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환율과 추가 환율 상승 기대감에 달러보험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달러보험은 달러예금처럼 단기 환차익을 얻기 위한 금융 상품이 아니라 장기간 유지해야 하는 보험이다. 은퇴 후 소득과 유동성이 줄어드는 중장년층이라면 환율 상승에 따른 보험료 부담과 중도해지 손실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
5일 보험연구원의 ‘고환율 국면의 달러보험 소비자 위험과 과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달러보험 판매 건수는 약 4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판매량인 2만2000건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달러보험은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보험금과 해지환급금도 달러로 받는 외화보험이다. 사망이나 질병을 보장하거나 연금·저축을 통해 노후소득과 목적자금을 마련하는 데 활용된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달러보험을 환차익 상품처럼 바라보는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달러를 활용한다는 점만 같을 뿐 달러예금과는 상품의 목적과 비용 구조가 다르다.
환율 오르면 이익?…낼 보험료도 늘어난다
달러예금은 예금 원리금 전액에 환율 변동이 반영된다. 반면 달러보험은 납입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 등을 먼저 차감하고 남은 금액을 적립·운용한다. 환율이 오르더라도 납입보험료 전액이 환율 상승의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필요할 때 자금을 회수하기도 쉽지 않다. 달러예금은 필요할 때 중도인출하거나 해지할 수 있지만, 달러보험은 중도해지 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보험금을 받기까지 통상 5년 또는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상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료를 내는 동안 환율이 오르면 가입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매달 같은 금액의 달러 보험료를 내더라도 환전에 필요한 원화가 늘어난다. 은퇴 후 일정한 근로소득이 사라진 중장년층에게는 환율 상승이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보험금을 받을 때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로 정해진 보험금이 같더라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은 줄어든다. 국내에서 노후생활비나 의료비로 사용할 목적으로 가입했다면 기대했던 금액보다 적게 받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금리도 따져봐야 한다. 일부 달러보험은 미국 등 해외 시장금리에 따라 적립이율이 달라진다. 가입 당시 적용된 높은 이율이 보험기간 내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금리가 하락하면 적립이율도 내려가 만기보험금이나 해지환급금이 예상보다 적어질 수 있다.

보장성 외화보험 해지환급률 60% 안팎
과거 계약 현황에서도 중도해지에 따른 손실 위험이 나타났다. 2024년 외화보험 해지 건수는 전년보다 3.9% 감소했지만, 해지 금액은 50.4% 증가했다. 건당 평균 해지 금액도 56.5% 늘어 고액 계약을 중심으로 해지 부담이 확대됐다.
같은 해 중도해지된 외화보험의 분기별 평균 환급률은 모두 90%를 밑돌았다. 특히 보장성 상품의 평균 환급률은 59.8~68.0%에 그쳤다. 환급률이 60%라면 낸 보험료의 약 40%를 돌려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노후 대비를 위해 달러보험 가입을 고려한다면 환율 상승 가능성만 보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 향후 달러로 지출할 계획이 있는지, 장기간 보험료를 낼 수 있는지, 중도해지 시 얼마를 돌려받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문제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차익만을 목적으로 가입할 경우 달러보험이 달러예금이나 달러자산 직접투자보다 적합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는 가입자의 달러 지출 계획과 계약 유지 가능성을 확인하고, 환율 하락이나 중도해지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안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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