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의 봄은 더뎌 아직 볼 꽃이 없다. 골을 타고 내달리는 바람에 억새가 휜다. 그렇잖아도 겨울 칼바람에 이미 꺾인 억새의 허리, 다시 꺾인다. 길섶엔 간혹 올라온 애쑥. 저 어린 것, 작달막하나 딱 바라진 기세가 보통 당찬 게 아니다. 겨울을 견디어 불쑥 솟았으니 잎잎이 열락(悅樂)으로 설렐 게다.
상주시가 ‘호국의 길’이라 이름 붙인 둘레
매일 오후 12시 20분이 되면 만나게 되는 반가운 목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대한민국 대표 라디오 프로그램. 바로 ‘싱글벙글쇼’다. 국내 시사 풍자 라디오 쇼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싱글벙글쇼’의 안주인으로서 33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혜영은 공동 진행자인 강석과 함께 오랜 세월 사람들이 듣고 싶은 얘기들을 들려주고 웃음과 위로를 전하며 변치 않
바둑돌들이 사각사각 바둑통 안에서 돌더니 툭, 툭 하고 자리 잡는 소리가 들린다. 바둑 두지 않는 사람들은 그 매력을 절대 알 수 없다고 했다. 서울교육삼락회 바둑동호회 회원들은 이미 깊은 경지를 아는 듯 몸을 더 낮추고 바둑판을 바라보며 가까이 한몸이 되어갔다.
서울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인근에 서울교육삼락회 바둑동호회 아지트가 있다. 초인종을 누르
지난 7일 ‘은퇴를 앞둔 50대 남성들의 고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들과 함께 사는 50대 여성들의 심경은 어떨까 취재해봤다.
직장밖에 모르던 남편이 은퇴하면 둘이서 오붓하게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부풀어 있을까? 현실은 거의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남편과 똑같이 자녀의 대학 등록금, 결혼자금 마련 등의 고민을 공유하는데 더해서 가사를 전
오탁번의 시는 쉽고 통쾌하고 재미있다. 술술 읽혀 가슴을 탕 치니 시 안에 삶의 타성을 뒤흔드는 우레가 있다. 능청스러우나 깐깐하게 세사의 치부를 찍어 올리는 갈고리도 들어 있다. 은근슬쩍 염염한 성적 이미지들은 골계미를 뿜어 독자를 빨아들인다. 시와 시인의 삶은 정작 딴판으로 다를 수 있다. 오탁번은 여기에서 예외다. 그의 시와 삶은 별 편차 없이 닮았다
영롱한 광채를 뽐내는 ‘오팔’은 밝은 에너지를 가졌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하고 욕망을 풀어놓는 오팔의 의미를 보면 기운이 솟구친다. 기성세대보다 더 스스로를 가꾸고 자기계발과 취미활동에 적극적인 50~60대 시니어들과 닮았다. 그래서 이들을 ‘오팔세대’라 부르나보다.
사실 오팔세대의 오팔(OPAL)은 ‘Old People with A
설을 앞두고 영등포 전통시장을 찾아갔다. 설 대목이라서 시장 전체가 깨끗하게 정리됐다. 옛날 상품들이 거의 모두 갖춰져 있는 게 영등포 전통시장의 특징이다.
상인들은 영등포 전통시장을 “서민들의 쉼터와 같은 곳” 또는 “옛 시골 시장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곳” 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시장 골목이 오래되기도 하고 아직 리모델링도 안 돼 허름하고
연극 ‘여자만세2’는 고지식한 시어머니와 순종적인 며느리가 사는 집에, 70대 여인 ‘이여자’가 하숙생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이다. 전작 ‘여자만세1’보다 등장인물의 폭을 넓히며 더욱 풍성해졌다. 드라마 속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던 배우 윤유선이 합류해 공주병에 걸린 시어머니 ‘홍마님’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 ‘최서희’를 맡았다. 지고지
단종이 마지막을 보냈던 영월로 여행을 떠난다. 겨울날, 더욱 가슴이 시리도록 다가오는 청령포와 관풍헌, 장릉으로 이어진 단종의 자취를 따라가는 영월여행은 단순히 역사의 흔적을 따라가는 과정이 아니다.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자비할 수 있는지, 채 피어나지 못한 젊음과 죽음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은 백성을 만나는 여정에 마음은 더욱 단단해진다.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이런 의문에 대한, 스스로 미욱하게 풀어낸 해답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부족한 재주로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틀릴 수도 있다. 여러분의 올곧은 지적도 기대한다.
육개장은 ‘오래된’ 전통음식일까? 전통음식이지만 ‘오래된’ 음식은 아니다. 육개장의 역사는 불과 100년 남짓이다. 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