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는데 일어날 수가 없었다. 온몸이 아팠다. 전날 낮술부터 시작해 하루 종일 술을 마셔서 숙취 때문인 줄 알았다. 종종 그런 적이 있었기 때문에 술 마신 다음 날의 당연한 후유증으로 알았다. 그런데 너무 힘들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더 아팠다. 알고 보니 근육통이었다.
일주일 전에 맞은 황열병 예방 주사가 원인이었다. 아프리카나 남미를 여행할 때는 이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사람에 따라 감기 몸살, 근육통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황열병 주사를 맞고 여행 떠나기 전에 너무 아파서 죽는 줄 알았다는 사람도 있다. 주사를 맞을 때 3일간 금주해야 한다는 주의를 들었다. 그래서 4일째부터는 음주를 해도 된다고 해석했다. 술 좋아하는 사람이 3일이나 금주를 했으니 4일째부터 평소보다 더 마셨다. 그래서 탈이 난 것이다. 예방 주사 약효가 나타나려면 10일이 지나야 하는데 약효가 나타나기도 전에 술을 마셔 몸에 무리가 된 것이다. 백신 주사를 맞을 때 3일간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한 이유는 간에 부담을 주지 말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술을 마셔 간을 힘들게 한 것이다.
근육통은 그동안 무리하게 사용한 부위에 여지없이 나타났다. 히말라야 트레킹 때 고생한 다리와 엉덩이, 그리고 당구 칠 때 자주 쓰는 오른쪽 팔과 어깨 근육이 중점적으로 아팠다. 무릎 관절과 허리 통증도 심했다.
나는 아파서 병원에 가본 적이 없을 만큼 건강 체질이다. 이렇게 아파본 것은 처음이지만 이번에도 병원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집에 있던 파스를 닥치는 대로 붙였을 뿐이다. 황열병 백신 주사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타이레놀을 먹으라는 주의사항을 듣기는 했지만, 주사 맞고 3일이 지나면 부작용 없이 그냥 지나가는 것으로 잘못 알았다. 누워 있는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몸을 일으킬 수 없을 정도여서 밥해 먹을 엄두가 안 났다.
그래도 하루 만에 일어나 평소 어울리던 사람들을 만났다. 핼쑥해진 내 얼굴을 보고 다들 큰일날 뻔했다며 자녀들에게라도 연락하지 그랬느냐며 위로했다. 그러나 직장에 다니는 자녀들을 부른다는 게 내 상식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자녀들이 온다고 해도 누워 있는 나를 위해 해줄 일이 없다. 그러면 우리라도 부르라며 아플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사람 손길이라고 했다. 아플 때 곁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서러운 일은 없다고도 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종종 생길 것이다. 그때는 정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간병인을 부를 수도 있다. 얼마 전 연락을 준 노인복지회 독거노인 담당자에게 전화를 할 수도 있다.
독거노인은 더 건강해야 한다는 교훈을 새삼 깨달았다. 내가 아프면 나도 힘들고 누굴 불러도 폐가 된다. 급한 상황을 대비해 타이레놀 정도는 상비약으로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누구 도움을 받지 않고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 수 있다. 몸을 추슬러 밖으로 나간 김에 당장 한 통을 사다놓았다.
김장철이 돌아왔다. 김장은 가족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안정감을 가져다주지만, 한편으로는 가정주부에게 생채기를 남긴다. 고된 김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김장 후유증’이 그것이다. 쌀쌀한 날씨 속 찬물에 배추를 씻고 버무리며, 앉았다가 일어나길 반복하면 허리나 무릎, 어깨 등에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김장 후에는 손, 어깨, 허리, 무릎 등 관절이 쑤시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이 과정에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김장 과정에서 자세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더본병원 김준한 원장은 “김장을 할 때 주부들은 쪼그려 앉기보단 식탁이나 작은 탁자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허리와 무릎을 세워 될 수 있으면 허리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무릎에 부담되는 앉았다 일어났다 동작을 최소화하려면 재료를 최대한 가까운 곳에 배치해야 한다. 절인 배추 등 무거운 물건을 들 땐 두 사람이 함께 물건을 최대한 몸에 붙이고 무릎관절을 이용해 일어나야 급성 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또 주의해야 할 부분은 바로 체온 관리다.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저하돼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이 생기기 쉽다. 또 낮은 온도는 근육과 혈관을 수축시켜 오십견을 포함한 어깨통증, 무릎통증 등 관절통이 심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몸을 따뜻하게 보호할 수 있는 보온력이 뛰어난 옷을 입고, 난방기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찬물에 손이 노출되지 않게 고무장갑과 면장갑을 겹쳐 끼는 것도 방법이다. 김장을 마친 후 온욕이나 찜질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면 통증이 완화에 도움 된다.
김준한 원장은 "만약 김장 이후 관절이 붓고 아프거나 소리가 나고 아침에 일어나 때 뻣뻣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하면 참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두통이야말로 두통거리’라는 말이 있다. 딱따구리가 자신의 머리를 쪼아대는 듯하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두통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두통 환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두통이 어디에 속하는지 감별하는 것이다. 크게 두 종류의 두통이 있다.
첫째, 머리를 끈으로 조인 듯 아픈 긴장성 두통이다. 머리 좌우 모두에서 나타나며 일상생활로는 악화되지 않는다. 통증은 가볍거나 중간 정도이며 30분에서 7일가량 지속된다. 전조 증세도 없고 통증은 심장박동과 무관하게 온다. 가장 흔한 형태의 두통이며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두피 근육의 과도한 수축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평소 컨디션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균형 잡힌 영양, 충분한 수면,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컨디션이 좋아야 두통을 유발하는 스트레스에 견디는 힘이 커지기 때문이다.
둘째, 편두통이다. 심장박동에 맞춰 욱신욱신 아프다. 편두통이란 말에서 짐작이 되듯 머리 좌우 중 한쪽으로 오지만 양쪽 모두 오는 경우도 있다. 통증은 대개 4~72시간 지속되며 긴장성 두통보다 훨씬 심하다. 30%가량은 시야에 번쩍거리는 섬광이 나타나는 등 특유의 전조증상도 있다. 메스꺼움이나 구토 증세가 있고 냄새에 대해 예민하다. 또 안구충혈, 코막힘 등의 동반증세도 있다. 계단오르기 등 일상생활로도 악화되는 편두통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유전적 요인 또는 통증을 느끼는 뇌세포의 과민반응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에 원인으로 의심했던 뇌혈관의 수축과 확장은 원인이라기보다는 과민반응의 결과로 해석한다. 이와 같은 두 가지 두통은 원인이 달라 치료도 다르다. 치료는 신경과 전문의 등 전문가에게 받아야 한다.
어떤 경우이든 두통에 대해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01 긴장 완화가 중요하다.
두통엔 자율신경이 관여한다. 우리 의지로 조절되는 것이 아니다.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두통발작이 온다. 스트레스로 곤두선 신경은 가벼운 걷기나 명상, 심호흡, 적절한 취미활동 등으로 누그러뜨려야 한다.
02 두통 일기를 쓰자.
사소해 보이고 번거롭지만 매우 중요하다. 두통발작을 유발하는 방아쇠 요인을 찾기 위해서다. 두통은 대부분 특정 환경에서 자주 생긴다. 끼니를 거르거나 치즈나 햄, 장시간 TV를 볼 때, 커피를 많이 마실 때 등 매우 다양하다. 내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할 때 두통이 시작됐는지 기록할 필요가 있다. 생활 속에서 이렇게 찾아낸 방아쇠 요인을 회피하면 두통을 예방할 수 있다.
03 증세가 나타나면 재빨리 약을 써야 한다.
심하게 아플 때 약을 쓰면 효과가 적다. 전조증세를 비롯해 발작이 올 것 같은 느낌이 오면 빨리 약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이 없으면 물을 마신 뒤 가능하면 어둡고 조용한 곳에 앉아 쉬면서 머리를 차갑게 해주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두통 #홍혜걸
‘브라보 체조’와 함께 백세 인생 내 손으로 드디어 브라보 체조의 마지막 동작들입니다. 체력이 약한 시니어에게는 운동의 마무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체조의 마무리 과정인 만큼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심신이 편안해지면 불면 개선이나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브라보 체조’의 후반부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했습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시니어 건강을 위해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과 공동으로 만든 ‘브라보 체조’는 5070 시니어 세대를 위한 건강 체조입니다. 또 버클리 음대 출신 작곡가 지담의 참여로, 듣기만 해도 심신이 힐링되는 음악과 함께합니다.
감수 이자호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모델 진민범 인천성모병원 물리치료사
무릎치기
다리를 대각선 방향으로 끌어올려 하지 외전근과 이상근에 스트레칭 효과를 준다. 내전근을 활성화해 보행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복부의 외복사근과 내복사근이 교대로 수축하는 효과가 허리 안정성 증가로 이어져 허리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할 때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다리를 튕기듯 올려 무릎과 팔꿈치가 맞닿도록 한다. 한쪽을 2회 반복하며, 왼쪽과 오른쪽 모두 운동한다. 제자리 뛰기를 하며 한 바퀴 돈다.
제기차기
고관절과 무릎관절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다리의 외회전근과 내회전근을 사용하는 운동이다. 관절의 가동 범위가 넓어져 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통증을 예방한다. 난이도가 높은 동적 균형 운동으로, 자주 연습하면 낙상과 통증 예방을 가능하게 해준다.
1 발과 박수를 치듯 발의 안쪽 부분과 바깥쪽 부분을 번갈아가면서 손바닥에 댄다. 제기차기를 하는 것처럼 다리를 튕기듯 움직여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
2 낙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균형 유지에 유의한다.
Y자 가슴 내밀기
어깨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척추의 상부를 정렬할 수 있는 운동이다. 팔을 완전히 세우지 않고 약간 벌려야 어깨관절을 감싸고 있는 주변부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운동 후반부에 피로가 쌓인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효과도 있다.
1 발을 대각선으로 한 발 내밀면서 무릎을 굽혀 체중을 싣는다.
2 이와 동시에 팔을 벌려 들어올리며 Y자로 만든다.
숨쉬기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뱉는 복식호흡을 통해 긴장되어 있는 몸의 각 부분을 풀어주고, 자율신경계를 활성화하는 동작이다. 자율신경계가 활성화하면 우울증이나 갱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 또 심폐 기능을 향상시켜, 잠들기 전에 하면 불면증 개선과 숙면에 효과가 있다.
1 팔과 가슴을 벌리면서 코로 숨을 들이마신다. 이때 시선과 손바닥은 하늘을 향하게 해 공기를 많이 들이마시도록 한다.
2 몸을 숙이면서 입으로 숨을 내뱉는다.
3 팔은 겹치게 하고 손은 가볍게 주먹을 쥔다. 복식호흡의 효과를 위해 부드럽고 천천히 하는 게 포인트.
‘선견지명(先見之明)’은 ‘다가올 일을 미리 짐작하는 밝은 지혜’를 뜻한다. ‘후견지명’도 다가올 일을 미리 짐작하지만, “내 그럴 줄 알았지”라며 내버려 두다 예방을 못 한 경우를 말한다. 주로 남의 일에 관해 얘기할 때 그렇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사후과잉혁신편향’이라고 한다.
지인 중에 돈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를 주는 곳이 있다며 필자도 투자하라고 권유한 적이 있다. 좋은 뜻으로 순수하게 필자에게 도움이 되라고 알려준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런 거래는 경험상 분명히 함정이 있으니 당연히 거절했고 지인에게도 당장 투자한 돈을 회수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집안사람을 통한 거래이니 믿을 만 하다며 차일피일 회수를 미루다가 결국 돈을 몽땅 떼였다. 필자가 워낙 강하게 회수를 권하니 회수의 뜻을 비치긴 했던 모양이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주변 지인들 돈까지 더 들어가서 크게 사기를 당했다. 원금 일부 회수를 요청하자 사기꾼은 오히려 자기 사정을 알려주며 더 안심을 시켰다. 지금은 사정이 어려워 원금을 못 주지만, 돈을 더 투자하면 고비를 넘기니 그때 한꺼번에 더 얹어 주겠다며 소위 ‘물타기 작전’에까지 말려든 것이다.
지인은 큰돈을 잃고 나니 크게 상심하여 한동안 눈물로 지샜다. 가슴이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하고 얼굴도 팍삭 늙었다. 회수를 위해 조그마한 가능성만 있어도 긴급 출동을 하고 여러 수단을 써 봤지만, 소용없었다. 애초부터 사기를 칠 사람은 꿈쩍도 안 했다. 이미 돈은 다 빼 돌리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사람이다. 감방에 들어가 있더라도 유능한 변호사를 사서 형기를 조기에 마치고 나올 심산으로 제 살길 다 준비한 사람에게는 못 당한다.
돈을 잃은 지인에게 필자가 한 말이 “내 그럴 줄 알았지, 그러게 내가 뭐라고 했어?”였다. 그랬더니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었다면, 좀 더 강력하게 돈을 회수시켰어야지, 왜 놔두었느냐?”며 대드는 것이었다. 돈을 잃은 지인은 필자에게 위로를 받으려고 했는데 위로는커녕 화만 더 돋게 하였다고 했다. 필자의 후견지명이 오만하게 보이고 지인 당사자의 자존심까지 폄하시켰다는 것이었다.
그럴 필요 없었다. 필자가 투자한 것도 아니면서 지인에게 화를 내며 돈을 빨리 회수하라고 한 것도 주제넘은 짓이었다. 더 잘 못 한 것은 일이 터진 후에 “내 그럴 줄 알았지”였다. 사기꾼 일에 필자가 말려들어 지인과의 관계만 망친 꼴이 되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사람들은 알면서도 말려든다. 그러니 사기꾼은 언제나 나타나는 것이다. 살면서 ‘과욕을 부리지 말라’고 한다. 욕심이 비극을 낳는다고 했다. 과욕이라면 일반적인 욕심을 넘어서는 것이라 그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다. 필자 세대는 IMF 금융위기 때 실직하거나 망한 사람들이 많다. 실직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실직을 만회하기 위해서 뛰어든 것으로 보통 일반적인 것으로는 성에 안 차니 과욕을 부린 사람이 많다. 실직에 이은 실패이니 두 번 망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가정의 파탄, 개인의 파멸이었다. 그 때문에 제 명대로 다 못 산 사람도 있다.
탄성이 있는 고무밴드(예: 세라밴드)를 이용하여 근력 강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세라밴드는 색깔에 따라 탄성이 센 정도가 다른데, 여성은 대개 빨간색이나 초록색, 남성은 초록색이나 파란색이 적당하다. 같은 색의 세라밴드라 해도 길이를 짧게 묶으면 탄성 강도를 높일 수 있다.
자료 제공 및 도움 중앙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범재원 교수 일러스트 정명희 작가
고관절 신전근(엉덩관절 폄근) 강화 운동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고관절은 체중을 지탱하고 걷기 같은 다리 운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 근육이 약해질 경우 걸을 때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져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1 세라밴드의 한쪽 끝을 발목에 묶고, 다른 쪽 끝은 고정된 소파나 의자 다리에 묶는다.
2 무릎을 펴서 다리를 뒤로 젖히고 약 10초간 유지한다. 이후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이때 상체가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유의한다.
고관절 외전근(엉덩관절 벌림근) 강화 운동
고관절 외전근으로는 고관절 옆부분에 세로로 있는 중둔근이 대표적이다. 이 근육이 약하면 서 있거나 걸을 때 상체가 반대쪽 옆으로 기울어져 바르게 걷지 못할 수도 있다.
1 세라밴드의 한쪽 끝을 발목에 묶고, 다른 쪽 끝은 고정된 소파나 의자 다리에 묶는다.
2 무릎을 펴고 세라밴드가 묶인 한쪽 다리를 옆으로 벌린다. 약 10초간 이 자세를 유지한 뒤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1 벌림 운동을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세라밴드 없이, 또는 밴드를 양쪽 발목에 걸어 할 수도 있다.
2 무릎을 펴고 한쪽 다리를 위로 들어올린다. 약 10초간 이 자세를 유지한 뒤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무릎 신전근(폄근) 강화 운동
허벅지 앞쪽에 있는 대퇴사두근을 강화시키는 운동법이다. 이 근육이 약하면 오래 걸을 때 무릎이 구부러져 넘어질 수 있다. 또한 걸을 때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덜어주어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해주는 가장 중요한 근육이다.
1 세라밴드의 한쪽 끝을 발목에 묶고, 다른 쪽 끝은 고정된 의자 다리에 묶는다.
2 무릎을 끝까지 펴고 약 10초간 유지한다. 이때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후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무릎 굴곡근(굽힘근) 강화 운동
허벅지 뒤쪽에 있는 햄스트링 근육이며, 걸을 때 앞으로 전진하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무릎 신전근(대퇴사두근)과 함께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하는 데에 필요한 근육이다.
1 세라밴드의 한쪽 끝을 발목에 묶고, 다른 쪽 끝은 고정된 소파나 의자 다리에 묶는다.
2 엎드린 상태에서 무릎을 90도 정도 구부리고 약 10초간 유지한다. 이후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바른자세로 서고 걷기 위해서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근력이 필요하다. 주로 다섯 부위의 근육들을 강화해야 하는데 척추기립근, 고관절 신전근, 외전근, 무릎 신전근, 굴곡근이 대표적이다. 가정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근력 강화 운동 5가지를 살펴보자.
자료 제공 및 도움 중앙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범재원 교수 일러스트 정명희 작가
척추기립근 강화 운동
척추기립근은 척추뼈를 따라 세로로 길게 뻗은 근육으로, 척추가 똑바로 펴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척추기립근이 단단하면 꼿꼿하게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해 허리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준다.
1 척추기립근과 함께 허리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복근을 강화할 수 있다.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한쪽 무릎을 구부려 세우고, 허리 밑에 양손을 넣어 허리가 움푹 들어간 곡선을 유지한다.
2 머리와 상체가 일직선으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머리와 상체를 동시에 바닥에서 살짝 떨어질 정도로 든다. 약 10초간 이 자세를 유지한 뒤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이때 머리를 너무 숙이지 않도록 유의한다.
1 허리를 앞쪽으로 움푹 집어넣고 강아지가 서 있는 자세를 취한다.
2 한쪽 다리를 들어서 뒤로 쭉 뻗는다.
3 반대쪽 팔을 뻗어 날아가는 새 자세를 취한다. 이 과정에서 허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약 10초간 유지한다. 이후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고관절 신전근(엉덩관절 폄근) 강화 운동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고관절은 체중을 지탱하고 걷기 같은 다리 운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 근육이 약해질 경우 걸을 때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져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1 편하게 누운 상태에서 양쪽 무릎을 구부려 세운다.
2 몸통과 하체가 거의 일직선이 될 때까지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3 이 상태에서 한쪽 무릎을 쭉 편다. 10초간 이 자세를 유지한 뒤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고관절 외전근(엉덩관절 벌림근) 강화 운동
고관절 외전근으로는 고관절 옆부분에 세로로 있는 중둔근이 대표적이다. 이 근육이 약하면 서 있거나 걸을 때 상체가 반대쪽 옆으로 기울어져 바르게 걷지 못할 수도 있다.
1 벌림 운동을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세라밴드 없이, 또는 밴드를 양쪽 발목에 걸어 할 수도 있다.
2 무릎을 펴고 한쪽 다리를 위로 들어올린다. 약 10초간 이 자세를 유지한 뒤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무릎 신전근(폄근) 강화 운동
허벅지 앞쪽에 있는 대퇴사두근을 강화시키는 운동법이다. 이 근육이 약하면 오래 걸을 때 무릎이 구부러져 넘어질 수 있다. 또한 걸을 때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덜어주어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해주는 가장 중요한 근육이다.
1 바로 선 자세에서 양쪽 무릎을 살짝 구부린다.
2 두 팔을 들어 앞으로 쭉 내민다.
3 한쪽 다리를 바닥에 댄 상태로 반대쪽 다리를 든다. 이때 넘어지지 않도록 손으로 의자를 잡는다. 이후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71세라니? 전혀 믿기지 않는다. 주혜란 박사의 몸매와 패션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자칭 타칭 한량인 이봉규가 그동안 수많은 여인을 만나봤지만 70세가 넘은 섹시한 여성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나보다 열 살이나 많은 누나인데 딱 달라붙는 원피스에 망사스타킹을 입고 춤추며 노래하는 모습은 언뜻 스치듯 보면 40대로 보인다.
아무리 자세히 관찰해도 스테이지에 선 그녀의 모습은 최소한 스무 살은 젊어 보인다. 한량의 잣대로 좀 더 솔직하게 외모를 분석한다면 몸매는 30대이고 얼굴은 50대, 목소리는 60대로 보인다. 71세에 신인 가수로 활동하면서 제2의 인생을 만끽하고 있는 그녀는 인생은 70부터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에너지가 넘친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와 레이 찰스의 ‘I Can′t Stop Loving You’를 멋들어지게 부르면서 흑인들이나 취할 수 있는 몸짓을 한다. 얼마 전 그녀의 하우스콘서트에서 라운지를 꽉 메운 100여 명의 관객들은 그녀의 노래와 춤과 섹시한 모습에 흠뻑 취했다.
주혜란 박사의 과거가 얼마나 화려했고 집안이 대단하건,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단지 지금 주혜란의 70대 가수 인생에서 펼쳐지고 있는 모습에 박수를 보낼 뿐이다.
콘서트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녀의 재능도 대단하고 용기도 높이 평가하고 즐길 줄 아는 철학도 존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녀는 무대에서 마치 ‘Bravo My Life!’를 온몸으로 토해내는 것 같다.
사실 그녀가 살아온 이력과 집안 내력을 알면 지금 스테이지에서 열창하는 모습은 조금 생소하고 과하게 보일 수도 있다. 1975년 고려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그 이듬해에 충북 청원군에 있는 작은 마을 보건소에 소장으로 부임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보건소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 후 UN과 워싱턴 정가에서 에이즈 퇴치운동 등 각종 국제적인 사회활동을 하면서 특유의 친화력과 유창한 영어 소통 능력으로 이름을 알렸다. 힐러리 클린턴, 카터 전 대통령 부부와도 인연이 깊다.
김대중 대통령을 오빠라고 부르는 누나
1984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도 만나 친해졌다. ‘오빠’라는 호칭으로 스스럼없이 지낼 정도였다.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인 임창렬(전 경기지사) 씨와 데이트를 하면서 결혼을 망설일 때도 DJ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똑똑한 사람 같다”는 DJ의 말에 결혼을 결심했다.
임창렬 전 지사와는 산전수전 다 겪고 살다가 이혼하고 지금은 친구처럼 지낸다고 한다. 임창렬 전 지사와 부부 관계일 때 정치적으로 성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유명해진 탓에 불필요한 오해도 많이 받고 살았다. 그때만 생각하면 천당과 지옥을 한꺼번에 오간다. 그 당시 구속도 당하면서 “이것이 정치구나!” 통감했다고 회상한다. 세월이 지난 지금 또다시 그때의 일을 자세하게 묻는 것은 실례가 될 수도 있고 행복한 그녀의 지금 삶을 방해하기 싫어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 당시 노래가 아니었다면 아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서 진작 죽었을지도 모른다. 양평 강가에서 스트레스 풀려고 목이 터져라 노래하면서 돌아다녔다”고 주저 없이 말하는 주혜란의 모습에서 처음 어두운 표정이 묻어나온다.
부친 주인호 박사 그리고 100세 모친
주혜란이라는 이름과 ‘Helen Chu’라는 영문 이름은 이승만 박사가 지어줬다고 한다. 예방의학계의 개척자이자 주혜란 박사의 부친인 주인호 박사는 27세 때인 미군정 시기 의정국장(醫政局長, Medical Police) 자리에 있었는데 인연이 된 이승만 박사가 딸(주혜란)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주인호 박사는 함경도 함흥 출신으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보건’이라는 단어를 한국에서 처음 사용했고 한국에 노인대학을 최초로 설립한 분이다(2000년 80세로 타계). 아프리카 대륙을 돌본 한국의 슈바이처로 알려진 분이기도 하다.
그는 1996년부터 17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고문관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전염병 퇴치에도 앞장섰다. 세계 최초로 일본뇌염바이러스 분리에 성공한 의학자로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이 정도로 세계가 알아주는 의사였는데도 “아버지는 평생 자가용보다는 버스나 전철을 이용하시고 검소한 삶을 사신 분이었다”고 딸 주혜란은 말한다. 아버지 생각만 하면 존경심이 저절로 묻어나온다.
주인호 박사의 제자 중 한 명은 2000년 8월 9일 중앙일보 홍혜걸 의학전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3남 4녀 모두 해외로 유학을 보냈기 때문에 일부에선 재력가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왕십리에 있는 허름한 18평 자택에서 살고 있다. 무소유의 철학을 평생 실천하고 사신 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녀의 어머니도 신여성 엘리트로서 아버지 못지않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고 서울여자의대(현 고려대 의대 전신) 출신의 의사였으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일어, 이탈리아어 등 6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올해 100세인데 작년까지만 해도 아침에 피아노와 가야금을 연주할 정도로 총명했고 혼자 미국 여행을 할 만큼 건강했다. 그런데 3월 초에 갑자기 치매 판정을 받아 지금은 병원에서 요양 중이다. 갑자기 치매가 발명한 이유는 올해 미국을 방문하려니까 작년까지 요구하지 않던 진단서를 갑자기 가져오라 하더라는 것. 어머니는 “내가 의사인데… 내가 건강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데… 100세가 되었다고 작년까지 요구하지 않던 진단서를 요구하다니… 나도 이젠 죽을 때가 되었구나!” 하는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고 그래서 치매로 이어진 게 아닌가 하고 주혜란 박사는 추정하고 있다.
71세 된 딸이 100세 어머니가 조만간 자기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어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병원을 찾는다 한다. “70년 동안 ‘엄마’를 부르며 살다가 엄마의 삶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슬프다”고 말하며 그녀의 눈은 어느새 충혈된다.
“너무 바빠서 늙을 시간도 없다”
분위기를 바꿀 겸 해서 조심스레 물었다. “100세나 되시고 작년까지 미국 여행도 다니실 정도로 건강했으면 어머님이나 딸인 주 박사도 여한이 없는 것 아닙니까? 욕심이 크신 것 아닙니까?”라는 이봉규의 우문(愚問)에 주혜란의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어머님이 몇 년 만이라도 더 건강하게 살아주셔서 행복한 시간을 같이 보내주길 바라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라고 말하며 살짝 미소를 띠웠기 때문에 분위기가 다소 진정되었다.
사실 그녀의 어머니는 아프리카 지역 5개 나라 대통령의 주치의를 하셨고, 불과 몇 년 전까지 연천 통증의학과에서 90대 중후반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열심히 환자를 돌보셨기 때문에, 비록 100세라고는 하지만 갑자기 치매 판정을 받은 사실을 어머니나 주혜란 박사도 믿지 못하고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가 100세 직전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셨기 때문일까. 주혜란은 늘 “노인들이여, 움직여라, 행복할 때까지!”를 주창하고 다닌다. 대한노인회에서 의료봉사단장을 비롯해 문화, 예술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면서 최근 서울시노인회의 행복건강이사를 맡아 ‘노인행복전도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본인도 71세의 노인이지만 “너무 바빠서 늙을 시간도 없다. 신바람 나게 생활하면 젊어진다”고 힘을 주어 강조한다.
유식하고 에너지 넘치고 늙음을 거부하는 주혜란은 어느 인터뷰에서 멋진 말을 남긴 적이 있다.
“If I rest, I rust!(쉬면 녹슨다). 이 말은 플라시도 도밍고가 인생의 모토로 삼고 있는 문구입니다. 저 역시 이 말에 100% 동감합니다. 노년이라는 상황을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봉규가 아무리 평론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주혜란의 과거 사교계와 정치계의 경력을 이제 와서 가타부타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71세의 나이에 가수로 제2의 인생을 신바람 나게 한바탕 놀고 있는 그녀가 지금은 무척 존경스럽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장소의 제약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잘 걷기 위해서는 일단 바른 자세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자료 제공 및 도움 중앙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범재원 교수 동작 시연 중앙대학교병원 이재룡 물리치료사
바르게 서기
나이가 들면 디스크 안의 압력을 낮춰 디스크 탈출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앉거나 서 있을 때 허리가 앞으로 움푹 들어간 곡선(요추 전만)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1 가슴과 등을 쭉 펴고 양쪽 어깨 뒤의 날개뼈를 살짝 모아준다. 무릎을 펴고 허리의 움푹 들어간 곡선(요추 전만)을 유지한다. 이때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머리를 숙이거나 턱을 당기지 않는다.
2 어깨가 앞으로 말려들어가고 등과 허리가 구부러져 바르지 않은 자세다.
바르게 걷기
습관이 되어버린 잘못된 걷기 자세는 몸을 망치는 주원인이될 수 있다. 걷고 나서 불편할 정도로 통증이 느껴진다면 걷는 자세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겠다.
1 바르게 서 있는 자세에서,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며 한쪽 다리를 앞으로 옮겨 걷는다.
2 팔을 가볍게 저으면서 발뒤꿈치부터 먼저 땅에 닿게 한다. 걸을 때 아랫배에 약간 힘을 주고 걸으면 허리 디스크 주위 근육을 수축시켜 디스크를 보호할 수 있다.
Q&A 이렇게 걸으면 왜 안 되나요?
한쪽으로 가방 들기 한 팔로만 가방을 메거나 들 경우, 어깨와 골반이 가방 쪽으로 기울고 다리 관절통도 한쪽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등에 메는 가방을 추천하며, 부득이하게 한 팔로 가방을 들어야 할 경우에는 양팔로 번갈아가며 드는 것이 좋습니다.
주머니에 손 넣고 걷기 길거리에서 넘어질 때 손으로 바닥을 짚지 못하므로 크게 다칠 우려가 있습니다.
팔자걸음 발 앞쪽이 바깥으로 향하는 팔자걸음은 무릎이나 허리에 무리가 되기 때문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교정이 필요합니다.
절뚝걸음 습관적으로 몸을 한쪽 방향으로 기울여 걸으면 골반과 척추가 옆으로 틀어지고 힘을 많이 싣는 쪽 다리 관절에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노화가 중년에게 무서운 이유는 신체적인 변화가 눈에 보여서가 아니다. 단지 주름이 늘고 흰머리가 늘어서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가능했던 것들이 쉽지 않게 되면서 ‘늙는다’는 공포와 맞닥뜨리게 된다. 더 이상 높은 선반의 물건을 꺼내기 어려워지고, 달려가는 손주를 들어올리기도 버겁다. 숙면 후 아침의 개운한 기상은 젊은 날의 추억처럼 여겨진다. 여성들에게 이런 두려움이 극대화되는 시기가 있다. 바로 ‘갱년기’다. 이 시기를 힘들게 겪어낸 여성들은 한꺼번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고 이야기한다. 피할 수 없는 갱년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방부인과 전문의인 이윤재(李侖哉·37) 자생한방병원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신수(腎水)가 부족해서 그렇죠.”
이윤재 원장은 한방에서 바라보는 갱년기 증상의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양방에서는 여성호르몬 부족에 의한 질환으로 해석하지만, 한방에서는 폐경과 함께 몸의 ‘정기(精氣)’라고도 불리는 신수의 부족이 이러한 증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한방에서는 신체의 변화가 숫자
7과 연관이 있다고 보는데, 여성의 경우 14(7×2)세에 첫 생리가 시작되고 49(7×7)세에 천수가 다 돼 폐경을 겪게 된다고 하죠. 그런데 최근에는 아이들의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성조숙증도 발생하면서 초경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있습니다. 폐경 시기는 큰 변화가 없거든요. 결국 갖고 태어나는 몸의 정기를 사용해야 하는 기간이 늘어난 셈이니 몸에 무리가 될 수밖에 없어요.”
여성 노화 증상의 ‘종합세트’
이 원장은 여성에게 나타나는 갱년기 증상은 발현되는 기간에 따라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갑작스레 나타나는 갱년기 급성 증상이 있다. 얼굴이 붉어지거나 울긋불긋한 반점이 나타나는 안면홍조 질환, 땀이 많이 나는 발한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증상들은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급성과 구분되는 갱년기 아급성 증상은 여성의 생식기와 관련이 깊다. 질 점막이 건조해져 위축되거나, 성관계 시 통증이 발생한다. 또 자꾸 가려운 소양증도 나타난다.
만성 증상은 이와는 또 다르다. 근골격계에 통증이 나타나다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심하면 손가락 관절에도 결절이 나타난다. 골다공증도 주요 만성 증상이다. 기억력 감퇴와 우울증이 나타나다 심해지면 치매로 확대된다.
“이렇게 구분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스무 가지가 넘는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도 있어요. 또 한두 가지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인지하지 못했던 다른 갱년기 증상을 찾아내기도 하죠. 증상을 방치하면 병이 심해집니다. 안면홍조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깁니다.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하고요. 관절통을 다스리지 못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질환이 확대됩니다.”
갱년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당사자가 겪게 되는 심리적 충격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도 치료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이 원장은 말한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 과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쉽게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심리적 변화는 화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간기울결(肝氣鬱結)로 인한 간화(肝火)가 대표적이다. 평생을 참으며 살아온 여성의 쌓인 스트레스가 뭉친 기운을 만들고 간 쪽으로 쌓이면서 갱년기와 함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화가 쌓이면 안면홍조나 발한과 같은, 눈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참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내는 심리적 변화를 보이기도 합니다. 손주를 보다가 이 나이까지 왜 애를 봐야 하냐며 느닷없이 화를 내기도 하고, 가족에게 갑자기 전화해 소리를 지르기도 하죠. 실제로 진료실에서는 상담하다 눈물을 쏟는 환자가 비일비재합니다.”
치료 방법 다양, 맞춤치료 필요
양방에서 여성의 갱년기를 치료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의 보충이다. 그러나 여성호르몬 보충이 쉽지 않을 때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유방암과 난소암을 유발하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부모로 물려받은 경우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가슴 절제를 선택한 할리우드의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같이 유전자 검사결과 변이가 발견돼 암 발병이 우려되거나 가족력이 있을 때 여성호르몬 치료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이 원장은 설명한다.
“여성호르몬 보충제 사용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할 때는 한방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한방에선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직접적으로 보충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현재의 상태에서 건강을 영위하도록 노력하죠. 즉 갱년기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들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질환별로 한약이나 약침, 뜸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무작정 이러다 말겠지 하며 증상을 방치했다가는 오래 고생할 수도 있다. 증상이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활동적인 삶, 갱년기에 도움
치료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듣다가 바보 같은 질문을 해봤다. 갱년기를 피할 순 없는 것일까. 당연한 답이 돌아왔다. 노화를 피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는 것이다.
“노화를 피할 수 없는 것처럼 갱년기 역시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들은 몇 가지 있죠. 먼저 갱년기 증상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예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갱년기를 겪기 전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에 대해 미리 공부해두면 상황에 처했을 때 겪을 수 있는 심리적 충격을 예방할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40대 중반 전후면 갱년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때 노화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겪는 현상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죠.”
갱년기를 극복하려면 육체적으로 ‘액티브 시니어’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 원장은 말한다. 운동과 활발한 생활 등을 통해 기본 체력을 잘 유지하면 골다공증 등 갱년기 증상의 발병 가능성도 낮아진다. 또 근육량이 많으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갱년기 증상으로 인한 급격한 체중 증가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스나 화도 잘 관리해야 한다. 명상, 요가와 같은 활동은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고 체력에도 도움이 된다.
갱년기를 겪는 아내에 대한 남편들의 ‘외조’도 질환 관리에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자녀를 떠나보낸 빈 둥지에서 갱년기를 겪는 여성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배우자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여된 역할에 비해 한국 남성들의 기여도는 높지 않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환자들의 상당수는 남편의 이해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애들도 무탈하고, 특별히 힘든 상황도 없는데 왜 유난스럽게 구냐고 하죠. 아내가 아파도 그런가보다 하다가, 감정기복이 심해지면 되레 화를 내요. 감싸줘야 한다는 생각은 못하는 것이죠. 이 고비를 지나 노년기로 접어들면 감정기복은 줄어들게 되어 있어요. 계속되는 것이 아니므로 슬기롭게 갱년기를 보내는 지혜가 필요해요. 위기를 잘 넘으면 함께 건강하게 살면서 아름다운 노년을 보낼 수 있어요. 하지만 갱년기를 겪을 때 배우자와 갈등이 깊어지면 회복되기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