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전 중앙대학교 여교수 한 분이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잔소리 허락제'를 제안했다. 부부간 또는 자녀와 대화를 나눌 때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상대에게 잔소리 좀 하려고 하는데 지금 해도 괜찮은지 미리 물어본 후, 즉 허락을 받은 후에 하라는 소리다. 당연히 상대가 허락하지 않으면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한다. 부부나 자녀와의 관계에서 잔소리의 사유는 수도 없이 많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서
안마는 손으로 몸을 두드리거나 주물러서 피의 순환을 도와주는 행동이다. 남의 몸을 더듬는 성추행이 아니라면 부부간에 또는 가족이 사랑이 듬뿍 담긴 스킨십, 즉 안마를 서로 해주고 받으면 좋다. 손자 손녀가 앙증맞은 손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어깨를 조근조근 주물러주면 시원하지 않아도 귀여워서 “아이 시원타! 아이 시원타!” 하며 입이 함지박만 하게 벌어진다. 일터에서 돌아온 남편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여보 우리 가족 위해 오늘도 애쓰셨어요.” 또는 가사와 육아에 지친 아내의 다리를 만져주며 “오늘 많이 힘들었지?” 하고 위로한다면 행
아들딸과 식사를 했다. 식사 도중 국민연금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나는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국민연금에 가입한 것이라 했다. 1988년 국민연금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강제로 가입해야 했다. 재직 시에는 회사가 절반의 금액을 내줬으므로 큰 부담이 안 되었다. 그러나 퇴직 후에도 연금보험료는 계속 내야 했다. 나도 힘들었지만 계속 부었다. 그렇게 냈던 보험료가 이제 매달 연금으로 나오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연금 때문에 자녀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아도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다. 월 100여 만 원이
이 책은 요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는 내 삶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서 다시 일어본 책이다. 여류 작가 정희재 씨가 쓴 책인데 내가 얼마 전 다녀온 안나푸르나 트레킹 얘기도 나온다. 책 제목에는 ‘피곤한 세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갈 용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멈춰서도 괜찮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래도 괜찮다’라는 부제도 있다. 평생을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온 우리에게 ‘잠시 멈춤’이란 단어는 생소하기만 하다. 멈추지 말고 앞만 보고 부지런히 가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히말라야 트레킹에서는 달랐다. 고산
시니어 활동을 하다보면 난다 긴다 하는 사람을 많이 만난다. 명함을 보면 이력들이 화려하다. 한 장의 명함에 이력을 다 써 넣기가 부족해 한 장처럼 접은 두 장짜리 명함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모임에 가보면 이런 사람이 많다. 한때 잘나갈 때 TV에서 본 사람도 있고 이런저런 행사 때 한가락씩 해서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는 사람도 있다. 이들 중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행사 때 보면 내빈 소개가 끝나자마자 이들은 슬쩍 꼬리를 감춘다. 얼굴 도장 찍고 또 다른 행사장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 분야
전에 알지 못했기에 몇 년 전에 발표된 줄도 몰랐는데 요즘 내 마음 속으로 쏙 들어온 노래가 있다. 나는 음악이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젊을 때는 트로트를 듣지 않았다. 아니, 듣지 않았을 뿐 아니라 트로트를 들으면 무식해 보일 것 같은 편견까지 있었다. 당시 어른들이 말했다. 나이 들면 음악 성향도 다 바뀐다고, 그러나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큰소리쳤다. 그런데 옛말 그른 것 하나 없다는 말처럼 나이가 드니 내게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 그렇게 무시했던 가수 남진, 나훈아가 지금은 너무 섹시해 보
“이 나라 국적을 지닌 자는 누구나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연금과 의료비 등으로 국가 재정이 파탄위기에 처하자 일본에서는 나이 많은 노인들을 제거함으로써 위기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법안이 가결된다. ‘70세사망법안’이라는 황당한 법안이 통과되어 2022년부터 실행된다는 선언으로 일본 사회는 대혼란에 빠져든다. 물론 소설 속 이야기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노인을, 국가 재정을 파탄 내는 주범으로 설정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공양과 존경의 대상이 되기는커
우리의 삶에서 친구는 중요한 존재다. 노후에는 더욱 그렇다. 늘그막까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건강한 친구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건강을 잃고 일찍 저세상으로 간 녀석과 병마에 시달리는 친구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늘 함께할 수 있는 건강한 친구는 큰 자산이다. 건강을 위해 보약 한 재를 지어줘도 아깝지 않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한때 인기를 누렸던 어느 개그맨은 “친구가 중요합니다. 오래도록 함께 가야 하니까 그 친구의 건강을 위해 보약 한 재 지어주세요~”라고 말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한밤중에 며느리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큰일이 일어났다고 직감했다. 아들이 술이 취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 집에 왔는데 아버님이 야단 좀 쳐달라는 내용이었다. 길거리에서 비틀거리는 아들을 보고 누군가 경찰에 신고를 한 모양이었다. 며느리가 얼마나 화가 났으면 이 밤중에 시아버지인 내게 고자질하려고 전화를 했을까 이해가 되었다. 그래도 경찰의 도움으로 퍽치기를 당하거나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고 무사히 귀가했다니 다행이다 싶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음 날 아들을 호출했다.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느냐고 이유를 물었다. 술이 센 직
나이가 들어도 여배우는 여배우다. 자신감 가득한 눈빛과 표정은 기본, 자기관리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대사 연습은 또 얼마나 많이 했을까. 대본에 빼곡하게 적어놓은 메모를 보니 지금까지 어느 정도 노력을 기울였을지 짐작이 간다. 배우들의 평균 나이가 70대인 ‘느티나무 은빛극단’을 만났다. 설렘과 벅찬 감동. 무대는 그들에게 언제나 꿈이다. 구로구를 대표하는 시니어 극단 구로문화재단 아트벨리 지하 소강당, 매주 화요일은 정기적으로 구로 시니어 연극 동아리 ‘느티나무 은빛극단’이 모이는 날이다. 지금까지 함께 작품을 해온 세월도
잘 지내? 내 친구 고래에게 안부를 전해. 그 인사조차 전하기 미안해. 하루 중, 어둠이 따라 오는 저녁에, 사람이 불 밝힌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컴컴해지는 바다에 혼자 남은 친구를 생각하면 가슴이 사무쳐. 친구가 떠나버린 텅 빈, 이름만 거창한 ‘울산바다 고래바다’를 둘러보고 온 날 저녁에 더욱 그래. 친구가 ‘바다의 로또’라는 사행성 이름으로 사람의 그물에 생명을 잃어버린 뉴스가 보이면 더욱 그래. 미안해 정말. 절대 사람을 용서하지 마. 친구는 알고 있을 거야. 최근 일본이 IWC(International Whaling C
마늘·파·부추·달래·흥거 등 오신채를 넣지 않고 만든 요리를 ‘사찰음식’이라 한다. 자칫 맛이 덜하거나 심심할 것이라 오해하지만, 다양한 레시피와 플레이팅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특별한 메뉴에 건강 밸런스까지 생각한 제철 사찰음식 한 상을 소개한다. 레시피 및 도움말 디알앤코 R&D총괄 장대근 셰프(조계종 한국사찰음식전문교육기관 이수) 장소 협찬 키프레시(홍대점) 그릇 협찬 지승민의 공기 우리가 설날에 먹는 떡국은 주로 소고기 육수를 사용한다. 고명도 양지나 사태를 얹는 경우가 대부분. 색다른 떡국을 맛보고
오직 ‘건강’, 오직 ‘명예’, 오직 ‘예수’ 등 ‘오직’ 이라는 말 뒤에 올 수 있는 단어는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오직 ‘사랑’만을 바라봤던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로맨스와 더불어 와인 이야기까지 곁들일 수 있는 영화 ‘오직 사랑뿐’을 소개한다. 오직 사랑뿐(A United Kingdom), 2016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감독 엠마 아산테 출연 로자먼드 파이크, 데이빗 오예로워 등 영화 ‘오직 사랑뿐’은 베추아날란드(현 보츠와나)의 왕자 세레체 카마와
자녀들은 대개 설 선물로 건강기능식품을 떠올리지만, 받는 부모 입장에서는 색다른 무언가를 바랄 때도 있을 것이다. 혹은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경우에도 예년보다 특별한 아이템을 찾곤 한다. 주고받는 설 선물이 고민인 이들을 위해 몇 가지 아이템을 골라봤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2019 설 선물세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는 50여 가지 설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올해는 알찬 구성으로 만족도를 높인 혼합 세트가 다양하게 마련됐다. 특선 한우와 독도새우 세트(130만 원), 민속한우 갈비찜과 전복,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어가는 현재 우리는 ‘나는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나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퇴직하면 무엇을 해야 하지?’ 등의 주제로 남은 인생에 대한 희망 또는 고민을 하게 된다. 2018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퇴직 평균 나이는 49.1세라 한다. 이때부터 다시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암울한 현실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이미 일자리를 잃은 중장년층이나 곧 퇴직을 앞둔 퇴직 예정자들은 노후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일자리위원회·관계부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