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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구 초구 잘 치는 비결
- 당구 친 지 몇십 년이 되었으면서도 초구를 신중하게 쳐본 적이 없다. 초구는 위아래 두 번째 줄 한가운데에 빨간 공을 놓고 아래쪽은 흰 공이나 노란 공을 13cm 오른쪽에 위치하게 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한다. 수구로 왼쪽으로 장쿠션-단쿠션 2쿠션을 맞히고 오른쪽 장쿠션에 3쿠션을 맞힌 후 아래쪽 두 번째 줄 한가운데 놓인 빨간 공을 맞히는 게 정석이다. 사람에 따라 반대쪽으로 치는 사람도 있다. 동호인들끼리 칠 때는 공의 위치를 대충 놓고 친다. 그래서 맞으면 다행이고 안 맞아도 그만인 식으로 친다. 아예 초구 세팅을 하지 않고 공을 한꺼번에 굴려 놓이는 대로 치는 형식을 취하는 경우도 많다. 복불복인 것이다. 그러나 초구를 잘 치고 나면 이어서 후속구까지 몇 개를 칠 수 있으므로 당구 점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 일단 초구에서 몇 개를 이어서 치고 나면 상대방은 기가 질리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초구는 아주 중요하다. 초구를 누가 치느냐를 정할 때는 두 번째 라인에 동시에 공을 놓고 친다. 이때 단쿠션을 맞고 돌아오는 공이 아래 단쿠션에 가까운 사람에게 선구의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므로 초구를 정하기 위한 뱅킹은 초구 칠 자격과 연결되어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뱅킹을 연습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자신의 스트로크 파워가 다르므로 연습을 통해 단쿠션을 맞히고 장쿠션을 한 번 갔다 와서 아래 단쿠션에 와 붙을 정도의 힘을 스스로 익혀야 한다. 프로 선수들은 공평을 기하기 위해 후구의 기회가 주어지지만, 동호인의 경우에는 후구가 없다. 그러니 먼저 치는 사람이 유리하다. 초구의 스트로크는 제1적구를 2분의 1 두께로 치라고 한다. 그러나 2분의 1 두께라는 것이 치기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으므로 3쿠션까지 맞고 나오면 꺾여 들어오는 오차가 커진다. 그래서 4구 경기에서는 제1적구 중앙에 큐 선을 일치시키고 제2적구에 가까스로 맞을 정도로 가볍게 툭 치는 방식으로 치라고 한다. 그러면 제1적구가 아래쪽에 모여 후속구를 치기 유리하다는 것이다. 초구가 맞지 않았더라도 공 3개가 아래쪽에 몰려 있으므로 최소한 수구가 상대방이 치기 어렵게 방해 역할을 할 수도 있다. 3쿠션의 경우는 좀 더 강한 스트로크를 해야 제1적구가 아래쪽 단 쿠션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위로 올라가고 제2적구는 코너 쪽으로 가게 되므로 후속구를 치기 좋은 포지션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3쿠션에서도 그렇게 초구에서 몇 개를 쳐버리면 기선을 제압해 상대방 사기를 꺾는 데 상당히 유리하다. 초구 왼쪽 장쿠션-단쿠션 2쿠션을 맞히고 오른쪽 장쿠션 3쿠션에서 꺾이는 각도가 중요하다. 아래쪽 제2적구보다 뒤로 빠지면 당점을 2시에서 조금 내려서 치는 것이 요령이다. 동호인끼리라도 정식으로 뱅킹부터 시작해 초구 순서를 정하고 신중하게 치라는 권고도 있다. 당구가 신사 스포츠라서 앞으로 곧 정식을 따라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2017-11-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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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크스와 기(氣)의 관계
- ‘징크스(jinx)’는 ‘으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악운으로 여겨지는 것’을 말한다. 좋은 일에도 가끔 쓰지만, 주로 나쁜 일에 쓰이는 말이다. 필자와 자주 당구를 치는 A가 있다. 필자의 실력이 200점이고 A는 250점이다. 객관적으로 봐도 그가 더 잘 친다. 3구 경기에서는 4구의 절반인 10개, 그가 13개를 놓고 친다. 그런데 계속 필자가 이기자 올려야 한다 해서 11개로 올렸다. 그런데도 계속 필자가 이겼다. 그렇다고 필자가 압도적으로 A를 이기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11점보다 더 놓고 쳐야 하는데 그건 아니라는 것이다. A는 자기가 지는 이유가 ‘징크스’ 때문이라고 했다. 필자와 치면 진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모양이다. A가 앞서 나가서 여유 있게 이길 수 있는 판도 끝에 가면 꼭 뒤쫓아 간 필자에게 잡힌다. 대부분 그가 앞서 나가도 따라잡혀 결국은 진다. 박빙일 때도 끝마무리를 못해 진 경우가 많다. 징크스의 원인을 분석해보니 A의 승부욕이 원인인 듯하다. 반드시 이기려 하다 보니 평상심을 잃는 것이다. 필자는 하수에다 많이 이겨봤으므로 편안하게 친다. 그러나 그는 승부욕에 불타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도전을 하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A는 필자가 후루쿠로 맞히는 경우가 잦다고 말한다. 필자가 워낙 세게 치다 보니 본래 의도한 길을 벗어났는데도 다시 나오다가 맞거나 키스가 나서 맞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 맥이 풀리고 전의가 상실된다고 했다. ‘후루쿠가 상대방 기를 죽인다’는 말은 우스개 당구 병법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다. 미안하다는 표시를 하지만, 후루쿠도 실력이라며 양해한다. 묘하게 후루쿠가 맞으면 그다음 공도 치기 좋은 공이 온다. 그러면 연타로 하이 런이 나온다. 미안해서라도 대충 치는데 더 잘 맞는다. 이것은 좋은 의미의 징크스다. 그리고 상대방이 칠 뒷공은 의도한 바도 아닌데 묘하게 어렵게 선다. 필자의 장점은 기복이 없다는 것이다. 상대가 누구이든, 어떤 상황이든 긴장하지 않고 평상심을 잃지 않는다. 그러니 꾸준히 한 점 한 점 쳐서 올라간다. 거북이가 토끼를 따라가는 형국이다. 그리고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다. 상대는 거기서 기가 질리는 모양이다. 사람마다 아우라가 있다. 그 아우라가 상대방에게 징크스로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의 아우라는 주변을 압도한다. 300점 치는 B라는 친구도 필자에게 지는 확률이 많다. 그 친구는 필자의 당구가 ‘기가 세다’고 말한다. 파워 넘치는 당구를 쳐대니 저절로 기가 죽는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실수가 많고 정교함도 떨어져 올릴 실력은 아니라는 것이다. 징크스와 기는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당구에서뿐만이 아니다. 필자는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 남들이 종종 얘기해준다. 그 말이 맞다면 필자의 기를 어떻게 살려야 할지 고민해볼 만한 일인 것 같다.
- 2017-11-0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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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구는 시니어 취미의 새로운 대세
- 당구는 남녀노소가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게임이자 스포츠다. 어느 동네에서나 당구장은 많아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이용료도 한 시간에 1만원 내외로 싼 편이다(강남 고급 당구장은 한 시간에 1만5000원 하는 곳도 있다). 저녁시간이면 직장인들로 붐비고 빈 당구대가 없어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아 요즘은 당구장이 급증하고 있다. 필자가 당구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진학 후인 1971년이었다. 당시 당구장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 배우지 않으려 했는데 또래 친구들은 모이면 당구장으로 향하니 같이 어울리려면 방법이 없었다. 그 시절엔 주머니에 돈만 있으면 당구장으로 몰려가곤 했다. 그동안 당구장은 동네 불량배들이나 술 취한 취객들이 담배를 피워가며 소란스럽게 했던 장소로 인식되어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2018년 1월부터는 당구장도 금연지역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벌써부터 금연을 실시하거나 흡연 장소를 분리한 곳도 많이 생겼다. 시니어의 학창 시절에 당구장은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초등학교를 포함한 전국 종별 당구 선수권 대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수원 매탄고등학교에서는 당구부를 통해 당구 선수를 집중 육성하고 있고 당장 프로세계에서도 통하는 실력 있는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다. 당구는 ‘캐럼’이라 하여 우리나라에서는 4구 경기와 3구 경기가 대세다. 일반적으로 200점 이하의 동호인들은 4구 경기를 즐기고 200점 이상이면 3구 경기에 도전할 만하다. 4구 경기는 흰색이나 노란색 수구가 결정되면 나머지 빨간색 공 2개를 맞혀야 하는 경기다. 3구 경기는 흰색, 노란색 공으로 각자 수구가 결정되면 나머지 두 개의 공을 3쿠션 이상 거쳐 맞혀야 하는 경기다. 보통 두 사람이 경기를 하지만, 3명 또는 4명도 같이 칠 수 있다. 여성들은 당구대에 포켓이 6개 달린 포켓볼을 쉽게 배워서 칠 수 있지만, 요즘은 4구 경기나 3구 경기에 출전하는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 당구는 큰 힘을 필요로 하지 않아 오히려 여성들의 섬세한 감각이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구는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이며 우리나라 강동궁 선수가 우승한 적이 있다. 세계적으로도 국제대회가 많이 열리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이 우승하는 일도 점차 늘고 있으며 현재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선수도 많다. 최근에는 대기업 후원으로 상금 규모도 높아졌다. 소위 ‘4대 천왕’이라는 브롬달, 산체스, 야스퍼스, 쿠드롱 같은 세계적인 선수도 출전해 우리 선수들과 승부를 겨룬다. 24시간 방영하는 당구 전용 방송도 있어 동호인 사이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당구는 큰 힘이 들어가지 않아 시니어가 즐기기 알맞은 스포츠다. 당구를 치기 위해서는 당구대 옆으로 계속 걸어야 한다. 공을 맞히기 위한 노력으로 집중력도 좋아진다. 당구공은 둥글고 회전이 가미되면서 여러 가지 물리적인 변화와 기하학적인 형태로 움직인다는 성질을 알아야 한다. 수만 가지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익혀온 기술을 발휘하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승패가 걸려 있고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승패가 결정되므로 재미도 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날씨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다. 어느 동네이든 당구장이 있으므로 접근성도 좋다. 장성한 자녀들은 물론 손주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다양한 당구교실 현재의 시니어는 대부분 필자처럼 친구들과 어울리며 당구를 배웠다. 아직 당구를 모른다면 주변 지인 중 잘 치는 사람에게 가르쳐 달라고 하면 좋다. 요즘은 당구 교육도 꽤 체계화되어 있어 몇 개월이면 웬만한 수준으로 즐길 수 있다. 책도 있고 동영상도 많다. 레슨해준다고 광고해놓은 동네 당구장, 구청에서 운영하는 당구교실에서도 배울 수 있다. 수강료 구청에서 운영하는 당구교실은 지정 당구장에서 배운다. 서울 송파구에서는 주 3회, 3시간(오전 9시부터 12시까지)에 월 3만원을 받고 가르친다.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월 5만원을 받는다. 개별로 가르치는 비용은 당구장마다 다르다. 이미 단체반을 운영하는 곳도 있고 개인레슨 수준으로 가르치는 곳도 있다. 단체반은 비용이 싸지만 개인레슨은 비쌀 수밖에 없다. 비교해보고 자신에게 잘 맞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고수가 되기 위한 과정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이론과 실제 연습, 실제 경기 등을 거쳐야 하니 많은 시간이 걸린다. 당구에 너무 투자하다 보면 생업에 지장이 생긴다. 그렇다고 당구를 잘 쳐서 직업으로 삼기도 어렵다. 프로 선수들도 상위권이 아니면 큰 수입은 안 된다. 당구 매너 승패가 걸린 게임이지만 승부욕에 집착하면 안 된다. 이겼을 때 너무 좋아하거나 상대방을 무시하면 안 된다. 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억울해하거나 화를 내면 안 된다. 상대방을 격려해주고 잘 친 경우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당구는 매너의 경기다.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가 될 만큼 떠들거나 상대의 플레이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 기술을 위한 노하우 배울 때 기초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잘못 배운 기초는 고치기가 어렵다. 이론과 실습을 위한 시간 투자도 필요하다. 당구는 여러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야 기술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구 제품 구매 따로 당구 제품을 살 필요는 없다. 당구장에 있는 큐를 사용해 쳐도 되는데 개인용 큐를 맞추는 사람도 있다. 가격은 10만 원 정도부터 꽤 고가인 큐도 있다. 프로선수 자격 당구를 직업으로 삼으려면 당구장을 개업하거나 프로 선수가 되면 가능하다. 동호인들끼리 돈을 모아 당구장을 개업하면 당구도 즐기고 자주 모여 소통할 수 있다. 당구를 즐기는 데에는 큰 실력이 필요하지 않지만, 교습을 할 수 있는 수준이나 프로 선수가 되려면 소질도 있어야 하고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추억담 카투사로 근무하던 시절, 휴게소에 포켓볼 당구대가 있었다. 처음 접하는 당구 방식이었는데 미군이 대부분인 대대에서 가장 잘 쳐서 인기가 많았다. 큐가 제대로 관리가 안 되다 보니 나중에는 대걸레를 이용해 치기도 했다.
- 2017-11-0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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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와 같이 하기 싫은 이유(?)
- 모든 잡기에는 수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고수는 오래 배워서 수준이 올랐을 수도 있고 소질이 남달라 빨리 수준을 높였을 수도 있다. 동네 당구 클럽에서도 유유상종이라고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끼리 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수준 차이가 있는 사람들과도 칠 기회도 생긴다. 그러면 고점자들은 일단 꺼려한다. 하점자들과 쳐 봐야 배울 것도 없고 하점자가 너무 못 치니까 재미도 없기 때문이다.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기분 나쁘다. 소위 ‘물’이라 하여 하점자에게 잡혔다는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고수는 하점자와 칠 때 최선을 다하지 않기 때문에 질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원래 자기 점수대로 놓고 치는 것이므로 이기고 지는 확률은 같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고수가 이기는 확률이 더 높은 것이다. 고점자와 치게 되면 배울 점이 확실히 있다. 지더라도 그것을 익힐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승패에서 지는 것은 병가지상사이다. 고수와 칠 때는 지는 경우가 많다. 고수를 이겼을 경우는 또 기분이 괜찮다. 골프도 그렇다. 못 치는 사람과 같이 하게 되면 못 치는 사람은 공 찾기에 급급하다. 같이 치는데 같이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치는 것이 아니다. 고수가 잘 친 경우라면 우쭐하기도 하고 칭찬도 받아야 하는데 하수는 잘 친 것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남이 치는 공을 바라볼 겨를이 없는 것이다. 댄스도 그렇다. 기껏 하수를 잡아주는데 하수는 정작 자신이나 비슷한 수준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하수를 잡아주자니 재미도 없고 집중하지 않다보니 스텝이 틀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너나나나 비슷한 수준으로 보는 것이다. 잔소리를 하면 너는 잘 하느냐고 반문한다. 강사나 프로가 아니면 같은 수강생으로 보는 것이다. 자기수준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 대우 받으며 하수를 잡아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수는 고수가 상대해 줄 때 예의를 표하는 것이 좋다. 일종의 존경심 표시이다. “배우겠습니다” 한 마디면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어진다. 고수가 멋진 솜씨를 발휘하면 맞장구를 쳐주거나 칭찬을 하는 것이 좋다. 돌아가신 아버님은 말년에 친구가 없어 외롭게 지내셨다. 친구들과 바둑을 두거나 당구라도 치라고 권했다. 그러나 이제 배워봐야 남들은 수준급인데 초보자는 상대를 안 해주니 같이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퇴직한 동생에게도 당구를 권했었다. 그러나 질 때가 많은 하수 시절을 겪기 싫다는 것이었다. 모든 잡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입문하고 나면 초보자 소리를 듣고 어느 정도까지는 ‘하수’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 고수를 만나면 하수 과정을 빨리 벗어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겸손하면 더 배울 수 있다. 그러나 겸손하지 않거나 감정이 무감각하면 고수는 하수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
- 2017-10-2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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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세계 당구의 큰 시장이 될 것
- 20여 년 전 댄스스포츠를 한창 즐기며 배울 때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은 우리나라 방문을 기피했었다. 어차피 극동에서 벌어지는 아시안 투어에서 일본에는 가지만, 한국은 건너뛰기도 했다. 그러던 프로선수들이 불과 몇 년 전부터 한국에 자주 온다. 한국이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한번 오면 고액의 시범료를 받을 수 있고 온 김에 레슨비를 두둑이 챙겨서 갈 수 있다. 당구의 세계에서도 그렇다. 우리나라는 유럽에서 생겨난 당구의 세계적인 수준에 편승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세계 당구계의 변방이었으나 이제는 4대 천왕이라는 세계 프로 당구계의 거물들이 한국을 자주 찾고 있다. 올해만 해도 LG U+대회와 청주 직지 당구 월드컵 대회 등 세계대회를 두 차례나 치렀다. 그리고 여기저기 동호회에서 초대 받아 시범 몇 차례 보여주면 레슨비가 만만치 않다. 한국 당구 계는 TV나, 관련 업체 등에서도 이들 4대 천왕을 통하여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LG U+대회의 우승 상금은 무려 8천만 원이었다. 대부분의 세계 대회 우승 상금은 1천만 원 내외로 알고 있다. 청주 직지 당구 월드컵 대회의 우승 상금은 1천만 원이었으나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몰려 와서 경합했다. 전 세계적으로 세계 대회는 일 년에 10개 남짓하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세계대회에서 심판이 국제 공용어인 영어가 아닌 한국말로 “쿠드롱 3점”, “득점”, “안 맞았습니다.” 라고 하는 것을 보니 외국 선수들도 아쉬우면 한국말을 배워야할 판이다. 물론 당구 용어는 뻔하고 득점수는 본인이 몇 점 쳤는지 잘 알고 기록원이 틀림없이 기재하기 때문에 신경 쓸 것은 없다. 전 세계 태권도 사범들이 “준비”, “차렷” 등 우리말로 구령을 하는 것과 비교된다. 우리나라 프로 당구 선수들의 수입은 아직은 경기 상금만으로는 생업으로 삼기에 부족하다. 대회 성적이 좋은 선수는 기업체의 후원을 받고 있거나 그 명성으로 레슨비를 수입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구 신동 조명우 선수의 경우 4대 천왕 중 한 명인 산체스를 키워낸 세계적인 종합스포츠 클럽 FC포르투에 입단하기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종합스포츠클럽 시스템이 안 되어 있다. 그러나 인프라는 가장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당구의 본고장 유럽에 가 봐도 우리나라처럼 몇 십 미터 간격으로 당구장이 많지 않다. 당구장을 찾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더구나 당구의 기초 과정을 배울 수 있는 4구 경기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만 즐기고 있다고 한다. 4구에서 발전하여 3구 경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4구 동호인 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거기에 재주 있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당구 붐을 타고 왕년에 당구 맛을 봤던 시니어들이 대거 당구 쪽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재력 있는 시니어들은 골프를 즐겼으나 골프는 날씨와 관계가 많고, 최소 4명의 마음 맞는 동반자를 구해야 하고, 시간이 많이 소비되는 등 난점이 많아 손쉬운 당구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당구를 생업으로 삼아 열심히 정진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아 세계적인 프로당구선수들을 다수 배출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당구 계는 점점 더 세계적인 입지를 굳히게 될 것이다. 댄스 계 초기에 붐이 크게 일면서 젊은 선수들이 댄스에 정진했던 일과 비슷하게 비교된다.
- 2017-10-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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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당구 선수들의 표정 관리
- TV 당구 채널이 생겨 하루 종일 당구 시합을 볼 수 있다. 국내 경기도 있고 국제 경기도 있다. 아무래도 국내 프로 선수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프로 선수들은 얼굴이 알려져 연예인 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직 당구 대회가 많지 않고 상금도 약하지만, 프로 당구 선수들은 당구 만으로 생업이 가능해졌다. 상금 외에 유명세 만으로도 레슨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꽤 되는 모양이다. 'LG U+' 대회는 올해 우승 상금이 8천만 원이었다.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 하니 우승하고 나면 상금만으로도 상당한 수입이다. 지난 'LG U+' 대회에서 우승한 이탈리아의 자네티 선수는 경기 중에 스트로크 할 때마다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멋진 기술이 통했을 때는 자기 자신을 뿌듯해 하기도 하고 실수를 했을 때는 안타까운 표정도 잘 지었다. 너무 경망스러워 보이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었지만, 해설자도 “프로 선수들은 그래야 한다”라고 거들어 줬다. 4대 천왕이라고 불리는 산체스, 쿠드롱, 야스퍼스, 브롬달 선수를 보면 자네티 만큼은 아니더라도 얼굴 표정에 여유가 있어 보인다. 약간의 익살이나 쇼맨십도 있다. 그런 것을 잘 할수록 팬이 늘어난다. 물론 베트남의 응유엔 선수나 프랑스의 뷰리 선수는 큐를 다루는 모습이 불량스러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프로 당구 선수들의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모두 너무 비장해 보인다. 노련한 프로 당구 선수나 이제 갓 성년이 된 젊은 선수나 또는 여자 선수들까지도 남녀노소가 모두 같다. 웃음 띤 모습은 전혀 볼 수 없고 항상 진지하고 심각해 보인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승자는 웃음을 보이고 패자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악수를 받아 준다. 물론 승패가 걸렸으니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 그리고 일단 자기 차례가 왔을 때는 스트로크, 당점, 큐 스피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공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너무 경직되면 스트로크 또한 경직되게 나간다.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공략법이 있는데 시야가 좁아지니 제 페이스를 못 찾고 공타가 늘어난다. 선수도 아니고 동호인끼리 당구를 치면서도 표정 관리는 중요하다. 너무 심각한 표정으로 플레이를 하게 되면 지나치게 승부욕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경직되게 만든다. 승패 이전에 같이 즐기는 게임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댄스에서도 표정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초보자들은 스텝을 익히기 바쁘지만, 정작 경기 대회에서는 스텝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당연히 스텝은 연습하면 익힐 수 있는 것이고 수없이 반복 연습을 하면서 경기 대회에서 스텝을 틀리는 선수는 거의 없다. 틀린다 해도 선수들마다 루틴이 다르므로 심사위원들이 잡아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결국 심사위원들의 시선은 최종적으로 선수들 얼굴 표정으로 간다. 스텝을 틀린 사람은 얼굴 표정에서 나타난다. 파트너를 믿지 못하는 선수는 파트너의 스텝이 불안해서 시선이 아래로 떨어진다. 그러나 파트너를 믿게 되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위를 향하며 여유가 있어 보인다. 춤을 추는 동안에 심사위원들과 눈도 맞추고 객석의 응원하는 사람들과도 소통한다. 프로는 얼굴 표정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 2017-10-1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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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색소음 (White Noise , 白色騷音)
- 필자는 잘 때 모든 등은 끄지만, TV는 틀어 놓고 자는 날이 많다. 그러면 잠이 편안히 온다. TV를 끄고 “이제부터 잔다.”고 마음먹으면 오히려 잠이 안 온다. 그렇다고 불면증은 아니다. 불면증은 잠은 자야 하는데 잠이 안 오니 괴로운 증상이다. 불면증이더라도 다음날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 영화나 한 편 보고 늦게 일어나도 그만이다. TV는 당구 방송을 주로 본다. 해설하는 사람 목소리만 들리는데, 들어도 그만이고 안 들어도 그만이다. 경기를 중계하는 것이므로 봐도 그만이고 안 봐도 그만이다.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든다. 볼륨을 약하게 틀어 놓고 있으면 자장가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작년에 TV가 고장 나서 애프터서비스를 받았는데 장시간 TV를 틀어 놓으면 그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백화점 진열 TV처럼 하루 종일 틀어도 문제없도록 고쳐 달라고 했더니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다. 액선 영화나 호러 영화는 조용하다가도 간간히 볼륨이 커진다. 그래서 잘 때는 안 본다. 소리가 커지면 자다가 중간에 깰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호러 영화는 꿈자리 사나울까봐 피하는 편이다. 이렇게 일정한 음폭을 가지고 있어 귀에 쉽게 익숙해지는 소음을 ‘백색소음’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모든 빛이 다 합쳐지면 백색을 띤다고 한다. 거기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카페에서 사람들이 속삭이는 대화 소리도 백색소음이다. 자연에서 파도 소리나 빗소리, 폭포 소리 등도 소리는 나지만, 귀에 거슬리지 않는 소음이라 백색 소음에 속한다는 것이다. 파도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면 잠이 오는 것에 착안하여 파도소리를 녹음하여 팔기도 한다는 것이다. 필자세대에서는 공부할 때 작은 소음도 방해 되었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은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한다. 그래야 집중이 더 잘 된다니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다. 음악소리를 백색 소음으로 간주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필자가 TV를 틀어 놓고 자는 습관이 생긴 후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강소이 시인의 ‘TV 베개’ 라는 시가 있다. 전철 스크린 도어에서 처음 접했다. “TV를 보다 잠드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는 TV를 켠 채 잠을 청하는 것이다 사람 소리 끌어다가 이불로 덮고 외로움이라는 낱말 데려와 함께 잠든다“ -중략- 이 시를 읽고 필자가 TV를 켜고 잠이 드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소리를 끌어다가 이불로 덮고 자고자 한 것이다. 외로움을 특별히 느끼지는 않지만, 부인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아직 소음에 민감한 편이다. 영화관이나 음악회에 갔을 때 다른 손님들의 잡담 소리나 사탕을 까먹는 소리 등이 몹시 거슬린다. 술집이나 음식점에 갔을 때 다른 손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있으면 신경이 곤두선다. 더 나이가 들으면 청력이 약해져서 괜찮을지 모른다.
- 2017-10-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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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간 추석 연휴 계획 세우기
- 이번 추석 연휴는 장장 10일이다. 추석 당일이야 차례지내고 가족 친척들이 모이니 그런대로 보낸다 치자. 나머지 9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혼자 아무 것도 할 일 없다는 것처럼 공포스러운 것도 없다. 그래서 미리 일정을 짤 필요가 있다. 연휴가 다가오고 있으면 늘 그래 왔다. 첫째 할 일은, 여름옷을 정리하고 가을 옷으로 준비하는 일이다. 반팔 옷과 얇은 옷들을 잘 세탁하여 내년 여름까지 잘 보관해두는 작업이다. 안 입었던 옷들과 버릴 옷들을 이 참에 가려낸다. 누구한테 줄 옷과 그대로 버릴 옷도 구별해 둔다. 가을 옷은 간절기에 잠깐 입는 옷들이다. 11월말쯤에는 다시 정리하고 겨울옷을 준비해야한다. 가을 옷도 꺼내면서 남 줄 옷과 버릴 옷으로 구분해야한다. 입을 옷은 다림질하여 언제라도 입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작업에 하루는 족히 잡아야 한다. 두 번째 할 일은 책 정리이다. 여름내 본 책과 보려고 꺼내 둔 책 등 양이 엄청나다, 역시 남에게 줄 책과 버릴 책, 그리고 필자가 볼 책들을 우선순위를 정한다. 이럭저럭 하루 일거리이다. 세 번째로, 책 정리하다가 눈에 들어 온 책 중 하나를 골라 집중적으로 완독하는 일도 하루 일거리이다. 마침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니 꼭 읽어야 할 책을 고르는 것이다. 네 번째 할 일은 애창곡을 3곡쯤 마스터하는 것이다. 오래전에 배운 노래인데 잊어먹어서 다시 익혀야 하는 노래, 최근에 배웠으나 아직 내 노래로 만들지 못한 노래를 중점적으로 익히는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노래방에 가서 실습까지 마쳐야 내 노래가 된다. 이 작업도 하루 종일 해야 한다. 다섯 번째로, 당구치는 지인을 물색한다. 보통 때는 저녁시간에 만나다 보니 시간 관계 상 보통 한 판 또는 삼판양승으로 끝냈으나 낮에 만나 한 나절 아예 당구를 신물 나도록 치는 것이다. 끝나고 저녁 식사 겸 막걸리를 마시며 하루를 보내면 된다. 여섯 번째로, 추석연휴에는 볼만한 영화가 여러 편 개봉된다. 하루에 2편~3편을 몰아서 보면 하루가 간다. 기억이 날아가기 전에 감상문도 써야 하니 바쁜 날이다. 일곱 번째, 혼자 등산을 가는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남한산성 성곽일주를 했다. 7시간 걸리는 난코스이다. 아침 식사하고 출발해도 하루 종일 걸린다. 집에 와서는 딴딴해진 종아리를 붙잡고 마사지 하며 하루를 정리한다. 여덟 번째, 다들 떠난 서울 도심에 카메라 들고 나가보는 것이다. 여러 가지 전시회와 볼거리 등이 많다. 아직 서울길도 못 가봤다. 연휴에 서울을 벗어났다가는 교통이 막혀 고생한다. 아홉 번째는 채우지 말고 하루쯤 남겨둔다. 필자처럼 몸이 근질거려 연락해오는 지인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러면 열흘 연휴 계획은 꽉 찬다.
- 2017-09-2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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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도 잔소리를 싫어한다
- 잔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잔소리는 입에 쓰다. 좋은 약은 입에 쓰듯이 잘 듣고 그대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안 된다. 20년 전 아내의 잔소리에 진절머리를 냈었다. 아내 잔소리가 100% 맞는 것은 아니고 필자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으니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런데 아내는 상처 난 데를 쑤시듯이 또 잔소리로 파고들었다. 맞는 얘기인데 오히려 반발이 생기기도 했다. 장애인에게 댄스를 가르치는데 선수 출신 코치가 와서 동작에 대해 잔소리를 했다. 같은 코치인데 밤낮 댄스만 하는 선수니까 필자보다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틀리는 얘기는 아닌데 필자도 아주 틀리는 것도 아니었다. 별 중요한 것도 아니니 그 보다 중요한 것에 중점을 둬야 할 터였다. 명색이 필자도 코치인데 학생 앞에서 잔소리를 해 대니 학생도 코치인 필자를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당구를 치는데 고수가 와서 필자의 잘못된 습관을 지적했다. 기초부터 잘 못 배웠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필자 정도의 나이라면 20대에 친구들끼리 당구장에 몰려가서 독학 수준으로 당구를 배운 사람들이다. 40년 동안 굳어진 습관을 이제 와서 기초부터 다시 배우라고 해봐야 소용없는 짓이다. 같이 한 게임 쳤는데 고수라는 사람이 더 못 쳤다. 동생에게 서류 부탁할 일이 있어 서류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귀찮아하며 투덜댔다. 꼭 해야 하는 일이냐며 잔소리를 해 댔다. 설득 끝에 꼭 필요 한 일이니 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결국 못하겠다며 나자빠졌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니 5분 만에 일이 끝났다. 잔소리는 필자를 위해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누가 하든 잔소리는 듣기 싫다. 잘 아는 사람이 아니면 잔소리는 큰 실례이다. 그러니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여길 수 있는 잘 아는 사람이나 후배에게나 하는 짓이다. 시니어들이 잔소리를 싫어하는 이유는 잔소리 들을 나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름대로 고집도 있다. 100% 흡족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안 되면 이대로도 좋으니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더 발전해 봐야 앞으로 얼마나 더 살겠다고 욕심을 부리느냐는 심리도 있다. 잔소리를 싫어하는 심리학은 듣기 싫게 필요 이상으로 참견하거나 꾸중 조로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기 때문이다. 잔소리를 해도 숙이고 들어가는 사람도 물론 있다. 그러나 나이 들면 일반적으로 잔소리를 싫어한다. 오죽하면 ‘두말하면 잔소리’라고 이미 말했는데 더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할까. ‘늘그막에 느는 건 잔소리다’라는 것도 시니어들이 조심할 일이다. 늙으면 자기의 인생 경험이나 기준에 비추어 남들이 하는 일을 늘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잔소리를 많이 하게 된다. ‘늙을수록 느는 건 잔소리뿐이다’ 늙어 갈수록 ‘양기가 입으로 올라간다’는 말은 남의 일이나 행동에 대한 타박이 많아져 잔소리가 심해짐을 이르는 말이다.
- 2017-09-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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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덕(人德)
- ‘인덕’이란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사귄 사람들로부터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는 복을 말한다. 필자는 다행히 인덕이 많은 편이다. 특히 혼자 사는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다. 묘하게도 어떤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활동적이면서 몇 살 아래인 사람이 필자를 따른다. 일은 자기가 총무로 알아서 다 할 테니 리더 자리를 맡아달라는 것이다. 그런 자리가 몇 개 되고 그런 사람이 몇 명 된다. 필자의 능력으로는 총무 역할은 못한다. 사람들과의 연락 관계며 궂은 일, 잔일을 다 해야 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자원해서 총무 역할을 할 테니 리더를 맡아달라고 하면 땅 짚고 헤엄치기가 되는 것이다. 사주에 보면, 주변에 사람이 많고 다양한 사람들과 빈번한 교류가 있다고 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힘든 일이기도 하다. 동네 당구장에서 만난 금융계 출신의 지인은 한번은 주변 인물들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골프도 치러 다니고 자주 어울리는데 갈수록 이 사람들을 계속 만나야 하는지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잘 난 사람들이므로 고집이 세고 남의 얘기를 듣지 않으며 말도 많다는 것이다. 요즘은 모이면 다들 손주 자랑 분위기에 자신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늦장가를 가는 바람에 손주는커녕 자녀들 뒷바라지에도 바쁘다는 것이다. 그러니 남의 손주 자랑은 관계없는 얘기이다. 오히려 듣기 싫은 이야기일 뿐이다. 이 사람은 필자처럼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과의 다양한 만남이 더 부럽다는 것이다. 과거에 사로 잡혀 과거 얘기를 듣는 것도 신물 나고 재미도 없다는 것이다. 인덕을 유지하려면, 갖춰야 할 덕목이 많다. 우선 사람이 편안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필자를 따르는 사람들이 몇 살 아래이므로 나이나 권위주의로 누르려고 하면 안 된다. 친구처럼 대하고 윗사람으로서 처신을 잘 해야 한다. 궂은일을 당하면 앞장서서 동참해야 한다. 한 사람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는데도 그 많던 주변 사람들이 정작 찾아오지 않는다며 원망하는 것이었다. 부모상을 당했는데 장지가 지방이라 서울에서 간 사람이 없었는데 혼자 갔더니 매우 고마워했다. 현재 지위에 만족하고 독식하려 하면 안 된다. 따르는 사람에게도 곧 자리를 물려주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 다른 커뮤니티에 리더로 있는데 좋은 모임이라면 초대해서 같이 동참하는 것도 좋다. 또 중요한 것은 지갑을 여는 일이다. 먹고 마시는 일은 그리 큰돈이 들지 않는다. 당구 게임에서는 진 사람이 게임 비를 내는 것이 마땅하지만, 이겼더라도 게임 비를 내주면 고마워한다. 잔정이 쌓여 끈끈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 2017-09-12 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