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모습
남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무척 힘들고 괴로웠다.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하고 끙끙 앓던 가슴앓이였다. 이상과 현실이 따라주지 않을 때 느끼는 좌절감은 쉽게 형언할 수 없다. 잘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때는 고통도 따른다.
어린 시절 나는 아나운서처럼 말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남 앞에 서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가슴이 방망이질하듯 뛰었다. 좋은 조건에 타고난 끼와 재능을 가진 사람을 볼 때는 더 위축됐다. 학창 시절을 지나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내게는 늘 극복해야 할 두려움이 있었다.
자신과의 싸움
나 자신을 이기기 위해 크리스토퍼 리더십코스교육과정에 등록했다. 이 과정이 좋은 점은 강사들이 모두 무료 봉사를 해서 최소한의 운영비를 제외하고는 큰돈이 들지 않았다. 나도 교육을 마치고 강사로 5년을 봉사했다. 자신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맞닥뜨리는 것이다. 수영이나 자전거는 이론으로만 배우면 쓸모가 없다. 직접 물에 들어가거나 자전거에 올라 몸소 체험해야 한다. 정신적인 힘도 길러야 한다. 늙은 인디언 추장이 손자와 나눴다는 다음의 일화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리 마음속에서는 늘 두 늑대 간의 큰 싸움이 일어난단다. 한 마리의 늑대는 악한 놈으로 열등감, 화, 질투, 슬픔, 죄의식 같은 감정으로 가득하고 또 한 마리의 늑대는 선한 놈으로 기쁨, 평안, 소망, 친절함을 잃지 않지.”
“싸우면 어떤 늑대가 이겨요?”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기지.”
마음속 불안과 용기란 놈도 이와 마찬가지다.
심리학에서는 지나치게 자신의 문제에 집착하는 것을 ‘과열반사’, ‘과열의도’라 표현하는데 이는 모두 신경증의 원인이 되어 오히려 자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설화에 “너는 어떤 순서로 다리를 움직이느냐?”는 질문을 받은 지네가 그 문제에 집중하다가 전혀 다리를 움직이지 못해 굶어 죽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래서 정신과에서는 사고 중단, 반성 제거라는 치료법을 통해 지나치게 자기 문제에 집착하는 행위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새로운 삶 시작
실수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속에 갇히게 되면 점점 그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실수 좀 하면 어때, 설마 죽기야 하겠어?”라는 용기를 가지고 과감하게 부딪쳐봐야 한다. 나는 리더십코스교육과정을 끝내고 군부대로 재능기부 강의를 하러 다녔다. 군에는 관심병사도 많고 이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장교도 많다. 내가 이들의 인성교육을 맡아 2015년부터 지금까지 봉사한 시간이 200시간 가까이 된다.
서두에서 밝혔듯 남 앞에 서는 게 두려웠던 내가 오늘날 강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직접 몸을 던지는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목표를 이루려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강사는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이다.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PPT 작성법도 익혀야 한다. 또 다른 사람 강의도 많이 들어봐야 한다. 나는 강의가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다니며 들었다. 재미도 있고 강의 기법 등 배울 것이 많았다.
지금도 현장에 가 보면 많은 학생과 청소년이 발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교육이 입시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발표나 토론 문화에 익숙지 않다. 나는 청소년들이 좀 더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신감과 발표력을 증진시켜주는 일을 하고 싶다. 내가 비록 명강사는 아니지만, 과거의 나를 이기고 여기까지 온 것은 대단한 일이다.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물론 앞으로도 자기계발을 꾸준히 해 명품 강사로 거듭나고 싶다. 군부대 강의도 기회가 되는 대로 적극 참여할 것이다. 나는 여전히 도전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