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요즘 노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심각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과거 조상이 체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기를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간 ‘노인으로 산다는 것’은 프랑스의 저명한 ‘노인’들이 육체, 정신, 사회라는 세 관점에서 노인으로 산다는 점을 살펴본 책이다.
미국 MIT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과학자 조엘 드 로스네(77)는 인간이 왜 늙는지 최신 과학 성과를 토대로 설명한다. 그러면서 건강하고 활기차게 오래 살 방법도 제시한다.
‘사이콜로지 매거진’을 발간하는 언론인 장 루이 세르방 슈레베르(77)는 노년에찾아오는 정체성 혼란에 대해 썼다. 새롭게 형성되는 타인과의 관계를 성숙하게 이끌 방안을 전한다.
방송국 프로듀서 등으로 일한 프랑수아 드 클로제(81)는 육체적·정신적 노년과맞지 않는 현재 정년 체계와 복지시스템의 문제점을 해부했다.
저자들은 “노인이 되는 순간 몸과 정신, 사회생활, 가족 관계 등 모든 것이 바뀐다”고 전제하면서 “현실을 부정하지 마라”고 조언한다.
이어 “이런 현실 회피는 다른 사람들의 외면을 부르고 사회로부터의 분리를 가속화할 뿐”이라며 늙어가는 자신을 인정하고 현실을 똑바로 마주 대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 생생한 사례로 설득한다.
또 건강 자본을 구축하자며 ‘바이오노미’(bionomy)를 제안한다. 바이오노미는 생물학과 관련된 개념으로 ‘삶의 경영’을 뜻한다. 책은 바이오노미에 대한 구체적 개념 설명과 함께 체형, 수면, 대인관계, 스트레스 등을 잘 관리해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소개한다.
칼럼니스트 도미니크 시모네가 각 저자에게 분야별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형태로 구성됐다. 권지현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겸임교수가 번역했다.
계단. 240쪽. 1만4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