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를 잘 치기 위한 숨은 노력

기사입력 2017-12-14 10:42 기사수정 2017-12-14 10:42

당구 고점자들은 그만한 수준이 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다. 물론 소질이 있어서 빨리 고점자가 된 사람도 있기는 하다. 일반인들은 대부분은 거기서 거기이다. 그래서 200점대에 가장 많고 대부분 거기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한다.

당구는 심심하면 시간 날 때 치는 편이지만, 고수들은 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다. 그 중 몇 가지는 참고가 될 만했다.

오른손잡이는 왼손으로 브리지를 한다. 스트로크 할 때 큐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브리지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다른 공 때문에 가려져 편안하게 브리지하기가 곤란할 때도 있다. 소위 “큐 자세가 불안하다”고 하는데 이럴 때 손가락 힘이 필요하다. 특히 위에서 찍는 마세를 할 때는 심지어 새끼손가락만으로 브리지를 할 때가 있다. 그러려면 손가락 힘이 필요한데 그럴 때를 대비하여 평소 악력기로 손아귀 힘을 기른다는 것이다.

체력 검사할 때도 악력 검사를 한다. 팔 근육을 강화시키는데 악력기가 좋은 것이다. 당구를 잘 치기 위해서도 좋지만, 손아귀 힘을 세게 해준다는데 일석이조라 할 수 있겠다.

또, 고점자들은 개인장비를 갖고 다닌다. 당구장에 있는 큐를 사용하지 않고 개인 큐를 갖고 다니는 것이다. 당구장 큐도 손질을 잘 해 놓으면 쓸 만 하지만, 아무래도 개인에 맞는 큐를 못 고르면 당구 치는데 막대한 지장을 준다. 특히 큐 무게가 스트로크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심지어 초크도 가지고 다닌다. 당구장에서 쓰는 초크는 분가루가 날리고 공을 칠 때 큐 팁 마찰에 적당하게 사용되어야 하는데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장갑도 고점자들은 자기 장갑을 가지고 다닌다. 엄지와 검지 끝을 가위로 잘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당구장에서 제공하는 장갑은 끝부분이 막혀 있고 심지어 손가락보다 길다. 브리지 할 때 손가락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갑 손가락 끝을 잘라 사용한다는 것이다. 프로 선수 중에는 장갑을 안 끼고 경기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그만큼 민감하다는 얘기이다.

연습하는 과정도 고점자들은 다르다. 보통 사람들은 공이 굴러가서 배치된 대로 계속해서 치는 것을 연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점자들은 한 가지 형태를 놓고 조금씩 변형해서 계속 반복해서 연습한다.

일반인들은 경기 중에 안 맞은 형태의 공은 그때가 지나면 기억도 못한다. 그러나 고점자들은 프로 선수들은 그 공 배열을 기억해서 다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시도해본다. 그러면 다음에 비슷한 유형의 배치가 되었을 때 자신감을 갖고 성공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제1목적구가 멀리 쿠션에 붙어 있고 수구가 거리가 멀면 치기 어렵다. 일반인들은 대충 쳐서 맞으면 다행이고 안 맞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점자들은 맞히기 위해서 정성을 다 한다.

고점자들은 다음 공을 치기 쉽게 만들기 위해 힘 조절이나 두께 조절을 해서 공의 움직임을 조정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우선 맞히기 급급하기 때문에 다음 공까지 못 본다. 바둑에서 고점자들이 몇 수 앞을 내다보는 것과 같다.

시스템 연습이라는 것도 있다. 당구대 프레임에 일정 간격으로 점이 있는 것을 이용하여 공의 움직임을 정하는 것이다. 뱅크 샷으로 쿠션만 먼저 맞혀 3 쿠션으로 맞혔을 때의 쾌감은 짜릿하다. 시니어들은 당구를 배울 때 순전히 감으로 배웠기 때문에 시스템 계산을 안 하고 치는 사람이 많다. 시스템 계산을 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것을 상대방에게 미안해하고 계산도 익숙해지기 전에는 복잡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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