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의 삶이 곧 콘텐츠 “이들의 힘을 믿어야”

입력 2025-08-06 12:35

FOCC 김덕영 대표 “시니어가 참여하는 비즈니스 환경 필요“

▲FOCC 김덕영 대표.(이준호 기자)
▲FOCC 김덕영 대표.(이준호 기자)

사회, 여가, 소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액티브 시니어’의 부상은 국내 시니어 산업 지형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시니어의 삶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더 나아가 브랜드화하는 전략으로 주목받는 기업 FOCC(Future of Community Contents)의 김덕영 대표를 만났다. FOCC는 콘텐츠 기획에서 여행, 커뮤니티 운영, 인플루언서 브랜딩, 글로벌 콘텐츠 IP 수출까지 아우르는 독특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FOCC는 2022년 설립된 시니어 커뮤니티 기반의 IMC(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기업으로, 시니어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제작, 여행 및 여가 기획, 커뮤니티 운영, 브랜드 브랜딩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단순한 콘텐츠 제작에 그치지 않고, 시니어의 삶 자체를 콘텐츠로 전환하고, 이를 커뮤니티 기반 IP로 확장하여 브랜드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출이 불필요한 시니어의 콘텐츠

회사는 유튜브 기반 콘텐츠 채널 ‘BrandGraphy’ 등을 비롯해, 시니어 여가 기반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며, 기획 여행과 연계한 콘텐츠 제작, 커뮤니티 운영자(리더)의 브랜드화, 네이버카페 기반 시니어 커뮤니티 인수 등을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람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라는 말로 시니어 콘텐츠에 대한 철학을 풀어냈다. 그가 말하는 브랜드는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삶 그 자체에서 비롯된 정체성이다.

“시니어분들은 삶 자체가 콘텐츠예요. 어떤 연출도 필요 없어요. 너무 자극적이거나 각색이 많이 들어가는 콘텐츠는 오히려 생명력이 떨어지죠.”

이러한 철학은 FOCC의 사업 구조 전반에 반영돼 있다. 콘텐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 제품 중심이 아닌 이야기 중심으로, 삶의 경험과 이야기가 콘텐츠가 되고, 브랜드가 되는 구조다. 김 대표는 “FOCC는 그런 전환을 돕는 파트너”라고 했다.

이러한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시니어 인플루언서와 연결되며, FOCC는 이 구조를 통해 단순한 플랫폼이 아닌 ‘브랜딩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자처한다. 인플루언서가 되길 원하는 시니어도 환영한다. “우리는 콘텐츠 회사라기보다는 브랜딩 회사예요. 여행, 커뮤니티, 크리에이터 이 세 가지가 서로 연결되면서, 그 사람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주는 거죠.”

각 커뮤니티만의 개성 존중 중요

최근 FOCC는 여행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부모님과의 여행을 통해 영감을 얻어 시니어만을 위한 여행 시장에 도전했다. 단순한 패키지 여행이 아닌 컨텐츠와 결합된 FOCC만이 할 수 있는 여행 상품을 제공했다. 특히 이들은 시니어들의 로망 ‘크루즈 여행’에 집중했다. 지난해에만 650팀, 약 1300명이 FOCC를 통해 배를 타고 여행했다.

김덕영 대표는 크루즈 여행을 FOCC의 대표 상품 중 하나로 꼽는다. 특히 커뮤니티 기반의 기획을 통해 시니어들이 진입장벽 없이 크루즈 여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작년에 저희 커뮤니티 한 팀에서 크루즈 갔다 왔는데, 한 40명 정도가 같이 갔어요. 시니어 분들이 ‘처음 타봤다’고 엄청 좋아하셨어요. 평생 못 해봤던 경험을 하신 거죠. 그 안에서 와이너리도 가고, 책방도 들르고, 기항지에서 책도 사고… 그 자체가 전부 경험, 콘텐츠가 되는 거예요.”

지자체와도 협업 중이다. FOCC는 앞서 안동시 및 안동시관광재단과 협업해 ‘금소마을 한달살이’, ‘시니어 로컬크리에이터 워케이션’ 등 로컬 연계형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에 체류하며 콘텐츠를 제작하는 시니어 여행자들의 활동을 통해 도시재생과 관광 콘텐츠의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며 주목받았다. 김 대표는 “향후에도 지역과 함께 숨 쉬고,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창출하는 모델을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활약에는 FOCC를 받치고 있는 시니어 커뮤니티가 기반이 됐다. FOCC는 네이버 카페 기반의 시니어 커뮤니티를 인수하며 플랫폼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인수의 배경에 대해 “커뮤니티는 규모보다 온도”라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운영된 시니어 커뮤니티에는 그만의 문화와 신뢰가 있어요. 그걸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 콘텐츠를 재구성하고, 커뮤니티 리더들을 돋보이게 하려 해요.”

콘텐츠 채널과 여행 분야의 사업 성과 그리고 기존 커뮤니티 인수를 통해 확대된 커뮤니티는 단순한 취미 모임을 넘어 콘텐츠 생산과 브랜딩의 거점 역할을 한다.

김 대표는 시니어 산업을 ‘노인을 위한 소비 시장’이 아닌, ‘시니어 스스로가 참여하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

“시니어 산업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분들의 플랫폼이자 기회입니다.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이분들이 콘텐츠의 생산자이자 소비자, 그리고 커뮤니티의 주체가 되어야 하죠.”

그는 시니어 커뮤니티의 핵심은 ‘주체성’과 ‘자율성’에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정보를 나누는 모임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며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니어 커뮤니티는 ‘나이 든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삶의 가능성을 나누는 플랫폼’이어야 합니다. FOCC는 운영자가 아닌 조력자, 주체를 도와주는 파트너로 존재하고 싶어요.”

▲FOCC 김덕영 대표.(이준호 기자)
▲FOCC 김덕영 대표.(이준호 기자)

향수 브랜드로 영역 확장

한편 FOCC는 최근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FOCC는 최근 조향사를 중심으로 한 향수 브랜드 회사를 인수해, 본격적인 감각 콘텐츠 사업 확장에 나섰다. “저희 조향사님은 한국에서 손에 꼽히는 분이에요. 향을 만들 때 반드시 스토리부터 시작하시죠. 예를 들어 이순신 향수는 난중일기를 바탕으로 ‘걱정’이라는 감정을 핵심으로 잡고, 비누향 계열로 만드셨어요.”

김 대표는 향수를 FOCC의 시니어 콘텐츠 IP(지식재산권) 사업의 정점이라 말한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건 단순히 향이 아니라, 사람의 기억과 이야기를 담은 향이에요. 돌아가시는 분을 위한 향, 엄마와 아빠의 향, 성공한 CEO의 향수 컬렉션까지, 전부 가능한 영역이죠.”

향후 일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엑스포에 참가했을 당시, 40~50대 현지 고객들이 이순신 향수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순신을 모르는 일본 고객에게 쇼군 개념으로 설명했더니 잘 받아들이더라”며, 향수를 통해 한국의 위인을 알리는 콘텐츠로도 확장하고 있다.

“사람이 곧 브랜드인 시대, 시니어는 이미 완성된 콘텐츠입니다. FOCC는 그 콘텐츠를 기록하고, 브랜드화하고, 함께 확장해 나가는 IP 기업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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