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가 어려운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암 환자의 투병생활이나 가족이 겪게 되는 고초는 직접 겪어보지 않아도 주위에서 많이 보고 듣습니다. 암 치료에 희망을 가지고 온몸을 난도질당하고 맹독성 항암제 때문에 수명이 단축될 위험을 안고 있는 암 치료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암에 대한 ‘무지’와 ‘오해’를 불식시켜 ‘인생’과 ‘가산’의 탕진을 막고 암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하기위해 이 책을 썼다고 저자는 말 합니다.
조선시대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왕들도 평균 수명이 50을 넘지 못했습니다. 왕자의 난으로 권력을 잡은 3대 태종은 폐렴으로 56세에 승하하고 4대 세종은 당뇨병으로 54세에 승하했습니다. 27대 순종까지 60세를 넘긴 왕은 태조 74세, 2대 정종 63세, 15대 광해군 67세 21대 영조 83세, 26대 고종 67세로 총 다섯 분에 불과합니다. 왕위를 찬탈당한 광해군이 67세 까지 오래 산 것은 그의 낙천적인 성격도 한몫을 했습니다. 광해군은 수발드는 사람이 ‘영감’이라고 불러도 묵묵히 참고 받아 넘겼다고 합니다.
임금의 사망 원인이 역사에 기록되어있는데 ‘암’은 아니고 다른 병으로 사망했습니다. 확실히 암은 오래 사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만은 분명 합니다. 임금은 당대 최고의 의사를 옆에 두고 호의호식하고 지냈는데도 수명이 이럴진대 일반 백성들이야 열악한 환경과 굶주림, 심한 노동으로 평균수명이 고작 40세미만이고 60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에 만60세가 되면 환갑잔치를 할 정도입니다. 이제 수명100세 시대에 도달한다고 하니 조선시대에 비하면 수명이 2배로 늘어난 것은 분명합니다.
지금은 평균수명이 남녀 간에 차이는 있지만 대략 80세라고 합니다. 평균수명이라는 말 속에는 절반은 80세 이전에 죽지만 절반은 80세를 넘긴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건강하게 움직이며 살아가는 건강수명은 평균수명 보다 짧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80세인데도 아주 건강한 분들도 많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평균수명(81세)까지 살 경우 암 발생률이 36.4%로 남자는 5명중 2명 여자는 3명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합니다. WHO산하 국제암연구소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암 사망의 30%는 흡연, 30%는 식이요인,18%는 만성감염에 기인한다고 합니다. 그밖에 직업, 유전적 요인, 음주, 생식요인 및 호르몬, 방사선 환경요인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암의 정글에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
내가 아는 선배의 부인은 췌장암인데 3개월 시한부 인생에서 수술과 민간요법을 병행하여 6개월을 살았습니다. 치료기간 6개월 동안은 집안 식구 모두 지옥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성과 없는 암 치료의 고통 속에서 3개월 더 산 것이 과연 잘한 일이였는지 선배는 지금에 와서야 아리송해 합니다. 주위에 암 환자들을 봐도 너무 늦게 발견했다는 말과 함께 무의미한 치료를 받느라 고통 속에 얼마 더 살다가 저 세상을 가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 지금은 의료 보험이 발달되어 경제적 지원을 받지만 예전에는 큰 부자도 암 치료에 전 재산을 날리고 자식들에게 빚까지 안겨준 후 결국 죽어나가는 모습도 봤습니다.
암에 걸렸는데 치료가 어렵다고 미리 겁먹고 포기하는 것도 어리석지만 고령의 환자를 치료할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로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계속하는 것도 잘하는 치료인가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암의 종류나 환자의 나이에 따라 치료방법이나 성과도 다 다르다고 합니다. ‘암과 싸우지 마라’ 책을 읽으며 암 치료의 현 주소를 알게 되었습니다. 링거 병 주렁주렁 매달고 수술과 항암제 주사에 의식을 놓아버리고 몇 달 더 살아있을 것이냐 진통제를 맞지만 말짱한 의식으로 사람답게 살다가 몇 달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날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