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의 자산 관리 방법으로 최근 신탁이 관심을 받고 있다.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는 다양한 영역에서 신탁이 활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영역이다. 배정식 법무법인 가온 패밀리오피스센터 본부장은 은행 재직 당시, 2010년 금융권 최초로 ‘리빙트러스트’를 런칭하고, 국내에서 ‘최초’인 다양한 신탁 상품을 제시하면서 시장의 범위를 넓혀왔다. 금융권에서는 그를 신탁 분야의 ‘선구자’라 부를 정도다. 그는 곧 트러스트2.0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본다.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협업하며 상속뿐 아니라 생애 전반을 신탁으로 관리하는 시대다. 배 본부장을 만나 신탁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Q 신탁이라는 개념이 조금 생소합니다. 신탁이란 무엇인가요?
신탁은 생전, 사후에 필요한 다양한 영역을 관리합니다. 가상의 자산 관리 법인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50대가 되면 각자의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벤트가 다양합니다. 부모님의 의료비나 자녀의 교육비를 고민해야 하거나, 나의 건강관리를 위해 자산이 필요하기도 하죠. 투자로 자산을 늘리고 싶기도 할 테고요. 또 상속 이슈도 있습니다. 같은 금액을 상속 받더라도 세금 문제가 형제마다 다르기도 하고 공통으로 마련해야 하는 비용도 있거든요. 이렇게 부모님, 자신, 형제, 자녀 등의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갈등 구조를 완화하는 계약이 신탁입니다. 중립적인 시스템으로서 하나의 도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Q 고령화 시대에 노후자산 관리의 한 방법으로 신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은 2006년에 신탁법 개정이 이뤄져서 유언대용 신탁이 도입됐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고객들이 사후에 자녀를 위해 자산이 쓰이도록 관리하는 방법이 없는지 문의하기 시작했어요. 장애가 있거나 몸이 아픈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부모가 부재할 경우, 사후에 아이들에게 정해진 목적으로 자산이 쓰이도록 관리하고 싶은 수요가 있었던 거죠.
신탁은 계약에 기반을 둔 자산 관리 시스템입니다. 본질은 계약이죠. 믿을만한 사람에게 나의 재산을 어떻게 관리할지 맡기는 것인데요. 스스로 온전하게 자산관리를 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서 운영과 관리 방법들을 계약 안에 녹일 수 있습니다. 생전에 나를 위해 자산이 쓰이도록 관리할 수도 있고, 혹시 내가 사망했을 경우 누구에게 남은 자산을 줄 것인지 상속까지 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고령 사회가 되어가면서 사전, 사후의 자산 관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고, 우리나라와 사정이 좀 다르긴 하지만 해외의 사례들을 보면서 신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죠.
Q 하나은행 재직 당시 은행권 최초로 ‘리빙트러스트 센터’를 설립하셨어요. 유언 대용 신탁, 치매 대비 신탁, 증여 신탁, 기업 승계 신탁, 상조 신탁, 봉안 신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최초로 신탁 상품을 제안하시면서 국내 신탁 시장의 범위를 넓혀 오신 건데요. 구체적으로 이 신탁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증여 신탁을 제외하면 대부분 유언 대용 신탁에서 가지처럼 뻗어 나온 것들입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재산을 수탁업자(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에게 맡겨 관리하고 운영하다가 사후에 ‘누구에게 주라’고 하면 유언 대용 신탁입니다. 우리나라에 신탁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인가된 기관이 60개가 있는데요. 어떤 곳은 부동산만 취급하기도 하고 어떤 곳은 금전만 하기도 합니다. 각자의 영역이 다른데요, 대표적으로는 은행, 증권, 보험사가 신탁을 주도하고 있었죠. 2010년 우리나라에서 신탁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어요. 이 시기에 앞서 말한 것처럼 원하는 방식으로 사후에 자산이 쓰일 것을 설정하는 자산 관리 방법을 찾는 고객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신탁법 개정이 실제로 이뤄지기 전에 법무부의 유권 해석을 받아 유언 대용 신탁 상품을 출시할 수 있었어요.
치매 대비 신탁은 자산 관리 과정에서 ‘만약 내가 치매에 걸린다면’이라는 조건으로 자산 관리 목적을 정하는 거죠. 제가 이 신탁을 만들었을 때는 두 가지 수요가 있었어요. 첫째, 내가 치매에 걸리더라도 자산이 나를 위해 쓰이면 좋겠고, 둘째, 사후에는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 상속하고 싶다는 것이죠. 이를테면 치매에 걸렸을 때 자녀들에게 자산을 뺏기지 않고 병원비나 생활비 등에 지출하고 싶은 거예요. 내가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하더라도요. 처음 이런 내용의 신탁을 만들 때는 저에게도 상당한 도전이었습니다.
유언 대용과 치매 대비 신탁이라는 물꼬가 트이니 신탁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꼭 상속이나 유언을 대신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관리하는 것이더라고요. 고객들의 요구도 점차 다양해지기 시작했고요. 상조 신탁과 봉안 신탁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입니다. 생전 관리부터 사후 관리까지 모두 맡기고 싶은 것이죠. 초기에는 요양원에 있는 분들이 급하게 이런 방법을 고민했다면, 이후에는 경도 인지 장애가 왔거나, 현재 몸이 안 좋으신 분들이 미리 계획을 세우고 원하는 방식으로 상속하고 싶어 하는 식으로 확장된 거예요.
상조 신탁은 자산 관리를 맡긴 금액 중 일부를 사망했을 때 상조 비용으로 사용하도록 지정하는 계약입니다. 과거에 여러 상조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는 시기가 있었어요. 상조 회사에 적립식으로 돈을 넣어두었던 사람들은 그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산을 만약 신탁으로 맡긴다면, 상조 회사가 없어지더라도 나의 자산은 남게 되죠. 이후에 다른 상조회사와 계약을 다시 하면 되니까 신뢰성과 안정성이 확보되는 셈입니다.
또 자산 관리부터 마지막 장지까지 원스톱으로 신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제안했던 것이 봉안 신탁이에요. 용인 공원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55만 평 규모로 신뢰성이 높은 곳이어서, 고객에게 할인된 금액으로 봉안당을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본 것입니다.
Q 사람마다 생애 주기가 다르고 삶의 이벤트가 다른데, 이를 개인에 맞춰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신탁의 장점이네요. 그렇다면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가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셈인데요. 금융, 부동산, 법에 관한 지식뿐 아니라 가족과의 갈등 완화까지 할 수 있는 소통 능력도 있어야 하겠어요.
그래서 신탁이 무척 어려운 지점이기도 합니다. 신탁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업무 협약을 맺은 곳들도 신뢰성이 높고 안전한 곳으로 선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영역별 전문가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될 수 있는 계기와 동력이 생길 거예요.
이번에 논의 중인 신탁업 혁신 방안 중에서는 전문기관과 금융기관이 위·수탁 계약을 맺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시니어타운, 요양 법인 등이 신탁 업무를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분이 편하게 신탁 상담을 받을 수 있겠죠. 물론 신탁의 업무 범위는 구체적으로 논의 되어야 하지만요.
Q 우리나라와 해외의 신탁이 많이 다른가요?
우리나라는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진 것은 아니어서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법체계로는 증여 신탁의 경우 실질적인 신탁의 기능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미국에는 생명 보험 신탁, 연금 양도 신탁과 같은 상품들이 있어요. 기부와 상속을 설정할 수 있는 신탁 CRT, CLT도 대표적인 신탁이죠. 이런 신탁이 우리나라에서도 이뤄지려면 세금과 관련해서 제도가 완전히 바뀌어야 가능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월에 연세의료원, 용인공원, 하나은행, 법무법인 가온 네 곳이 업무 협약을 맺고 신탁을 출시했어요. 연세의료원에 위탁자가 기부하면, 연세의료원에서 기부자를 돌보다가 돌아가셨을 때 기부한 돈 일부를 상조·장례·봉안당 비용으로 사용하는 거예요. 기부도 하고 사후에 필요한 부분을 서비스로도 받아볼 수 있는 것인데요. 이런 시작이 모여 각 영역이 결합하면 하나의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만들 수 있는 기초가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트러스트 2.0이 시작되려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신탁을 맡기려면 자산이 얼마나 있어야 가능할까요?
꼭 자산이 많아야만 신탁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제가 49재 신탁을 만들었을 때 최소 가입비용을 1만 원으로 제안했어요. 적금과 다름없는 구조지만 굳이 신탁이라는 계약을 거치는 건 제3자의 개입 없이 내가 원하는 목적으로 명확하게 자산이 쓰이도록 하기 위해서죠.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해 1억 만들기 등의 목적을 달성하면 자녀에게 증여한다는 설정을 할 수도 있어요.
Q 신탁은 언제부터 맡기는 게 좋을까요?
60대보다 4~50대가 오히려 신탁에 관심이 높습니다. 부모님에게 상속을 받아본 경험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상속이 꽤 복잡하다는 걸 느끼고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건데요.
물리적으로 생각하자면 건강을 고려해야 합니다. 60대 중후반이 넘어서면 건강에 대비해 자산 관리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거든요. 건강이 염려되는 시기에 적극적으로 신탁을 고려해보시면 좋을 겁니다.
건강 이외에 시점을 생각해보자면 결혼을 막 하려고 하는 예비부부도 신탁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합니다. 미국에는 이런 신탁 문화가 잘 되어있어요. 결혼할 때 각자의 신탁으로 자산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것인데요. 내 자산의 얼마를 결혼 후 자녀의 대학 자금으로 쓰고 싶다거나, 혼자 계신 부모님에게 사용하고 싶다는 자산 사용 목적을 설정해둘 수 있습니다.
Q 앞으로 신탁에 관심을 가질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고령화 시대에 신탁은 원스톱 서비스로서 하나의 자산 관리 도구로 활용될 텐데요. 꼭 고령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에 이벤트에 따라 이제는 다양한 신탁 서비스가 갖춰져 있다는, 누구나 신탁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판막 기능 이상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 질환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하지정맥류 환자는 24만 8000명으로 집계됐으며, 40~60대 여성이 전체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중장년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 하지정맥류에 대한 궁금증을 박상우 건국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일반적으로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다리 혈관이 꼬불꼬불하게 튀어나온 증상을 생각하기 쉽다. 이외에도 다리가 붓는 부종, 다리의 심한 피로감, 야간에 쥐가 나는 증상 등이 거론된다. 심하면 다리 피부색이 변화하거나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정맥류 증상은 피곤할 때도 나타나기 때문에 발병을 의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방문해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가족력, 비만, 운동 부족, 흡연,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한다. 보통 40대 이상, 남성보다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여성은 임신 중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하지정맥류는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초기일 경우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약물 요법 등의 보존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병이 진행된 상황이라면 수술 또는 시술을 받아야 한다. 비용은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실손의료보험(실비)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단, 미용 목적이 아닌 치료 목적임을 입증하는 의사의 소견서가 꼭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매년 6~8월은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유독 많아지는 시기다. 짧은 하의 착용이 늘어 하지정맥류 증상을 발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정맥류는 기온이 높아질수록 악화되는 질환인 만큼, 가급적 빨리 병원 문을 두드릴 것을 추천한다.
Q. 하지정맥류가 위험성이 높은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합병증을 유발한다고 하는데,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나요?
A. 하지정맥류가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지정맥류를 방치해 병이 진행되면 다리에 변색이 오고 궤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치료가 매우 어렵고, 환자의 삶의 질 또한 굉장히 떨어집니다. 추가로 감염이라도 발생한다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하지정맥류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진단을 위한 검사를 신속히 받아야 합니다.
Q. 하지정맥류가 진행됐을 경우 치료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치료 방법은 크게 수술과 시술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술적 치료에만 의존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다양한 시술 방법이 발전하면서 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시술은 기존의 수술적 치료와 달리 피부를 직접 절개하지 않고, 문제 정맥을 바늘로 뚫어서 진입한 후 해당 정맥의 폐쇄를 꾀하는 방법입니다. 열을 가해 혈관 내벽을 파괴하고 혈전에 의해 정맥을 폐쇄하는 레이저 폐쇄술, 이와 유사한 고주파 폐쇄술, 접착제를 이용한 폐쇄술(베나실), 기계화학 폐쇄술(클라리베인) 등이 있습니다. 모두 초음파를 시행해 이루어지며, 다양한 방법으로 정맥을 치료합니다. 수술과 시술은 정맥을 폐쇄한다는 기본적인 원리는 같으며, 재발률의 차이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치료 후 통증, 일상으로 복귀하는 시간, 삶의 질적 측면 등을 고려해볼 때 시술이 수술보다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족욕, 반신욕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정맥은 벽이 얇아서 고온의 욕조에 오래 있으면 혈관이 확장됩니다. 하지정맥류가 있는 환자는 정맥 혈류가 심장 방향이 아니라 발 쪽으로 역류하는 상태입니다. 때문에 따뜻한 물에 오래 있어 혈관이 확장되면 역류를 더욱 조장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하지정맥류 환자가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면, 평소에 갖고 있던 증상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등산은 하지정맥류에 도움이 되는 운동인가요? 그렇지 않다면 도움이 되는 운동은 무엇인가요?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하지정맥류 환자는 등산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와 달리기는 대표적으로 하지정맥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운동입니다. 등산도 같은 의미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운동입니다. 종아리 근육을 사용함으로써 정맥 혈류가 심장 방향으로 원활하게 가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하지정맥류 환자가 등산을 하면 혈류의 역류가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지정맥류 환자는 운동을 통해 질환을 치료하거나 증상 호전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물론 치료 후 회복과 재발 방지 목적으로는 운동을 권장합니다.
도움말 : 박상우 건국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금융, 부동산 등 자산을 모두 맡겨 운용하는 종합재산신탁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령화 시대 노후 자산 관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상속, 증여까지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자산 관리, 왜 신탁인가?
신탁은 자산 수익 관리, 재산권 이전, 후견까지 생애를 마감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다.
금전 신탁의 경우 나의 자산을 운용하고 관리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존에 은행, 증권사 등이 하던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도 노후자산관리로 신탁업이 중요하게 꼽히는 이유는 위탁자, 수탁자, 수익자 세 명의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명의를 수탁자에게 두면 위탁자는 재산의 소유권을 분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상속, 증여, 기부에 있어서 더 많은 선택지를 준다.
또 신탁에는 후견 기능도 있다. 위탁자나 수익자에게 정신적 제약이 따를 때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후견인에 의한 금융 착취 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 신탁의 장점이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는 이미 신탁이 노후자산 종합관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상속 및 증여 시 취소불가능신탁, 생명보험신탁, 양도인 연금신탁 등 다양한 분야의 신탁 상품이 발달해 있다. 신탁을 맡길 수 있는 요건인 자기자본 기준이 높지 않아서, 여러 비은행 신탁회사들이 자유롭게 노후 신탁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도 교육자금증여신탁, 결혼육아지원신탁, 장애인신탁 등의 상품이 활성화되었다. 일본의 신탁 규모 비율은 GDP 대비 173%에 달하는데(미국 94%, 한국 53%), 그중 절반 이상이 고령자의 종합신탁이다. 일본은 2004년과 2006년 신탁법과 신탁업법을 개정했다. 이에 재신탁, 종합재산신탁(포괄신탁)이 활성화되었고, 신탁대리점업도 가능하게 됐다. 운용형, 관리형 등 스몰라이센스를 이용해 신탁업 진입이 자유롭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탁업 혁신, 가능할까?
최근 우리나라도 유언대용신탁, 치매안심신탁 등에 관한 관심은 높아지는 추세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는 신탁 대상에 따라 금전과 부동산으로 나뉘는데 이는 일본, 미국과는 다른 점이다. 또 자기자본 요건이 높아 신탁업 운영 기관의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60개 신탁회사의 총 수탁액은 1223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이 중 금전신탁이 약 590조 원, 재산신탁이 약 633조 원을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앞으로 신탁 시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주요 시중 은행들의 신탁 사업은 성장세를 보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탁 자산은 351조 2622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 증가했다.
또한 올해 교보생명은 종합신탁업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에 하던 금전신탁업에 이어 재산신탁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본인가를 받으면 종합신탁업을 하는 다섯 번째 보험사가 된다.
다만 자산관리서비스로서 신탁업이 잘 굴러가려면 우리나라 신탁업 법률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신탁업 혁신 방안’을 내놓았다. 신탁 가능한 재산 종류를 늘리면서 법무법인, 병원, 요양원 등 분야별 전문 기관도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주로 금전 신탁에만 몰려있던 것이 부동산 등 다양한 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종합 신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물꼬를 틀겠다는 것. 하지만 신탁업 혁신방안은 아직 국회에서 논의도 시작하지 못했다.
송흥선·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화 시대 신탁업의 중장기 발전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서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로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복지 관련 신탁 활성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자본시장법상 신탁업자의 기준이 일정 자산 기준을 넘긴 금융기관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장애인신탁 등의 신탁 운영은 다른 기관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두 연구원은 “주요국 신탁업은 경제성장, 고령화 정도, 가계자산 축적, 자본시장 발전 정도에 비례해 꾸준히 성장해왔다”면서 “우리나라 신탁업도 양적으로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질적 성장이 동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신탁업 전반의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한국 신탁업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 일본 법제를 참고해 신탁 재산의 범위를 확대하고 종합재산관리신탁 및 재신탁 활성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수익증권발행신탁 등 신탁을 통한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신탁대리점업 도입 등 신탁 판매 채널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무엇보다 특정금전신탁 등의 쏠림에 따른 불완전판매 개연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익자 보호를 강화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금융 이용자가 늘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환경으로 시장이 변화한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이 경영 전반에 혁신 기술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2021년 국내 보험업계 최초 제작과 판매의 분리를 단행하며 디지털 혁신, 상품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하는 업무 환경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비대면 채널을 고도화하고, 강점을 살려 변액보험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먼저 온라인은 플랫폼을 손질했다.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해 기존 홈페이지, 사이버창구, 온라인보험 등 회사의 업무 구분에 따라 각각 운영되던 기존 사이트들을 하나의 도메인으로 통합하고 일관된 사용자환경과 경험을 제공하는 통합 사이트를 구축했다.
대면 업무도 마찬가지로 고객프라자 등 고객이 방문해 업무를 보는 창구에 종이가 필요 없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시스템을 도입했다. 보험과 대출 등 업무 문서를 모두 전자문서로 전환하고, 전자증명서 및 전자위임장을 통해 모바일에서 서류를 주고받는 등 미래에셋생명은 업무의 모든 과정에서 어떠한 종이도 사용할 필요가 없는 ‘종이 없는 보험사’로 탈바꿈했다.
기존 고객프라자는 고객 지향형 ‘디지털라운지’로 전환했다. 디지털라운지는 사무 환경의 제약 없이 방문객이 자유롭게 최신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화상 창구를 통해 직원이 눈앞에 있는 듯한 환경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불어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일관된 글쓰기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 ‘UX 가이드라인’을 발간해 적용했다. 고객이 비대면 환경에서 쉽고 친근하게 정보를 받아들여 다음 행동으로 이어가는 최적의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남영 미래에셋생명 디지털혁신부문대표는 “미래에셋생명은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온라인금융 플랫폼 및 마이데이터 산업 등 경쟁이 심화된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비대면 비즈니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우위를 갖추고 있다”라며 “앞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포함한 모바일 통합 앱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 혁신 서비스 공급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관련 소비를 아끼지 않는 ‘셀프메디케이션’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 맞춤형 조제 건강기능식품과 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처럼, 영양제를 만들어 먹는 시대가 왔다.
코로나19 이후 크게 성장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6조 1429억 원으로 추정된다. 2019년 대비 25% 넘게 성장한 규모다. 2021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건기식 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건기식 주요 고객층은 50~60대 중장년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조사에 따르면 5060의 구입 금액 점유율은 35%로 1위였다.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의 제품도 함께 구매하며, 한번 선택한 성분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음으로 10대 이하 자녀를 둔 30~40대 워킹맘도 28% 점유율을 차지하는 주요 소비층으로 꼽힌다.
개인 맞춤형 건기식 뜬다
셀프메디케이션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으면서, 자신에게 맞는 영양제를 알아보고 맞춤형으로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다. 이에 발맞춰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2020년 7월부터 개인 맞춤형 건기식 소분 및 판매를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시적으로 건기식을 소분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필라이즈’는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영양제를 분석해 추천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먹고 있는 영양제를 등록하면 분석 리포트도 제공한다. 과다하거나 부족한 영양 성분, 건강 상태나 복용 의약물에 따라 부작용 위험이 있는 성분, 더 먹으면 좋은 성분 등을 알 수 있다. 복용 중인 영양제 분석 기능 이용 건수는 출시 직후 2만 회에서 8개월 만에 33만 회로 급증했다. 건강검진 기록이 있다면 더 자세한 분석을 제공하며, 먹고 있는 영양제를 등록하면 알람을 통해 가장 효과가 좋은 섭취 시간을 알려준다.
풀무원건강생활은 ‘퍼팩’(Perpack) 매장을 열고 소속 전문 영양사와 대면 상담 후 건기식을 소분해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개인맞춤영양’ 앱을 출시, 39가지 설문조사에 답하면 개인에게 맞는 건강식품을 추천해준다. 그중 원하는 영양제를 고르면 1개월 분량으로 배송되며, 정기 배송도 가능하다. 개인맞춤영양의 재구독률은 70% 이상이다.
한국암웨이는 개인 맞춤형 건기식 소분 판매 서비스 ‘마이팩’을 선보였다. PMAS(분변으로 장 환경을 재현하는 복제 장 기술)로 개인별로 유익한 미생물 등을 분석해 프로바이오틱스 6종 중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케어나우’ 앱을 출시했다. 미국 국립보건원과 식약처 등으로부터 수집한 2730만 건 식품 바이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과 영양 성분 사이의 연관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해 맞춤형 건기식을 제공한다. 케어나우의 건강 설문은 대학 임상의학연구팀과 개발한 것으로, KCI 학술지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되는 등 임상학적 근거를 인정받기도 했다.
영양제 정기 구독으로 하루 한 팩
개인에게 맞춤형 건기식을 추천하는 서비스들이 속속 나오는가 하면, 추천을 바탕으로 영양제를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앱을 통해 개인 맞춤형 분석은 물론 상담, 관리 방법 등 스스로 관리하며 영양제를 먹을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 함께 제공된다. 구독 서비스는 한 달분이나, 하루분씩 소분해 복용 편리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모노랩스의 ‘아이엠’은 AI를 기반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 등을 분석해 맞춤형 건기식을 제공한다. 온라인에서는 20여 문항의 설문을 진행하면 맞춤형 건기식을 추천해준다. 전문 영양사와의 카카오톡 채팅 상담을 통해 그중에서 꼭 필요한 영양제를 고를 수 있다. 오프라인으로는 약국 등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설문 진행 후 약사와 상담할 수 있다. 추천받은 영양제를 구매하면 하루치씩 소분해 매달 정기 배송해준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카카오톡 메시지 알림을 보내고 리워드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섭취 관리도 돕는다.
투비콘의 개인 맞춤 영양제 구독 서비스 ‘필그램’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결과와 복용 중인 약 정보를 취합해 영양제를 추천한다. 국내 10개 생명보험사가 사용하는 지능형 언더라이팅 ‘H-health’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필그램이 보유한 약품·건기식 관련 데이터는 2만 200개 이상이다.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AI가 주의해야 할 성분과 추천 영양 성분을 고려해 정보를 제공한다. 각 영양제별로 복용 시기와 권장량을 안내하며, 영양상담사와 화상으로 상담을 진행한다. 또한 한 영양소당 여러 제조사의 제품을 준비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앱을 통해 설문을 거치면 정기 배송을 통해 하루에 먹을 영양제를 모아 하루분씩 소분한 제품을 받을 수 있다.
뉴트리원의 맞춤 영양제 구독 서비스 ‘마이퍼즐’ 역시 자체 설계한 건강 설문과 전문가 상담을 통해 하루분씩 소포장한 맞춤 영양제를 30일에 한 번씩 정기 배송해준다. 한 팩을 구성하는 영양제는 추천 리스트에서 원하는 제품만 선택해 최소 2알에서 최대 10알까지 구성할 수 있다. 팩을 구성할 때 처음 1회는 오프라인 매장 혹은 화상 전화를 통해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
케어위드의 건기식 정기 구독 플랫폼 ‘필리’는 개인 식습관 등의 설문을 통해 건기식을 추천, 정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필리는 영양제별로 한 달분을 소분해서 보내준다. 또한 필요한 영양 성분이 어디에 효과적인지도 간략하게 제공해 잘 알지 못하는 성분도 기능을 알 수 있다. 영양제 섭취 빈도를 체크할 수 있고, 알람 등록으로 먹는 시간을 안내받을 수도 있다. 현재 축적된 건강 설문 데이터는 약 91만 건이며, 누적 구독자는 5만 명에 달한다.
커피처럼 내려 먹는 영양제
개인 맞춤형 영양제 분석과 구독 서비스를 넘어 커피머신으로 홈 카페를 만드는 것처럼, 집에서 영양제를 만들어먹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양제 기계로 매일매일 다른 컨디션에 맞춘 영양제를 조합하는 것.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IoT 영양관리 가전 ‘뉴트리션 엔진’을 통해 구현되는 실시간 영양관리 솔루션 ‘나스’(NaaS, Nutrition-as-a-Service)를 선보였다. 사용자가 그날의 몸 상태를 선택만 하면 기존에 저장된 건강 정보를 토대로 헬스케어 AI가 지름 4mm 알갱이 형태의 영양제들을 맞춤형으로 배합해 한 잔에 제공한다. AI에는 자체 연구시설의 의약사 연구진이 3년 간 개발한 초정밀 건강 알고리즘이 적용되어 있다. 알고케어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2021년 ‘헬스&웰니스’부문, 2022년 ‘가정용 전자제품’ 부문, 2023 ‘가정용 전자제품’ 부문으로 3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용자가 동의할 경우 간편인증으로 건강검진 기록, 복용중인 약, 진료 내역 역시 자동 반영된다. 애플·삼성 헬스 등의 기관으로부터 활동량 데이터(라이프로그)도 받는다. 사용자가 선택하는 몸 상태에는 감기, 몸살과 같은 질병 증상과 더불어 우울, 피로 등 감정 및 컨디션 역시 포함된다. 알고케어는 ‘알고케어 앳 워크’라는 형태로 나스를 기업에 먼저 제공한다. 오는 3월부터 사전 예약한 기업을 중심으로 오피스 영양관리 솔루션이 제공된다. 오는 9월에는 ‘알고케어 앳 홈’을 통해 일반 사용자를 만날 예정이다.
셀프메디케이션 시장은 건기식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식약처는 규제샌드박스에 이어 맞춤형 건기식 소분·판매의 제도화 방안을 찾고 있으며,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에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판매업’ 신설 및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관리사’ 등을 도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시범사업 전 과정을 꼼꼼히 살피겠다”며 “맞춤형 건기식이 소비자의 건기식 섭취·구매 편의성을 높이고 건기식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도록 법령 정비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상만을 쫓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처방의 원인과 결과가 꼬리를 물면서 약이 약을 불러오는 상태, 연쇄 처방이다. 만성질환이 많은 고령자가 주로 마주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는 약을 걷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먹고 있는 약, 어떻게 점검해야 할까?
김 씨(76세, 여)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A의사에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았다. 이후 온몸이 붓기 시작하더니 발목에 통증을 느껴 B의사를 방문했는데, 혈압이 높은 것도 확인되어 혈압 약과 이뇨제를 처방받았다. 그러더니 요산 수치가 높아져 C의사에게 통풍 진단을 받고 통풍 약제 치료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간 수치가 올랐다. 여러 약을 먹다 보니 속도 쓰리다. 위보호제에 간장약까지 어느새 복용하는 약 개수는 7개가 넘어가는데, 자꾸 다른 곳이 아프다. 그저 나이 먹어 몸이 고장 났나 싶다가도, 매일 챙겨 먹어야 하는 약 봉투를 보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많은 약’ 불러오는 ‘연쇄 처방’
이 과정은 고령자가 흔히 겪는 연쇄 처방(Prescription Cascade)의 예시다. 처방된 약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했으나, 부작용인 것을 모른 채 부작용으로 인한 증상을 해결하고자 다른 약을 추가로 처방받는 상황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좋아 어떤 증상이 발생했을 때 여러 병원을 다니며 약을 처방받기 쉬운 환경인 데다, 몸이 아플 때 약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많아 연쇄 처방이 이뤄지곤 한다. 게다가 고령자는 만성질환이 여러 개인 경우가 많아 복용하는 약이 많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타 병원에서 처방한 약제를 알려면 DUR(Drug Utilization Review,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을 이용해 확인해야 하는데, 환자의 주민번호를 입력하고 개인정보 이용에 대해 환자의 동의를 구해야 해 절차상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쇄 처방은 또다시 ‘다제약물 복용’(Polypharmacy)을 불러온다. 다제약물 복용은 하루 5종류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는 상태를 말한다. 백지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다제약물 복용만으로도 병원 입원율은 2배 이상, 낙상·치매 발생 및 사망률 위험도가 1.3~1.5배 정도 높아진다”면서 “다제약물 복용도 질병처럼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용 약 개수가 10개를 넘어간다면 부작용 발생이 거의 100%에 가깝다. 서울아산병원의 약물조화클리닉을 방문한 한 환자는 처방받은 약으로만 30종류가 넘는 약을 먹고 있었다.
여러 병원을 다니다가 중복 처방받는 경우도 많다. 성분이나 효능이 유사한 약들이 처방되곤 하는데, 대표적으로 위산 억제제와 같은 위장관 보호제가 있다. 또는 각기 다른 증상을 조절하는 항콜린 성분 약제가 누적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가려움증, 기침, 요실금 등 각기 다른 증상으로 처방을 받았지만, 해당 질병 치료에 항콜린 성분 약제가 많이 사용돼 각기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을 경우 용량이 과도해지는 식이다.
백 교수는 환자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의 환자분들은 약에 대한 선호도와 신념이 강해 복용을 중단하기가 쉽지 않다. 설득 끝에 약제를 중단하더라도 다시 처방을 받거나 의료진과 마찰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환자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몇 가지인지 늘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급격하게 몸이 안 좋아지거나 해서 약이 추가된 경우 의사·약사를 통해 먹고 있는 약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광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장 역시 연쇄 처방을 막으려면 “새로운 증상을 무조건 약을 통해 해결하기보다 다른 방법을 먼저 적용해보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 약을 추가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며 “명확하지 않은 증상에 대해서는 비약물 치료를 우선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 끊어내는 다제약물 관리사업
건강보험공단은 다제약물 복용을 해결하고자 대한약사회와 함께 2018년부터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시범으로 실시했다.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 중 한 가지 이상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기적으로 10종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고령자일수록 여러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부작용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해당 사업은 주로 고령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제약물 관리사업은 병원모형, 지역사회모형, 의원모형, 장기요양시설모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로 병원과 지역사회모형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병원모형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뤄진다. 진료 전 약사와의 면담을 통해 먹고 있는 약물 종류와 복용 상태를 점검하고, 노년내과 의사가 진료하면서 노쇠 정도, 기능 상태 등을 고려해 약사의 약물 평가 의견을 검토한다. 의견을 종합해 처방 약물을 검토할 때는 연쇄 처방 고리 끊기, 노인주의약물(PIM) 중단, 중복 약물 확인이 이뤄진다. 또한 약과 약, 약과 질병, 약과 증상 사이 상호작용을 고려해 처방을 조정한다.
백 교수는 “다제약물 관리는 비교적 단순해 보이는 진료 행위지만 생각보다 여러 의사, 약사, 환자가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노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면서 “의료진과 환자의 인식 변화, 진료 수가 체계 개선, 다제약물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리내 서울아산병원 약물조화클리닉 약사는 “우리나라는 상당히 약을 좋아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상당수 환자가 본인의 상태에 대한 이해 없이 약을 접하거나, 방문 의료기관을 하나씩 늘려가면서 다제약물 문제가 복잡해지기도 한다. 정작 본인은 왜 약을 먹는지 알지 못하고 습관처럼 복용하는 환자도 있다”면서 “약을 복용하는 것은 기존 질환을 잘 조절하고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약의 개수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본인의 신체 기능이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본인의 약 이용 습관과 의료기관 이용 습관을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약사들은 약물을 점검할 때 전문가와 꼭 상담하기를 권했다. 다제약물 복용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유튜브 ‘리틀약사TV’를 운영하는 이성근 약사는 “어지러움증 같은 부작용은 특정 약물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약물 때문인지 알기가 어렵다. 생명과 직결되는 약을 제외하고는 약을 먹지 않았을 때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면서 조절해볼 수도 있겠다”면서도 스스로 약물 조절을 판단하기보다는 “단골 약국을 만들어 약사와 약물에 대한 상의를 해보고, 담당의사와 또 한 번 상의해 약을 줄이는 등의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만약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통해 약물을 점검하고 싶다면 거주하는 지역의 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 건강지원센터로 연락해 다제약물 관리사업 방문 가능 기관과 이용 방법을 문의하면 된다. 근처 대형병원에 노년내과, 가정의학과 등 노인 환자를 전문적으로 보는 진료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다.
이미리내 약사는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통해 환자 본인의 약물치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복약 순응도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정도로 약물 개수가 줄어들면 만족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결국 환자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실제로 변비 해소, 식욕 개선, 멍한 느낌(인지능력) 호전, 기력 저하 개선 등 고령자가 많이 겪는 증상들이 해소되는 결과를 보였다.
건강보험공단은 그동안의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연구하고 있다. 기준 마련 및 관련 법을 검토하고 급여화 적절성 평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제약물 관리 서비스를 제도화하면 다제약물 복용자의 건강 수준이 높아지고 진료비가 절감될 것이라는 기대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건강 계획을 세우는 시니어들이 많은 가운데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생명표’가 이목을 끌고 있다. 생명표란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인 ‘기대여명’을 추정한 통계표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0세 남성의 기대여명은 23.5년, 여성은 28.4년으로 남성은 83.5세, 여성은 88.4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2.4년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통계 자료는 시니어들에게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한 노후를 목표로 신년 건강 계획을 의욕적으로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시니어들은 신체의 기둥인 척추 건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는 척추의 퇴행 속도가 빨라지는 중년 이후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목디스크 환자의 약 86%(92만 1737명)가 4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문제는 목디스크 증상이 모호하고 다양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 중 자신의 질환을 목디스크가 아닌 단순한 담 증상이나 어깨, 팔의 문제로 오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치료 시기도 늦어진다. 목디스크 치료에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목디스크 증상은 디스크(추간판)가 탈출한 방향과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목과 어깨, 팔 전체에 나타나는 통증이다. 어깨와 팔, 손으로 가는 신경이 디스크에 눌리며 목 뒤의 뻐근한 통증을 시작으로 어깨와 팔, 손까지 방사통이 뻗어간다.
두 번째는 팔과 손에 나타나는 힘 빠짐과 저림 증상이다. 심한 경우 손끝까지 저린 느낌이 들고 손가락 감각이 둔해져 마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머리 뒷부분을 욱신욱신 조이는 듯한 경추성 두통이다. 이는 튀어나온 디스크가 혈관을 압박해 혈액순환과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며, 어지럼증, 이명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만일 이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하고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권한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 치료를 실시해 목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비뚤어진 경추와 눌려 있는 목 주변 신경근을 교정한다. 경추 뒷부분에서 비뚤어진 부위를 찾아낸 뒤 디스크와 신경을 본래 자리로 바로잡아 목 통증 해소와 가동 범위 변화에 도움을 준다.
특히 추나요법의 목 통증 완화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미국의학협회 공식 저널인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추나요법은 일반 진통제와 물리치료보다 목 통증 완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목 통증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추나요법과 진통제, 물리치료 등 일반 치료를 각각 시행하고 5주 후 통증 경감 폭을 분석한 결과, 추나요법군은 56%나 줄었지만 일반 치료군은 29% 감소에 그쳤다.
추나요법 다음의 침 치료는 경직된 목 주변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고, 순수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 치료는 경추신경을 압박하는 염증을 빠르게 해소한다. 더불어 환자의 세부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손상된 목 주변 조직을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목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르게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는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목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새해 건강 계획을 세우고 삶의 질을 개선해보자.
빈곤한 노인에게 장수는 악몽과 같다. 돈이 먼저 죽고 인간이 더 오래 사는 것, 이는 곧 파산이다. 살아 있는 한 돈의 생명력을 꺼뜨리지 않는 게 100세 시대의 과제가 됐다. 빈곤 없는 삶을 위해 염두에 둘 노후 리스크에 대해 알아보자.
도움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은퇴 후에는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전에 저축해둔 자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한다. 현역 시절 노후에 필요한 자금을 부족하지 않게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막연히 돈을 모으기보다는 예상액을 계산해보고 그에 맞게 대처하는 게 현명하다.
노후 자금, 얼마나 있어야 빈곤 면할까?
국민연금연구원(2019)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장년들은 부부 기준 매달 적정 노후 생활비로 평균 268만 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금액으로 부부 노후 생활비를 계산하면, 은퇴 후 20년의 경우 6억 4300만 원, 30년의 경우 9억 6500만 원이다. 여기서 변수가 있다. 은퇴 후 사망 시점까지 계속 같은 금액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은퇴 직후에는 생활비 수준이 비슷하지만, 점차 활동성이 감소하며 지출도 줄어든다. 김은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60세 은퇴를 가정할 경우 70세까지는 기존 활동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가정해 노후 생활비를 100% 적용한다. 70~80세는 70%를, 80세 이후에는 50%를 적용하면 알맞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계산하면 은퇴 후 30년간 필요한 부부 노후 생활비는 7억 800만 원까지 떨어진다. 앞서 계산한 금액보다 2억 5700만 원이 적게 드는 셈이다.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노후 자금을 헤아려보면 현재 얼마가 부족한지, 얼마나 아껴 써야 할지 등을 점검해볼 수 있다. 만약 평균 노후 생활비 책정이 어렵다면, 은퇴 전 생활비의 70% 정도를 보면 된다.
필요 노후 자금을 다 마련했다고 해서 안심하긴 이르다. 방심했다간 자금 고갈을, 심하게는 파산까지 이르게 하는 위험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금융 사기나 창업 실패 등 특별한 사건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예상외로 병원비나 자녀 부양 등 평범한 것들이 복병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 자녀 리스크 - ‘집 사달라’ 자녀에 허리 휘는 부모
통계청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인구 314만 명(7.5%)이 부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 청년실업 등으로 2030세대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면서 은퇴 후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부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진행한 설문조사(2021년 50~65세 5115명 대상) 중 ‘자녀 지원에 대한 계획’ 항목에서 ‘결혼까지 지원하겠다’는 응답자는 3명 중 1명꼴로, 전체 중 비율이 가장 높았다. ‘주택 마련까지’(27.6%), ‘취업 전까지’(20.5%), ‘학업 마칠 때까지’(10.7%) 등이 뒤를 이었고, ‘평생 지원하겠다’는 응답자는 3.4%였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2021 결혼비용보고서’를 보면 신혼부부의 총 결혼 비용은 평균 2억 3618만 원에 달했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택(1억 9271만 원, 81.6%)이며, 그밖에 예식, 예물·예단, 혼수, 신혼여행 등에 4347만 원이 들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자녀의 행복을 위해 많은 부모가 결혼 비용 지원을 외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 추세를 고려할 때 부모의 지원 없이 자녀 세대가 주택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 부모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면 자녀의 주택을 마련해주고 싶어 한다. 다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지원하다 보면 안정된 은퇴 생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는 다시 자녀에게 부담을 지우는 상황으로 돌아온다. 자녀 지원금은 반드시 은퇴자산과 분리된 별도 자금으로 관리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 배우자 리스크 - 경제적·정신적 빈곤 부르는 ‘황혼이혼’
지난해 통계청이 조사한 동거 기간별 이혼 건수를 보면, 3쌍 중 1쌍 이상(38.7%)이 20년 이상 살아온 중장년 부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이후 전체 이혼 건수 가운데 황혼이혼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 통계에서도 60대 이상 남녀의 이혼상담 비율이 10년 전과 비교해 여성은 2.8배, 남성은 3.2배 증가했다. 배우자와의 갈등 또는 개인의 욕구 실현 등을 위해 황혼이혼을 결정했더라도 경제적 상황에 대해서는 꼭 따져봐야 한다. 이는 단순히 당장 오가는 위자료 문제만이 아니다. 이혼 시 부부가 공유했을 주택이나 노후 생활비 등을 절반으로(또는 그 이하)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1인 가구가 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간병 문제나 고독사 위험 등까지 고려하면 황혼이혼은 다방면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김은혜 수석연구원은 “황혼이혼을 원하는 쪽은 여성이 많은 편이다. 남편의 경우 갑작스러운 이혼과 더불어 퇴직이라는 환경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며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경제적 측면에서도 치명적이다. 배우자와 재산을 분할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도 분할 수령해야 한다. 경제적 이유만으로 반대할 수는 없지만, 노후 자산 배분에 대해 잘 점검해보길 바란다. 가급적 황혼이혼 상황이 오지 않도록 배우자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의료비 리스크 - 65세 이후 진료비 3배 껑충
건강하게 신체 활동이 가능한 나이를 ‘건강수명’이라 한다. 기대수명에서 건강수명을 뺀 시간을 ‘유병 기간’이라 볼 수 있다. 2021년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유병 기간은 11.6년, 남성은 9년이다. 10년가량은 의료비를 충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은퇴 전에는 의료비의 중요성을 인식했더라도 그 정도를 체감하긴 어렵다. 의료비는 대개 70세 이후 본격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기존 수준으로 의료비를 책정해둔다면 예상치 못한 금액에 노후 자금이 흔들릴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통계(2018)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의 건강보험상 1인당 진료비는 연평균 448만 7000원으로, 전체 평균(152만 6000원)과 비교할 때 약 3배 더 많다. 전체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진다. 통계청 2020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계지출 중 보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0대 6.2%에서 80대 17%까지 3배 가까이 올랐다.
건강보험통계(2019)에서 연간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많은 질환은 만성 신장병으로 837만 4104원이다. 그 다음은 악성 신생물(암)로 동일 기준 495만 4804원이 든다. 치매의 경우 연간 관리 비용이 2072만 원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직접 의료비에서 건강보험 평균 보장률 64.2%를 제외해도 1362만 원이다. 이는 2019년 기준 60세 이상 노인 가구주의 연간 소득(4151만 원)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중증 치매일 경우 관리 비용은 3249만 원으로, 최경도 치매 1513만 원 대비 2배 이상 높다. 가족 내 치매 환자가 생긴다면 월평균 소득이 낮은 노부부 가구에겐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 간병비와 보험료 리스크 - 암·치매 오랜 간병이 파산 우려
진료비나 치료비 등 의료비 외에 최근 화두로 떠오른 항목은 ‘간병비’다. 암이나 치매는 오랜 기간 간병이 필요한데, 사적으로 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매일 10만~15만 원의 간병비를 내야 한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고 직접 가족 간병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 역으로 고정 수입이 사라지며 노후 자금이 고갈되는 ‘간병파산’을 겪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병할 가족이 없다면 간병보험이나 간병인 배상책임보험 등을 알아보는 게 좋다.
퇴직 후에는 급여에서 공제되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스스로 챙겨야 한다. 만 59세까지 내는 국민연금과 달리 건강보험료는 평생 납부한다. 직장에서는 건강보험료를 회사와 반반 나눠 냈지만, 퇴직 후엔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전액 본인 부담이다. 가족 중 직장가입자가 있고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면 피부양자로 등재해 면제받는 것이 유리하다. 퇴직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건강보험료가 올랐다면 ‘직장가입자 임의 계속가입’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귀농·귀촌 등으로 농어촌에 거주하거나 관련업에 종사하는 경우에도 50% 경감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를 모의 계산해보고 이에 따른 전략을 세워보자.
금융감독원은 ‘금융꿀팁 200선’을 통해 일상적인 금융 거래과정에 있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제도들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대상자임에도 잘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금융 제도나 상품을 안내하기 위함이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 소비자를 위한 금융 ‘꿀팁’에 대해 알아보자.
교통안전교육 이수하면 자동차 보험료 할인
만 65세 이상이면서 도로교통공단의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받은 운전자는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 이수 할인 특약에 가입해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대상자는 △개인용 자동차보험으로 △기명피보험자가 만 65세 이상이고 △1인 한정 또는 부부 한정특약에 가입했을 경우에 한정한다.
도로교통공단 교육장에 직접 방문해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고 그 결과가 적정 수준 이상일 경우 5.0% 할인받을 수 있다. 온라인으로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고 ‘인지능력 자가진단’ 수료 등급을 받았다면 3.6% 할인이 적용된다.
교통안전교육을 받기만 해서는 자동으로 보험료가 할인되지 않는다. 교육을 이수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보험회사에 제출해 승낙을 받아야 할인 받을 수 있다. 또한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 이수 할인 특약은 보험회사별로 운영 여부나 특약 명칭, 적용 대상, 가입이 가능한 기간과 할인율 등이 각기 다르므로, 회사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2022년 12월 현재 11개 보험사에서 특약을 운영 중이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치매보험료 할인 받는다
주택금융공사는 보험회사와 MOU를 체결하고, 지난 8월부터 보험회사를 통해 보험료 할인, 상속‧증여 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연금 이용자나 그의 배우자 및 자녀는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안내받은 치매보험에 가입했을 때 보험료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기존 이용자도 연계상품 이용이 가능하다.
단, 치매보험의 가입‧유지 및 보험금 지급 등 보험계약과 관련한 내용은 주택금융공사가 아닌 보험회사와 상담해야 한다. 또한 2022년 10월 말 기준 1개 보험회사만 MOU를 체결해 보험료 할인 및 상속‧증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이와 관련한 정보는 주택금융공사 측에 문의해야 한다.
금융상품 가입시 ‘비과세종합저축’ 우선 이용해야
금감원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등은 비과세종합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비과세종합저축이란 이자 및 배당 소득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상품이다. 은행 예‧적금 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상품(주식, ELS, RP, 펀드, 채권 등), 보험 및 공제상품도 가입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도는 원금 기준 5000만 원이다. 세금우대종합저축 등을 유지하고 있을 경우 5000만 원 범위에서 세금우대종합저축금액을 차감한 금액만큼만 가입 가능하다.
65세 이상 거주자나 장애인, 상이자, 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자 등에 가입 자격이 부여된다. 올해 12월 31일까지 가입된 계좌에 한해 비과세가 적용된다. 연 배당수익률이 5%인 주식에 5000만 원을 투자했을 때, 일반 증권저축계좌로 투자했을 때보다 배당수익을 38.5만원 더 얻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예금보험공사의 예금보장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가입자격, 비과세 대상 금액의 계산 등 구체적 내용은 금융회사와 상담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카드 대출 금융사기 염려될 땐 ‘지정인 알림서비스’
금감원은 신용카드를 이용한 대출 사기 등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고령자에게 지정인 알림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권했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고령자의 신용카드 대출상품 이용 세부내역이 가족 등 사전에 지정한 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안내된다.
서비스는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고령자라면 가입 가능하다. 대면으로 신규 카드 발급 시에 서비스 안내 및 신청을 받고 있으며, 발급 후라도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가입할 수 있다. 알림서비스 가입을 원할 경우 지정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때 지정인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알림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치매로 보험금 수령 걱정될 땐 ‘대리청구인 지정’
보험수익자인 피보험자가 치매, 의식 불명, 중대한 질병 등으로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을 때에 활용 가능한 서비스다. 대리청구인을 지정하면 피보험자 본인 외에 보험금을 대신 청구하고 수령할 수 있는 대리청구인을 미리 지정할 수 있게 된다. 대리청구인은 치매보험, 자동차보험, 질병‧상해보험 등 다양한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에 적용되고 있는 서비스다.
일반적으로 치매보험의 경우 본인을 위한 계약 체결 시 원칙적으로 배우자 및 3촌이내 친족 중에서 대리청구인을 지정해야 한다. 자동차보험은 자기신체사고,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자기차량손해 또는 자동차상해특약 등 약관상 정한 특약에 가입한 경우에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 방계혈족 또는 배우자 중에서 적용 가능하다. 질병‧상해 보험의 경우 본인을 위한 계약 체결 시, 피보험자와 동거나 생계를 같이하는 배우자나 3촌 이내 친족 중에서 지정 가능하다.
단, 서비스가 적용되는 보험 상품 및 지정대리청구인 범위 등 세부조건은 보험회사별로 다르니 개별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보험회사가 대리청구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 피보험자가 의사능력을 회복해 해당 보험금을 재청구해도 보험회사에는 지급 의무가 없어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ELS‧고난도상품 가입 시 숙려기간 거쳐야
65세 이상 고령자가 투자성상품에 가입할 경우, 이들이 충분히 고려한 뒤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들이 운영되고 있다. 숙려기간 제도가 그 중 하나로, 파생결합증권이나 고난도금융투자상품 등 투자성상품에 가입했을 경우 2영업일 이상의 숙려기간을 부여한다. 여기서 고난도금융투자상품이란, 원금 20%를 초과하는 손실이 날 수 있는 파생결합증권, 파생상품 및 개인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펀드 등을 일컫는다. 숙려기간이 지난 후 서명, 기명날인, 녹취, 전자우편, 우편 또는 ARS 등의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확정적임을 확인해야 청약을 집행한다. 숙려기간 이후 매매의사를 미확정할 시에는, 청약이 집행되지 않고 투자금이 반환된다.
지정인 알림서비스 역시 65세 이상 고령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령자가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 일부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할 때 가입내역을 가족 등 지정인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안내하는 제도다. 단, 적용 대상 상품에 한해 고령자가 신청하고 지정인이 동의해야 이용할 수 있다.
전화로 가입한 보험 철회기간, 고령자는 최대 15일 연장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화로 가입한 보험은 보험증권을 수령한 후 15일, 청약 후 45일 중 먼저 도래한 기간 내에 철회할 수 있다. 일반 금융소비자의 청약 철회는 보험증권 수령 후 15일, 청약 후 30일 중 먼저 도래한 기간 내에 가능하니, 고령자의 경우 청약 철회기간이 최대 15일 연장되는 셈이다. 철회를 원할 시 서면 또는 전화, 회사가 정하는 방법을 포함해 청약철회 의사를 표시하면 된다.
그러나 청약 후 45일이 지나기 전이라도 보험증권을 수령한지 15일이 지났다면 고령자가 전화로 가입한 보험계약도 청약 철회가 불가능하다. 또한 진단계약, 보험기간 90일 이내인 계약 또는 전문금융소비자 계약은 철회할 수 없다.
미래에셋생명이 차별화된 디지털 역량으로 뉴노멀 시대 리딩컴퍼니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금융 이용자가 늘고,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환경으로 시장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경영 전반에 디지털 혁신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제판분리로 디지털 혁신, 상품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이 가능한 만큼 빅테크 보험업 진출에 대비해 비대면 채널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모바일 통합 앱 구축으로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을 한 서비스 확장, 비대면 비즈니스 영향력 증대를 꾀하고 있다. 또, ‘변액보험 리딩컴퍼니’의 강점을 살려 독보적 변액보험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김남영 미래에셋생명 디지털혁신부문대표는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금융플랫폼과 마이데이터 산업 등에서 경쟁사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경쟁사 대비 경쟁우위요소를 고민하고 있다”라며 “2020년 10월 고객경험 개선을 위해 기존에 홈페이지, 사이버창구, 온라인보험 등 회사의 업무 구분에 따라 각각 운영되던 기존 사이트들을 하나의 도메인으로 통합하고 미래에셋생명만의 UX 아이덴티티를 정립하여 일관된 사용자환경과 경험을 제공하는 통합사이트를 구축했으며 2022년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포함한 모바일 통합 앱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험회사 최초 문서 편철 100% 폐지
미래에셋생명은 2020년 12월, 고객프라자 등 고객이 내방해 업무를 보는 창구에 종이가 필요 없는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보험과 대출 등 업무 문서를 모두 전자문서로 전환하고, 전자증명서 및 전자위임장을 통해 모바일에서 서류를 주고받는 등 미래에셋생명은 종이 없는 보험회사로 탈바꿈했다.
현재 미래에셋생명의 대부분 업무는 고객이 직접 모바일에서 어플리케이션이나 웹 창구를 활용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더불어 카카오 챗봇이나 채팅상담 등 디지털 상담 서비스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모바일 기반의 안정적 업무 환경을 갖춘 상황에서 페이퍼리스 시스템까지 구축되면서 창구를 찾는 고객의 편의도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내방 전 구비서류부터 상담에 필요한 제반 서류까지 완벽히 디지털화하며 미래에셋생명 고객은 업무의 모든 과정에서 어떠한 종이도 사용할 필요가 없다.
홈페이지+온라인보험+사이버창구 한데 모은 통합사이트 운영
미래에셋생명은 2020년 12월, 통합사이트(https://life.miraeasset.com)를 오픈했다. 뉴노멀 환경에 대응해 고객의 모든 언택트(비대면) 업무를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기존 홈페이지 기능에 온라인보험, 사이버창구를 물리적으로 결합했다. PC와 모바일은 물론 사이버창구 어플리케이션 어디를 접속해도 동일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통합사이트는 금융고객의 새로운 언택트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본적 업무 처리는 물론 자산배분 전략과 보장 솔루션까지 얻을 수 있도록 심플하고 명확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이를 위해 고객의 접근단계를 최소화한 메뉴 구성과 모바일에 최적화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또, ‘변액보험 리딩컴퍼니’의 위상에 맞춰 변액보험자산관리센터와 연금자산관리센터 메뉴를 통해 진일보한 관리 시스템을 제공한다. ▲ 변액보험자산관리센터는 자사 변액보험 고객의 수익률 조회와 펀드변경 등 필수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변액보험의 이해를 돕는 동영상 매뉴얼과 투자정보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는 곧바로 개인 SNS에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 연금자산관리센터에 접속하면 금감원 통합연금포털 예상연금조회서비스와 연계해 미래에셋생명은 물론 타 금융사의 연금자산까지 조회할 수 있어 한곳에서 손쉽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변액보험 고객의 고민을 미리 알고 덜어주는 솔루션도 제공한다. ▲ ‘원클릭 펀드변경’ 메뉴를 통해 미래에셋생명이 제안하는 추천 포트폴리오로 한 번에 변액보험 펀드 구성을 바꿀 수 있다. ▲ ‘펀드랭킹’과 ‘관심펀드’ 등 온라인 쇼핑몰처럼 간편하게 구현한 툴을 활용하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즉석에서 포트폴리오도 조정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자산관리센터와 연금자산관리센터 등을 중심으로 통합사이트를 최적의 경험을 전달하는 진화형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객의 언택트 거점으로 삼아 소비자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고, ‘보험은 어렵지 않은 친근한 필수품’이란 인식을 지속적으로 심어준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생명, 보험사 최초 모든 보험업무 화상상담 가능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사 최초로 고객이 화상으로 모든 보험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비대면 화상상담 서비스를 운영한다. 2021년 12월 자사 강남과 대전 고객프라자에 화상 부스를 설치한 것에 이어 2022년 1월 ‘모바일 화상창구’도 연이어 오픈했다.
현재 미래에셋생명 고객은 누구나 화상 창구에서 계약 관리와 보험금 지급, 전자서명 등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ATM이나 키오스크 같은 복잡한 기기를 조작하지 않고, 화면의 상담연결 버튼만 누르면 직원과 연결된다. 고령자나 휴대폰 인증이 불편한 해외 거주자도 고객프라자에 내방한 것과 동일하게 업무를 볼 수 있다.
또, 휴대전화를 통해 모바일 화상 창구에 접속하면 원하는 장소에서 편하게 직원과 직접 마주앉은 것처럼 상담할 수 있다. 확인서나 증명서 등 필수 서류도 모바일로 간편하게 주고받는다. 이러한 디지털 상담이 활성화되면 고객이 직접 방문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보이스피싱 방지 등 금융거래의 안정성을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생명의 화상 상담은 보험사 최초로 모든 업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부 단순확인 업무에 국한된 1세대 화상 상담과 달리 미래에셋생명은 페이퍼리스(Paperless, 전자서식) 시스템을 접목하여 창구에 내방한 것과 똑같은 수준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했다. 화상 상담을 통해 계약자 변경처럼 서명이 꼭 필요한 업무까지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
“내 손안의 고객창구” 사이버창구 확대 개편
미래에셋생명은 1월 24일, 자사 보험 가입자의 업무처리 플랫폼인 ‘미래에셋생명 사이버창구’ 앱을 확대 개편했다. 이번 개편으로 전체 업무의 98%까지 모바일 처리비율을 높여 거의 모든 업무를 스마트폰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개선은 법인고객 서비스 확대이다. 종전 펀드 변경만 가능했던 업무 범위를 대폭 늘려 지급, 가상계좌 신청, 증명서 발급 등의 제반 업무도 사이버창구에서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
일반 고객 업무도 개선해 비대면 처리가 불가능했던 계약자 변경, 우량체 신청 등의 업무도 사이버창구에서 고객이 직접 신청할 수 있다. 태아 등재, 가상계좌 신청과 같은 기존 서비스도 개선해 활용성을 높이는 등 고객 편의를 극대화했다.
이외에도 사이버창구 전반에 인슈어테크를 도입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간편비밀번호, 바이오인증 방식에 더해 네이버, 패스(PASS), 앱카드 인증 등을 추가해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인증과 로그인이 가능하다. 더불어 메인 화면에서 고객의 모든 계약 현황을 대시보드로 한눈에 보여주고, 스마트 안내장의 UI/UX(사용자 경험) 및 디자인도 고객 친화적으로 개편하며 가독성을 높였다.
이 외에도 지속적인 디지털 경영을 통해 빅데이터, AI, 챗봇 등 디지털 기술 인프라를 강화하고, 요소 기술의 융합을 통해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반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변액자산 관리, 헬스케어 연계, 개인화 콘텐츠 제공 등 고객 경험을 높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또한,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매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끊임없는 디지털 혁신과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선정해 참가 학생들이 실제 금융 업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관련 금융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신한 아이디어는 실제 업무 적용점을 검토하여 데이터 기반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