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앞둔 57대 A씨는 인생2막을 준비하기 위해 고민이 많다. 이제 막 취업해 직장 생활을 시작한 자녀들은 아직 안정적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그런데 벌써 ‘정년퇴직’이 다가오고 있어 알 수 없는 걱정과 압박감에 어깨가 무겁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지만 막상 은퇴 뒤 집에 가만히 있으면 몸이 근질거리고 마음도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A씨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은퇴 뒤에도 일을 하고 싶은 시니어에게 자격증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정년이나 노인이라는 나이 문제를 넘어서며 일할 수 있는 좋은 비법이다. 자격증 취득이 재취업과 노후대비, 자기계발에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공부를 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다. 또 자신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관련 자격증을 따면 탄탄한 미래를 준비하는 데도 도움된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변화를 통해 완전한 변신을 꾀하는 것도 좋을 수 있다.
인생 100세 시대를 고려하면 앞으로 40년 넘게 더 살아야 한다. 오래 이어질 인생2막을 다채롭게 꾸려가고 싶은 시니어들을 위해 알짜배기 자격증 4개를 소개한다.
①자녀를 키워봤다면 누구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는 출산한 산모와 신생아 가정을 직접 방문해 이들의 건강을 살피고 산후 관리를 돕는다. 출산 전후 산모의 안정과 빠른 회복을 위해 산모에게 유방 마사지, 복부 마사지, 찜질, 산후 체조, 건강식을 제공한다. 또 목욕과 배꼽 소독, 청결, 아기 마사지 같이 신생아 위생과 건강관리를 돕는다. 이 밖에 큰 아이가 있으면 등하교 관리와 식사, 장보기, 빨래, 청소 같은 가사도 전담한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가 되려면 보건복지부나 시·군·구청 홈페이지에서 정부가 지정한 교육기관을 먼저 확인한다. 그리고 지역 내 여성인력개발센터, 돌봄사회서비스센터 같은 해당 교육기관에서 이론 24시간과 실습 36시간 교육을 받는 2주 과정을 밟아야 한다.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간호사 같은 자격증을 소지해 경력을 인정받으면 이론 12시간과 실습 28시간으로 교육 기간이 1주 과정으로 줄어든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나 교육기관에 따라 시험을 치르는 곳이 있으니 시험 유무도 확인해야 한다. 수강료는 신규 과정 20만 원, 경력자 과정 15만 원이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교육비 50%를 감면받는다. 수료 뒤 바우처 제공 기관에 취업해 400시간 이상 근무한 재직자는 수강료 50%를 환급받는다.
교육 수료 뒤 군청과 구청 같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바우처 제공 기관에서 ‘바우처 산모관리사’로 취업할 수 있다. 근무는 주 5일, 하루 8시간이 기본으로 단축형(1주), 표준형(2주), 연장형(4주)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보수는 단축형 33만3750원, 표준형 66만7500원, 연장형 133만5000원이다.
근무할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무엇보다 자신이 산후조리를 했던 방식이나 자녀 양육 방식을 고집하면 안 된다. 복장 제한도 있다. 면 소재 옷만 입어야 하고 액세서리는 금물이다. 향수도 피해야 한다.
취업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라도 교육 수료 뒤 1년이 지나면 반드시 연 8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은 직무와 서비스, 직업 비전, 현장 갈등과 문제 해결, 스트레스 관리 같은 직무와 직접 연관 있는 내용이다. 또 산모로부터 불만을 2번 이상 접수받은 건강관리사는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②공동주택 지킴이 주택관리사
주택관리사는 공인중개사 못지않게 조명되며 정년이 없어 은퇴 뒤 노후대비로 인기 높은 자격증 시험 중 하나다. 주로 아파트와 공공시설, 상가 같은 대규모 공동 주택의 각종 시설과 환경을 유지 관리한다. 또 공동시설 유지와 보수, 관련된 각종 회계 업무인 공과금 납부 대행, 관리비 징수 같은 업무를 담당한다.
주택관리사(보) 시험은 1년에 1회, 1차와 2차로 나뉘어 진행된다. 구체적인 일정은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에서 일정과 시험과목을 미리 확인하고 준비하면 된다. 서울시평생학습터, 아산시평생학습관, 천안시평생학습센터, 인천시민교육센터, 경기도평생학습관처럼 전국 지자체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취득한 다음 3~5년 이상 근무 경력을 쌓으면 주택관리사로 활동할 수 있다. 주택관리사로 되려면 50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 관리소장으로 근무 경력이 3년 이상 또는 공동주택관리기구 직원(경비원, 청소원, 소독원은 제외함) 또는 주택관리업자 직원으로 주택관리업무 종사 경력 5년 이상과 같은 경력을 충족해야 한다.
③ 식물과 함께하는 삶, 조경기능사
조경기능사는 식물이나 토목, 물, 조형물 등을 통해 생활공간을 꾸미고 자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에 대해 현장을 조사해 조경에 대한 기본 구상과 계획을 세우고, 부분적으로 실시 설계를 이해하고 있는지, 현장 여건을 고려한 시공으로 조경 결과물을 도출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가 주요 평가 지표다.
시험은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본다. 조경 기초 설계부터 정원 설계, 잔디 식재 공사, 실내 조경 공사 같이 포괄적인 내용을 알아야 한다.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이다. 실기 시험은 3시간 30분 안에 주어진 조경 작업(도면작업·수목감별·조경실무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도면 작업은 평면도와 단면도를 모두 완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완성하지 못하면 실격이다. 수목감별 평가 방법은 주어진 수목 사진을 보고 수목명을 맞혀야 한다. 조경 실무 작업은 주로 조경수목 식재, 포장(벽돌쌓기), 잔디 파종 같은 수행 능력을 평가한다.
조경기능사는 법적 우대사항보다 민간에서 활용도가 높은 자격증이다. 주로 건설회사 조경부서와 조경엔지니어링회사, 조경컨설팅회사, 조경설계용역업체에 취업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조경 식자재전문공사업체와 조경관리업체, 조경시설물 설치전문공사업체, 학교·아파트 단지 관리부서, 정원수·온실 재배업체로 진출할 수 있다.
실제 조경시공업계에 따르면 50~60대 중장년층에서 조경기능사 취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경시공업계 관계자는 “조경기능공이 예전엔 몸을 많이 쓰는 직업이란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장비가 발달해서 덜 힘들다”며 “오히려 식물과 함께하면서 은퇴 뒤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로 바뀌어 가는 중이라 60대 중반까지도 현장에서 조경기능인으로 활약하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④웰빙시대, 우리 먹거리 안전하게! 농산물품질관리사
농산물품질관리사는 산지 생산자조직에 소속돼 농산물 품질 관리, 상품과 브랜드 개발, 물류 효율화, 판촉과 바이어 관리 같이 농산물품질을 종합적으로 조정하고 관리하는 전문가다. 주로 농산물 등급을 판정하고 농산물 출하 시기를 조절하며, 품질관리기술에 대해 자문한다. 또 농산물 품질 향상과 유통 효율화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한다.
자격증 응시에 경력이나 학력, 성별 제한이 없다. 평소 농업에 관심이 있거나 귀농을 생각해볼 법한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자격증이다.
농산물품질관리사 시험은 1차 시험과 2차 시험이 있다. 1차 시험은 객관식으로, 100점 만점에 모든 과목 40점 이상, 전체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한다. 실기시험은 단답형과 서술형으로 시행되며,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합격한다. 자세한 시험 과목과 일정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농산물을 취급하는 대형 유통업체, 공공기관, 지역농협,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취업할 가능성이 높다. 덧붙여 농산물을 취급하는 공공기관과 농협에 취업하면 인사 고과와 수당, 승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사는 농업직 9급 국가공무원 채용에서 3% 가산점을 받는다.
지난해 12월 서울 방배동 재개발구역의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뒤 반년 넘게 방치된 60대 기초생활수급자 여성의 주검이 뒤늦게 발견됐다. 숨진 여성은 이혼해 연락이 안 되는 전 남편이 부양의무자로 있어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 30대 발달장애인 아들은 어머니가 죽은 뒤 7개월 동안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채 노숙생활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방배동 모자 사건’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내년부터 모든 가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부양의무자 기준은 지난 5월 서울형 기초보장제도에서 폐지된 것을 시작으로 오는 10월부터는 전국적으로 폐지된다.
보건복지부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연말까지 총 15만7000가구가 새로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크게 생계급여, 주거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가 있다.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는 이미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됐다. 이번에는 생계급여를 지급할 때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 부부 가구가 자녀의 부양능력과 관계없이 소득이 92만6420원 이하면 매달 생계비를 받는다.
1999년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된 후 부양의무자 기준은 꾸준히 기초보장의 사각지대라고 비판받았다. 아무리 형편이 어렵고 가족으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못 받더라도 서류에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각종 복지혜택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부양부담으로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동반빈곤이나 가정해체 등 사회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 수급권자가 자녀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신청 자체를 철회하거나 꺼릴 수도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부양의무자가 사실상 부양 능력이 없더라도, 하루하루 버티기 어려운 저소득층으로서는 관련 서류를 준비해 이 사실을 입증하는 부담을 떠안으며 급여를 신청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도덕적 해이, 예산 부족 같은 문제들이 생길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면 일부로 부모를 버리는 자식들이 생길 우려가 있고, 세금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방배동 모자 사건’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직접적인 불씨가 됐다. 부양의무제 폐지에 대한 필요성은 계속 제기돼 왔지만 20여 년 동안 미뤄지다 개선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대해 “부양의무자 기준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며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떨어져 살면서 가족이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식이 옅어졌다. 교육수준이 높아진 노인들이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한다. 전통사회와 다르게 연금제도가 생겨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으려 하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급여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유지된다. 의료급여는 누가 언제 다칠지 알 수 없으므로 다른 급여와 달리 지출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재정여건이 충분하더라도 건강보험과도 조율이 필요해 쉽게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할 수 없다. 하지만 건강과 의료비는 60세 이상 노인들에게 생활비만큼 중요하다. 따라서 의료급여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면 관련 예산이 더 투입되고,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도 생길 것이다. 하지만 복지 사각지대로부터 단 한 명의 노인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이해타산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삶과 죽음이 한끝 차이이듯 ‘웰다잉’을 위해서는 ‘웰빙’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니어의 웰빙은 대부분 거처가 좌우한다. 노후에 어떤 형태의 돌봄을 받고, 어디에 머무는지에 따라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집 또는 병원, 두 가지 선택지가 전부였지만,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고민하는 ‘웰엔딩’에 관심이 늘면서 ‘실버타운’이 제3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버타운 입주를 고민 중인 이들을 위해 실버타운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닌 시대다. 의료 기술이 발달하고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과거엔 10여 년, 길어야 20년 정도로 여겨지던 노후의 정의가 30~40년 가까이 늘어났다. 직장에서 몸담은 시간보다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질 좋은 서비스와 시설로 눈을 돌리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30여 년간 ‘열일’ 한 대가로 얻은 경제력이 있으니,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누리고 싶은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한 심리다.
실버타운은 이 같은 액티브 시니어의 수요를 만족시켜주며 최근 몇 년간 노후의 또 다른 보금자리로 각광받고 있다. 실버산업 전문가 이한세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 위원장은 “20여 년 전의 60대와 지금의 60대는 다르다. 옛날에는 60대만 돼도 ‘인생 다 살았다’고 했지만 지금은 노후를 편안하고 활기차게 보내려는 시니어가 많다. 또 과거에는 실버타운 입주 보증금이 강남 아파트 한 채를 팔아야 충당할 수 있는 정도였는데, 20년 사이 보증금은 크게 오르지 않은 반면 집값은 10배 가까이 오르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며 “이런 사회적 변화 속에 실버타운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버타운 언제, 어디로 가야 하나
한마디로 오늘날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는 이들은 실버타운에 입주할 경제력을 갖췄으며, 노후를 즐길 시간도 충분하다. 문제는 언제, 어떤 실버타운에 들어가느냐다. 포털 사이트에서 ‘실버타운’을 검색하면 각종 노인주거복지시설이 쏟아져 나와 정확한 정보를 추리기 어렵다. 또 노후가 길어진 만큼 어느 연령대에 입주해야 하는지도 새로운 고민거리다. 적절한 시기에 실버타운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인주거복지시설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노인복지법 제32조에 따르면 노인주거복지시설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어르신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곳’을 말하며, 성격에 따라 양로시설과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복지주택으로 구분한다. 양로시설은 크게 무료 및 실비, 유료로 나눌 수 있는데, 무료 및 실비 양로시설은 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등 취약계층을 위해 마련된 곳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을 바탕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기초적인 서비스 외에 기타 부대시설을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유료 양로시설은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입주 가능하다. 대개 경제력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운영해 입소자로부터 비용을 전부 수납하며, 그 특성상 여가 시설, 취미 프로그램, 의료 서비스 등이 특화돼 있다. 비유하자면 유료 양로시설은 시설이 뛰어난 5성급 호텔, 무료 및 실비 양로시설은 비용이 합리적인 게스트하우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 같은 노인주거복지시설 가운데 고급형 노인복지주택과 소수의 유료 양로시설을 합한 개념을 통상적으로 실버타운이라 부른다. 즉 실버타운은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입주 가능하다.
그렇다면 노후 어느 시기에 입주하는 것이 일반적일까. 서울시니어스타워 관계자는 “실버타운 초창기에는 60~65세에 입주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70대 중반에서 80대에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가사노동을 할 체력이 되지 않거나 크고 작은 돌봄을 받고 싶을 때 이곳을 찾으신다”라며 “그러나 열에 아홉은 ‘더 일찍 들어올걸’ 하며 후회하신다. 나이가 들수록 동호회나 취미 프로그램, 행사 등을 즐기기에 육체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의 각종 시설을 알차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조건에 부합하는 연령이 되었을 때 바로 입주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TIP] 실버타운 입주 시 고려해야 할 4가지
비용 ▶ 가장 먼저 자신이 충당할 수 있는 입주 보증금과 월 생활비를 고려해야 한다. 입주 보증금은 대개 2억~9억 원, 월 생활비는 100만~200만 원 선이다. 같은 실버타운도 평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니, 싱글이라면 가장 많은 세대를 차지하는 평수를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위치 ▶ 실버타운은 위치에 따라 도시형, 근교형, 전원형으로 나눌 수 있다. 위치는 개인의 선호도나 자녀의 거주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다만 수도권 내에 있는 실버타운은 땅값에 따라 입주 보증금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병원 ▶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시니어는 대형병원이 가까운 실버타운이 좋다. 또 ‘너싱홈’(실버타운과 요양원의 성격이 결합된 형태)이나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시설) 시스템을 함께 운영하는 곳도 있으니, 각 실버타운에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여가 ▶노후의 질은 여가가 좌우한다. 후보별로 각 절기별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 취미 활동, 커뮤니티 센터 등을 알아본 다음 알맞은 곳을 택한다. 단 해당 서비스가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육관은 있지만 트레이너의 관리가 허술하고, 동호회가 존재하지만 참여하는 사람이 없으면 ‘보여주기 식’일 가능성이 높다. 프로그램의 활성화 정도를 함께 고려한다.
피해 줄었지만 상담 꼼꼼해야
알맞은 실버타운을 골랐다면 다음은 입주 상담이다. 실버타운 입주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만큼 충분한 상담으로 머물 곳을 신중히 선정해야 한다. 특히 입주 보증금 반환 방식을 세밀하게 살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입주 보증금 관련 피해가 문제시되고 있지 않지만, 수년 전 일부 실버타운이 분양 저조, 사업비 부족 등의 이유로 입주민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몇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용인시 A실버타운은 서비스 불이행, 일방적인 관리비 인상, 보증금 미지급 등 사업자의 독단적인 운영으로 구설수에 오르다 2017년 시설폐쇄명령을 받았다. 경기도 성남시 B실버타운은 2016년 무리하게 사업 분야를 키워나가면서 부도가 발생해 입주민들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은 사업자가 입주 보증금의 50% 이상을 돌려주는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권이나 근저당권 설정으로 보호하는 경우 예외 조항이 적용돼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전세권 및 근저당권 설정으로 보호받을 경우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피해를 막기 위한 장치에도 한계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과거에 비해 제도에 다각적인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강대빈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부회장은 “요즘은 시공자나 금융권에서도 사업성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큰 피해 이슈는 없지만, 운영의 건전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차원에서도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입주하려는 실버타운이 운영상 문제가 없고 건실한지 분별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전문성과 사회적 신용도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파악하기 어려울 땐 식사 체험을 하며 입주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종 계약을 할 때는 보증금 반환 보장 방안과 지급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는지 꼼꼼하게 읽어봐야 한다. 이 위원장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잘 갖춰져 있는 것이 중요하다. 시설만 강조하는 곳보다 시니어에 대한 직원들의 진정성이 돋보이는 곳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인생의 보너스 같아”…공동체서 찾는 활력
실버타운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결심한 입주자들의 실제 후기는 어떨까. 대부분 비용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여성 입주자들은 식사 준비를 비롯한 가사노동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는다. 50여 년 운영하던 약국을 닫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에 나란히 입주한 조명자(77)·조미자(73)·조경희(65) 자매는 “모든 게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 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세 자매에게 꿈만 같은 일”이라며 “함께 식사를 하고 웃음꽃을 피우다 보면 이곳에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에 입주한 정태분(78) 씨도 “정성과 영양 가득한 식사와 청소 서비스는 그동안 고생한 인생의 보너스 같아 매일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실버타운 내 각종 취미 프로그램도 즐거움을 더하는 요인 중 하나다.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에 3년 간 거주한 배순애(72) 씨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 조깅을 한다. 코스도 다양하고 산책로도 여러 개다. 10년째 취미로 하는 색소폰을 무대에서 뽐낼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동호회 활동도 활발히 이뤄져 심심할 틈이 없다”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모임이 잠정 중단됐지만 남편과 주변 관광지를 돌며 나들이 다니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각종 해프닝도 공동체 생활에서만 겪을 수 있는 쏠쏠한 재미다. 특히 은퇴 후 외로움을 느끼는 시니어에게 실버타운은 또 다른 만남의 장이다.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이성 간 건강한 교류를 맺는 이들도 있고, 사회복지사 직원과 입주자가 서로 엄마, 아들이라 부르며 모자지간처럼 지내는 경우도 있다.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주임교수는 “같은 실버타운에 입주한 시니어는 서로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하고 빈부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공감대로 친밀도를 쌓기 쉽다”며 “동호회, 문화 프로그램 등으로 형성해나가는 사회적 관계는 노후의 또 다른 활력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에게 맞는 실버타운은 어디?
전국 40여 곳의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본 이한세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 위원장이 추천한 실버타운을 세 곳을 소개한다. ✽비용은 1인 기준
TYPE A | 액티브한 도시형 ▶ 서울 ‘더클래식500’
‘소셜 리더를 위한 실버 하우스’라는 슬로건에 알맞게 최상급 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우스 키핑, 퍼스널 컨시어즈, 발레파킹 등 호텔식 서비스와 건국대학교병원 교수진으로 구성된 전문의 및 전담 관리팀이 개인별 맞춤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파,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수영장 등 여가 시설과 각종 문화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입주자 중 은퇴 후에도 강연, 컨설팅 등 도시 내에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많다.
입주 보증금 9억 원 월 생활비 213만 원(식비 26만 원) 문의 02-2218-6000
TYPE B | 편리한 근교형 ▶ 인천 ‘마리스텔라’
성모요양병원, 인천국제성모병원을 가까이에 끼고 있어 응급 시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단지 내 일반 상가와 푸드 코트 등이 있어 식사의 선택지가 다양하고, 젊은 사람과 어린이 등 외부인의 방문이 잦아 고립감이 덜하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곳으로, 1층 성당에서 매일 미사가 진행되어 종교 생활을 할 수 있다. 도시의 편리함과 근교의 호젓함을 모두 느끼고 싶은 시니어에게 알맞다.
입주 보증금 2억4000만~4억 원 월 생활비 142만~196만 원 문의 032-280-1500
TYPE C | 정다운 전원형 ▶ 김제 ‘부영실버아파트’
전국 실버타운 가운데 보증금이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지만, 중가 실버타운 수준의 합리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노인대학과 게이트볼장, 요양병원, 노인종합복지관이 들어서 있어 주변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식사는 복지관 식당에서 저렴하게 해결 가능하다. 여름에 다 같이 모여 문 열어놓고 비빔밥을 해 먹고, 단체로 여행을 떠나는 등 입주민 간 교류가 잦으며 정겨운 분위기다.
입주 보증금 2000만~4000만 원 월 생활비 없음 문의 063-545-0343
2020년 노인들은 소득이 2008년에 비해 2배 이상 늘면서 경제적 자립도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는 노인도 2배 이상 늘었으며, 만족스럽게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노인 비율도 오르고 있으며, 연령대별로 정보화 기기 이용률 격차도 커 문제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가 노인 가족과 사회적 관계, 건강과 경제 상태, 여가와 사회활동 등을 조사한 ‘2020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3년마다 실시하는 이 조사는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전국 969개 조사 지역에서 만 65세 이상인 노인 1만9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근로소득 4배, 사업소득 2배 늘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들의 소득이 크게 늘었다. 2020년 노인들의 연간 개인 소득은 1158만 원으로 2008년 700만 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올랐다. 소득원을 살펴보면 근로소득이 2008년 6.5%에서 2020년 24.1%로 4배 정도로, 사업소득은 6.9%에서 11.0%로 2배 가깝게 늘었다. 반면 사적이전소득이 46.5%에서 13.9%로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공적이전소득은 28.4%에서 27.5%로 소폭 감소했다.
사적이전소득은 가족이나 친인척 등으로부터 받는 생계비 보조금을, 공적이전소득은 노령연금과 기초연금 등을 말한다. 2008년에는 절반 정도의 노인들이 자녀나 친인척으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았다면 2020년에는 10명 중 1명 정도로 줄어든 대신,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며 생계를 책임지는 노인이 4명 중 1으로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노인들의 경제활동 참여율도 2008년 30%에서 2020년 36.9%로 증가했다. 65세에서 69세까지는 절반 이상인 55.1%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특히 73.9%의 노인들이 일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로 '생계비 마련을 위해서"라고 대답해 10명 중 7명이 생계 목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의 직업은 단순노무직이 48.7%로 가장 많았고, 농어업 13.5%, 서비스근로자 12.2%, 고위임원직관리자 8.8%, 판매종사자 4.7% 순이었다. 특히 10명 중 1명 정도가 기업에서 대표나 고위임원을 맡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노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국민들의 자신 비율에서 부동산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노인들은 특히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가구 대부분인 96.6%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금액 기준으로는 가구 평균 2억6182만 원이었다. 또 금융자산을 보유한 비율은 77.8%로 평균 3212만 원을, 기타 자산으로 1120만 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부동산이 자산에서 86.8%를 차지할 정도로 편중성이 심했다. 반면 노인 4명 중 1명꼴로 빚을 지고 있었는데, 평균 금액은 1892만 원이었다.
노인들의 주택 소유 현황은 자가 비율이 79.8%로 10명 중 8명이 자신의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가 48.4%, 단독주택 35.3%, 연립과 다세대주택 15.1%, 기타 1.2% 순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8년에 처음으로 아파트 거주 비율이 50%를 넘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노인들의 아파트 거주 비율도 젊은 사람들과 비슷한 것으로 분석된다.
간강한 노인 늘고, 우울한 노인 줄고
노인들은 스스로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응답한 비율도 크게 늘었다. 건강상태가 좋다고 응답한 노인은 2008년 24.4%에서 2020년 49.3%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건강이 좋지 않다고 응답한 19.9%보다도 2배가 넘는 비율을 나타냈다.
또 우울 증상을 보이는 노인 비율은 꾸준하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우울감을 보이는 노인 비율은 13.5%로, 2008년 30.8%, 2017년 21.1%보다 크게 줄었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노인 74.1%는 노인에 대한 연령기준을 '70세 이상'으로 보고 있었다. 또 노후와 생애 말기에 찾아올 좋은 죽음(웰다잉)에 대해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90.6%로 가장 많았다. 이런 맥락에서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임종과정 기간만 연장하는 연명의료에 대해 85.6%가 반대한다고 밝혔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비율은 2008년 81.3%에서 2020년 84.0%로 소폭 증가했으며, 노인 1인당 1.9개의 만성질병을 앓고 있었다. 이중 고혈압이 56.8%로 가장 높았고, 당뇨병 24.2%, 고지혈증 17.1%, 골관절염 또는 류머티즘관절염 16.5%, 요통과 좌골신경통 10.0%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활동으로 취미나 여가 활동을 꼽는 노인 비율이 37.7%로, 경제활동 25.4%, 친목 활동 19.3%보다 높았다. 노인 단독가구는 2008년 66.8%에서 2020년 78.2%로 증가한 반면,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 가구는 2008년 27.6%에서 2020년 20.1%로 계속 줄고 있다. 자녀와 함께 사는 동거를 희망하는 비율도 2008년 32.5%에서 2020년 12.8%로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한편 65~69세 노인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등 정보화 기기 사용 역량도 높아지고 있었다. 비교적 연령대가 낮은 65~69세 노인들은 문자 주고 받기 외에도 40.8%가 SNS, 25.2%가 금융기능을 이용하며 비교적 높은 정보화 기기 사용 역량을 보였다.
하지만 70세 이상부터는 SNS 이용률과 금융거래서비스 이용률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여전히 노인들은 스마트폰, 키오스크 등 정보화 기기 이용에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 시대에 발맞춰 탄생한 ‘언택트 돌봄’이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고령자 돌봄에 공백이 생길 우려가 커졌다. 경로당, 복지관, 체육관이 문을 닫고, 장년들이 집에만 머물자 정신적 고립을 느끼며 무기력,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에 각 지자체와 기관들은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언택트 돌봄’을 고안해 실행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1. 릴레이 안부 전화 주고받기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와 대구경로당 광역지원센터에서 추진하는 운동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1,525곳에 이르는 대구의 전 경로당이 장기간 휴관하며 고독감을 호소하는 노인이 많아지자,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고안했다.
연합회장이 전화를 시작해 각 구의 지회장들로 이어지다 다시 역순으로 돌아온다. 또 지회장이 전화를 시작해 분회장, 선임 경로당 회장, 부회장, 총무로 이어지는 전화도 있다. 경로당 회원 간에도 순번을 정해 전화를 주고받는다. 경로센터 직원들이 각 경로당 회장에게 안부 전화를 하기도 한다.
통화에서는 안부 내용을 물을 뿐 아니라 연합회 소식, 지회 운영 내용을 주고받고, 겨울철 건강 관리나 방역 지침 준수도 당부한다.
2. 문화 예술 체험 꾸러미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청춘문화공방’이라는 비대면 문화 예술 체험 꾸러미를 제작해 전국의 60세 이상 장년들에게 배포했다. 총 604명이 신청했다. 언택트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목적이다.
청춘문화공방 체험 꾸러미는 장년들에게 친숙한 전통 민화로 만들어졌다. 민화 컬러링북, 부채, 에코백 채색 등 세 가지 체험 팩이 있으며, 집에서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민화 컬러링북에는 각 민화의 의미와 상징 설명도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는 SNS에서 꾸러미 체험 후기 인증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에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후기가 #청춘문화공방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와 체험 경험담을 공유했다.
3. 스마트 홈 서비스
경남 김해시는 2019년부터 장년층 1인 가구 300세대를 대상으로 스마트 홈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동작 감지 센서를 주택 내에 부착해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정보 제공과 말벗 기능이 탑재된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보급했다. 사회복지관 내에는 ICT케어센터를 마련해 전담 사회복지사 3명이 늘 모니터링하며 위급 시 긴급출동도 지원했다.
ICT케어센터는 최근 AI스피커 기능을 활용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돌봄 공백 대안으로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인지 능력 강화 훈련, 명상, 노래 교실, 홈 트레이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요일별, 시간대별로 송출하여 심신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코로나 19 장기화로 지친 어르신들의 건강이 우려된다며, 향후 ICT 기능을 활용한 비대면 돌봄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커지고 있는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울시가 어르신 맞춤형 돌봄 서비스 수행 인력을 지난해보다 255명 추가로 늘린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1년 달라지는 서울복지’를 26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어르신·장애인 등 돌봄서비스 확대 △부양의무제 폐지 등 복지문턱 완화 △복지인프라 확충 △세대별 맞춤형 일자리 확대 △사회복지시설 방역 강화 및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 등이다.
◇ 코로나19 대응 차원 돌봄 서비스 및 인력 확대
먼저 어르신, 장애인 및 만 50세 이상의 시민에게 가사·간병, 식사지원, 동행 지원 등의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SOS센터 서비스’는 기존 지원대상 외 시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기존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긴급한 위기 상황에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비용 지원 자격 확인을 위한 소득조회에 시간이 소요되는 등 지체 현상을 막고자 '선지원 후검증'의 방식으로 우선 지원한다.
또 지역 내 모든 위기가구를 1~4단계로 세분화하고, 위기가구 정도에 따른 주기적인 방문 점검도 의무화한다. 위기도가 가장 높은 1단계 가구에는 월 1회 이상 방문하며 2단계는 분기별 1회, 3~4단계는 6개월 또는 1년 주기로 방문한다.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가구 여건 개선과 악화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피며 위기도를 변경 및 관리한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취약 어르신을 보호하는 ‘어르신 맞춤돌봄서비스’ 인력을 전년대비 255명 늘려 총 3045명 배치하고 취약 어르신의 안전관리 및 일상생활지원을 강화한다.
만65~73세 고령 장애인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고령 장애인 가운데 장기요양 전환으로 활동지원 시간이 60시간 이상 감소한 자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가 시범사업을 통해 확대된다.
◇ 사물인터넷(IoT)으로 대면 돌봄 한계 모색
또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케어로 돌봄 공백을 방지한다. 2017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취약어르신 안전관리 솔루션(IoT)’은 지난해 1만가구에서 1만2500가구 설치로 확대 보급하고, 독거 중증장애인을 위한 IoT 감지센서도 1283가구에서 1588가구로 확대 설치한다.
또한, 중장년 고독사 위험가구 3100여 명을 대상으로는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해 일정 시간 동안 전력량과 조도의 변화가 없을 경우 알림을 전송한다.
◇ 서울형 긴급복지 기준 완화 및 부양의무제 폐지
실직·폐업 등으로 인한 위기가구에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는 ‘서울형 긴급복지’ 기준 완화도 6월30일까지 연장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기준중위소득 100%(4인 가구 기준 월소득 487만6290원)·재산기준 3억2600만원 이하로 지원 문턱을 낮췄다.
정부의 기초생활수급 자격에서 탈락한 저소득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서울형 기초보장제도’는 상반기 중 부양의무제를 전국 최초로 전면 폐지한다. 부양가족이 있어도 소득 및 재산 기준을 충족하면 생계비 지원이 가능하다.
◇ 어르신·장애인·중장년 위한 복지인프라 확충
노인성 질환을 겪는 어르신들의 돌봄을 위해 동대문실버케어센터는 오는 7월 준공과 함께 운영을 앞두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치매 어르신의 돌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와 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가 치매전담형 시설로 전환된다.
뇌병변 장애인, 발달장애인, 시각·청각 장애인을 위한 장애유형별 지원 시설과 장애인 가족지원 시설 등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시설도 확충한다.
종로·동작·영등포·노원·서대문·성북·금천·강서·서초구 9곳에 운영 중인 50플러스센터는 오는 7월 양천, 8월 강동에 추가 개소한다. 만 50세 이상 중장년의 취미생활 및 사회참여, 인생 상담 등을 책임질 두 곳의 센터는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으로 ‘뜻 깊게 나이 듦’을 구현한다.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지원주택도 추가 확보한다. 장애인 맞춤형 지원주택은 212호(70호 증), 노숙인 지원주택 258호(78호 증), 어르신 지원주택은 140호(49호 증)까지 확대한다. 각 지원주택에는 입주자 생활 및 건강관리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위한 주거코디네이터도 함께 배치되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어르신 및 장애인 일자리 발굴 및 참여 확대
노인 공공 일자리는 취약계층 가사지원, 반려견 놀이터 관리사 등 인구 및 산업 변화에 발맞춘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포함해 올해 약 7만 여 개 제공한다. 기존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에서 의료·교육·주거 급여수급자로 지원 자격도 확대된다.
인생 2막을 준비 중인 중장년을 위한 보람일자리는 지난해 2800개에서 올해 3281개로 늘어나며 참여기간 하한 기준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해 보다 안정적인 근로기간을 보장한다.
또 장애인의 안정적 일자리 마련을 위해 최중증‧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지난해 2955개에서 3399개로 늘린다. 안마사, 구청 CCTV 감독 등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은 일자리를 연계하고, 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커리어플러스센터를 통해 민간기업 일자리 발굴 및 교육도 지원한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지난해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복지 변혁의 필요성을 절감한 시기”라며 “전염병에 대한 확실한 대응과 함께 체계 개선 및 인프라 확충, 그리고 시민을 향한 진심의 복지로 모두가 행복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1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005년에 출범하여 저출산 및 고령화의 심화를 대비하기 위한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있다.
실제로 사회를 지탱할 젊은이는 줄어들고, 사회로부터 지원이 필요한 노인은 증가하는 추세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2016년 이후 더욱 하락하여 2019년 기준 0.92명까지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가임기의 여성에게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일컫는다. 이러한 평균적 수치와 더불어 출생아 수는 2019년 기준 30만 명대로 급감했다. 이와 함께 베이비붐 1세대인 1955년생이 올해부터 노인 인구로 편입된다. 2025년이 되면 고령화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노인들은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퇴 가구 조사에 가구주가 은퇴한 경우는 18.5%였고, 실제 은퇴 연령은 63세였다. 가구주와 배우자의 생활비 충당 정도가 여유 있는 가구는 8.7%로 전년 대비 1.5%P 감소했고, 부족한 가구는 40.6%이며, 매우 부족한 가구는 18.8%로 전년 대비 2.9%P 감소했다. 대체로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면에 수명은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생명표’ 따르면 2019년 기준 기대수명 83.3세다. 물론 기대수명처럼 산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63세 은퇴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 통계를 기준으로 하면 적어도 은퇴 이후 20년의 삶이 남은 것이다. 20년은 성인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같다. 따라서 노후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 혼자 준비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국가적 지원이나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다면 어렵다.
정부에서 발표한 4차 기본계획은 건강하고 능동적인 고령사회 구축을 위해서 세 가지 분야에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소득 분야에서는 생계 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노인 일자리를 확충할 예정이다. 보건 분야에서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확산하고, 장기요양 재가 서비스를 늘린다. 한편 주거환경 개선을 위하여 고령자 복지주택 등을 공급하고 고령자 보호구역을 확대한다.
4차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방안은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생계 급여 지급 시 부양 의무자 기준을 폐지함으로써 약 15만 가구의 저소득 노인이 신규로 생계 급여를 받는다. 또한 기초연금 30만 원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40%에서 70%로 확대해서 혜택을 누리는 노인이 늘어난다. 건강인센티브제를 통해 건강 고위험자의 건강개선 노력에 따라 연간 일정액의 건강 포인트를 지급한다. 2023년에는 치매 가족 상담 수가도 도입한다.
◆ 재원은 모호...아직은 걸음마 단계
앞서 발표된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2년까지 ‘지역사회통합돌봄법’ 제정을 통해 지역사회통합돌봄을 2025년까지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역사회통합 돌봄’이란 노인 장기요양 시설에 돌봄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나 지역사회의 지원을 통해 돌봄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는 노인 장기요양 시설에서 발생하는 학대나 코로나19로 인한 집단감염 등 노인 장기요양 시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노인에게 삶의 자립권과 스스로 요양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가 될 수 있다.
사실 이런 흐름은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실제로 영국에서 지역사회통합 돌봄, 이른바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가 도입된 이유는 시설 내에서의 학대나 열악한 환경 때문이었다. ‘탈시설’로 인한 커뮤니티 케어 도입은 우리나라의 현 상황과 비슷하다.
지역사회통합돌봄은 돌봄 서비스의 공급 주체가 ‘시설’에서 ‘지역’으로 옮겨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지자체의 역할이 커진다. 하지만 지자체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 돌봄 서비스의 질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 11월 국회에서 정춘숙 의원 등 11명 의원이 지역사회통합돌봄법을 발의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담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전용호 교수는“지역사회통합돌봄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지역별로 재정 자립도가 다르다. 특정 도시의 경우 지금도 노인 복지 예산이 활발히 운영되지만, 예산이 적어서 상대적으로 잘 운용하지 못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자립도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거나 국가가 나서서 지자체에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재원 마련의 모호성도 지적된다. 제출된 법안 제24조에서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의 비용 지원 및 부담을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만 할 뿐, 그 재원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실제로 우리보다 앞서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을 시작했던 일본도 비슷한 문제가 생겼다. 일본은 2005년 ‘개호보험법’을 개정하여 지역포괄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중심으로 지역 밀착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지역포괄케어시스템 구축했다. 올해 한국사회복지연구회에서 발간된 ‘고령사회 지역통합 서비스의 지속가능성과 과제:일본의 경험과 한국의 방향’에 따르면 15년 앞서 시스템을 구축한 일본에서도 돌봄 서비스의 접근성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간의 편차가 발생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사회보장위원회 산하 커뮤니티케어 전문위원회 홍선미 위원장은“지역사회통합돌봄은 국가가 돌봄 플래너로서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보살피기 위한 정책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 구체적인 재원을 섣불리 정할 수 없다. 다만 지역적 편차를 줄이기 위한 재원에 관해서 지자체 및 관련 기관과 충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은퇴 후에도 능동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노년층을 의미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다.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액티브 시니어를 우리말로 바꿔 ‘활동적 장년’으로 선정했다. 런던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과정 수업 도중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당신이 100년 산다고 가정할 때, 소득의 약 10%를 저금하고, 최종 연봉의 50%를 가지고 은퇴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인가?” 학생들은 곧바로 계산을 했다. 답은 80대였다. 일순간 강의실은 조용해졌다. 80대까지 지금과 같은 업무 강도로 일해야 한다니….
런던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린다 그래튼과 앤드루 스콧이 함께 쓴 ‘100세 인생- 저주가 아닌 선물’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장수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 교육-일-퇴직으로 이어지던 전통적인 3단계 삶의 모습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앞으로는 은퇴와 정년이라는 개념이 없어지고 70세 혹은 80세까지 일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금의 나이가 몇 살이든 우리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시대를 선도적으로 살아가고 제2의 청춘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처럼 다가오는 노년의 꿈을 계획하고, 노후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액티브 시니어는 누구인가?
은퇴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100세 시대, 아무 준비 없이 은퇴하기엔 여생이 너무 길다. 은퇴 후 노후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하다면,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액티브 시니어를 롤 모델로 추천한다. 액티브 시니어는 미국 시카고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버니스 뉴가튼이 “오늘의 노인은 어제의 노인과 다르다”고 말하며 만들어낸 신조어다. 뉴가튼 교수는 55세 정년을 기점으로 75세까지를 젊은 노인(young old)으로 구분했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은퇴 후에도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세대로 가족 중심에서 벗어나 자기중심의 삶을 영위하면서 자기개발과 여가활동, 사회적 관계 맺기 등을 적극적으로 한다. 기존의 시니어가 노년을 인생의 황혼기로 인식했다면, 액티브 시니어는 노년기를 새로운 인생의 시작으로 생각한다. 자신이 실제 나이보다 5~10년 젊다고 생각하고, 진취적으로 삶을 사는 세대다.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액티브 시니어의 공통점은 자신이 무엇을 했을 때 행복한지 알고 노년의 삶을 준비한다. 다시 말해 미래의 삶에 대한 자기 기준이 명확하게 정립돼 있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길거리 화가가 된 60세 여성, 의상 공부가 하고 싶어 다시 대학을 간 80세 여성, 40세에 사진을 취미로 배워 10년 후 프랑스에서 전시회를 연 50세 남성, 자식을 다 키우고 60세에 요식업을 시작한 남성 등, 이들은 은퇴를 제2의 인생 시작점으로 설정했다. 은퇴 이후의 삶을 자녀 세대에 의존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과 배움을 통해 스스로 노후를 대비했다. 이들은 못다 이룬 꿈을 성취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꿈이 반드시 거창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면서 만족감과 행복감을 얻는 이들은 항상 활력이 넘친다. 그래서 액티브 시니어라 부른다.
시니어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액티브 시니어들처럼 노후를 잘 준비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노후를 아직 준비하지 못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지난 5월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에서 발간한 보고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에 따르면, 퇴직자의 평균 생활비는 월 252만 원이다. 또 대부분의 퇴직자들이 경제활동을 못하면 1년 내 형편이 어려워질 것을 걱정했다. 이분들께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현금 흐름을 유지할 것을 권유한다. 재취업이나 소자본 창업, 주택연금 등을 통해 소득을 유지하는 다양한 방법도 있다. 아직 퇴직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노후 준비를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다가오는 미래는 먹고만 사는 시대가 아니다. 보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소득, 취미, 일자리, 관계, 건강 등 행복을 주는 요소들이 골고루 갖추어질수록 좋다. 자신만의 삶의 기준들을 정하고 장기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행복만큼이나 미래의 행복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후 준비 Early Design, Self Planning!
고령화가 심각해질수록 사회적으로 노인 문제도 점점 커질 것이다. ‘100세 인생’을 한 편의 드라마로 보면 주인공의 행복과 불행은 결국 작가이자 감독인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시니어 당신에게 무엇을 준비했는지 누군가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제대로 예측하고 준비한다면, 장수는 저주가 아니라 선물이고 축복이다. 주체적으로 제2, 제3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주위를 살펴보면 노후 준비를 위한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주최하고 ㈜드림업컨설팅이 주관하는 ‘2020 해피에이징 교육캠페인’도 그중 하나다. 노후준비문화 확산을 위해 액티브 시니어를 주제로 진행 중인 ‘해피에이징 교육캠페인’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올해로 6년째 진행하는 무상교육 프로그램이다. 사회공헌적 취지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초고령사회에 대비할 수 있도록 노후 준비의 중요성을 고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고령 사회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개인 스스로 노후를 대비해 ‘Early Design, Self Planning’하는 것이다.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의 확산이 필요한 시대다. 지금 당장 준비해야 늦지 않다. 당신도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있다.
제가 사는 곳은 나이아가라 폭포 가는 길목의 인구 20만 명이 사는 도시입니다. 온타리오의 많은 주택지처럼 계속 인구가 팽창해 집값이 많이 오른 타운입니다만 제 주거지는 서민들이 모여 사는 큰길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건물의 콘도를 구입했던 게 6년 전인데 한적하고 운치 있는 동네를 떠나 큰길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결심한 것은 결코 좋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쾌적한 동네가 아니어서 망설이기는 했지만 수년 전 과감하게 결론을 내렸던 이유는, 제 연령대의 여성들에 비해 건강이 빨리 나빠지고 있어 시니어(senior, 65세 이상의 노인을 칭함)가 될 때를 위한 필수 준비를 서둘렀던 것입니다.
모든 편리한 시설들이 가까이 있습니다. 가정의 병원과 치과, 약국, 우체국, 급할 때 필요한 일용품과 간단한 식품을 살 수 있는 슈퍼마켓, 버거킹 햄버거 숍까지 근처 500m 거리에 있어서 차를 더 이상 몰 수 없게 되었을 때 걸어서 가거나 휠체어를 밀고도 갈 수 있습니다. 1km 떨어진 곳엔 백화점이 있는 쇼핑센터와 거래 은행도 있습니다. 큰길 건너편에는 예술대학교가 있어 학교 입구에 여러 곳으로 향하는 버스 노선들이 있고, 그 버스들은 대개가 버스로 5분 거리인 GO(Government of Ontario) train 기차역으로 연결되어 있어 근처 도시와 토론토까지 한두 시간 정도면 승용차 없이도 갈 수 있습니다.
캐나다 노인복지혜택은?
시니어가 된 후 처음으로 캐나다에 사는 시니어들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시에서 받는 일반 혜택은 전혀 없고 한국처럼 노인정 같은 편리시설은 인구 20만 명인 이 도시에 오직 두 곳인데 거리가 멀어 자동차 없이는 불편합니다. 시니어 교육 프로그램이 있으나 수업료는 무료가 아니며 치매 환자들을 도와주는 데이케어센터(Daycare Center)도 없습니다. 집에서 오갈 수 있는 시니어 데이케어센터가 아니라 아예 치매 환자만 모여 있는 요양원으로 들어가야만 합니다.
연방정부에서 받는 노인기본연금(OAS)과 시니어이지만 저축성 국민연금(CPP)을 적립하지 않았거나 다른 소득이 없는 저소득층 시니어에 대한 보조금 액수도 알아봤습니다. 현재 캐나다 국적자이거나 영주권자 시니어가 정부에서 받는 노인기본연금은 최고 한도액이 한 달에 613.53달러(약 55만 원)이지만 누구나 똑같이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민자에게는 매우 불리한 정책으로 40년 이상 캐나다 거주자만이 최고 한도액을 수령할 수 있으며 거주기간에 따라 수령액수가 달라집니다. 25년을 거주한 저는 현재 242.98 달러(약 21만 원)를 받고 있으며 정부 보조금은 일절 없습니다. 저소득층 시니어에게 주는 정부 보조금(GIS)은 노인기본연금과 보조금을 합해 최고 한도액이 1529.95달러(약 136만 원)입니다.
정부 보조금으로는 생활 어려워
노인기본연금 수령액이 적든 많든 소득이 전혀 없을 경우의 총합계이며 별도의 소득이 있다면 보조금 액수는 적어집니다. 정부 보조금 최고 한도액은 916.38달러(약 81만3000원)입니다. 그리고 저축성 국민연금의 최고 한도 수령액은 한 달에 1200달러 정도이지만 그것도 얼마나 오래 적립했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연금은 소득으로 계산되어 정부 보조금 수령액이 적어집니다. 전혀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매월 정부 보조금과 노인기본연금을 합한 최고 한도 수령액 1529.91달러(약 136만 원)의 연금과 저축성 국민연금 최고 한도 수령액 1200달러로 캐나다에서, 특히 GTA(Great Toronto Area) 토론토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요? 이 경우는 보조금이 줄어듭니다. 제 경우는 저축성 국민연금 수령액이 약 600달러여서 정부에서 받는 노인기본연금과 국민연금 합계는 842.98달러입니다.
그래서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자산이나 저축이 없는 시니어들은 연금으로 살 수 없어 집을 담보로 역대출을 받아 살아가든지 집을 팔고 정부 보조 임대 아파트로 옮겨가야 하는데 신청에서 입주까지 10년이 걸립니다. 이런 경우에도 무료가 아닌 연금 액수와 소득에 비례한 임차료를 정부에 지불해야 합니다. 결국 주택 소유자가 아니거나 수입원이 없거나, 저축한 돈이 없는 시니어들은 홈리스가 되거나 빈민층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사는 곳 근처에 있는 서민층의 오래된 아파트 임대료가 한 달에 1800달러(방1, 거실1, 부엌, 욕실), 2000달러(방2, 거실1, 부엌, 욕실)인데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시니어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거기에다 식품비도 30%나 올랐습니다(온타리오 한국 식품점에서 판매하는 한국산 식품비는 2년 전에 비해 40~50% 상승). 지하철과 버스 이용료도 무료가 아닙니다.
캐나다의 IT 통신요금은 비싸기로 악명 높습니다. 제 경우 핸드폰 수수료는 8기가 사용료로 매월 82~100달러, 가정용 인터넷은 제한된 TV 채널 사용료와 전화비를 포함해 125달러를 지불합니다. 제가 받는 노인기본연금이 통신 시스템 사용료로 모두 쓰이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사는 콘도 관리비는 매월 1000달러, 주택세는 1년에 3000달러 정도 됩니다. 여기에 식품비, 약값, 보험료, 유류, 차량 유지비 등까지 더하면 아무리 절약해도 정부에서 받는 연금으로는 매월 수천 달러 적자입니다. 그러니 임대 아파트를 렌트해서 살든 자가 소유의 콘도가 있든 상관없이 정부가 저소득층 노인에게 주는 최고 한도액 보조금으로는 생존이 어렵습니다. 물론 직장연금(소방서원이거나 공무원, 은행 같은 대기업의 경우)을 많이 받는 시니어는 형편이 좋겠지만요.
의료 서비스는 무료이지만 시니어들도 예외 없이 MRI·CT 촬영, 암 검사 등을 하려면 6개월~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전문의와의 상담은 최소 3~6개월 정도 걸리며 수술은 1~2년씩 차례를 기다려야 합니다. 약값도 개인이 지불해야 합니다. 1년에 한 번 시력검사, 폐렴·대상포진·독감 예방주사, 건강검진이 정부에서 무료로 주는 혜택이지요. 긍정적인 일은 슈퍼나 백화점이 일주일에 하루 시니어를 위한 날을 정해 5~10%의 할인 판매를 한다는 것입니다. 맥도널드는 시니어에게 커피를 1달러에 판매합니다.
복지국가로 소문난 캐나다이지만
복지 천국으로 알려진 캐나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시니어의 실상은 녹록지 않습니다. 추운 겨울이면 시니어들이 모여 놀 곳도 없는지 특히 남성들이 맥도널드 숍이나 백화점 입구 소파에 모여 앉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한국에 사는 시니어들만 힘든 게 아니고 한국에만 빈곤층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세계 어느 국가를 가도 복지국가 캐나다처럼 빈민도 있고 거지도 있고, 힘없고 돈 없는 퇴직한 노인들이 길거리에 앉아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풍경을 흔히 보게 됩니다. 그래도 한국에는 지하철 연결이 잘되어 있어 시니어들이 무료 지하철을 이용해 갈 곳도 많아 보였습니다. 또 빠른 의료 시스템, 치매 환자에 대한 국가 보조금과 간병 도우미를 쓸 수 있는 혜택이 있고, 노인 무료 데이케어센터도 있으니 여기 캐나다보다 훨씬 나아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만족하지 못하며 사는 것 같아 그것이 안타깝습니다.
가난했던 나라에서 고생만 많이 하고 이젠 젊은 세대들에게 부양은커녕 존경도 받지 못하는 베이비붐 세대로 태어난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모두가 부러워하는 캐나다에 살고 있지만 저 역시도 부모 봉양과 자식 뒷바라지에 삶을 다 바친 후 이 시대까지 숨차게 달려온 코캐네디언(Ko-Canadian) 시니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씁쓸하지만 이제 그 슬픔을 견딜 수밖에 없습니다.
오마리
미국 패션스쿨 졸업, 미국 패션계 디자이너로 종사.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 그림그리기를 즐겼다.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구름 따라 떠돌며 구름 사진 찍는 나그네로 활동 중.
연탄 한두 장의 온기로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는 이웃들이 있다. 대부분 오래된 주택가로 연탄배달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구석진 곳이다. 독지가들의 기부로 마을 입구까지 배달돼온 연탄을 집 안까지 한 장 한 장 손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 한두 장은 몰라도 서너 달 쓸 양은 만만치 않아 옮겨주는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그 손길을 보탠다. 연탄배달 봉사활동이다.
나도 3년 전부터 같은 취지의 봉사단원으로 초겨울이 오면 연탄배달 봉사를 한다. 좁은 골목길이나 언덕을 오르내리며 2~3시간, 길게는 4시간 정도 손으로 나르는 일이어서 나이 든 사람에게는 힘에 부친다. 지난 11월 29일 아내의 걱정을 뒤로 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상계종합사회복지관(서울시 노원구)을 통하여 선정된 당고개 지역에 사는 불우 노인 다섯 집에 연탄을 옮겨 쌓아주었다. 한국산업은행이 후원하는 KDB사회공헌아카데미 수료생 남녀 20여 명과 함께 가수 소녀시대 수영 씨 등이 기부한 연탄 1,040장을 옮겼다.
네 집엔 200장씩 그리고 한 집은 240장을 배달했다. 겨울을 나기에 다소 부족해 보이는 양을 옮겨주었으나 이미 들여놓은 연탄이 남아있어 이번 겨울은 그럭저럭 버틸 듯하다.
천 사십장을 봉사자들이 연탄을 쌓아놓은 곳에서 배달할 집까지 컨베이어벨트형으로 일렬로 서서 2시간에 걸친 작업을 했다. 손으로 한 장 한 장 옮기는 일이 꽤 힘들었지만, 통장 아주머니가 끓여온 대추차가 우리 봉사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줬다.
연탄 한 장으로 6시간 정도 걸려야 방 구들이 조금 따뜻하게 덥혀진다고 한다. 하루에 4장이 들어가는 셈이다. 연탄 한 장의 값이 780원이니 하루에 4장 때면 하루 연탄값이 3120원. 커피숍의 커피 한 잔 값도 채 안 된다. 칼바람 이는 겨울, 노인들이 연탄이라도 마음껏 피우며 따뜻하게 몸을 덥힐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