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은 그 이름만으로도 아득하게 먼 느낌이다. 그래서 한 번 다녀오고 나면 언제쯤에나 또다시 가보나 늘 그래 왔던 곳이었다. 아주 오래전 무덥던 여름날 어린 아들 손에 유홍준 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한 권 들려서 삐질삐질 땀 흘리며 남도 땅을 누비며 다녔던 날들이 있었다. 그때의 감흥을 다시 얻기는 어렵겠지만 땅끝마을 해남은 언제나 기대를 품게 하는 곳이다.
이 땅의 끄트머리 해남엔 바다를 내다보며 세상을 품은 듯이 장엄하게 우뚝 선 달마산(達摩山)이 있다. 그 장대한 산세에 천년고찰 미황사(美黃寺)를 있게 했다. 신라 경덕왕 8년에 인도에서 경전과 불상을 싣고 온 돌배가 닿은 곳이 이곳 갈두항이다. 이때 경전과 불상을 싣고 앞서가던 소가 누운 곳에 절집 미황사를 창건했다는 설화가 있다.
절 입구부터 위로 올려다보면서 한참을 걸어서 닿은 미황사는 산에 스며있는 절이라는 인상을 준다. 산이 감싸 안은 안온함이 느껴진다. 산을 다듬어서 평지에 지어진 모습이 아니다. 높낮이가 다른 산에 그대로 맞추어 각각 앉혀졌다. 건물마다 비탈길이나 계단으로 오르내려야 하는 높낮이가 있다. 그래서 아래서 올려다보는 절의 처마나 기둥,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 내는 풍경소리가 남다르다.
비탈진 길을 따라 달마선원 뜰에 올라서 비로소 적요한 세상을 내려다보는 시간, 눈앞에 바다를 펼쳐 놓았고 남도의 들녘에 바람을 담아두었다. 그리고 저 멀리 매일 달라지는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매월당 김시습은 일출은 낙산사, 일몰은 해남 미황사를 꼽았다고 한다.
이번 여행길에는 늘 하고 싶었던 템플스테이 일정이 있다. 비록 하루 머무는 짧은 프로그램이지만 깊은 산사에서 보냈던 그 시간은 깊은 힐링이었다. 방 배정과 함께 사찰 안내와 예절, 예불, 저녁 공양 후 참여했던 남도 문화체험은 해남 여행을 실감시킨다. 구수한 남도 소리를 바로 눈앞에서 들으며 함께 추임새도 넣어보는 시간, 비로소 우리 문화에 다가가 보았던 산사의 밤이었다. 이 모든 것들을 수행하면서 내 머릿속이 정돈되고 살짝 기분 좋은 긴장감에 뿌듯하다.
꾸밈없이 정갈한 텅 빈 방에서 지낸 하룻밤. 새벽녘 정적을 울리는 목탁 소리에 잠을 깼다. 문을 여니 어둠이 가득한 절 마당으로 가만히 오가는 발자국 소리들이 들린다. 조용히 일어나 내다본 산속의 사찰도 세수한 듯 신선하고 상쾌하다.
아침 공양 후 달마 선원의 찻방에서 금강 스님과 함께한 다도 시간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안경 너머로 느껴지는 스님의 눈빛이 엄격한 듯 따뜻하다. 스님께서 만들어 주시는 차를 두 손에 감싼다. “스님, 은은한 향이....이게 무슨 차인가요?”빙그레 웃으시며 스님이 말씀하신다. “차 이름은‘미황사 차’입니다.”이 무슨 바보 같은 물음이었는지.‘미황사 차’를 마시며 우리가 함께해야 하는 자연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들려주신다.
“매일매일 살아있는 숲을 순례하는 마음으로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산길을 걸은 후 기운이 충만해지길 바라요. 그리고 이 길이 천 년이 지나도 반가운 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자연을 그대로 두는 길을 만들었습니다.”
중장비나 기계가 아닌 호미와 삽, 괭이와 지게를 이용한 순수 인력으로 있는 그대로의 길을 내었다. 해마다 쌓이는 낙엽이 스며들고 그 길을 걷는 발아래 편안함이 있도록 자연 속의 흙과 돌을 그대로 고집했다. 길 가다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걷는 도중에 큼직한 돌들이 쏟아져 내린듯한 너덜길을 몇 번쯤 만난다.
미황사를 둘러싼 뒤편의 달마산에 달마고도(達磨古道) 길이 차분히 열려 있다. 총 17.74km의 4개 코스다. 그중에 한 코스를 걷기로 했다.
달마 고도는 각 4코스가 있다. 총 17.74km / 약 6시간 30분 거리. 제1코스 2.7km 미황사~큰 바람재, / 제2코스 4.37km 큰 바람재~노지랑골,/ 제3코스 5.63km 노지랑 골~몰고리재, / 제4코스 5.03km 몰고리재~인길~미황사
땅끝마을에 명품 둘레길 달마고도(達磨古道). 그 길을 세 시간여 걸었다. 땅끝에서 산길을 걷고 돌길을 걸으며 속세의 고단함도 함께 한다. 태고의 매력 속에서 자연의 기운을 듬뿍 받는다. 힐링 트래킹이다. 걸으며 사색과 명상을 하며 미약하게나마 성찰의 시간이 된다면 더 바랄 게 무엇일지.
달마산의 숲에 난 조붓한 길은 적당히 걷기 좋았고 숲을 이룬 나무 사이로 햇살이 눈 부시다. 이렇게 걷는 행복을 만끽한다. 심신이 정돈되는 느낌이다. 평소에 운동하지 않는 편이다 보니 때로 숨차서 헉헉거리면서도 그리 어렵지 않다. 걸을수록 그 길을 걸어나갈 힘이 생겨난다. 언제라도 찾아와 걸어보고 싶은 길이 또 하나 생겼다.
생각만으로 막연히 멀다 했다. 이젠 언제라도 한반도 끄트머리 땅끝마을 해남으로 훌쩍 떠나볼 만하다. 그곳엔 붉은 동백이 피고 지고 있었고 애끓는 남도 창이 고단한 마음을 달래준다. 푸근한 인심과 맛있는 밥상엔 인정이 넘치던 곳, 지금 거기엔 싱그럽게 일렁이던 청보리가 누렇게 패고 있겠다.
*해남 미황사 가는 길 - 자동차로 약 6시간 정도 // *대중교통: 강남고속버스터미널(호남선)출발-해남터미널-미황사행 버스 // * 미황사. 달마고도(達磨古道) :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서정리
(해남군은 신종 코로나19 확산으로 나 홀로 여행자를 위한 한적하고 안전한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6월 27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 미황사 일주문 앞에서 트레킹 가이드와 함께 출발한다.)
△ 주변에 더 가 볼 곳 & 맛집
*해남 청보리밭 - 두 눈이 시원하다. 황산 연호 보리밭은 바라만 보아도 싱그럽다. 구릉의 높낮이를 그대로 살린 완만한 지형이 자연스럽다. 고두심 주연의 영화 '엄마'의 한 장면이 이 청보리밭에서 연출되어 화제가 된 곳이기도 하다. 지금쯤 보리가 패어 누런 황금 물결이겠다. 전남 해남군 황산면 연호리 482-2
*해남 공룡박물관 - 세계 최초로 익룡, 공룡, 새 발자국이 동일 지층에서 발견된 지역이 바로 해남이다. 그 앞으로 펼쳐진 바다처럼 넓은 호수를 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은 마냥 평화롭다. 전남 해남군 황산면 공룡박물관 길 234
*대흥사- 우리 국토의 최남단에 있는 두륜산(頭崙山)의 빼어난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한 대흥사(大興寺)는 땅끝마을 해남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특히 천불전 남쪽의 동국 선원은 1978년 문재인 대통령이 머물며 사법 시험공부를 했다고 해서 유명해진 곳이다. 소박한 방에서 누군가의 큰 꿈을 이루어가던 시간이 거기 있었다.
입구에 있는 100년 전통의 한옥 구조인 '유선관 여관'과 그 뜰의 누렁이가 유명하다. 이제 그 누렁이는 간데없고 근래엔 TV 예능 알쓸신잡의 잡학박사들이 이곳에서 토론을 하던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전남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376
*녹우당(綠雨堂)- 고산 윤선도의 산중신곡의 무대 비자림 숲. 500년 된 은행나무가 입구에서 든든히 지키고 있다. 바람이 불 때 정말 녹우(綠雨) 소리가 날까 귀 기울여 보라.
*땅끝마을- 한반도 육지의 남쪽 끝 43.5km 지점에 있는‘땅끝마을’. 마을 입구에 땅끝 표지석이 서 있다. 156m 갈두산 정상에 전망대가 있다.(모노레일 이용 가능)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보리향기 - 음식점도 자그마하고 가족 느낌의 보리밥 정식. 고소하고 찰진 차조밥과 '자줏빛의 작은 새우'라는 뜻의 '자하젓'이 맛깔스럽다. 막걸리 한 잔이 잘 어울리는 남도의 밥상.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158-1 보리향기
*원조장수통닭 - 닭 한 마리로 다양하게 먹는 닭 코스 요리가 있다. 해남군 해남읍 고산로 295
*미황사(美黃寺)에서 하룻밤 템플스테이 하면서 먹은 특별했던 ‘공양’. 단 한 가지도 나무랄 것 없이 모두 맛있다. 채식의 사찰요리여서 먹은 후 속도 편하다. 그리고 미황사 금강스님이 만들어주신 '미황사 차 한 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으뜸의 맛 기억이다.
시집 ‘묵호’를 읽고 막걸리를 안 마실 수 없다는 선배의 SNS 글을 보고, 기억 속 묵호를 떠올렸다. 묵호등대마을의 비좁고 가파른 골목 끝에서 마주했던 검푸른 바다, 슬레이트집 담벼락에 그려진 소박한 벽화들, 묵호등대 턱밑 민박집에서 창문으로 감상했던 묵호의 밤 풍경을. 유난히 묵호에 끌리는 건, 왜일까. 좋은 건 이유가 없다더니 묵호가 그렇다.
논골담길 코스
묵호역▶ 대우칼국수▶ 묵호등대마을과 묵호등대▶ 묵호자연산활어센터▶ 묵호항▶ 묵호역
묵호가 한때는 말이야
올 3월부터 KTX가 동해 묵호역과 동해역에 정차한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2시간 30분쯤 뒤면 동해에 닿는다. 문득 바다가 보고 싶을 때 훌쩍 다녀올 수 있게 됐다. 봄기운이 완연한 주말 아침, 묵호행 첫 열차를 탔다. 열차 타고 동해에 가는 것은 처음이다.
언제나처럼 동해 여행의 시작은 묵호등대마을. 묵호역에서 묵호등대마을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린다. 택시나 버스를 타고 가도 되지만, 굳이 걷는 이유는 칼칼한 장칼국수를 먹고 싶어서다. 묵호역에서 묵호항 쪽으로 5분쯤 걸어가면 한자리에서 60년 동안 장사한 장칼국수집이 나온다. 허름한 건물 2층에 자리했다. 백발의 노부부가 주인이고, 딸 내외가 연로한 부모를 돕고 있다.
장칼국수는 칼국수에 고추장을 풀어 얼큰하게 끓인 음식이다. 국물이 어죽처럼 걸쭉하다. 먹으면 속이 확 풀려 해장 칼국수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주인장에게 맛 비결을 물으니 “멸치와 버섯으로 국물을 내는데, 고추장 맛이 가장 중요해요. 감자를 함께 넣고 끓여 구수하고요. 감자를 채 썰어 넣은 장칼국수는 흉내만 낸 거예요” 한다. 오래전 뱃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줬던 장칼국수가 요즘 사람들 입에도 맞는지, 오전 10시도 안 된 시간에 손님이 계속 들어온다.
장칼국수를 배불리 먹고, 묵호항과 활어센터를 지나 묵호등대마을로 향한다. 이 마을은 묵호등대가 세워진 산비탈에 형성돼 있다. 묵호항을 터전으로 살았던 이들의 거주지였다. 1936년 개항한 묵호항은 1940년대 국제무역항으로 성장해 1970년대까지 무연탄과 석탄, 수산물을 출하하는 항구로 전성기를 누렸다. 매일 밤 항구는 오징어잡이 배 불빛으로 대낮처럼 환했다고 한다. 길거리 개들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온다.
묵호항에 일거리가 넘치자 전국에서 인부들이 몰려와 산비탈에 슬레이트집을 짓고 정착했다. 아랫마을에는 주로 뱃사람들이, 윗마을에는 명태 덕장 인부들이 살았다. 덕장 인부들은 묵호항에 들어온 명태를 지게에 올려 산꼭대기 덕장으로 날랐다. 여자들은 빨간 고무 대야에 생선을 가득 담아 머리에 이었다. 지게와 고무 대야에서 줄줄 흘러내린 물 때문에 흙길은 논길처럼 질척거렸다. 그래서 ‘논골’이라 불렸다. “마누라와 남편은 없어도 살지만 장화 없이는 못 산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이 마을 사람들에게 장화는 생필품이었다.
묵호등대마을의 추억을 만나다
불꽃처럼 호황을 누렸던 묵호항은 1980년대 동해항이 개항하면서 쇠락했다. 젊은이들은 새 일자리를 찾아 묵호를 떠났다. 묵호 인구가 절반 이상 줄었고 빈집도 늘었다. 현재 거주자들은 대부분 노인이다.
스러져가던 묵호등대마을에 제2의 전성기가 찾아왔다. 2010년 마을 골목길에 묵호 사람들의 삶 이야기를 담은 벽화가 그려지면서부터다. 회색빛 마을에 생기가 돌았다. 이 벽화 골목을 ‘논골담길’이라 이름 붙였다. 논골담길 벽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다. 묵호를 향한 애정을 꾹꾹 눌러 담은 절절한 연시이자 묵호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은 추억의 사진첩이다. 비탈길을 오르며 묵호의 옛 사진첩을 넘겨본다. 고된 뱃일을 마친 일꾼들이 매일 들러 막걸리와 노가리 안주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던 대폿집, 묵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오징어와 명태와 문어, 생필품이었던 장화, 코흘리개 아이들이 군침을 흘리며 넘겨다보았을 구멍가게, 명태 지게를 진 할아버지 그림에서 묵호의 청춘을 만난다.
벽화가 낡으면 새로 그린다. 그림이 바뀔 때마다 전망 좋은 언덕에는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펜션도 들어선다. 가끔 옛 그림과 누군가 담벼락에 써놓은 시가 그립다. “이제는 보라색 조가비랑 내 아버지 젊은 시절 팔뚝처럼 철철 힘이 넘치던 물고기랑 먹빛 눈물점이 슬펐던 목포집 주모랑…. 열이, 철이 내 친구들과 내 누이도 모두 떠나고 기억의 눅눅한 막국수 같은 호수만 남았네. 기억하리라! 정든 墨湖!” 이 시 때문에 묵호를 좋아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논골담길은 비좁고 가파르다. 시멘트 바닥은 굴 껍데기처럼 거칠다. 대문 없는 슬레이트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대문은 없어도 마당에 오징어와 명태를 말리는 건조대 하나쯤은 두고 산다. 창호지를 바른 나무 창살문을 그대로 사용하는 집도 있다. 이 문을 열면 바로 바다와 마주한다. 묵호등대마을의 집들은 허름해도 전망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전망 맛집 논골카페와 묵호태
논골담길 꼭대기에 있는 묵호등대의 전망대에 오르면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다랭이논 같은 산비탈에 빨강, 파랑, 노랑 양철지붕들이 갯바위의 따개비처럼 모여 있다. 멀리로는 두타산과 청옥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조선시대에 한양에서 파견된 부사가 이곳 바다 물빛이 검고, 물새도 검다면서 마을 이름을 묵호라 지었다고 한다. 깊고 깊은 바다는 정말 칠흑 같다.
묵호등대 아래, 깎아지른 비탈을 ‘바람의 언덕’이라 부른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카페와 전망 데크도 들어서 있다. 전망 데크에 서면 묵호항과 묵호등대마을 전경이 손금 보듯 훤히 보인다. 시야가 탁 트여 바다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하다. 카페의 폴딩 도어를 모두 열어젖히면 바다가 와락 품에 달려드는 것 같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차를 마시고, 그리운 이에게 엽서를 썼다. 카페 앞 느린 우체통에 넣으면 1년 뒤에 전달된다.
카페 앞 동해 특산물을 파는 매장에도 들러 묵호태를 샀다. 묵호태는 묵호에서 만드는 먹태다. 바람의 언덕에서 바라보이는 해발 70~80m 높이의 묵호 덕장에서 생산한 것이다. 11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 서리와 눈, 비를 맞히지 않고 전통 해풍 건조 방식으로 말린 명태다. 20여 일 동안 해풍으로만 말리기 때문에 바싹 마른 황태와 달리 속살이 부드럽다. 그냥 먹어도 맛있다. 새우깡도 아닌데 자꾸 손이 간다.
묵호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활어센터와 묵호항을 다시 들렀다. 오전과 달리 손님들로 붐볐다. 이곳 활어센터는 자연산 수산물만 취급한다. 구입한 횟감은 활어판매센터에서 회로 썰어준다. 인근 식당에서 초장과 채소 등 재료값만 내면 바로 먹을 수 있다.
묵호항 부두에서 갈매기 떼가 요란하게 떠들기에 가보니, 아침에 조업 나간 배가 막 항구에 들어왔다. 뱃사람들이 생선이 가득 담긴 상자를 부두 바닥에 쌓아 놓으면, 상인들이 웅성거리며 상자 주변으로 하나둘 모인다. 곧 경매가 시작될 분위기다. 활기 띤 항구 풍경에 왠지 안도감이 든다. 시장과 항구는 시끌벅적해야 제맛 아닌가.
◇ 주변 명소 & 맛집 ◇
천곡황금박쥐동굴
국내에 하나뿐인, 도심에 있는 동굴이다. 4~5억 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 동굴로 황금박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총길이는 1400m, 관람 구역은 약 700m다. 베이컨, 오백나한상, 마리아상, 샹들리에 모양의 다양한 종유석을 볼 수 있다. 동굴 전시관에 황금박쥐를 테마로 한 동굴 탐험 VR 체험 시설을 갖췄다. 동해시 동굴로 50, 관람시간: 09:00~18:00, 관람료: 어른 4000원, 문의: 033-532-7303
무릉계곡
두타산과 청옥산 자락 골짜기의 계곡물이 무릉계곡 초입에 있는 반석 위로 힘차게 흘러내린다. 반석의 크기는 무려 4958m²(1500여 평)에 이른다. 반석에 빼곡히 새겨진 이름과 글귀들이 볼 만하다. 삼화사를 지나면 본격적인 숲길이 시작된다. 계곡 입구에서 쌍폭포와 용추폭포까지 가려면 한 시간 정도 걸린다. 가벼운 산책코스다. 좌우 두 개의 폭포가 하나의 소로 떨어지는 쌍폭포가 장관이다. 동해시 삼화로 584, 문의: 033-539-3700
장칼국수와 해산물 맛집
동해 원조 장칼국수집은 대우칼국수다. 인근 오뚜기칼국수도 유명하다. 묵호항 주변 동백식당의 해물탕과 해물찜, 부흥횟집의 물회, 물곰식당의 곰치국도 오래된 맛집 메뉴다. 까막바위 인근 어달리 회타운에서는 오부자횟집의 냄비물회, 동해바다곰치국의 생선구이가 맛있다.
※ ‘운수 좋은 날’은 운세 전문 사이트 '운세사랑'으로부터 띠별운세 자료를 제공받아 읽기 쉽고 보기 좋게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 쥐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사람이 사는 마당에 정보가 필요한 법이라 정확한 정보가 운세를 연다.
•84년생 : 언쟁을 삼가고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우려야 어려운 일을 안 당한다.
•72년생 : 좋은 정보를 접하니 일에 박차를 가하게 되고 금전 운도 좋아진다.
•60년생 : 남의 일로 구설수에 오르게되니 나서지 않음이 좋으리라.
•48년생 : 애를 먹이던 문서가 매기가 있으니 이득이 약해도 결정하라.
◈ 소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상)
통상적인 일이라도 눈을 멀리하면 틀어지는 것이니 게을리 하지 마라.
•85년생 :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운세이나 게으름을 피우면 뒤에 애를 먹는다.
•73년생 : 직장 사업장에서 이상한 일이 괴롭히니 맡은 일을 다시 점검하라.
•61년생 :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움직이면 얻을 것은 얻어지고 일이 해결된다.
•49년생 : 뜻밖의 횡재수가 없으면 술밥간에 좋은 대접이 있으리라.
◈ 호랑이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상)
심혈을 기울인 일은 지금 당장 빛나지 않아도 뒷날 보석처럼 되리라.
•86년생 : 아무리 꾀를 써봐도 얻어지지 않으니 고대하지 말고 훗날을 기약하라.
•74년생 : 답답한 일을 확 풀어주는 운세가 오니 망설이지 말고 처리하라.
•62년생 : 성의를 담은 일이 허사가 될 운세이니 조심하고 미련을 갖지 마라.
•50년생 : 고집으로 일을 고단하게 만들게되니 아집을 버리면 순리대로 처리된다.
◈ 토끼띠 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아무리 이익을 위한 일이라도 선악을 가려서 추진해야 무리가 없다.
•87년생 : 쓸데없는 걱정으로 힘만 드는 운세라 공연한 일에 나서지 않음이 좋다.
•75년생 : 모함과 함정이 도사리니 말을 삼가고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 것이다.
•63년생 : 정신이 혼미해져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운이라 약속은 다음에 하라.
•51년생 : 문서와 인장의 적절한 움직임으로 중도에서 이익을 취하는 수가 있다.
◈ 용띠 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캄캄한 밤이 지나면 밝은 아침은 열리는 것이라 기다림이 상수이다.
•76년생 : 좋은 인연이 새로 타나나는 운이나 아니면 좋은 소식을 전해 듣는다.
•64년생 : 금전 운이 좋아 들어오는 것은 많으나 일이 꼬여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52년생 : 일사천리로 내딛던 일이 중도에서 막히니 대인관계를 다시 점검하라.
•40년생 : 만사가 지체되나 때가 맞지 않음이라 생각하고 기다림이 좋으리라.
◈ 뱀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어머니의 사랑은 모든 것을 만들 듯이 이런 마음이면 무엇이든 해낸다.
•77년생 : 금전 운이 좋아 횡재 수는 있으나 윗사람의 미움을 받는 일이 있다.
•65년생 : 부하를 보호하는 마음을 가지면 어려움에서 일어나고 재수도 받는다.
•53년생 : 횡재 수는 아니나 금전의 움직임은 크니 조심스럽게 투자해보자.
•41년생 : 집중력이 떨어져 일의 막힘을 읽지 못해 애를 먹으니 타에 의뢰하라.
◈ 말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강물이 넘치나 떠 담을 그릇이 없으면 속만 타지 헛일이 아니겠는가.
•78년생 : 무슨 일이든 준비가 소홀하면 힘이 드는 법이라 오늘은 준비를 잘하라.
•66년생 : 다잡은 토끼를 놓치는 격이라 금전 운도 애정 운도 힘만 드는구나.
•54년생 : 매일 좋을 수는 없는 것이라 오늘은 운수가 막힘이니 바라지 마라.
•42년생 : 물심 양면에 만족한 운세이니 잘만 생각하면 많은 즐거움이 생기리라.
◈ 양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하)
무슨 일이든 활기가 문제라 활력으로 분위기를 살려 나감이 좋으리라.
•79년생 : 선배의 좋은 권고로 새로운 일이 생기나 연인과의 갈등은 힘만 든다.
•67년생 : 잔소리 같은 말도 잘만 들으면 투자에 이익이 클 것이라 귀담아 듣자.
•55년생 : 몸에 이상이 발생할 수라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큰 고생을 한다.
•43년생 : 마음이 허술해져 사기 당하는 일을 조심하고 돈 내놓을 일은 미루어라.
◈ 원숭이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상, 건강운 : 상)
순간적인 발상이 평생을 여는 초석이 되니 작은 시간도 허비하지 마라.
•80년생 : 미루던 일을 처리하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금전 운도 열린다.
•68년생 : 이상한 꾀임에 빠져 일이 힘들고 손재를 당하는 운이니 조심하라.
•56년생 : 가물치 판돈은 통속에 있는 법이라 투자한 것이 크게되는 운세이다.
•44년생 : 횡재수가 아니면 먼 곳에서 자손의 좋은 소식이 오리라.
◈ 닭띠 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한결 같은 마음가짐은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81년생 : 힘든 일로 용돈을 만드니 좋은 곳에 써야 재수가 끊기지 않으리라.
•69년생 : 비바람도 잠시라 걱정도 잠깐 지나가는 것이니 참고 견디면 해결된다.
•57년생 : 물건을 잘못사서 애먹을 운이니 필요는 하나 경제성을 고려해야 한다.
•45년생 : 나쁜 기운의 바람이 사람의 마음을 괴롭히니 현혹됨이 없어야 한다.
◈ 개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상, 건강운 : 중)
말의 능력은 군중을 움직일 수 있는 마력이 있음이니 표현을 잘해보자.
•82년생 : 말도 안 해보고 혼자 단정하는 것은 기회를 잃음이니 한번 열어 보라.
•70년생 : 어렵게 생각하면 할수록 힘이 드니 생각대로 처리하면 재수가 열린다.
•58년생 : 작은 일에도 소홀함이 없이 신중을 기한다면 오후에 큰 이득을 얻는다.
•46년생 : 물에 빠진 놈 건져내니 보따리 내놔라 는 운이니 나서지 않음이 좋다.
◈ 돼지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쓸데없는 열등감은 사람을 구차하게 만드는 것이니 마음을 크게 열라.
•83년생 : 내가 마음을 열면 다가오는 사람도 많고 구하는 것도 잘 들어온다.
•71년생 : 좋은 기운의 상승세라 희망하는 일이 열리고 금전 운도 확 풀린다.
•59년생 : 빗나가던 일이 길을 다시 잡으니 일에 활기가 가해지고 서서히 열린다.
•47년생 : 마음속에 꼭 잡고 안간힘을 쓰던 것을 놓으면 마음이 가벼워지리라.
코로나19 여파로 박물관, 미술관은 물론이고 영화관에도 관객이 없다. 아예 휴관을 한 문화공간들이 많아서 딱히 어딘가를 갈만한 곳도 없다. ‘TV는 내 친구’도 하루 이틀이고 유튜브로 좋아하는 음악이며 동영상 짤 등을 찾아보는 이제 볼만큼 봤다.
‘궁하면 통하는 법’.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이룩한 재빠른 응용력에 5G 인터넷 인프라를 자랑하는 한국 사회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문화계에 부는 코로나 19 적응시대의 문화 공유는 기존 오프라인 관람객에 온라인 관람객을 추가하는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는 오프라인에 온라인 관람을 추가하는 추세지만 앞으로 문화계는 온라인 관람 및 향유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스나 콘텐츠를 신문이나 방송 등으로 소비하던 시대에서 현재는 모두 인터넷 및 SNS 등 온라인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과 같은 문화적 대변혁의 시대를 코로나 바이러스가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3월말 뉴욕 타임즈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앞으로는 BC가 Before Christ가 아니라 Before Corona를 가르치는 단어가 될 것’이라는 칼럼을 실어 전세계 지식인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만큼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류 역사의 한 기원을 가르는 충격적 문화현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 한결 같은 학자들의 전망이다.
현재 K 방역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전 세계적인 찬사를 얻고 있는 한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온라인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그 동안 온라인 분야가 부수적인 분야로 머물렀던 문화계의 온라인 공유는 음악 공연과 미술 전시회 등 전 분야에서 자리잡고 있어 문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문체부와 문체부 소속 산하기관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한데 모아놓은 문화포털에서는 ‘집콕 문화생활!’이라는 콘셉트로 방구석에서 즐기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 등을 즐길 수 있는 사이트들을 소개해놓았다.
무료로 즐기는 고품격 온라인 공연
◇국립국악원
지난달 17일부터 주중 매일 오전 11시에 국악 한 편!! 이라는 슬로건으로 춘향가, 심청가, 가야금산조, 남도시나위 등의 공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난 공연도 감상할 수 있으므로 언제든 들어가서 즐길 수 있다.
◇국립극단 온라인 상영회
국립극단은 2016년에 공연했던 세익스피어 원작의 ‘실수연발’을 온라인 상영하고 있다. 1시간 55분 공연 전작이 올라와있어 코로나로 방콕하고 있는 연극팬들을 위한 훌륭한 팬 서비스라는 댓글 호응이 뜨겁다.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취소된 현대무용 공연 ‘혼자 추는 춤’ 시리즈의 10개 작품을 무관객 공연으로 제작, 무료 감상할 수 있도록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놓았다. 방구석1열에 딱 알맞은 콘텐츠. 야외 생활이 아무래도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코로나 정국에서 방구석에서라도 따라 하며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경쾌한 공연이다. 강추!!
◇국립오페라단
‘집콕 오페라 첼린지’라는 이름으로 국립오페라단이 긴급 업로드한 작품은 2019년 10월 상영했던 ‘호프만 이야기는 2시간 41분 공연 전작이 국립오페라단 공식 유튜브 체널에 올라가 있다. 1주일에 1편씩! 보고 싶었던 오페라 전막 감상에 도전하기라는 부제가 붙은 국립오페라단의 집콕 생활 응원 오페라 공연은 평소 접하기 힘든 공연이라는 점에서 한번쯤 도전해볼 만한 추천 집콕 생활이다.
◇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은 무용단원이 직접 지도하는 집콕 스트레칭 영상 및 가극단원이 지도하는 배우들의 환절기 기관자 꿀팁 등 ‘스펙TV특별편’을 제작해 실내에서만 생활하고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꿀팁을 전수하고 있다.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 손안의 콘서트’ 시리즈를 통해 현악 5중주, 바이올린 4중주와 더블베이스, 퍼커션, 플루트 4중주 및 클라리넷 5중주 등 실내악을 중심으로 무관객 공연 생중계를 실시한다. 집에서 답답하게 머무르는 오케스트라 애호가들이라면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만한 프로그램. ‘내 손안의 콘서트’ 지난 공연까지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있다.
심심한 손자손녀와 함께 온라인으로 즐기는 문화 콘텐츠
◇어린이 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산하의 어린이박물관에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해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전시 및 영상이 모여져 있다.
또한 국립민속박물관 산하에도 어린이박물관이 마련돼있어 온라인 놀이 체험 공간이 마련돼있다. 이곳 사이버놀이터에서는 컴퓨터로 민속놀이를 컬러링 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민속 놀이를 배우는 코너가 있고 놀이체험마당 코너에는 지도 퍼즐 맞추기, 물건 알아 맞추기, 다른 그림 찾기, 네오 점프, 에어리언 점프, 컬러 점프, 네오 매치 등 어린 자녀 및 손자 손녀와 함께 즐기기에 적합한 교육 사이트다..
◇국립국악원의 e-국악아카데미
국악 애니메이션을 통해 엉덩이가 들썩이고 흥이 절로 나는 국악 교육을 시킬 수 있다. 어린이들이 보다 쉽게 국악을 이해하고 접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국악 형태의 창작동요 나는야 껌딱지, 꽃마을, 밥도독, 밤밤밤부리, 별님이 가시연꽃에게, 아침소리 등의 창작동요 10곡 이외에도 60여개의 창작동요가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업로드 돼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한국 전래동화, 외국 전래동화, 창작동화 등의 동영상 동화 456편이 영어 및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태국어 등의 5개국 언어로 자막 처리돼 구비돼있다. 손자손녀와 함께 보며 다국어 동화구연 교육을 통해 언어교육과 동화 교육을 함께 시킬 수 있는 곳이다.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4월 1일(수)부터 ‘임철순의 즐거운 세상’을 주 1회 온라인 연재합니다. 코로나19로 어둡고 우울한 시대에, 삶의 즐거움과 인간의 아름다움을 유머로 버무려 함께 나누는 칼럼입니다.
나는 아파트의 힘센 층에 산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교사시인 이장근(1971~ )의 동시 ‘힘센 층’을 읽어보라. “너희 집 몇 층이야/15층//와, 높다//그럼 너희 집은 몇 층이야/1층/2층에서 15층까지/모두 업고 있는/1층이지//와, 힘세다.”
우리 집은 2층부터 25층까지 업고 있으니 힘센 층 정도가 아니라 아주 아주 힘센 층이다. 이 힘센 층에는 잔디 깔린 마당이 있고, 그 둘레에 조붓한 화단과 작은 텃밭도 조성돼 있다. 노란 개나리가 울타리를 이룬 마당에는 지금 할미꽃이 피고, 천리향이 갈수록 향기를 더하고, 동백이 빨갛게 타오르고 있다. 모란은 하루하루 개화를 향해 호흡을 가다듬는 중이다. 좋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외출이 부자유스러운 판에 이런 마당이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이건 내 말이 아니라 아내의 코멘트).
그런데 안 좋은 게 있다. 힘이 세지 못한 층에 사는 자들이 자꾸 뭘 버리는 짓거리다. 버리는 건 주로 담배꽁초(담배 끊은 지 15년 돼가는 내가 보기에도 아까운 장초까지 있다)다. 담배꽁초가 창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는 걸 보면 그냥 던진 게 아니라 손가락에 끼워 탁 튕기는 녀석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날은 코를 풀었는지 물을 닦았는지 젖은 휴지도 떨어져 있다.
원래 아파트 공동생활에서 창밖으로 버릴 수 있게 전국적으로 허용되는 건 신사임당 또는 세종대왕이 그려진 현금이나 수표, 아니면 신용카드나 지갑, 좋은 정보가 담긴 usb, 읽어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 또 뭐 없나, 하여간 이런 것들인데 뭘 모르는 몰상식한 자들이 엉뚱한 걸 버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쓰레기 버리지 말라고 아파트 입구 게시판에 써 붙였다. 똑같은 피해를 당하고 있는 우리 옆집도 버려진 담배꽁초를 모아 사진 찍어서 게시하기도 했다. 잠시 효과가 있나 했더니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원래 힘이 없는 자들은 제 몸 하나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다. 내가 그런 걸 치우면서 욕까지 해댔으니 저주를 받아서 심신이 더 미약해졌겠지. 속으로 ‘코로나나 걸려라’ 그러다가 ‘아차, 그러면 나까지 피해를 보게 되지’ 하고 얼른 철회한 적도 있다.
하루는 마당에 콘돔이 떨어져 있었다. 제 역할을 충실히 했는지, 내용물이 그대로 들어 있는 콘돔이었다. 세상에 이런 못된 놈이 있나. 암이나 걸려 뒈지라고 욕하며 집게로 집어서 마당 밖으로 휙 던졌다. 그런데 평소 훈련이 부족한 탓인지 울타리 안의 매화나무 꼭대기에 걸리고 말았다. 이걸 어째. 나무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올라가 떼어내기는 어려운 높이다.
어쩔 수 없지 싶어서 그대로 두었더니 태풍성 강풍이 분 탓인지, 덕분인지 어느 날 아침에 살펴보니 콘돔이 사라지고 없었다. 암 그러면 그렇지, 순결한 우리 매화가 그런 걸 받아들일 리가 있나. 온몸으로 거부했을 거야.
그런데 그 뒤로 매화가 시름시름 앓는 것 같더니 어느새 꽃이 다 지고 말았다. 이건 콘돔 독 때문인 게 분명해. 한겨울 추위를 이기며 선비의 매운 지조를 보여주듯 꿋꿋하게 피어난 매화가 이렇게 빨리 질 리 없어. 혹시 내년에 나무에 콘돔이 열리거나 콘돔 꽃이 피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매화가 지더니 그 뒤편의 울타리 밖 목련이 한껏 힘껏 얼굴을 펴고, 땅에서는 옥잠화 더덕이 청청하고 올곧게 머리를 쳐들고 일어서고 있다. 모란과 장미를 좋아하는 아내는 어서 모란(아내는 사실 모란보다 목단이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이 피기를 아침저녁으로 들여다보며 하루하루 챙기고 있다.
이 마당 안팎에 있는 꽃이나 생명들아, 더 피어라 더 활짝, 더 아름답고 더 환하게. 이 아름답고 이쁜 것들 위로 차마 지저분하고 더러운 걸 버릴 엄두도 나지 않게. 힘센 층은 땅심도 세다. 이 마당엔 지렁이도, 땅강아지도, 무당벌레도 산다, 이 못된 것들아!
임철순 약력
서울 보성고, 고려대 독문과,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졸. 한국일보 편집국장, 주필 역임. 이투데이 이사 겸 주필 역임. 현재 자유칼럼그룹 공동 대표. 삼성언론상, 위암 장지연상 등 수상. 저서 ‘손들지 않는 기자들’, ‘노래도 늙는구나’ 등. 대한민국서예대전 5회 입선.
국악인 김영임이 남편인 개그맨 이상해가 과거 위암 선고를 받았던 사실을 언급했다.
27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한 김영임-이상해 부부는 ‘아내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 생긴다?’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방송에서 김영임은 “나이가 들수록 병원과 친해져야 하는데 우리 남편은 병원을 안 간다”며 “1년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하지 않나. 예약을 해놓고 금식을 하라고 하면 화를 낸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때는 ‘내가 저런 남자랑 어떻게 사나’ 싶을 정도로 화가 났다”며 “그런데 건강검진을 받으니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위암이라고 하더라. 그때 검사를 안 받았으면 지금 이 자리에 못 있었을 정도로 심각했다”고 말하며 울컥했다.
현재 이상해는 치료를 마치고 회복한 상태다. 김영임은 “치료하고 6~7년이 지났다. 수술하고 나면 하루 식사를 조금씩 8번 해야 한다. 그런데 1년 정도 지나고 검사를 받으러 가니 남편이 ‘술은 언제 먹어도 되나요?’라고 묻더라”며 웃었다.
이날 김영임은 이상해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김영임은 “결혼하고 나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줬다. 등산을 간다거나 집에서 스트레칭을 한다거나, 걷기 운동을 한다거나. 이런 운동에 앞장서는 사람”이라며 “지금도 윗저고리를 벗으면 괜찮을 거다”라고 남편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올해 나이 60세로 데뷔 47주년을 맞은 가수 이은하가 방송을 통해 최근 소식을 알렸다. 18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 출연한 이은하는 아버지의 빚을 떠안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아버지가 당신 나름대로 사업을 하고, 온 식구가 다 살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싶으셨던 것 같다”며 “하지만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계약서도 잘 모르고 모든 담보를 책임지다 보니 빚이 내 앞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1997년도였는데 6억~7억 원 정도였다. 가장 힘들었던 것이 사채 이자였다”며 “하루 이자를 안 주면 ‘방송국에 폭로한다’, ‘얼굴을 어떻게 한다’는 협박을 받았다. 이자만 10배 정도 됐고, 지금은 70억 원을 모두 갚았다”고 밝혔다.
이은하는 그동안 겪어온 쿠싱증후군 증세가 많이 호전된 소식도 알렸다. 쿠싱 증후군은 천식, 관절염, 낭창 등의 질환 치료를 위해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복용하거나,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이 과다 분비될 경우 발병할 수 있다.
과거 쿠싱증후군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고 던 그는 “디스크 협착이 됐는데 수술을 안 하고 버텼고, 갱년기도 오고 호르몬 밸런스도 깨지면서 통증과 부작용 등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다 나았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젠 살과의 전쟁이 남았다. 지금은 건강해져서 주변에서 살 빼는 방법을 많이 알려준다”고 말했다. 비정상적으로 코르티솔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는 쿠싱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세가 체중 증가다.
설날이 되면 웃어른에게 세배를 드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복을 기원하는 인사를 건네곤 한다. 교감이 있는 사람과의 새해 인사만으로도 복이 나의 마음속에 찾아든 듯 기쁘다. 삶의 안녕을 빌어주며 서로 건네는 따뜻한 한마디의 힘이 크다.
복조리는 한 해의 복을 받으라고 설날 새벽에 벽에 걸어둔다. 대나무가 들어가 있는 것이 전통 복조리다.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복조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조리는 대나무나 싸리 가지의 속대를 엮어 만들어 쌀을 일어내는 데 이용하는 기구다. 조리를 일어 한해의 복을 취한다고 하여 “복 들어오는 조리”라는 뜻에서 복조리라고 부른 것이다. 섣달 그믐날 자정부터 정월 초하루날 아침 사이에 조리장수가 복많이 받으라고 소리치며 복조리를 집마당에 던져 놓고 했다. 주로 마을 청소년들이 팔았다.
설날에 장만한 복조리는 1년 내내 쓰게 되지만 방 한쪽 구석이나 대청 한 귀퉁이에 그대로 걸어두기도 하며 갈퀴와 함께 전지(부엌)문 앞에 걸어두기도 한다. 이는 갈퀴로 복을 끌어들어 복조리 속에 담으라는 뜻이다. 복조리의 풍습이 1980년대 이후 우리 주변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
설날 떡국에 대한 좋은 이야기가 많다. 설남에 떡국 한 그릇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떡국은 차례상에 빠지지 않게 오르는 설날 대표 음식이다. 선조들은 새해 첫날 정결한 흰떡과 자극적이지 않은 국물을 먹으며 한해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했다. 떡국의 재료인 가래떡에는 장수를 기원하고 한 해를 밝게 보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또한 조상들은 엽전과 비슷한 모양의 가래떡으로 떡국을 만들어 1년동안 재화가 풍성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담았다.
옛날에는 떡국 국물을 꿩고기로 우려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꿩고기가 비싸고 구하기가 어려워서 서민들은 닭고기를 이용해 육수를 만들고 있다.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설 명절 온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먹는 떡국 한 그릇에는 무병장수와 풍년을 기원하는 소망이 담겨져 있다. 이제 다가오는 설에도 가정마다 든든한 떡국 한 그릇으로 희망찬 새해를 설계했으면 한다.
경자년 설날을 맞으면서 복조리와 떡국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 올해는 국가적으로도 많은 큰 일을 앞두고 있다. 모든 일이 원칙과 순리대로 잘 처리되기를 기원한다. 떡국을 먹으며 우리 모두 건강하고 소원을 이루기를 희망해본다.
그 섬에 서면 느리게 출렁이는 시간을 본다. 느릿한 바람 속에서 태고와 현재가 넘실거리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가을이면 풍성한 갈대와 억새꽃이 군락을 이루어 눈부신 곳 ,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무인도 비내섬에서 알싸한 겨울을 맛보는 건 자신에게 때 묻지 않은 겨울을 선물하는 시간이다.
억새꽃 피어나던 섬으로 떠나는 겨울여행
충주에서 앙성면의 비내섬까지는 자동차로 약 30분 정도 달리면 나타나기 시작한다. 차창 밖으로 남한강 줄기와 함께 어우러진 섬이 보이고 벌써부터 가슴이 탁 트인다. 입구의 섬을 향한 다리를 건너서면 바로 자연적으로 형성된 사구 형식의 99만 2천㎡(약 30만 평)의 광활한 무인도가 펼쳐진다. 울퉁불퉁한 길에는 요즘 어디든 놓인 그 흔한 인위적인 데크길이나 여행자를 위한 친절한 안내문도 없다. 초입의 길 옆에 비내쉼터 하나 있을 뿐이다. 오지(奧地)와도 같은 비내섬의 자갈밭과 흙길을 따라 억새의 숲에 파묻힐 일만 남았다.
인적이 드물다. 한적함이 어울리는 섬이다. 언제까지나 덜 알려져서 늘 이랬으면 싶다. 숨겨놓고 나만 알고 싶은 곳, 그 섬에 들면 금방 자연 속으로 푹 잠기는 자신을 본다. 억새 사이로 난 부드러운 흙길에 사람의 발자국과 자동차 바퀴 흔적이 있다. 드넓은 갈대숲에 자동차를 세워놓고 취하는 조용한 휴식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갈대와 억새꽃이 만발한 가을에 비해 겨울 들판에 서면 자연스럽게 차분함을 장착시켜 준다. 그 사이로 군데군데 서 있는 버드나무 뒤로 섬을 휘감아 도는 남한강 줄기가 흐른다. 산이나 들에서 주로 자라는 억새와 습지나 물가에서 자라는 갈대가 이곳에서는 사이좋게 공생을 한다. 사람들의 손 타지 않은 이런 풍경 덕분에 드라마 사극이나 사색적인 배경의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최근엔 이곳 비내섬과 이 지역의 탄금호 무지개길에서 촬영된 배우 현빈과 손예진 주연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방송되고 있는 중이다.
비내는 갈대와 나무가 무성해서 비어(베어) 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또는 큰 장마가 지는 바람에 내(川)가 변했다 해서 비내라고 불린다는 말도 있다. 갈대숲을 지나던 마을 어르신이 “예서 뭐 볼게 있어서 이렇게 왔남? 하면서 가던 길을 익숙하게 지나가신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갈대와 억새가 무리를 이루어 일렁인다. 그 너머로 강변을 끼고 나지막한 산과 들이 배경을 이룬다. 그리고 멀리 몇 채의 시골집과 다 따낸 휑한 사과밭이 겨울 속에 오롯하다. 모든 것을 비운 사람의 멋을 떠올리며 꽃도 잎도 열매도 떨군 겨울 풍경을 본다. 우리 기억 속의 유년기의 마을 풍경처럼 아련하다. 이 모든 것이 제각각 따로 분리되어 보이지 않고 시간이 멈춘 듯 순하고 평화로운 정취로 눈에 들어온다.
발길 닿는 대로 옮기다
이토록 때 묻지 않은 이 섬에는 생태자원이 풍부하다. 람사르 습지 보호지역으로 관리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지자체의 입장이다. 생물의 다양성과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서식·도래 지역, 지형·지질학적 가치를 위해 환경부에 비내늪의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건의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군사 훈련과 캠핑 차량 통행 등에 따른 훼손이 아직 남아있는 문제로 알려져 있다.
발길 닿는 대로 이리저리 헤매듯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끝없이 호젓하다. 바스락거리며 흔들리는 억새 수풀 사이에서 길을 잃고 싶다는 생각조차 든다. 천천히 걷다 보면 간간이 들려오는 새 울음소리나 곤충들의 조용한 움직임이 숲의 정적을 깬다. 이곳이 계절마다 찾아오는 철새도래지이기도 하다. 비내섬 갈대밭의 자연은 우주만물이 공생하는 곳이었다.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란 신경림 시인은 ‘갈대’를 이렇게 노래했다.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한겨울이다. 실내에서만 옹송거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경직되기 쉽다. 하루 코스로 훌쩍 떠나볼 수 있는 곳 충주 비내섬을 향해 달려보자. 그 섬의 억새 수풀 속에 서서 아스라한 태고의 겨울바람 소리를 들어보라. 뒤엉킨 머릿속이 은은하게 평정된다. 그리고 차분한 겨울 추억의 결을 하나 더 보태는 날이다.
-비내섬 : 충북 충주시 앙성면 조천리 412
△가볼 만한 곳
충주 ‘중앙탑’
비내섬에서 자동차로 20분쯤 거리에 중원 탑평리 칠층 석탑(일명 중앙탑)이 있다. 넓은 잔디밭에 사적공원(史跡公園)이 멋지게 조성되어 산책을 하거나 휴식공간으로 더없이 좋다.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국보 6호 중앙탑이 시원하게 우뚝 선 공원엔 예술적 조각 작품들을 비롯해서 야외음악당, 음악분수대, 향토민속자료관 등 볼거리가 많다. 호수 쪽으로 걷기 좋은 코스 탄금호 무지개다리가 있고, 호수 저 편에 [대한민국 중심고을 충주(CHUNG JU KOREA)]이란 글자가 보인다. 이곳이 바로 이 나라의 중간 지점이다.
탑 주변을 벗어나면 그 옆으로 한옥이 보인다. 의상 대여소 '입고 놀까'는 중앙탑공원에서 인싸 되기 놀이마당이다. 이미 sns상에서 핫플레이스로 이슈가 되고 있다. 거길 나오기 전에 술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그리고 가까운 거리에 세계무술공원이 있다.
*중앙탑: 충청북도 충주시 중앙탑면 탑평리 11
남한강 물길의 중심 목계나루, 그리고 종댕이길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지만 그 옛날 남한강 수운을 따라 물류교역의 중심지가 되었던 충주가 전국 동서남북 교통의 요지가 되는 역할을 했던 엄정면 쪽의 목계나루터. 오늘날 그 가치를 살리고자 복합 문화공간이 형성되었고 목계나루의 옛 추억을 되살려 볼 수 있다.
*목계나루: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 목계리 산35-8
그리고 산책 코스로 좋은 충주호 종댕이길은 1~3코스로 30분에서 4시간까지의 코스의 트레킹이 가능한 행복한 둘레길이다. 2코스의 조망대에서는 해맞이를 할 수 있고 출렁다리도 있다.
*충주공용버스터미널 농업기술센터 정류장에서 514번(용관,시외버스터미널), 515번(터미널,국민은행) 버스 타고 마즈막재 삼거리 주차장 하차.
그 외에도 시내 중심의 충주 호암저수지, 관아공원은 물론이고, 잘 알려진 탄금대와 이화령을 지나 멋스러운 한지박물관과 주변의 문경까지 냅다 달려 볼 수 있다. 하루나 이틀쯤 선비의 풍류가 흐르는 곳 충주에서 겨울여행을 즐긴다면 정감 어린 힐링의 시간이 될 것이다.
충주의 맛
뭐니 뭐니 해도 사과를 빼놓고는 충주의 맛을 이야기할 수 없다. 충주의 사과 작가로 유명한 강병미 화가는 말한다. 대학교 때부터 사과를 그리다 보니 운명처럼 사과의 고장 충주에 와서 살게 되었고 이곳에서 사과 그림 작업은 당연한 일상이라고.
충주시 농업기술센터와 농업회사법인 페트라가 공동 개발한 사과빵이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하면 오븐에서 직접 구워 식혀서 포장해 준다. 호두과자에는 호두가 들어있듯 사과 빵에는 당연히 충주 사과가 들어간다. 부드러운 빵 속에 상큼한 사과 필링이 입안 가득 퍼지는 맛, 따뜻할 때 더 맛있다.
*애플스토리 : 충북 충주시 지현동 963
(충주휴게소, 수안보 휴게소, 주암휴게소, 수안보 상록호텔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가을에 수확한 사과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도록 저장도 하지만, 충주에서는 다양한 제품으로도 나온다. 사과 한과, 사과 손약과, 사과 강정 외에도 사과 국수와 주스나 와인 등이 있다. 충주 버스터미널 안에 충청북도 우수 판매전시장이 있어서 귀갓길에 구입할 수 있다.
맛있는 한 끼
올갱이(다슬기)요리는 주로 충주와 괴산에서 먹을 수 있는 맛이다. 푸르스름한 올갱이국이 일품이다. 그리고 충주 부근으로 드라이브 삼아 나가면 그 산에서 나는 산채비빔밥집이 많다. 직접 발효한 효소를 넣은 양념장과 청포묵을 넣은 비빔밥의 맛.
만일 여유있게 하루나 이틀쯤 머문다면 숙소는 비내길에서 20분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 앙성 탄산온천지역이 있다. 수안보 온천도 멀지 않아서 온천욕을 하며 편안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겨울여행의 알찬 마무리다.
◇ 가야본성 칼과 현
일정 12월 3일~3월 1일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1991년 열린 ‘신비의 고대 왕국 가야’ 전시 이후, 보다 많은 자료와 연구를 통해 복원된 가야의 얼굴을 만날 기회다. ‘말 탄 사람모양 토기’(국보 275호)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문화재 1000여 점을 선보인다.
◇ 제13회 평창송어축제
일정 12월 21일~2월 2일 장소 강원도 평창군 오대천 둔치
송어 얼음낚시를 비롯해 송어 맨손잡이, 텐트낚시, 눈썰매, 얼음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는 겨울 대표 축제다. 오대천에서 직접 잡은 송어를 맛보고, 다양한 겨울 놀이도 체험하며 즐거운 추억을 쌓아보자.
◇ 캣츠
개봉 12월 24일 출연 제니퍼 허드슨, 테일러 스위프트 등
뮤지컬 ‘캣츠’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레미제라블’의 감독 톰 후퍼를 중심으로 브로드웨이 최고의 뮤지컬 제작진과 명배우들이 총출동해 원작 무대 못지않은 감동과 전율을 선사할 예정이다.
◇ 금난새의 크리스마스 선물
일정 12월 25일 장소 롯데 콘서트홀
한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로 금난새의 지휘 아래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와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하모니를 이룬다.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비제 교향곡 C장조 1, 2악장부터 베토벤 운명 교향곡까지 감상할 수 있다.
◇ 리처드 용재 오닐 크리스마스 콘서트 ‘선물’
일정 12월 25일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오랜 시간 그를 찾아준 관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처럼 뜻깊은 무대를 마련했다. 이번 공연은 용재 오닐이 지닌 악기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구성해 특별함을 더했다.
◇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 축전
일정 12월 31일~1월 1일 장소 경북 포항시 해맞이광장 일원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호미곶에서 매년 12월 31일부터 새해 아침까지 열리는 축제다. 해넘이와 해맞이는 물론 버스킹 페스티벌, 마당놀이, 불꽃잔치, 먹거리 및 체험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