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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는 습관을 바꾸는 일이구나
- 마지막 소를 실어 보낸 그날 이후 석 달이 지났다. ‘젖소는 내 운명’ 그 40년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은 게 지난 초봄이었다. 수많은 톱니가 맞물려야 돌아가는 목장에서 문제가 생긴 올 2월 초 갑자기 남편이 일을 그만두자고 했다. 생명을 거두는 녹록지 않은 ‘먹고사니즘’의 긴장을 더는 겪고 싶지 않은 데다 10년 전에 다친 다리 상태도 좋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일생을 바쳐온 일이니 느긋하게 그만두자고 맘먹고 있었는데 한순간 결정을 내리는 일이 너무 어려워 몇 날 며칠을 불면으로 새야 했다. 축사와 하고 많은 장비, 꾸준히 이뤄졌던 투자를 버리는 것은 물론 소가 맺어주었던 촘촘한 사회관계를 허무는 일이며 소 없는 인생, 빈 우사를 견디는 허무감은 깊이 생각해볼 겨를도 없었다. 그만둔다고 석삼년은 결심해야 겨우 해치울 일이 그렇게 끝났다. 촌 나이로는 이른 나이에 소를 내려놓는 일은 당사자인 우리나 같은 일을 하는 주변 사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할 일이었다. 날씨 때문에 하늘 바라보며 조바심칠 일도, 우유가 남아돈대도 가슴앓이 할 일도 없고 목장 관리 때문에 속 썩을 일도 없이 홀가분한 게 분명했다. 무엇보다 줄기차게 해대던 목장 식구들 밥에서 놓여난 것은 해방 중의 해방이었다. 목장을 정리하며 들어온 소위 노후자금을 이리저리 나누어 통장에 넣었지만 이자가 바닥이니 원금을 조금씩 잘라먹을 게 눈에 선했다. 산 입에 거미줄 치냐며 만만했던 맘 위로 남모를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돌고 돌아서 돈이라는데 일방통행이 돼버린 돈이 너무 낯설었고 걱정스러웠다. 지난 40년 동안 늘 한 달에 두 번씩 우유 값 정산한 목돈이 들어와서 나가는 사이로 스쳐가던 푼돈들의 얼굴이 또렷해졌다. 자연스레 윤활유처럼 생활을 반들거리게 하던 씀씀이를 주저하며 쩨쩨해(?)지는 중이다. 인생에 계획이란 있기나 한 걸까. 서울 사람이 생면부지 땅에 소 키우러 들어와 40년을 살았는데 소도 안 키우면 이 땅에서 떠나야 하는 게 다음 순서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긴 은퇴를 책임져줄 자금의 어느 부분이 이 땅에 있으니 그건 우리 생애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이 분명했다. 한 곳에 뿌리박고 산 널찍한 시골집 살림에 눈길이 멈췄다. 어떤 장래에 우리가 이사라는 걸 하게 된다면 한숨에 정리해야 할 것들이다. 그 쓸쓸함이 어떨지 미리 겁이 났다. 손때 묻으며 나이 들어간 물건들은 대개는 분리수거라는 이름으로 쓰레기통에 처박힐 운명이니 미리 버리고 비우자며 책부터 손을 댔다. 책 욕심이 유난히 많은 내게 서재 가득 들어찬 책은 한순간 무거운 짐으로 변할 터였다. 마당의 묵은 갈잎을 태우는 속에 먼지가 풀풀 나고 냄새가 나는 책을 한 권씩 던졌다. 차곡차곡한 물건들을 덜어내며 책은 최소한으로 사되 남을 것, 즉 물건은 되도록 사지 않으리라고 새삼 맘을 먹었다. 버리고 비워야 할 것은 물질뿐이 아니었다. 평생을 임무와 도리에 매여 안달한 몸에게 시간을 오롯이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40년 남짓 목장 관리인들 밥을 해준 것도 모자라 유난했던 도시 손님치레들로 삶은 더욱 번잡했다. 며느리는 엄마, 아내, 목장 집 아낙, 심지어는 이름자보다도 앞서 내 노동을 규정하는 명사였다. 아버님은 시골에 사는 자식들이 자랑스럽다 하셨고, 집안 대소사를 한 손에 거머쥐고 막힘없는 시어머니는 따로 살았어도 언제나 고달프고 힘에 부쳤다. 자랑의 얼굴은 연이은 손님치레로 드러났다. 내 생각은 아랑곳없이 ‘어느 날 어느 시 몇 명’ 이런 통보가 날아오곤 했다. 상다리가 휠 정도라야 흡족해하는 분들이 말씀은 언제나 ‘김치에 된장이면’이었다. 승합차도 오고 승용차도 오고 버스가 올 때도 있었다. 발바닥에 불이 날 지경이었으나 이분들을 거스르지 않아야 겉으로라도 평화가 왔다. 나의 사람 됨됨이는 어른들의 만족에 달려 있었다. 누구를 위해 일면식도 없는 서울 사람들의 밥을 차리며 나는 흔들려야 하는가. 무의미하고 동의할 수 없는 노동에 대한, 내색도 못 하는 반감이 꼿꼿하니 여기저기가 자꾸 아팠다. 며느리 도리에 결박당해 젊음 곳곳에 깊은 상처를 남기며 마흔 후반이 지났다. 이런 와중에 잡은 공부라는 지푸라기로 오십 넘어 박사가 되었으니 평생을 모자란 시간에 애걸하고 매달린 셈이다. 영화 한 편을 봐도 평이 좋은 안전한 것을 봐야 시간 낭비가 아니라는 안심을 했다. 그렇게 육십 평생 관계가 얽어맨 도리에 치인 삶, 목적지향형 삶에 복무하느라 닦달했던 시간과의 화해가 필요했다. 모든 노동이 의미로 치환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조급함을 내던지는 중이다. 내 식구만의 밥상을 차리니 한평생 바다를 걸레질하듯 맥 빠지고 지치던 부엌일이 할 만해졌다. 요즘 같은 여름날 텃밭의 펄펄한 채소들을 밥상에 올리니 장에 갈 일이 거의 없다. 냉장고를 뒤적여 요모조모 반찬을 만들며 진정한 부엌의 회복을 꿈꾼다. 내 인생에서 추구했던 의미는 이미 총량을 넘어선 느낌이다. 어느덧 예순셋,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라는 자각이 또렷해지니 더 이상 나를 혼내며 괴롭히지 않기로 한다. 미리 앞질러 돈 걱정하지 말 것. 짜장면을 먹으러 가도 귀걸이를 달고 나서는 예쁘고 쾌활한 할머니가 되자. 박사가 된 후 나가는 학교 강의가 아직은 중요한 일이지만 나머지 시간은 무용한 즐거움으로 채우고 싶다. 어찌 의미를 좇는 일만이 삶이랴. 더 이상 효율이라는 이름을 인생에 들이대지 말 것. 심상히 하늘을 바라보는 일도, 노을 녘의 산책도,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도 다 눈부신 인생이려니. ‘은퇴는 무릇 습관을 바꾸는 일이구나.’ 번개처럼 스친 문장 하나로 돈 걱정에 사로잡혔던 맘속이 비로소 환해졌다. 치열하고 빛나게, 남다르게 살고 싶었던 인생의 등성이를 넘어서니 102호도 103호도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란 말을 알겠다. 명주 같은 삶을 살고자 안간힘을 썼던 긴장감에서 벗어나 무명 같은 헐렁함으로 살아보려 걸음마를 뗀다.
- 2021-04-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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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뽐내다
- 심장을 울리는 음악과 조명이 쏟아지는 런웨이에서 시니어 모델들이 당당한 워킹을 선보였다. 그날을 위해 갈고닦은 몸과 마음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발산하는 모습에서 나이는 의미가 없었다. 외려 어린 모델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연륜과 내면의 성숙함이 품격을 더했다. 그들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대회장에서는 평범하게 차려입은 이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화이트 슈트, 밝은 브라운 윙팁 구두, 투명 테 안경, 가죽 재킷, 탱크톱, 보타이 등 저마다 특색 있는 차림새를 한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각자의 개성을 맘껏 뽐내니 누가 나이가 많고 적은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백발이었다. 백발마저도 세월의 상징이 아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액세서리처럼 보였다. 국내 최고 권위의 시니어모델선발대회 3월 13일 토요일 저녁, 잠원한강공원에 자리한 선상 카페 그랜드모스에서 KMA 한국모델협회가 주최한 제2회 시니어모델선발대회가 열렸다. KMA 시니어모델선발대회는 한국모델협회가 주관하고 아시아모델페스티벌조직위원회, 한국모델콘텐츠가 함께하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다. 본 대회 참가자는 45PLUS, 55PLUS, 65PLUS 세 부문으로 나뉜다. 45PLUS는 1967~1976년생, 55PLUS는 1957~1966년생, 65PLUS는 1956년 이후 출생자가 대상이다. 1차, 2차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는 부문당 10명씩 총 30명이었다. 본선 대회는 본래 지난해 12월 11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3차례 연기되어 이날 개최되었다. 안전을 위해 무관중 대회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임주완 한국모델협회 회장을 비롯해 도신우 모델센터인터내셔날 회장, 오민 뷰티아트 디렉터, 한지일 모델 겸 배우, 노충량 모델 겸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디렉터, 백학기 영화감독, 이화선 슈퍼모델 겸 한국모델협회 이사, 양지혜 뷰티&라이프 인플루언서 등 국내 패션·문화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심사위원으로 초대받았다. 이날 심사위원단은 총 27명으로 꾸려져 여느 대회보다 공정하고 세밀한 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대회는 모델 겸 배우 박재훈과 김태연이 진행을 맡았다. 박재훈 진행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모델협회는 대회 취소까지 고려했으나, 여러 시니어 모델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굳은 결의와 다짐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며 “힘들게 치러진 만큼 이번 대회가 시니어 모델들에게 희망이 되고 행복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연 진행자는 본 대회 예심 심사 소감을 “매년 해가 거듭할수록 심사하면서도 놀란다. 끼와 재능과 열정이 가득한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임주완 회장은 축사에서 “제2회 시니어모델선발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함께해 준 귀빈들,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 미루고 미루다 출전하게 된 시니어 모델들에게 고맙다. 한국모델협회는 키즈 모델부터 학생, 주니어, 젊은 모델, 시니어 모델까지 아우르며, 모델들의 처우 개선과 권익 보호를 위해 결집하고자 한다”며, “마스크 잘 써주길 부탁하며 끝까지 응원 부탁드린다. 모델들의 워킹을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신우 회장은 “우리 모두는 2020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모델들도 마찬가지다. 런웨이는 아예 사라졌고, 정말 힘든 시기를 거쳤다. 그러나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본 대회를 열어 굉장히 행복한 순간이다. 2021년은 시니어 모델들의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안미려 한국메이크업전문가 직업교류협회 회장은 “와서 보니 장소가 예뻐서 시니어 모델 대회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도전하는 삶은 참 아름답다. 운을 거꾸로 뒤집으면 공이 된다고 한다. 공을 많이 들이면 그에 못지않은 운이 따른다고 한다. 시니어 모델들은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에 시니어 모델이라는 운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렇게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고, 나도 시니어인데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여자로서, 남자로서 아름다움을 계속 지켜나간다는 것은 본인의 자존감과 관계있다고 생각한다. 이 대회가 날로 발전해서 우리나라의 기둥과 같은 대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무대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이 단체복과 브랜드 패션쇼를 진행했다. 1회 대회 본선 진출자와 KMA 키즈모델선발대회 입상자들이 축하 공연을 했고, 참가자들이 드레스, 턱시도 패션쇼를 선보였다. 의상은 두칸, 자렛, 제이에이, 크리스탈드레스, 포튼가먼트에서 협찬했다. 외모와 내면의 멋을 두루 갖춘 시니어 모델 탄생 심사위원장인 도신우 회장은 심사에 관해 이렇게 총평했다. “올해가 제2회 대회인데, 작년보다 수준이 많이 향상된 듯하다. 시니어 모델은 연륜이 있다.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몸과 얼굴에서 풍기는 아름다움과 멋이 중요하다. 내면의 아름다움과 건강미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갖춘 이들을 중점적으로 보았다.” 도신우 회장은 향후 시니어 모델의 발전 가능성을 이렇게 전망했다. “시니어 모델이 지금 굉장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제2의 인생을 산다는 분들, 젊었을 때 이루지 못한 꿈을 다시 이뤄보고 싶은 정열적인 분들이 많다. 나이를 먹어도 젊게 살고 싶고, 아름답게 살고 싶고, 멋있게 살고 싶은 게 누구나의 욕망일 테다. 참가자들은 그걸 실현하고자 나온 분들이다. 아마 전 국민이 시니어 모델에 관심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여러 여건이 많이 좋아졌고, 이제 100세 시대이고 앞으로 120세까지 살 수 있으니 나이를 먹는다는 건 하나의 숫자에 불과하다. 마음과 건강, 경제적인 면에서의 여유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그로써 결국은 우리나라 전체 문화 수준이 올라간다고 본다. 그래서 아름답게 살고 멋있게 살고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시니어 모델들이 앞으로 각광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화선 모델은 심사 총평과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심사했는데, 심사하러 왔다가 외려 자극을 많이 받았다.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존경심을 갖고 심사했다. 각자 살아온 시간이 있으니까 그 삶의 모습이 다 보이는 게 신기하다. 시니어 모델은 그 사람만의 연륜, 내공, 향기가 더 짙게 묻어나온다. 이것이 시니어 모델만의 차별화 요소인 듯하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심사했다.” 임주완 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미뤄져서 출전자들한테 미안하다. 그래도 열정이 지금까지 식지 않았고, 마침내 개최하게 되었다. 시니어 모델들이 이 대회로 인해 자신감과 활력을 얻고, 중년의 삶에서 행복을 찾는다. 거기에 대회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대회는 심사위원단이 27명으로 폭넓게 꾸려져 눈길을 끌었다. 임주완 회장은 “공정성을 높이고,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점을 고려해 심사위원들을 많이 모셨다. 여러 전문가들이 최고의 모델을 뽑기 때문에 어느 대회보다 투명하게 진행하고자 공들였다”고 말했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대상 박정윤, 65PLUS루비상 김사라, 55PLUS사파이어상 박종훈, 45PLUS에메랄드상 오명란, 특별상인 베스트워킹상 김은주, 협찬사상인 대게나라상 권영채, 제이에이상 유제숙, 지저스모델아카데미상 이혜진, 오픈오디션SNS상 백근영, 동안미소한의원상 정순원. 수상자 전원은 트로피와 상금을 받고, 패션쇼 광고 모델 혜택을 부여받는다. 대상 수상자 박정윤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대상은 상상도 못 했다. 너무 큰 상을 받아서 수상 순간 무척 행복했다. 주변에서 시니어 모델에 도전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는데,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몇 번을 고사했다. 한데 자꾸 듣다 보니 한 번쯤 해볼까 싶은 마음에서 학원에 갔다. 그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열심히 하다 보니 이 일에 매력을 느꼈고, 나랑 잘 맞다는 느낌이 들어 정말 열심히 했다. 부산과 서울을 여러 번 오가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기쁨이 더 크다. 앞으로 참된 시니어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45PLUS 에메랄드상을 수상한 오명란 씨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모델이 학창 시절 꿈이었는데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대학생이 되자 시간이 많아져서 뭘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에, 지인들이 늦게라도 도전해보라고 권유해서 시작했다. 아직도 심장이 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큰 상을 받아서 기쁘고 감동이다. 앞으로 서울패션위크 무대에도 서보고 싶고, 밀라노에서도 런웨이를 해보고 싶다. 늘 배우는 자세로, 외적인 아름다움과 내면의 지혜로움을 채워가려고 노력하겠다.”
- 2021-03-2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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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접관의 눈길을 끄는 중장년의 ‘말말말’
- 서류전형이라는 큰 산을 넘었다면 이제 남은 것은 면접이다. 면접은 시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단 몇 마디로 자신의 강점을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돌발 질문에 능숙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트렌드에 발맞춰 ‘줌’(ZOOM) 등을 활용한 비대면 면접 방식도 알아둬야 한다. 재취업의 길로 향하는 최종 관문, 면접관의 시선을 끄는 면접 노하우를 소개한다. 도움 중장년 재취업 전문기업 상상우리 낯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것은 나이와 관계없이 두근거리고 긴장되는 일이다. 말 몇 마디로 합격·불합격 여부가 결정되는 면접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어느 대중가요의 노래 가사처럼 면접관 앞에서는 머릿속이 백지장으로 변하고, 동공이 흔들리며, 잘만 나오던 목소리는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하지만 고생 끝에 면접장에 들어선 이상 허무하게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중장년 일자리 시장은 모집 경력이 10년 이상만 넘어가도 30대 후반~40대 초반 지원자들까지 몰리기 때문에 면접보다 서류전형이 더욱 치열하다. 그 말은 서류만 통과해도 합격률이 크게 높아진다는 뜻이다. 특히 중장년은 면접관과의 직접적인 소통으로 나이에 따른 편견을 해소하고, 지혜가 돋보이는 발언으로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기업의 입장에서 지원자에게 궁금한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질문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기만 하면 횡설수설하지 않고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재취업 전문가가 알려준 면접 팁을 알아두었다가 실전에서 멋지게 활용해보자. [1] 1분 자기소개는 두괄식으로 명료하게 모든 지원자가 피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단연 1분 자기소개다. 1분 자기소개는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강점을 압축해서 보여줘야 하는 초고난도 미션이다. 첫 질문이라는 점에서 부담감도 크다. 하지만 다른 질문과 달리 미리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다. 또한 흥미를 유발할 경우 추가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꼼꼼하게 연습하면 꽤 유리한 무기가 된다. 일부 중장년은 ‘자기소개’라는 단어 때문에 말 그대로 인생관이나 취미, 생활 방식 등을 소개하는 질문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1분 자기소개는 지원자가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므로 직무에서 벗어난 이야기는 지양해야 한다. 대신 자신이 지원한 직무에 적합한 이유를 한 줄로 정리하고, 두괄식으로 이야기를 이끄는 것이 좋다. ▶ 기출 질문 자신을 1분 동안 소개해보세요. ▶ 합격 노트 실제 재취업 성공 사례 (공공시장 영업 관리직) 저는 누군가를 제 편으로 만드는 남다른 재주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공공시장 영업에 특화된 사람입니다. 최근 2년간 공공시장 영업 관리와 마케팅으로 연 ○○억의 매출을 올린 경험이 있습니다. 저도 중장년이기 때문에 매년 늘고 있는 노령 인구와 장애인 이동권 확보에 관심이 많은데요. 보장구 충전기 분야는 아직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법제화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자체 및 관련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년간의 공공시장 영업 경험을 보장구 분야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 한 줄 정리 강점, 지원 동기, 직무 경험(1~2가지), 입사 후 포부를 매끄럽게 연관 짓는 것이 핵심! [2] 개방적인 태도로 유연성 어필하기 직무 역량이나 경험 못지않게 중장년에게는 ‘소통 능력’에 대한 질문이 단골로 등장한다. 업무 도중 나이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의견 차를 우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질문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관계 개선에 관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생각해두는 것이 좋다. 이는 실제 조직 생활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예컨대 혼자 결론짓지 않고 다 같이 문제를 살펴보며 장단점을 분석하는 수평적인 의사결정에 익숙해져야 하고, ‘내가 옛날에 해봐서 안다’는 뉘앙스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보다 다양한 시각을 포용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적절한 답변으로 유연성을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위 말해 ‘꼰대’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면접 태도 또한 신경 써야 한다. 자세와 표정 등 비언어적 표현은 언어적 표현만큼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 질문을 끝까지 듣지 않고 면접관의 말을 가로채며 답변을 하거나 팔짱을 끼고 상체를 뒤로 젖혀 앉는 등 ‘언행불일치’의 태도를 보인다면 답변에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면접도 기업과 개인 간 소통의 일부라는 점을 기억하며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 기출 질문 젊은 동료와의 갈등을 해소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습니까? ▶ 합격 노트 실제 재취업 성공 사례 (서울50+ 인턴십)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자기 말만 한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저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늘어놓기보다는 청년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맞장구를 치며 대화에 활기를 더하려 노력합니다. 다만 친밀감을 표현할 목적으로 사적인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지양하는 편입니다. 또 상대방이 했던 말을 요약해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제스처를 보내는 것도 저만의 노하우입니다. [3] 회사의 지향점을 개인의 목표와 연관 짓기 면접이 끝날 무렵에는 입사 후 목표나 계획, 포부 등을 묻는 경우가 많다. 이는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지원자의 목표와 일치하는지, 혹은 구체적인 업무 추진 계획이 있는지 확인하는 질문이다. 즉 ‘조직에서’ 이루고 싶은 포부를 의미한다. 따라서 장대한 노후 계획이 있더라도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지원 직무와 연관 지어 대답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직무 관련 최신 동향이나 트렌드를 언급하며 향후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분석하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해낼 역할을 구체적으로 짚는다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직무 관련 자기계발 계획을 언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속적인 발전을 원하는 기업은 주어진 일만 하려는 사람보다 성장을 도모하는 사람과 일하길 희망한다. 자신의 능력을 갈고닦아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용을 고려하게 된다. 관리직을 지원하는 경우 기업의 비전을 역으로 질문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질문을 받는 시간에 기업의 5년 후 비전을 물어보는 것이다. 중장년의 관록과 경험으로 회사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기업은 지원자의 진취적인 태도를 긍정적으로 여길 수 있다. ▶ 기출 질문 입사 후 (조직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습니까? ▶ 합격 노트 · 모아둔 돈으로 전원주택을 지어 아내와 함께 살고 싶습니다. (X) · 최근 ‘라이브 커머스’ 등 비대면 유통 채널이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30년 경력을 보유한 유통 전문가로서 해당 채널의 판로를 뚫고 실질적인 매출 상승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O) · 그동안 마케팅을 진행했던 사례를 책으로 만들어 젊은 마케터들에게 지식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O) ◇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면접 TIP 장비 점검 후 접속 환경 확인하기 ▶ 화상회의 시스템에 참여하려면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데스크톱 중 하나가 필요하다. 이 중 노트북이 제일 이상적이다. 노트북은 대부분 화상캠과 마이크가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는 반면, 데스크톱은 별도의 설치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으로도 접속이 가능하지만, 연결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가급적 지양하는 것이 좋다. 준비가 끝났다면 끊김을 방지하기 위해 와이파이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접속한다. 배경은 깔끔하게, 조명은 밝게 ▶ 비대면 면접은 주변 배경도 인상에 큰 영향을 준다. 단정하게 차려 입어도 주변이 산만하면 효과가 없다. 가급적 흰 벽 등 깔끔한 배경 앞에서 면접을 보는 것이 좋다. 스터디룸이나 세미나룸을 빌려도 된다. 주변을 미처 정리하지 못했어도 가상 배경은 넣지 않는다. 진지해 보이지 못할뿐더러 인물이 왜곡되어 나타날 수 있다. 집 안이 어두울 경우 LED 스탠드나 화상회의용 조명을 활용해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것도 좋다. 카메라 렌즈 보고 말하기 ▶ 간혹 화면 속 면접관의 얼굴을 보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노트북은 화면 위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 화면을 보고 말할 경우 시선이 아래로 향하고, 내려다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노트북에 받침을 대서 높이를 올리고 렌즈를 응시하며 말해야 한다. 또 노트북과 50cm 내외의 거리를 유지해 화면에 상반신 3분의 2 정도가 드러나게 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이어폰으로 음질 보완하기 ▶ 음질은 비대면 면접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면접 중에는 목소리가 울리거나 끊기는 등 음질로 인한 다양한 애로 사항이 생긴다. 청력이 좋지 않아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듣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소음이 없는 공간을 찾고, 노트북 내장 마이크 대신 무·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어폰 착용 후 사전 테스트는 필수! 음소거 기능 활용하기 ▶ 1:1 면접이 아닌 그룹 면접의 경우 대면 면접과 마찬가지로 다른 지원자의 답변에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하지만 비대면 면접은 그 특성상 주변의 잡음이 섞일 수 있어 면접관이나 다른 지원자가 말할 때 ‘음소거’ 기능을 눌러놓는 것이 좋다. 단, 자신의 차례가 오면 해제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한 마음가짐 모든 도전이 언제나 달콤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해도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 있고,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장년 일자리 공급 과잉 현상은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와 맞물린 사회적 과제이므로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 전에 일자리 시장에 뛰어들려는 이유와 목적을 진단하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가령 생계를 위한 소득이 필요한지, 사회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자 하는지, 혹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길 원하는지 분명히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진로 적성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다음 이에 걸맞은 자기계발을 꾸준히 하다 보면 기회는 자연스레 다가오고, 인생 후반전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PLUS+] 다시 출발점에 서 있는 중장년을 위한 TO-DO LIST · 희망 기업 목록 작성 후 관련 정보 업데이트하기 ·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서 경력 상담 및 자가진단 하기 · 국민내일배움카드 등 정부 지원 서비스로 취업 연계 자격증 준비하기 · 서울시50플러스재단 등 또래 집단 커뮤니티 활동으로 인맥 넓히기 · 희망 직무 및 관심 분야 관련 자원봉사 프로그램 참여하기
- 2021-03-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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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 이력서’ 관록은 빛나게, 경력은 묵직하게
- 퇴직한 중장년이 재취업 과정에서 처음 마주하는 난관은 바로 이력서다. 강산이 변하는 사이 채용 트렌드도 바뀌었고, 이력서 형식도 이전보다 다양해졌다. 이제는 경력을 단순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인사 담당자의 이목을 끌기 어렵다. 또 사회 초년생이 아닌 만큼 패기 넘치는 열정 대신 긴 세월 쌓아온 내공을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낯선 재취업의 시작,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딛기 위해 알아야 할 이력서 노하우를 소개한다. 도움 중장년 재취업 전문기업 상상우리 재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은 일반적으로 생소한 분야보다는 동종 업계로의 경력 이직을 선호한다. 고령에 새로운 업무를 익히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전직할 경우 임금을 큰 폭으로 낮춰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방법은 헤드헌터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다. 2019년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헤드헌팅 공고 17만3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러브콜이 집중되는 연차는 3년~5년 차 미만으로 전체의 29.6%를 차지한 반면 △10년~15년 차 미만(10.3%) △15년~20년 차 미만(2.5%) △20년 차 이상(0.7%) 등 연차가 높아질수록 헤드헌팅 기회가 줄었다.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해서는 헤드헌터의 메일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대신 원하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이력서를 내밀고 일자리를 탐색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중장년 재취업 전문기업 상상우리 신철호 대표는 “나이에 대한 편견으로 중장년 채용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기업도 있지만, 능력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만 있다면 편견을 역전시킬 수 있다”며 “서류 탈락의 원인을 나이에서 찾기보다는 이력서를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은 서류만 합격해도 취업에 70% 정도 가까워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기업 입장에서 궁금해할 만한 이력서를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이력서를 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STEP 1. 이력서 작성 전 준비 사항 ◇ ‘실무자’라는 마음가짐 경력이 20~30년가량 되는 중장년은 임원 등 관리직 신분으로 있다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무자를 채용하는 기업은 임원 경력이 많은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3~6개월의 짤막한 실무 경험이 더 유리하다. 재취업을 한다면 과거와 달리 실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이해하고, 이에 따른 괴리감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 직무 역량 분석 후 목표 정하기 이력서를 작성하기 전, 먼저 자신의 역량을 파악해 취업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중장년은 최소 2가지 이상의 직무 역량을 보유한 경우가 많다. 이 중 실무에 투입되었을 때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경력을 분야와 직무별로 적고, 정량·정성적 성과를 정리하면 자신의 핵심 역량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다음 직무와 관련한 기업을 찾아보는 것이다. 실제로 소프트웨어 기술영업 분야의 30년 경력을 보유한 A씨는 유사 제품군을 취급하는 기업 목록을 만들고, 해당 기업의 공고만 집중 공략해 재취업에 성공했다. 이처럼 문어발식 지원보다는 한 우물을 파는 것이 유리하다. ◇ 채용 공고 뜯어보기 대부분의 채용 공고는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공개한다. 채용 공고를 전략적으로 분석해서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이력서 작성의 출발점이다. 가령 모집하는 직책이 팀장·실장·관장 등 ‘담당자’나 ‘책임자’로 적혀 있다면 실무 능력을 눈여겨본다는 의미이므로 학벌 등 단순 고(高)스펙 정보보다는 직무 경력을 강조해야 한다. 또 나이 제한을 두는 기업이 많지 않지만, 경력 기간에 ‘2년 이상’이라고 명시된 경우는 대부분 사원·대리 등 주니어 직급을 뽑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보가 부족하다면 전화로 물어봐도 된다. 기업 또한 채용으로 인해 빚어지는 위험 부담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인재상을 명확하게 이야기해줄 것이다. STEP 2. 뽑히는 이력서 쓰기 ◇ 직무와 무관한 정보는 과감하게 OUT! 경력 많은 중장년은 채울 내용이 없어 고민하는 사회 초년생과 달리 이력서의 분량을 쉽게 채운다. 경력기술서를 포함해 5~6장이 넘는 이력서를 쓰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정보가 너무 많으면 인사 담당자의 집중력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먼저 불필요한 경력을 제거하는 것이 유리하다. 분량은 최대 3장을 넘지 않도록 한다.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회계 담당자를 뽑는데 요가나 필라테스 자격증은 필요하지 않다. 열정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순 있지만, 전문성을 떨어트리므로 직무 관련 자격증만 기술한다. Tip 중장년 취업포털 서비스 ‘워크위즈’(workwiz.co.kr)에서 중장년 맞춤형 이력서 양식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 핵심 역량은 앞으로, 약점은 뒤로 중장년은 대부분 전통적인 이력서 양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채용 공고에 ‘자유 양식’이라고 명시돼 있다면 보편적인 순서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중장년 이력서는 인적 정보 대신 직무 관련 역량을 맨 앞으로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사 담당자가 지원자의 나이만 보고 넘겨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직무 관련 역량을 상단에 작성하고, 이와 관련해 정량적 성과를 냈던 최신 경험을 2~3개 정도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이후 나머지 경력은 간단히 쓴다. 최근 1~2년간 경력 단절이 있었다면 직무 관련 자격증이나 프로젝트, 재능기부 활동 등을 기재해도 된다. 나이나 학력이 약점이 될 것 같다고 판단되면 해당 내용을 맨 뒤에 배치하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 Tip 이력서에 텍스트만 쓰라는 법은 없다. 업무 역량을 도표나 다이어그램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도 눈길을 끄는 전략 중 하나다. ◇ 매력적인 헤드라인을 만들자 지원자에 대한 인사 담당자의 첫인상은 대략 15초 안에 결정된다. 넘쳐나는 경쟁자들 속 인사 담당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입사지원서’ 같은 평범한 제목보다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헤드라인을 상단에 써주는 것이 좋다. 말하자면 자신을 표현하는 슬로건 같은 것이다. 단, 시키는 대로 다 한다는 식의 추상적인 내용은 매력을 떨어트린다.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IR 전문가’와 같이 직무가 분명히 나타나면서 역량이 돋보이는 헤드라인을 써야 한다. 직급 대신 영어 이름을 부르는 등 수평적인 기업이라면 ‘마케팅 전문가 제임스 김’ 등 기업의 특징을 활용한 헤드라인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여줘도 좋다. Tip 헤드라인에 ‘배달의민족체’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폰트로 포인트를 주면 트렌디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단, 모든 텍스트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체 폰트는 ‘맑은고딕’이나 ‘나눔바른고딕’ 등 가독성 높은 고딕체가 무난하다. STEP 3. 최종 제출까지 꼼꼼하게 ◇ 맞춤법 검사로 오탈자 점검 아무리 좋은 내용을 써도 오탈자가 눈에 띄면 허술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서류를 모두 작성하고 난 뒤에는 맞춤법 검사를 통해 오탈자를 점검해야 한다. ‘네이버 맞춤법 검사기’나 ‘부산대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를 활용하면 된다. 또 동일한 이력서로 여러 기업에 지원할 경우 A사의 기업명이 적힌 이력서를 B사에 그대로 제출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데,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노력이 물거품되지 않도록 기업명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 메일 제목과 파일명은 깔끔하게 마지막으로 메일을 보낼 때는 이력서라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도록 제목에 지원 부문과 이름을 명시한다. 첨부파일 제목은 ‘기업명_지원 부문_성명_이력서’ 등과 같은 형식으로 한 줄로 정돈해서 보낸다. 정해진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소한 부분에서 성의를 보이는 것도 합격률을 높이는 전략 중 하나다.
- 2021-03-1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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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춘화, 왕가의 성 교육용에서 출발했다?
- 최근 인문학이 대세다. ◯◯인문학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따라서 유행이다. 그런데 성만 한 인문학이 또 있을까? 사람이 태어나 살아가고, 사랑을 나누고, 종족을 남기고, 늙고 죽어가는 이야기는 다 성에 있다. 성을 한자로는 ‘性’이라 표기하는데 어찌 이렇게 적확한 표현을 찾았는지 놀랍기까지 하다. 성은 그 사람의 본성을 뜻한다. ‘배정원의 성 인문학’은 역사, 예술, 사회 등 사람이 만들어가는 문화 속에서 성을 재미있게 풀어볼 것이다. 춘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세계 어느 나라에나 있어 왔지만, 특히 한·중·일 동아시아의 춘화는 나라마다 독특한 특징이 있다. 우리 한국의 춘화는 일본이나 중국만큼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러우면서도 그림 자체에 이야기가 들어 있어 마치 문인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다만 일본이나 중국처럼 목판화로 춘화를 인쇄하지 않았기에 자료가 그렇게 많진 않다. 일본의 춘화는 모네, 드가, 르누아르, 고흐 등 서양의 인상파 화가들에게 강한 영향을 주어 신비로운 동양에 대한 동경심을 품게 했다. 또 화려한 색채, 배경, 의복의 섬세한 표현과 함께 성기 페티시즘이라 불릴 만큼 성기를 거대하게 그리고 노골적이고 구체적으로 그려냈으며, 그림에 괴기스럽거나 우스꽝스럽거나 엉뚱한 상상력이 담겨 있어 보는 맛이 유난하다. 중국의 춘화 역시 우리나라나 일본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중국 춘화에 대한 기록은 한나라 시대부터 찾아볼 수 있으니 그 역사가 유구하며, 경제적으로 안정기를 누렸던 명나라 시대의 작품이 유난히 많다. 원래 춘화(春畵)는 춘궁비화(春宮秘畵), 즉 동궁이 사는 춘궁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의미할 정도로 왕가의 성 교육용에서 출발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태자는 해가 뜨는 쪽인 동궁에 기거했으며, 동궁을 식물의 생장이 시작되는 봄을 뜻하는 춘(春)자를 넣어 춘궁이라 불렀다. 중국의 춘화는 왕가와 귀족, 호족, 부호 등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전유물로 발전해왔으며, 자연스레 그들의 생활 속 성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성은 유교와 도교의 생활 철학 속에서 정립되었다. 특히 도교의 철학이 강력한 영향을 미쳐 성적 접촉을 통해 신체의 에너지를 운용함으로써 남자의 건강과 장수를 도모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 여기에서 방중술과 양생술이 나왔다. 흔히 이야기하는 접이불루(接以不淚, 여러 여성과 관계하되 사정을 참음으로써 여자의 음기로 남자의 양기를 보한다는 것)와 환정보뇌(還精補腦, 사정을 참음으로써 그 정기가 척추를 통해 뇌로 흘러 들어가서 뇌를 강화한다고 믿는 것)가 대표적인 방중술과 양생술이다. 또한 중국 춘화에서는 남녀가 자연 속에서 거리낌 없이 관계를 갖고, 누군가가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관계를 맺기도 하며, 심지어 하녀들이 두 사람의 몸을 밀거나 들어서 성관계를 돕기까지 하는데, 이것은 모두 그림 속 주인공이 부호이거나 권력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누가 지켜보거나 말거나 남녀의 표정은 느긋하기만 하다. 각설하고, 이번에 가져온 그림은 ‘마상 섹스’다. 이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슬며시 웃음을 빼물게 한다. 남녀가 말 위에서 한창 섹스를 하고 있으며, 하얀 말은 갈기를 휘날리며 신나게 달리는 중이다. 두 남녀의 머리 스타일과 복색을 보니 청나라 때 그려진 그림이다. 여자는 귀부인인 듯 연미(가발과 굵은 철사, 융단이나 비단 같은 천을 이용해 제비꼬리같이 만든)를 이용해 화려한 머리 장식을 하고 있고, 채찍을 사용하느라 팔을 한껏 들어 올린 탓에 넓은 통의 소매 사이로 보이는 양 손목엔 팔찌를 하고 있으며, 귀에도 역시 커다란 보석이 달린 귀걸이를 하고 있다. 아마도 그 당시 유행하던 진주나 비취로 만든 귀걸이겠다. 옆트임이 있는 청대의 저고리만 입은 채 하체는 벌거벗은(아마도 달려오는 중에 벗어 던졌을까?) 여자는 가죽으로 만든 부츠 같은 신발을 신고 있어 무척 호방하게 보인다. 그녀가 타고 앉은 남자는 아무 옷도 입고 있지 않은데, 변발을 한 것으로 보아 청나라 남자다. 달리는 말 위에 누워서도 균형을 잘 잡고 있는 남자는 배가 불뚝 나오고 가슴이 좀 처졌으나 평소에 승마와 사냥 등에 익숙한 자로,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임에 분명하다. 이 그림이 눈길을 끄는 것은 말 위에서의 섹스라는 흔하지 않은 배경 때문이다. 춘화의 배경은 부호나 왕족의 거대한 저택 실내나 넓은 정원 등 정적인 공간이 많은데, 달리는 말 위에서 그것도 여성 상위의 섹스라니! 더욱 재미있는 것은 두 사람의 표정이다. 남녀의 자세로 보아 그들은 이미 삽입 중인데, 말이 달리며 오르내리는 것을 이용해 여자는 오르가슴에 이른 것 같기도 하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여자는 더한 극치감을 쫓아, 심지어 달리는 말에 채찍을 마구 휘두르고 있지 않은가! 그에 반해 남자의 표정은 극치감이라기보단 얼핏 두려움마저 서려 있는 듯 보인다. 이 여자가 황홀감에 취하다 못해 말이 아니라 자신에게 채찍을 내려칠까 두려운 걸까? 아니면 고정된 침상에서의 여성 상위조차 자칫 각도 조절에 삐끗하면 남자의 생명과도 같은 음경이 골절되기도 하는데, 마구 흔들리는 달리는 말 위에서의 삽입이라니 쾌감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남자 위에 올라앉은 여자는 신이 났는데, 설상가상 남자는 떨어질까 봐 말의 몸뚱이를 손으로 부여잡느라 여간 노심초사가 아니겠다. 황홀함으로 발그레 달아오른 그녀를 태운 말은 높이 솟아오른 거대한 바위 사이로 질주 중이다. 바위 주변의 나무들도 싱싱하게 하늘로 가지를 향하고 있는 것을 보니 남자의 발기는 아무 문제 없이 청청하게 진행 중이지만, 남자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아니 생각이란 걸 하면 발기가 사라질지도 모르니, 그냥 그녀가 충분히 만족해서 말을 세울 때까지 ‘말아, 달려라’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어쩌면 좋은가? 성에 관해서는 ‘여자가 남자보다 낫습니다. 이는 물이 불을 이기는 이치와 같지요’라고 했던 소녀(素女)의 말처럼 달리는 말을 타고 여성 상위를 즐기는 그녀는 멈출 기색이 보이지 않는구나!
- 2021-03-0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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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각사로 떠나는 이유
- 일연 스님(1206~1289)은 몽골의 침입이라는 국난에 맞서 한민족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스님은 입적하기 전 5년 동안 5권 2책의 ‘삼국유사’를 완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며 나름의 답을 했다. 정사에서는 볼 수 없는 한민족 역사의 대기록이다. 우리의 반만년 역사를 밝힌 고조선과 단군신화, 14수의 신라 향가는 고대 문학사를 실증하고 있으며, 이 땅의 사람들이 남긴 기억을 모아 통일된 서사를 완성했다. 이처럼 한민족 정신사에 족적을 남긴 일연 선사의 자취는 군위의 인각사(麟角寺, 사적 제374호)에 남아 있다. 그의 생애를 기록해두었다는 보각국사비(普覺國師碑)를 보러 가자. 인각사로 가는 여행은 일연 스님의 정신과 그 비문에 얽힌 간곡한 마음 하나 알아보려고 떠난다. 인각사의 비문에 존재한다는 문장을 마음속에서 떠올려본다. 그 비문의 이름은 보각국사비다. 당시 이름난 민지(閔漬)라는 문장가가 글을 지었고, 왕희지의 서체로 4000여 자를 집자했다고 한다. 인각사라 자리한 군위로 떠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가는 김에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왔다는 혜원(김태리 분)의 근사한 집도 들러보고 추억의 기차역 화본역도 다녀왔다. 카메라와 번역본 ‘삼국유사’ 한 권을 배낭에 짊어지고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대구를 거쳤다. 과연 온전히 이 글의 주인공의 드높은 정신세계를 느끼고 비문을 찾아볼 수 있을까? 비에 새겨졌다는 일연 스님을 찬하는 민지의 문장이다. “말할 때 우스개가 없고(語無戱謔), 꾸며대지 않는 성품이며(性無緣飾), 참된 마음으로 사물을 대했다(以眞情遇物). 여럿이 함께 있어도 홀로인 것 같았으며(處衆若獨), 높은 위치에서도 낮게 처신했다(居尊若卑). 스승에게서 배워 공부하지 않고(於學不由於師), 저절로 환하게 알았다(自然通曉).” 인각사를 빛내주는 것은 바로 학소대에 노니는 학처럼 고고한 선사의 정신세계다. 참된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는 힘은 일연 스님의 끝없는 수행의 결과가 아닐까? 경북 군위는 세간의 시선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고장이다. 대구에서 가수 김광석 거리와 달성공원을 둘러보고 하루의 일정을 보낸 후 다음 날 아침 군위로 향했다. 간밤에 눈이 내려 앞산 정상이 흰 눈을 뒤집어쓰고 있다. 시내는 금세 녹았지만 대구를 분지로 만들며 빙 둘러 병풍처럼 서 있는 산들은 만년설을 두른 듯 하얗다. 군위 방면에 있는 팔공산의 설경은 겨울답게 눈이 부시다. 대구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힘이 눈으로 더욱 영험해진 듯하다. 일연 스님이 말하고 싶은것은? 팔공산의 품은 넓고도 높아 군위로 향하는 내내 시선을 머물게 한다. 군위로 가는 길은 인적이 드물었다. 추위 탓인가, 코로나19 때문인가? 텅 빈 들판과 낙엽이 떨어져 벌거벗은 겨울나무 숲은 조용히 추위를 견디고 있다. 응달에는 아직도 하얀 눈이 쌓여 있다. 인각사로 향하는 지방도로는 산길로 접어들어 굽이진 길을 간다. 영천 방향으로 산길을 위태롭게 오르내리며 가는데 영락없는 산촌 풍경이다. 이런 궁벽한 산골에서 고려의 국사였던 일연 선사가 하안소(下安所)로 인각사를 선택하고 ‘삼국유사’의 저술을 마무리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고려의 수도 개경에서는 얼마나 멀고 먼 땅이던가? 어렵게 산길을 거쳐 왔어도 막상 사찰은 평지에 있었다. 화산의 봉우리 끝에 상상의 동물인 기린의 뿔과 닮은 곳에 세웠다 하여 인각사라 명명했다 한다. 절의 맞은편 위천(渭川)이 흘러가는 강변에는 학이 깃들어 산다는 학소대(鶴巢臺)가 우뚝하다. 일반 여행객이라면 절에 눈길을 주기 전에 틀림없이 이 절벽에 주목할 만큼 절은 평범하다. 고려의 명승 일연 스님이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저술한 천년 고찰 인각사도 온통 추위 속에 서 있다. 인각사는 신라 선덕여왕 11년에 의상 대사가 창건했다. 이곳에서 구산문도회를 두 번이나 개최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전국 불교의 본산임을 알 수 있다. 인각사 경내에는 보물 제428호인 보각국사탑과 비가 있다. 도로변 평지에 위치한 인각사에는 엄청난 칼바람이 불고 있었다. 마침 주지 스님은 본찰인 은해사에 가서 부재중이었다. 직원에게 딸기 공양을 맡기러 컨테이너로 된 종무소에 신발을 벗고 들어서는 순간 발이 얼어붙는 듯했다. 계곡 바람이 차가웠다. 문을 닫고 종무소 안으로 들어가니 시골집 아랫목처럼 따뜻했고 뜨거운 차는 반가웠다. 부처님 품속에라도 들어온 느낌이었다. 다시 밖으로 나와 보각국사탑과 비를 본다. 비는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몇 동강 나 있고 글자는 알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30여 개의 탁본이 남았고 금석학자들의 노력으로 대부분 해독이 가능하다고 한다. 글자가 명필 왕희지체여서 인기가 많아 수많은 탁본을 떴으며, 과거를 보는 선비들이 효험을 보려고 비를 갈아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임진왜란 때는 왜군에게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일연 스님이 남긴 민족 역사의 대기록 ‘삼국유사’ 민지의 비문으로 일연 스님을 기억한다면 우리 가슴에 새겨진 영원한 비문은 ‘삼국유사’다. 40년간의 몽골항쟁 후 ‘삼국유사’가 쓰였다. 외세 침략을 극복하고 민족 자존감을 고취하기 위해 한민족의 자존 용기와 기백을 그렸다. 스님이 활약하던 시기는 무신정권이 들어서고 몽골과의 길고 긴 항쟁을 하던 시기였다. 결국 장년기에 들어서는 원의 간섭을 받던 시절이었다. 스님은 대장경 간행에도 관여했으며, 출가 시절부터 전국의 사찰을 다니면서 민초들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았고 누구보다 그들의 힘을 믿었다. 국사라는 안락한 자리를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효도의 예를 다했으며, 당시 시대의 과제를 피하지 않고 민족혼을 일깨웠다. 700여 년 전 일연 스님이 남긴 민족 역사의 대기록 ‘삼국유사’, 마지막 생을 불태운 그의 기록은 민족의 뿌리를 기억하게 하는 보물이다. 지금 이 시대에 왜 ‘삼국유사’이고 보각국사비인가? 인간이 되려고 인고의 21일을 견딘 웅녀의 끈기와 태백산 신단수 아래 나라를 세우며 내세운 홍익인간 같은 사상이 필요한 때다. ‘삼국유사’에는 따뜻한 인간미 넘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한민족 최초의 스트리퍼라 불리는 정수 스님의 이야기는 상징적이다. 한겨울 길거리에서 만난 산모에게 옷을 다 벗어주고 간 스님의 이야기는 너무나 인간적이다. 일연 스님의 생애를 새긴 보각국사비 양기(陽記)의 마지막 문장은 ‘온 산하가 다 불타 없어지더라도, 이 비만은 홀로 남아 전해주소서’라는 뜻이다. 비록 비는 부서졌어도 일연 스님이 말하고자 했던 뜻과 문장은 향기롭게 남아 시대의 등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군위 여행의 맛 그리스 로마 신화를 기반으로 많은 저작을 남긴 이윤기 작가의 고향이다. 그도 자신의 고향이 ‘삼국유사’의 고향인지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이 고을의 대표 브랜드는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다. 군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김수환 추기경의 자서전을 읽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 지역의 사계와 먹거리를 요리로 표현한 김태리 주연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가면 더욱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영화는 경쟁적 도회의 삶에 지치고 허기져서 귀향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추억 속의 시루떡은 달지 않은데 단맛이 나고 지금 먹는 떡은 짜지 않은데 짠맛이 난다.” 영화는 엄마가 딸에게 주는 인생 레시피다. 군위에서 듣는 일연 스님의 이야기는 시대와 역사가 주는 가르침이다. 군위 여행은 ‘삼국유사’라는 거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뜻밖의 깊은 맛이 난다. 우울함을 단번에 행복감으로 바꿔주는 영화 속 음식 크렘 브륄레처럼, 코로나19 시대 위기를 극복하는 ‘삼국유사’의 비기를 찾아가 보자.
- 2021-02-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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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는?
-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구매력이 큰 소비자 연령대는 50~60대였다. 카이즈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등록된 신차 88만7034대 중 50대 차주 비중이 28%로 가장 높았다. 60대까지 합치면 전체의 47%로 30~40대(45%)보다 높았다. 60대 이상 차주는 전년 대비 11.5%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그렇다면 시니어가 가장 선호한 자동차 모델은 무엇일까? 명불허전 그랜저 지난해 40~60대 중장년 소비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차종은 그랜저였다.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는 지난해 14만6923대 판매되며 국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그중 50대 판매량이 3만6185대로 가장 높았고, 40대 2만8843대, 60대 1만9789로 뒤를 이었다. 중장년층의 준대형 세단 선호는 제네시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G80 역시 중장년 선호도가 높았다. 지난해 1만7183대 판매된 G80은 50대 판매량이 3964대로 1위였다. 이어 40대 2658대, 60대 2205대 순이었다. 업계는 2021년에도 중장년 소비자들이 그랜저를 가장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그랜저의 경쟁 모델인 기아 K7의 후속작 K8이 출시 예정이다. K8이 그랜저 선호도가 높은 시니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다운사이징’ 아반떼도 눈길 다음으로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자동차는 아반떼였다. 아반떼는 주로 20~30대가 선호하는 엔트리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의외로 중장년층 판매량이 더 높았다. 지난해 아반떼는 총 8만7357대 판매되어 국내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그중 50대 판매량이 1만8117대로 가장 높았다. 60대 판매량까지 합치면 2만7006대로 전체 판매량의 30%였다. 아반떼는 준중형 차량으로, 준대형 차량인 그랜저와 체급 차이가 크다. 그런데도 그랜저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시니어 세대가 차량의 ‘다운사이징’을 선호하는 추세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시니어 세대 중 실용성과 운전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차체가 작아 운전이 가볍고 주차도 편한 아반떼가 인기를 끈 것이다. 또 중장년 연령대로 접어들면서 생활 패턴이 달라져 장거리 운전보다는 동네 마실 같은 단거리 운전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점, ‘세컨카’로 장만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형차는 쏘나타와 K5 선호도 극명하게 엇갈려 중형차급에서는 쏘나타와 K5가 선전하는 가운데, 두 모델에 대한 중장년층의 선호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쏘나타 판매량은 60대에서 가장 높았다. 쏘나타는 지난해 6만8509대 판매되었는데, 그중 60대가 1만3162대로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1만2619대, 40대 7230대 순으로 중장년에게서 인기를 끌었다. 반면 K5는 총 판매량 8만5589대 중 30대가 1만7417대로 가장 많았다. 50대 판매량은 1만2813대로, 20대 판매량 1만2559대와 비슷했다. 60대 판매량은 6866대로 쏘나타의 절반 수준이었다. K5는 젊고 스포티한 이미지인 반면 쏘나타는 중후한 이미지를 강조해 중장년층의 선택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 2021-02-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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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다공증有 노년층, 재채기로도 압박골절 올 수 있어
-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도 많았다. 이처럼 춥고 궂은 날씨가 늘게 되면 그만큼 야외활동과 운동량이 줄고 관절이 경직된다. 낙상에 의한 골절 위험이 더 올라가는 셈이다. 이때 노년층이나 골다공증 환자가 주의해야 할 척추질환이 있다.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이다. 최두용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골다공증이 있는 60~70대 이상 노년층의 경우 눈길에 살짝 허리를 삐끗하거나 재채기 등의 사소한 외력에도 척추뼈가 주저앉아 압박골절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했다. 척추는 위로는 머리를 받히고 아래로는 골반과 고관절을 통해 하체로 연결돼 몸의 구조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중요한 구조물로 이러한 기능을 위해 척추체, 추간판, 후궁, 후관절이라는 구조물로 이뤄져 있다. 척추는 원통 모양으로 골절이 발생하면 높이의 감소나 변형 등을 보이는 압박골절의 형태로 나타난다.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이 흔히 발생하는 위치는 체중을 많이 지탱하는 흉추·요추부(등허리)다. 허리가 무너지는 듯한 심한 통증이 발생해 거의 움직일 수 없고 통증이 가슴이나 배로 뻗쳐 내려가는 양상을 보인다. 등이나 허리에 통증이 없어도 발생할 수 있고, 평소 척추관협착증이나 디스크 등으로 만성적인 통증이 있는 60대 이상의 고령, 특히 여성에서 큰 외상없이 살짝 엉덩방아를 찧거나 허리를 돌리던 중 또는 재채기 도중에도 발생할 수 있다. 정자세로 누울 때 통증은 다소 줄지만 다시 일어서려고 하면 등이나 허리에 무너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몸이 점점 앞으로 굽는 척추후만증이나 옆으로 굽는 척추측만증과 같은 변형이 올 수 있다.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최두용 교수는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압박골절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러 개의 척추뼈에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특징이 있는데 척추체 앞쪽 높이가 계속 감소해 등과 허리가 심하게 구부러지는 척주후만증을 일으키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런 경우 등과 허리가 점점 더 굽어지고 만성적인 통증으로 악화한다. 또 보행도 힘들어지고 전반적인 몸의 기능이 떨어져 폐렴이나 호흡곤란 등 전신적인 합병증을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골다공증 진단 후 꾸준한 관리로 골절 대비해야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척추 엑스레이검사를 시행한다. 다만 엑스레이검사는 척추체 높이가 가라앉은 것은 확인할 수 있지만 이 검사만으로는 급성 골절인지 오래된 골절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 따라서 가장 확실한 진단 검사로 척추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를 시행해 골절의 범위와 발생 시점을 파악한다. 골절이 생기면 골절편(부러진 뼈의 날카로운 조각)이 생기게 되는데, 뼛조각에 의한 신경 압박 여부와 정도 등을 정확하게 알 수 있어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골밀도 검사나 골대사와 관련한 혈액검사 등을 통해 골다공증 유무와 정도 등을 확인하고, 모든 검사 결과와 환자 상태를 파악한 후 치료방침을 결정한다. 급성 골절로 진단된 경우에는 먼저 침상 안정, 진통제 등의 보존적 치료를 2~3주 정도 시행한다. 이어 골다공증과 관련한 다양한 골다공증약과 칼슘, 비타민 D 등의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로 현저히 통증이 감소하면 허리 보조기를 착용한 채 보행을 시작하고 약물치료를 이어나가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심한 통증이 지속하거나 척추체 높이의 감소가 진행되면 대부분 환자가 고령인 점을 고려해 국소(부분)마취 상태에서 주사를 통해 의료용 골 시멘트를 주입해 치료하는 척추체 성형술을 시행한다. 이 경우 심한 통증을 단시간에 호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드물지만 초기 골절의 정도가 심하거나 뼛조각이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 전신마취를 통해 신경을 풀어주고, 골절된 척추뼈와 주변의 신경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한 나사못 고정술 같은 수술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 당뇨병 또는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수술에 앞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최두용 교수는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가정과 사회에 의료·경제적 부담과 정신·신체적 피로를 높이는 질환이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후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다른 내과적 질환처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척추, 고관절, 손목 등 다양한 부위에 골절이 발생해 수술을 해야 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여러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단기간 치료에 그치지 말고, 평생 관리하고 치료하는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ip. 뼈 건강을 지키는 생활 수칙] ①칼슘 흡수율을 높여주는 식품인 표고버섯, 말린 자두, 연어, 고등어, 미역을 골고루 섭취한다. ②술과 커피(카페인) 등은 적게 마시고 반드시 금연한다. ③과도한 육류 섭취를 삼가고, 음식은 싱겁게 먹는다. ④규칙적인 운동과 야외활동을 하며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쬔다. ⑤무리한 다이어트는 피하고 근육을 강화해 뼈를 보호한다.
- 2021-02-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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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는 콜라겐! 무엇을 알고 어떻게 골라야 할까?
- 코로나19는 그 어느 때보다 건강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게 만들었다. 그전부터 커져오던 건강에 대한 시대적 관심이 전염병의 창궐을 통해 폭발하듯 넘쳐나게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많은 사람이 먹어서 자신을 가꿀 수 있는 이너 뷰티 제품에 눈길을 기울이게 됐다. 그 이너 뷰티 제품 중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이 바로 먹는 콜라겐이다. 콜라겐은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며 먹는 콜라겐을 고르려면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40대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 중장년들에게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건강 관련 식품들 중 그 성장세가 가파른 콜라겐. 남다른 인기의 이유를 이해하려면 우선 콜라겐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콜라겐은 한마디로 단백질의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 포유동물 신체에 있는 전체 단백질의 25%에서 35%까지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단백질인 콜라겐은 사람의 몸에서 발견되지 않는 영역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힘줄, 인대, 피부와 같은 섬유조직에서 가장 흔하며 각막, 연골, 뼈, 혈관, 소화관, 척추사이원반, 치아의 상아질에도 있다. 즉, 콜라겐은 인간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로서 우리가 태어났을 때부터 갖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콜라겐을 보충해야 하는 이유 그런데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콜라겐을 굳이 왜 보충해야 하는 걸까? 왜냐하면 콜라겐은 노화로 인해 분해되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만 35세를 이후로 몸속 콜라겐 합성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자연 노화 외에도 자외선을 받으면 피부 섬유아세포의 콜라겐 합성이 멈춰 콜라겐 양을 줄게 만든다. 콜라겐은 피부의 수분량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콜라겐이 부족할수록 피부의 수분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외모의 노화도 두드러지게 된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또한 콜라겐은 관절 및 뼈 건강, 탈모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러한 콜라겐의 역할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는 듯 콜라겐을 보충한다며 닭발이나 돼지껍질 등을 즐겨 먹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생각해봐도, 단백질을 먹었을 때 그게 바로 몸으로 흡수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단백질은 섭취하면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변하기 때문에, 바로 우리 몸의 단백질이 되지 않는다. 아미노산 단계 이후에 다시 콜라겐으로 생성되는 것을 기대해야 한다. 식약처가 인증한 ‘기능성 콜라겐’ 이러한 자연 원리 때문에 콜라겐을 섭취했을 때 효과를 보려면 똑똑한 섭취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장 먼저 강조되는 부분은 ‘저분자’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콜라겐의 흡수율과 관련된 부분인데, 분자가 크면 클수록 흡수율이 좋을 리가 없다. 콜라겐의 분자 크기 단위는 달톤(DA, Dalton)으로 표시하는데, 이 단위가 작을수록 흡수율이 높아진다. 시중에는 300달톤부터 1000달톤까지 여러 가지 콜라겐 제품이 있지만, 모두가 저분자 상품이라며 광고를 한다. 하지만 되도록 작은 분자 크기의 콜라겐을 섭취해야 흡수되는 양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콜라겐으로 재생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저분자 콜라겐을 확인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기능성을 인증한 ‘기능성 콜라겐’을 고르는 게 신뢰도가 높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식약처로부터 인증을 받지 않은 일반 콜라겐 제품들도 있고, 사실 그러한 제품들이 대다수이지만, 식약처 인증이 이뤄진 저분자 콜라겐은 그보다 확실하고 품질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원료의 기원, 제조 방법, 적정 섭취량에 대한 실험, 안전성 시험, 효과를 실험하는 임상 시험 등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이상의 기간을 거쳐 까다롭고 복잡한 검증 과정을 거친 결과물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제품 유형에 ‘건강기능식품’ 표시를 했는지 안 했는지의 유무로서 확인할 수 있다. 엘라스틴,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콜라겐의 분자 크기 외에도 같이 들어간 성분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맛을 더 내기 위해 합성착색료, 합성착향료 등의 화학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추천되지 않는다. 명색이 건강 기능을 돕는 식품인데 화학 성분이 들어가 있다면 과연 건강 기능에 도움이 될 것인지 의심이 드는 건 당연하다. 화학 성분이 민감한 사람에 따라 예측 못한 부작용을 발생시킬 위험 또한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대량 생산을 위해 이산화규소, 스테아린산마그네슘 등의 화학부형제가 들어간 경우가 있는데, 이것들도 장기 복용 시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반면 콜라겐과 함께 들어 있으면 좋은 성분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콜라겐 합성에 필요한 비타민A나 비타민C, 철분 등을 추가로 섭취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리고 피부 깊숙한 곳에 자리한 진피를 이루는 히알루론산과 엘라스틴, 피부의 겉면인 표피를 이루는 세라마이드를 함께 섭취하는 것도 추천한다. 엘라스틴은 콜라겐을 지지하고 히알루론산은 피부 속 수분을 저장했다가 보습이 필요한 부위에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세라마이드는 피부 수분 증발을 막고 외부 유해 물질을 차단한다. 모두가 콜라겐의 보존과 유지에 도움을 주는 성분들이므로 더 효과적인 콜라겐 성능을 발휘하려면 필요한 재료들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액상 형태가 추천된다. 저분자 콜라겐은 타블렛, 분말, 액상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출시되어 있는데, 이 중 액상 형태가 흡수에 용이하므로 액상으로 된 제품이 추천되는 것이다. 먹는 콜라겐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 이미 시중에는 유명 연예인들이 광고 모델을 하고 있는 무수한 콜라겐 제품들이 나와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그동안 분야가 다른 업계에서 경력을 쌓고 있던 유력 회사들이 콜라겐을 들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게 현재 상황이다. 뉴트리, 롯데, 풀무원, 지엔앰, 동국제약, GC녹십자, 종근당, 경남제약, 메디포스트, 리드마인 등 기존 콜라겐 시장의 강자들에 더해 국내 중견 화장품 업체 클리오도 따로 사업부를 만들어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도전한다고 발표했다. 클리오는 그간 바르는 화장품의 재료로서 콜라겐을 사용한 라인업이 있으나, 이제는 20~30대 여성들을 위한 먹는 콜라겐 제품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라면 업계의 전통적 강자인 농심도 먹는 콜라겐으로 시장 확대를 꾀할 예정이다. 홈쇼핑도 자체 상품을 내놓으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의 관심을 증명하듯 콜라겐은 허위, 과대광고의 위험성 또한 높다. 2020년 6월, 식약처는 집중적인 점검을 벌여 총 416건에 달하는 허위 과대광고 행위를 적발하고 판매 사이트를 차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 중 식약처의 인증을 받지 못한 일반 식품임에도 불구하고 건강기능식품인 양 부풀려서 광고를 한 제품들은 164건. 전체의 39.4%로 집계됐다. 예를 들어 건강기능식품으로서 인증을 받았다면 ‘피부보습’,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으로부터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 등 기능성을 표시·광고할 수 있지만, 일반 식품에서는 이런 기능성 등을 표방해서는 안 된다. 이 외 성분 효능·효과 광고를 통한 소비자 기만이 146건(35.1%), 효과 거짓·과장 103건(24.8%), 질병 예방·치료 효능 표방 3건(0.7%) 등이 적발됐다. 코로나19로 인한 면역력 강화 이슈와 함께 초고령사회와 백세시대의 도래로 더 건강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욕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먹는 콜라겐은 미용 목적, 관절 등의 고연령 건강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서 제시되고 있는 점에서 미래 수요가 더 늘어나리라고 여겨지는 식품이다. 그러나 위 단속 사례에서 보듯 먹는 콜라겐 시장에는 허위 광고와 소비자 기만 사례가 많다. ‘대세’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지 말고 함유된 성분과 건강식품으로서의 기준에 바탕하여 냉정하게 제품을 살펴보고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 2021-02-1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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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입맛과 건강을 잡아라! ‘시니어 푸드’ 인기
- 식품업계에서 ‘시니어 푸드’가 떠오르고 있다. 시니어 푸드는 장년층에 필요한 영양분이 풍부하게 함유된 식품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시니어 푸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 원을 넘어섰다. 2011년에는 5,104억 원 규모였다. 10년 만에 4배가량 성장했다. 이는 고령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올해 803만 명(16.1%)인 국내 고령 인구가 향후 20년간 2배 이상 증가해 2040년에는 1,666만 명(34.4%)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시니어 푸드 시장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CJ, 신세계 등 유수의 기업들도 시니어 푸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니어 푸드 시장의 대표 인기 상품은 베지밀 5060 시니어 두유다. 중장년의 신체 활력과 건강 증진에 특화된 영양 성분을 강화해 개발한 건강 음료로, 필수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을 보강해 단백질 효율을 높였고, 뼈 건강에 좋은 비타민D를 강화했다. 2017년에 첫 출시된 후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천만 개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러 제품 반열에 올랐다. CJ프레시웨이는 시니어 케어 전문 기업 비지팅엔젤스코리아와 손잡고 시니어 케어 식단을 개발했다. 신청한 식단을 반조리 혹은 완조리 상품 형태로 매주 한두 번 배송한다. 1식 기준으로 메인요리 1종, 반찬 2종으로 구성되며, 장년들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인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을 고루 함유한 식단을 제공한다. 연화식, 연하식도 눈길을 끈다. 연화식은 씹는 기능이 약한 이들, 연하식은 소화 기능이 약한 이들이 먹기 좋은 음식이다. 노년층뿐 아니라 유아나 아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아워홈은 연화간편식 양념육 2종을 출시했다. 부드럽고 연한 간장불고기, 부드럽고 연한 고추장불고기다. 신세계푸드는 연하식 전문 브랜드 ‘이지밸런스’를 론칭하고 닭고기 무스, 동파육 무스, 가자미구이 무스 등 연하식 12종을 출시했다. 이들 상품은 모두 출시 후 매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점점 고령사회로 변화됨에 따라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식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시니어 푸드는 종류도 다양해지고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 2021-02-05 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