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산업 블루오션 분야로 주목받는 ‘시니어 하우징’

기사입력 2024-08-05 08:02 기사수정 2024-08-14 09:29

공급 부족 전망이 투자 이끌어… 정부도 ‘활성화 방안’ 발표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입주자의 만족도 역시 올라가며 관련 수요가 자연스레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그 열풍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시장성을 포착한 기업들이 ‘시니어 하우징’이라는 이름의 주거 상품을 건강・금융・여가 등 시니어 세대의 특성과 수요에 맞춘 다양한 상품과 연계해 다각화하고 있다.

▲도움말 이선엽 케어닥 주거사업본부장
▲도움말 이선엽 케어닥 주거사업본부장

부동산 시장 침체와 주거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초고령사회 진입까지 앞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몸 건강하게, 마음 편히 나이 들 수 있는 곳’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 노인 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국 노인 복지시설은 8만 9643개, 입소 정원은 36만 4116명으로 대상 인구 대비 복지시설이 현저히 부족하다. 시니어 하우징 분야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시니어 하우징은 토지나 주택 등 생활공간에 시니어를 위한 서비스를 결합한 산업을 말한다. 실버타운, 복지주택, 요양시설 등 여러 주거 모델이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분야가 활성화되면 시니어 관련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쌓여 건강・금융・여가 등 다양한 사업 개발에 활용하고, 시장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을 거라 예측한다.

너도나도 분주해진 시장

민간 기업은 한창 시니어 하우징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KB라이프생명, 신한라이프 등 보험사는 해당 시장에 진출한 지 오래다. 특히 신한라이프는 올 초 독립법인으로 출범해 현재 4곳의 요양시설과 2곳의 실버타운 설립을 준비 중이다. 최근 현대건설과 손잡고 노인복지주택 사업 모델 개발과 공모사업 추진을 위한 공동투자 및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롯데건설과 롯데호텔 계열사를 활용해 실버타운 브랜드 ‘VL’을 필두로 내세웠으며, 사업 발굴에 한창이다. 신세계그룹 역시 곧 시니어 주거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미래 10년 먹거리’ 중 하나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꼽았다. 부동산 개발 그룹 엠디엠은 대우건설과 손잡고 경기도 의왕백운밸리에 노인 복지주택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1단지’를 지난 1월 공급했다.

정부도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청사진을 내놓고, 규제를 손질하고 있다. 중산층 대상 시니어 주택 공급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과거 불법 전매 등 투기 논란으로 금지했던 실버타운 분양을 다시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에는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경제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 마련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해 12월 국내 최초로 시니어 하우징 관련 ‘헬스케어 리츠 사업’을 공모했다. 선정된 민간사업자는 화성동탄2 의료・복지시설 용지에 시니어 주택・오피스텔・의료・업무・상업・문화시설 등을 복합 개발・운영하게 된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 운용한 뒤 얻은 이익을 배당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에게 주거 안정과 새로운 부동산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민간사업자는 신규 사업 모델의 기반을 마련할 기회라 여기는 것이다.

국내 첫 헬스케어 공모 상장 리츠의 민간사업자 모집이 시행되면서 시니어 케어 산업의 활로 개척 및 부동산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미국에서 125조 원 규모에 달하는 헬스케어 리츠는 시니어 하우징 산업을 활성화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식으로 꼽힌다.

전망 밝지만 걸음마 단계

건설, 금융, 보험, 호텔 외에도 시니어 하우징을 중심으로 확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IT 업계다. AI 기능이 탑재된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을 연동하거나 센서를 통해 활동 리듬을 파악, 응급 상황을 막는 식이다. 그러나 국내 시니어 하우징 시장은 여전히 태동기다. 과거 실버타운을 짓는다고 하면 ‘노인들 대상으로 장사한다’거나, ‘자체적인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있었다. 이선엽 케어닥 주거사업본부장은 사업 특성상 중도 철수가 어려우므로 운영 역량 확보와 초기 시스템 구축에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본부장은 “노인들만 살면 우울할 거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더 클래식 500’과 같이 건물 1층에 다른 세대가 충분히 방문할 수 있는 근린생활시설 형태의 공간을 혼합하는 방법이 최근 추세”라며 “자녀와 지인이 쉽게 방문할 수 있고, 병원・백화점・마트에 도보로 갈 만한 위치를 선점한다면 소비자가 매력을 느낄 테고, 다른 산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모든 시설과 편의를 누리는 ‘올인원’ 실버타운에서 나아가 일본 ‘베네세 스타일 케어’의 유료 노인홈처럼 유형을 세세하게 나누고, 직업군이나 특정한 취미 등으로 타깃을 세밀하게 설정한 맞춤형 실버타운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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