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55~79세 고령층 10명 중 7명은 앞으로도 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 근로 연령은 평균 73.6세까지 높아졌다. 반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나이는 평균 53세였다.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상당 기간 일해야 하는 고령층의 현실이 통계로 확인됐다.
고령층 취업자 1012만 5000명
국가데이터처가 5일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79세 인구는 1701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57만 명 증가했다. 15세 이상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0%에 달했다.
이중 취업자는 1012만 5000명으로 고용률은 59.5%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전체 취업자에서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2016년 25.2%였던 이 수치는 10년 만에 34.8%로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고령층 취업자 수는 671만 5000명에서 1012만 5000명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이는 산업 현장에서 시니어 인력이 더 이상 '보조적 존재'가 아니라 '핵심 노동력'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구조적 변화다.
다만 직종 분포는 여전히 편중돼 있다. 고령층 취업자의 직업별 비중을 보면 단순노무 종사자가 22.3%로 가장 많아, 전체 취업자 평균(13.8%)보다 8.5%포인트 높다. 반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비중은 11.6%로 전체 평균(23.3%)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경력을 살린 재취업'은 여전히 소수에게만 열려 있는 셈이다.
정년까지 채운 사람은 10명 중 1명 남짓
생애 취업 경험이 있는 고령층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일한 기간은 평균 17년 7.1개월이었다. 남성은 21년 8.6개월, 여성은 13년 7.1개월로 8년 이상 차이가 났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지금도 일하고 있는 사람은 취업 경험자의 30.5%에 그쳤다. 나머지 69.5%는 해당 일자리를 이미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
주된 일자리를 떠난 당시의 평균 연령은 53.0세였다. 남성은 55.3세, 여성은 51.1세였다. 특히 55~64세만 놓고 보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평균 연령이 49.0세로 더 낮았다.
퇴직이 반드시 정년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는 ‘사업 부진·조업 중단·휴업·폐업’이 24.9%로 가장 많았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가 22.1%, ‘가족을 돌보기 위해’가 15.2%로 뒤를 이었다. 정년퇴직은 13.2%,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는 9.9%였다.
성별 차이도 뚜렷했다. 남성은 사업 부진·휴폐업이 27.4%, 정년퇴직이 21.4%로 높았다. 여성은 가족 돌봄이 26.7%로 가장 많았고 건강 문제도 25.5%를 차지했다.

생활비 때문에 일해
고령층 가운데 앞으로도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1178만 2000명으로 전체의 69.2%였다. 전년보다 비중은 0.2%포인트 낮아졌지만, 인구 증가의 영향으로 희망자 수는 36만 1000명 늘었다.
현재 취업자의 93.4%는 계속 일하기를 원했다. 취업 경험이 있지만 현재 일하지 않는 사람 중에서도 35.4%가 다시 일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장래 근로 희망자의 평균 희망 연령은 73.6세로 전년보다 0.2세 높아졌다. 연령대별로는 55~59세가 평균 69.7세까지, 60~64세가 71.9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했다. 65~69세는 75.0세, 70~74세는 78.6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일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필요였다. 근로 희망자의 53.4%가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를 꼽았다. ‘일하는 즐거움’은 36.7%, ‘무료해서’는 4.3%, ‘사회가 필요로 해서’는 3.2%, ‘건강 유지를 위해’는 2.3%였다.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고령층은 896만 9000명으로 전체의 52.7%였다. 월평균 수령액은 88만 원으로 전년보다 2.1%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13만 원, 여성이 61만 원으로 52만 원의 차이를 보였다.
수령액별로는 월 25만~50만 원 미만이 37.7%로 가장 많았고, 50만~100만 원 미만이 33.2%였다. 연금 수령자 10명 중 7명이상이 월 100만 원 미만을 받는 구조다.

임금보다 ‘일의 양과 시간대’가 중요
고령층이 일자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일의 양과 시간대’로 30.8%를 차지했다. 임금 수준은 20.3%, 계속 일할 수 있는지는 16.3%, 일의 내용은 11.7%였다.
남녀 모두 일의 양과 시간대를 가장 우선했지만 비중은 여성이 37.5%로 남성 24.9%보다 높았다. 여성은 출퇴근 거리 등 편리성을 선택한 비율도 12.9%로 남성 5.5%의 두 배를 넘었다. 희망하는 고용 형태는 전일제 51.7%, 시간제 48.3%로 비슷했다. 다만 남성은 65.1%가 전일제를 원한 반면, 여성은 63.7%가 시간제를 희망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시간제 선호도 커져 65~69세는 53.3%, 70~74세는 65.8%, 75~79세는 80.8%가 시간제 일자리를 원했다.
희망 월급은 300만 원 이상이 23.3%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남성은 300만 원 이상을 원하는 비율이 34.9%로 가장 높았고, 여성은 100만~150만 원 미만이 21.0%로 가장 많았다.
한편 지난 1년간 직업능력개발훈련에 참여한 고령층은 218만 명으로 전체의 12.8%에 머물렀다. 참여 비중은 전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고령층의 근로 희망이 70%에 육박하는 것과 비교하면 실제 직업훈련 참여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