이 부모를 공경할 줄 알아야 하는데, 요즘은 어버이날이나 부모 생신날이라 해서 선물하나 사서 주는데 그건 효가 아니죠. 효 사상이라는 것은 한국인의 정신문화라는 것이고, 물질의 교류나 거래는 아니죠. 부모자식 간에 아파트 사주고 비싼 선물 사주고, 물론 그것도 효도의 한 방법 일수 있지만, 한국의 기본 사상이자 문화 사상은 아니라고 봅니다.효의 출발점을 가정의 예절에 두고, 어른을 공경하는 것부터 아이들을 교육해야 해요. 요즘은 어린이 교육이 잘못돼 개인주의나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해졌지만, 한국 효 사상이 무너져가는 위기 상황이라고 느끼니 씁쓸하죠. 그러한 문제로 우리(3인)가 모인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웃음). Q. 지금 효는 현실적으로 어떻게 실천되고 있나요? △ 권혁승 회장: 요즘 대다수 부모는 자식에게 의지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리고 자식들은 부모에게 효도하려는 생각을 안 하고 있죠. 효를 바라지도, 하지도 않는 게 현 상황인거죠. 그래도 지금 우리가 하는 효 운동을 계속 꾸준히 전개해야 하는데, 도움이 필요합니다. 각 시·구 문화원에서 부모에 대한 시 낭송회를 1년에 한 번씩 한다든지, 강의를 한다든지 말입니다. 이렇게 효에 대한 교류를 해야 효심이 생기는 것이죠. 젊은이들에겐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고 날마다 반성을 해나가는 것이 효예요. 아이들이 “학교 다녀 오겠습니다”, “다녀 왔습니다” 인사를 하는 것이 기본인데 휙 갔다가 말없이 돌아오죠. 젊은 엄마들도 다 어릴 적 해본 것으로 신경을 못 써서 그렇지 아이들도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에요. ‘효심’. 그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봤어요.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이렇게 나옵니다. 첫 번째, ‘효성스러운 마음’. 두 번째, ‘효심은 엄하게 키운 자식일수록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한 법이다’ 그러니 부모가 애를 잘 키워야 하죠. 적당히 키우면 효도가 안 돼요. 불효라는 것은 아이에게만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것, 부모자식 간 주고받는 것이거든요. △ 이현옥 회장: 효를 실천하는 방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 왔어요. 이기주의와 황금만능의 물신주의는 가정의 안녕과 질서의 근원인 효를 경시하므로 해체되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어린이나 젊은이 할 것 없이 절대가치와 기준이 상실되어가고 있는 현실이죠. 자식을 물질적으로 키우면 그게 효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권 회장 말씀대로 엄하게 키우고 가정에 모범을 보여야 하죠. Q. 지난해 12월 ‘효도계약’을 지키지 않은 아들에게 증여한 부동산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판결을 놓고 가족모임에서 효도계약서를 쓰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 권혁승 회장: (부모자식 간 효도계약서 등의 문제에 대해서)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요. 한국인은 효에 대해 우리 전통문화, 민족문화로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데 개중에는 부모자식 간 효도 계약서를 쓴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사실상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몇몇 사건을 미디어에서 너무 부풀리는데, 그런 것을 줄여야 해요. 부모자식 간 화합하고 소통해야 하는데 불화가 있다면 잘못되는 것이죠. 아이들이 자랄 때 가정 예절이나 인성 교육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으니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식이 잘못했든 부모가 잘못 가르쳤든 소통이라는 것은 쌍방이에요. △ 최종수 이사장: 효도계약서를 쓰고 하는 효는 결코 효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계약을 하는 것도 문제, 그것을 퍼뜨리는 언론도 문제이지만, 어쨌든 그것은 효가 아니고 효가 될 수도 없어요. 중요한 것은 두 분(권혁승, 이현옥)도 그렇지만 자신의 모든 열정과 재산을 털어 효 문화를 전파하는 훌륭한 분들이 계시는데 국가는 대체 무엇을 하는가 생각이 들어요. 지방자치단체 강령에도 효에 대한 지침 등이 있지만, 지나친 복지로 효가 묻히고 퇴색하고 있어요. 노인, 장애인 복지 등을 위한 비용이 당연히 들겠지만, 그중 일부를 효를 위한 예산으로 책정해 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사람들이 효를 통해 그런 노인과 장애인 등을 돌볼 수 있도록 말이죠. Q. 효에 관한 교육과 정책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는데요. △ 권혁승 회장: 예를 들어 우리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시 낭송회를 한다고 하면 그들도 그 며칠 동안은 아버지 어머니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효가 뭔가 선물만 주는 게 아니라 기본을 익히는 교육을 해야 해요. 이런 말이 적절할지는 모르지만 각 지역마다 문화원이 있어요. 대개 문화 강좌를 한다든가 음악, 미술, 무용 등을 가르치는데 효 문화에 대해서도 강의하면 안 될까 싶어요. 문화원마다 책정된 예산들을 다 그런 예술 강좌에만 써야 할까요? △ 최종수 이사장: 의 독자들의 나이대를 보면 나라 망하고, 6·25사변 나고 배고프고 살기 어려워서 그런 걸 찾을 수 없는 시대였다 할지 몰라도, 그 와중에도 뜻있는 사람들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요. 좋은 효자·효부 정말 많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었다는 생각 말고 기본적인 교육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 △ 이현옥 회장: ‘효’를 바탕으로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직원들도 만족해하고, 사고도 발생하지 않아요.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가는 직원들에게 홍천 대명콘도와 양양 솔비치콘도 숙박을 지원해 줍니다. 1년에 상·하반기 2번 가능하고, 시댁이나 처갓집 식구들도 함께 갈 수 있게 하는데 주로 직원들이 장인·장모를 모시고 가는 편입니다. ‘너희들이 부모에게 잘함으로써 우리 직장도 건전하게 발전이 되는 거다’라고 자주 말합니다. 매년 5월에는 효 문화 확산을 위해 전 직원이 가족을 데리고 세종시에 있는 효림원(효 마을)을 방문해 효심을 나누고 효 문화행사를 진행하죠. Q. 효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무엇을 바꾸어야할까요? △ 최종수 이사장: 효 문화예술 교류 차원에서 학교에 전문 강사가 방문해 효 강의 등을 하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어머니들의 생각이 좀 바뀌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효에 대해 토론회를 한다고 하면 관심도 없고, 다른 학원에 가라고 하는 등 꽁무니를 빼기 때문이죠. 학생들을 모집하면 3분의 1 정도만 자발적으로 오고, 3분의 1은 학교에서 하라니까 억지로 온 것이고, 또 3분의 1은 참여는 하지만 구실만 있으면 학원에 가거나 빠지려고 해요. 그런 경우에 학생도 학생이지만 어머니들이 적극적으로 인성이나 효, 예절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인성이 기본이 된 다음에 학력을 쌓아야지 기본도 안 되고 학력만 쌓으니 아이들이 머리만 커지는 것이죠. 효라는 것은 평생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인데, 유가(儒家)에서 배울 때는 부모가 살아 계실 때 모시기를 잘 해야 한다고 하는데, 종교가 달라 많은 부분에 갈등이 생겨나고 있어요. 그런 효가 필요 없다고 하는 단체도 생기고, 내가 효를 안 해도 살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지는 몰라도, 효는 우리나라 정서나 젊은이들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지난해부터 인성교육진흥법을 시행하여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단체가 갈팡질팡하고 있어요. 인성과 예절 교육은 효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권혁승 회장: 효 문화, 이런 운동은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 운동도 아니고 시간이 많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어떠한 소명감에 의해서 하는 것이지 이해타산으로 하는 게 아니에요.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라 ‘기브’만 하는 거죠. 요즘 부모는 자식의 효도를 바라지도 않고, 자식도 안 하는 상황이지만 결코 포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에요. 효는 어디 내다 팔래야 팔 수 없는 한국인의 아주 기본적인 사상이자 문화 사상으로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정서니까요. 2018년에 동계 올림픽을 하는데 외국인들이 많이 왔을 때 ‘한국은 효의 나라다’라는 게 선전되면 얼마나 좋겠어요(모두 웃음). △ 이현옥 회장: 생전이나 사후에도 예에 벗어남이 없어야 합니다. 즉, 살아 계실 때도 예를 지켜야 하나 돌아가신 후에도 예를 지켜야 합니다.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자(慈)라면 자식의 부모 사랑은 효(孝)라고 합니다. 부모는 진 땅을 걸어가도 자식은 마른 땅을 걸어가기 바라는 게 부모입니다. 그래서 전체를 바쳐 희생하는 것이 부모입니다. Q. 효 문화 확산을 위해 인프라 구축이 우선시되려면. △ 최종수 이사장: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그럴 수 있는 분위기가 먼저 조성돼야 합니다. 내가 과천문화원장을 8년 정도 하고, 전국문화원 회장을 4년 동안 했어요. 그러면서 체계적으로 구축하여 효 문화를 선도하려는 효 문화센터를 만들려고도 했죠. 그러나 주변에서 ‘왜 저렇게 판을 벌이나’하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어요. 그러니 그런 것을 하려고 해도 먼저 주변의 인식과 분위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돼요. △ 권혁승 회장: 국내 효 문화를 바로잡고 육성, 창달해야 하지만 아울러서 교양을 갖출 수 있어야 해요. 효는 한국 고유의 문화예요. 이 문화가 옛날 중국이나 일본에서 온 게 아니죠. 물론 서양에서도 방식이 다를 뿐 효도를 잘 하죠. 영국의 역사 철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그의 책에 ‘인류문화 발전을 위해 한국이 크게 기여한 게 있다. 그것이 한국인의 가족제도와 효 사상이다’라고 썼어요. 그는 이러한 효 사상을 전 세계에 번지도록 해 모든 세계인이 가족을 사랑하는 정신이 퍼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설파했고요. 소설가 톨스토이도 “불효하는 사람은 벗으로 삼지 말라”고 했어요. 미국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지낸 버냉키(Bernanke)도 미국 프리스턴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이제 여러분은 졸업을 하니 매주 한 번씩 부모님에게 전화해라”라고 말했습니다. 생일에 선물을 사주고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1주일에 몇 번씩 전화 걸어 안부를 여쭙는 것이 한국 효의 기본입니다. 이러한 점이 전 세계에 한국인이 어깨 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랑거리가 될 수 있고, 자부심이라 할 수 있어요. 한국의 효 사상을 세계에 널리 알려서 모든 세계인들이 한국의 효 사상을 본받고 한국하면 ‘아! 효의 나라’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해요. 더 나아가서는 효 문화를 유네스코 문화재로 등록한다든가, 널리 번지도록 힘써야 해요. △ 이현옥 회장: 이런 분위기를 조성해서 좋은 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여 정부와 언론이 주목하고, 효에 대한 인식이 관철됐으면 합니다. △ 권혁승 회장: 효에 대한 좌담회는 한국 언론사, 매체 사상 처음 있는 일 아닐까요? 아마 단군 이래 최초일 것 같아요. 오늘로 끝내지 말고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웃음) Q. 효 문화 확산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 최종수 이사장: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타고난 소질과 능력을 개발해 나의 길을 찾고 이웃과 사회를 위한 사랑과 봉사가 바로 ‘효’라는 것이죠. 이를 위해 시대에 맞는 효 문화의 창출이 바로 인성 교육의 출발점이라고 보고 한국효문화센터를 2011년 시작했어요. 한국효문화센터는 효에 관련된 교육과 행사로 우리가 실천해야 할 진정한 효가 무엇인지 되돌아보며 자신에 대한 사랑의 첫걸음을 시작으로 하는 인성 교육과 밝고 건강한 사회 구현이 목표예요. 예술단체장들이 효 문화사업을 하면서 학술회의도 하고, 학생들을 모아 토론한 내용들을 토대로 효 문화를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지 단초를 발견했어요. 요즘 고등학생들은 입시에 시달리지만, 그중에서도 고전 등을 훤히 꿰뚫는 학생들이 꽤 있어요.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 하지만, 마냥 그럴 것이 아니라 헌혈도 하고 기증도 해서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왔죠. 그러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시대에 효 문화사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해줬어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들의 수준에 맞는 효 문화사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렇게 글짓기, 그림 그리기 대회도 하고, 매년 토론회도 열면서 새로운 것을 찾아가고 있어요. 국내 최대 규모의 ‘효’를 주제로 한 문화축제로 1회성 행사로 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지만 그만큼이라도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상을 받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만나보면 그때만이라도 가족끼리 효에 대해 이야기하고, 부모를 생각한다고 하거든요. △ 이현옥 회장: 효 문화라는 건 다들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게 어려워요. 어머니가 살아 계실 적에 특히 5형제 중 셋째인 나를 많이 아끼셨고 사랑을 주셨죠. 공직생활 중에도, 사업을 할 때도 어머니가 편찮으시면 달려가 돌봐드리는 등 장남 역할을 했어요. 고향 마을에 1981년 대덕연구단지가 들어서면서 선산을 세종시 조치원으로 이전해 효림원을 조성했어요. 어머니는 그 안에 있는 농가주택에서 4개월 동안 고생하시다 90세에 돌아가셨고, 5일장을 치렀어요. 매년 시묘살이를 하기 위해 내려갔고 거기 가서도 돌아가신 어머니와 대화도 나누고 3년 탈상을 했는데 마을 회장이나 이장이 그 모습을 눈여겨봤나 봐요. 그러다 매년 추모식을 하면서 마을 사람 100명을 초대해 아이들에게 선물도 주고, 면장 추천을 받은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500만원씩 장학금도 수여하는 행사를 진행했죠. 사실 3년만 하고 그만두려 했는데, 막상 해마다 해온 것을 그만두기는 어려웠어요. 나로서는 자식의 도리로 하면 되는 일이었지만, 소문이 나자 군에서 우리 마을을 성균관장에게 추천해 각지에서 몰려와 선전을 해주고, 포상도 받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마을 사람들이 1만원, 5000원씩 자발적으로 980만원을 모아서 선산 공원 입구에 효비를 들여놓았어요. 마을이 효의 고장이니까 “마을 입구에 ‘효림원’이라고 세워 놨어요. 그때 어머니가 옥색 한복을 입고 꿈에 선명히 나타나시더니 ‘마을에서 이렇게 효비도 세워주고 행사도 열어줬는데, 너도 고마운 뜻을 표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어요. 작은 유통업을 하던 나는 영농조합 농장을 하나 인수했어요. 그곳에서 생산하는 오이, 토마토, 배 등 농산물을 국가유공자 요양원이나 보훈병원, 군부대 등 10여 기관에 기증하고 있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지역의 소득 증대도 되고, 고용창출도 되니 농민들이 굉장히 좋아합니다. △ 권혁승 회장: 7년째 백교문학상 효친문학상 작품을 전국적으로 공모하는데, 글과 시 속에 효 사상, 효심 또는 모정이 깃들어져 있는 작품을 심사 기준으로 삼아 상을 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잘 쓴 글이라도 사친과 관계없는 글은 입선이 안 되죠. 자식들은 부모가 그렇게 사랑을 줘도 사랑인 줄 몰라요. 일상에서 공기를 마시듯 깨닫지 못하는 것이죠. 강릉 시골 마을에다가 사모정 정자를 지었어요. 마을의 쉼터가 되라고. ‘사모정’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라 해서, 한쪽에는 도예 조각 하는 교수님의 작품도 세워 놨죠. 정자를 강릉시에 기증했는데 하고 나니까 주변에서 그 정자만 가지고 효 사상이 함양되겠느냐 해서 ‘사친문학상’을 만들라 하더라고요. 그걸 만들어 전국적으로 등단한 문인을 대상으로 작품공모를 하고 있어요. 거기다 이 사상을 전 세계에 알려야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라는 책을 만들었어요. 국내 200여 도서관에 비치했고, 영어판을 제작해 65개국 130개 도서관에도 전달했어요. 유엔, 세계은행에도 책이 있어요. 대통령, 교육부장관, 문화부장관 등에게도 돌리고,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보냈는데 잘 전달이 됐는지는 모르겠어요(웃음). 작년에 사모정이 있는 공원이 너무 좁다고 해서 확장공사를 1년간 했어요. 높이가 3m인 고석에 ‘효 사상 세계화의 발원지 효향 강릉’이라 쓰고 밑에 영어로도 써놓았어요. 그 옆의 돌에도 효에 대한 글을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로 새겼어요. 오는 9월에 도 창간할 예정입니다.
- 2016-07-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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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 사람] 백경야생화갤러리 백경숙 대표① 취미로 다가온 야생화, 삶의 전부가 되기까지
- “이 아이는 물을 많이 먹어요.” “저 아이는 추위에도 잘 자라죠.” 애정 어린 말투로 야생화들을 ‘아이’라고 부르는 백경숙(白慶淑·63) 백경야생화갤러리 대표. 그녀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였다. 갑작스러운 병마로 교단을 떠나야 했지만, 야생화 아이들과 싱그러운 ‘인생 2교시’를 맞이하고 있다는 그녀의 정원을 찾았다.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교사 시절, 시험 감독을 위해 교실에 들어선 백 대표는 이내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화장실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방광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통증과 빈뇨(頻尿)가 점점 심해졌고, 결국 병원을 찾은 그녀는 ‘발작성 방광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명하다는 비뇨기과를 수소문해 가보고, 좋은 치료법이라면 뭐든 해보았지만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별수 없이 퇴직을 결심한 그녀는 한동안 실의에 빠져 눈물로 하루하루를 이어갔다. “몸이 아프고 집에 있으면 정말 울음밖에 안 나와요.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고통을 주시나 하늘이 원망스러웠죠. 병에 좋다는 건 안 해본 것 없이 다 해봤는데 그래도 안 낫더라고요. 암 같은 병도 아니라니까 이런저런 치료를 해가며 집에서 지냈죠.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그게 참 더디고 힘들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백 대표는 “꽃구경 가자”는 동생의 권유로 양재동 꽃시장 구경에 나섰다. 그때, 순백의 청초한 자태를 뽐내는 꽃 한 송이가 그녀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말발도리’라는 야생화였다. 말발도리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당장 꽃을 사려 했지만 꽃가게 주인은 “그 꽃은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못내 아쉬워하는 백 대표에게 솔깃한 이야기를 꺼냈다. “가게 주인이 꽃을 파는 대신 야생화 강사를 한 분 소개해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당시만 해도 야생화를 배운다는 건 생소했죠. 시민녹화교실이나 분재 수업을 들은 적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야생화를 배운 건 그때부터였어요. 점점 집에 화분이 늘어났고, 제 삶도 활기를 더하게 됐죠.” 몸 상태가 몹시 안 좋았을 때는 패드를 하고 다닐 정도로 잦은 고통이 찾아와 그녀를 괴롭혔다. 야생화와 함께할수록 베란다에 화분이 가득해졌고 백 대표의 일상에도 한층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갑갑하고 지루한 하루하루 속에서 고통으로 눈물짓던 그녀가 꽃처럼 화사한 미소를 머금게 된 것. 그러나 그런 중에도 고민은 생겨났다. “꽃에 집중하다 보니 화장실도 차츰 덜 가게 됐고, 화분에 물을 주고 다듬는 등의 활동이 소근육 운동이 돼 몸도 건강해졌어요. 온갖 치료법을 동원해도 낫지 않던, 그야말로 난치병이었는데 말이죠. 모두 야생화 덕분이에요. 그런 야생화가 많아져서 좋았지만, 좁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기엔 공간의 한계가 있었어요. 그렇다고 그 고마운 아이들을 처분할 수도 없었죠. 야생화를 위해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결심했어요. 그건 나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죠.” 이사를 하려고 마음먹었을 즈음 화분 수는 200여 개에 이르렀다. 백 대표는 동생과 함께 전원주택이 있는 지역을 둘러봤고, 고심 끝에 현재 백경야생화갤러리가 있는 서원마을(서울시 강동구 암사동)에 정착했다. “동생 도움이 컸어요. 아파트에서 살다가 전원주택으로 옮기기 힘들다고들 하잖아요. 동생이 ‘언니 우리 함께 살며 의지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죠. 그 말에 힘입어 식구들을 설득해 두 가족이 편안하게 지내면서도 야생화 갤러리를 꾸밀 수 있는 ‘모던한 전원주택’을 콘셉트로 설계했어요. 함께 살다 보니 어려움을 나눌 수 있게 됐고, 경제적으로도 더 여유가 생겼죠. 무엇보다 야생화를 자유롭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요.” ‘서로가 원하는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서원마을에 온 지도 어언 7년. 화분은 점점 늘어나 이제 600여 개에 달한다. 보살펴야 할 꽃이 많아지면서 백 대표의 손길은 더 분주해졌다. 야외 정원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어느새 그녀의 피부도 건강한 빛으로 그을려져 갔다. 백 대표는 이 마을에 오고 자신의 건강이 95% 정도는 회복됐다고 자부한다. 몸에 활력이 생길수록 야생화를 향한 그녀의 애정은 더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다. “어느 날 갤러리를 찾아온 분이 ‘원예치료사’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했죠. 처음 그 단어를 듣고는 ‘아, 꽃도 아플 수 있으니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식물을 이용해 사람과 소통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거더라고요. 괜찮겠다는 생각에 찾아봤더니 건국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커리큘럼이 있었어요. 그 길로 등록하고 논문 쓰고 실습도 다니며 원예치료사 자격을 취득했죠.” 전문가가 되고 나니 강사 자격으로 야생화갤러리, 유치원, 주간노인복지요양원 등에서 야생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20년 넘게 교사생활을 했던 덕분에 수강생을 가르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무엇보다 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여한 이들이기에 수업 분위기는 늘 화기애애했다. “꽃을 배우러 오는 수강생 얼굴을 보면 찡그리고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그게 꽃이 주는 즐거움이기도 하죠. 더군다나 자기가 필요해서 배우러 오는 분들이기 때문에 적극적이라 힘들이지 않고 수월하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지난 2년간은 외손주를 돌보기 위해 미국을 오가느라 야생화 교실이 뜸했지만, 여전히 찾아오는 이들이 있어 행복하다는 백 대표다. 특히 자신과 같은 중년 여성들의 방문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여자들은 정말 갈 데가 없어요. 그런 분들이 야생화갤러리에 와서 꽃도 보고 수다 떨고 하는데 저는 그냥 오라고 안 해요. 기왕 오는 거 옷도 아름답게 입고 예쁜 앞치마도 하나 가져오고 기분 좋게 찾아오라 이야기하죠. 여기 오면 바람도 선들선들 불고 우리끼리 소통하면서 꽃과 함께 예쁘게 놀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공간에서 그런 즐거움을 나누며 지내고 싶어요.”
- 2016-07-0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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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경제] 기초연금 제대로 받자
-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소득하위 70% 이하 노인에게 국가에서 소득에 맞게 차등 지급되는 연금이다. 전 국민에 지급하겠다는 당초 계획이 축소, 시행되고 있으며 상당수 국민은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65세가 되면 동 주민자치센터에 신청하여야 한다. 국민연금 노령연금은 60세까지 소득 있는 업무 종사 시에 의무적으로 국민연금을 납부한 뒤, 10 년 이상 납부했을 경우 본인이 납부한 기간과 보험료에 따라 연금으로 받는다. 기초연금은 예산은 국가가 부담하고 국민연금공단의 업무협조로 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매월 지급한다. 2016년 1월부터 개정 시행하는 기초연금 수급자격은 다음과 같다. 65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다음 ‘소득인정액’이 단독가구 100만 원, 부부가구는 160만 원 이하자가 신청자격이 있다. 단 공무원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 군인연금, 별정우체국연금 수급자는 제외한다. ‘소득인정액=1.소득평가액+2.재산의 소득환산액’이다. 소득인정액 산정은 배우 복잡하므로 해당기관에 문의하거나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필요하다. 1.소득평가액=(근로소득-52만 원)*0.7+기타소득 1)근로소득->일용근로, 공공일자리, 자활근로소득 제외 2)기타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공적이전소득+무료임차소득 무료임차소득=시가표준액 6억 원 이상 자녀주택에 거주->연0.78% 2.재산의 소득환산액= {(1+2-부채)*4%+3 }/12 1)일반재산-기본재산(대도시: 1억3500만 원, 중소도시: 8500만 원, 기타지역: 7250만 원) 2)금융자산-2000만 원 3)고급자동차(3000cc 이상) 회원권(4000만 원 이상)의 가액 국가에서 국민을 위하여 시행하고 있는 기초연금! 월 10~20여만 원이 작은 금액이 아니다. 시니어 30년을 재설계해 보면 그 크기를 실감할 수 있다. 월 10만 원이면 원금으로 3600만 원, 20만 원이면 7200만 원이 된다. 국가예산으로 지급을 보장하는 기초연금은 시니어에게 제일 확실한 수입원이 된다. 엄청 큰 재산으로 인식하여야 할 이유이다. 65세가 되면 ‘지공거사’ 신청은 잘하고 있으나, 기초연금에 대하여는 대부분 무관심하다. 기초연금 수급자에 해당되는지 국민연금공단이나 동 주민자치센터에 문의하고 신청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기초연금 홈페이지 www.basicpension.mohw.go.kr
- 2016-06-0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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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의 안락한 삶
- ‘복지’라고 하면 우리는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무상급식과 기초생활수급, 그리고 기초노령연금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행하는 일련의 수단에 불과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것들을 통틀어 ‘복지’라고 한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좋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건강관리를 해야 하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이 있어야 하고, 영혼의 즐거움을 채우기 위해 문화생활도 활발하게 해야 한다. 또한, 이런 것들을 모두 갖추려면 경제활동을 빼놓을 수가 없다. 우리는 생활이 안정 되어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으며, 이를 넓은 의미의 ‘복지’라고 한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안락하게 사는 것이 복지다. 시니어도 예외는 아니다. 시니어들도 남은 삶을 위해서 복지에 더욱 더 힘써야 한다. 먼저,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에 대해 생각해 보자. 옛날에 한 때는 ‘판잣집이라도 내집이 최고’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옷을 아무렇게나 입어도 상관없고, 자세가 흐트러져도 누가 뭐랄 사람이 없고, 그냥 누워서 뒹굴뒹굴 해도 간섭받지 않으니 집이 최고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삶의 무게가 저마다 다 다르듯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집의 규모 또한,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60평 아파트에 거주해야 많이 행복하고, 10평 아파트에 거주하면 불행한 것이 결코 아니다. 다만, 규모는 개개인의 차이일 뿐, 행복은 그 집 속에 담아내는 내용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집은 그냥 편안하게 쉴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다음, 영혼을 채우기 위한 문화생활을 우리는 보통 취미생활로 한다.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나, 하고 싶었던 것들, 또는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채워 나가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누리는 일이다. 누구는 여행으로, 누구는 음악이나, 미술로, 그리고, 누구는 텃밭 정원을 가꾸는 일로, 스포츠로, 등산으로, 그 외에도 수없이 많다. 이런 것들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내는 일도 행복한 일이다. 그러므로 취미생활을 위한 모임 하나쯤은 꼭 갖도록 권하고 싶다. 필자도 모임을 하나 하고 있는데, ‘단역배우’모임이다. 함께 방송인교육을 받고 난 후, 교육생들 끼리 모임을 갖게 되었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그 모임을 하면서 회원들 모두가 행복해 한다. 노인복지법의 기본이념을 보면 ‘.....그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 되어있다. 그렇다. 취미생활을 자기 혼자만의 것으로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 취미를 함께 하고, 그 지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여 즐거움을 나누고 행복을 나누는 것이다. 필자가 하고 있는 ‘단역배우’ 모임도 사회에 봉사 할 계획을 갖고 있다. 소외된 노인들을 위해 연극을 하는 것이다. 회원들이 시간을 내어 연습을 하고 있는데 무대에 올릴 실력이 되면, 그때에 봉사활동을 하기로 하였다. ‘좋은 건강을 유지하려면 꾸준한 운동,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이 말은 의사들이 항상 하는 말이다. 그러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운동을 지나치게 하다가, 오히려 병을 부르는 사람들도 가끔씩 본다. 필자의 지인 중에도, 건강을 위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1시간 30분씩 ‘빨리 걷기’로 운동을 했는데, 6개월도 못되어서 무릎 연골을 수술한 적이 있다. ‘노인은 노령에 따르는 심신의 변화를 자각하여 항상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고.....’라는 노인복지법의 기본이념 중에서 특히 ‘노령에 따르는’이라는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나이 많아 기운 떨어 진다고 집에만 있으면 안 되지만, 우리 시니어들은 과로 할 정도로 활동을 지나치게 많이 해서도 안된다. 그냥 보통 걷는 걸음으로 하루에 1시간 정도 걸으면 족할 것 같다. 사실 이것은 필자의 유일한 운동법 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경제활동에 대해 생각해보자. 필자는 전 재산이 집 한 채 밖에 없는, 서민들의 복지가 될 수 있는 다른 경제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소유주택을 팔아서 자가주택의 규모를 줄인다. 그 차액으로 미래 가치도 좋고, 교통 좋은 곳에, 1인 거주용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매입하여 임대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매달 임대료를 받는 것도 훌륭한 경제활동이다. 나중에 목돈이 필요 할 때는 임대하던 소형 주택을 매매해서 사용하면 어려움도 겪지않게 된다. 이런 경제활동은 노후의 삶을 안락하게 해준다. 바로 이런 것이 복지다.
- 2016-05-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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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 실버타운과 시니어타운
- 언제부턴가 ‘실버타운’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시니어타운’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최근 퇴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거 강의 중에 실버타운과 시니어타운의 차이를 질문했던 적이 있다.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그 차이를 모르겠다고 했고 일부는 실버타운은 문제 있는 시설이고 시니어타운은 믿을 만한 시설이라고 알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정답은 똑같은 시설을 지칭하는 용어라는 것이다. 그동안 ‘실버타운’이 여러 가지 부정적인 문제를 야기 시키니까 개발업자들이 새로 만들어 낸 용어가 ‘시니어타운’이다. 호박에다가 줄을 그어 수박과 헷갈리게 만든 꼴이랄까.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초반에 소위 실버타운이 수입되었다. 그 당시 필자가 운영하던 건축설계사무소에는 실버타운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의 출입이 많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경치 좋고 공기 좋은 산 속에 거창한 실버타운을 개발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만 해도 실버타운에 관한 서적도 없었고 자문을 받을 전문가도 국내에 거의 없었다. 필자는 일본 서적을 번역해서 모 대학원에서 사용하던 교재를 어렵게 구해서 연구했다. 1980년 대 후반부터 시작된 신도시 건설이 불러온 건설 붐은 1900년 대 중반까지 온 나라를 공사판으로 만들었다. 그에 편승해서 실버타운 바람도 불었다. 충남 예산에 실버타운을 기획하고 있던 의사를 따라 조찬포럼에 간 적이 있다. 그 곳에 모인 의사들은 머잖아 인간수명 150세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평균수명이 75세 정도였던 그 당시로선 좀 허황된 이야기를 하는 자리라고 느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참석한 실버타운 기획자들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노인 천국이 될 것이므로 대규모 실버타운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을 쏟아냈다. 미래 장수사회의 주거대안으로 떠오르던 실버타운은 그러나 정착되기도 전에 IMF와 함께 몰락했다. 개발되었거나 진행되던 여러 곳이 IMF로 부도가 났다. 그 당시 부도가 난 서울 근교 실버타운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근처에 골프장과 스키장이 있는 리조트 인근 산속에 덩그러니 서 있는 시설이었다. 겨울에 난방도 안 되는 시설에서 노인 몇 분이 식당에 모여서 직접 밥을 해 드시고 계셨다. 개발업자가 부도를 내고 도망가서 입주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어르신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계셨다. 2000년 대 들어 고급 실버타운 붐이 일었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도심 내에 프리미엄 시설로 개발되었다. 명칭도 시니어타운으로 바꿔 불렀다.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시설들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뉴스를 보면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입주율이 저조해서 운영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어떤 곳은 운영회사가 관리비를 유용해서 단전 단수를 겪기도 하고 퇴소하려고해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서 그냥 그곳에 살 수 밖에 없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실버타운, 시니어타운은 노인복지주택의 별칭이다. 건축법에서 공동주택이 허용되지 않는 지역에 허가를 받을 수 있고 공동주택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대시설 조건들도 완화된다. 외관과 내부는 공동주택과 다를 바 없다. 결국 이러한 법의 허점을 이용해서 쉽게 허가받고 나서 운영을 재대로 안하니 피해는 입주자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필자는 우리나라 실버타운의 태동기부터 지금까지의 생생한 현장을 함께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나라에서 실버타운이 정착하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신뢰로 되돌리지 못한다면 실버타운은 영원히 외면 받을 것이다. 실버타운은 배려[配慮]의 시설이다. 땅값과 공사비를 계산하고 분양가를 계산해서 산술적 차익을 남기는 개발 프로젝트가 아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90년 대 중반에 실버타운 바람이 불 때 필자도 개발 업자의 요청으로 전국을 돌면서 현장답사를 했었다. 그러나 설계검토만 수십 건 했을 뿐 실제 실버타운개발로 이어진 프로젝트가 없다. 그 때는 개발 업자들에게 이용만 당했다고 억울해 했지만 지금은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 때 필자가 실버타운을 설계했더라면 아마 지금 건축 인생에 있어 가장 부끄러운 프로젝트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많다. 그 당시 개발업자들도 그러했지만 필자도 ‘배려’가 무엇인지 그 개념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 2016-05-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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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살것인가 PART6]박동현 더 클래식 500 대표, 상위 1%를 위한 프라이빗 시니어타운의 신세계를 열다
- 투박하지만 솔직한 화법. 박동현(朴東炫·60) ‘더 클래식 500’ 대표의 말투가 그렇다. 그러나 그러한 순박한 인상 속에는 맡은 지 2년여 만에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수완 좋은 경영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신라호텔, 조선호텔 등을 거치며 호텔업계의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하다가 만년을 맞이하여 시니어타운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몸담은 박 대표는 최근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의 회장으로도 취임했다. 해야 할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듯한 그의 행보에는 시니어 주거공간의 필요성과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꿈꾸는 의지마저 담겨 있었다. 박동현 더 클래식 500 대표는 “시니어업계의 삼성전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시니어 사업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입장에 어울릴 법한 야심이라면 야심이다. 하지만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도심형 시니어타운 더 클래식 500의 성공적인 런칭과 운영을 보면 그의 말이 단순한 홍보용 문구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즐겁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공간, 시니어타운의 적절한 입소 시기를 물었다. 나이가 많아 건강이 나빠진 후에 들어가려면 건강 문제로 입주가 허락되지 않아 요양원으로 가야 할 수도 있다. 몸이 건강하지 못한데 골프연습장, 당구장, 헬스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서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즐기고 누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도심형 시니어타운이라는 신세계 1990년대 시니어타운 초창기에는 전원 속 '나홀로 단지'의 성격이 강했지만 요즘은 도심형이 대세다. 도심형의 특징은 1차원적 주거공간이 아닌 호텔, 종합병원, 백화점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복합형’이다. 건국대학교가 운영하는 도심형 노인주거복지시설인 더 클래식 500은 실버타운이 아닌 ‘시니어타운’으로 명칭지어져 있다. 실버라는 말보다는 시니어라는 말이 더 듣기가 좋더라는 박 대표의 생각 때문이다. “지금까지 실버타운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산골짜기로 들어가는 느낌이었거든요. 그와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실버타운으로 각광받는 게 도시형입니다. 처음에 실버타운 개념이 나왔을 때 삼성도 뛰어들었었는데 결과적으론 실패했습니다. 아는 것, 깨닫는 것, 실행하는 것은 다르다고 하죠. 아는 것만으로 실행했던 게 문제였습니다. 단순히 ‘자연 속에서 깨끗한 공기와 함께 지낸다’는 게 시니어타운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심신이 멀쩡하고 건강한 사람 입장에서, 사회로부터 은둔된 실버타운으로 가면 고립된 느낌을 받게 되고 생활 면에서 안 좋을 수밖에 없어요.” 박 대표는 과거 실버타운들의 실패 사례를 토대로 더 클래식 500을 ‘액티브 시니어들이 사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콘셉트로 방향을 정했다. 그래서 광진구에 위치함으로써 가지게 된 교통, 쇼핑, 문화시설 등 주변의 인프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도시 생활과의 연계점들을 마련하여 사회와 동떨어진 느낌을 받지 않도록 고려했다. “외국은 시니어타운이 대학교 주변에 많아요.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게 시니어들의 멘탈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 합니다. 우리도 그런 시도를 해서 다행스럽게 성공하고 있는 중이라고 봐요.” 그 무엇보다도 차별화를 추구한다 더 클래식 500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자면 하우스키핑, 컨시어지 서비스와 같은 생활 지원 서비스, 건국대학교 병원과 연계한 체계적인 의료 지원 서비스, 문화 및 여가 생활을 위한 커뮤니티 여가 지원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주거 단지 내 시니어들을 위한 모든 생활 편의 환경이 갖춰져 있으며 일주일에 두 번씩 청소, 빨래, 설거지 등의 서비스가 이뤄져서 여성층의 만족도가 높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체력이 약한 시니어는 건국대학교 병원과 연계된 전문 메디컬 서비스를 받으며 삶의 즐거움을 누리는 데 어려움이 없게끔 했다. 또한 29개의 동호회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서로 소통하며 배움의 열의를 갖게끔 설정했다. “그런 것들을 운영하지 않는다면 여타 실버타운과 다를 게 없죠.”라는 박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90세가 넘으셨는데도 건강한 분이 정말 많아요. 그리고 우리 직원들의 친절성과 정직도도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입니다. 저희는 핵심가치가 네 가지인데 합쳐서 ‘HEAD’라고 불러요. Honesty(정직), Excellence(탁월함), Accuracy(정확), Differences(차이)가 그것입니다. 병원도 호텔도 우리보다 나은 데들이 있는데 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시니어 사업, 연륜의 힘이 필요하다 신라호텔과 조선호텔 등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호텔 산업의 최전선에서 활동했던 박동현 대표는 시니어 사업의 CEO로 일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깨닫는 점이 많았다고 말한다. “제가 올해로 60인데, 부모님이 돌아가셨지만 옛날에 불효했던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시니어 사업의 CEO는 인생을 경험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봐요. 남자가 출산의 고통을 안다고 말해도 실은 몰라요. 여자가 아니고 겪어보질 못했으니까. 마찬가지로 연세 드신 분들과 함께하려면 아무리 유능하다 하더라도 젊은 경영자라면 해결하기 어려운 게 있습니다.” 그는 얼마 전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의 회장으로도 취임했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노인 주거복지시설의 운영에 있어 보다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체계를 확립하기 위하여 설립된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는 약 50여 회원 기관들이 정기적으로 함께 모여 상호간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더 클래식 500 취임 후 2년 여만에 사업을 흑자로 전환시키며 보이지 않는 것들을 채울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 것이야말로 그가 회장으로 뽑힌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우리 사회는 완전한 고령화 추세입니다. 우리 협회가 사회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인식을 바꾸고 사회 제도를 바꾸는 일 말이죠. 최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중인데 현실을 너무 몰라요. 정책은 너무 획일화되어 있어요. 안타깝습니다.” 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노인복지법에 노인 주거복지시설이 주거복지시설과 복지주택의 두 종류로 나뉘어 있다. 그렇게 분류되어 있는 이유는 노인복지법에 의한 노인복지시설은 요양보호사 등의 필요 법적인원이 있기 때문이다. 주거복지시설은 그런 필요 법적인원을 요구하는 반면 복지주택은 요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거복지시설로 신청하여 사업을 시작했다가 주택복지로 바꿔서 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사실상 둘은 같은 것인데, 법제가 이원화되어 불필요한 행정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현장에 있는 입장에서는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는 문제다.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정책에 답답함 느껴 박 대표는 요우커(遊客) 유입에 따른 대기업들의 호텔 건축도 문제라고 보고 있었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현재 호텔은 포화 상태예요. 재앙이 될 겁니다.” 흔히 관광업에서는 요우커의 증가 추세를 객실 수로 나누어 계산한다. 그러나 그것만 따지는 건 잘못된 것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었다. “요우커들은 하이 클래스에는 안 들어가요. 십만 원 안쪽 비즈니스 호텔에 주로 들어가죠. 그리고 그들은 일단 도착한 다음에는 쇼핑하느라 바빠요. 그러다보니 과거에는 호텔 점유율이 80% 이상이었으나 요즘은 50% 안팎밖에 안 됩니다. 많아야 60% 내외예요. 그런데 또 짓는다고 하니….” 박 대표는 직접 통계를 보이며 설명을 이었다. 2014년에 내한한 요우커는 약 613만 명이고 2015년에는 598만 명으로 20여만 명가량이 줄었다. 그런데 서울만 봤을 때 2012년도의 호텔 수는 151개에 객실 수가 2만 5710개였는데 2015년에는 295개 호텔에 4만 2444개의 객실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더군다나 이 통계에는 일반 숙박업인 모텔이나 여관, 게스트하우스 등의 시설들은 빠져 있다. 소비 대비 공급 과잉의 이러한 현실에서 실제적으로 호텔을 이용하는 수치는 올라갈 수가 없는 게 당연하다. 고령화는 심각한 사회 문제, 위기감 느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서울시의 사업 수행 계획을 보면 호텔 184개를 추가함으로써 객실 수는 2만 8926개가 늘어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대로 하면 2019년에 서울에는 479개 호텔에 7만 1370개의 객실이 생기게 된다. 가히 ‘호텔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될 막대한 숫자다. “그러다 보니 가격 인하 정책을 남발하게 되고, 당일 ‘땡처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되는 거죠.” 지나친 호텔 포화 상태에 대한 대안으로 박 대표는 호텔 건축에 있어 객실을 150실 정도로 줄이고 시니어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 자체로 사회적 기여도 되고 새로운 수요도 창출할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데 정치인들은 싸우고만 있어서…. 사람이 없으면 소비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고령화 문제는 국가 존립의 문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모두가 다 연결되는 문제인데, 답답합니다.” 박 대표는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회장으로서 3년 임기동안 반드시 하고 싶은 4가지 일을 강조했다. “첫째, 시니어 세대가 검증된 노인 주거복지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증제도를 도입하고자 합니다. 둘째, 현 시대의 흐름에 맞는 노인 주거복지시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비효율적, 비현실적인 규제를 발굴하여 개선하겠습니다. 셋째, 한국의 첨단 IT기술과 접목한 노인 주거관리시스템 및 고령친화 IOT 개발에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넷째, 국내 노인 주거복지시설들의 해외 시장 교류 확대와 발전을 위해 주력하겠습니다.” 이외에도 시니어 세대들의 주거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삶을 위해 전문기관 및 단체와 협력하여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복지 정책을 제시하고 실행하고자 주력하겠다고 한다. 또한 입주 100%·만족도 200%·재입주 94%를 달성한 더 클래식 500 시니어 타운에서 쌓아온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행복한 ‘인생 2막을 위한 시니어 라이프 트렌드’를 리드하는 삶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라이프 케어를 넘어 체계적 라이프 사이클 서비스로 이처럼 고령화사회로 인한 문제 발생, 그리고 수요 발생에 대비하여 더 클래식 500은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저희 나름대로의 비즈니스 벨트를 만들면 어떨까 싶어요. 수평적으로는 부산, 인천, 대구, 울산, 대전 등등 일곱 군데 정도에 수평적 벨트를 구축하는 겁니다. 수직적으로는 여기 계신 분들이 몸이 더 안 좋아지시면 갈 수 있는 다음 장소를 마련하여 그야말로 라이프 사이클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노년의 삶이 불행한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인식의 변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시니어타운 사업을 하면서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서비스는 항상 어제보다 나아지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항상 계속적으로 나아지는 서비스를 위해 아이디어 생산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려면 끊임없는 관심과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지요.”
- 2016-04-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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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동거,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 [1]
-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을 넘었다. 사랑을 주며 함께 놀아주던 ‘애완동물’의 시대가 가고 삶을 함께하는 동반자 ‘반려동물’의 시대가 왔다. 시대를 반영하듯 신조어도 생겨났다. 바로 펫팸족, 즉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가족이란 뜻의 패밀리(family)를 합쳐 ‘가족만큼 소중한 존재로 반려동물을 생각하고 함께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혼자 사는 인구의 증가가 불러온 문화현상. 시니어들도 예외는 아니다. 자식과 가족들이 떠난 자리, 반려동물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의 ‘혼남’ 신중년 주병진 펫팸족의 위상은 요즘 TV를 틀어 봐도 알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방송을 타기 시작한 JTBC , 채널A 는 최근 펫팸족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다. 특히 의 출연자 중 주병진(56)은 혼남(혼자 사는 남자의 준말) 신중년 펫팸족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혼자 살기에는 너무 큰 주병진의 200평대 펜트하우스에 웰시코기 세 마리가 입양해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병진은 신중년 나이답게 서툴지만, 정성껏 반려견들을 돌본다. 입양에서부터 배변 운동, 강아지 발톱 깎기, 목욕하기 등 소소한 펫팸족의 일상이 지나간다. 무엇보다 관심가는 부분은 회가 거듭할수록 주병진과 집의 표정이 훈훈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화 없이 사람 혼자 살던 집에 반려동물이 가족으로 들어와 서로 교감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배운다’는 설정이 펫팸족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환상을, 펫팸족에게는 공감을 주고 있다. 시니어 펫팸족을 찾아서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거주하는 박성천씨(朴性天·78)는 말 그대로 펫팸족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시절 개를 무척이나 좋아해 100평 단독주택의 방 하나를 개집으로 쓸 정도였다. 일본과 부산에 족보 좋은 미니어처 핀서가 있다기에 쫓아가 구매했다고. 유명한 명견대회에서 기르던 개가 챔피언을 해 전국에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부업으로 강아지 분양도 하고 명견대회에도 틈틈이 참여하면서 개 없이는 못 사는 인생(?)을 살아왔다. 박성천씨는 작년 말 지금까지 개들을 키워온 실력을 바탕으로 양재동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반려동물 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최연장자 반려동물 관리사 1호’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반려동물관리사는 집을 비우는 반려인들(반려견과 생활하는 사람)을 대신해 반려동물을 대신 돌봐주는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때도 박성천씨는 반려견을 관리하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박성천씨는 지금도 역시 반려견과 함께 산다. 이른바 시니어 펫팸족. 아내와 함께 15살 된 푸들 다다를 키우며 살고 있다. 아들, 딸들을 시집장가 보내고, 교수 만들고 나니 집에는 아내와 다다 그리고 박성천씨만 남았다. 그래도 집에 들어올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고 혹시나 아프면 안부를 물어오듯 핥고 바라봐주는 다다가 있어 즐겁고 행복할 따름이다. 박성천씨는 반려견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예전에는 애완견이었지만 지금은 반려견이라고 불러요. 보살핌보다는 같이 사는 가족의 의미를 부여한 거죠. 그러니까 반려견과 함께 살려면 무조건 사랑하고 인내해야 해요. 그리고 끝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유행이라고 마구 사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박성천씨는 반려동물을 괴롭히는 사람을 보면 왜 같이 사는지 묻고 싶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들이기 전, 자기와 가족 모두가 한 생명체를 책임질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먼저 판단하기를 당부했다.
- 2016-03-2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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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산다는 것 PART4] 혼자 사는 데 대한 잘못된 인식 9가지
- 미국인들의 가족 구조가 크게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가족에 대한 애착이 강한 기독교의 나라, 미국에서도 혼자 사는 사람이 급속히 늘고 있다. 전체 성인 중 독신(미혼, 이혼, 사별 포함)은 지난 1950년 22%에서 최근에는 50%를 넘어섰다. 이 여파로 혼자 사는 1인 가구도 전체 가구의 9%(400만 명)에서 28%(3100만 명)로 급증했다. 저명 사회학자인 에릭 클리넨버그(Eric Klinenberg) 교수는 7년에 걸쳐 혼자 사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라는 저서를 발간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글 남진우 뉴욕 통신원 / 출처 미국은퇴자협회(AARP) - 미국에서도 1인 가구가 대세 - 경제력 높을수록 혼자 살려는 경향 높아 - 재혼보단 친구로 지내길 원하는 사람이 많아 - 혼자 사는 연령 그룹 갈수록 낮아져 - 피붙이와 정 나누되 떨어져 살기 희망 - 혼자 사는 이가 더 건강하고 사회성 높아 - 환경 보호에도 혼자 사는 사람이 더 기여 이제 미국에서 1인 가구는 핵가족이나 다세대가족, 룸메이트나 그룹형 가구보다 더 보편적인 형태가 되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런 현실이 사회적으로는 외면을 당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런 현실을 아예 무시하거나 잘못된 사회현상으로만 보고 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20대 솔로들은 룸메이트와 함께 지내는 것보다 혼자 살 때 더 어른스러운 느낌이 든다고 하고, 30대 솔로들은 일터에서 이래저래 부대끼다 보니 집에서는 혼자 있어야 스트레스가 풀리고 평화로운 느낌이 든다고 한다. 젊은 세대만 그런 게 아니다. 나이 90의 할머니도 그간은 가족들을 위해 살았지만 이젠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한다. 혼자 사는 데 대한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인식과 솔로들의 실생활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같이 살고 싶은데 어쩔 수 없으니 혼자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클리넨버그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제적 능력만 되면 혼자 사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 같은 불경기에도 나 홀로 가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대료나 관리비 등 생활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지만, 그럼에도 혼자 사는 것을 택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어쩔 수 없어 같이 산다는 말이 더 적절한지도 모른다. 혼자 사는 사람은 대부분 나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나이를 보면 35세에서 65세 사이가 가장 많다.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솔로족은 18세에서 34세 그룹이다. 1950년대에는 50만 명에 불과했던 이 젊은 솔로 그룹이 이제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로 가면 솔로족의 연령은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자녀나 손자와 함께 살고 싶어 할 것이라는 일반 인식도 현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몇 년 전 는 “노인들도 같이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크게 다루어 큰 관심을 끌었다. 이 기사의 골자는 노인들도 피붙이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살기를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클리넨버그 교수의 인터뷰에서도 80대 할머니가 “딸과 사위는 정말 화나게 하며, 11살의 친손자는 귀엽고 사랑스럽긴 하지만 너무 삐뚤어져 있어 믿음이 가지 않는다”면서 “가급적 떨어져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성이 독신으로 혼자 살면 결혼을 굉장히 하고 싶어 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직장을 다니는 많은 여성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것이 훨씬 낫다고 보고 있다. 특히 남편의 병수발을 하다가 사별한 노년층 여성들은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겨도 결혼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여성들은 남자친구와 집에서 함께하기보다는 외출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외롭고 불행하고 고립됐을 것으로 보는 인식도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57세에서 85세 사이의 미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혼자 사는 사람이 배우자가 있는 사람보다 오히려 친구나 이웃들과 잘 사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보통 가난하고 절망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회보장제도와 개인연금 덕분에 전혀 그렇지 않다. 클리넨버그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인들은 예전에 비해 재정적으로 훨씬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때문인지 1950년대에는 노인 10명 중 1명이 혼자 살았지만 지금은 3명 중 1명이 혼자 살고 있다.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혼자 살기가 쉽지 않다. 흔히들 미국인은 개인주의에다 자립심까지 강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혼자 사는 비율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사실과는 좀 차이가 있다. 세계에서 혼자 사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 4개국이다. 이처럼 스칸디나비아인들이 혼자 사는 비율이 높은 것은 세계 최고의 사회복지제도 덕분이다.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으니 구태여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기대어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혼자 사는 것이 에너지 절감과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하면 좀 의아하겠지만, 사실이다. 클리넨버그 교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은 주로 아파트나 연립 같은 도시의 다세대 주거지에 살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비해 4인 가구의 경우 보통 70평 규모의 단독주택에다 차 2대를 굴리니 에너지 소비가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 많은 사람이 혼자 살다가 몸이 아프면 정말 낭패 아니냐고 많이들 우려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대부분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여 친구나 친지, 이웃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즈음 노인들은 예전에 비해 훨씬 건강하고 활동적이어서 질병에 대한 걱정은 크게 줄어들고 사회적 네트워크는 점차 강해지고 있다. ◇Iowa State University 대니엘 러셀(Daniel Russell) 박사의 고독측정법 10개 항목을 체크하여 얼마나 외로운지 알아보자. 살아가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내가 얼마나 외로운지, 다른 사람들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알고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감기를 방치하다 큰 병을 얻듯이 외로움을 별 것 아니라고 여기다 우울증으로 비화될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을 간단히 측정할 수 있는 기법을 ISU의 대니엘 러셀(Daniel Russell) 박사가 고안했습니다. 먼저 아래 10개의 항목에 대해 자신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체크해 봅시다. 1. 어떤 일을 하면서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해야 하는 것이 불행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2.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3. 혼자인 것이 견디기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4.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5. 특별한 일이 없는데 누군가로부터 편지나 전화가 오기를 기다릴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6. 완전히 외톨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7.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고 대화하는 것이 참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8. 누군가가 정말 그리울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9. 친구 사귀기가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10. 주변 사람들로부터 따돌림 당하고 고립됐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자! 체크가 끝났습니까? 10개 항목별로 체크한 번호(①~④)를 다 더해봅시다. 합한 수치가 25점 이하면 평균, 25점 이상이면 상당히 외로운 상태이며, 30점 이상이면 매우 외로운 상태입니다.
- 2015-07-15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