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공원길 걷기

기사입력 2018-07-27 19:39 기사수정 2018-07-27 19:39

얼마 전 연트럴파크 길 걷기에 참여했다. 연트럴파크라는 도로명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센트럴파크와 연남동을 합성해 지어졌다고 한다. 2011~2016년에 걸쳐 완공된 전체 6.3km의 옛 경의선 숲길 중 가장 긴 연남동 길이다. 약 두 시간에 걸쳐 경의선 숲길을 지나고 홍제천을 따라 걷다가 월드컵 평화공원까지 걸었다. 1905년 첫개통 했다는 옛 경의선은 현재는 공항철도 및 복합 전철로 건설되면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철길 상부를 50년간 무상 임대하여 공원으로 조성하였다. 공원길 주변으로 카페나 편의, 위락시설은 좋은데 경관 훼손이나 고성방가 등의 소음을 규제할 원칙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뉴욕 센트럴파크
▲뉴욕 센트럴파크

최근 떠오르는 길이 또 하나 있다. 1970년에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도로가 바로 그 길이다. 1971년도에 숙명여대에 입학했으니 통학버스 안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길이기도 하다. 1024m의 이 길은 2015년에 철거됐는데, 지난해 5월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7017’은 1970년에서 2017년의 시점을 의미하고 ‘서울로’는 서울로 향하는 사람의 길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서울로 7017’은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센트럴파크 인근 하이라인공원 길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알려졌는데, 총괄 디자인 기획을 한 세계적인 건축·조경 디자이너 비니 마스(Winy Mass, 네덜란드)는 오히려 하이라인 공원길과의 차별성을 많이 강조했다고 한다. 뉴욕과 서울의 도시 환경을 비교할 때 차별성을 갖는 것이 더 자연스럽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이라인 공원길은 1934년에 맨해튼 중심부 20개의 블록을 가로지르며 운행되던 2.33km의 고가 화물 노선이었으나 철도 업이 쇠락한 1980년, 철로도 완전히 중단되어 20여 년간 방치되어 있었다. 뉴욕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하이라인 친구들’이라는 시민단체와 하이라인공원길 건설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2009년 완공했다. 아름다운 식물과 벤치 등 디테일한 디자인으로 조성된 길은 허드슨강의 풍광을 배경으로 마천루를 비롯한 뉴욕의 건축사를 살펴보는 교육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

▲뉴욕 하이라인 공원 길(이인숙 동년기자)
▲뉴욕 하이라인 공원 길(이인숙 동년기자)

참고로 뉴욕 맨해튼의 도시 설계자 로버트 모지스는 “뉴욕 도시 중심부에 큰 공원을 설계하지 않는다면 5년 후에는 같은 크기의 정신병원을 지어야 할 것”이라 당부한 바 있다. 그 공원이 바로 우리가 익히 아는 ‘센트럴 파크’인 것이다. ‘연트럴파크’와 ‘서울로 7017’도 오랫동안 훼손, 오염되지 않고 시민의 아름다운 휴식처로 남아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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