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절미’라떼, ‘흑임자’아이스크림, ‘귀리’우유 등 최근 식품업계의 신제품 동향이 시니어의 향수를 자극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흑임자나 인절미와 같은 예스럽고 향토적인 식재료들은 담백하고 구수한 맛을 선호하는 시니어들이 주로 찾는 음식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복고라는 의미의 ‘뉴트로’ 열풍이 식품시장까지 이어지며, 전통음식을 재해석한 디저트가 MZ세대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할머니와 밀레니얼(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자)을 합친 ‘할메니얼’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레트로 열풍이 MZ세대 사이에서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할머니 음식이라며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음식들에 젊은층이 이토록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이 현상의 원인에 대해 전통 식재료가 젊은 세대에게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할메니얼로 불리는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찰떡콩떡’ 아이스크림을 선보이게 됐다”며 “뉴트로 식품은 이색 경험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니즈를 충족해 트렌드가 됐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유행에 민감한 MZ세대에게 전통 식재료는 신선한 맛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즉 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레트로’(retro)에서 재미를 찾는 MZ세대의 특징이 전통 식재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현상이다.
또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에 이어, 음식의 맛과 건강(라이프)의 밸런스인 ‘맛라밸’이 식품업계 트렌드로 떠오르며 할메니얼 입맛을 부추겼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맛에 열광하던 MZ세대가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건강하고 담백한 맛을 지향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간식도 영양과 맛을 모두 갖춘 디저트로 즐기는 경향이 짙어져 뉴트로 식품에 인기를 더하고 있다.
중장년층의 추억의 식재료를 현대적인 감성에 맞게 재탄생 시켜, 시니어와 젊은층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국민간식이라 불리우는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2019년 말 ‘찰 초코파이’로 재탄생했다. 초코파이에 우리 전통 디저트인 떡을 접목해 한국인의 입맛을 공략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인절미, 흑임자, 팥앙금 등 전통 식재료를 초코파이에 사용해, 유행에 민감하고 이색 조합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배스킨라빈스는 이번 9월 이달의 맛으로, ‘찰떡콩떡’이라는 이름의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인절미를 메인 원료로 활용한 ‘찰떡콩떡’은 곡물 풍미를 더한 ‘찰떡 아이스크림’과 ‘콩고물 아이스크림’에 쫄깃한 ‘인절미 떡’과 바삭한 ‘흑임자 볼’이 쏙쏙 박혀있는 제품이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는 가을과 추석 시즌을 맞아 전통 간식 메뉴인 ‘인절미’를 활용한 10월 한정판 음료와 디저트를 출시했다. 인절미와 카페라떼를 혼합한 ‘고소한 인절미 카페라떼’가 대표 메뉴다. 바삭한 크로플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인절미를 더한 디저트메뉴 ‘인절미 아이스크림 크로플’도 함께 선보였다.
이외에도 투썸플레이스의 ‘쑥 라떼’, 이디야의 ‘쌍화차’와 같은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시장에 나와, 다양한 세대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50~64세 사이 중년 여성의 근감소증과 비만, 심혈관질환 사이 관계성을 밝혀냈다. 폐경 전 중년 여성이 근감소증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비만율이 높고 심혈관질환 관련 위험 지표 수준이 높으며, 칼슘·칼륨 등 영양소 섭취 상태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경일대 식품개발학과 김미현 교수가 2009년~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50~64세 여성 20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가 이와 같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폐경 전 정상 그룹, 폐경 전 근감소증 그룹, 폐경 후 정상 그룹, 폐경 후 근감소증 그룹 등 총 4그룹으로 나눈 뒤 그룹별 식생활 상태 등을 분석했다. 50~64세의 신중년 여성 중 근감소증 유병률은 6.5%였다.
그 결과 근감소증이 있는 중년 여성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근감소증이 없는 여성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뇨병의 진단 지표인 당화혈색소와 혈중 비타민 D 농도 역시 근감소증이 있는 여성이 없는 여성보다 낮았다. 근감소증이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보다 칼슘, 칼륨, 니아신(비타민 B군의 일종) 섭취량도 적었다. 근감소증이 있는 폐경 전 여성의 칼륨·칼슘 섭취량이 특히 부족했다.
또한 근감소증이 있으면 폐경 여부와 무관하게 복부 비만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이 있는 여성이 정상 그룹 여성보다 체중·허리둘레·체질량지수(BMI)가 높았던 것.
얼굴·종아리 주목하고 앉았다 일어나기 해보면 알 수 있다
이처럼 근감소증은 노화로 인해 근육량이 줄어들고 근육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노년기 만성질환의 원인이다. 노인의 운동능력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저하시키고, 신체기능을 감소시키며 낙상과 골절 위험을 키우는 등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범이기도 하다.
건강한 노년 생활의 적, 근감소증을 간단하게 진단해볼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얼굴 살이 유독 많이 내렸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평소 영양 섭취가 골고루 이뤄지지 않으면 얼굴의 피하 지방이 빠지고, 음식물을 씹는 저작 능력이 떨어져 턱 근육이 빠지고 얼굴이 갸름해 보이기 때문이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볼살이나 줄어드는 것은 근감소증을 나타내는 지표로 볼 수 있다”며 “이때 턱 근육과 저작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돼 삼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신체에서 근육 감소가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곳이 종아리다. 전신의 근육량이 종아리 둘레와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진에 따르면 근감소증 환자의 82%는 종아리 둘레가 32㎝ 미만이었다. 성별이나 키에 관계없이, 65세 이상의 어르신 중 종아리 가장 굵은 부위 둘레가 32㎝미만이라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볼 것을 조언했다.
종아리 둘레를 재는 방법은 간단하다. 두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각각 맞대 넓게 만들어진 원, ‘핑거링’으로 종아리 가장 굵은 부분을 감싸면 된다. 이는 도쿄대 노인의학연구소가 개발한 ‘핑거링 테스트’ 방법으로 일반 성인의 핑거링 둘레는 30~32㎝다. 이때 종아리가 얇아 핑거링이 남는 사람은 근감소증 위험이 종아리가 핑거링보다 굵은 사람보다 6.6배 더 높았다. 핑거링이 종아리에 딱 맞는 사람은 2.4배 가량 높았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 같은 간단한 운동으로도 근감소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 5회를 15초 안에 하지 못하면 근감소증으로 진단한다. 이는 유럽노인병학회에서 발표한 ‘근감소증 새로운 진단 기준’에 포함됐다.
하체 근육 운동시키고, 단백질·비타민 D 섭취해야
근감소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근감소증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자포자기할 필요는 없다. 근력운동과 단백질 섭취 등 꾸준한 관리를 해주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하체 근육 키우는 데에 신경써야 한다. 근육의 70%는 하체에 있으며, 우리 몸을 지탱하는 곳이기 때문에 하체 근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전문가들이 중장년층에게 추천하는 운동은 앉았다 일어서기, 계단이나 비탈길 오르기 등이다. 산책할 때도 평소 걸음보다 조금 더 빠르게 걷는 것이 좋다.
비타민 D는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골절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에 중년 여성의 근감소증과 비만,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 경일대 연구진은 논문에서 “근감소증이 있는 여성의 경우 뼈 건강관리에 신경 쓰고, 계란·우유 등 비타민 D가 함유된 식품을 자주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운동할 때도 야외에서 햇빛을 쬐는 것이 좋다. 햇볕을 충분히 쬐면 체내에서 비타민D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경일대 연구진은 논문에서 하루에 20~30분은 야외에서 햇볕을 쬐어줄 것을 권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선크림을 두껍게 바르면 비타민 D가 생성되지 못해 결핍 증세를 보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외에도 단백질, 칼슘, 칼륨, 니아신 등 근육 대사와 관련 있는 영양소가 충분히 포함된 음식을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연구에 참여한 김미현 경일대 식품개발학과 교수는 논문에서 “중년 여성의 적절한 칼로리 섭취, 신체활동을 병행한 비만 관리, 건강 체중 유지가 근감소증 위험을 낮추는 데에 이롭다”며 “근감소증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 함께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고기는 명절 상차림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단골 식재료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평소보다 추석 직전에 소고기 구매액이 높게 나타난다. 2018년에는 평소보다 소고기 구매액이 175% 증가한 바 있다.
소고기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인의 소고기 1인당 소비량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은 2009년보다 60.5%(4.9kg) 증가했다. 올해는 정부로부터 재난지원금을 받으면서 다시 ‘소고기 파티’가 열리는 추세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5월 소비자 패널 88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차 재난지원금을 농식품 구입과 외식 등 먹거리에 사용했다는 답변이 59.9%에 달했으며, 한우는 34.4%를 기록했다.
좋은 소고기는 어떻게 고를까?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 부위는 양지였다. 2019년 소 부위별 연간 구입액을 살펴보면 양지가 16%, 갈비가 14.5%, 등심이 14.5% 순으로 비중이 사태, 우둔, 안심, 채끝에 비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부위만큼 소고기는 활용할 수 있는 요리가 많다. 다만 요리를 하기 전 신선한 소고기를 고르는 것이 우선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가오는 추석 명절, 소고기 고르는 방법을 안내했다. 보통 소고기는 색이 밝고 붉은빛을 띠는 것을 고른다. 지방색은 유백색을 띠면서 윤기가 도는 것이 좋다. 포장지 안에 육즙이 많이 고여 있다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이용으로는 선명한 선홍색을 띠며 마블링(근내지방)이 가늘고 고르게 분포된 고기를 고르면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등심과 안심, 채끝 등이 좋다.
구이용 갈비는 근내지방이 적당히 있고 근막이 적은 것을 고른다. 뼈에 붙은 고기는 질기기 때문에 고기의 결을 보면서 직각으로 칼집을 넣어주면 더 연하게 먹을 수 있다. 찜용 갈비는 지방과 힘줄이 너무 많지 않은 것을 선택한다. 표면의 근막은 요리 전에 없앤다. 갈비의 힘줄은 구우면 단단하고 질기지만 삶으면 부드러워져 갈비 특유의 깊은 맛을 낸다.
탕국용으로는 사태나 양지처럼 살코기와 지방, 근막이 적당히 있는 것이 좋다. 근막은 근육을 지탱해 주는 결합 조직으로 질기지만 푹 고거나 오랜 시간 끓이면 감칠맛을 낸다. 또 찜용 갈비는 지방과 힘줄이 많지 않은 것이 낫고, 산적이나 꼬치는 우둔이나 설도처럼 지방이 적은 부위를 고르는 것이 적절하다.
추석 소고기 요리, 이렇게
신선한 재료를 고른 후 요리를 할 때, 몇 가지를 신경 쓴다면 한층 더 훌륭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우선 소고기를 구울 때 고온에서 지나치게 오래 굽지 않는 게 좋다. 소고기 중 근육이 많고 지방이 적은 다리 살이나 안심에는 ‘L-카르니틴’이 풍부하다. 이는 근육을 건강하게 하고 피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소고기를 오래 구우면 단백질이 변성되고 고기가 딱딱해지면서 소화가 잘 안 된다. 이로 인해 영양분이 몸에 정상적으로 흡수되지 않을 수 있다.
소고기를 구울 때는 센 불에서 표면을 약 1분 30초 정도 굽고, 뒤집어서 반대쪽도 똑같이 굽도록 한다. 구운 소고기는 고추냉이, 무즙 등 소화효소가 들어 있는 채소와 함께 먹으면 소화가 한층 원활해진다.
또 갈비찜이나 불고기를 조리하기 전에 고기를 흰 우유에 담가두면 잡내를 잡아주고 육질의 결이 살아 식감이 좋아진다. 완자 등 분쇄육을 조리할 때는 반드시 속까지 완전히 익혀야 하며, 햄·소시지 등 육가공품도 중심 온도 75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양념을 이용한 소고기 조리 시 설탕 대신 파인애플, 배, 키위와 같은 과일을 사용하면 당도 줄이고 연육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남은 고기는 반드시 섭씨 4도 이하에서 보관한다. 또 공기가 닿지 않도록 포장해야 수분 증발을 막을 수 있다. 조리한 고기는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냉동 보관하며 생고기보다 산화, 변질이 빠르게 진행되므로 되도록 일찍(2~3일 이내) 소비하는 게 좋다.
흔히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인생이 그렇듯이 사랑에도 정답이 없다. 인생이 각양각색이듯이 사랑도 천차만별이다. 인생이 어렵듯이 사랑도 참 어렵다. 그럼에도 달콤 쌉싸름한 그 유혹을 포기할 수 없으니….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헤어질 수 있다면 당신은 사랑에 준비된 사람이다. ‘브라보 마이 러브’는 미숙했던 지난날을 위로하고 남은 날의 성숙한 촉매제가 될 당신의 중년 사랑을 보듬는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내게 이렇게 자학 증상이 깊은 줄 몰랐다. 니체는 사랑이란 정과 망치로 하는 거라고 했다. 돌 안의 형상을 망치와 정으로 쪼고 깨서 오롯이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그러나 나의 사랑은 그녀의 날카롭고 거친 정과 망치에 맞아 아예 형체도 없이 부서질 지경이다.
내가 옛 연인을 통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옛 연인’이란 말은 정정하자. 쓰라리고 아프지만 그 말은 쓰지 않기로 하자. 나의 이런 표현이 그녀를 더 질색팔색하게 하니까. 건강한 사랑은 자존감이 우선이어야 한다지만 그녀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는 나의 꼬락서니라니.
나는 안정된 직업과 안온한 가정을 가진 중년의 ‘멀쩡한’ 남자다. 지난 사랑의 감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것만 빼고는 관계 맺는 데에도 상식적인 사람이다. 전문직을 갖고 있지만 이게 그녀의 더 큰 밉상을 사게 될 줄이야. “나이 들어서도 먹고사는 걱정이 없으니 재미 삼아 날 쫓아다니는 거냐,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냐? 나는 살아가느라 하루하루 허덕이는 사람이다. 당신처럼 한가하게 사랑 타령이나 할 여유가 없다”며 내게 쏘아붙였던 것이다. 벌침 정도가 아니라 말벌에 쏘인 듯 몸을 가눌 수 없는 충격이었지만 반응을 끌어냈다는 것만으로도 한동안은 살 것 같았다. 그렇게 따라다닌 결과가 결국 그런 통박이냐고? 당신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이냐고?
전문직 종사자라는 소개는 방금 했고, 객관적으로 봐서 나는 외모도 괜찮은 편이다. 곱상한 얼굴도 얼굴이지만, 60대 중반의 남자로 배 안 나오고 머리 벗겨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기본 이상이 아닌가. 성격은 내성적이며 소극적인 편이다. 그녀를 쫓아다니는 적극성만 빼고는.
소위 ‘꽃미남’이었던 나는 사춘기 때부터 여학생들의 관심을 끌었고, 때로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예민한 자의식의 시기, 이성에게 인기 있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하늘 높은 줄 몰랐던 시절, 내 매력에 내가 ‘쩔어’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매번 거절당했고 단 한 번도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한 적 없이 무심히 세월만 흘렀다. 그렇게 좌절된 내 사랑은 지금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남들은 집착이라고 했고, 그녀는 스토킹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봄 교회 수련회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나도 그녀도 새 신자에 속했으니 그룹 내에서 동질감을 느낄 법도 하건만, 고3이 되어서도 2년 내내 그녀는 시종일관 내게 무관심했다. 그녀 말마따나 우리에겐 어떤 추억 한 자락도 없다. 그러기에 지금 와서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이 들고 세파에 치인 모습도 보이기 싫다며. 인정한다. 그녀와 내가 공유할 추억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항상 무리 속에 있었으니까. 단 한 번 핑곗거리를 만들어 빵집에서 크림빵과 우유를 시켜놓고 마주 앉았지만 그녀는 멀뚱했고 나는 애만 탔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이야기다. 그러니까 나는 무려 50년 동안 첫사랑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투르게네프는 그의 자전적 소설 ‘첫사랑’에서 40대 주인공 블라지미르를 내세워 ‘겨우’ 30년밖에 안 된 사랑에 괴로워했지만 나한테 비하면 약과인 셈이다.
아, 여기서 잠깐, 어쨌거나 당신은 유부남 아니냐고 비난하지는 마시라. 내가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으니까. 난 그냥 말을 붙여보고 싶고 만나 차 한잔 하고 싶을 뿐이니까. 그렇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봐온 것은 더욱 아니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지난 50년 동안 그녀는 늘 내 가슴속에서 살았으니까. 참한 여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셋이나 낳았지만 내 가슴 한편은 늘 시렸고 구멍이 나 있었다. 결코 메워질 수 없는 구멍이. 그 구멍을 내 맘속 그녀의 존재로 채우고 있었지만, 동시에 나는 모범 가장이자 자상한 남편, 애정 많은 아빠였다. 그 사실은 그 공허함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단 뜻도 된다. 바람결에 들려오는 소식을 들으며 이렇다 할 추억거리 하나 없는 우리의 사랑, 아니 나의 사랑을 한심해하며.
10년 전쯤 그녀가 남편과 사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분이 묘하고 정신이 멍했다. 지금까지 1년에 한두 번 정도 나를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문자를 보내오다 그녀가 혼자가 되었다는 말에 용기를 낸 것은 사실이다. 그것도 10년이나 지나서.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그녀의 마음에 균열을 가져온 것일까. 나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단지 그 오랜 세월 동안 한 번도 응답이 없다가 50년 만에 반응이 왔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내게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
문자 메시지로 목소리 한 번 들을 수 있겠냐고 했다가 예상대로 된통 구박을 받았다.
아까 말했듯이 ‘나는 삶에 지치고, 해결해야 할 현실의 문제만으로도 골치 아픈 사람이다. 당신처럼 추억에 잠길 새가 없다. 그리고 우리가 언제 사귄 적이라도 있냐. 왜 일방적으로 이러냐. 다시는 이런 것 보내지 마라. 또다시 이러면 당신 아내한테 알릴 수도 있다’는 답이 온 것이다. 불쾌감과 노기가 서린 글자 하나하나마다 굳은 표정으로 정과 망치를 들고 내 가슴을 찍고 쪼개는 그녀의 모습이 겹쳐졌다.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된다. 입장이 바뀌었다면 나도 저럴지 모른다. 나라는 존재가 언제 한 번이라도 그녀 마음 한 귀퉁이나마 차지한 적이 있었던가. 도대체 나는 왜 자존심도 없는 찌질한 인간이 되었을까.
그럴 듯한 사회적 위치의 나를 망각한 채 그녀를 향한 마음의 고삐를 어찌하여 50년 동안이나 다잡지 못하는 것일까. 이렇게 수모를 겪고도, 그녀의 매몰찬 말을 가슴에 비수로 꽂고도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내 마음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남자들은 여자들과 달리 이별 후 애도 과정을 제대로 밟지 못한다고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녀와 나는 이렇다 할 연인 사이가 아니었지만 나로서는 차이가 없다. 정신의학자이자 죽음 연구자인 퀴블러로스는 죽음에 버금가는 상실의 단계를 이렇게 말한다.
뜻하지 않게 연인과 헤어지거나 버림을 받았을 경우 처음에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별은 기정사실이 되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분노하게 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유명한 영화 대사가 이 단계에서 나온 것이라나. 그러다 분노는 슬픔으로 변하고 그(그녀)가 나를 떠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때부터 한없이 우울하고 깊은 슬픔에 빠지지만, 동시에 떠나보냄의 애도 과정이 완성되면서 삶은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내 사랑에 대한 애도는 어느 단계에서 멈춘 것일까. 부정일까, 분노일까, 슬픔일까, 아니면 아직 한 스텝도 내딛지 못한 것일까.
※브라보 마이 러브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유리컵을 가득 채운 뽀얀 우유 위로 천천히 퍼지는 에스프레소. 접시 위 색색의 크림치즈를 바른 베이글과 소복이 내려앉은 견과류. SNS에 ‘홈카페’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이런 게시물이 448만 개나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카페 이용이 불편해지자 집 내부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며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는 ‘홈카페족’이 늘고 있다. 마치 예쁜 카페를 방문한 기분을 내기 위함이다.
특히 집에서 간편하게 커피를 즐기는 중년 홈카페족이 속속 늘고 있다. 전국 50세 이상 남녀 3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임팩트피플스에 따르면, 5060세대 가운데 62%는 최근 1년 이내 커피머신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머신을 이용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27%)’, ‘다양한 원두 맛을 집에서 느껴보고 싶어서(23%)’ 등으로 상위 2개 응답이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중장년들 사이에서 홈카페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은 셈이다.
나만의 홈카페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기존 공간을 정리하고, 여기에 좋아하는 소품을 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거실과 주방, 베란다 등 공간을 활용해 자신만의 홈카페를 즐길 수 있다. 음료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 탄산수, 커피, 우유 등을 활용하면 된다.
홈카페 하면 커피부터 떠오르지만 요즘엔 신선하고 다채로운 메뉴가 많다. 맛은 물론이고 보는 재미까지 갖춘 메뉴들이 인기다. 중장년 홈카페족의 즐거움을 돋구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다양한 홈카페 메뉴를 소개한다.
복숭아 그릭요거트
집에서는 신선한 제철 과일을 활용하기 좋다. 최근 7~8월이 제철인 복숭아로 만든 복숭아 그릭요거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우선 복숭아 윗면을 칼로 자른 뒤 숟가락으로 씨 부분을 파내고 껍질도 벗긴다. 복숭아가 준비되면 그릭 요거트로 속을 가득 채운다. 랩을 씌워 냉동실에 1시간 얼린다. 접시에 견과류나 시리얼을 깔고 위에 복숭아를 얹는다. 마지막으로 꿀로 토핑하면 완성된다.
레몬딜버터
레몬딜버터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소개된 바 있다. 버터와 레몬,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는 허브인 딜이 주재료다. 버터와 얇게 간 레몬 껍질, 다진 딜 이파리를 섞어 원통 모양으로 뭉친 후 냉장실에서 굳힌다. 레몬딜버터는 갓 구운 토스트에 발라 먹어도 좋고, 스테이크에 곁들이면 상큼한 레몬 향과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냉동실에 보관하면 2개월간 먹을 수 있다. 인기에 힘입어 여러 판매처에서 레몬딜버터 만들기 키트도 판매한다.
크로플
크로플은 초승달 모양의 빵인 ‘크루아상’과 ‘와플’의 합성어로, 와플 팬 또는 와플 메이커에 크루아상 생지를 넣고 구운 디저트다. 반죽과 버터가 교차하는 층 구조로 이뤄진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처럼 구워, 크루아상의 식감과 고소한 버터의 풍미, 와플의 바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아이스크림이나 생크림, 메이플시럽, 시나몬, 설탕 등을 곁들여도 좋다. 생지를 구매할 때는 발효 생지인지 미발효 생지인지 확인을 하고 구매해야 한다. 미발효 생지는 발효 과정을 거쳐야 생지가 부풀어 올라 적당한 크기의 크로플이 된다. 자매품으로 가래떡이나 인절미를 와플 팬에 구운 ‘떡플’도 인기다.
달고나라떼
달고나라떼는 코로나19로 지난해 파생된 ‘집콕’ 트렌드 중 하나다. 만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기였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지만 시간과 노력이 꽤 든다. 먼저 커피 가루, 설탕, 물을 1대 1대 1 비율로 넣고 걸쭉해질 때까지 저어 달고나 크림을 만든다. 젓는 횟수는 최소 400번 이상이다. 점차 꾸덕꾸덕해지면 크림을 차가운 우유 위에 얹으면 된다. 달고나를 잘게 부숴 올리면 금상첨화다. 쌉싸름한 커피와 달달한 달고나가 잘 어우러진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이 있을 만큼 떡볶이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다. 궁중의 격식 있는 명절 요리에서 서민의 음식이 되기까지 변화의 뼈대에는 서민의 삶과 문화가 함께했다. 대한민국과 더불어 산전수전을 겪으며 변화하고, 더 나아가 세계에서 사랑을 받는 K떡볶이. 떡볶이의 역사와 함께한 시니어들의 추억을 따라 K떡볶이의 모든 것을 살펴본다.
2000년대 중반부터 떡볶이 프랜차이즈화가 진행돼 지금은 수많은 떡볶이 가게가 존재한다. 바야흐로 떡볶이 전성시대다. 한 음식 메뉴가 프랜차이즈화하며 크게 확장됐다는 사실은 시장성과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평가됐음을 의미한다.
2010년대 초반 등장한 배달 서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배달 앱에서 상위 메뉴에 항상 떡볶이가 자리잡고 있을 정도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떡볶이 수요는 2020년에 2019년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변화 덕에 골목 안쪽에 속속 숨어있던 떡볶이 가게들이 이제는 대로변에 당당히 자리잡았다. 작은 동네에 있는 영세 가게에서 거대한 비즈니스로 성장한 셈이다.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요즘 떡볶이’
떡볶이가 간식에서 요리로 거듭나고 있다. 고추장뿐 아니라 크림과 로제, 마라 같은 다양한 소스로 맛을 내고, 풍성한 재료와 식감을 살려주는 사이드 메뉴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로제 열풍’이 불면서 떡볶이 프랜차이즈들이 앞다퉈 로제 떡볶이를 출시했다.
로제소스는 토마토소스에 크림을 섞은 것으로, 분홍빛을 띠고 있어 프랑스어로 '핑크빛'을 뜻하는 ‘로제(Rose)’라는 이름이 붙었다. 토마토소스와 크림소스 두 가지 맛이 조화를 이루며 부드러운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로제 소스에 토마토 대신 고추장을 넣는다. 우리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국식 로제’인 셈이다. 로제 떡볶이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까지 사로잡으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로제 떡볶이에서 시작된 로제 열풍은 로제 찜닭, 로제 닭발, 로제 돈가스처럼 다양한 파생 메뉴를 탄생시켰고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SNS(소셜미디어)와 유튜브에서는 로제 시리즈 ‘먹방(먹는 방송)’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떡볶이로 시작한 ‘K로제’, 인기 비결은?
로제의 유행은 지난 1~2년간 식품업계를 휩쓴 중국식 매운맛 ‘마라(麻辣)’의 연장선에 있다. 맵고 짠 맛에 익숙해진 요즘 세대는 더 자극적인 맛을 찾고 있다. 하지만 마라 맛은 호불호가 갈린다. 특유의 이국적인 향 때문에 아예 못 먹는 사람도 있다. 김소라 요기요 마케터는 “한국식 로제 소스의 기본 바탕은 고추장이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낮다”고 말했다.
한국식 로제는 비교적 호불호가 적다. 크림의 유지방이 고추장·고춧가루의 매운맛을 완화해 주지만 그렇다고 너무 느끼하지도 않아서다. 하얀 크림소스보다는 한국인의 대중적인 입맛에 더 잘 맞는다.
53세 A 씨는 “딸이 요즘 유행하는 떡볶이라며 하도 같이 먹자고 해서 먹어봤다. 화사한 장밋빛이라 일단 눈이 즐거웠다. 고추장의 매콤한 맛에 우유와 생크림의 고소함이 더해져 살짝 달콤한 맛도 느껴졌다. 마치 서양 요리를 먹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의 이유 중 하나다. 떡볶이처럼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한식에 사용할 수 있다. SNS에서는 농심 신라면을 활용한 ‘로제 신라면 레시피’가 화제다. 신라면에 우유나 생크림, 고추장을 살짝 넣어서 끓이는 조리법이다. 일반 가정 집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만한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떡볶이를 시작으로 유행한 로제 소스는 여러 음식에 활용되며 세대를 뛰어넘고 있다. 떡볶이가 새로운 음식 유행마저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떡볶이가 국민 음식을 넘어 최근 한류 인기를 타고 세계적인 음식으로도 발돋움하고 있다. 더 다양한 맛과 식감으로 해외 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3년부터 식품을 ‘팔아도 되는’ 유통기한이 ‘먹어도 되는’ 소비기한으로 바뀐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식품 상태와 상관없이 버리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개정으로 버리는 음식이 줄어 음식물 쓰레기 양도 줄어들 전망이다.
소비기한이란 보관 조건을 준수할 경우 소비자가 먹어도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는 기한이다. 제품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유통·판매를 허용하는 기간이 아닌 소비자가 식품을 보관만 잘한다면 먹어도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는 기한을 표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화장품법을 비롯해 6개의 소관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개정된 식품 등 표시·광고법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부터 식품 유통기한 표시제가 소비기한 표시제로 변경된다. 다만 우유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 수입 관세가 폐지되는 점 등을 고려해 8년 이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소비기한은 원료·제조방법·포장법·보관조건 등을 고려해 맨눈 검사, 미생물 측정 등의 실험을 통해 설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소비기한 도입으로 품질 변질 시점이 10일일 경우, 안전기한이 ‘6~7일’에서 ‘8~9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식품업계는 소비기한 도입 시 두부·우유의 유통기간이 14일→17일, 액상 커피는 77일→88일, 빵류는 3일→4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식약처는 "제도 시행에 앞서 소비기한에 대한 충분한 인식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유통 온도에 취약한 식품은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웃는 얼굴, 난처한 얼굴, 우는 얼굴. 직접 나누는 대화보다 메신저로 주고받는 메시지가 익숙해진 요즘. 한 줄짜리 짧은 메시지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표정’이 있다. 바로 이모지(Emoji)다. 한국에서는 이모티콘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모티콘의 한 종류로 보면 된다.
“이모지처럼 시대를 초월한 개념이면서 현대적인 것도 없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건축·디자인부 수석 큐레이터 파올라 안토넬리는 이모지(Emoji)를 이렇게 평가했다. 1999년 일본에서 탄생한 최초의 이모지는 2016년 뉴욕 현대미술관의 수장품이 됐다. 올해 발표된 ‘이모지 14.0’ 후보에는 임신한 남성을 본뜬 모습의 이모지가 등장해 전 세계 누리꾼들의 논쟁거리로 등극했다.
이렇듯 이모지는 단순히 감정을 전달하는 이모티콘의 개념을 넘어, 첨예한 사회적 이슈를 비추는 창이 됐다. 사회적 성을 의미하는 ‘젠더’나 다양성을 존중하는 MZ세대의 가치관과 맞물려 디지털 세상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젊은 신입사원이나 손주를 이해하고 싶은 시니어라면 이모지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소수 세계를 담는 12픽셀 그림
지난 17일 발표된 ‘임신한 남성’ 이모지 외에도 다양성을 반영한 사례는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내년에 출시될 이모지 14.0의 최종 후보군에는 왕자나 공주로 성별을 구분 짓지 않은 ‘왕관을 쓴 사람’ 이모지, 다양한 피부색을 지닌 손이 악수를 나누는 이모지가 포함됐다. 또 케이팝(K-POP) 아이돌 가수와 팬덤이 자주 사용하는 손가락 하트 이모지는 케이팝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한다.
성별·인종에 대한 선입견을 부수는 이모지도 지속적으로 추가됐다. 2012년에는 손을 잡은 동성 커플의 이모지가 등장했고, 2015년에는 같은 모양의 이모지를 피부색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변화했다. 지난해 출시한 산타 할머니, 우유병을 물린 남성 이모지나 턱시도를 입은 여성, 결혼식 면사포를 쓴 남성도 궤를 같이 한다. 2019년부터는 청각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이모지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사용자 반응도 좋다. 소프트웨어 회사 어도비가 지난 4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새롭게 추가된 이모지’ 중 가장 인기 많은 이모지 1위는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는 사람’, 3위는 ‘턱시도를 입은 사람’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 모두 성별을 드러내지 않은 성 중립적인 디자인의 이모지다.
전통적 관념이 익숙해 이러한 변화를 낯설어하는 시니어가 반길만한 이슈도 있다. 지난해 한 대학생이 알약을 장기모양으로 디자인해 세계 디자인상을 싹쓸이했다. 출품자인 최종훈 씨가 디자인에 붙인 이름은 ‘피모지’. 약(pills)과 이모지(emoji)의 합성어다. 할머니 댁에 쌓여있는 약 봉투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린 그는 출품서에 “시각장애인들, 특히 노인들이 직관적으로 자신이 복용하는 약의 효능을 알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라고 적었다. 복용하는 약이 여럿인 노인들이 약물을 잘못 복용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태어난 디자인이다.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정확한 용량에 따른 조제가 어렵고, 일정하지 않은 모양의 알약은 쉽게 부서져 복용량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력이 좋지 않은 노인이 알약 모양으로 정확히 식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해당 디자인에 대한 수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하지만 배려가 돋보이는 착한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여름철 유난히 발병이 잦은 질병이 있다. 중장년 남성에게는 ‘요로결석’이 대표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요로결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2015년 26만6493명, 2017년 28만3754명, 2019년 30만7938명으로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다른 계절에 비해 7~9월 여름철에 요로결석 환자가 많았는데, 특히 8월에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2배 가량 많다. 연령대별로는 젊은 연령층보다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요로결석 환자 증가 추세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은 매년 50만 여명이 요로결석 때문에 응급실을 찾고 있고, 환자 수는 지난 30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요로결석은?
요로결석은 요로계에 결석이 만들어져 소변 흐름에 장애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격심한 통증을 일으키거나 요로 감염, 수신증, 신부전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결석은 소변 속 칼슘과 인산염, 요산, 수산염 등이 결합해 결정체로 변해 나타난다.
요로결석 증상은 갑작스레 옆구리 통증 같은 측복부 통증을 느끼며 나타난다. 의학계에서 출산, 급성 치수염과 함께 ‘3’대 통증‘으로 부를 만큼 극심한 통증이 대표 증상이다. 남성은 하복부와 고환, 음낭으로, 여성은 음부로 통증이 뻗어간다.
결석이 방광 근처까지 내려와 위치하면 빈뇨 등 방광 자극 증상도 발생한다. 통증이 심할 때는 구역과 구토, 복부행만, 혈뇨를 동반하기도 한다. 또 요로 감염, 수신증, 신부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수신증은 콩판에서 요관과 방광으로 내려가는 길이 막혀 소변이 고이고, 이로 인해 막힌 부위 압력이 상승해 콩팥 신우와 신배가 늘어나는 증상이다. 신부전은 신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요로결석 치료법은?
요로결석 대부분은 소변에 포함돼 자연스럽게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깨진 칼날 조각이 엉겨 붙어있는 듯한 결석 모양 때문에 배출될 때까지 극심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따라서 비뇨기과를 빠르게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좋다.
비뇨기과를 방문하면 의사 진단에 따라 약물요법과 체외충격파쇄석술, 요관경하 배석술, 경피적 신쇄석술, 복강경 및 개복수술 같은 방법으로 빠르게 치료할 수 있다.
요로결석 원인은?
요로결석은 식이 습관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은 수분 섭취 감소다. 물을 적게 마시면 요석결정이 소변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요석이 더 크게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요로결석은 유전적인 소인이 있다는 것이 정설이나 후천적인 생활습관도 연관성을 보인다. 요로결석을 유발하는 식습관은 예방법에서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
비만도 요로결석 원인이다. 과체중이 되면 소변의 화학성분이 결석이 생기기 쉬운 상태로 바뀐다.
여름에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온도와 계절은 요로결석 발생에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서 소변량이 줄어든다. 그만큼 소변 농도가 짙어지면서 요로결석이 만들어지기 쉬워진다. 또 햇볕에 많이 노출되면 비타민D가 많이 만들어지는데, 이런 현상이 요로결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더운 여름철에 요로결석 환자가 늘어난다.
요로결석 예방법은?
요로결석은 식습관으로 쉽게 예방할 수 있다.
① 수분 섭취
수분 섭취 감소가 요로결석의 가장 큰 발병 원인이다. 따라서 가장 예방법에서도 가장 중요한 방법이 수분 섭취 증가다.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위해 하루 1.5~2L 가량의 수분 섭취를 권장한다.
② 과다한 염분 섭취는 금물
염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칼슘뇨를 유발하고 구연산 배설을 줄인다. 따라서 염분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염분이 많은 냉동 식품, 생선이나 육류의 캔류 가공식품, 김치, 간장, 피클, 된장,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③ 과도한 수산화나트륨 섭취 제한
소변에 수산화나트륨이 많이 나타나는 고수산뇨증도 요로결석의 위험 인자다. 따라서 과도한 수산화나트륨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수산화나트륨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견과류와 초콜릿, 시금치, 홍차, 양배추, 파, 부추, 딸기, 당근이 있다.
④ 과도한 단백질 편식 제한
날씬하고 단단한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흔히 있다. 그런데 단백질은 잘 알려진 요로결석 위험 인자다. 따라서 결석 예방을 위해서는 과도한 단백질 편식을 제한해야 한다.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 생선 등이 있다.
⑤ 적절한 칼슘 섭취
요로결석 환자에게 칼슘 섭취 제한은 오히려 결석 위험도를 높인다. 따라서 적절하게 먹는 것이 좋다. 칼슘이 많이 함유된 식품에는 저지방 요구르트와 밀크셰이크, 치즈, 우유, 연여, 버섯, 굴, 옥수수빵이 있다. 다만 고용량 칼슘 약제는 결석 위험도를 증가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⑥ 구연산 함유 식품 섭취
구연산은 결석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성분이다. 따라서 구연산 함유 식품을 먹으면 결석 예방에 좋다. 오렌지와 자몽, 귤 같은 시큼한 과일과 오렌지 주스에 구연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요로결석에 대한 잘못된 상식?
요로결석 진단을 받으면 “맥주를 많이 마시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맥주를 마시면 소변량이 늘어서다.
그러나 이 조언은 일부 중장년에게는 오히려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 소변이 지나는 통로에 크기가 6mm 이하의 작은 결석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알코올을 섭취하면 탈수현상 때문에 역효과가 생길 위험이 커진다. 맥주 속 퓨린 성분은 몸속에서 요산이 늘어나게 하는데 요산이 쌓이면 결석이 된다. 따라서 맥주 대신 물을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박형근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로결석 환자의 30~50%가 5년 안에 재발한다”며 “재발을 피하려면 평소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하는 습관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럼에도 재발이 자주 일어난다면 병원을 찾아 요로결석을 일으키는 감염, 소변 양 감소 같은 원인을 제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엄마의 손맛을 물려받은 딸은 어느덧 엄마가 됐다. 세월이 흘러 그의 딸 또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손맛을 이어간다. 엄마가 딸에게, 딸이 엄마에게 전하는 특별한 레시피. 하숙정, 이종임, 박보경 3대를 거쳐온 요리 명가의 건강 요리법을 소개한다.
단백질이 풍부한 닭고기와 각종 약재가 어우러진 ‘국민 보양식’ 삼계탕. 이대로 즐겨도 좋지만, 녹두를 넣으면 더 풍부한 효능을 얻을 수 있다. 녹두는 체내 독성 물질을 배출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천연 해독제’라고 불린다. 매년 먹는 삼계탕이 지겨울 땐, 닭안심을 노릇하게 구워 스테이크로 즐겨도 좋다. 자양강장과 면역력 증진 효과가 뛰어난 전복도 보양식에서 빠질 수 없다. 찜, 죽, 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굴소스를 활용하면 이국적인 중화요리로도 완성할 수 있다. 무더운 여름, 각양각색의 화끈한 보양식으로 기력을 보충해보는 건 어떨까?
수삼녹두삼계탕
재료 및 분량 영계 1마리, 불린 찹쌀 4큰술, 불린 녹두 2큰술, 마늘 5알, 물 2.8L, 황기·수삼 1뿌리씩, 대추 2개, 밤 1개, 대파 1/2대, 생강·소금·후추 약간씩
1 찹쌀과 녹두는 씻어 8시간 정도 불린다.
2 영계는 손질한 후 뱃속에 불린 찹쌀, 녹두, 마늘, 생강편을 넣고 고정시킨다.
3 냄비에 물과 황기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2의 닭과 수삼, 대추, 밤, 마늘, 생강편을 넣고 센 불에서 50분 정도 끓인다.
4 기름은 걷어내고 황기는 건져낸 다음 그릇에 담고 송송 썬 대파, 소금, 후추를 곁들여 낸다.
삼계스테이크
재료 및 분량 닭안심 6조각, 소금·후추·청주·식용유·베이비채소 약간씩
찹쌀리소토 양파 20g, 수삼 1뿌리, 대추·밤 1개씩, 올리브오일·다진 마늘 1큰술씩, 닭육수·우유 1/2컵씩, 찹쌀밥 1컵, 파르메산치즈 약간
1 손질한 닭안심을 소금, 후추, 청주로 밑간하고 달군 팬에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2 양파와 수삼, 대추와 밤은 잘게 썬다.
3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양파와 마늘을 넣어 볶다가
수삼과 대추, 밤, 닭육수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4 3에 찹쌀밥을 넣고 우유를 넣어 끓인 후 치즈, 소금, 후추를 넣는다.
5 그릇에 찹쌀리소토를 담고 그 위에 구운 닭안심을 올린 뒤 베이비채소를 곁들인다.
전복수삼찜
재료 및 분량(1인분 ) 전복 6개, 수삼 2뿌리, 청양고추·대추 1개씩, 물 1컵, 다시마 5×5cm 2장, 은행 6알, 잣소금 약간
양념장 양조간장·청주·쌀조청 2큰술씩, 다진 대파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깨소금·생강즙·참기름 1작은술씩, 후추 1꼬집
1 전복은 솔로 비벼 손질하고 끓는 물에 1분 정도 데친 뒤
스푼으로 떠서 껍질을 떼고 내장을 제거한다.
2 전복 앞면에 칼집을 넣는다.
3 수삼은 뇌두를 떼고 솔로 비벼 씻어놓고, 청양고추는 3등분한다.
4 냄비에 분량대로 섞은 양념장과 물을 붓고 다시마, 전복, 수삼,
청양고추를 넣어 한소끔 끓인 후 중불로 줄여 뚜껑을 덮고 10분간 익힌다.
5 전복 껍데기에 전복을 담고 수삼을 곁들인 후 은행, 대추, 잣소금을 고명으로 얹는다.
6 그릇에 전복찜과 수삼을 곁들여 담는다.
중화풍 전복인삼볶음
재료 및 분량 전복 3마리, 대파 10cm 1토막, 빨강·노랑파프리카·양파 1/4개씩, 청경채 1개, 새송이버섯 1/2개, 마늘 3알, 인삼 1뿌리, 베트남고추 2개, 청주·소금ㅁ·후추·식용유·참기름 약간씩
소스 멸치육수 3큰술, 맛간장 1과1/2큰술, 청주 1큰술, 쌀조청 1/2큰술, 녹말가루 1작은술, 후추 약간
1 전복은 손질한 후 끓는 물에 1분 정도 데친다. 껍질과 내장을
제거한 다음 씻어 편으로 썰고 청주, 소금, 후추로 밑간한다.
2 대파는 송송, 파프리카는 마름모꼴로, 양파는 1.5cm 길이로 썬다. 청경채와 버섯은 한입 크기로 어슷하게 썬다. 마늘은 편으로 썰고,
인삼은 어슷하게 썬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맛간장 대신 굴소스를 사용해도 좋다.
4 팬에 기름을 두르고 대파와 마늘편, 베트남고추를 넣고 볶다가
채소와 버섯, 전복을 넣어 볶는다.
5 4에 소스를 넣고 볶은 다음 참기름을 두른다.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종임(Scook청담 요리학원 원장), 박보경(아이미각연구소 소장) 푸드스타일리스트 박정윤 콘셉터 픽푸 곽영신 장소 Scook청담 요리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