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해 지하철 역사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한 개 역사에 엘리베이터가 한 대밖에 없다. 장애인 시설 기준에 맞춰서 최소한으로 설치한 것 같다. 장애인 엘리베이터의 평소 이용자는 대부분 노인이다. 요즘엔 걷기 싫어하는 젊은 층도 많이 이용한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젊은 사람들이 긴 줄을 만들고 있다. 젊은 사람들 중간중간 노인들이 서 있는 모습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작 장애인들은 이용이 더 불편해졌다. 장애인 엘리베이터 앞을 지나가면서 안내문을 보니 ‘출입문이 닫히는 시간을
우리 속담에 ‘몸꼴 내다 얼어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 날씬한 몸을 더 돋보이려고 겨울에 얇은 옷을 입고 다니다가는 추위에 얼어 죽는다는 뜻이다. 겨울에 내복을 입지 않은 아이들이나 스타킹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아가씨들에게 어른들이 자주 하던 말이다. 모양은 덜해도 실속은 차려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 가정에서 전기분전반은 겨울에 입는 내복처럼 꼭 필요한 물건인데 미관상 보기 싫다는 이유로 신발장, 옷장 등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설치했다. 평소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집주인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또한, 화
연일 폭염이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 얼굴에 훅하고 끼치는 열기가 마치 한증막을 열고 들어가는 느낌이라 무서울 정도다. 생전에 이런 더위를 겪어 본 적이 있었는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런데 서울만 그런 게 아니다. 온 나라가 절절 끓고 있을 뿐 아니라 남반구 일부를 제외한 전 세계가 아우성이다. 늘 머릿속에 어둠과 추위로 각인된 스웨덴마저 더위로 비상사태란다. 아무래도 정상이 아니다. 그동안 인간이 자연을 학대하고 마구 뿌려댄 오염물질이 이제 임계점을 지나 드디어 인간들에 반격을 개시한 것은 아닌
결론부터 얘기하면 오케스트라와 스포츠의 단체경기는 여러 사람이 함께 힘을 합쳐야만 완성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는 하모니가 중요하다. 좋은 하모니를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개인기도 중요하지만 각자 실력의 힘 조절이 필요하다. 단원들이 함께 모여 계속 연습하고 맞춰보는 것은 이 연습을 하기 위함이다. 단체경기는 한 위치에 배치된 선수가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다른 선수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감독과 코치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팀 동료 간의 조화가 중요하다. 남들과 어울릴 수 있는 능력은 확대해 보면 오케스트라와 단체경기뿐만 아니라 인생이
어느날 골프 지인이 죽었는데 이상하게도 사람들 반응이 이상했다. 심지어 한 사람은 “잘 죽었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이유는 죽은 사람이 지나치게 시간을 끌며 경기를 하는 바람에 평소 밉상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평소에 누가 그에게 직접적으로 불평하는 사람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슬로 플레이어는 골프나 당구에서 시간을 끄는 사람들을 말한다. 당구나 골프 모두 혼자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여럿이 같이 즐기는 게임이다. 그래서 슬로 플레이어가 혼자 너무 시간을 지체하며
나이 들어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으려면 ‘지갑은 열고 입은 다물라’고 한다. 나이든 꼰대( 꼰대라는 말은 나이 많은 걸인을 일컬었다. 나중에 아버지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은어로 사용되고 있다. 백과사전에서 인용)들에게 하는 말이다. 젊은이들이 숨어서 하는 은어에 대해 뭐라고 말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이든 사람마저도 젊은이의 위세에 눌려 비굴하게도 참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니 옆에 있는 나이든 사람에게 그렇게 행동하라고 옆구리까지 찔러댄다. 시니어들을 상대로 하는 교육장의 강사들도 무슨 대단한 노소화목(老小和睦)의 진리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작년 한해에만 2천억 원을 넘어섰다. 또한 피해 건수는 전년도 보다 4027건(8.8%) 증가한 4만9948건으로 나타났다. 깜작 놀랄 통계다. 경찰청이나 금융감독원을 사칭하고 일단 사건에 휘말렸다고 겁을 준 후 은행에 있는 돈을 찾아서 냉장고에 보관하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런 말을 믿고 허술하게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사람도 있을까, 나는 절대 당하지 않으리라 했다. 당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가난하고 착한 서민들이 많고 어렵게 한푼 두푼 모은 정말 피 같
백두산 탐방 일정에 윤동주 생가 방문이 있었다. 강신영 동년기자, 이경숙 동년기자와 함께 한 이번 여행에 동행한 신광철 시인의 시평(詩評)이 이동하는 버스에서 이어졌다. 윤동주, 참담한 이름이다. 눈물을 통해서 바라보아야 이해되어지는 맑은 시인이다. 시를 한 편도 발표하지 못한 시인. 시집을 한 번도 내지 못하고 간 시인. 스물아홉이란 나이에 싸늘한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한 시인이다. 첫 시집이 유고(遺稿) 시집이 되었다. 윤동주 시인 자신은 받아보지도 못한 시집이 되었다. 그의 이름에는 성장하지 못한 소년이 들어 있다. 아니 청년이
대다수의 사람은 사후에 자신의 삶에 대해 신으로부터 심판을 받는 것으로 믿고 있다. 그래서 선행을 쌓으려고 애를 쓰고 종교에 의지하기도 하는 것일 거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죽기 전 살아 있을 때 심판을 받게 된다면 사람들의 행동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100세 시대라는 요즘 70세 무렵에 심판을 받는다면 그때까지 다 선한 일만 하고 살까?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전혀 없을까?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기록되고 저장되어 72세가 되는 해에 모든 데이터를 장악하고 있는 기계의 분석과 평가를 통해 심판을 받고 유토피아로 가거나 죽게
기존 출판의 문제점인 비용과 재고부담을 극복하고자 ‘개인출판’이 등장했다. 자신만의 책을 갖고 싶은 독자라면 교보문고의 개인출판 시스템 ‘퍼플’을 이용해보자. 지금은 출판사에 투고되는 원고의 대부분이 사장되고 있다. 자가 출판은 글을 쓴 저자가 직접 사비를 들여서 책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자비 출판이라고도 부른다. 이 경우 출판사는 저자에게서 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을 먼저 받고 일을 진행한다. 비용도 문제지만 지명도 없는 저자는 ‘재고처리’ 때문에 고생이 많다. 기획 출판은 일반적인 출판 방법으로 원고를 받고 책을 만드는
며칠 전 집에 혼자 있다가 어이없게 보이스피싱을 당해 큰 손해를 보았다. 너무나 교묘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부끄러운 실패담을 적는다. 오전 10시경 국민신용회복위원회임을 사칭한 한 남성에게 전화가 왔다. 신용등급을 알아보기 위해 심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다른 곳에 대출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런 과정 중에 카드 대출을 상환하면 신용등급이 높아져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니 법무사 명의로 송금하라고 했다. 하여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거액을 보냈다. 송금 뒤엔 2시간 이상 기다리라고 하면서 이런
장승(長丞)은 오래전부터 마을의 입구나 경계에 세워져 수호신으로 모시던 민간신앙 조형물이었다. 그러다 불교가 전래되면서 불교와는 무관하던 장승이 사찰의 경계표시나 지킴이로 변모하여 사찰장승이라는 특이한 형태로 자리 잡게 된다. 이러한 사찰장승은 절 입구에 세워 이곳부터 절집이라는 성역 표시와 함께 절을 지키는 수호신이나 호법신 역할을 했다. 경북 상주 남장사, 경남 창녕 관룡사, 전북 남원 실상사, 전남 나주 불회사 등에서 만날 수 있다. 대개 사찰장승은 전형적인 마을 장승과 불교풍의 인왕상이나 사천왕상 이미지가 결합된 경우가 많지
“엄마, 기타 치는 모습 너무 귀여워.” 휴대폰으로 찾은 동영상을 보면서 기타를 이리도 잡아 보고 저리도 잡아 보는 나를 향해 딸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고 내가 기타를 잘 치냐 하면 반대로 왕초보다. 이제 막 통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시작은 늦었지만 어려서부터 늘 기타를 배우고 싶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기타를 치는 모습, 가수들이 기타 치며 노래하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사실 누구라도 따라 하고 싶은 폼나는 모습 아닌가? 악기상점이 모여 있는 종로의 낙원상가는 물론이거니와 지나다 우연히 기타가 세워져있는 상점이
얼마 전 연트럴파크 길 걷기에 참여했다. 연트럴파크라는 도로명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센트럴파크와 연남동을 합성해 지어졌다고 한다. 2011~2016년에 걸쳐 완공된 전체 6.3km의 옛 경의선 숲길 중 가장 긴 연남동 길이다. 약 두 시간에 걸쳐 경의선 숲길을 지나고 홍제천을 따라 걷다가 월드컵 평화공원까지 걸었다. 1905년 첫개통 했다는 옛 경의선은 현재는 공항철도 및 복합 전철로 건설되면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철길 상부를 50년간 무상 임대하여 공원으로 조성하였다. 공원길 주변으로 카페나 편의, 위락시설은 좋은데 경관 훼손
자고 나면 줄줄이 올라오는 다른 동년기자들의 글이 쌓여 가도록 생각의 언저리에서만 서성이고 있었다. 동년기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글쓰기’에 대한 기본기를 다지고 싶었다. 무조건 해보자는 결단으로 글쓰기 강좌를 신청했다. 물론 기사를 쓰는 형식과는 다르겠지만, 기본 글쓰기가 능수능란해지면 기사에서도 ‘요것 봐라?’하는 재치를 가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생2막 글쓰기’라는 강의 부제에 걸맞게 50대부터 80대까지의 학생이 모였다. 일주일에 한 번씩 총 8주 과정으로, 장르나 주제에 관계없이 글을 메일로 전송하면 선생님의 첨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