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한 해가 끝나간다. 각자 행복한 시간도 있었겠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등으로 유난히 심신이 지치고 힘든 순간이 많았을 것이다. 명상으로 이러한 마음을 달래보자.
글 금민수 기자 minsugold@etoday.co.kr
도움 및 참고 최훈동 한별정신건강병원장, 담앤북스 ‘내 마음을 안아주는 명상 연습’
최근 명상에 대한 중장년층의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코로나 블루로 인한 무력감을 해소하기 위해 명상을 하는 40~50대가 늘고 있다. 모바일 설문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9월에 발표한 ‘건강관리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정신적 건강을 위해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작년보다 2.6% 증가했다. 특히 젊은 세대보다 중년층이 많았다. 40대(13.2%)와 50대(15.2%)는 20대(6.4%)와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높았다.
명상은 마음을 치료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정신과 치료와 유사하지만, 지향점은 다르다. 정신과 치료는 병적인 상태를 건강한 상태로 회복시키고 더 성숙한 인격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반면 명상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객관적으로 관찰만 하고, 의미를 부여하거나 해석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지켜본다. 궁극적으로 명상은 내 안에 있는 진정한 자아 찾기가 목표다.
명상의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유의미하다. 명상할 때 뇌에서 세타파가 분비되는데, 이 뇌파는 유쾌하고 이완된 기분, 극단적인 각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흔히 어려운 문제를 겪다가 갑자기 해결책이 나와 난관을 돌파할 때가 있는데, 이때 세타파가 분비된다. 힘든 문제가 해결되면서 긴장이 풀려 일어나는 현상이다. 결과적으로 명상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다.
최훈동 원장이 추천하는 명상
앉기 명상▶ 앉는 자세는 두 다리가 겹치거나 괴지 않게 앉는 평좌(책상다리)가 좋다.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 허벅지 위에 올려놓는 반가부좌도 괜찮다. 고요히 앉아 명상을 하면 유일하게 움직이는 게 호흡이다. 처음에는 호흡이 코 입구를 스쳐 들어오고 나가는 느낌에 집중하고, 점차 배가 나왔다가 들어가는 상황을 관찰하자. 앉아서 명상을 할 때는 느긋한 마음으로 감각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트라 명상▶ 만트라 명상은 특정한 문장을 반복해 말하며 하는 명상이다. 집중력을 키워주고 마음을 고요하게 해준다. 만트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진실한 소리’라는 뜻이다. ‘나는 사랑이다’, ‘얼굴에 미소, 마음에 평화’ 등과 같이 긍정적인 문장일수록 좋다.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공간이 필요하고,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면 좋다.
호흡 명상▶ 처음에 할 때 30분에서 1시간씩 길게 잡지 말고 일단 5분간만 호흡에 집중해보자.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속으로 숫자를 세어도 좋다. 심호흡을 4~5회 정도 하면서 들이쉴 때는 자연의 맑은 기운을 흠뻑 마신다고 상상하자. 내쉴 때는 탁한 기운을 내뿜는다고 생각하자. 특히 호흡을 내쉴 때는 몸의 긴장을 푼다. 어느 정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면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돌아가서 숨을 내쉴 때 긴장을 풀고 모든 걸 내려놓는다는 상상을 한다. 잡념도 훌훌 털어버린다.
걷기 명상▶ 걷는 것도 명상이 된다. 어디에서 출발해 어디까지 걷고 돌아오겠다는 목표를 정한다. 걸을 때는, 발을 올리고 내리고 땅에 딛는 과정을 3단계로 나누고 단계별로 발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다. 속으로 ‘왼발’, ‘오른발’ 구령하듯 걷는 것도 좋다. 양발의 감각에 집중하며 걸음을 뗄 때마다 발이 바닥에 닿는 촉각을 최대한 느껴보자. 걷기 명상은 순간을 자각하는 능력을 키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