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화훼산업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기사입력 2014-01-17 14:25 기사수정 2014-01-17 14:25

김영철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

누군가를 축하해 주는 자리나 특별한 날 늘 함께하는 꽃. 얼마 후면 다가올 졸업과 입학 그리고 손꼽아 기다리던 출산, 생일 등 자신의 마음이 상대방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며 우리는 꽃을 선물하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꽃을 사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불경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람들은 예전만큼 꽃을 찾지 않는 듯하다.

이처럼 원예산업에서 효자 작물이던 화훼산업이 최근 들어 계속되는 부진으로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때 1조원을 상회하던 총생산액이 2012년 기준 7600억원까지 하락했고 앞으로 한·중 FTA 체결에 따라 더욱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대부분 시설 하우스에서 겨울을 나야 하기 때문에 비싼 기름값과 날이 갈수록 상승하는 자재비 등의 원가는 화훼산업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엔저에 따라 수출 물량도 주춤거리고 값싼 중국산과의 힘겨운 경쟁, 또 시진핑 중국주석의 과소비 규제 정책에 따른 수출 물량 감소 등으로 우리나라 화훼산업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로열티 경감과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1990년 이후 680여 종이나 되는 신품종을 육성해 왔고, 2006년 이후 개발된 국산 품종 보급률을 20%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높여 왔다. 또한 산·학·관·연이 하나가 되어 각종 공동연구도 수행하며 좋은 성과들을 양산하고 있으나 화훼산업의 침체가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는 심화돼 가고만 있다.

이러한 우려와 침체를 차단하고 화훼산업의 르네상스를 이끌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해 본다.

첫째, 국산 품종 개발 시 국내외 수요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 육종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절화 중심의 육종 방향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즉, 화분, 정원, 식용, 기능성 품종 등 용도를 다양화함으로써 개발된 품종들이 적재적소에 연착륙되도록 전략 육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둘째, 개발된 품종들의 조기 보급과 보급률 증대를 위해 전국의 화훼 주산지를 중심으로 우리 꽃 비교전시포를 만들어 농업인, 도시민, 경매사, 수출 바이어 등을 초빙해 지속적 품평회를 개최해야 한다. 수요자가 자주 접할 수 있는 공판장이나 대형마트 등에도 우리 꽃 전시 공간을 만들고 우리 꽃을 이용한 보존화, 꽃차, 약재 만들기 체험 및 시식회도 개최해 우리 꽃의 우수성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국화는 일본에서 꽃차로, 나리와 석곡은 중국에서 식용과 약재로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화훼작물의 소비 촉진을 위해 꽃이나 잎을 이용해 식용이나 장식용 소재를 발굴하고, 농식품부 선정 ‘이달의 꽃’ 홍보 및 캘린더 제작과 각종 전시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수출시장의 다변화도 꾀해야 한다. 그리고 옥상녹화, 건강한 학교 만들기, 공기정화 등에도 자생화 및 우리 꽃들이 많이 사용되도록 교육부, 농식품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력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

올해는 우리 모두 거실과 화단, 교정에 우리 꽃 심기를 실천하고 생활화해 건전한 꽃 문화 형성에 앞장서고, 보고 느끼는 꽃에서 마시고 먹는 꽃으로의 진화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해야 하겠다. 그리고 우리 꽃으로 만든 차를 마시고 꽃으로 마음을 치유하며 행복한 장수 인생을 설계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앞으로는 먹고살기 힘들어 꽃 한 송이 살 여유가 없다고 말하기보다는 어렵고 힘들수록 꽃 한 송이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마음을 다독여 주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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