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젊은 층 vs‘결핍의 늪’ 고령층

입력 2026-02-22 07:00

[건강 상식] 단백질 섭취 양극화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단백질은 근육과 면역, 호르몬을 구성하는 필수 영양소지만, 연령과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섭취와 만성적 결핍 모두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고서연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단백질은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영양소지만, 무조건적인 과다 섭취는 신장에 부담을 주어 만성 신장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연령대와 근육량, 단백뇨, 신장 기능, 기저질환 등에 따라 적정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유행하는 고단백 식단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의료진 상담을 거쳐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단백질 과다 섭취, 신장에 부담 가해

최근 단백질 보충제가 운동 전후 필수품처럼 인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단백 식사는 체중 1㎏당 하루 1.5g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거나, 하루 총 섭취 열량의 20~30% 이상이 단백질일 경우를 말한다.

단백질 섭취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간에서 분해된 단백질 대사산물 배출을 위해 신장이 과도한 부담을 떠안게 된다. 특히 당뇨병·고혈압·비만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라면 단백뇨를 유발하고 신장 기능 저하를 가속화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체내에 축적된 질소화합물과 인산 등이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0년 ‘미국신장학회지(JASN,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의 고단백 식단은 신장의 혈류량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사구체 내 압력을 높여 단백뇨를 일으키며, 신장 기능을 점진적으로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 결핍은 근감소증, 낙상 위험

반면 고령층은 ‘과잉’이 아닌 ‘결핍’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202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단백질 권장섭취량은 남성 60g, 여성 50g이지만, 남성의 27.4%, 여성의 44.7%는 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노화로 인한 치아 상실, 소화 기능 저하, 식욕 감소로 인해 단백질 식품을 꺼리고, 씹기 쉬운 탄수화물 위주 식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백질이 부족하면 근감소증이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50대에 접어들면 근육량이 1년에 1%씩 감소한다. 80대에 이르면 30대 근육의 절반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근육 손실이 더욱 빨라진다. 근육이 줄어들면 보행속도가 느려지고 균형 능력이 떨어지면서 일상적인 움직임 자체가 위축된다. 계단 오르기나 의자에서 일어나는 동작이 힘들어지고, 외출을 꺼리게 되면서 활동량이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노년기의 독립적인 생활을 위협하는 중요한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

근감소증이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낙상과 골절 위험을 크게 높이기 때문이다. 하체 근력이 약해지고 균형감각이 떨어지면 작은 문턱이나 미끄러운 바닥에서도 쉽게 넘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층의 낙상은 젊은 층과 달리 고관절이나 척추처럼 체중부하가 큰 부위의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수술과 장기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이후 보행 능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장기간 침상 생활이 이어지면 욕창·감염·폐렴·폐색전증 같은 2차 합병증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그래픽 이은숙 기자)
(그래픽 이은숙 기자)


단백질, 양보다 질과 분배가 중요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은 체중 1㎏당 0.8g 정도가 단백질 기본 권장량으로 제시되며, 운동량이 많거나 고령자는 의료진 상담을 통해 조절이 필요하다. 우리 몸이 한 번에 흡수할 수 있는 단백질 양이 20~30g 정도로 제한적이므로, 한 끼에 몰아서 섭취하기보다 아침·점심·저녁에 나눠 섭취하는 것이 좋다. 씹기 어렵거나 소화가 부담되는 경우에는 생선·달걀·두부·콩류 등 부드러운 단백질 식품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매 끼니마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어렵다면, 단백질 보충제나 건강기능식품을 보조적으로 섭취하는 것도 추천한다. 제품을 고를 때는 단백질 함량만 보지 말고, 근육 생성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류신·이소류신·발린이 충분히 들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성분을 합쳐 BCAA(Branched-chain Amino Acid)라고 일컫는데, 이 성분이 2:1:1의 비율로 배합될 때 근육 생성에 이상적인 비율이라고 본다.

신장질환이 있거나 위험군에 속한다면, 고단백 제품을 무분별하게 섭취하기보다 전문의 상담이 우선이다. 제품 성분표에서 인·칼륨 함량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이러한 성분이 과다하면 신장에 여과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단백질 섭취와 함께 가벼운 근력운동이나 걷기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이 아니라 자신의 체력에 맞는 활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섭취한 단백질이 실제 근육으로 생성될 수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 뉴스

  • 고등어·옥돔·갈치…제주 바다의 선물로 차린 시니어 밥상
    고등어·옥돔·갈치…제주 바다의 선물로 차린 시니어 밥상
  • 치매를 늦추는 힘,  약 아닌 밥상에 있다
    치매를 늦추는 힘, 약 아닌 밥상에 있다
  • 마곡리빙디자인페어, 시니어 생활 편하게 하는 아이디어 눈길
    마곡리빙디자인페어, 시니어 생활 편하게 하는 아이디어 눈길
  • 밥상에서 시작하는 매일의 건강관리
    밥상에서 시작하는 매일의 건강관리
  • 채식으로 여는 새해 밥상
    채식으로 여는 새해 밥상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