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The Artist: Reborn)' 영화는 김경원 감독 작품으로 독립영화제에서 매진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주연에 화가 지젤 역으로 류현경, 갤러리 대표 재범 역으로 박정민이 출연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라는 게 미남 미녀 배우가 나와야 하고 엄청난 물량을 투자해야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류현경이나 박정민이나 그리 잘 알려진 배우도 아니다. 그리고 크게 돈 드는 세트를 만든 것도 아닌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지젤은 덴마크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귀국했다. 무명 화가인 그녀에게 국내 화단이 싸늘한 대우를 할 것은 빤한 일이다. 그러나 어느 유명 갤러리 대표 재범을 만나고 그녀는 하루아침에 재범의 수완으로 한국 화단의 신데렐라가 된다. 그녀의 그림 값은 천정부지로 뛴다. 그녀는 물론 갤러리도 돈 방석에 앉는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유명인이 되었다 듯이 이제 잘 나가는 화가로 날아갈 일만 남았다.
그런데 갑자기 지젤이 심장마비로 죽는다. 그녀의 그림은 유작이 되어 희소성 때문에 더 뛴다. 재미있는 것은 죽었던 그녀가 영안실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는 죽었는데 심폐 소생 시술 후 자동 소생한다는 ‘라자루스 증후군(Lazarus syndrome)’ 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성경에서 예수가 되살린 라자로 (Lazarus)에서 이름을 따 왔다고 한다. 작가들은 이런 의학지식을 잘도 찾아낸다.
무명화가이므로 알려진 것도 별로 없다. 그리고 갑자기 죽었다. 재범은 특유의 마케팅 기법으로 그녀의 작품 값을 높여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다시 살아났다.
그대로 죽어 있으면 그녀의 작품은 날이 갈수록 고가로 팔리게 되는데 그녀가 살아났으니 그간의 마케팅 수법은 더 이상 안 통하게 생겼다. 신비주의는 벗겨지고 희소성이라는 가치도 소멸될 판이다. 재범은 지젤에게 세상에 나타나지 말고 몰래 한 해에 5편 정도만 그리라고 제안한다. 재범은 지젤이 마치 생전에 그렸던 것처럼 화랑에 내걸어 고가에 팔 전략을 내세운다.
그러나 그녀는 그 제안을 거부한다. 작가는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마케팅에 의해 거짓 지젤이 존재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표한다. 재범은 결국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그녀가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를 목 졸라 살해하려 한다. 죽은 줄 알았던 지젤은 죽지 않고 겨우 살아난다. 두 번 째 살아 난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작품은 고가의 작품만 거는 화랑이 아니라 공공 기관에 희사하거나 거리에서 전시회를 한다.
이 영화는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계의 허구적 마케팅과 작품의 가치 등을 되돌아보게 한다. 예술 작품의 가치는 누가 정하는가, 진정한 예술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같은 명제를 되짚어보게 한다. 요즘 예술은 과거보다 많이 가깝게 다가 와 있지만, 예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볼만한 영화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