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31’ 흥행, “중국 당국도 스스로 돌아봐야”

입력 2025-09-23 09:42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 “현대 중국의 장기이식·연구 윤리 의혹 많아”

▲영화 731 포스터(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 제공)
▲영화 731 포스터(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 제공)

중국에서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을 고발한 영화 ‘731’이 18일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세웠다. 이날 관객 760만 명 이상을 동원하며 약 3억4500만 위안(약 485억 원)의 수익을 올려, 중국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중국 내 민족주의 성향 전쟁 영화의 흥행 흐름 속에서 ‘731’ 역시 애국주의 정서를 자극하며 흥행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KAEOT)는 그러나 과거 전범의 만행을 규탄하는 영화의 성공과 달리, 중국 내에서 양심수 등을 대상으로 한 강제 장기적출 및 생체실험 의혹이 ‘현대 진행형’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2016년 캐나다 전 국무지원장관 데이비드 킬고어,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 언론인 에단 구트먼이 발표한 680쪽 분량의 보고서 ‘피의 수확/학살 개정판’은 병원 데이터와 이식 건수, 증언 등을 토대로 중국의 연간 장기이식 규모가 공식 통계보다 훨씬 큰 6만~10만 건에 이르며, 사형수 또는 동의 없는 양심수, 그 중에서도 1999년 이후 박해 대상이 된 파룬궁 수련자 등으로부터 장기가 공급됐다고 추정했다.

의혹의 근거로는 2012년 공개된 ‘일차 뇌간 손상 충격 장치’ 가 거론됐다. 제3군의대 부속 다핑병원 연구진과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관여한 이 장치는 뇌간에 정밀 타격을 가해 뇌사 상태를 유도하면서 심장 기능과 장기 보존을 유지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협회는 “치사 주사보다 장기 신선도를 높이는 대안으로 활용됐다는 분석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왕리쥔의 이력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의학자가 아닌 전직 경찰 간부로, 2003~2008년 랴오닝성 진저우시 공안국장 겸 현장심리연구센터 주임으로 재직하며 ‘약물 주사 후 장기수용체 이식’ 연구를 주도했다. 협회는 “왕리쥔이 랴오닝성에서 파룬궁 탄압을 주도했고, 강제 장기적출의 주요 피해자가 파룬궁 수련자라는 점에서 대상이 누구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학술계의 신뢰성 문제도 제기됐다. 2019년 호주 맥쿼리대 웬디 로저스 교수는 출처가 불분명한 장기를 사용한 중국 이식 논문 400여 편의 철회를 이끌어 ‘네이처’ 선정 ‘올해의 10인’에 올랐다.

협회 김황호 이사는 “논란을 피하려 시신 실험이라고 주장하지만, 불투명한 장기 출처로 논문이 철회된 전력을 보면 생체실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는 “역사적 분노를 불러일으킨 ‘731’이 극장가에서 승승장구하는 지금, 현대 중국의 장기이식·연구 윤리를 둘러싼 의혹이 알려질 경우 중국 사회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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