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육아 중 벌어지는 별별 상황 대처법

입력 2026-02-05 07:00

[우리 모두의 황혼육아] 당황하지 말고 이렇게 하세요!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자녀 양육이 어려운 자식,

차라리 내가 입양하겠다는 조부모


자녀의 이혼이나 근무지 발령, 유학, 사회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자기 자식을 제대로 양육하지 못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미성숙한 부모의 아동학대 사건도 간간이 마주하게 된다. 이런 경우 조부모가 손주 입양을 희망하는 경우가 있다. 조부모의 육아로 자녀가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경제활동을 지속하고, 손주 역시 낯선 사람이 아닌 조부모의 사랑 속에 정서적으로 안정된 성장이 가능해 사회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높다.

2021년 대법원은 “조부모가 손자녀에 대한 입양 허가를 청구할 때 입양의 요건을 갖추고 입양이 자녀의 복리에 더 부합한다면 입양을 허가할 수 있다”며 “이것이 입양의 의미와 본질에 부합하지 않거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만약 입양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친생모가 친권을 포기하고 조부모가 법정 후견인으로서 양육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눈 깜짝할 사이 손주가 다치고,

황혼육아에 할머니가 병들었다면?


조부모가 손주를 돌볼 때 가장 우려하는 일은 손주가 다치는 것이다. 2018년 할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네 살 손주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진 사건이 있었다. 손주 등원을 위해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다.

조부모는 잠깐 사이 아이가 넘어지거나 다치기라도 하면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올까 봐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혼내자니 조심스럽고, 그냥 두자니 불안하다. 병원 선택이나 치료 결정, 훈육 기준 같은 핵심 판단 권한은 여전히 부모에게 있으면서, 사고가 나면 “왜 그랬느냐”는 책임 추궁이 먼저다.

조부모가 다치는 경우도 있다. 손주를 돌보며 육아 우울증을 겪거나 육체적인 노동으로 허리디스크나 관절염이 심해질 수도 있다.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를 방지할 방법이 있을까?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항상 긴장하고 살 수는 없을 터. 먼저 환경을 개선하자. 집 안에 있는 위험한 물건을 모두 치우고, 창문이나 서랍장 등에는 아이가 풀기 어려운 잠금장치를 하는 것도 좋다. 또 조부모의 건강에 맞춰 자녀가 육아의 노동 강도나 협조를 구하는 범위 등을 세세하게 논의하고 조절해야 한다.

손주 돌보는 일이 익숙하지 않다면 정부에서 시행하는 사전 교육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제주도는 올해 1월 시행한 손주 돌봄 수당을 받기 위해선 사전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교육 내용에 사업 안내, 아동 발달과 아동학대 예방, 안전관리를 포함했다. 돌봄의 질과 안전을 함께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아낌없이 주는 내리사랑!

아들딸 말고 손주에게 재산 주겠다


조부모가 손주에게 직접 재산을 증여하는 ‘세대 생략 증여’가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 금액은 3조 8135억 원을 넘어섰다. 2025년 10월,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세대 생략 증여를 통해 미성년자가 취득한 부동산은 9299건, 금액으로는 1조 537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세대 생략 증여는 부모가 사망해 손주에게 직접 증여하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산출 세액에 30%를 가산한다. 1억 원을 손주에게 증여하면 일반 증여세 1000만 원에 할증 금액 300만 원까지 더해 총 1300만 원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증여받는 손자·손녀가 미성년자이면서 증여재산 가액이 20억 원을 초과하면 40%를 가산한다. 그런데도 최근 세대 생략 증여가 절세로 인식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조부모가 이미 자식에게 증여한 자산이 많고, 조부모의 남은 재산을 머지않아 상속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절세 효과가 있다. 세금이 할증되더라도 조부모에서 자식, 다시 손주로 순차 증여하는 것보다 세금 납부 횟수를 줄일 수 있어 절세 효과가 있는지 따져볼 만하다.


용돈 받으려고 양육하는 건 아니지만,

경제적 도움이 필요하다면


내 손주의 육아라고 할지라도 자녀에게 적정 수준의 양육비를 요구할 수 있다. 2016년 사례다. 이혼한 아들을 대신해 1998년부터 17년간 손자를 키운 할아버지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가정교사를 붙여 과외를 시키는 등 성심껏 보육했으나, 아들 내외가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상황임에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노후에 접어든 그는 아들 내외를 상대로 과거 양육비 9000만 원과 향후 생활비 월 100만 원을 청구하며 법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사건의 소송을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관계자는 “손자녀를 키운 조부모가 자식들에게 ‘용돈’ 개념이 아닌 ‘월급’의 형태로 양육비를 청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임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소송으로 해결하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다. 평소 양육비에 대해 자녀와 대화할 필요가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손주 돌봄 수당’을 도입하거나 지원 조건을 명시하며 조부모 돌봄의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사회적으로 분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중앙정부의 표준이 없어 지자체별로 지급하는 액수나 방식에 편차가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월 40시간 이상, 손주 1명을 기준으로 할 때 20만~3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 최저시급으로 월 40시간 근무하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41만 2800원이다. 황혼육아를 기관 이용이나 베이비시터 등으로 대체한다고 할 때 예상되는 비용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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