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부부 모두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부인이 40대에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어 교단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사는 행복에서 내려와야 했다. 마지막으로 담임을 맡았던 학급이 3학년 2반이다. 학교를 그만둔 부인은 좌절감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은 “언젠가는 아이들과 다시 만나게 해 주겠다”며 아내를 위로했다. 남편은 서울의 아파트를 팔고 전 재산을 모아 1996년 김포 덕포진 근처에 교육박물관을 열었다. 덕포진 교육박물관장인 김동선(78세), 이인숙(72세)
제주도 ‘똥돼지 화장실’은 이제 전설처럼 남아있다. 그러나 제주도 출신 40대 이상은 ‘통시’라고도 불리던 그 재래식 화장실을 지금도 대부분 생생하게 기억한다. 제주민속촌 박물관에 전시된 통시와 돼지사육 현장을 돌아보면서 옛날의 그 화장실 모습을 추억해본다. 제주도 농촌마을에서는 1990년께까지도 이 ‘통시’를 사용해왔다. 통시는 집 외부에 설치돼 흑돼지를 같이 키웠다. 지붕도 없고 돼지우리와 통시 주위를 돌로 낮게 울타리를 둘러쌓았다. 돼지우리의 한쪽에는 돌로 높이 담을 쌓아 그 위에 사람이 앉아서 볼 일을 볼 수 있도록 넓은
조금 일찍 찾아온 여름 때문에 봄이 짧아졌다. 맑게 갠 파란 하늘 아래서는 아카시아 향기가 희미해져 가고 장미는 못 참겠다는 듯 붉은 아름다움을 터트린다. 연녹색 나뭇잎을 타고 구르는 물방울이 싱그럽다. 이토록 푸르른 날 자연을 담지 않는다면 내 카메라에 미안한 일이다. 가방을 메고 나섰다. 신록의 기운을 하나 가득 받기 위해 찾아간 곳은 강화도다. 강화도에는 아름다운 풍경과 이야기가 있는 걷기 여행길이 있다. 총 20개 코스가 강화도, 교동도, 석모도, 볼음도, 주문도의 5개 섬에 ‘강화 나들길’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돼있다. ‘강화
전남 고흥 반도 남쪽 끝자락에 있는 연홍도(連洪島)는 아주 작은 섬이다. 100명 남짓한 주민이 조용히 지키고 있는 이 섬은 섬 전체가 미술관이다. 고흥의 거금도 신양 선착장에서 작은 배를 타고 3분쯤 지나면 연홍도 마을 전경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선착장 입구부터 미술 전시회를 알리는 포스터가 기다린다. 그리고 어디든 가고 싶은 쪽으로 갈 수 있도록 친절한 방향 표시가 안내한다. 축구선수 박지성과 왕년의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의 벽화가 초입에 보인다. 이 지역 출신의 유명인 외에도 주민들의 옛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들이 200여 개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소설이 있다. 영화,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양로원을 탈출해서 인생을 제대로 사는 꽃할배의 이야기다. 스웨덴의 유명한 소설가 ‘요나스 요나손’의 작품이다. 이 소설을 통해 스웨덴의 문화를 잠깐 엿볼 수 있었다. ‘고양 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스웨덴 문화를 소개하는 디자인 문화전 ‘헤이, 스웨덴’을 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4월 12일부터 6월 30일까지. 스웨덴 문화가 궁금해서 일요일 오후에 들렀다. 노벨상의 나라로 알려져 있듯이 ‘스웨덴의 숨겨진 발명품 이야기’가 입구 앞 로비에 마련
◇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이근후 저ㆍ메이븐) 베스트셀러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 이근후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의 신작이다. 죽음의 위기를 수차례 경험하고도 7가지 병과 더불어 지내며 여생을 유쾌하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노학자의 인생 내공이 느껴진다. 유년기와 청년기에 지독한 생활고를 겪었던 저자는 “사람은 마지막까지 유쾌하게 살아야 한다. 사소한 기쁨과 웃음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인생은 무너지지 않는다”며 즐거움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50년 경력의 정신과 의
초록이 드리우는 6월, 이달의 추천 문화행사를 소개한다. (축제) 고성 하늬라벤더팜 라벤더 축제 일정 6월 1~23일 장소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꽃대마을길 175 하늬라벤더팜 매년 6월이면 고성 하늬라벤더팜에는 라벤더가 만개해 보랏빛 물결을 이룬다. 이번 축제는 라벤더 수확 체험, 피자 만들기 등 허브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 행사로 운영된다. 라벤더 향수 추출 시연, 향기 음악회, 포토 콘테스트 등 오감 만족 이벤트도 열린다. (공연) 운당여관 음악회 일정 6월 4~20일 장소 서울돈화문국악당 운당여관은 조선시대 후기 전통 한옥으로
‘2019 서울 아프리카 페스티벌’이 5월 25일(토)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서울 아프리카 페스티벌(Seoul Africa Festival)은 ‘서울에서 만나는 아프리카의 다양한 매력’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아프리카 음식과 공예품, 춤, 음악 등을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다. 아프리카 인사이트가 주관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사업단과 아프리카 7개국 대사관, 아프리카 관련 학술기관, NGO 등이 참여한다. 신나는 음악과 원색의 화려한 의상이 넘실거리는 축제장
도심에 크고 작은 책방에 이어 헌책방이 생겨나더니 이번엔 책박물관도 생겼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지난 4월 23일 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37길77에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책 박물관. 상설전시실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독서공간도 함께 마련했다. 지하 1층에 수장고와 오픈 스튜디오, 지상 1층에는 어린이를 위한 북 키움과 키즈 스튜디오, 어울림 홀이 있고 지상 2층에는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미디어 라이브러리, 야외정원 등이 있다. 상설전시장은 책과 문화독서라는 주제 아래 3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는 향유로 조선시대의 독서문화
전투가 치열했던 백마고지를 가는 길이지만 송화가루 날리는 5월의 산천은 아름답기만 했다. 어린 모가 가득한 너른 철원평야를 달리다 보면 한탄강 줄기가 눈에 들어오고 녹음 짙은 금학산이 불쑥 다가서기도 했다. 멀리 보이던 백마고지 기념비가 가까이 다가오자 하늘 높이 오를 듯이 발을 번쩍 치켜든 백마의 동상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백마고지 전투 위령비를 지나 위로 올라가니 광활한 평야 건너에 백마고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스라이 보이는 북녘땅. 말없는 백마산 기슭, 백마고지는 원래 ‘大馬里(대마리) 뒷산’으로 불리는 무명 고
북한 조선노동당 당사로 가는 길에 보이는 김일성 고지 옆. 피의 능선과 백마고지를 관망할 수 있었다. 피의 능선은 6·25 전쟁 당시 4만5,000명의 전사자를 냈는데, 이 전쟁에는 군인들만 있었던 게 아니라 노무대도 같이 있었기에 실제 전사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 많은 시신을 미쳐 거둘 수가 없어 그 시신에서 피가 흘러내려 빨갛게 산을 물들였다 하여 ‘피의 능선’이라고 불렸다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다시 또 시신에서 피가 흘러 온 산을 붉게 물들였다 하니 그날의 참상이 짐작된다. 70여년 전, 동
일전에 지인으로부터 영화관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감상권을 선물 받았다. 주변에 있는 메가박스를 모두 검색했건만 어쩐 일인지 오로지 ‘어벤져스 엔드 게임’밖에 볼 수 없었다. 어쨌든 그래서 젊은 관객들 틈에 끼어 장장 세 시간을 앉아 영화를 봤다. 영화는 멜로, 스펙터클, SF 등이 뒤범벅된 성대한 잔칫상이었다. 할리우드의 기술력을 총동원한 CG(컴퓨터 그래픽스)가 화려하게 뒤섞여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등장인물이 수도 없이 많고, 스토리도 다양한 인물에 맞춰 짧게 스케치하듯 지나가 잠깐 졸았다간
보리피리 불며 / 봄 언덕 / 고향 그리워 /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 꽃 청산 / 어릴 때 그리워 /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 인환의 거리 / 인간사 그리워 /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 눈물의 언덕을 / 피ㄹ 닐니리. 한하운 시인의 애달픈 시 ‘보리피리’다. 소록도를 다녀오고 나서 비로소 그 고독과 고통을 백분의 일도 이해하지 못한 채 시를 읊었던 것이 부끄러워졌다. 나병으로 한 맺힌 일생을 살아간 분들의 절망을 비로소 마음속 절절히 느끼고 돌아왔다. 전남 고흥에서 소록도 가는 바다
청성부대에서 최신장비 체험을 마친 일행은 버스를 갈아타고 제2땅굴을 견학하기 위해 출발했다. 강원도 평강을 정점으로 철원과 김화를 잇는 철의 삼각 전적지는 한국 전쟁 당시 중부 전선의 전략적 요충지. 1989년부터 민간인 출입이 허용되었다. 이후 많은 민간인의 발길이 닿으면서 안보교육의 현장이 되었다.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안보 현장을 가는 길에 산나물, 버섯 등을 채취하기 위해 산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미확인 지뢰지대여서 사람들이 산으로 올라가는 걸 막기 위해 철조망을 쳤다고 한다. 철조망 앞에 나타난 멧돼지가
호국 보훈의 달 6월을 앞두고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격전지였던 철원의 ‘철의 삼각 전적지’를 방문했다. 한국안보문제연구소에서 운영하는 킨사 아카데미(KINSA Academy)의 안보견학 프로그램의 하나. 철원에 도착해 평화전망대로 이동하기에 앞서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고석정(孤石亭)에 들렀다. 철원 8경의 하나인 이곳에 들어서면 절벽 사이로 흐르는 한탄강의 맑은 물과 5월의 푸르름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하다. 고석정은 강 중앙의 고석과 정자, 주변 계곡을 총칭해 부르는 말이다. 임꺽정을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는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