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5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보험료 수입 증가와 정부지원금 확대로 수입이 늘었고 전략적 자금 운용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흑자 기조에도 불구하고 흑자 규모는 빠르게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입 측면에서 지난해 보험료 수입은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정부지원금 증액과 자금 운용 효과가 더해지면서 전체 수입은 전년보다 3조7715억 원 늘어난 102조 8585억 원으로 집계됐다. 표면적으로는 재정이 안정적인 모습이다.
문제는 지출 증가 속도다. 지난해 보험급여비는 전년 대비 8.4% 늘며 수입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의료 이용 확대가 지출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다만 지출 증가에는 일시적인 요인도 함께 반영됐다. 지난해 전공의 이탈로 경영난을 겪은 수련병원에 건강보험 재정이 선지급됐던 의료비 1조 4844억 원이 지난해 전액 상환되면서, 전체 지출은 전년 대비 4조 9963억 원 증가한 102조 3589억 원으로 집계됐다. 흑자라는 현재 지표만으로 재정의 안정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실제 장기 전망은 더 냉정하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건강보장제도의 재정적 지속가능성 위기 및 정책 제언' 인구통계 브리프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2033년에 적자로 전환 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고령화 속도에 비해 보험료를 부담하는 생산연령 인구가 줄어드는 구조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연령 인구 감소, 고령층 의료 이용 증가, 현행 보험료율 구조의 한계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지금처럼 흑자를 유지하더라도, 지출 증가 속도가 수입을 앞지르는 국면이 반복되면 재정 여력은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정책 이행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 투입은 불가피한 과제로 꼽힌다. 필수의료 확충과 의료개혁, 국정과제 추진 과정에서 건보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는 사업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간병비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와 상병수당 제도화처럼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재정 소요가 예상되는 과제들이 있어 단기 흑자 여부보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출 관리와 의료 이용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공단은 적정진료추진단(NHIS-CAMP)을 중심으로 근거 기반 급여 분석을 강화해 불필요한 지출을 점검하고 적정진료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관리 강화도 추진된다. 불법 개설 의료기관과 면허 대여 약국 등으로 인한 재정 손실을 줄이기 위해 특별사법경찰 권한 도입을 검토하고, 과도한 외래 진료 이용에 대해서는 관리 기준을 강화해 적정 의료 이용을 유도할 계획이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26년에는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정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지출 관리를 더욱 꼼꼼히 하고 건전한 의료 이용 문화를 확산시켜 재정 건전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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