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운영 인력, ‘짧은 경력·낮은 선호도·행정 부담’ 과제

입력 2026-02-25 13:27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실태조사… 수행기관 운영 애로 1위는 행정업무 과다·복잡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실태조사 보고서 표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제공)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실태조사 보고서 표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제공)

노인일자리 정책의 현장 운영에서 지자체 담당 공무원의 짧은 업무 경력, 낮은 업무 선호도, 수행기관의 행정 부담이 동시에 확인됐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하 개발원)은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실태조사’를 2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공무원 213명, 수행기관 1193명, 수요처 1168명, 기업 183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결과는 향후 기본계획 수립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운영을 담당하는 인력 구조의 문제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자체 공무원의 노인일자리사업 관련 총경력은 평균 1.35년, 현재 담당 기간은 평균 1.09년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순환보직 구조상 노인일자리 업무 숙련도를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소도시의 현재 담당 기간은 0.89년, 관련 총경력은 1.08년으로 나타났다.

업무 비중도 전담 구조와는 거리가 있었다. 연구보고서에는 응답자의 79.8%가 노인일자리 업무를 주된 업무라고 답했지만, 전체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 미만으로 제시됐다. 농어촌 지역 담당자의 경우 이 비중이 절반 미만으로 집계됐다. 주업무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다른 업무와 병행하는 구조라는 점이 조사 결과에 반영된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노인일자리 업무에 대한 낮은 선호도다. 연구보고서에는 노인일자리 업무에 대한 동의 정도 점수가 2.26점으로 제시됐고, 부정 응답은 60.6%, 긍정 응답은 16.9%였다. 같은 자료에서 노인일자리사업 담당 전담 인력의 처우 개선 필요성에 대한 동의 정도는 3.94점, 긍정 응답은 69.5%로 나타났다. 개발원 측도 보고서를 통해 담당 업무 선호도 저하와 담당자 교체를 정책 지속성·전문성 확보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했다.

지자체 공무원 조사에서 가장 높은 동의 항목은 참여자 안전 우려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항목은 4.32점으로 집계됐다. 지자체 직접 운영보다 수행기관 운영에 대한 관리·감독이 적절하다는 인식도 4.08점으로 나타났다. 개발원은 이를 바탕으로 안전 중심 설계와 관리·감독 체계 강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수행기관 조사에서는 운영상의 어려움이 수치로 확인됐다. 수행기관의 주요 어려움(1+2순위)은 행정업무 과다·복잡성이 41.5%로 가장 높았고, 전담 인력 부족·업무 과다 34.4%, 참여자 모집·관리 31.2% 순이었다. 연구보고서 본문에서도 같은 순서의 결과가 제시됐다.

수행기관의 어려움은 사업량 결정 기준과도 연결된다. 차기 사업량 결정 1순위 기준은 참여 희망자 규모 36.8%, 지자체 요청 28.3%, 수요처 확보 14.4% 순이었다. 수행기관이 사업량을 정할 때 제도 기준뿐 아니라 지역 수요와 행정 여건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 구조다.

사업 규모 결정 요인도 조사에 포함됐다. 수행기관 조사에서 차기 연도 사업량 결정 1순위 요인은 참여 희망자 규모(36.8%)가 가장 높았고, 지자체 요청 규모(28.3%), 수요처 확보 가능성(14.4%)이 뒤를 이었다. 1+2순위 기준으로도 참여 희망자 규모(60.5%), 지자체 요청 규모(42.7%), 수요처 확보 가능성(42.2%) 순으로 나타났다. 수행기관 응답에서는 참여 수요와 지자체 요청, 수요처 확보 가능성이 사업량 결정의 주요 기준으로 제시됐다.

지자체 조사에서는 사업량 결정 기준의 우선순위가 다르게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자체는 다음 연도 사업량 결정 시 지자체 예산상황(4.14점)을 가장 중요한 고려요인으로 응답했다. 이어 일자리사업 담당 수행인력 확보 가능성(3.99점), 지자체장 의지(3.94점), 수요처 확보 가능성(3.92점), 사업수행기관 확보 가능성(3.92점), 참여 희망자 규모(3.92점) 순이었다. 지자체 조사에서는 예산과 인력 확보 여건이 상위 요인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는 적정 활동 및 근로조건에 대한 현장 응답도 포함됐다. 수행기관 조사에서 사회활동 성격의 신규 일자리 유형은 연간 11개월, 주당 18시간, 월 48만 원 수준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제시됐다. 근로 성격의 신규 일자리 유형은 연간 11개월, 주당 21시간, 월 72만 원 수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확인됐다. 개발원은 이 결과를 신규 유형 설계 시 활동시간과 보상 수준을 함께 검토할 기준으로 제시했다.

개발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정리하면서 수행기관에 대해서는 행정 부담 완화, 지자체에 대해서는 전담 체계 강화와 역할 정립 필요성을 시사점으로 제시했다.

이번 실태조사와 관련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박경하 선임연구위원은 “노인일자리 정책은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제고 중심으로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기본계획 수립 시 역량 기반 직무 재편, 민간 고용 연계 강화, 행정 부담 완화, 안전 중심 질 관리 체계구축 등 핵심 과제를 종합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김수영 원장은 “이번 실태조사는 노인일자리를 소득 보전 수단을 넘어 사회참여와 역할을 보장하는 참여 기반 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 근거를 제공한다”며, “조사 결과가 향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수립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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