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듣기를 잘하지 못할까? 교육과정에서 찾을 수도 있겠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읽기였고 듣기 교육은 소홀했다. 그러나 경청하는 일은 상대방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가슴 속에 숨어있는 감정을 파악해 내는 것이기에 그리 소홀히 할 일이 아니다.
사람에게는 “자신을 나타내보이려는 본능이 있다”고 한다. 대화 때마다 지나치게 자기 생각만 말하며 대화를 주도하려는 이유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하느라 제대로 경청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듣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조언하려는 충동’도 갖고 있어서 상대방 말의 일부를 듣자마자 끼어들게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곧 상대방을 돕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대화에서 상대방이 바라는 것은 조언이 아니고 잘 듣고 공감해 주기다. 경청을 중단한 채 대화 중에 끼어드는 자세는 특히 시니어들이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성숙한 사람일수록 듣기를 즐거워하고, 덜 떨어진 사람일수록 자기 말하기를 즐긴다.”고 한다. 나는 과연 성숙한 편에 속할까, 그 반대일까?
특히 기자 일을 하는 사람에게 듣기는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전에 어느 잡지사의 전문기자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당연히 그는 거의 듣는 쪽이었다. 취재 내용과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도 경청했고 지나가는 말로 한 사소한 내용도 훗날까지 다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과연 기사를 잘 쓰는 탁월한 기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