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낙 가천대 명예총장
어느 선배 교수가 정년을 마치고 10년을 되돌아보며 이런 충고를 한 적이 있다.
“정년 시한은 생각보다 빨리 오고, 정년 이후 세월은 더 빨리 가네. 그런데 정년을 대비해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네!”
하지만 필자의 나이 50대 때 들었던 그 선배 교수의 조언은 당시 내게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 지금
장 홍
매해 11월 셋째 주 목요일 0시를 기해 전 세계가 보졸레 누보의 동시 출시로 한바탕 난리를 친다. 나라마다 그리고 지역마다 축제가 없는 곳이 없지만, 보졸레 누보처럼 전 세계에서 정해진 시간에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축제는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새 와인’(vin primeur)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은 일찍이 로마 시대부터 있어왔다.
장홍
레드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은 우선 다양하고 현란한 붉은색에 매료된다.
다음으로 코를 잔으로 가져가면 다채로운 향의 정원을 만난다. 그리고 한모금 입에 머금어 혀의 여러 부위로 와인을 굴리면서 단맛, 신맛, 쓴맛 등을 음미하다가 조심스럽게 삼킨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이 한 잔의 와인은 수백 종류의 화학성분이 함유된, 그야말로 실험실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나 그에 대한 생각들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신중년 우리들의 생각도 좋지만 젊은 사람들은 현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할 때가 있다. 여기 세 사람이 있다. 젊은 사람들과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토론을 한다. 그들이 은퇴와 퇴직 이후 얻은 삶의 즐거움은 여기에 있다. 그들은 이 내용들을 이란 책에
“한때는 꿈이 있었지/가슴에 묻어 왔던 꿈이/사랑은 영원하다고/철없이 믿어 왔던 날들/하지만 그 꿈은 잠시/한순간 사라져 버렸네” ( 삽입곡 ‘I dreamed a dream’)
아내 윤이남(尹二男·70)씨가 첫 소절을 부르자 남편 권영국(權寧國·75)씨가 부드러운 화음을 넣는다. 그들이 부른 노래처럼 부부에게도 한때는 꿈이 있었다. 가수를 꿈꾸었던 소년과
김영희(金英姬) 前 대사
우리 동네에는 우물이 세 개 있었다. 동네 한가운데 마을 공동 우물이 있고 방앗간 집과 우리 집에 우물이 있었다. 1949년 한글날 태어난 나는 6·25전쟁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그런데 우리 집 우물에 던져져 죽을 뻔했다는 얘기는 알고 있다. 농사를 많이 짓고 있는 집에다 큰아들이 국군 장교로 참전 중이어서, 인민군이
1996년 로 제27회 동인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이순원(李舜源 · 57).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던 그였다. 아버지로 인해 겪은 유년시절의 상처와 어머니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 죄송스러웠지만 그럴수록 전화 한 통 드리는 게 더 어려웠다.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던 어느 날 아버지에게서 연락이 왔다. 좀 다녀가라는
달팽이 요리를 즐기는 나라, 그러나 시속 300㎞가 넘는 TGV가 달리는 나라, 프랑스. 말을 할 때 여러 가지 내용을 횡설수설하는 것 같아도 귀담아들어보면 앞뒤 논리가 잘 맞는 기막힌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세계의 유행과 패션을 리드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유행이나 패션에 별 관심이 없는 나라. 수많은 명품을 생산하지만, 실제 거리에서는 우리나라의
자료를 고르려 단골 서점에 들렀다가 교양서적 코너에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분석하고 설명한 책들이 너무 많아서다. 어떤 책은 남자는 머물고 싶은데 여자는 떠나고 싶다고 하고, 어떤 책은 남자는 화성에서 왔는데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고 한다. 남자는 착각하고 여자는 고민한다는 책도 있고, 놀랍게도 남자는 발레하는데 여자는 권투한다는 책마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야누스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신이다. 선한 면과 악한 면, 즉 양면성을 지닌 신이다. 그런 면에서 와인도 어딘가 야누스를 닮았다.
와인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종교적 역할에 대해서는 오랜 역사를 통해 다양한 접근과 분석이 진행되었다. 반면에 와인과 건강에 대한 본격적이고 과학적인 논의는 최근의 일이다. 물론 고대 그리스 이후 와