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이 연일 30℃를 웃도는 요즘, 시니어들에게 무더위는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외부 활동을 꺼리면서 자연스레 운동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입맛이 떨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땀이 많이 나 체액이 부족해지면 두통·어지럼증 등으로 집중력이 저하되고, 떨어진 혈압을 회복하기 위해 심장박동과 호흡수가 증가해 수분 외 음식 니즈가 떨어지게 된다. 결국 노인들은 씹거나 삼킴 등의 기능적 저하, 질병 등으로 식사량이 더 줄어들게 된다.
이런 이유로 운동량과 식사량 감소는 ‘근감소증(Sarcopenia)’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근감소증은 근육량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으로, 근력이 약해지고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실제 ‘예방의학 및 공중보건 저널(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and Public Health)’에 게재된 영남대 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약 13%가 근감소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고령 인구 10명 중 1명이 넘는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근육이 줄어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신체의 균형감각이 떨어져 낙상 사고는 물론, 뼈와 관절의 부담도 늘어나 근골격계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이처럼 근감소증은 단순한 체력 저하를 넘어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무더운 여름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근감소에 대한 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한의학에서 근육 성장을 위해 처방하는 한약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근감소를 예방하는 한약재인 ‘사과락’을 활용해 관련 증상의 한약을 조제한다. 사과락은 박과의 수세미오이 열매에서 씨앗과 껍질을 제거하고 말린 한약재다. 기존엔 발열·출혈·염증 등을 완화하는 데 사용됐지만, 최근 사과락에 함유된 페놀산·플라보노이드 등의 성분이 단백질 합성과 근육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연구팀은 사과락이 근육 형성을 촉진하고 근위축을 방지한다는 것을 입증했으며, 관련 연구 논문은 SCI(E)급 국제 학술지 ‘근육 연구 및 세포 운동성 저널(Journal of Muscle Research and Cell Motility)’에 게재됐다.
의학적인 도움 외에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면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쇠고기, 오메가3 지방산이 다량 함유된 고등어 등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근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매 끼니마다 단백질을 15~20g 정도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근감소증 예방의 핵심이다.
여기에 매일 20~30분 정도 가벼운 맨몸 운동이나 걷기 운동을 실천하는 것도 좋다. 특히 근감소는 신체 균형감각을 떨어뜨려 시니어들의 낙상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하체 근력 강화에 도움 되는 스트레칭을 집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근육은 건강한 노후의 기초체력이며, 여름철을 슬기롭게 보내기 위한 방패이기도 하다. 하루 10분이라도 몸을 움직이고, 필요할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