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히말라야에 다녀왔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가 4130m이니 태어나서 가장 높은 곳에 갔다 온 셈이다. 고생길이었으나 여행의 맛을 제대로 알게 됐다. 또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노!”라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히말라야에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매력적이다. 그 뒤 엉덩이가 자꾸 들썩이는데 이번에는 아프리카 여행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빅토리아 폭포를 보는 것이 하이라이트이고 보츠와나, 남아공, 잠비아, 에티오피아 5개국을 10일 동안 다녀오는 여정이다. 기본 경비는 480만 원.
얼마 전 친척 병문안을 갔다가 병원 내 비뇨기과 앞에서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지인을 만났다. 지인에게 왜 왔는지 물으니 소변이 잘 안 나와서 혹시 전립선에 무슨 문제가 있나 해서 왔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지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대화를 멈추게 되었는데 지인에게 간호사가 “서서 소변보세요? 앉아서 보세요?” 하고 물어보았다. 그 질문에 지인은 서서 볼 때도 있고 앉아서 볼 때도 있다고 대답했다. 그들의 대화가 필자에게는 적잖은 충격이었는데 정작 그들은 그다지 신경 쓰는 기색 없이 자연스러웠다. 필자가 문병을 마
외손자가 태어났다. 딸은 제왕절개 수술을 해야 했다. 제왕절개는 독일어 ‘카이저슈니트(kaisershnitt)’를 직역한 말이다. 즉 ‘황제’의 의미를 가진 ‘카이저’와 ‘자르다’는 의미를 가진 ‘슈니트’가 결합된 용어다. 로마 황제 카이사르(Caesar)가 수술로 태어난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몸이 약한 딸이 첫째는 자연분만으로 낳았는데 그때 너무 힘이 들었는지 이번에는 제왕절개를 선택했다. 사람은 태어난 시에 따라 운명이 정해진다는 사주팔자가 있다. 제왕절개는 수술로 아이를 꺼내는 방법이니 출생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당신이 조깅 바지를 입는다면, 삶의 통제를 완전히 잃은 것과 다름없다.” 올백 포니테일, 진한 선글라스 그리고 거침없는 발언까지. 존재만으로 브랜드가 되었던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가 향년 85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2010년 문화적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에겐 ‘패션계의 거장’, ‘패션의 황제’라는 수식어가 항상 뒤따랐다. 그가 패션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것은 1954년 국제양모사무국(International W
지리산 청학동은 나의 고향이다. 유소션 시절을 삼신봉 아래에서 보냈다. 근래에는 자주 들리지 못하지만 정신적 터전이다. 당연히 청학동과 관련한 자료에 관심이 많다. 그중 하나가 풍수지리설로 유명했던 옥룡자 도선 스님(827~898)이 쓴 ‘청학동 비결(秘訣)’이다. ‘조선비결전집’에 수록돼 있다. 일제강점기에 민간에 널리 유포된 비결들을 입수해 연구 가치가 있거나 보존 의미가 있는 것들을 묶은 책이 조선비결전집이다.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현재 지리산 청학동이 명실상부하게 자리매김했다. 이 비결에는 청학동의 산세 등이 구체적으로 표현
설강화(雪降花) 혹은 설강화속으로 불리는 스노드롭은 수선화과의 식물로 유럽에서는 눈을 뚫고 피는 꽃이라고 해서, 겨울의 끝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를 포함한 영국 전역에는 많은 스노드롭 정원이 관리되고 있는데요, 2월에 이곳들을 방문한다면 하얀 카페트처럼 만개한 스노드롭들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혹시 조만간 영국을 방문하실 계획이 있다면 스노드롭 정원을 찾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Tip 스노드롭은 아주 작은 꽃으로 키가 10cm 정도 되는 구근식물입니다. 먼저 가장 밝은 부분인
행복한 인생은 살고 싶으면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마음은 소통의 문이요 관계의 문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가면을 쓰고 사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약점이 있어도 드러내놓고 당당하게 사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는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마음의 문을 여는 자물통은 안으로 잠겨 있어 자기 자신밖에는 열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세상과 소통하려는 사람은 밝게 살아가지만, 감추고 사는 사람은 힘들게 산다. 심지어 사람을 피하고 스스로를 고립시켜 우울증에 빠져 지내다가 세상을
미국의 유명 유튜버 케이시 네이스탯이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사의 일등석 좌석을 경험하고 올린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무려 3000만 회를 넘었다. 유명 배우 제니퍼 애니스톤에게 500만 달러의 모델료를 주고 만든 광고 영상의 조회수가 600만 회를 넘긴 수준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치다. 영상은 난생처음 비행기 일등석에 탄 남성이 설렘을 감추지 못한 채 좌석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흥분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 영상을 위해 항공사가 지불한 비용은 2000만 원짜리 좌석 하나뿐이지만 홍보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최근 SNS의 영향력이 높아
정월대보름이면 오곡밥을 지어 먹는다. 찹쌀, 팥, 수수 등 다섯 가지 곡물을 넣어 지은 밥이라는 사실은 대부분 잘 알 것이다. 최근에는 꼭 보름날이 아니더라도 건강을 생각해 다양한 여러 곡물을 혼합해 밥을 먹기 때문에, 다소 식상하다 여길지도 모른다. 특별함을 더하고 싶다면 사찰식 레시피에 착안해 ‘연잎 오곡밥’을 지어보는 것 어떨까? 레시피 도움말 디알앤코 R&D총괄 장대근 셰프(조계종 한국사찰음식전문교육기관 이수) 사찰식 오곡밥 레시피 재료 찹쌀 4컵, 흑미 1/2컵, 수수 1/2컵, 기장 1/2컵, 검정콩 1/3컵, 팥 1/
분주했던 하루 일과를 마치고 늦은 밤 집에 도착했다. 습관적으로 오른손으로 열쇠 뭉치를 찾았다. 오른쪽 상의 주머니에 당연히 있어야 할 열쇠 뭉치가 잡히지 않았다. 그 순간 술이 확 깼다. 주머니 내용물을 다 꺼내고 입고 있는 옷에 달린 주머니까지 다 뒤져봤는데도 열쇠 뭉치가 보이지 않았다. 낭패였다. 열쇠 뭉치에는 열쇠와 함께 교통카드, USB가 달려 있고 지인이 선물해준 헝겊 열쇠 케이스도 있다. 무게도 좀 있는 편이라 주머니에서 빠져 나갈 리는 없었다. 누군가 가져갈 만한 것은 최근 충전한 교통카드에 들어 있는 현금 6만 원
삶의 변화는 하나의 사건이 전환점 역할을 한다. 전 반생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낼 수 있게 한 계기가 인턴(Intern) 활동이었다. 3개월 일정이었으나 후반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4년에 우연한 계기로 한 사진관에서 사진 촬영 방법을 익히는 인턴 직원으로 일을 했다. 사진 재능을 이웃과 사회를 위해 기부하는 의미 있는 삶을 살게 한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에 평생직장으로 여겼던 회사에서 한창 일할 나이인 47세에 퇴임했다. 금융위기로 재취업은 어려워 음식점 창업을 비롯한 다양한 업종을 전전하며 내로라할 만
분양받은 강아지가 분변을 먹는다고 환불을 요구하다가 강아지를 집어던져 강아지가 죽은 사건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한 행동이겠지만 죄 없는 강아지는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이런 유사한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점점 세상이 각박해져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숨 한 번 크게 쉬고 불과 2~3초만 참으면 되는데, 순간적으로 욱하는 성질을 못 참고 사고를 치면 평생 후회하게 된다. 우리 조상들은 뜨거운 물을 땅에 부으면 땅속 지렁이가 죽을지도 모르니 물을 식혀서 버리도록 했다. 연못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속담
나이 들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말 많은 사람이 싫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상대를 피곤하게 만든다. 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뇌 용량이 점점 줄어들어서 그런 모양이다. 어떤 술자리에서 한 사람이 명리학과 사주를 공부했다면서 자기 지식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간단하게 했으면 분위기에 도움이 되었을 텐데 시종일관 그런 얘기를 하니 사람들이 지루해하며 하나둘씩 빠져나갔다. 그 사람은 한 사람 한 사람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간이 안 좋다”, “말년 재물운이 없다”, “자식복이 없다”는 식으로 풀이를 해줬다. 호칭
2017년 우리나라가 고령 사회로 들어선 지 2년이 되었다. 특히 ‘일자리’ 문제는 노년의 삶과 직결되고, 청년과 노년 할 것 없이 모두가 겪고 있기에 난제(亂題)가 되었다. 2006년에 이미 고령 사회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들어선 일본은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있을까? 일본의 ‘고령자 고용안정법’ 1994년에 이미 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2000년 ‘고령자 고용안정법’을 개정했다. 65세까지 안정된 고용을 확보하도록 정년을 61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2004년에는 법을
시니어 인턴십 운영기관 ‘스탭스’에서 올해 첫 교육을 받았다. 법정의무교육인 안전교육과 기초소양 과정이었다. 기초소양교육에서 시니어 재취업 장애 요인에 대해 배우며 공감했다. 권위의식, 높은 눈높이, 원만하지 못한 대인관계, 소통과 융화의 문제가 대표적인 요인이라고 했다. 이외 적응력 부족, 힘든 작업 기피, 작업 능률 저하, 생산성 대비 높은 임금, 의욕과 호기심 부족, 높은 사고 확률, 작업 지시할 때의 불편함, 자만심, 경험, 고집 등을 꼽았다. 나는 퇴직 후 동대문 지역에서 스포츠용품 관련 회사들에서 일했다. 해외 유명 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