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잎을 비롯해 다양한 식물의 뿌리, 열매, 꽃 등을 우려 마시는 요즘. 생수가 아닌 탄산수나 우유, 알코올 음료에 차를 내리기도 하고, 여러 재료를 혼합해 블랜딩 티를 즐기기도 한다. 차의 종류가 많아진 만큼 그 맛과 향 역시 헤아리기 어렵다. 일일이 맛보기는 어려우니, 몇 가지 힌트를 통해 내 입맛과 취향에 맞는 차를 알아보자.
도움말 정승호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대표
STEP 1. 카페인 Yes, 맛과 향에 따라 Pick!
장 건강에 좋은 스페셜 발효 티 ‘콤부차’
콤부차(kombucha)는 설탕을 넣은 차(녹차나 홍차)에 효모와 박테리아 유익균을 첨가해 발효시킨 차다. 콤부차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박테리아와 효모 집단’이라 일컫는 스코비(SCOBY) 때문이다. 스코비에 들어 있는 효모가 설탕을 먹이로 먹고 대사하면서 장 건강에 좋은 유익균을 만들어내는 것. 이 과정에서 소량의 이산화탄소가 생성돼, 탄산음료 같은 청량감을 선사한다. 스코비는 ‘홍차버섯’이라고도 불리며, 시중에서 구입 가능하다. 원하는 차를 활용해 나만의 콤부차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콤부차 레시피] 차를 우린 후 찻물에 설탕(찻물의 10% 정도)을 넣고 녹인다. 차가 식으면 스코비를 섞어 유리병에 넣어 일주일 정도 발효시킨다. 완성된 콤부차는 2차 발효를 시키거나, 냉장고에 넣어두고 마신다.
STEP 2. 카페인 No, 재료와 효능에 따라 Pick!
궁합이 잘 맞는 티 블랜딩
① 히비스커스와 로즈힙 : 두 재료 모두 차를 우리면 붉게 물들고 새콤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상큼하게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섞어 마시면 좋다.
② 우엉과 민들레 뿌리 : 함께 우리면 구수하면서 쌉싸래한 맛이 배가 돼 커피 대용 차로 즐길 수 있다. 더불어 뿌리에 담긴 좋은 성분도 배가 돼 건강차로 손색없다.
③ 캐모마일과 라벤더 : 모두 향기가 좋은 허브로 유명하다. 블랜딩해 마시면 심신이 편안해지고, 불면증이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④ 녹차와 재스민 또는 민트 : 녹차는 맛과 향이 강하지 않아, 재스민을 곁들이면 더 향긋해지고, 민트를 곁들이면 깔끔하면서 상쾌해진다.
‘차품(茶品)은 인품(人品)’이라 했다. 그만큼 재료도 중요하지만 차를 우려내는 사람의 손길에 따라 맛과 향, 효능이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즉, 같은 차라도 어떤 방법으로 즐기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셈이다. 이제 막 차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으려는 이들에게 징검다리가 되어줄 쏠쏠한 정보들을 모아봤다.
감수 한국티협회
STEP 1. 알아두:다[茶]
녹차와 보이차의 원료는 같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등은 맛과 향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모두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라는 나무의 잎으로 만든다. 흔히 ‘차나무’라고 부르는데, 똑같은 잎이라도 차를 만드는 방식과 산화·발효 정도에 따라 풍미가 다르게 나타난다. 산화를 억제하는 녹차는 폴리페놀, 카테킨을 비롯한 항산화 성분이 가장 많고, 보이차는 후발효 과정에서 유익한 미생물을 포함해 소화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티 카페인’과 ‘커피 카페인’의 차이는?
차에 함유된 카페인을 일컬어 테인(theine)이라 부른다. 말린 찻잎의 무게를 기준으로 따지면 카페인 함량은 커피와 비슷하거나 더 많다. 그러나 차는 본래 지닌 카페인의 60~70%만이 우러난다. 두 카페인은 화학 구조나 성질 면에서 동일하지만, 작용 면에서는 다르다. 차 속에 들어 있는 테아닌(theanine)은 카페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데, 이를 길항작용(拮抗作用)이라 한다. 상반되는 두 성분이 동시에 작용해 그 효과를 서로 상쇄시키는 것이다. 테아닌은 카페인에 의한 중추신경 자극을 약화해 흡수를 서서히 일어나게 하고, 카페인으로 인한 불안, 불쾌감 등의 부작용을 억제해준다.
티젠을 아시나요?
엄밀히 말하면, 차나무 잎과 싹을 달이거나 우린 물을 ‘차(tea)’라 하지만, 통념상 다른 식물의 잎, 가지, 뿌리, 꽃, 열매 등을 가공해 마시는 것을 모두 ‘차’라 일컫는다. 꽃차나 허브차, 한방차 등은 ‘티젠(tisanes)’ 또는 ‘대용차’라 부른다. 티젠은 한 종류만 마시기도 하지만, 성분의 궁합이나 맛을 고려해 여러 종류를 혼합해 ‘블렌딩 티’로도 만든다. ‘마테차’를 제외하곤 카페인이 없어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다.
‘티백’은 ‘잎차’보다 맛이 떨어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티백은 ‘편리성’ 면에서는 좋지만 향미 측면에서는 잎차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나 찻잎을 직접 우려 마시려면 다소 번거로우니 개인 상황에 맞춰 차를 즐기면 된다. 간혹 티백이나 티백 속 찻잎의 품질이 떨어진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해다. 과거에 비해 티백 재료도 좋아졌고 가공 기술도 발달해 안심하고 우려 마실 수 있는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잎차와 마찬가지로 물에 너무 오래 담가두면 향미가 떨어진다. 뜨거운 물에 2~3분 정도 우린 뒤 건져냈다가 재탕해 마셔도 괜찮다.
어떤 티백을 고를까?
찻잎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성분이 충분히 우러날 수 있도록 티백 주머니가 넉넉한 것이 좋다. 직사각형보다는 피라미드형 티백이 물이 쉽게 드나들어 찻잎이 더 잘 우러난다. 피라미드형 티백에는 나일론, 실크, 그리고 친환경 소재로 만든 것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고급일수록 그에 걸맞은 좋은 재료를 넣게 된다. 종이 티백에 들어 있는 차는 향이 많이 새어 나오기 때문에 구입 후 바로 마실 것을 권한다.
STEP 2. 우리:다[茶]
차, 겉만 보고 사지 마세요!
차는 종류와 품종에 따라 외형, 색, 향 등이 다양하지만 전문가도 건차(乾茶)의 상태만으로는 품질을 판단하기 어렵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마셔보고 구입하는 것. 그러나 차는 온도, 습도, 물, 다구, 그리고 우려내는 사람의 손맛 등에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직접 마셔보고 샀더라도 집에서 우리면 그 맛이 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연하게 우린 차는 더욱 그 맛과 품질을 구분하기 어려우니, 기왕이면 조금 진하게 우려 달라고 요청해 테스트해본다.
찻잎 우릴 때 어떤 물이 좋을까?
중국 속담에 ‘물은 차의 어머니’란 말이 있을 정도로, 어떤 물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차의 향미는 달라진다. 가장 좋은 물은 연수 또는 단물이라 하는 깨끗한 샘물(용천수)이다. 무기질이 다량 함유된 광천수는 차의 향미가 무거워져 적합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돗물도 나쁘지 않지만, 하루 정도 그릇에 받아놨다가 윗물만 사용하는 게 좋다. 또는 시판되는 샘물이나 정수된 물을 쓰면 된다. 단, 물을 너무 오래 끓이거나, 식은 물을 재탕해 사용하면 미네랄, 산소, 이산화탄소량에 변화가 생겨 차가 제대로 우러나지 않는다.
좋은 차 구매 요령
• 찻잎을 만졌을 때 까칠하고, 가늘게 잘 말라 있으면서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 찻잎은 개봉 후엔 향미가 점점 떨어지니, 소량 포장된 것을 고른다.
• 티 케이스에 차를 우리는 시간과 물의 온도가 표시된 것을 구입한다.
• 커피나 다른 향신료와 함께 판매하는 곳은 가급적 피하고 차 전문점을 이용한다.
• 시음이 가능하고, 직원이 차에 대한 질문에 잘 응대해주는 곳을 찾는다.
• 차 산지나 다원, 차 관련 박람회 등을 통해 차를 경험하고 비교 시음해본 뒤 선택한다.
차의 맛을 좌우하는 최적의 온도와 시간
차의 맛은 물의 알맞은 온도에 달려 있다. 가령 녹차에 팔팔 끓는 물을 부으면 신선한 찻잎이 푹 익어버리고, 너무 오래 우리면 맛이 떫어져 불쾌한 쓴맛이 강해진다. 찻잎의 종류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향미를 좋게 하는 적절한 온도와 시간은 다음과 같다.
물 온도를 맞춰주는 티포트가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물을 끓인 뒤 뚜껑을 잠시 열어 식힌 뒤 사용한다. 녹차는 5분, 우롱차는 3분, 홍차나 보이차는 2분 정도 온도를 내린 후 우리면 알맞다. 또 찻잎을 살 때 포장지나 설명서 등에 표기된 온도나 시간 등을 참고한 뒤 물과 찻잎의 양을 조절해가며 차의 맛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물과 재료의 분량은 물 200㎖에 재료 1.5~2g이 적당하다.
차를 시원하게 우릴 수는 없을까?
• 생수 냉침법: 물 500㎖당 찻잎 3~5g 또는 티백 1~2개 정도의 분량을 넣고, 냉장실에서 8~10시간 동안 천천히 우린다.
• 우유 냉침법: 우유에 우릴 때는 진하게 잘 우러나는 찻잎을 선택한다. 뜨거운 물 100㎖에 찻잎 10g 정도를 넣고 3분 정도 우린 뒤, 우유 400㎖를 부어 냉장실에서 하루 정도 냉침한다.
습기, 햇빛, 향기 No! 예민한 차 보관법
말린 차는 빛과 공기, 습기에 취약해 잘못 보관하면 향미 성분이 빨리 날아가 버린다. 또 커피나 향수, 비누 등을 주변에 두면 찻잎이 향을 빨아들여 본연의 맛이 변질된다. 다양한 차를 보관할 때는 향이 강한 차(국화차, 진피차 등)는 따로 구분하는 게 좋고, 조금씩 소분해 밀폐된 용기에 넣어둔다. 고온 다습한 환경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냉장고 안이나 가스레인지 주변엔 두지 않는다. 꽃차나 허브차는 예쁘게 보이기 위해 유리병에 넣기도 하는데, 가급적 햇볕이 들지 않는 장소에 보관하고 최대한 빨리 사용한다.
STEP 3. 즐기:다[茶]
차와 요리의 마리아주
마리아주(mariage)는 마실 것과 음식의 조합을 뜻한다. 그렇다면 차와 궁합이 좋은 음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차와 곁들이는 음식은 차 맛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 향과 맛이 너무 강하거나, 기름지면서 끈끈한 것, 씹을 때 소리가 나고 부스러지는 것은 피한다. 달달하고 기름진 케이크나 쿠키, 타르트 등에 차를 곁들이면 지방을 분해해주고 입안을 깔끔하게 해줘 잘 어울린다.
차와 페어링하면 잘 어울리는 먹거리
• 녹차: 송화 또는 흑임자 다식
• 홍차: 달콤한 쿠키나 케이크, 아이스크림
• 우롱차: 콩가루 다식과 양갱, 연어
• 보이차: 육포나 과일 등으로 만든 정과류와 떡
다구도 차 맛에 영향을 끼칠까?
차 애호가들은 차마다 선호하는 다구를 따로 마련한다. 물론 비싼 고급 다구를 써야 차 맛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구의 재질과 모양 등을 바꿔가며 최선의 향미를 찾아야 하고, 무엇보다 차를 우리는 사람의 손길이 어떠하냐에 따라 차의 품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단, 좋은 차일수록 큰 주전자보다는 작은 티포트로 여러 번 우려 마실 것을 권한다. 차를 큰 주전자에 넣고 우리면 향이 쉽게 날아가 풍미와 품질이 변하기 때문이다. 대개 은은한 차의 향미를 살리고자 할 때는 자기 재질이 적합하고, 꽃차나 허브차처럼 우러나는 색감을 만끽하려면 유리 재질이 알맞다. 또 가향차나 훈연차의 경우는 향이 오래 남아 주전자를 별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편리한 현대식 실속 다구
• 인퓨저(infuser): 모양과 크기가 다양해 취향에 맞는 인퓨저를 골라 쉽게 차를 우려 마실 수 있다. 주전자, 텀블러, 머그 등에 내장된 제품도 판매한다.
• 버튼식 차 여과기: ‘표일배(飄逸盃)’로도 알려진 제품으로, 찻잎을 담는 인퓨저와 티포트, 머그가 일체된 형태다. 인퓨저에 찻잎을 넣고 우리다가 뚜껑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침출된 차와 찻잎이 간단히 분리된다.
•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 커피를 내리는 도구이지만 차를 우릴 때도 유용하다. 찻잎을 넣고 물을 부은 뒤, 적당히 우러나면 플런저를 내린다. 너무 세게 내리면 찻잎이 짓이겨져 재탕해서 마시기 어려우니 힘을 적당히 줘야 한다.
오감으로 즐기는 차 한 잔
차를 시음할 때는 고요한 분위기에서 집중하며 맛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우러난 찻잎, 색깔, 향, 맛,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 등을 세밀하게 관찰한다. 나아가 찻물이 끓는 소리, 마른 찻잎의 촉감과 촉촉이 젖어드는 모습, 입술에 닿았을 때의 온도 등 오감을 활용해 차를 즐긴다.
문향(聞香), 차의 향에 귀 기울이기
주로 대만 우롱차 등을 시음할 때 차의 향을 더 깊게 느끼기 위해 ‘문향배’를 준비한다. 향이 오래 머물도록 길쭉한 모양이며, 마시는 찻잔과 별개로 향을 맡는 용도로 사용한다. 문향에는 열후(뜨거울 때 맡는 향), 온후(절반쯤 식었을 때 맡는 향), 냉후(다 식은 후 맡는 향)가 있는데, 열후는 향의 유형과 강약, 온후는 향의 농담과 장단을 구별한다. 냉후는 차향의 순수함과 혼탁함을 살피기 좋다.
‘마시는 때’를 알면 금상첨화
잠들기 전이나 늦은 시간에는 카페인이 함유된 차보다는 라벤더나 캐모마일 등의 허브차가 적합하다. 반대로 아침에 잠을 깰 때나 집중력이 필요할 때는 홍차나 마테차 등 카페인 티가 도움이 된다. 계절과 어울리는 차도 따로 있다. 봄에는 생명의 기운을 오롯이 담은 신선한 우전이나 다르질링 퍼스트 플러시 등이 좋고, 차가운 날씨에는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홍차나 보이차 등이 잘 맞는다.
계절별 궁합이 맞는 차
• 봄 : 우전, 감국차, 캐모마일, 다르질링 퍼스트 플러시
• 여름 : 백차, 오미자차, 황기차, 다르질링 세컨드 플러시
• 가을 : 우롱차, 황차, 재스민차, 다르질링 오텀널 플러시
• 겨울 : 홍차, 보이차, 어성초차, 겨우살이차
*플러시(flush): 언제 찻잎을 수확하느냐에 따라 3~4월은 ‘퍼스트 플러시’, 5~6월은 ‘세컨드 플러시’, 10~11월은 ‘오텀널 플러시’라 부른다. 퍼스트 플러시가 가장 상큼하고, 수확 시기가 늦을수록 맛이 깊어지고 몰트향은 강해진다.
[참고 및 발췌] ‘THE TEA BOOK’(시그마북스), ‘구구절절 차 이야기’(이른아침), ‘하오명의 차 이야기’(씨마스), ‘티는 어렵지 않아’(그린쿡), ‘티 아틀라스’(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차 茶 TEA’(시그마북스)
마늘·파·부추·달래·흥거 등 오신채를 넣지 않고 만든 요리를 ‘사찰음식’이라 한다. 자칫 맛이 덜하거나 심심할 것이라 오해하지만, 다양한 레시피와 플레이팅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우리 몸에 좋은 식재료를 활용한다면 더욱 건강한 한 상이 완성된다. 슈퍼푸드를 가미한 퓨전 사찰음식 레시피를 소개한다.
레시피 및 도움말 디알앤코 R&D총괄 장대근 셰프 스타일리스트 곽영신 장소 협찬 키프레시(롯데월드타워점)
귀리는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섬유질 등이 풍부해 성인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또 칼슘과 철분, 비타민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어린이나 노년층 영양식으로 활용해도 좋다. 최근에는 귀리를 볶아 납작하게 누른 오트밀이나 가루 형태로도 즐긴다. 몸에 좋은 식재료이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복통이나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으니, 하루 20g 이내(1~2큰술 정도)로 섭취하길 권한다.
영양귀리밥
재료 백미 2컵, 귀리 1컵, 옥수수 1/2개, 브로콜리 1/2개, 당근 1/4개, 아몬드 반 줌
만드는 방법
1. 귀리를 물에 30~60분 정도 불린다.
2. 귀리를 물에 불리는 동안 옥수수의 알갱이만 분리한다.
3. 브로콜리와 당근을 한입 크기로 자른다.
4. 밥솥에 백미와 귀리, 옥수수 알갱이, 브로콜리, 당근을 넣고 밥을 짓는다. 재료의 수분이 있으니 물의 양은 내용물의 1.2배만 넣어준다.
5. 잘 지은 밥 위에 슬라이스된 아몬드 두 꼬집을 뿌려 완성한다.
귀리셰이크
재료 귀리 한 줌, 우유 200㎖, 꿀
만드는 방법
1. 귀리를 깨끗이 씻은 뒤 중불에 5분 정도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볶는다.
2. 볶은 귀리를 믹서나 블렌더에 넣고 갈아 분말 형태로 만든다.
3. 우유 200㎖에 귀리 분말 1큰술을 넣고 섞는다. 우유 대신 두유나 아몬드유를 활용해도 된다.
4. 기호에 따라 꿀을 첨가한다.
5. 식감을 살리려면 볶은 귀리(갈지 않은)와 슬라이스 아몬드 등을 곁들인다.
귀리닭강정
재료 귀리 3큰술, 닭 안심 200g, 튀김가루 1½컵, 물 1컵, 식용유 3컵, 깻잎 4장
1. 귀리를 씻은 후 물에 30분 정도 불린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닭 안심은 깨끗이 씻어 2cm 크기로 잘라둔다.
3. 튀김가루 1½컵, 물 1컵, 준비한 귀리 3큰술을 섞어 튀김옷을 만든다.
4. 손질한 닭 안심에 튀김옷을 입힌다.
5. 냄비에 식용유를 붓고 강불에 가열해준 뒤 2번에 걸쳐 튀긴다. 이때 처음 튀긴 닭강정의 기름기를 한 번 빼주고 한 번 더 재빨리 튀겨낸다.
6. 기름종이 위에 튀긴 닭강정을 올려 기름기를 빼준다.
7. 완성된 귀리닭강정 위에 잘게 채 썬 깻잎을 곁들여낸다.
‘네덜란드-벨기에로 열흘간 여행 간다’고 하니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곳에서 그렇게 볼 게 많아?” 하면서. 결론부터 말하면, 미술 작품 순례만으로도 볼 것이 차고 넘쳐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누가 여전히 같은 질문을 또 한다면 자신 있게 대답해줄 것이다. “네덜란드, 벨기에 미술관 어디까지 가봤니?”라고. 고흐, 렘브란트, 루벤스, 페르메이르, 마그리트 등 스탕달신드롬(뛰어난 예술작품을 접했을 때, 그 충격과 감흥으로 인해 일어나는 정신적·육체적 이상 반응)까진 아니어도 명작을 코앞에서 감상하면서 작가들의 삶의 편린도 함께 접할 수 있는 가슴 두근거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대표 작가 Big3와 미술관을 소개한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의 작품을 포함, 15~19세기 네덜란드 유명 화가 작품 5000점, 조각품 3000여 점이 연대별로 전시돼 있다. 반 고흐의 자화상, 얀 페르메이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 17세기 네덜란드 상류층의 호화로운 생활상을 보여주는 가구 미니어처 ‘인형의 집’도 볼 만하다. ‘인형의 집’은 ‘집과 가구 모형을 실제와 똑같이 정교하게 만든 미니어처’다. 호화롭기 그지없는데 당대에는 서민 주택 한 채와 맞먹을 정도로 비싼 가격이었다고 한다.
렘브란트의 ‘야경’
뭐니 뭐니 해도 이 미술관의 대표작은 렘브란트의 ‘야경(夜警)’이다. 이곳에서 일부러 이 그림을 찾지 않아도 관람객이 제일 많이 모여 있는 곳을 따라가면 ‘야경’ 앞에 이른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2층 명예의 전당 전면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 렘브란트의 인생처럼 팔자가 센 작품이다. 전시 중 황산 세례와 칼로 그어지는 등 두 차례 수난을 당했다. ‘야경’을 완성한 해에는 첫 번째 부인 사스키아와 사별을 했고, 이후 혼인빙자간음죄로 고소당하는 등 사회적 명성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파산 등 경제적 문제도 몰아닥친다. 또 고객들의 요구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아 불만을 사면서 화가로서도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평이 있다.
‘렘브란트의 모든 것’
올해는 렘브란트 서거 350주년. 기념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6월까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서는 ‘렘브란트의 모든 것’ 전시회가, 7월부터 연말까지는 대표작 ‘야경’의 복원 과정을 보여주는 행사가 열린다. 우리가 갔을 때는 ‘렘브란트의 모든 것’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22개의 작품, 60점의 드로잉, 300점의 판화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렘브란트는 자화상도 40여 점 그렸는데 연대별로 주요 자화상을 한꺼번에 볼 수 있었던 게 큰 수확이었다. 자부심을 넘어 야망과 당당함을 보여주는 청년기 모습, 기름기와 욕망이 적당히 반죽된 중년기의 모습, 특히 쓸쓸한 눈빛을 한 노년기의 자화상에서는 ‘나 아직 살아 있어’ 하고 외치는 듯한 내면의 모습이 느껴졌다.
렘브란트 하우스
인간 렘브란트를 보다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 성공의 상징이자 몰락의 원인이 된 호화저택이다. 암스테르담 중심가인 요덴브레이스트라트에 위치한다. 1639년부터 20년간 살면서 작업을 했던 지역이다. 그 시절의 살림, 미술 도구, 호사스런 수집품들(코뿔소 뼈 등)이 층별로 전시돼 있다. 예술가뿐만이 아니라 수집가, 사업가, 거장으로서의 면목도 감상할 수 있다.
반 고흐 미술관
본관 상설전시관과 신관 기획전시관 건물이 유리 현관으로 연결돼 있다. 유화 200여 점, 소묘 500여 점, 편지 700여 통과 함께 고흐가 수집한 우키요에(일본 판화)와 회화를 포함한 컬렉션이 전시돼 있다. 규모는 세계 최대. ‘꽃피는 아몬드 나무’, ‘감자 먹는 사람들’, ‘해바라기’, ‘자화상’, ‘노란 집’ 등 전시 작품들이 다 걸작이다. 이곳에서는 하이라이트 중심의 감상보다는 전시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천천히 작품을 느끼는 게 좋다.
“열흘 내내 딱딱한 빵 조각을 유일한 음식으로 삼았지만, 이 그림 앞에 앉아 머물 수 있었기 때문에 인생의 10년은 행복할 것이다.”
고흐가 렘브란트의 작품 ‘유대인 신부’를 보고 외친 말이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옆 자신의 이름이 걸린 전용 미술관이 세계 명소가 된 것을 안다면 그는 무슨 말을 할까.
크뢸러 뮐러 미술관
고흐 미술관이 도심 속 미술관이라면, 이곳은 공원 속 미술관이다. 한적하기 때문에 여유롭게 감상을 즐길 수 있다. 뮐러의 부인 헬레나가 수집한 작품들을 기증받은 네덜란드 정부가 작품을 보관, 전시하기 위해 1938년 개관했다.
고흐의 유화 작품 90여 점, 드로잉 170점 등이 전시돼 있으며 규모는 세계에서 두 번째다. 이 미술관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작품은 ‘밤의 카페테라스’.
“푸른 밤, 카페테라스의 커다란 가스등이 불을 밝히고 있어. 그 위로는 별이 빛나는 파란 하늘이 보여. 바로 이곳에서 밤을 그리는 것은 나를 매우 놀라게 하지. (중략) 특히 이 밤하늘에 별을 찍어 넣는 순간이 정말 즐거웠어.”
고흐가 프랑스 아를에 머무르던 시절, 이 작품을 그리며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
밤하늘에 별을 하나씩 찍어가며 열정에 차 작업하는 고흐의 모습, 이 시절을 함께한 우체부 조제프 룰랭, 의사 가셰, 카페 마담 지누, 화가 고갱 등이 함께 어우러져 밤의 카페테라스에서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미술관이 위치한 호게 벨뤼베 공원은 네덜란드 최대 규모의 국립공원이다. 서울 여의도의 7배 면적인 70만 평 규모. 매표소에서 미술관까지는 2.4km나 되는데 자전거를 타고 가도 30여 분이나 걸린다. 매표소 입구에는 무료로 대여해주는 자전거가 진열돼 있다. 숲길의 나무와 반짝이는 나뭇잎 등이 고흐의 작품 ‘사이프러스 나무’의 풍경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얀 페르메이르와 마우리츠호이스 미술관
마우리츠호이스라는 이름은 이 집의 첫 번째 소유주였던 요한 마우리츠에서 따왔다. ‘마우리츠의 집’이란 의미를 갖는다. 네덜란드의 16~17세기 작품 8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렘브란트를 일약 유명 화가로 만들어준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파울루스 포테르의 ‘어린 황소’ 등이 하이라이트. 색깔이 다른 벽지로 전시장을 구분하고 창가엔 커튼도 달려 있어 얼핏 보면 가정집 같은 분위기다. 창 너머로는 호프페이베르 연못이 보인다. 백조들이 떼 지어 떠다니는 모습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창가엔 의자도 있어 중간중간 쉴 수도 있다. 창밖의 호수 풍경, 전시장의 작품 중 어느 것부터 볼지는 관람객 마음에 달려 있다. 편안하고 폭 감겨오는 미술관을 고르라면 단연 이곳을 꼽고 싶다.
우리는 마우리츠호이스 미술관에 도착하자마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기 위해 직행했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서 ‘우유를 따르는 여인’ 등의 작품을 감상했지만 이 작품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 원화를 보자마자 모두에게서 터져 나온 말은 “생각보다 작네?!”였다. 그림 크기는 44.5×39cm. 이러한 사이즈는 당시 네덜란드의 경제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그림을 걸어놓지 않은 집이 없을 정도로 일반 시민의 미술품 수요가 컸다. 작품의 크기가 작은 이유는, 붙였다 떼었다 하기 편한 그림이 판매하기 쉬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이아몬드 링’ 베이커리와 페르메이르
페르메이르의 흔적은 헤이그 인근의 델프트 시에 많다. 그는 태어나고 자란 이 지역을 평생 벗어난 적이 없다고 한다. 그의 묘지도 이곳에 있다. 델프트 시에는 ‘다이아몬드 링’이라는 빵집이 있다. 1796년부터 운영해온 유서 깊은 점포다. 프랑스인 발타자르 드 몽코니가 일기에 기록해놓았다는, 빵집과 페르메이르의 인연 한 토막이 특별하게 들려온다. 몽코니가 명성을 듣고 페르메이르의 집을 방문했는데 작품이 한 점도 없었더란다. 근처 빵집 주인이 소장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가 보니 600길드를 주고 산 작품이 있었다. 또 페르메이르가 빚을 갚기 위해 담보로 제빵업자에게 그림을 줬다는 기록도 있다. 그 얘기를 듣고 ‘우유를 따르는 여인’을 보니 우유병 앞에 놓인 바구니 속 푸짐한 빵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다이아몬드 링’에서 팔던 빵들과 닮아 있다. 시 광장 주변에서는 네덜란드의 전통 나막신 제작 과정을 보여준다. 델프트 거리에는 앤티크 숍이 많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유명해진 푸른색 터번, 델프트 블루 타일, 클래식풍 스탠드에 이르기까지 제품이 다양하다. 심지어 한국 탈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무더운 여름의 한복판 7월, 시원한 음료 한잔하며 읽을 만한 신간을 소개한다.
◇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김유라 공저ㆍ위즈덤하우스)
71세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와 할머니의 행복한 노후를 응원하는 손녀 김유라가 함께 쓴 에세이다.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온 박막례의 인생 전반전부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전향한 뒤 펼쳐진 인생 후반전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느 날 치매 위험 진단을 받고 온 박막례를 ‘그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한 손녀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며 할머니와 호주 여행을 결심한다. 그렇게 시작된 동행이 두 사람의 인생에 전환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들의 여행기 영상은 조회수 100만을 훌쩍 넘겼고, 이를 계기로 박막례는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차세대 유튜브 스타로 떠올랐다. 박막례는 “부침개처럼 인생이 확 뒤집혔다”고 호쾌하게 말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70여 년 인생을 충실히 살아온 그녀 스스로가 만든 결실임을 깨닫게 된다. 더불어 손녀 김유라가 관찰한 할머니의 삶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느낄 수 있다.
◇ 할매의 탄생 (최현숙 저ㆍ글항아리)
‘할배의 탄생’의 저자 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가 이번엔 대구의 한 산골짜기 마을에 사는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농촌, 젠더, 노년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투리와 정제되지 않은 언어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 100세 철학자의 인생, 희망 이야기 (김형석 저ㆍ열림원)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행복한 삶의 중요 조건으로 ‘성장하는 인생’을 꼽았다. 그런 그가 제안하는 성장하는 삶 속 진짜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에 대해 ‘인생의 조건’, ‘행복한 인생을 위하여’ 등 총 4부로 나눠 설명한다.
◇ 나만의 시크릿 홈카페 (예나 저ㆍ레시피팩토리)
레시피 제공뿐만 아니라 홈카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홈카페 추천 도구, 식재료, 식기를 비롯해 예쁜 얼음 만드는 법, 풍성한 우유 거품 내기 등 저자만의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한다.
◇ 전원주택 짓고 즐기며 삽니다 (정문영 저ㆍ청림Life)
은퇴 전 전원생활의 로망을 이룬 저자가 경험을 통해 터득한 좋은 땅 보는 법, 건축주가 알아야 할 예산 설정법, 시공업체 선정기준 등을 공개한다. 전원주택 구매자를 위한 99가지 체크리스트 등 유용한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최근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한 방송을 통해 공개한 아침 식단이 화제가 됐다. 호박죽과 색색의 채소 한 줌, 찐 감자와 반숙 달걀 등 익숙한 식재료로 차려진 한 상이었다. 각종 TV 건강 프로그램과 SNS 등의 영향으로 독특한 식이요법이 주목받는 요즘, 김 교수의 소박한 식단은 더욱 특별하게 비쳤다. 그의 식단은 건강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와 더불어 세간에 떠도는 아침 식사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풀어보자.
도움말 김순미 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 100세 김형석 교수의 아침 식단
•호박죽 또는 야채수프 •다양한 색깔의 채소 •찐 감자 또는 빵 •반숙 달걀
100세의 나이에도 집필과 강연을 이어오며 그야말로 ‘건강백세’의 표본이 된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그의 아침 식단은 건강에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YES’. 그러나 ‘김형석’이라는 주어가 바뀌면 답은 ‘NO’가 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섭취하는 식재료의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순미 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오랜 세월 이 식단을 유지해 100세까지 장수하셨다면, 그것이 김형석 교수에겐 최적의 식단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몸엔 세포 수보다 훨씬 많은 장내 세균이 존재하는데, 이는 생명의 질과 수명에 영향을 끼친다. 장내 세균은 유전형질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어떤 음식을 먹는지에 따라서도 변화한다.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는 자신에게 잘 맞는 음식으로 꾸린 식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건강한 김형석 교수의 모습을 보면, 그의 아침 식단은 안성맞춤인 셈이다. 김순미 교수는 일반 시니어가 즐겨도 손색없을 정도로 영양 균형도 잘 맞는 음식들이라고 덧붙였다.
“영양학에서 균형 잡힌 식단의 기준이 되는 6가지 식품군은 곡류군, 어육류군(고기·생선·달걀·콩 등), 채소군, 과일군, 우유군, 지방군입니다. 이 중 과일과 우유는 굳이 아침에 먹지 않아도 되고, 지방군은 조리 과정에서 사용하길 권합니다. 위의 식단에서 호박죽, 야채수프를 만들 때 우유가 쓰였다면, 영양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양한 색깔의 채소로 각종 피토케미컬(phytochemical, 식물성 화학물질) 섭취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노년기엔 소화기능이 떨어지는데 죽, 수프, 찐 감자 등 위장에 부담 없는 조리법도 좋습니다.”
◇ 77세 가미노가와 교수의 아침 식단
김형석 교수의 식단에서 부족한 것은 없을까? 김순미 교수는 식품면역학계의 권위자인 가미노가와 슈이치 전 동경대학교 교수의 식단을 예로 들었다.
•벌꿀 한 스푼을 넣은 요구르트 150g •빵 한 조각 혹은 밥 한 그릇 •볶은 검정콩 10개 •삶은 달걀 1개 •아몬드 3개 등의 견과류 •호박씨 30개 •소시지나 햄(때때로) •채소주스 200㎖(당근 반 개를 기본으로 제철 채소와 과일을 간 것)
“김형석 교수에겐 더할 나위 없는 식단이지만, 굳이 첨가할 것을 찾자면 가미노가와 교수의 식단을 기준으로 얘기해볼 수 있습니다. 그는 저서 ‘장이 편해야 인생이 편하다’에서 위의 식단을 ‘면역에 가장 좋은 아침 식단’으로 소개했습니다. 이를 참고했을 때, 김형석 교수의 식단에는 견과류와 과일, 벌꿀 등을 곁들인 요구르트가 추가됐으면 합니다. 다만, 한 번에 식사량이 많으면 위에 부담이 되니, 간식으로 섭취하시길 권합니다.”
◇ 아침식사, 이것이 궁금해! (답변 김순미 교수)
아침 꼭 먹어야 할까?
아침 식사에 대한 논란은 아마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저마다 처한 환경과 체질 등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회식 등 늦은 저녁을 먹은 다음 날 소화가 덜 된 상태라면 아침 식사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경우가 아니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굳이 아침을 거를 필요는 없다. 나이가 들면 당뇨 환자가 아니더라도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공복이 길면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꼭 먹는 것이 좋다.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시니어가 해도 괜찮을까?
아침을 굶고 간헐적 단식을 하면 체중 감량에는 효과가 있다. 공복이 길수록 몸의 비상연료인 체지방을 더 많이 태우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건 ‘체중 감량’과 ‘건강’을 동일시하는 현상이다. 시니어가 간헐적 단식을 하면 저혈당 위험뿐만 아니라 체지방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과량의 유리지방산이 혈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간 과체중인 이들의 건강 수명이 더 길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체중 감량이 시급하지 않다면 간헐적 단식은 피하는 게 좋다.
비타민과 영양제로 아침을 대체해도 될까?
어떤 연구도 보충제 형태의 영양제를 먹었을 때 시니어가 염려하는 질병(특히 암)에 효능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영양소가 효과를 발휘하는 건 음식물로 섭취한 경우에 한해서다. 따라서 매일 꾸준한 아침 식사를 통해 골고루 필요한 영양분을 채우는 것이 좋다. 또 영양제 과량 복용 시의 부작용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명심하자.
토마토, 바나나, 고구마가 공복에 좋지 않다던데?
최근 온라인상에서 ‘아침에 안 좋은 음식’, ‘공복에 피할 음식’ 등의 정보가 퍼졌다. 아침에 즐기는 토마토, 바나나, 고구마 등이 꼽혔는데, 위장질환이나 가슴 통증 등이 부작용으로 언급돼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일말의 가능성으로 영양은 차치한 채 공복에 좋지 않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여태껏 아침에 먹고도 탈이 안 났다면 애써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아침에 좋다는 음식이라도 자신에게 안 맞으면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인터넷 정보에 현혹되기보다는 나에게 좋은 음식, 즉 먹고 이상이 없고 속이 편한 음식을 찾아야 한다.
아침에 육식은 피해야 할까?
시니어의 경우 육식을 심하게 기피하면 자칫 근감소증으로 일상 수행 능력이 떨어지거나 면역력 감소, 혈당 조절 장애, 삼킴 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매일 일정량의 단백질(어육류군)을 섭취해야 하는데, 이때 가급적 붉은 살코기는 피하고, 지방이 적은 부위를 택한다. 직화나 팬에 굽는 것보다 삶아서 쌈을 곁들여 먹는 것이 가장 건강한 육식 섭취 요령이다.
코코넛오일? 크릴오일? ‘우리’ 들기름!
코코넛오일, 크릴오일 등이 건강에 특효라는 기사가 쏟아졌었다. 이렇듯 국내에서 생소한 식재료를 칭송(?)하는 정보 대부분이 외신을 번역한 것인데, 우리 식생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주목받는 땅콩버터 역시 고지방 식사에 적응된 서양인에게는 알맞지만, 한국인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근래 일어나는 대사질환들은 서양 식단의 영향이 크다. 평생 접해보지도 못한 음식을 애써 찾아 먹기보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건강 식재료를 애용하길 권한다. 크릴오일에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오메가3는 우리 들기름 섭취로도 충분히 챙길 수 있다.
아침에 버터커피? ‘건강식품강박증’에서 벗어나자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이 유행하며 ‘버터커피’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블랙커피에 무염버터와 코코넛오일을 넣어 마시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지속해 아침 식사 대용으로 좋다는 권고였다. 그러나 커피는 기호식품이다. 기호식품은 영양이나 건강보다는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커피 한 잔조차 건강과 효능을 따지며 마시려는 사람은 건강식품강박증(orthorexia)을 경계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데, 커피마저 이렇듯 신경 쓰며 마시는 게 이로울지는 고민해볼 문제다.
나이가 들수록 몸이 아플수록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된다. 그래서 병원을 찾고 몸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을 사 먹기도 한다. 환자들이 한의원에 와서 궁금해하는 것은 자신의 체질과 건강에 좋은 음식이다.
50년 전만 해도 환갑이 되면 동네잔치를 했다. 60세를 넘긴다는 건 그만큼 어려웠다. 하지만 항생제 발달과 예방주사, 위생 개념 확립, 곡물 생산 증대가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그런데 몸이 아픈 사람은 더 많아졌다. 장수와 건강은 다른 의미다. 현대인들은 예전 사람들은 대부분 앓지 않았던 병을 앓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옛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
어릴 때 어른들은 밥을 꼭꼭 씹어 먹으라고 했다. 옛날에 자주 먹던 보리밥이나 현미밥, 반찬은 거친 음식들이어서 오래 씹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오래 씹어 먹을 필요가 없는 패스트푸드가 인기다. 식사를 할 때도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부드러운 빵을 우유나 콜라와 함께 삼키듯 먹는 사람도 많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면 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일본의 니시오카 하지메 교수는, 음식을 씹을 때는 저작근을 많이 쓰기 때문에 얼굴 근육이 탱탱해지고 턱이 단단해진다고 했다. 또 악관절을 움직이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늘어 두뇌 기능이 좋아진다.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침샘 자극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침을 지극한 보배라 표현했다. 또 침이 고였을 때 뱉지 않고 머금고 있다가 삼키면 피부가 윤택해지고 눈에서 빛이 나며 장수하게 된다고 했다. 기공이나 참선할 때 혀를 입천장에 대고 있으면 혀 밑에 침이 가득 고이는데 이 침을 삼키는 게 좋다.
나이가 들면 뇌 기능이 약해지고 소화도 잘 안 된다. 이때 입이 마르는 증상이 같이 나타난다. 입에서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을 거쳐 항문까지 연결되는 소화관의 시작은 입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첫 번째 소화액인 침이 분비된다. 군침을 흘리는 늑대는 토끼를 한입에 꿀꺽 삼켜도 절대 체하지 않는다. 침이 소화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침에는 전분과 지방과 당을 분해하는 소화효소가 들어 있다. 잘 씹으면 침이 많이 분비되면서 음식을 1차로 분해하기 때문에 위장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또 침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므로, 위산 저하로 인한 소화불량이나 위축성 위염이 있는 사람, 잘 체하거나 속이 늘 더부룩한 사람은 음식을 오래 씹어 먹어야 한다. 침이 잘 분비되면 위장관도 순조롭게 움직여 대변도 잘 보게 된다.
침에는 페록시다제(peroxidase) 같은 항산화효소들도 들어 있는데, 이것이 몸에 좋지 않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발암물질을 없앤다. 강력한 살균 작용과 항바이러스 작용도 한다. 감기에 걸렸을 때 침을 많이 삼키면 빨리 나을 수 있다. 침은 환경호르몬 체내 침투도 일차적으로 막아준다. 침이 잘 분비되면 치아를 적시기 때문에 충치나 치주염도 예방할 수 있다. 잇몸 마사지 효과까지 있어 구강질환도 막아준다. 이 표면이 산에 의해 부식되는 것도 막아주고, 칼슘이나 인처럼 이를 구성하는 물질도 포함되어 있어 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침 속에는 노화 방지 호르몬인 파로틴(parotin)도 들어 있다. 파로틴은 딱딱한 조직의 석회화를 촉진해 뼈와 이를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연골 증식 촉진, 혈당 강하, 백혈구 증가, 혈관벽 탄력 유지와 같은 일도 수행한다. 또 모세혈관 재생을 촉진해 피부를 탱탱하게 해준다.
아침에 일어날 때 혀가 달라붙을 정도로 입이 바짝 마르는 사람이 있다. 나이가 들면 침 분비가 잘 안 될 때가 많다. 어떻게 하면 침을 많이 나오게 할 수 있을까?
첫째, 천연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다.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달달하기는 하지만 입이 텁텁해져 물을 찾게 하고 몸을 붓게 만든다. 햄버거나 비스킷 등의 과자를 먹으면 입이 바짝 마른다. 그래서 이런 음식을 먹을 때는 콜라나 우유나 물을 찾게 된다.
둘째, 오래 씹어 먹는다. 폭식을 하면 침이 잘 나오지 않는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침이 많이 나온다.
셋째, 생수를 마신다. 화학적, 물리적으로 필터링한 물은 생명력이 없다. 이런 물을 마시면 입안이 마른다. 하지만 산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면 입에 침이 고이며 촉촉한 상태가 오래 유지된다. 생수(미네랄워터)를 사서 상온의 온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다.
넷째, 혀를 입천장에 대고 있으면 침이 많이 나온다. 참선이나 기공할 때 쓰는 기법이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치유학교 ‘그루’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수도권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날, 부산역에 도착했다. 위쪽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부산은 아직 초겨울 같았다. 평소대로라면 부산역 옆 돼지국밥 골목에서 국밥 한 그릇 말아먹고 여행을 시작했을 것이다. 오늘은 초량이바구길에서 시래깃국을 먹기로 했다. 구수한 시래깃국을 호호 불어가며 먹을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걷기 코스
부산역 ▶ 옛 백제병원(브라운핸즈백제) ▶ 남선창고 터 ▶ 동구 인물사 담장 (초량초등학교) ▶ 이바구정거장 ▶ 168도시락국 ▶ 168계단과 168모노레일 ▶ 전망대 ▶ 이바구놀이터와 6·25막걸리 ▶ 이바구충전소 ▶ 당산 ▶ 이바구공작소 ▶ 장기려더나눔센터 ▶ 스카이웨이전망대 ▶ 유치환의 우체통
부산의 산동네와 산복도로
한국전쟁 발발 두 달 뒤, 최후 방어선이었던 부산이 피란수도가 되었다. 전국의 피란민이 부산으로 몰려왔다. 전쟁 전 40여 만 명이었던 부산 인구는 100만 명으로 늘었다. 전체 면적의 절반이 산지인 부산은 폭증한 인구를 수용할 만한 땅이 부족했다. 피란민들은 부산항과 부산역에서 가까운 산동네로 몰려들었다. 산비탈을 깎아 판잣집을 짓고 부두 노동자로, 자갈치 시장 일꾼으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들은 산동네에 정착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형성된 동네가 지금의 감천문화마을, 아미동 비석마을, 영도 흰여울마을, 초량동 산복도로 마을 등이다.
부산에 산동네가 많다 보니 자연스레 산중턱을 지나는 산복도로(山腹道路)가 생겼다. 실핏줄처럼 산동네를 연결하며 부산의 상징이 되었다. 부산 동구에서 산복도로가 처음 개통된 초량동에 부산의 근대 역사를 담은 ‘초량이바구길’을 조성했다. ‘이바구’는 이야기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이다.
‘까꼬막이 천지삐까리’ 초량이바구길
초량이바구길은 부산역에서 산복도로까지 걷는 길이다. 짧은 코스이지만, 부산말로 “까꼬막(오르막길)이 천지삐까리다(아주 많다).” 급경사 계단에는 모노레일이 있으니 앞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부산역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첫 목적지인 옛 백제병원에 도착한다. 백제병원은 1927년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 종합병원이었다. 폐원된 이후 여러 용도로 사용되다가 현재 1층에 카페 브라운핸즈백제가 입점했다. 근대 건축물 특유의 고풍스러운 분위기 덕분에 인기를 끌고 있다. 1900년에 지은 부산 최초의 창고인 남선창고 터와 부산 동구의 근현대사와 인물을 소개한 초량초등학교(1937년 개교) 담장을 지나면, 이내 이바구정거장이 나타난다. 이바구정거장은 초량이바구길의 안내소로서 캐리어 보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바구정거장 옆에 있는 바람개비로 장식한 계단에서 본격적인 까꼬막 여행이 시작된다.
초량이바구길의 명물 168모노레일
바람개비계단 끝에서 분식집처럼 생긴 168도시락국 식당이 반긴다. 추억의 도시락을 주문하면, 달걀부침을 얹은 양철 도시락과 진한 멸치 육수 맛이 일품인 시래깃국을 맛볼 수 있다. 시래깃국을 들이마시다시피 하니, 주방을 지키던 할머니가 빈 국그릇을 가득 채워준다. 배불리 먹은 밥값은 단돈 5000원. 감사 인사가 절로 나온다. 168도시락국 식당을 비롯해, 이바구놀이터(영진어묵&공감카페), 6·25막걸리, 게스트하우스인 이바구충전소, 커뮤니티 센터인 이바구공작소 등에는 동구 지역 시니어가 근무한다.
168도시락국에서 조금 올라가면 경사 45˚의 168계단이 기다린다. 쳐다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다행히도 2016년, 계단 옆에 무료 모노레일이 생겼다. 운행거리는 약 60m. 모노레일에 함께 탄 아주머니가 168계단을 가리키더니 “이 계단이 부두 노동자들이 일하러 갈 때 다녔던 지름길이라. 계단 밑에 있는 우물도 봤지요? 할매들이 이 계단으로 물 뜨러 다녔는데, 한 계단 오르고 한 번 쉬고, 고생이 말도 몬했다꼬. 모노레일이 생겨서 얼매나 좋은지 몰라요. 여름에도 시원코. 저짝 아래 함 보소. 갱치가 울매나 좋은지”라며 추억 속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바구길 최고 전망은 이곳
모노레일에서 내리면 바로 전망대로 이어진다. 비탈에 층층이 자리 잡은 초량동 주택가와 멀리로는 황령산, 해운대 마린시티, 부산항과 부산항대교, 영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모노레일 승강장 옆에 있는 이바구놀이터도 전망대만큼 훌륭한 뷰를 자랑한다. 이곳은 야경 감상에 최적화된 장소다. 통통하고 쫄깃한 부산어묵으로 끓인 어묵탕을 먹으며 야경을 감상하노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인정 넘치는 시니어 직원들이 동네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하면, 음식이 식을세라 살뜰히 살피기도 한다. 이바구놀이터 맞은편 6·25막걸리에서는 막걸리와 해물파전을 맛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갈 때는 모노레일 대신 계단을 추천한다. 걸어 내려가면서 빵집, 아트숍, 카페, 갤러리, 추억의 물건을 파는 다락방장난감BOX, 김민부 전망대에 들를 수 있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로 시작하는 가곡 ‘기다리는 마음’을 작사한 이가 바로 시인 김민부다. 전망대와 마주보고 있는 이바구충전소를 지나 마을 수호신을 모신 당산 쪽으로 올라가면 산복도로와 만난다.
부산에서만 가능한 산복도로 투어
산복도로 턱밑에 자리한 이바구공작소는 방문객 안내센터 겸 주민커뮤니티센터다. 이곳에 근무하는 시니어 문화해설사에게 초량의 근현대사를 들을 수 있다. 이바구공작소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장기려더나눔센터도 들러볼 만하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칭송받는 장기려 박사는 가난한 환자를 돌보는 데 일생을 헌신한 의사이며, 의료보험 창시자로도 유명하다. 장기려더나눔센터에서 유치환의 우체통으로 가는 길에 산복도로를 지나다 보면, 독특한 풍경이 눈에 띈다. 도로 폭이 좁아 건물 옥상을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한쪽 차바퀴를 들어 주차하는 ‘개구리 주차’를 볼 수 있다.
산복도로 가에 위치한 유치환의 우체통은 부산에서 세상을 떠난 시인 유치환을 기리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2층 시인의 방에서 엽서를 써 3층 전망대에 설치한 우체통에 넣으면 1년 뒤에 배달된다. 다음 목적지로 가려면 유치환의 우체통 앞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주변 명소 & 맛집
초량차이나타운
1884년 초량에 청국 영사관이 설치된 뒤, 중국 상인들이 점포를 겸한 주택가를 형성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93년 중국 상해시와 부산시가 자매결연을 해 상해문을 건립하는 등 상해 거리를 조성했다. 고기만둣집인 신발원이 유명하다. 차이나타운 일부 구역에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들어선 텍사스 거리가 있다. 두 곳이 한길로 이어져 있는데,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동구 중앙대로 196번길 8.
밀면과 돼지국밥
부산에 여행 와서 밀면과 돼지국밥을 먹지 않으면 서운하다. 부산역 근처에 있는 초량밀면과 본전돼지국밥이 소문난 식당이다. 밀면은 피란 온 이북 사람들이 원조 물자로 공급된 밀가루로 냉면을 대체할 음식을 만든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돼지국밥도 피란민들이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돼지 뼈를 이용해 국을 끓인 것이 시초라 한다. 밀면과 돼지국밥은 싼 재료로 여러 사람이 나누어 먹을 수 있게 만든 피란 음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초량밀면 동구 중앙대로 225, 본전돼지국밥 동구 중앙대로214번길 3-8.
돼지갈비와 돼지불백거리
초량은 돼지갈비로 유명하다. 한국전쟁 직후 먼지를 뒤집어쓰고 일하는 부두 노동자들이 작업을 마친 뒤 초량시장에서 돼지갈비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1980년대에는 초량 육거리 부산고등학교 앞에 돼지불고기백반 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검정 프라이팬에 달달 볶은 매콤한 돼지불고기가 없던 입맛도 살아나게 한다. 예나 지금이나 싼값에 푸짐한 한 상이 차려진다. 초량돼지갈비골목 은하갈비 동구 초량중로 86, 초량불백거리 원조불백 동구 초량로 36.
초량1941
초량1941은 초량동 산복도로 위에 자리한 우유 전문 카페다. 1941년 지어진 일본 적산가옥을 개조했다. 이색적인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이 눈길을 끈다. 커피와 말차우유, 홍차우유, 커피바닐라우유, 동백우유 등 다양한 병우유를 판다. 고소하고 진한 우유와 쫀쫀한 생크림 속에 과일을 콕콕 박아 만든 과일 샌드위치를 함께 먹으면 한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동구 망양로.
여행 정보
➊ 찾아가는 길 전철 1호선 부산역 7번 출구에서 ‘백제병원(브라운핸즈백제)’ 또는 ‘이바구길모노레일’ 방면으로 이동
➋ 이바구자전거 시니어 도슨트(문화재 해설사)가 운전하는 전동 자전거에 타고 초량이바구길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도슨트가 이바구길의 명소 소개와 숨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산역 분수대 옆에서 출발/ 10시, 11시, 12시, 13시, 14시, 15시 출발. 예약 070-8224-0122/요금 어른 1만 원. 초등학생 7000원(미취학 아동 무료) 우천 시 운행하지 않음
➌ 이바구버스투어 가이드와 동행하는 이바구버스 투어 상품도 있다. 요금 어른 1만6000원, 초등학생 9000원
건강한 노령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매일유업은 지난해 10월 웰에이징을 위한 영양전문 브랜드 ‘셀렉스’를 론칭하고 ‘마시는 고단백 멀티비타민’, ‘밀크 프로틴바’ 제품을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셀렉스’는 ‘영양전문가의 선택’이라는 브랜드 콘셉트로 중장년층의 영양 상태와 식습관을 고려해 주요 성분과 제품 형태를 엄선해 개발됐다.
대한민국 65세 이상 30% 단백질 권장량 미달, 중장년기 반드시 필요한 단백질 섭취
몸 속 근육량은 30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50대부터는 매년 1~2%씩 소실되고, 70대가 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체중의 50% 이상이 근육인 만큼 근육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매우 크다. 특히 나이가 들면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단백질 필요량이 젊은 사람들에 비해 증가하기 때문에 근합성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섭취해줘야 한다.
건강한 근육을 지키기 위해서는 하루에 몸무게 1kg 당 1.0~1.2g의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 60세 이상 2명 중 1명 이상은 하루 권장량 이하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인들은 매일매일 꾸준히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1~2회 몰아서 지방함량이 높은 삼겹살로 고기 단백질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나물 등의 채소 위주로 식사하고 유제품 등은 소화가 안 된다는 이유로 꺼리기도 한다.
단백질은 근육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로 달걀, 기름이 없는 육류, 생선, 두부 등이 대표적인 공급원이다. 단백질은 종류에 따라 소화와 흡수시간이 다르다. 동물성, 식물성 단백질을 복합적으로 섭취하여 지속적으로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질은 약 20여종의 아미노산으로 결합되어 있는데, 이중 체내에서 합성되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 9종은 식품으로 직접 섭취해야 한다. 9종의 필수아미노산 중 특히 류신(leucine)은 단백질 합성을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육 단백질 합성을 증가시키고 분해를 감소시켜 근육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노인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JAMDA에 따르면 체중 60kg 성인 여성이 먹어야 하는 하루 단백질 권장량은 60g이다. 하루 60g의 단백질을 섭취하려면 달걀 7~8개, 돼지고기 170~570g, 우유 2~3L를 먹어야 한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인 우리의 경우, 이 권장량을 음식으로만 채우기는 쉽지 않다. 매끼 챙겨 먹기 어렵다면 시중에 나와있는 고단백 제품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일상생활을 불편함 없이 누리는데 필요한 자신의 근육건강을 상태를 간단하게 체크해볼 수도 있다. 매일유업의 ‘매일아이(www.maeili.com)’ 모바일 사이트에 접속해 전문가 상담 코너 ‘근육점수 자가설문’을 클릭하면 매일유업의 근감소 관련 연구조직 ‘매일사코페니아연구소’에서 제시하는 자가설문 10문항을 통해 자신의 근육점수를 알 수 있다.
동물성·식물성 단백질의 최적의 발란스, 간편하게 즐기는 고단백 영양식 셀렉스
‘셀렉스’는 매일유업에서 선보이는 고단백 영양식. 액상 파우치 음료 ‘마시는 고단백 멀티비타민’과 시리얼 바 ‘밀크 프로틴바’로 구성돼 있다.
매일유업은 우유단백질(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을 고루 배합하여, 단백질의 발란스를 맞추어 간편하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제품의 맛을 높이기 위해 1년여간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10여 차례의 소비자 평가를 진행하는 등 단백질 제품은 맛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마시는 고단백 멀티비타민’은 간편하게 뜯어서 바로 마실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제품으로 125㎖ 용량에 단백질 8g이 함유돼 있다. 이는 동일 용량 우유의 2배에 해당하는 단백질 양으로, 평소 소화 때문에 우유섭취가 어려웠던 중장년층이 부족한 단백질을 채우기에 적합하다. 단백질과 함께 근육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아미노산 ‘류신(leucine)’은 1000mg 들어 있다.
하루 권장 섭취량을 고려해 비타민과 미네랄도 14종이나 담아 ‘마시는 고단백 멀티비타민’을 하루에 1~2포 마시면 별도의 영양제를 먹을 필요가 없다. 7가지 곡물과 견과류(수수, 조, 현미, 율무, 보리, 호두, 땅콩)로 고소한 맛을 더했다.
‘밀크 프로틴바’는 휴대가 간편해 여행이나 운동 중 영양보충에 좋다. 우유로 감싸 부드럽고 폭신하며 제품 1개(18g)에 우유 한 컵에 들어 있는 단백질(3.8g)이 함유돼 있다. 고소한 3가지 견과류(아몬드, 호두, 땅콩)와 3가지 달콤한 베리류(크랜베리, 아로니아, 블루베리) 2가지 맛이 있어 기호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건강과 맛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인기몰이 중
중장년층이 건강과 맛을 동시에 챙기면서 간편하고 친근함을 추구하는 영양식 푸드를 찾기 시작했다. 동년기자 박애란 씨는 “브라보 헬스콘서트 현장에서 받은 셀렉스 액상 파우치가 음료라고 해서 뜯어서 마셨는데 일반 단백질 쉐이크와 달리,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고 든든한 한끼 식사로도 충분했다”며 “어디서 구매하나 하고 포장지를 살펴보니 우유에 단백질 등 수십년간 영양전문가로 많은 제품을 출시한 매일유업에서 나오는 거라 더욱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말 서울시 축제 때 셀렉스를 알게 된 60대 시니어는 “평소 음식만으로 단백질을 채울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단백질 제품을 찾던 중, 셀렉스 밀크 프로틴바 제품을 접하고 맛있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어 좋았다” 며, 간단하게 외출하거나, 운동을 할 때 주머니에 하나씩 넣고 다니면서 챙겨 먹기 좋다고 말했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봤다. 이 작품은 2007년 4월부터 약 6개월 포털에 연재된 강풀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다. 2008년 연극으로 만들어져 대학로 굿시어터에서 무대에 올려졌고, 2011년에는 영화로, 2012년에는 SBS 드라마로 방영돼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준 바 있다. 영화에서 김만석 역을 맡아 열연한 이순재가 연극에서 박인환과 함께 더블캐스팅됐다. 상대역 송이뿐 할머니는 손숙과 정영숙이 교대로 호흡을 맞췄다. 나는 박인환과 정영숙이 무대에 선 공연을 봤다.
연극은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네 사람의 우정과 사랑을 잔잔하게 보여줬다. 새벽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우유 배달을 하는 주인공 김만석 할아버지는 속마음과는 달리 퉁명스럽다. 홀로 살아가는 송이뿐 할머니는 폐지를 주워 근근이 살고 있다. 두 사람의 덤덤한 사랑과 치매에 걸린 아내 순이 할머니를 보살피는 군봉 할아버지의 희생적인 사랑. 네 사람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연극을 보는 내내 친정 부모님이 떠올랐다. 뇌출혈 후유증으로 10년째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돌보던 친정어머니는 지난 추석에 쓰러져서 두 달 가까이 일반실과 중환자실을 오가며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어머니는 다행히 건강을 되찾는 중이지만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어머니와 아버지는 서로 다른 요양원에 계신다. 처음에 집과 병원 양쪽을 오가던 우리는 어머니의 입원이 길어지면서 결국 아버지를 집 근처 요양원으로 모셨다. 어머니는 치료가 끝나고 병원에서 퇴원하라 할 때까지도 걷지 못했다. 가슴이 철렁했다. 의사는 병을 이기느라 체력이 바닥나고 근육이 빠져나가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잠시라고 생각하고 어머니를 의사가 상주하는 요양병원으로 퇴원시켰다. 어머니 혼자 돌보던 아버지를 여섯이나 되는 자식들은 힘들다고 요양원으로 보내고 어머니마저 몸이 좋아질 때까지라는 단서를 붙여 요양병원에 보낸 것이다.
친정 부모님이 요양원과 요양병원으로 가신 지 2개월이 되어간다. 우리는 양쪽을 드나들며 부모님을 만난다. 거동이 어려운 어머니와 아버지를 위해 가끔 영상통화를 연결해드리기도 한다. 영상 속 모습으로 서로를 확인하는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의 보일 듯 말 듯 애잔한 미소는 서로를 위한 응원일 것이다. 영상통화는 늘 어머니의“밥 잘 먹어”라는 말과 아버지의 끄덕임으로 끝난다.
어머니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맬 때 나는 온갖 백지수표를 남발했다. 일어나면 같이 놀러 다니자고. 연극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자고. 세상에 더없는 효녀라도 될 것처럼 많은 약속을 했다. 어머니는 이제 조금씩 혼자 걸을 수 있다. 바닥난 체력을 회복하는 중이다. 좀 더 좋아지면 퇴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요양원에 있다. 집으로 올 날을 기약할 수 없다. 자식이 많아도 선뜻 나서서 모시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할 때 아무 문제가 없었던 두 분은 몸이 아프면서 삶의 질이 크게 달라졌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주인공들은 내 부모의 모습과 닮았다. 어쩌면 이 시대 모든 부모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우리 세대는 위로는 노년의 부모가 있고 아래로는 부모가 되었거나 부모가 될 만큼 나이가 찬 자녀가 있는 낀 세대다. 지금보다 더 시간이 더 지나면 우리는 만석 할아버지와 이뿐 할머니처럼 홀로 남거나, 돌봄이 필요한 순이 할머니와 군봉 할아버지처럼 될 수도 있다. 연극을 보면서 순간순간 마음이 아팠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수십 년이 지나도 “그대를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여전히 곁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