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월이면 줄줄이 이어지는 행사가 많아 분주한 느낌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지나고 한숨 돌릴 즈음이면 스승의 날이 이어진다. 이날이 되면 의례적으로 하게 되는 일일 명예교사 일을 빠뜨릴 수 없었는데, 그해 아들의 5학년 교실을 생각하면 자동적으로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그날, 약속된 시간이 되어 아들 녀석의 학교로 갔는데 교실 복도에 다다르자 왁자지껄 우당탕 개구쟁이들이 장난치는 소리가 교실 밖까지 들렸다. 필자는 담임선생님을 잠깐 만나 일일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수업 시작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기는 내게 산소이자 숨구멍 같은 의미예요. 배우가 아닌 나를 생각할 수가 없어요. 배우인 게 정말 좋습니다. 가능만 하다면 다음 생에 태어나도 다시 배우를 하고 싶습니다.” 췌장암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는데도 연기에 방해가 된다며 진통제도 거부한 채 드라마 촬영을 마친 뒤 숨을 거둔 연기자 김영애의 말이다. 그녀는 KBS2 주말극 50회 촬영을 끝낸 지 얼마 안 된 4월 9일 66년간 치열하게 수놓았던 지상의 무대를 떠났다. 동시에 46년간의 연기자 삶도 마감했다. 에 함
햇살이 따사로운 봄날,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손관승(58) 전 iMBC 대표를 만났다. 전 MBC 베를린 특파원, 전 iMBC 대표이사, 교수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온 그는 여러 개의 호칭을 갖고 있다. 스스로 부여한 현업(業)은 스토리 노마드, 즉 이야기 유목민이다. 강의와 강연, 기고와 저술을 하는 삶이다. 전반전은 수치와 가치를 추구한 2치의 삶이었다면 후반전은 브런치, 맘대로 시간을 쓰고 배울 수 있는 사치, 그리고 세상의 흐름을 한발 먼저 호흡해야 하는 눈치, 3치의 삶이란다. 그의 3치의 삶에 1치를 덧붙이고 싶다.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던 신조어를 이제는 일상생활에서도 어렵지 않게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글 파괴, 문법 파괴라는 지적도 받지만, 시대상을 반영하고 문화를 나타내는 표현도 제법 있다. 이제 신조어 이해는 젊은 세대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필요해 보인다. 아래 신조어 중 몇 개나 알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 ㅇㅈ - 시조새 파킹 - 와우내 - 버카충 - 관종 - 더럽 - 말잇못 - #G - 어이가 아
매주 목요일 저녁. 기타 가방을 메고 드럼 스틱을 든 남자 다섯이 남양주의 한 대형 가구 상점에 출몰한다. 한두 번이 아니다. 이곳에 모여든 기간만 5년째,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같은 목적으로 수도 없이 만나왔다. 이들 중에는 40년이 더 된 사이도 있다. 으슥하고 인적 드문 곳에 자꾸 모여드는 이유는 철들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매주 같은 시간, 조건반사처럼 만나 연주하고 노래한다는 5인조 밴드 ‘철없는 아빠들’이다. 연습이 시작되면 철없는 아빠가 아닌 20대 꽃미남 밴드 시절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 철없을 때
근래 탄생 100년 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줄지어 열리고 있다. 미술 애호가들은 우리나라 현대미술 거장들이 걸어온 길을 작품을 통해 가깝게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생겨 행복하기만 하다. 김환기(金煥基, 1913~1974), 박수근(朴壽根, 1914~1965), 유영국(劉永國, 1916~2002), 이중섭(李仲燮, 1916~1956), 장욱진(張旭鎭, 1917~1990) 그리고 박고석(朴古石, 1917~2002) 등이 그들이다. 그중 가장 최근에 열린 고 박고석 화가의 뜻깊은 전시회를 찾아 나섰다. ‘산(山)의 화가’로
“요즘 재미난 일도 없고 밥맛이 자꾸 없어져.” “남편이 은퇴하고 집에만 있으니 날로 스트레스만 쌓여.” “이제 자식도 다 크고 할 일 했으니 혼자 사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시니어들이 만나면 흔히 하는 말이다. 몇 년 계획을 세우고 노년 준비를 했지만 자꾸 움츠러드는 기분…. 신체적, 정신적 변화 때문에 오는 우울 증상이다. 취미로 운동이라도 하면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만 이미 그 한계를 벗어난 감정도 있다. 서울 서초구 소재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정동청 원장에게 우울증과 치료 방법에 대해 자문해봤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이면, 계곡이나 바닷가 인근 지역 축제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 먹거리 관련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이러한 축제 일정은 우연히 광고를 보거나 현수막을 발견하지 않는다면 놓치기 십상이다. 흥미롭고 볼거리 가득한 전국 축제 일정을 모아 보기 쉽게 제공하는 앱 ‘헤이페스티벌’을 이용해보자. SNS소통연구소 이종구 소장 1. 앱 다운로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헤이페스티벌(또는 heyfestival)’을 검색, 무료로 다운로드한다.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계정으로
과거 족보나 문헌들을 조사해보면 고려시대(918~1392년) 임금 34명의 평균수명은 42.3세, 조선시대(1392~1910년) 임금 27명의 평균수명은 46.1세로 나타난다. 왕들의 수명은 40세 전후에 불과했던 셈이다. 조선시대 임금 중 가장 장수했던 임금은 21대 영조로,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을 뛰어넘는 83세까지 살았다고 한다.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그 시대의 장수 비결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필자는 시골에서 홀로 생활하시던 외조모가 몇 년 전 향년 92세로 굴곡 많은 생을 마감하시는 모습을 보며 100세 시대
뭐 대수랄 게 있나? 오히려 추세 아닌가? 설거지하고 청소기 돌리고 또 빨래 개고 등등 그간 하지 않았던 일이라 처음엔 어색했지만 막상 해보니 점차 재미있기까지 해서 ‘체질인가?’ 하며 속으로 놀라기까지 한다. 돌이켜보니 부모님과 함께 살던 시절, 부엌 근처엔 갈 일이 없었고 밤중에 보채는 아이들 업어줄 일도 없었다. 그런데 요즘 전에 없던 생각이 든다.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싶은 아이들, 뭐라도 직접 만들어 주고픈 아내. 소중한 가족이 바로 곁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고맙다는 생각은 나이 탓일까? 깔끔하니 널찍한 공간, 테
모처럼 스케줄이 비어 근처에 사는 동생과 형수와 같이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송파에 3가구 형제들이 살고 있어 그렇게 종종 모이곤 했다. 형제들은 너무 자주 봐도 문제이고 너무 안 봐도 문제인 것 같다. 서로를 너무 속속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 얘기 등이 직격탄으로 날아올 때가 있다. 사회에서 어울리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기 때문에 만나도 좋은 얘기만 나누는데 형제들 간의 대화는 그렇지 않다. 15년 전, 필자가 주관이 되어 돌아가신 아버님의 유산인 상가 건물을 상속 처리하면서 형제간의 합의를 받아냈
흑백 갈등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는 많다. 그러나 솔직히 그런 영화들을 보는 일은 불편하다. 마치 우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보는 것처럼 백인들의 원죄의식이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잔혹하거나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흐름이 서서히 바뀌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오바마를 배출한 자부심 때문은 아닐까? 하긴 시간이 많이 흐르기도 했다. 아마도 이 소재를 1960년대 그 시절에 다뤘다면 전혀 다른 영화가 되었으리라. 는 그 시대의 흑백 문제를 21세기식 시각으로 바라보았기에 훨씬
명칭이 항상 헛갈리는 곳! 은평한옥역사박물관이 맞는지 아니면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이 제대로 된 이름인지? 여러분은 어떻게들 알고 계시는지요? 오늘은 작심하고 그를 만나러 왔다. 그러나 그를 만나려면 삼가야 할 순서가 있다는 생각이다. 먼저 싸리문을 열고나 보자. 조선의 3대로를 아시는가? 큰길을 따라 서발, 북발, 남발의 삼발로가 조직되었으니 그중 한양에서 의주까지의 서로(서발)는 기발(말을 타고 이동)에 해당되는데, 바로 이곳 박물관 인근을 경유했던 것이다(구파발, 지명의 유래). 때문에 입구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조선의
색다른 분위기를 자랑하는 상점이 많기로 유명한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평일 점심시간이었지만 가로수길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듣던 대로 각양각색의 개성들이 넘치는 상점들이 즐비했다. 그중 ‘한복 팝니다’라는 네온사인이 기자 눈에 들어왔다. 유리창 너머로 갓을 쓰고 곰방대를 문 흑인 모델 사진이 보였다. 외국인과 곰방대 그리고 한복과의 조화라니. 이곳의 이름은 ‘ㄹ(리을)’, 전통 한복이 아닌 ‘네오(NEO, 새롭다는 뜻) 한복’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21세기 한복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 “저희는 대학교 선후배도, 원
한낮에도 그저 적요한 읍내 도로변에 찻집이 있다. ‘카페, 버스정류장’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버스정류장’이란 떠나거나 돌아오는 장소. 잠시 머물러 낯선 곳으로 데려다줄 버스를 기다리거나, 마침내 귀환하는 정인을 포옹으로 맞이하는 곳. 일테면, 인생이라는 나그네길 막간에 배치된 대합실이다. 우리는 모두 세월의 잔등에 업히어 속절없이 갈피없이 흔들리며 먼 길을 가는 나그네가 아니던가. 저마다 여정을 손에 쥔 순례자이며 여행자! 상호에 서린 서정을 음미하며 찻집으로 들어선다. ‘카페, 버스정류장’ 주인 박계해(57)씨는 5년여 전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