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숙기(韓淑基·52) 한스코칭 대표는 주로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코칭을 하는 코칭 전문가다. 임원이라고 하면 흔히 중년층, 그리고 그들을 위한 리더십이라면 사실상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인생 설계와 병행될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한 대표는 그 분야에서 가장 가까이에 선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꾸준히 쌓아왔다. 그러한 경험을 반증하는 것처럼 새로운 인생을 맞이하는 이들을 위한 한 대표의 목소리에는 간결하고 핵심을 찌르는 조언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자신의 재발견과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을 독려하는 방법들을 확인해 보자.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사진 한명섭 객원기자
“리더들이 조직 성과에서 맡고 있는 중요성은 막대하죠. 그런데 비즈니스의 복잡성은 계속 심화되고 있어요. 그래서 그 복잡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리더십이란 그때그때 달라야 합니다. 그걸 알기 위해선 리더십의 주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해요.”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는 소위 ‘리더십이란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하는식의 고정된 리더십이란 허상이라고 비판한다. 그 대신 리더십을 발휘하는 주체인 자신에 대한 이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객체, 즉 자신이 데리고 있는 조직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에 대한 이해 없이 어떻게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겠는가? 그러나 사람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게 우리 사회 리더들의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녀는 리더들이 사람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럼 점을 돕는 게 리더십 코칭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믿고 있었다.
자신의 강점을 인정하고 활용하라
“코칭을 받는 분들은 대개 이 사회에서 성공한 분들입니다. 그런데 그 성공한 분들조차도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굉장히 많이 고민합니다. 예를 들어 생산본부장으로 있던 분이 기획조정실로 간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자리를 옮기면서 요구되는 역량이 다르다 보니 우울증에 빠지게 됐어요. 막상 회사에서는 이분을 중역으로 모신 거거든요. 즉 그분이 가진 것을 잘 쓰라고 배치한 거였죠. 이 사례를 보면서 ‘우리의 비극은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한 대표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키우는 것보다 자신의 약점을 강조하려는 사회적 패러다임이 만드는 비극을 비판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불안은 계속 증폭되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자신의 가치를 찾는 가장 쉬운 단계로서 존경하는 인물의 이름을 써 보라고 한다. 그러나 막상 존경하는 인물을 쓰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를 써야 할지를 몰라 낯설어 한다. 그리고 깨닫게 된다. 조직에 헌신하다 보니 나를 보는 시각을 잃어버렸다는 걸.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인생 후반전은 불가능합니다. 인생 후반전은 자신이 어떻게 ‘효과적 개인’이 되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인생의 해답은 자신의 일상 곳곳에 담겨 있다
한 대표는 자신을 제대로 발견하는 답은 자신의 일상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내가 왜~’로 시작되는 물음들을 던져 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왜 거기를 자꾸 갈까, 내가 왜 저 사람을 만나면 힘들어 하는가, 내가 왜 그 사이트를 자주 들어가게 되는가’ 등등의, 자신이 자주 하는 것들, 자주 느끼는 것들에 대한 질문들이 그것이다. 그런 것들을 지금까지는 흘려 왔지만 이제는 그렇게 해선 안 된다.
“흔히 그런 질문을 던졌을 때,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왜 이렇게 하지?’라고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그러지 말고 자신을 수용해야 합니다. 온전한 자신에 대해 수용하면서 자신에 대한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야 해요.”
이것은 1963년생인 한 대표의 경험 그 자체이기도 했다. 한 대표 또한 40대가 될 때까지 많은 일을 했고, 그 일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경험이 있었다. 정작 그 모든 일들이, 자신의 일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그러나 코칭을 만나면서부터 이 일은 자신의 일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내는 건 행운을 얻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행운은 ‘이게 아니다 싶다’라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고민했기에 가능했던 것이기 마련이다. 한 대표가 발견한 보람 또한 20여 년 동안 계속적으로 목마름의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나이를 먹는다는 건 더욱 자유로워진다는 것
중년의 초조함이란 게 있다. 소위 ‘떠밀려가는’ 느낌이란 것이다. 그런 느낌을 증명하듯, 흔히들 말하는 ‘돈은 있으나 쓸 줄을 모른다’는 말은 결국 자신이 불안하다는 증거 아닌가. 한 대표는 그러한 사고 자체를 바꾸라고 주문했다.
“20대, 30대, 40대 등등, 세대마다 삶의 가치와 모습은 다 다릅니다. 그런데 세대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왜 옛날 모습과 지금의 자신을 비교하나요? 그럼으로써 더욱 괴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옛날에는 지금의 자신과는 달랐을 테니까요.”
한 대표는 나이를 먹어서 좋은 이유로 무엇보다 ‘과거에는 중요했던 것들이 이제는 안 중요해진 것’을 꼽았다.
“젊었을 적에는 기를 쓰고 좇았던 것들이 이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이 참 다행이에요. 자유로워진 느낌입니다.”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겸손해 하지 않아도 된다
한 대표는 성공의 기준에 대하여, 수많은 기준이 있겠지만 결국 자신이 자신대로의 모습대로 사는 것을 성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소위 그것을 ‘잘났건 못났건’으로 구분한다고 해도 말이다.
“우리는 모두 ‘잘났고 못났고’에 시달려요. 하지만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고 진면목대로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이가 드는 건 꺼져가는 불이 아니에요. 청년기의 고생을 지나 이제 자신의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온 거예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처럼 우리는 누구나 가지 않았던 길을 하나씩 마음에 담고 있어요. 그 길을 가지 않은 건, 여건이 안돼서라기보다는 여건을 만들 용기가 없었던 거였겠죠. 이제는 좋은 의미에서의 이기적인 삶을 사셔야 해요.”
한 대표는 가지 않은 길을 만드는 포인트로 ‘습관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 할 줄 아는 것, 아는 것을 쓸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보세요. 예를 들어 선생님을 했던 분이라면 가르치는 일을 할 줄 아는 거잖아요? 그걸 쓸 수 있는 인생의 구조를, 그리고 습관을 만들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겸손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최신원(崔信源·62) SKC 그룹 회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꾸준하게 실천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는 ‘을지로 최신원’이라는 이름으로 기부 활동을 펼쳤으며 사랑의 열매에서 운영하는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그가 속해 있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그가 낸 기부금으로 ‘Choi´s happy fund’를 조성하여 저소득 가정에게 연탄을 배달했고 세월호 피해 지원 사업을 전개했으며, 세계화에 따라 부각 중인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인이 되길 거부하는 어른, 최신원 SKC 회장의 철학에서 발견해 본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사진 이태인기자 teinny@etoday.co.kr
2014년 12월 3일, 인터뷰 및 사진 촬영을 위해 SK텔레시스에서 만난 최신원 회장에게선 특유의 소탈함과 다정다감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봉사해야 한다’고 말하는 최 회장에게 기부에 대한 남다른 이유가 있는지를 물어 봤을 때 나온 대답에서, 그 자연스러움의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의 기부와 나눔 습관은 언제나 말했듯이 저의 부모님과 조부모님에게서 자연스레 배워 온 것으로 저희 집안은 나눔과 기부의 DNA가 가족력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삶의 덕목이 사회적 가치 향해야
자신의 행동을 ‘태생적’인 것이라고 밝히는 최 회장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대표 기업인으로서 삶의 덕목이 사회적 가치에 닿아 있음을 밝혔다. 그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책임감과 그를 바탕으로 한 나눔 정신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말한다.
“기업이라는 곳도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곳이고, 그곳에서 얻어진 자원을 나누는 대상도 사람입니다. 물론 나눔의 대상이 자연과 환경, 동물과 식물이 될 수도 있지만, 여전히 그것도 사람과 연관이 있습니다. 더불어 애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연령과 성별, 장애와 비장애, 인종과 피부색에 관계없이 사람을 존중하는 정신과 삶의 태도야말로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닐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이며 추구해야 하는 삶의 덕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 회장은 또한 사람들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삶의 덕목으로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그렇기에 늘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과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낮은 곳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결과를 이루었을 때 오히려 우리 자신들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해 주는 좋은 영향이 된다고 생각하구요.”
받는 이의 입장을 고민하는 기부자의 진정성
최 회장은 수년째 회사 임직원들과 함께 기업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는 여주나 파주 등으로 김장이나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임직원들과 함께 활동을 시작하고 종료하는데 그래서 직원들이 본의 아니게 힘들어 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그가 ‘요식행위’로서의 기부를 분명히 거부한다는 뜻도 된다.
“제가 이번에 여주에서 연탄 배달 봉사를 하면서 허물어져 가는 집안 내부, 쓰레기가 나뒹구는 마당 등 연탄 지원 외에도 우리가 나눔을 실천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닫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연탄 나르기와 더불어 수혜 가정들의 주거 환경 개선활동도 함께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실 김장 담그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기업들이 단순히 단가를 낮춰 양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내산 좋은 재료들로 만들어진 김장을 나누는 것이 진짜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에 가격이 많이 올라가도 수량을 오히려 매년 늘리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가족들이 먹을 음식이란 생각을 가지고 재료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에서는 그저 돈이나 물건만을 주는 게 아니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는 기부자로서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작더라도 그 안에 얼마만큼 사랑과 정성이 깃들어 있는가가 중요하듯 작은 일을 큰 사랑으로 하는 것이 중요한 법이라는 걸 최 회장은 실천해 보이고 있었다.
나눔을 통해 미래 공동체 지도자로 거듭날 베이비붐 세대
“인간은 모두 태어날 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양손엔 아무것도 쥐지 않고 두 주먹만을 쥐고 태어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그 주먹 속에 많은 것을 담으려 하고 또 마치 죽을 때 가지고 갈 수 있을 것처럼 물질적인 것들을 따라가곤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의 몸 외에 그 무엇 하나 가져갈 수 없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우리가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없듯이 동시에 우리 주변의 것들은 항상 나눠지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최 회장은 기부가 자신에게 있어 큰 의미의 취미라고 설명했다. 나눔과 봉사는 그에게 언제나 소중한 스승이 되어 왔고 자신을 나태하지 않도록 도와주었으며, 생각의 결핍증에 걸리지 않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주변인들과의 나눔은 자신에게 행복 그 자체라는 최 회장은 그러한 자신의 경험에 근거하여 베이비붐 세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나눔과 봉사는 많은 가치를 일깨워 줘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최 회장의 고언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으로 머무르지 말고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최 회장에게 ‘자신이 진짜 어른이 되었구나’라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을까?
“해병대를 제대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집안에 우환이 생겼었습니다.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슬픔과 비탄에 잠겨 있었고 그때 제가 했던 생각은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을 내가 보살펴야 한다는 것 이다.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감정적으로 닥친 시련 앞에 지지 않으려는 저의 근성과 동시에 주변인들을 따뜻이 감싸줘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을까요.”
최 회장에게 자신의 어른다움의 발견은 책임감에 대한 각성과 함께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 책임감은 사회적 의미로도 확대됐다.
“제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질 줄 알고 주변 사람들을 보살필 수 있는 정신적 성숙을 의미했던 것 같습니다. 나눔과 봉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눔과 봉사는 우리가 사회 속에 속해 있는 사람으로서 세금을 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실행해야 할 책임이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최 회장은 매일 나눔과 봉사를 실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큰 의미이며 행복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나눔과 봉사는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만족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었다.
“나눔과 봉사가 있는 제 인생 설계 속에는 그것을 통해 얻은 사람들과의 인연, 가족들을 향한 사랑, 그리고 한 그룹의 맏이로서의 리더십의 중요성이 함께 내포되어 있습니다. 제게 나눔과 봉사는 많은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매개체인 동시에 제가 삶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더욱 크고 넓게 그려 나가야 하는 그림입니다.”
스스로 얻은 용기가 삶의 희망이 되는 법
“사람들이 시련을 겪고 있을 때 종종 현인들이 그들에게 해 주는 조언으로는 ‘작은 일이라도 남을 행복하게 하라’, ‘남을 위한 일을 찾아서 하라’고 할 때가 많습니다. 왜 지금 당장 내가 힘이 들고 괴로운데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라고 할까요? 그것은 나눔과 봉사를 한 후 정작 그 보답을 받는 사람은 남이 아닌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들 자신들에게 행복과 알 수 없는 기분 좋음을 선사해 주는 것이 바로 남을 위한 나눔과 봉사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최 회장은 그간 경기모금회와 선경최종건장학재단 등을 통해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것 못지않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일에 노력해 왔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과정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깨달음을 나눔으로써 젊은 학생들과 패기만만한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더 진지하게 돌아보고, 그를 통해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최 회장의 삶 또한 모든 시대의 수많은 젊은이들처럼 젊은 시절의 상처가 있었다. 그는 본래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소심한 성격이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아버지와 형을 먼저 떠나보내면서 일찍이 SKC그룹이라는 큰 나무를 책임져야 했던 데서 오는 중압감이 어땠을지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런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나눔을 이야기하고 한 그룹의 최고 경영자로서 여러분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은 끊임없이 나누고 봉사하는 제 자신으로부터 용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나눔과 기부는 더 이상 특권층만의 소유적인 행위가 아닌 우리 모두가 쉽게 실천할 수 있고 가장 빨리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김모임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모교인 연세대 간호대학에 26억원 상당의 재산을 기증했다. 서울 동교동 빌딩과 동산 등 제주도 자택을 제외한 전 재산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측은 김 전 장관이 6일 오후 김의숙 연세대 간호대학 명예교수, 김선아 간호대학장과 함께 정남식 연세대 의료원장을 방문해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미약하나마 일생을 통해 마련한 재산이 간호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기증 이유를 설명했다.
기증된 빌딩은 연세대 재단에서 관리하며 매년 발생하는 임대 수익금은 간호대학에 전달돼 간호 관련 정책 개발과 연구 활동에 사용된다.
김 전 장관은 이번 기증 외에도 연세대 간호대학과 세브란스병원에 이미 1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연세대 간호대학은 이 돈으로 ‘김모임 간호발전기금’을 조성해 후학들의 국제리더십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1959년 연세대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하와이주립대학교에서 보건학 석사, 존스홉킨스대학교 보건학 박사를 취득했다. 40여 년간 연세대 간호대학 교수로 봉직하며 간호대학장, 보건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적십자 간호대학장, 대한간호협회 회장, 대한가족계획협회 회장,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를 역임했으며, 1981년 정계에 진출해 제11대 국회의원, 여성정치연맹 부총재, 자유민주연합 부총재, 한국여성정치연맹 총재를 지냈다. 이후 1998년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그건 동물 본연이 가지고 있는 영역에 대한 욕구에서 출발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차 한 잔을 마주하며 예술과 문화 감성을 즐기는 그들만의 공간인 ‘다락찻집’은 공간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곳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앤틱 가구, 시, 노래, 춤, 그림이 있는 다락찻집은 아는 사람만 가는 은밀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은 아지트이다. 한 번만 들러도 열성 마니아들을 불러 모으는 다락찻집의 특별한 무언가를 확인해 본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bravo-mylife.co.kr 사진 이형용 MeBranding 이사
예술과 감성을 사랑하는 럭셔리 중년들의 시크릿 아지트, ‘다락찻집’은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 위치해 있다. 청계산 옛골을 지나 있는 이 곳은 간판도 명확하지 않아 찾기가 어려운숨 겨진 장소다.
고급기생’ 의 격 있는 스킨십으로 예술과 감성이 무르익다
다락찻집의 마담 나무(Namu)가 직접 만든 문패가 걸린 문을 열고 들어 간 다락찻집 안에선 자연스럽게 예술적 아우리가 뿜어져 나왔다.
엔틱 가구와 피아노, 아기자기한 소품과 인테리어로 이뤄진 구성에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치된 테이블, 시중에서 쉽게 구하지 못하는 유럽의 명품 찻잔들, 작은 그림들이 눈으로 보는 즐거움과 함께 시끌벅적한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을 준다. 전직 앤틱 딜러기도 했던 마담이 직접 고른 앤틱 가구들은 즉석에서 판매되기도 한다고.
다락찻집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화제와 격이 있는 소통은 그동안 중년들이 그리워했던 부분을 건드려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파리의 살롱 문화에서처럼 문화를 즐기고 춤과 노래, 문학을 얘기하며 저마다 갖고 있는 색깔 있는 인생이야기에 흠뻑 취하는 분위기다.
매일 온다는 한 단골 고객은 “3040세대가 와도 세대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진정한 소통과 공감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나만의 시크릿 장소로 아끼고 있는 곳”이라 말했다.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며 함께 단골 고객이 된 이들은 1달에 1번 정도로 일요일에 파티를 연다. 그날이 되면 멋지게 차려입고 다락찻집에 와 춤과 음악, 문학, 그림 등 자신들의 문화를 공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아한 예절과 세련된 취미들을 함께 발산하며 저마다의 매너, 감성, 지혜를 공유하는 것이다. TEA ART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불현듯 누군가가 가곡에 팝을 부르면 누군가는 왈츠&탱고를 추고 누군가는 거기에 무용을 얹는다. 그리고 멤버들은 박수 치며 노래와 춤 솜씨를 감상한다.
철학이 묻어나는 대화와 서로에 대한 이해가 있는 한국적 ‘살롱’
다락찻집 마니아들의 구성원 면면은 화려하다.
시를 쓰는 60대 기업 회장, 탱고와 트위스트를 추는 70대 패션 디자이너, 모델 워킹을 가르치
고 본인 소장품을 무료 전시하는 갤러리 관장, 차 문화 보급을 위해 앞장서는 티 소믈리에&티 파티 플래너인 다도문화원 교수, 에어돔 친환경 농장을 운영하는 식물학 박사, 시계 박물관을 경영중인 치과 원장, 중년들의 다운에이징에 힘을 쏟는 성형외과 의사, 화장품회사 CEO, 감자와 옥수수를 무제한으로 공수해 오는 강원도 슈퍼리치 등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와 품격은 어디에서 볼수 없는 휴먼 앤틱 자체였다.
힐링을 하러 찾아 온 예술가들과 법조인, 의학인, 기업인, 대학교수 등 다양한 고객이 자연스
럽게 한데 어울리는 자리인 것이다.
성형외과 의사 부인인 한 단골은 “철학이 묻어나는 대화를 하며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여기 멤버들과 예술적인 감성을 나누면 나를 찾는 여정 같은 기분이 든다. 마치 파리의 귀부인이 된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고 웃었다. 또 갤러리를 운영하는 한 단골 귀부인은 “비싼 음식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해놓고 부자들만 간다고 해서 그곳이 럭셔리한 장소는 아니다. 중년이 되면 편안하고 나만이 즐길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취향이 거의 유사하여 서로 통하는 그것(?)이 많고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정서를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다. 이곳이 진정 상류층이 즐기는 아지트다”라고 말했다.
다락찻집의 가족을 만드는 ‘나무 마담’의 한국적 예술 사교가 무게중심
다락찻집은 여럿이 함께 어울리는 곳이라 이런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당연히 처음에는 서먹서먹하다. 그러다 두 번째 방문이 이뤄지고 세 번째, 어느덧 익숙한 단골이 되고 하나가 되어 한 가족이 되어간다. 그 무게 중심에는 주인장인 나무 마담의 역할이 크다. 새로운 손님도 함께 어우러지도록 음식과 음악, 그리고 낭만과 예절을 꽃피우는 살롱 문화를 전파하는 나무 마담만의 리더십이 여기저기 돋보인다.
그녀에게선 한국적 예술 사교를 느낄 수 있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생이 살찌워지는 느낌이었다. 라디오 PD인 나무 마담의 부군이 소장하고 있는 막대한 카테고리의 음악 CD를 효과적으로 틀어주는 게 소통의 방법 중 하나였다.
한국적 살롱문화가 깃든 ‘다락찻집’의 멋과 감성
“비 오는 날에 맞는 멋진 음악을 선사해주면 고객들은 감성이 통했다고 좋아하십니다. 음악부터 대화의 첫 출발지가 되면서 유유상종 모든 예술과 문화를 공유하는 마당이 되는 것 같아요.”
다락찻집은 술은 팔지 않고 차를 판다. 찻집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 외에도, 굳이 술이 필요 없이 예술만으로도 충분히 취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일까.
“차와 예술을 파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니까 옛날 기생과 다름없습디다. 하지만 좀 더 세련되고, 술을 팔지 않는 서비스를 하기에 ‘고급 기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단골들이 그리 불러주니 나쁘진 않아요.”
나무 마담은 평창에 ‘아무아(a moi)’라는 자작나무 숲 펜션을 오픈할 예정이다.
자유를 즐기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자신을 찾는 시간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만 멤버로 만들어 진행할 생각이라고 한다.
다락찻집이 중년들의 사랑방을 토대로 새로운삶과 지혜를 창출하는 예술문화공간의 롤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2030세대의 워너비 인물을 탐구하면 5060의 현실과 미래가 보인다. 그래서 2030세대 321명에게 물어봤다. 6월 9일부터 20일까지 SNS와 설문지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다. 2030세대가 원하는 정재계 인물을 통해 5060의 미래를 알아보자.
[워너비(Wanna Be) 정치인]
“시민과의 소통. 탈권위적인 행보가 많은 귀감이 됩니다.” - 1위 박원순 서울시장
2030세대의 ‘귀감이 될 만한 워너비(Wanna Be) 정치인’ 1위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었다. 2030세대 321명의 응답자의 37%(117명)가 그를 선택했다. 후보군을 정해 놓지 않은 주관식 설문이어서 박 시장의 117표는 더욱 빛난다.
이 결과는 6ㆍ4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깨끗하고 소탈한 선거유세 방식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한 시민과의 소통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17명의 응답자들의 다수가 박 시장의 현실성 있는 선거 공약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박 시장이 실행 가능한 공약을 제시하고 이것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국정 운영에 진정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박 시장의 차분한 말투와 온화하고 친근한 이미지도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소통과 고위 공직자의 낮은 자세 그리고 사소한 공약이라도 지키는 ‘의리’가 2030세대가 박 시장을 선택한 이유인 것이다.
이 밖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24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21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12표)이 박 시장의 뒤를 이었다.
◇ 이래서 귀감이 됩니다. 2030의 말말말
부드러운 리더십, 온화한 미소와 목소리, 본질을 고민하는 자세 (김지영ㆍ27)
"도시는 시장 한 사람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연속성이 중요해요. 진정한 걸작품은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됩니다." 다시 엎고 새로운 것을 하기보단 오랫동안 다듬으면서 창조적인 도시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26세 여성)
선거 기간에 시국을 잘 이해하고 차량 유세를 하지 않았다. 선거기간동안 네거티브로 상대방을 깎아 내리려 하지 않은 점에서 인품을 알 수 있었다. (박기윤ㆍ30)
정치인으로서 현실적인 정책으로 효율적인 행정집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뿐 아니라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포용력과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말로만 떠들며 이미지 관리하는 타 정치인과는 달리 진정성이 느껴진다. (윤성현ㆍ27)
◇ BUT! 나에게는 ‘돈 워너비’ 박원순
반대로 9명의 응답자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돈 워너비’ 정치인으로 선택했다. 응답자 대부분의 생각은 비슷했다. 포퓰리즘 정치인이라는 맥락이다. 37세의 남성은 “서민 흉내를 내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권모씨(38)도 “가식적인 느낌의 거지 시장”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2030세대의 워너비 인물을 탐구하면 5060의 현실과 미래가 보인다. 그래서 2030세대 321명에게 물어봤다. 6월 9일부터 20일까지 SNS와 설문지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다. 2030세대가 원하는 정재계 인물을 통해 5060의 미래를 알아보자.
[워너비(Wanna Be) 경제인]
“삼성이라는 두 글자면 이 사람에 대한 평가는 끝이다” - 1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나라 전체가 술렁거린다. 대한민국의 작은 거인이 쓰러졌다. 그러나 그의 존재감 이미 대한민국을 넘어섰다. 2030세대가 뽑은 ‘귀감이 되는 워너비(Wanna Be) 경제인’ 1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321명 중 57명의 표를 받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45표)에 근소하게 앞서 1위에 당당히 올랐다.
2030세대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이라는 기업을 초대형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회장을 선택한 응답자들은 경영 철학과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 문화는 국내 대기업에 본보기가 됐다고 봤다.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끌어 올렸다는 응답도 많았다.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성장으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 국가의 경제발전에도 기여한 바가 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45표로 2위에 오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기술고문도 눈길을 끈다. 응답자의 대부분이 ‘자수성가의 표본’,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본보기’라고 표현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미국 애플사의 CEO 스티브 잡스(각각 21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18표)이 이들의 뒤를 이었다.
◇ 이래서 귀감이 됩니다. 2030의 말말말
의외로 이건희 회장의 사회적 기여에 비해 국민들의 저평가가 많은 것 같다.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 그랬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 한다. (박용호ㆍ37)
삼성의 성장을 이끈 그의 경영철학과 리더십이 마음에 든다. 세월호 사고 때도 크레인을 지원하는 등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양지석ㆍ25)
한국에서 삼성의 위상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는 뜻의 신조어).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노고는 인정한다. (박수정ㆍ24)
인내심이 강하며 입체적 사고 능력이 뛰어나다. (남자ㆍ24)
오는 7월부터 대표적인 노인 복지 제도인 기초연금제가 시행된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이 적은 70%에 대해 매달 최저 10만 원부터 최고 20만 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국회는 지난 2일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차례로 열어 여야가 절충한 내용을 담은 기초연금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본회의에서 이 법안은 재석 의원 195인중 찬성 140인 반대 49인, 기권 6인으로 통과됐다.
이로써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여야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던 기초연금 제도 도입이 현실화됐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기초연금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5개월여만이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65세 이상 노인 전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공약을 내놨다는 점에서 기존 공약에서 후퇴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선 당시 야당은 80%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일괄 지급하는 대선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기초연금 수급액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연계돼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짧은 노인이 긴 노인보다 상·하한액 범위에서 더 많은 기초연금을 받는다.
다만 저소득층 배려 차원에서 국민연금을 월 30만 원 이하로 받는 저소득층 노인에 대해서는 기초연금 상한액 20만 원을 주도록 했다.
보건복지부는 저소득층 국민연금 가입자가 기초연금 상한액 수급자로 편입됨에 따라 최대 406만 명이 월 20만 원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이 제안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수용한 절충안을 두고 새정치연합은 심한 내부 진통을 겪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는 기초연금법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6·4 지방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3시간여 격론 끝에 기초연금법안 처리를 당 지도부에 위임했다. 사실상 절충안 통과를 결정한 조치였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복지위 소속 의원들과 일부 의원들은 절충안에 끝까지 반발했고, 후유증은 상당히 큰 상황이다. 김·안 공동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기초연금법을 통과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과정에서 당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데 실패해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에서 제시한 기초연금 절충안의 국회 처리에 대해 1일 의원총회를 열고 기초연금법 처리 문제에 대한 당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18일까지가 회기인 이번 임시국회 내 처리 여부를 둘러싸고 당내 찬반 격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십 논란에 휩싸인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도 의총 결과에 따라 희비가 교차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28일 의총에서 기초연금법 처리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는데 실패함에 따라 2일 본회의에 앞서 전날 의총을 다시 소집, 최종 의견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처리에 찬성한다”고 답한 의원이 63명, “반대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의원이 44명이라고 밝혔다.
2명은 기권했고, 나머지 21명은 답변을 제출하지 않았다.
송파구는 지난해 성과 관리 명예의 전당 헌액, 아시아 도시경관상 등 4개의 국제상을 수상했다. 이는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임기가 시작된 이후 받은 7개째의 국제상이었다. 그 외에도 박 구청장은 일자리 창출과 현장 문제 해결 성과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박 구청장은 문제에 대해 소통의 방법론으로 다가갔던 것이 해법이었다고 항상 말한다. 그 말처럼 서울의 구청장들 중 대표적인 소통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박 구청장에게 본인이 갖고 있는 소통 철학과 그 방법론을 물어봤다.
평소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시는 구청장님께서는 스스로 소통의 노하우를 터득하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통 철학을 갖게 되신 동기나 배경은 무엇인가요?
-먼저 소통이 중요한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소통이 대두되는 이유는 사회 전반이 이제 창조성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창조성이 중요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카리스마 리더십이 대세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거든요.
행정도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와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려면, 개개인의 지혜와 능력을 소통을 통해서 집단지성으로 이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국 현 시대에는 소통이 없다면 성과도 기대하기 힘들고, 발전도 있을 수 없는 시대인거죠.
저 같은 경우는 평범한 늦깎이 변호사로 살다가 갑자기 구청장이 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또 소통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소통을 잘 했던 건 아니지만, 시행착오도 거치고 소통을 통해 문제해결도 하면서 스스로 소통의 힘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소통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공부했던 것들을 구청장의 직무에 적용도 해보고 그러면서 소통의 소중한 경험들을 스스로도 각인시키고, 또 남들과도 나눠야 되겠다는 생각에 책도 쓰게 됐습니다.
10여 회에 걸친 를 진행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하시는 동안 느낀 점은 무엇인지요?
-사실 주민과의 대화는 임기 초부터 꾸준하게 해 오던 일입니다. 참석해 보셔서 아시겠지만, 각계각층의 주민들이 모이는 자리입니다.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분들도 많고요. 솔직히 듣기 좋은 소리만 나오는 자리는 아닙니다.
그래도 그 자리에 기꺼이 나가는 이유는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서입니다. 주민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고, 그중에 정말 구정에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이 있거든요. 그럼 가져다가 제도적으로 검토해서 구정에 접목시키고, 또 아이디어성 사업으로 재탄생시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그 자리에서 나오는 건의사항이나 민원, 이런 것들이 보면 대부분 행정적으로 당장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들이 많습니다. 그걸 가지고 무조건 언제까지 좀 해달라고 하면 설득하는 과정이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또 고질적인 악성 민원인들 같은 경우는 일부러 골탕 먹이려고 의도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사실 그런 민원들은 당장 해결하기 힘들다는 걸 민원인들 스스로가 더 잘 압니다. 그런데도 그 문제를 얘기하는 건 구청장이 좀 그 사안을 잘 들어주고, 관심을 표명해 달라, 이런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 주신 사례에서처럼 소통의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없을 리가 없습니다. 소통의 난관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소통 방법은 어떻게 세워두고 있으신지요?
- 주민들이나 직원들과 대화할 때, 그냥 얘기해보라고 하면 다들 얘기를 안 하거든요. 그러면 돌아가면서 다 얘기해보라고 하고 저는 잠자코 가만히 있습니다. 그렇게 한 두 명 순서가 돌면 그때부터는 다들 얘기가 술술 나오더라고요.
작년에 사회복지직 공무원들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됐잖아요. 그래서 그 문제가 터지자마자 우리 직원들을 모아서 간담회를 했습니다. 흔히 아는 그런 딱딱한 간담회는 아니었고요, 간부들은 모두 빠지고 허심탄회하게 할 이야기들을 할 수 있도록 해줬거든요. 그랬더니 평소 얌전히 근무 잘하던 직원들도 눈물 콧물 다 쏟으면서 어려웠던 얘기들을 하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를 마무리하기 힘들 정도로…. 이런 게 바로 소통을 휴머니즘이라고 할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일단 멈춰야 됩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멈추고, 하고 싶은 행동도 잠시 뒤로 밀어두고, 일단 멈춰서 상대방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거죠.
만약 ‘나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어디 한 번 말해봐라’라는 고압적인 자세로 소통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오만한 사람에게 자신의 속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찾아가는 소통’으로 현장을 자주 살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어르신 주민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많은 사례들이 보이는데요, 어르신 주민들과의 소통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취임 이듬해, 그러니까 임기 첫 신년인사회 때는 원래는 지역 인사들이나 명망가들을 많이 모아놓고 인사를 하고, 구정을 소개하고, 지지를 부탁하고 그런 자리거든요. 그런데 제가 과감하게 방향을 바꿔서 평소에 돌보지 못했던 경로당이나 독거노인들을 많이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동 별로 행사를 그렇게 진행하니까, 그분들은 평소에 구청장과 마주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이 적은 편이지 않습니까. 많이들 좋아해 주십니다.
또 제가 부모님처럼 섬기겠다고 공언하고, 실제로도 수시로 노인요양원 같은 곳에 가서 봉사도 하고, 발도 닦아드리고, 독거노인 분들도 찾아가서 식사도 대접하고 그렇게 살뜰하게 챙겨드리니까 많이 반겨 주십니다.
또 임기 중에 어르신 전용 복합문화센터인 송파실벗뜨락을 개관했습니다. 여기서는 어르신 일자리, 취미생활, 여가생활, 건강 유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거든요. 특히 기존의 노인복지관과는 다르게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프로그램을 특화시켜서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소통을 잘하기 위한 덕목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소통을 시도할 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되면, 이건 답을 알고 푸는 문제나 다름없거든요. 진정한 소통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타인입니다. 이렇게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또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그 소통은 결국 성공할 수밖에 없죠.
특히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정답이라고 우기게 되면 내 생각과 다른 모든 생각은 틀린 생각, 오답이 됩니다.
물론, 실생활에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를 싫어하잖아요. 하지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겁니다. 누구든 틀릴 수 있는 것이죠. 긍정적인 소통의 힘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걸 늘 명심해야 합니다.
소통의 방법을 필요로 하지만 그걸 잘 하지 못하시는 시니어분들께 드릴 수 있는 조언이나 팁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 많은 분들이 소통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있는데요. '내가 가진 지식이나 정보를 남에게 전달하는 것', 또는 '남을 설득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건 소통에 정말 반대되는 생각이거든요. 오히려 소통은 나의 특정한 부분을 오픈하고, 그것을 비워냄으로서 타인과 공유하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스스로가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정직한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진정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죠.
제가 처음 구청장이 됐을 때, 몇몇 분들이 우려했던 것이 행정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건 공천과정에서도 제기됐던 문제였고요.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행정 경험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구청에는 수십 년 간 행정을 꾸려온 행정 베테랑들이 많이 있다. 소통을 통해서 이 분들의 지혜와 경험을 모으고, 주민들의 아이디어와 잘 조율해서 구정을 이끈다면 경험이 부족한 부분은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도 항상 주민들의 목소리, 또 직원들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